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태라 대신의 얼굴이 살짝 이그러졌는데, 그가 감정을 숨기며 대답했다.“그 일이라면 세시아와 아무 상관 없습니다. 오히려 그 여자가 세시아를 이용한 겁니다. 우리 세시아는 절대 감히 황자 자손을 해칠 일을 저지를 아이가 아닙니다.”“그래요?”정연이 찻잔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시선이 맑게 우러난 찻물에 고정되었다.“그렇다면 제 아들 태군이 그 여죄수의 죽음을 밝히려다가 오히려 용의자로 모함당한 건요?”“폐하, 전하께서 하신 모든 일은 어쩌면 정말로 와이프 분 대신 복수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감옥에서 아직 범인도 못 밝히고 있을 때 전하께서는 사람을 시켜 범인을 찾아내셨습니다. 그런데 범인은 이미 다른 사람에게 살해당했더군요. 이 일은 확실히 전하의 혐의가 큽니다.”“태군이한테 혐의가 있다면, 세시아 아가씨는 정말로 혐의가 없는 건가요?”태라 대신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정연이 고개를 들고 태라 대신을 똑바로 직시했다. 그녀는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그 여죄수가 세시아 아가씨를 이용했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만약 그 여자가 세시아 아가씨를 이용해 왕자의 자식을 해치려 했다면 그녀한테 이득이 되는 건 뭐죠? 만약 배후가 없었다면 그녀가 정말로 그런 짓을 했을까요?”“폐하, 가당치도 않은 얘깁니다.”태라 대신이 미간을 찌푸리며 확실하게 언짢음을 나타냈다.정연이 웃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저는 사실만 말했습니다. 태라 경, 제가 이 자리를 계승 받은 지 이제 얼마 되지는 않았습니다만 태라 경이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속여 넘겼을지 몰라도, 저는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그녀는 자신의 뜻을 명확히 밝혔다.태라 대신이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폐하께서는 지금 황자 전하의 잘못을 감싸는 겁니까?”“태라 경, 경께서 세시아 아가씨를 감싸는데 저라고 왜 제 아들을 감싸지 못하겠습니까?”정연의 표정이 엄숙해졌다.“제 아들은 범인을 조사하다 오히려 용의자로 몰렸습니다. 지금 그 일로 여론이 떠들썩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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