결혼이라는 말에 부소경은 갑자기 마음이 저릿해졌다.엄선우는 부소경을 오랜 시간 동안 따라왔다. 그는 자주 엄선우에게 가정을 꾸리라는 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엄선우는 항상 관심이 없다며 말을 얼버무리곤 했다.엄선우는 여자에게 관심을 준 적이 없었다.그는 항상 외로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부소경은 회사 일, 집안일, 각종 일에 바쁜 탓에 엄선우가 왜 가정을 꾸리기 싫어하는지 물어보지 못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기쁜 얼굴로 이제 결혼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엄선우의 말에 부소경은 모든 걸 알아버렸다.엄선우가 그동안 가정을 꾸리지 않은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하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발목 잡히기 싫어서 그런 것이었다.엄선우는 그의 24시간 대기조였다. 항상 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부소경의 건강이 항상 엄선우의 최우선이었다.그래서 엄선우는 결혼할 수가 없었다. 결혼하면 아내와 아이가 생기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는 신경 쓸 사람이 더 많아지게 되니까.“선우야, 어떤 여자가 네 취향인데? 남성에서 유명한 규수들 중에서 네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야? 내가 세희한테… 아니, 네 형수님한테 한번 말해볼게. 누군데?” 지금, 이 순간, 부소경은 엄선우를 친형제처럼 생각하고 있었다.엄선우는 그의 과분한 애정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아니, 아니요, 도련님. 아, 필요 없어요. 부잣집 규수, 저한테는… 과분한 사람들이에요. 결혼한다고 해도 제가 감당하지 거에요.”엄선우는 신세희 같은 여자랑 살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잘 먹고, 눈치 빠르고, 독립적이고, 강한 사람이 그의 취향이었다.하지만 그 말을 한다면 부소경이 엄선우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게 뻔했다.부소경이 엄선우 대신 그 말을 뱉어냈다. “형수님 같은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엄선우는 깜짝 놀랐는지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저기, 도련님…”“너도 의찬이랑, 준명이, 원명이 처럼 형이라고 불러!”“…”“형이라고 불러!”“형…”“빨리 말
최신 업데이트 : 2023-12-2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