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하고 있던 강유이는 아파서 끙끙댔다. 팔은 얼얼했고 따끔거렸다.식은땀이 흘렀다. 얼굴은 창백해지고 어깨도 가늘게 떨렸다.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라고 소리 지르지 않았다.감독이‘컷’을 외치며 일어났다.“이번 장면 잘했어, 통과.”진예은은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다가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녀가 비명을 지른다. 아무래도 팔에 난 상처를 건드린 듯하다.진예은이 물었다.“유이야, 괜찮아?”강유이가 손을 흔든다.스태프들이 그녀의 등에 있는 스펀지 패드를 꺼냈다. 강유이는 팔을 맞았다는 사실을 끝내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진예은과 함께 옷을 갈아입으러 내려갔다.탈의실 안. 강유이는 옷을 벗었고 팔뚝에는 선명한 보라색 멍이 보였다. 아마도 채찍에 여러 번 맞은 듯했다. 아직도 반은 감각이 없는 느낌이었다.문을 밀고 들어오던 진예은이 푸르뎅뎅한 멍을 보고는 빠르게 다가왔다.“맞은 거야?”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괜찮아, 연기하면서 배우가 다칠 수도 있지.”“부었잖아, 잠깐만 기다려, 얼음팩 갖고 와서 냉찜질해 줄게.”진예은은 탈의실에서 나와 스태프들에게서 얼음팩을 받았다.한 승합차를 지나던 그녀의 귀에 갑자기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자천 씨, 방금 좀 심했는데 설마 의심하는 건 아니겠죠?”이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의심은 무슨, 연기하다 다치는 건 늘 있는 일이잖아요, 제가 연기에 몰입했다는 걸 의미하죠.”진예은은 멍해졌다.그녀는 발걸음을 늦추며 승합차로 다가갔다. 승합차에 가려진 시야 뒤로 남자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서자천과 한 여자 연예인이 포옹하는 모습이 보였다. 썸 타는 분위기였다.서자천이 품에 안고 있던 여자를 껴안고 키스하려고 하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그의 입술을 막았다.“자천 씨, 이러지 마세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요.”“호민 씨, 전 호민 씨를 위해 그런 짓까지 했는데 언제 보답할 건가요?”서자천은 손바닥을 매만지며 대담하고 건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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