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재신은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그녀의 눈물에 입을 맞췄다.“잘못된 김에 끝까지 가 볼 수밖에 없어. 진예은, 난 사람을 바꾸는 법을 몰라. 그러니 너도 못 바꿔.”안정을 되찾은 그녀가 잠이 든 후, 반재신은 의사를 불렀다. 방을 나서며 의사가 말했다.“임산부는 감정 기복이 심하면 안 돼요. 적당하게 주의를 돌리세요. 지나치게 부정적이고 감정 기복이 심하면 산후 우울증을 유발하기 쉬워요.”반재신의 주먹에 힘이 들어가다 느슨해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의사가 떠난 후, 반재신의 시선이 침실로 향했다. 그는 문뜩 형이 한 말이 떠올랐다. 진연서는 둘 사이를 방해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그녀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받아들이기로 했으니, 진연서는 둘을 갈라놓는 존재가 아니다.그는 얼굴을 감쌌다.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다음날, 심윤의는 빈해에 도착했다. 도우미가 그녀를 접대했고 진예은도 거실로 내려갔다. 소파에 앉아 있는 여자는 단발머리에 하이넥을 입고 블랙 미니 스커트로 마무리한 옷차림이었다. 메이크업 솜씨도 정교한 것 같았다.도우미가 다가와 소개하려는데 진예은이 웃으며 말했다.“알고 있어요. 이분은 윤의 씨고 연서의 의사 선생님이죠.”몸을 일으킨 심윤의도 다가가 진예은을 훑어 보았다. 그러고는 웃으며 인사했다.“연서를 치료하러 온 거예요. 그럼, 연서 보러 가도 될까요?”진예은은 움직이지 않았다.그때 도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제가 안내해 드릴게요.”고개를 끄덕인 심윤의는 진예은을 힐끗 보고는 도우미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녀를 본 진연서는 황급히 방안으로 몸을 숨겼다. 진연서의 얼굴빛이 순간에 변했다.도우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때 언제 올라왔는지 모를 진예은이 방문 앞에 기대 있었다.“볼일 보세요.”그녀가 도우미에게 말했다.“네.”도우미도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갔다.심윤의는 침대에 앉으며 이불을 조심스럽게 끌어당겼다.“연서가 치료를 원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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