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2211 - Chapter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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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1화

강유이가 그녀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그것도 그러네요.”남우가 시선을 내려뜨리고 생각에 잠겼다.“유이 씨는 예전에 둘째 오빠와 함께 영국 유학을 다녀왔었다고 했죠? 큰오빠는 같이 안 갔었나요?”그녀가 웃으며 답했다.“큰오빠는 저희랑 같이 안 가고 쭉 S 국에 있었어요. 졸업하고 난 뒤에 영국으로 와서 저희랑 한동안 지냈어요.”“그래요…”강유이가 그녀의 곁으로 바싹 다가갔다.“우리 오빠 일에 관심이 생긴 거예요?”그녀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누가 그렇대요? 하나도 관심 없거든요.”강유이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문득 뭔가를 떠올린 강유이가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제가 사진 보여줄게요.”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사진이요?”강유이가 사진첩을 뒤적거리다가 그녀에게 건넸다. 휴대폰을 건네받은 그녀가 사진을 확인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건…”“저랑 큰오빠가 어렸을 때 아역 배우를 했었는데, 그때 찍은 거예요. 어때요?”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유이 씨 큰오빠가 아역 배우 출신이었어요?”“예전에 저를 걱정한답시고 같이 연예계에 발을 들여놨던 적이 있었거든요.”강유이가 턱받침을 하고 물었다.“귀엽지 않아요?”남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반재언, 어렸을 때 꽤 귀여웠잖아.’꼬마의 작고 흰 얼굴을 마구 꼬집어 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사진을 넘기던 그녀가 멈칫했다.“이건 유이 씨 큰오빠와 둘째 오빠예요?”“맞아요.”“많이 닮았어요.”단순히 얼굴만 보면 분간이 안 갈 정도였다. 세 남매는 쌍둥이였다. 때문에 강유이를 제외하고 남은 두 형제의 생김새는 꽤 닮아있었다.유일하게 다른 점이라면 반재언의 눈가에는 점이 없다는 것이었다.계속하여 사진을 넘기던 그녀는 곧 반 씨 가문의 가족사진을 보게 되었다. 순간 남우는 유전자의 힘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철저히 깨닫게 되었다.“이건 가족사진이에요?”강유이가 씩 웃으며 말했다.“완전히 가족사진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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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2화

한태군은 그런 쪽으로 생각한 적 없는 것 같지만, 그는 한씨 가문의 외동아들이었다. ‘만약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남자아이를 원한다면?’한태군은 그녀의 작은 머릿속에 지금, 아침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부잣집 가문에서 남자아이를 낳으라고 핍박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가 그녀의 볼을 조심스럽게 매만지며 소리 내어 웃었다.“걱정 마. 우리 아버지, 어머니도 딸을 무척 좋아하시니까. 우리 어머니를 봐. 지금 나보다 유이 너를 더 좋아하잖아.”강유이의 시선이 그의 몸에 남은 칼자국으로 향했다. 그녀가 손가락으로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온 상처를 매만졌다. 아마 그가 실종되었던 그 시기에 남은 상처인 것 같았다.“아프지?”한태군이 그녀의 손을 잡더니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나중에 네가 아이를 낳을 때 비하면 이 정도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야.”그녀가 흠칫 놀라다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오빠도 안 아파하는데. 나도 겁 안 나.”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난 네가 울까 봐 겁나는데.”강유이는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한편, 밤이 되도록 방 안에만 있던 남우는 배가 고파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되어서야 방에서 나왔다.그녀는 강유이가 알려준 방으로 찾아갔다. 다행히 그녀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3208호였다.그녀가 초인종을 눌렀다.잠시 후 문이 열렸다.방문을 열어준 사람을 확인한 그녀가 흠칫 놀라며 옴몸이 굳어졌다.“여기… 당신 방이었어요?”반재언이 문에 기대서 있었다. 셔츠 단추가 두 개 정도 풀려 살짝 벌어져 있는 그 모습이 매우 퇴폐해 보이기까지 했다.“아니면 누구 방인 줄 알았어요? 유이 방?”남우는 그제야 강유이가 자신을 속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배가 고파서 같이 밥 먹으러 갈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마침 그쪽도 한가해 보이는데 끼워줄게요.”그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이거 어쩌죠. 제가 방금 음식을 주문해서요.”“됐어요, 그럼. 저 혼자 갈 거니까.”그녀가 막 돌아서려는데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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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3화

그녀가 얼굴을 옆으로 홱 돌리더니 입을 삐쭉거렸다.“붉힌 적 없어.”그가 피식 웃었다.“예전에 사내놈들이랑 한 지붕 밑에서 잘만 지내던 남우 도련님께서, 이제 수줍음도 다 타네.”남우가 고개를 돌리고 그를 노려보았다.“웃기지 마. 내가 언제 수줍어했다고 그래? 자신 있으면 다 벗던가!”반재언이 말없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남우가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난 반 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야말로 수줍음 같은 건 안 타는 줄 알았지. 그런데 쑥스러워할 줄도 아네. 괜찮아 난 한 번 더 봐줄 수도 있어.”뻔뻔하게 나가더라도 그에게 질 수는 없었다.그녀가 그의 셔츠 단추로 손을 뻗었다. 그때, 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실눈을 뜬 채 물었다.“그 말 진심이야?”정말로 볼 생각은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그가 먼저 항복하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그런데 만약 눈앞의 남자가 자신보다 더 뻔뻔하게 나온다면?그녀가 손을 빼내려 했지만 반재언이 더욱 힘을 주어 잡아당겼다.“당신, 몇 년 동안을 남자로 살긴 했지만, 진짜 남자에 대해서 알기나 해?”그녀가 흠칫 놀라더니 순간 답을 바로 하지 못했다.반재언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등을 문지르더니 그녀와의 거리를 조금 더 좁히며 다가갔다. 두 사람 거리가 무척 가까워졌다.“당신이 알고 있는 남자들은 싸워야 할 상대, 동료 그리고 부하들 뿐이겠지. 하지만 그건 결국 겉으로 드러난 모습들일 뿐이야. 그것도 그들이 당신의 진짜 정체를 모르니까 여자로 대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당신은 여자로 살아가야 해.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그녀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뭐가 다른데?”반재언이 갑자기 그녀를 잡아당겨 자신의 품에 껴안았다. 남우의 몸이 순간 얼어붙었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다. 그런데 문뜩 딱딱한 것이 몸에 닿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곧이어 경악했다.“너…”그가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더욱 끌어당긴 후, 그녀의 귓가에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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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4화

그가 천천히 눈을 뜨면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남우가 애써 미소를 짜내며 말을 꺼냈다.“상의하고 싶은 게 있는데.”그는 왠지 진작에 이런 일이 생길 줄 예상이라도 한 사람 같았다.“호텔에 들게 돈 빌려달라고?”그녀는 웃음을 거두었다. 그에게 돈을 빌릴 생각이었지만 바로 포기했다.“됐어. 당신한테 진 빚도 아직 못 갚았는데. 이번에는 당신 도움 안 받을 거야.”반재언이 불쑥 그녀에게 카드 키를 내밀었다.그녀가 흠칫거리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서울에 있으면서 머물 곳이 없어 걱정할 일은 없을 거야.”반재언이 깜짝 놀란 그녀의 표정을 확인하고 싱긋 웃었다.“길에 나앉게는 하지 않을 테니까.”그녀가 받을 기미가 안 보이자, 반재언이 다시 카드 키를 넣으려 했다.“싫으면 말고.”“잠깐만...”남우가 서둘러 카드 키를 받았다.“싫다는 말 안 했어.”호텔에 들려면 돈이 필요했기에 지낼 곳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건 불편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처럼 손님을 열성적으로 대하는 건 아니니까.그리고 반재언과 한 지붕 아래서 지내는 건 더더욱 사양하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반재언은 지금 미끼를 던진 것이고, 물고기가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반 씨 저택.강성연과 반지훈은 거실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때마침 정원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강유이가 거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엄마, 아빠!”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유이가 앞으로 다가오자 그녀는 오랜만에 보는 딸아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섬에 있은지 반년 정도 되었지? 보아하니 밥은 잘 먹고 다닌 것 같구나.”강유이가 말했다.“잘 먹고 잘 지냈어요. 남 회장님께서 엄청나게 잘해 주셨거든요.”남강훈의 이름이 나오자, 반지훈과 강성연이 이제 막 안으로 들어오는 세 사람을 돌아보았다. 한태군과 반재언외에 남우도 함께였다.거실에 있던 고용인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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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5화

남우가 차를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전해드리겠습니다.”강성연이 고용인에게 방 한 칸을 정리해 두라고 지시했다. 남우가 막 뭐라 말을 꺼내려던 그때, 반재언이 먼저 입을 열었다.“어머니, 그 사람은 이곳에 머물지 않아요.”강성연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강유이가 반재언을 바라보았다.“오빠 설마 남우 씨를 호텔에서 지내게 하려고?”“아니.”반재언이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전경에서 지내게 할 거야.”뭔가를 눈치챈 강성연이 웃으며 말했다.“그것도 괜찮겠구나. 전경과 진원은 가깝기도 하니, 유이와 태군이 진원에 있으니까 남우 양도 전원에서 지내는 게 편할 거야.”점심을 먹은 후 한태군과 반재언은 반지훈을 따라 서재로 향했다. 강유이는 남우를 데리고 정원을 산책했다. 문뜩 뭔가를 떠올린 강유이가 의미심장하게 물었다.“남우 씨, 정말로 여기 안 있고 나가서 지내려고요?”“제가 어떻게 여기서 지내겠어요…”“설마 우리 오빠를 피하는 건 아니죠?”배에서 내린 후부터 강유이는 어쩐지 두 사람 사이가 뭔가 미묘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남우는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큰오빠를 피하고 있었다.그녀가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돌리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아니에요. 제가 그 사람을 왜 피하겠어요.”강유이가 손을 뒤로 쭉 뻗더니 헤실헤실 웃으며 물었다.“남우 씨 지금 우리 오빠한테 잡혀 살까 봐 일부러 오빠를 피하는 거 맞죠.”그녀가 우뚝 멈춰 서더니 강유이를 돌아보았다.“유이 씨와 오빠는 한통속이잖아요. 오빠를 도와 방 번호를 틀리게 알려주기까지 하고. 저는 그 방이 틀림없이 유이 씨 방인 줄 알았잖아요.”강유이가 머리를 긁적였다.“화났어요?”“저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거든요.”“그건 제가 잘못했으니까, 미안한 의미로 좋은 정보 하나 알려줄게요.”그녀가 남우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미리 말해두는데 여기 저택에서 지내면 우리 엄마도 있으니까, 쉽게 우리 오빠가 괴롭히지 못할 거예요.”남우가 손을 저으며 단호하게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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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6화

그 모습을 본 남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가 허둥지둥 그의 손에서 자기 머리카락을 빼내고 머리를 정리했다.“지금 내 머리에 입을 맞춘 거야?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 거야? 또다시 그러면 그땐 때릴 줄 알아!”반재언이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잘 익은 새우처럼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서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자신을 위협하는 꼴이라니. 정말이지 자기도 모르게 더욱 괴롭혀 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순수한 여자였다.그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로 향했다. 그가 부드럽게 그녀의 입가를 매만졌다.“남우 도련님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날 때릴 생각인데?”그녀가 험악한 표정으로 그의 멱살을 잡았다.“또다시 나한테 손이나 발을 대면, 당신 가죽을 다 벗겨버릴 줄 알아.”그가 싱긋 미소 지었다.“그럼, 손과 발은 절대 대지 않도록 할게.”남우가 미처 그의 말을 이해하기도 전에 입술 위로 말캉한 촉감이 전해졌다.그녀의 눈이 커다래졌다. 순간 자기 몸이 돌덩어리라도 된 것처럼 꿈쩍하지 않았다.더 이상 사고할 수도 없었다. 모든 사고 회로가 막혀 머릿속이 백지장같이 하얘졌다.반재언이 잠깐 입술을 떼는가 싶더니, 곧이어 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부여잡고 더욱 진하게 키스했다.남우는 그에게 모든 호흡을 빼앗기는 것 같았다. 그를 밀어낼 힘은커녕 몸 안에 있던 뼈가 다 흐물흐물해지기라도 한 것처럼 바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두 사람이 떨어지고 나서야 그녀는 허겁지겁 숨을 들이마셨다.반재언이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매만졌다. 그가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입을 쓰는 건 반칙 아니지?”그녀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순간적인 힘으로 그를 밀어낸 그녀는 부랴부랴 위층으로 도망갔다.눈앞에 보이는 아무 방으로 뛰어간 후 문을 굳게 걸어 잠그기까지 했다. 문에 기댄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았다. 아직까지도 얼떨떨한 기분이었다.키스를 당했다.그 자식이 감히 그녀에게 키스했다.남우는 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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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7화

디저트가 완성된 후, 강유이는 일부 디저트를 따로 포장했다. 한태군도 마침 외출할 일이 있었기에 나가는 김에 그녀를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차에서 내리기 전 강유이가 몸을 돌려 그의 얼굴에 쪽 소리 나게 뽀뽀했다.“태군 오빠, 그럼, 나 먼저 가볼게.”그가 낮은 소리로 쿡쿡 웃으면서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그래.”차에서 내린 강유이는 마스크와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곧바로 병원으로 들어갔다.한태군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지켜보다, 휴대폰을 꺼내 전유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강유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감싼 채 산부인과 병실을 찾아다녔다. 그녀가 막 진예은의 병실을 찾아 들어가려는데, 마침 병실에서 반재신이 나왔다.두 사람의 몸이 서로 부딪혔다.미간을 찌푸리면서 따지려던 반재신은 이내 눈앞의 여자가 자기 동생임을 알아보았다.“유이?”강유이가 마스크를 내리고 말했다.“오빠, 여기 있었네?”반재신은 그들이 스카이섬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진작 전해 들었기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가 짧게 응하고 답했다.“네가 예은이 옆에 있어 줘. 난 회사에 가봐야 해서.”그는 그 말만 남긴 후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강유이가 그런 그를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 병실 안은 햇빛이 짱짱하게 들어와 매우 쨍쨍하게 비추었다.진예은은 창문 바로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무릎에는 담요가 놓여 있었다. 펑퍼짐한 잠옷을 입었음에도 눈에 띄게 불러온 배는 가려주지 못했다.강유이가 그녀에게 다가갔다.“예은아.”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진예은이 화들짝 놀라더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유이야, 너 돌아왔어?”강유이가 웃으며 걸어가 디저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어제 도착했어. 엄마한테서 너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러 왔어.”그녀는 잘 쪄진 디저트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았다.“뭐 좀 먹었어? 이거 우리 엄마랑 태군 오빠가 직접 만든 거야. 한번 먹어봐.”진예은이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응.”진예은이 빵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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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8화

강유이가 말했다.“만약 우리 가문에서 연서를 받아들인다면…”“유이야.”진예은이 슬며시 그녀의 말을 끊었다.“너희 가문에서 연서의 존재를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들이 너희 가문을 뭐라고 생각하겠어? 반 씨 가문 며느리가 될 사람이 자기 조카를 데리고 반 씨 가문에 시집을 온다?”“애 딸린 여자가 반재신과 결혼하겠다고 아등바등한다고 틀림없이 수군거릴 거야.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든 그 무게는 결국 온전히 반재신이 감당하게 될 거라고.”“나는 그 사람한테 그런 짐이 되고 싶지 않아. 너희 반 씨 가문 사람들한테까지 피해가 가는 건 더더욱 싫고.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가 오르지도 못할 나무를 쳐다본다고 비판할까 봐 너무 두려워.”진예은이 고개를 숙였다. 뜨거운 눈물이 그녀의 손바닥 위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도 이 굴레를 완벽하게 벗어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자신의 어머니가 했던 말이 결국 저주가 되어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다.‘내가 무슨 자격으로 행복해 진단 말인가?’사실 이 모든 게 다 그녀의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진예은은 자신한테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자신의 진심을 꼭꼭 숨겼다. 반재신은 자꾸만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연서는 끊임없이 그녀에게 현실을 깨닫게 만들어 주었다.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막 뭐라고 말하려는데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언제 와있었는지 반재신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어쩌면 방금 그녀의 말을 다 들었을지도 모른다.진예은의 몸이 굳어졌다.그의 얼굴에는 분노도, 기쁨도 없었다.“유이 넌 일단 나가 있어.”강유이가 진예은을 힐끗 바라보고 병실을 나갔다.병실에 지독한 침묵이 감돌았다.진예은의 눈초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녀가 잔뜩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뭐 두고 간 거라도 있어?”반재신이 그녀의 앞에까지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가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꽉 움켜잡았다.“진예은, 정말로 나한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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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9화

“내가 그런 말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진예은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이 침울하고 무기력해 보였다.“그게 아니면 뭔데?”반재신이 그녀의 손등을 쓰다듬었다.“진예은, 유이 앞에서만 네 속마음을 털어놓을 거야? 나한테는 할 말 없어?”진예은의 눈동자가 잠깐 흔들렸다. 하지만 곧이어 그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없어.”반재신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마치 바람 한 점 일지 않은 해수면처럼 잔잔하기만 했다. 잠시 후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휴식 잘하고 있어.”반재신이 떠난 후, 진예은은 손목에 차고 있던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었다.6개월 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는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버린 것 같았다. 그녀가 연서만 중요시한다고 생각한 반재신이 불같이 화를 내며 나가버린 뒤, 두 사람은 보름 가까이 만나지 못했었다.확실히 그때 그녀는 조급한 마음에 섣부른 행동을 했었다. 그녀가 연서의 안전만 고려하느라 그의 마음을 무시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없었다.두 사람의 감정에 금이 간다고 해도 그건 그녀 스스로가 만든 문제였지, 반재신의 잘못이 아니었다.오히려 그녀는 반재신한테 고마웠다. 그가 있었기에 연서는 빠르게 치료받고 무사할 수 있었다. 또한 그는 그녀가 아무리 미워도 연서를 계속 돌봐주며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게 정신과 의사 심윤의까지 옆에 붙여주었다.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이대로라면 모든 게 잘 해결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녀는 연서의 병이 잘 치료되기만 하면 반재신한테 사과하고, 그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에게 자신은 한 번도 배 속의 아이와 그를 포기한 적 없다고, 어두운 과거를 잊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라고 말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렇게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 때, 연서의 병이 갑자기 악화되었다. 아이가 스스로 자해하는 방식으로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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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0화

”나한테 맡겨.”남자아이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정말로 누나가 할 수 있어요?”남우가 다트를 들고 목표물을 겨누었다.“이런 건 식은 죽 먹기지. 잘 봐.”그녀가 다트를 목표한 풍선을 향해 정확하게 내던졌다.“팡.”경쾌한 소리와 함께 풍선이 터졌다.남자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곁에 있던 사장님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이 아가씨 운이 이렇게 좋다고?남자아이가 이번에는 옆에 있던 곰 인형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것도요.”남우가 다시 한번 다트를 던졌다. 이번에는 아까와 달리 가로로 던졌다.“팡! 팡! 팡!”풍선 세 개가 연달아 터졌다. 백발백중이었다.남자아이가 잔뜩 흥분하며 방방 뛰었다.“와, 누나 진짜 대단해요!”옆에서 구경하던 꼬마들도 흥분을 주체 못 하며 그녀에게 다가왔다.“누나, 우리도 해줘요!”“알았어. 자, 한 명씩 줄 서.”이대로라면 장사를 망치게 생긴 사장이 보다 못해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왔다.“이보세요 아가씨, 이렇게 다 가져가면 어떡해요? 장사 망하게 생겼잖아요.””남우가 장난스럽게 웃었다.“제가 돈을 안 내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정정당당하게 게임을 해서 승리품을 따낸 건데. 설마 그냥 장식으로 저 물건들을 진열해 놓은 건 아니죠?”일리 있는 대답에 사장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곧바로 사장은 마음을 굳게 먹고 눈을 희번덕이며 말했다.“부탁이에요 아가씨. 돈을 더 주면 몰라도, 이거 고작 천 원에 세 번 던지는데 이렇게 한 번에 세 가지 인형을 다 가져가시면 저보고 장사는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그때 반재언이 은행 카드를 내밀며 말했다.“제가 이천만 원 드릴 테니까 마음껏 놀게 내버려 두시죠.”화들짝 놀란 사장이 반재언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가 카드를 건네받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젊은 총각이 허세는. 방금 그 말 진심이에요?”이천만 원이라니. 그가 한 달간 꼬박 일해도 그 절반도 못 버는 금액이었다.반재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장이 활짝 웃으며 열정적으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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