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2221 - 챕터 2230

2771 챕터

제2221화

매일 이런 부자가 나타나기만 한다면, 머지않아 시 중심에 집 세 채는 거뜬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남우가 툭툭 손을 털었다. 오기 전보다 확연히 기분 좋아 보였다. 그때, 공중에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곧이어 머리 위로 롤러코스터가 빠르게 지나갔다.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반재언의 손을 잡아끌었다.“저거 안 탈래?”반재언이 눈썹을 씰룩거렸다.“확실해?”그녀가 씩 웃었다.“설마 겁이라도 난 거야?”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따가 무섭다고나 하지 마.”남우가 롤러코스터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두 사람이 롤러코스터에 착석했다. 곧이어 롤러코스터가 천천히 움직이며 더 높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남우는 고도가 점점 높아지는 걸 확인하고 다시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이 점점 작아져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속도가 느렸다. 그녀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이거 속도가 왜 이렇게 느려? 아까는 엄청 빨리 달리던데.”그녀의 앞쪽에 앉아있던 승객이 그녀를 힐끗 돌아보았다. 그 사람의 얼굴에 뭐 이런 바보가 다 있나 하는 생각이 그대로 드러났다.반재언은 그녀의 말에 한참을 웃었다.“이따가 보면 알아.”그때 롤러코스터가 정상에 멈춰 섰다.남우가 미간을 찌푸렸다.“뭐야, 정전이야?”다음 순간, 차가 빠르게 수직 낙하하기 시작했다.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당장 궤도를 이탈하여 추락할 것 같았다.너무 놀란 남우는 이미 온갖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심장이 당장이라도 멈출 것만 같았다. 그녀는 어쩌지도 못하고 옆에 앉은 사람만 꼭 붙잡고 있었다. 반재언은 그녀의 비명에 고막이 터질 것 같았다.회전하고, 하강하고, 다시 올라가는 걸 반복하기까지 삼 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롤러코스터가 멈췄지만, 남우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너무나 자극적이었다!반재언은 바람에 엉망이 되어버린 남우의 머리 상태를 한 번 보고, 아직 자기 팔뚝을 꽉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옷이 다 구겨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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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2화

“악, 뭐야 이거!”화들짝 놀란 남우가 귀신 분장한 사람을 몇 번이고 걷어찼다.반재언이 서둘러 그녀를 품에 안았다.“그만해!”NPC가 가발을 벗고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왔다. 이제 보니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 남자가 퉁퉁 부어 멍든 코를 부여잡고 서럽게 원망을 터뜨렸다.“저한테 왜 이러세요. 저는 NPC라고요. 이렇게 때리시면 안 되죠.”남우가 적반하장으로 대들었다.“누가 날 놀래 키우래요?”반재언이 그녀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긴 후 NPC를 향해 말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제 여자친구가 좀 이쪽이…”그가 손가락으로 머리를 톡톡 쳤다.NPC가 씩씩거리더니 욕하며 돌아섰다.그때 남우가 반재언에게 발길질했다. 그녀가 화를 벌컥 내며 말했다.“누가 여자친구라는 거야. 그리고 머리는 왜 가리키는데. 지금 내 머리가 정상이 아니라는 거야?”반재언이 그녀를 품에 껴안더니 그녀의 입술을 자기 입으로 막아버렸다.놀란 그녀가 그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겨우 얌전해지는 걸 느끼고 나서야 반재언이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매만지며 말했다.“지금도 아니야?”그녀가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렸다.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있었다.“난… 난 허락한 적 없어. 함부로 날 물지 말란 말이야.”그녀가 그를 밀쳐낸 후 씩씩거리며 돌아서 나갔다.반재언이 자기 입술을 쓱 훑으며 남아있는 그녀의 온기를 되새겼다. 사실 그녀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이곳이 공공장소만 아니었다면…복도로 나온 남우는 또다시 불쑥 튀어나온 NPC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녀의 몸은 불시의 습격을 대비하는 데 익숙해진 몸이었다. 결국 그녀는 또다시 NPC에 가차 없이 발길질을 날렸다.반재언이 머리를 감싸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를 데리고 방 탈출을 하러 오는 게 아니었다.남우가 NPC를 폭행한 결과, 두 사람은 강제로 방 탈출 장소에서 퇴출당하였다. 프런트에서는 그녀에게 폭행당한 NPC로부터 항의를 받게 되었다. 그들은 그녀가 일부러 폭행을 저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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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3화

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내 동생 소개해 줄게.”그녀가 멈칫거리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반 씨 가문 둘째 도련님? 내가 그 사람을 왜 만나러 가?”반재언이 핸들을 잡고 시동을 켰다.“이제 형수님인데, 당연히 도련님 만나러 가야지.”형… 형수님?남우의 볼이 더 붉어졌다. 그녀는 말까지 더듬었다.“내가 당신과 결혼한 것도 아니고, 아니, 것보다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한 적도 없거든. 아니 이것도 아니라 나 당신과 결혼 안 해!”반재언은 웃기만 할 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AM 그룹.남우와 반재언이 회사 로비에 들어섰다. 그녀는 건물 내부를 두리번거렸다. 역시나 서울에서 가장 큰 그룹은 달라도 뭔가 달랐다. 내부는 고급스럽고 어쩐지 사람을 압도시키는 중압감이 느껴졌다.회사 전체에 AI 인공 지능 기술을 도입했고, 여기저기 3D 모식이 보였다. 심지어 프런트 안내 업무도 AI 서비스로 대체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더 이상 출근할 때마다 출입 카드를 찍을 필요 없이 얼굴 인식으로만 신원을 확인한 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반재언과 남우는 엘리베이터를 다른 과 행정부에 도착했다. 행정부 직원들이 반재언의 얼굴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분명 대표님은 사무실에 계셨는데?사무실에서 나오던 양우빈이 그를 알아보고 서둘러 달려와 맞이했다.“큰 도련님?”내부 직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반 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귀국한 건가?반재언이 고개를 끄덕였다.“재신이는 사무실에 있나요?”양우빈이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대표님은 안에 계십니다. 이쪽으로 오시죠.”반재언이 사무실 앞에 멈춰 섰다. 그들은 문을 똑똑 두드리고 허락은 받은 후 안으로 들어갔다.반재신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형.”반재신은 반재언과 함께 들어오는 여자를 보고 멈칫했다. 그는 그녀의 신분을 추측할 수 있었다.남우도 반재신을 바라보았다. 사진을 보고 비슷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실물로 보니 더욱 닮아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어딘가 다른 점이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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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4화

“그러게나 말이야. 그전에 하서함 씨도 얼마나 조건이 좋아. 그리고 정신과 의사라던 심윤의 씨도. 듣기로 심윤의 씨와 대표님 같은 학교 출신이라던데. 나중에 심리학을 배우러 외국으로 유학 다녀왔었대. 얼굴 예뻐, 마음씨가 착해. 진 뭐시기보다 백 배는 더 낫잖아…”남우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실눈을 뜨고 생각에 잠겼다. 여자들이 말하는 대표님은 아마 반재언의 동생이겠지.그녀는 턱을 매만졌다. 직원들이 뒤에서 대표 여자에 대해 뒷담화한다고?재밌네.사무실 안, 반재언은 손목시계를 만지작거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심윤의?”반재신이 찻잔에 담긴 차를 가만히 바라보았다.“나랑 유이와 같은 학교 출신이야. 난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마침 연서한테 전문적인 정신과 진료가 필요했고 그 여자가 그 방면의 전문가라 연서의 치료를 맡겼어.”“재신아, 넌 연서를 어떻게 생각해?”반재언이 손깍지를 끼고 물었다.“진예은이 연서만 생각한다고 해서, 걔 마음에 네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난…”반재신이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난 그냥 너무 화가 났어. 걔가 임신한 몸으로 연서를 구하려고 그런 모험을 하는 게 너무 견디기 힘들었어. 나로서는 걔 마음속에 연서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진예은의 마음에 연서가 남아있는 건 당연한 거야.”반재언은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연서가 너희 두 사람 사이에 개입한 게 아니야. 너희 두 사람이 시작하기 전에 연서는 이미 존재하고 있었어. 네가 진예은한테 마음이 흔들렸으면 첫째로 연서를 먼저 고려했어야 했어.”“진예은은 네가 신경 쓸까 봐 연서를 자기 아버지가 키우게 하려고 했어. 진예은 입장에서 그건 크나큰 용기였고, 너를 위한 배려였어. 하지만 결국 걔 어머니로 인해 연서는 마음에 병을 얻었지.이럴 때 진예은이 연서를 내팽개치면? 그래 물론 연서는 진예은의 친자식이 아니라 자신만 생각하면 그 아이를 돌보지 않아도 돼. 하지만 진예은은 이미 아이의 보호자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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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5화

사무실에서 나온 반재언이 복도에 멈춰 섰다. 그는 어항이 놓여있는 테이블에 엎드린 채 물고기와 장난을 치고 있는 남우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벽을 톡톡 두드리기도, 입을 크게 벌리며 물고기를 놀라게 하면서 장난치고 있었다.그가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 남우가 얼른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이야기는 잘했어?”반재언이 웃음을 겨우겨우 참으며 말했다.“비단잉어랑 잘 놀고 있었어?”남우는 팔짱을 끼고 애써 침착한 척 연기했다. 사실 속마음은 엄청나게 부끄러웠다. 너무 무료해서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물고기를 놀라게 하고 있었는데, 하필 그 장면을 그에게 보였다니.“그다지 재미없었어.”그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서더니 고개를 숙이고 가볍게 그녀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그럼 돌아가서 나랑 재밌게 놀 건가?”다른 사람한테 이런 수작을 걸었다면 상대방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겠지만, 상대는 남우였다.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뜬 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당신 설마 무슨 이상한 취향이라도 있는 거 아니지?”그녀의 말에 반재신이 빵 터져버렸다.“역시 나 정도 되어야 너 같은 돌머리를 데리고 살 수 있지.”“하, 내가 돌머리면 당신은 뭔데?”“돌을 깎는 장인?”“…”남우는 당장 자신의 혀를 깨물고 싶었다. 쓸데없이 그를 건드려서 긁어 부스럼이나 만들다니.AM 그룹 건물에서 나온 남우는 먼저 차에 올라탔다. 안전벨트를 매던 그녀는 순간 뭔가를 떠올리고 그에게 말했다.“둘째 도련님, 여자친구 있어?”그가 그녀를 돌아보며 실눈을 떴다.“나 하나로 부족해?”그녀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나 지금 진지하게 물어본 거야.”이 남자가 미쳤나?그가 답했다.“있어.”“그럼, 반 씨 가문 회사 직원들은 뒤에서 대표 험담을 하고 다녀도 안 잘려?”반재언이 멈칫거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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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6화

강유이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둘째 오빠와 예은이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요. 두 사람 임신 때문에 결혼한 거 아니에요. 이런 헛소문이 어디서부터 돌았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적당히 하세요. 다시는 이런 소문이 제 귀에 들리는 일 없길 바랄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로 들어갔다.강유이가 임석진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임석진은 그런 그녀를 흘깃 쳐다보고 말했다.“유이야, 드디어 왔구나. 마침 잘 도착했어.”그는 대본을 테이블 위에 던지고 미간을 어루만졌다.“민국 미스터리 드라마 촬영이 이제 곧 시작될 거야. 원래는 어제 메이크업 테스트를 했어야 했는데 네가 늦게 도착할 것 같아서 오늘로 미뤘어.”강유이는 스케줄표를 손에 들었다.“주계진은요?”“계진이는 일찍 촬영 시작했어. 계진이 아버지가 카드도 끊고 모든 지원을 끊었더니 효과가 아주 좋아. 이제야 조금씩 문송이 되어가고 있어.”문송은 가난한 도련님 역할로, 주계진의 오만한 기색을 지워야만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었다.임석진은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번쩍 들고 말했다.“이번 촬영에 너와 계진이를 제외하고 우리 회사 소속 연예인들도 있어. 모두 연기파 배우들이니까 너랑 계진이가 본보기를 보여줘야 해. 특히 주계진, 주계진을 잘 지켜봐.”그의 말에 강유이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네. 알겠어요.”오후가 되자 강유이는 방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메이크업 시간을 상의하고 촬영 세트장에 도착했다. 스태프들은 모두 촬영에 도입하였고, 배우들도 대본 리딩을 진행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촬영장에 늦게 도착한 사람은 강유이였다.다급하게 세트장에 도착한 그녀가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방 감독님, 죄송해요. 제가 많이 늦었죠.”방 감독과 민서율이 함께 있는 것을 본 강유이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민서율이 먼저 그녀를 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한참 후에야 정신이 든 강유이가 민서율을 쳐다보며 인사했다.“서율 오빠도 있었네요.”“민서율 씨는 이 드라마의 조감독이에요. 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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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7화

회장의 말에 한태군은 싱긋 웃으며 계약서를 내려놓았다.“제 아내가 출연하는 드라마인데 제가 당연히 신경을 많이 써야죠.”그의 말 한마디에 회장은 속이 메슥거리는 느낌을 받았다.‘이제 보니 아내에게 투자하는 거였구먼.’문득 생각이 떠오른 그가 입을 열었다.“그나저나 유이를 위해 이 드라마에 거금을 투자한 사람이 또 있다고 하는데, 방 감독을 따라 촬영하는 방법도 배우며, 유이와 전에 스캔들도....”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사무실 온도가 급격하게 차가워지는 것을 느낀 회장은 흘깃 에어컨을 확인했다. 에어컨 문제는 아닌데...한태군은 계약서에 적힌 민서율의 이름을 가만히 응시하다 계약서를 덮고 말했다.“제가 이 드라마의 최대 투자자가 되어야겠어요.”“......”질투하는 거 맞지?부자들의 세계란... 그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한태군이 사무실을 나서자, 전유준이 복도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앞에 멈춰 선 한태군이 차가운 목소리로 지시했다.“민서율, 이 사람에 대해 빨리 조사해 주세요.”강유이의 스캔들을 신경 쓰는 것은 아니다. 한태군은 그만큼 자신감이 넘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강유이의 곁에 붙어있는 파리가 누구인지...........병원, 한 간호사가 커다란 꽃다발을 품에 안고 병실로 들어오더니 파란 장미를 진예은에게 건넸다.그 모습을 본 진예은은 깜짝 놀라며 어제 보내온 빨간 장미를 바라봤다.“이건...”“이것도 반재신 씨가 보낸 꽃인 것 같아요.”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간호사는 바로 병실을 나섰다.침대에서 일어나 파란 장미를 품에 안은 진예은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연속 두 날이나 꽃을 보내오고,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파란 장미를 품에 안은 그녀는 빨간 장미 옆에 꽃다발을 내려놓았다.반재신이 문 앞에 다가서자 진예은이 창가에 기대 꽃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그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지만, 그녀는 아직 그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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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8화

한 손으로 그녀를 품에 안은 반재신이 걱정스럽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물었다.“아직도 입덧하는 거야?”그녀의 어깨가 파들파들 떨려왔다.설마 우는 걸까?반재신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몸을 돌려세웠다.“진예은!”눈물이 가득 차올랐을 거라 예상한 그녀의 두 눈이 맑고 투명한 것을 확인한 후에야 반재신은 입을 틀어막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매혹적인 곡선을 이룬 그녀의 입가를 발견한 반재신이 그녀의 턱을 잡았다.“지금 날 비웃는 거야?”그의 눈동자에서 진예은의 그림자가 사라지더니 말캉한 입술이 부딪쳐 왔다. 미처 반응하지 못한 진예은의 두 손이 그의 어깨를 잡더니 눈동자에 당황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그녀가 거부하지 않는 것을 본 반재신은 바로 그녀를 품에 안고 침대에 눕혔다.“잠깐만...”“8개월이야.”그녀의 손목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는 반재신의 목소리가 조금 쉰 것 같다.두 사람의 마지막 잠자리는 그녀가 임신하고 3개월이 지난 후이다. 그날 저녁도 진예은이 강하게 거부하는 탓에 반재신도 도중에 멈춰야만 했다.진예은의 호흡이 점점 가빠졌다.“간호사가 올 시간이 되었어.”피식 웃음을 터뜨린 반재신이 그녀의 귓불을 가볍게 물고 귓가에 속삭였다.“내가 병실에 있는 한,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지시했어.”그가 몸에 힘을 뺐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참을 수 있었다.그녀를 품에 껴안은 반재신이 그녀의 이마에서부터 천천히 입을 맞추며 달래기 시작했다.“지금 우린 화해하는 거야. 알겠지?”천천히 눈을 뜬 그녀도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래.”어쩌면 그이기 때문에 또 흔들렸는지도 모른다.진예은이 잠든 것을 확인한 후 반재신은 양우빈의 전화를 받았다. 진예은이 깰까, 걱정되었던 그는 어두운 안색으로 복도에 나섰다.“누가 소문을 터뜨렸는지 확인했어요?”회사 직원이 몰래 뒤에서 그녀에 관한 루머를 퍼뜨리는 것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지난주 진예은이 그를 찾아왔지만, 회사 직원 그 누구도 그에게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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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9화

술에 얼큰하게 취한 방 감독은 민서율을 돌아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서율아, 네가 우리 드라마에 합류했으니 대박 터뜨릴 거야.” 처음으로 드라마 촬영 현장 조감독 역할 맡으며 방 감독의 지도하에 열심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그는 방 감독의 호평을 받고 있었다.민서율은 고개를 숙이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저야말로 방 감독님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어 영광입니다.”강유이의 곁에 앉은 주계진은 안주를 짚으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웃기고 있네.”그가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들은 강유이는 그의 팔꿈치를 아프지 않게 건드렸다.“그만 중얼거리고 술이나 마셔요.”그러자 주계진은 그녀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저 자식, 유이 씨한테 호감 있는 것 같은데. 알고 있어요?”“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우린 그저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유이 씨는 저 자식을 친구라 생각하고 있는데, 저 자식은 유이 씨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거예요. 남자의 마음은 남자가 제일 잘 알아요.”연속으로 안주를 짚은 주계진의 눈은 민서율에게 고정되었다.민서율은 잘난척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점잖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눈동자에 감춘 감정은 무척이나 복잡했다. 특히 강유이를 쳐다보는 그의 눈빛은 친구가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다.강유이가 자신의 결혼 소식을 기사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 눈빛을 하다니, 비열한 남자가 틀림없다.손에 쥐고 있는 술잔을 가볍게 흔들던 민서율이 주계진과 시선이 닿았다.주계진의 눈빛에서 뚜렷한 경계심이 느껴졌지만, 그는 피하지 않고 일부러 잔을 높게 들며 건배를 청하는 것 같다.그의 건배에 호응하고 싶지 않은 주계진이 무시하려 했지만, 곁에 앉은 강유이가 그를 흘겨보며 위협했다.“사고 치면 안 되는 거 알죠? 스태프들도 많이 있는 자리에서 계진 씨가 사고를 치면 석진 매니저한테 혼나는 사람이 나예요. 그러면 저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흥!”콧방귀를 뀐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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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0화

강유이의 대답에 민서율은 싱긋 웃어 보였다.“내가 너 때문에 감독을 꿈꿨다면 어떨 것 같아?”“서율 오빠... 어떻게...”그의 말에 강유이는 화들짝 놀랐다. 어떻게... 민서율은 손을 뻗어 삐져나온 강유이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만약, 내가 그때 어학연수에 가지 않았다면, 네 곁에 설 기회가 생겼을까? 그러면 네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될 텐데.”민서율은 예전부터 강유이가 한태군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저 어린 시절 한순간의 마음이라고 생각한 그는 자신이 강유이의 곁에 계속 머무르면 강유이가 한태군을 잊고 자신을 받아줄 거라 확신했다.그녀가 해외 연극학교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그는 그녀와 다시 만날 날만 꿈꾸며 경제학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촬영 감독을 선택했다.하지만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변했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남자와 결혼했고, 지난 세월 그가 했던 모든 것이 무용지물로 되었다.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강유이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서율 오빠, 술 많이 마셨어요?”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익숙했던 그의 눈빛이 낯설게만 느껴졌다.예전처럼 상냥했던 그의 눈빛 속에 낯선 감정은 욕망에 가득 찬 남자의 눈빛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강유이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다.“서율 오빠, 다른 사람을 불러올게요.”그녀가 다른 사람을 찾으러 돌아설 때, 민서율은 그녀의 손목을 세게 움켜쥐고 품에 안았다. 그의 반응에 깜짝 놀란 강유이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그때, 누군가 나타나 민서율을 밀쳐냈고, 힘을 이기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진 민서율이 정신을 차리고 강유이를 막은 사람을 확인했다. 주계진.주계진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어머, 조감독님이셨어요. 저는 어느 변태가 우리 유이 씨한테 개수작을 부리고 있다고 착각했지, 뭐예요.”이를 악물고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민서율은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냈다.“주계진 씨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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