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의 모든 챕터: 챕터 1861 - 챕터 1870

2771 챕터

제1861화

강유이도 애써 미소를 지었다.“축하해요, 선배.”“유이 씨도 잘했어요. 제가 듣기로는 감독님이 마지막에 저랑 유이 씨 중에서 한 사람을 선택했다고 하더라고요.”우영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정 감독님도 사실 유이 씨를 좋게 보고 있어요.”강유이가 고개를 수그렸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부분을 잘못해서 떨어진 건지 알지 못했다. 아니면 정말로 그녀한테 이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는 걸까?“주눅들 필요 없어요.”우영이 유이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유이 씨는 아직 연예계에서 활동할 시간이 길고, 기회도 엄청 많아요. 캐릭터를 놓치는 일 같은 건 이 업계에서 흔한 일이에요. 고작 이런 일로 자신감을 잃는 게 더 안쓰러운 일이에요.”강유이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고개를 들고 웃으며 말했다.“조언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선배님한테서 많이 배우겠습니다.”…반씨 저택.강유이는 방 안에 앉아 시나리오와, 사전에 빼곡하게 준비해 두었던 캐릭터 분석 메모장을 바라보았다. 결국 그 해석은 쓰지 못하게 되어버렸다.그녀가 책상 위에 머리를 박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기에 당장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빅토리아대학교 연극영화과의 모든 수업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취득했었던 그녀였다. 하지만 이번 일로 철저히 깨달은 것이다. 아무리 우수한 성적을 받았어도 현실에서는 성적이 모든 걸 결정하지는 않았다.그때 갑자기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는 한태군이었다.그녀가 휴대폰을 귓가에 가져다 댔다.“태군 오빠.”한태군이 가볍게 미소 지었다.“오디션은 어떻게 되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시선을 내려뜨렸다.“떨어졌어. 그래서 지금 조금 실망하는 중이야.”그가 피식 웃었다.“벌써 실망했어?”강유이가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물론 아니지. 그냥 나 그 역할 되게 좋아했었는데 못하게 되어서 좀 아쉬워.”문뜩 뭔가를 떠올린 그녀가 물었다.“태군 오빠, 안 바빠?”그가 웃었다.“아무리 바빠도 너랑 통화할 시간은 있어.”그러더니 또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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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2화

그가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주름진 셔츠를 정리했다.“원인이 무엇이든, 그 선배님을 한 번 만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네요.”성가 호텔.레스토랑 창가 부근에 두 사람이 앉아있었다.한태군과 로운이었다.로운이 컵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천천히 한태군을 바라보았다.“저는 아버지와 데이비 렌지 씨가 어떤 거래를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전 스스로 향수 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고, SH 그룹 일에는 잘 나서질 않습니다.”한태군이 피식 웃더니 자신의 손목시계를 만지작거렸다.“로운 씨는 미남이시고 능력도 출중하신데 결혼 생각은 없으십니까?”그가 멈칫거리더니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웃었다.“아직까진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한태군 도련님께서 중매라도 서시려고요?”“어떤 타입을 좋아하십니까?”“딱히 타입이랄 건 없습니다. 그저 여자면 다 됩니다.”한태군이 계속하여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때 또각 거리는 하이힐 소리가 가까워졌다.오피스 룩을 입은 매기가 한태군 옆에 멈춰 섰다.“도련님, 오후에 회의 일정이 잡혀있습니다. 이제 들어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매기를 본 로운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매기의 얼굴을 확인한 로운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갑작스러운 충격에 테이블 위에 있던 커피가 쏟아졌다.한태군이 무표정한 얼굴로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그는 로운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정해둔 시간에 매기한테 이곳으로 들어오라고 지시했었다.진찬이 살아있었을 때 매기한테 억지로 레이린 정과 비슷하게 성형을 시켰었다. 이젠 어느 정도 회복하여 레이린 정과 똑같지는 않았지만 70퍼센트는 비슷했다.그가 손수건을 꺼내 고운에게 건넸다.“무슨 일이십니까, 로운 씨?”로운이 손수건을 건네받았다. 그러나 시선은 여전히 매기의 얼굴에서 떠나질 못했다.한태군이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물었다.“제 매니저인 매기 씨 얼굴을 보고 많이 놀라신 것 같습니다.”로운이 그제야 번뜩 정신을 차렸다. 그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그가 바지에 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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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3화

잠시 머뭇거리던 강유이가 책상 쪽으로 다가갔다.“매니저님, 저 그 역할 따내지 못했어요…”“처음부터 네가 그 역할을 따낼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어.”임석진이 팔짱을 끼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네가 그 역할을 따내지 못한 건 오디션 보는 그날, 네가 제삼자의 시각으로 그 캐릭터를 봤기 때문이야. 넌 용녀 역할에 완전히 이입하지 못했어.”“용녀는 네가 이해한 것처럼 그렇게 비극적인 캐릭터가 아니야. 아무리 천도가 잘못되었다고 해도, 용녀는 명을 어기고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해서는 안 됐어.”강유이가 멈칫거렸다. 시나리오에서 용녀가 피의 학살을 할 때, 확실히 수많은 무고한 제자들이 목숨을 잃었다.종문의 제자들은 단지 천도의 명에 따라 마족들을 처단했을 뿐이었다. 나쁜 건 천도였는데 최종적인 학살을 당한 건 죄 없는 제자들이었다. 천도가 용족을 멸종시킨 것이지 종문이 한 짓이 아니었다.하지만 강유이는 용녀가 천도와 맞서면서 종문을 학살한 건 본인이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용녀가 무고한 사람들을 해쳤다는 걸 놓치게 된 것이다. 그들도 그저 천도가 휘두르는 칼에 불과했었는데 말이다.강유이는 고개를 수그렸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왜 오디션에서 떨어졌는지 알게 되었다.아마 오디션 당일, 그녀가 말했던 용녀에 대한 해석 때문일 것이다.그녀는 완전한 ‘용녀’가 되지 못했다. 그저 방관자의 시각으로 ‘용녀’라는 캐릭터를 분석한 것이다. 이건 보통의 연기자들이 흔히 일으키는 실수였다.임석진이 대본을 그녀에게 건넸다.“일단 가져가. 가서 캐릭터 분석 열심히 해봐. 정 감독의 작품은 원래 따내기 어려워. 네가 그 역할을 놓친 게 어쩌면 너한테는 좋은 일일 거야.”대본을 받아든 강유이가 고개를 들었다.“그럼 저를 맡아주신다는 말씀이세요?”“쓸데없는 소릴. 난 그냥 네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실력을 보고 싶었어. 지난 시간 동안 노력한 성의를 봐서 맡아주는 거야.”임석진이 손을 휙휙 저으며 이어서 말했다.“나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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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4화

구천광이 이어서 말했다.“그리고 네가 정 감독의 작품을 놓친 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니야.”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임 매니저님과 똑같은 말을 하시네요?”구천광이 피식 웃었다.“정 감독의 작품은 다 연기 경력이 오랜 실력파 배우들만 참여해. 때문에 배우들에 대한 요구가 높아. 만약 네가 참여했다면 데뷔작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게 되겠지.”“반짝 주목을 받다가 내리막길을 걷는 연예인들은 쉽게 여론의 먹잇감이 되곤 하지. 심지어 넌 반씨 가문의 딸이니까 더욱 주목을 받게 될 거야. 그 역할로 온갖 이목을 끌고 화려하게 데뷔를 해도 이미 기대치가 한껏 높아져서 조금만 실수해도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거야. 때문에 임석진이 네가 그 역할을 놓친 게 좋은 일이라고 한 거야. 확실히 그 말에도 일리가 있어.”강유이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임석진의 그 한마디에 이런 뜻이 담겨있었다니.그녀가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확실히 제가 너무 자만했던 건 맞는 것 같아요. 결국 오디션을 망친 건 맞으니까요.”구천광이 미소 지었다.“실패를 해야 성공이 따르는 법이야. 유이 넌 아직 배울게 많아.”식사를 마치고 구천광은 그녀를 반씨 저택까지 바래다주었다.강유이가 금방 정원에 들어섰는데 진예은한테서 문자가 왔다.-나 뭔가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아.-그런데 진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강유이가 걸음을 멈추고 답장을 보냈다.-무슨 일 생겼어?잠시 후, 진예은한테서 답장이 왔다.-네 오빠가 나 때문에 다쳤어…병원, 진예은이 기다란 의자에 앉아 문자를 보낸 후 휴대폰을 손에 꼭 쥐었다. 의사가 병실에서 나오자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저기 선생님, 저 사람은 별문제 없는 거죠?”의사가 답했다.“괜찮습니다. 가벼운 뇌진탕이라 하루 이틀 정도 쉬면 회복될 겁니다.”그녀는 그제야 조금 시름이 놓였다. 문을 열고 병실로 들어가니 반재신이 팔짱을 끼고 침대에 기대앉아있었다. 머리에 붕대를 감은 그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병실 안으로 들어온 진예은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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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5화

반재신이 침대 머리맡에 몸을 기대며 태연하게 말을 꺼냈다.“하긴, 넌 섬에서 보낸 그날 밤에 그런 소리를 내고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니까.”진예은이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하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반재신, 그날에 대한 인상이 꽤 강렬했나 봐. 설마 밤에 잠 안 오면 그날 일을 떠올리고 그러는 건 아니지?”그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헛소리야?”“아니면 왜 갑자기 그날 일을 꺼내는데.”진예은이 허리를 굽히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담백한 미소가 걸렸다.“만약 내 수치심을 자극하려고 한 말이라면 소용없어. 난 정말로 수치심이 없거든. 나 여기서 네 바지도 벗길 수 있어. 한 번 해 봐?”그가 그녀를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고 가려 한다면, 그녀는 오히려 진짜 파렴치한 게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그래서 그가 당장 여기서 그녀를 쫓아내고, 나중에 길에서 그녀를 보기만 해도 먼저 피해 갈 수 있게! 그에게 이미 당할 만큼 당했기에 더 이상 참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반재신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녀가 화들짝 놀랐다.그가 그녀의 손을 자기 바지춤으로 끌어당기더니 뻔뻔한 태도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디 해봐.”진예은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갔다.“너…”그가 피식 소리 내어 웃었다.“내 바지를 벗기겠다며. 자, 내가 기회를 주잖아. 어때, 할 수 있겠어?”그녀가 손을 빼내려 했지만 빠지지 않았다.“반재신, 너 이 손 당장 놓지 못해? 안 놓으면 나 소리 지를 거야!”“질러 봐.”“간호사님—!"그녀가 막 간호사를 부르던 그때, 갑자기 자신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힘에 진예은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반재신의 몸 위로 넘어졌다. 반재신도 갑작스러운 충격에 침대 헤드에 등을 부딪혔다. 쾅 하는 소리가 병실을 울렸다.갑작스러운 소란에 간호사가 급히 병실로 들어왔다.“무슨 일…”순간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간호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진예은이 반재신의 몸 위에 겹쳐져 있었는데, 그녀의 손이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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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6화

“내가 그 정도 돈이 아쉬울까 봐?”“어쨌든 진예은은 너를 다치게 했어. 그녀에게 대가를 원하지 않는 건 네 스타일이 아니잖아.”반재언의 눈빛이 의미심장했다.반재신이 고개를 돌렸다.“이깟 일로 여자와 실랑이할 생각 없어.”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네가 어디 진예은과 한두 번 실랑이질했어야 말이지.”반재신은 대답을 하지 못했다.“진예은은 꽤 괜찮은 여자야.”반재신이 갑자기 그를 돌아보았다.“그게 진예은에 대한 형의 평가야?”그는 그저 웃기만 할 뿐 답을 하지 않았다.반재신이 그의 시선을 피하더니 잠깐 침묵했다.“형 혹시 걔한테 다른 마음 있어?”그가 실눈을 떴다.“네 생각에는 어떨 것 같은데?”반재신이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만약 걔가 내 형수로 들어온다면, 난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반재언은 눈이 살짝 커지더니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난 동생 여자는 안 뺏어.”반재신이 멈칫거리더니 서둘러 해명했다.“누가 내 여자라는 거야. 난 그냥 걔한테 형이 과분해서 그러지. 진예은은 내 형수가 될 자격이 없어.”반재언의 웃음이 더 짙어졌다. 그는 모든 상황을 꿰뚫어보고 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상대에 대한 원칙과 요구가 낮아지는 거야. 자격 같은 건 논할 필요 없어. 난 그런 시시콜콜한 건 신경 쓰지 않아.”반재신이 몸을 흠칫했다.“그래도 걔는 안돼.”그가 웃었다.“시도도 안 해봤는데, 어떻게 꼭 안 된다고 할 수 있겠어?”반재신이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그러면 형이 방금 전까지 했던 말은 다 거짓말인 거잖아.”반재언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확실히 난 동생 여자는 안 뺏어. 그런데 진예은이 네 여자야?”반재신은 또다시 할 말을 잃었다.다음날 반재신은 바로 퇴원했다.스포츠머리의 남자가 차를 몰고 반재신을 데리러 왔다. 그가 차에 오르자 스포츠머리의 남자가 혀를 차며 말을 꺼냈다.“그 여자가 계단에서 너를 밀쳤다며? 그 여자 너무 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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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7화

그녀는 주춤하던 몸을 이끌고 계속 앞으로 걸었다. 그를 향해 안부나, 인사 같은 것도 묻지 않았다.그저 없는 사람처럼 무시하고 지나쳤다.반재신이 갑자기 그녀를 잡아세웠다.“부원장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진예은이 그에게 잡혀 있던 손을 빼낸 후 그를 돌아보았다.“이게 네가 원하던 거 아니었어?”그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말이야?”“반재신, 너를 다치게 한 건 내 잘못이 맞아. 정말 미안해. 네가 내 목숨 한 번 구해준 거, 그 은혜도 이만하면 갚을 만큼 갚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제발 다시는 나를 찾아와서 힘들게 하지 마.”진예은이 한 걸음 물러서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나버렸다.반재신은 홀로 그 자리에 우뚝하니 서있을 뿐이었다. 순간 심장에 가시라도 박힌 것처럼 콕콕 쑤셔났다.어쩐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서울.촬영팀에 합류한 지 이틀째, 강유이는 온갖 주목을 받고 있었다. 심지어 감독과 스텝들까지 그녀에게 굽신굽신거려 그녀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한 신이 끝난 후 강유이는 의자에 앉아 대본을 읽었다.이제 가을이긴 했지만 아직까지 날이 더웠다. 사극이라 옷을 몇 벌씩 껴입다 보니 퍽 불편했다.“강유이 씨, 잠깐 에어컨 있는 방으로 가서 휴식하셔도 돼요.”“강유이 씨, 뭐 좀 마실래요?”옆에 있던 스텝들이 열정적으로 챙기자 강유이가 난감한 표정으로 웃으며 답했다.“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러실 필요 없어요. 이제 곧 다음 신이 시작되기도 하고, 여러분들의 귀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이틀간 함께 있으면서 스텝들은 강유이가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도 너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문에 다들 그녀를 무척 좋아하고 있었다.하지만 촬영장 내 일부 ‘검은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그 장면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기도 했다.#강유이 촬영장에서 특별 대우. 스텝들을 노예로 부려#몇 장의 사진과 함께 첨부된 글은 곧바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부잣집 딸의 거짓된 선량함은 열성팬들의 극성으로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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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8화

그녀한테는 매력이 있었다. 의지도 강하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심지어 집안까지 감히 자신과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그녀는 오직 스스로의 노력과 힘으로 오늘날까지 오게 되었다. 하지만 강유이는 그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그런데 본인이 노력까지 하니 이제 자신을 초과하는 건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었다.임석진은 너무 현명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것이다.사무실에서 나온 우영이 휴게실로 돌아갔다. 한 여자 연예인이 웃으며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우영 언니!”우영이 그녀를 돌아보았다.“무슨 일 있어?”“아직도 강유이 때문에 신경 쓰여요? 걱정 말아요. 비록 주인공 역할을 받긴 했지만 이 정도로 공격받았는걸요. 제 생각에는 분명 어딘가에 몰래 숨어서 눈물 콧물 질질 짜고 있을 거예요.”우영이 멈칫거리더니 곧바로 그녀의 말을 정정했다.“유이 씨는 네 생각처럼 그렇게 나약하지 않아.”“그렇다고 해도 뭐 어쩌겠어요. 촬영팀에서 그 여자한테 특별대우를 해준 건 사실이잖아요. 지금까지 해명하지 않는 것만 봐도 뻔하잖아요. 분명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거예요.”우영이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그쪽 촬영팀 일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어?”여자 연예인이 우영의 곁에 바싹 붙으며 말했다.“강유이 그 여자가 하는 짓이 눈에 거슬리잖아요. 그래서 그쪽 촬영팀 사람한테 부탁 좀 했죠.”“그럼 이 일을 벌인 사람이 너란 말이야?”우영이 놀라 되물었다.“너 미쳤어? 임 매니저님한테 들킬 게 겁나지도 않아?”여자가 콧방귀를 뀌었다.“겁날 게 뭐가 있어요. 강유이가 거드름을 피우면 임 매니저님이 먼저 그 여자를 버릴걸요. 임 매니저님은 자기 밑에 있는 연예인이 거드름 피우는 걸 가장 싫어하시잖아요.”우영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윤수아, 너 지금 당장 글 올린 사람한테 연락해서 그거 지우라고 해.”윤수아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왜 그래야 하는데요. 그게 사실이잖아요.”“내 말 들어.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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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9화

진예은이 봤다면 한태군도 봤을 가능성이 있었다.가뜩이나 바쁜 한태군한테 그녀의 일로 걱정 거리를 더 만들어준다면 너무나 미안할 것 같았다.강유이의 걱정을 알아차린 진예은이 웃으며 말했다.“걱정 마. 아직 외부에까지 공개적으로 소문나지는 않았으니까. 나도 인스타에서 봤어. 한태군 그 일벌레는 인스타 할 시간도 없을 테니까.”강유이는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못 봤다면 다행이야. 난 태군 오빠가 내 일로 신경 쓰지 말았으면 좋겠어.”“유이야…”진예은이 우물쭈물하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강유이는 그녀한테 어떤 고민이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물었다.“왜 그래?”“예전에 네가 나보고 네 매니저 하라던 그 말, 아직도 유효해?”강유이가 잠시 멈칫거렸다.“진지하게 생각해 준거야?”그녀가 웃으며 말했다.“네가 진심으로 물어봤으니까, 당연히 나도 열심히 고민했지. 그리고 만약 내가 연예계로 발을 들이게 되면 분명 글 쓸 시간도 없게 될 거야. 그럴 바에야 연예인 매니저를 하는 게 낫지 않겠어. 어쩌면 나중에 내가 너를 주인공으로 글을 쓸 수도 있고 말이야.”“좋아. 그럼 꼭 그렇게 하는 거다. 내 로드 매니저 자리는 너를 위해 남겨 둘게!”전화를 끊은 후 진예은은 미리 준비해둔 퇴학 신청서를 학교 메일로 전송했다.다음날 경역학과.스포츠머리를 한 남자가 반재신을 찾으러 농구장으로 들어왔다.“반재신!”다른 학생들과 한창 농구를 하고 있던 반재신이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고, 공을 팀원에게 넘기고 그에게 다가갔다.“무슨 일이야.”급하게 뛰어온 건지 남자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숨을 몰아쉬었다.“진… 진예은이 퇴학 신청했대.”반재신의 눈이 커다래지더니 남자의 말을 더 기다리지 않고 곧장 밖으로 나가버렸다.“야, 너 어디 가.”남자는 더 이상 반재신을 쫓아갈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와 함께 농구를 하던 팀원이 다가와 물었다.“재신이 왜 저래?”“나도 몰라.”스포츠머리 남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난 그냥 진예은이 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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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0화

진예은이 그의 옷을 잡아당겼다.“그렇다고 해도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얼른 내 휴대폰 돌려줘.”“싫어.”“반재신, 너 정말 왜 이래!”그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럼 너 절로 가져가.”진예은이 한숨을 내쉰 후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녀가 곧장 그의 호주머니로 손을 뻗었다. 그때, 반재신이 갑자기 그녀의 팔목을 잡더니 힘껏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미처 방어할 틈이 없었던 진예은이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겼다.놀란 그녀가 순식간에 그의 품에서 굳어버렸다.반재신이 손을 들어 올리더니 그녀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번뜩 정신을 차린 진예은이 그를 밀어냈다. 그녀가 무의식적으로 목을 만졌다.그녀의 눈에 나침반 모양의 목걸이가 보였다.그건 분명 그날 CD 브랜드 매장에서 봐두었던 그 목걸이였다.반재신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뭐, 그럭저럭 봐줄 만하네.”진예은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겨우 말을 꺼냈다.“네가… 왜 이걸 나한테 줘?”반재신의 표정이 어딘가 이상했다.“내가 너한테 목걸이를 선물했잖아. 아직도 그 의미를 모르겠어?”진예은은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에게 목걸이를 선물한 의미라…설마 그녀가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아니겠지?하지만,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반재신이 그녀 앞으로 불쑥 다가오더니,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쌌다. 그녀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따뜻한 온기가 입술에 전해졌다.진예은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그녀가 그의 가슴 위에 손을 얹고 막 밀치려던 그때, 반재신은 이미 그녀에게서 한걸음 물러섰다.“휴대폰을 찾고 싶으면 네가 직접 나를 찾아와.”그러더니 몸을 돌리고 그대로 가버렸다.진예은만이 홀로 그곳에 남게 되었다. 그녀는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한참 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두 날 뒤, 강유이는 임석진의 안배 하에 공개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기자들이 각종 난감한 질문을 해댔지만 강유이는 시종일관 떳떳하게 카메라를 마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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