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이가 까치발을 들고 손가락을 그의 입술 위에 가져다 댔다.“그럼 오빠한테…”그때 갑작스러운 휴대폰 벨 소리에 그녀의 말이 끊겼다. 강유이가 휴대폰을 확인하니 진예은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수락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진예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이야, 살려줘—”그대로 전화는 끊겨버렸다.강유이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전화 너머로 얼핏 둘째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한태군이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반재신이 진예은을 끌고 갔나 보네.”강유이가 한태군을 잡아끌었다.“태군 오빠, 도대체 우리 둘째 오빠와 예은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얘기하자면 복잡해.”호텔, 진예은은 순식간에 호텔 방 현관으로 밀쳐졌다. 그녀가 미처 방어할 새도 없이 그가 그녀를 벽에 밀쳤다. 서늘한 공기가 그녀를 덮쳤다.반재신이 억지로 그녀의 턱을 잡고 들어 올렸다. 그의 눈이 이글거렸다.“삼 년을 피해 다니더니, 이젠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한 거야?”그녀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가 그의 시선을 피했다.“피해 다닌 적 없어.”“그래?”그가 그녀의 얼굴을 억지로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만들었다.“나를 차단하고, 이사까지 한 뒤에 사라져놓고 안 피했다? 너 나 가지고 논 거냐?”서늘하게 가라앉은 그의 눈빛이 그녀를 압박해왔다. 그녀는 어디든 도망치고 싶었지만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그의 모습은 삼 년 전보다 훨씬 성숙하고, 잘생겨졌으며 예전보다 더 진중해진 것 같았다.그의 눈에서 그녀를 향한 분노와, 증오가 쏟아져 나왔다. 그 눈빛들이 마치 잘못한 사람은 그녀라고 탓하는 것만 같았다.확실히 그녀한테도 잘못이 있었다.삼 년 전 그 황당한 일을 벌이지 말았어야 했다.“반재신, 우린 원래 연락할 필요가 없는 사이였어.”“뭐라고?”그의 눈빛이 더욱 싸늘하게 가라앉았다.그녀가 피식 웃었다.“우린 그냥 하룻밤 함께 보낸 관계일 뿐이잖아. 설마 반씨 가문의 둘째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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