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1871 - Chapter 1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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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1화

얼마 지나지 않아 글을 작성한 장본인은 TY 엔터 임석진이 고용한 변호사한테서 고소장을 받게 되었다.임석진은 비록 매니저이지만 그 파급력이 대단했다. 순식간에 여론의 화살이 글을 작성한 사람한테로 돌아간 것이다.#임석진은 자기 소속사 연예인도 엄청 욕하잖아. 지난번 주계진이 싸움을 벌였을 때도, 임석진은 수많은 팬들의 욕을 먹을지언정 주계진한테 단단히 경고를 주었었어. 그런 사람이 강유이의 잘못을 감싸고돌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난 임석진의 말을 믿어. 글을 쓴 작자는 머리 좀 굴리지 그랬어. 상황 파악 하나 제대로 못 하고 말이야.##임석진이 어떤 사람인데. 그 사람이 누구 편드는 거 봤어? 자기 연예인도 거침없이 욕하는 사람이야. 주계진이 확실한 증거잖아. 만약 강유이가 정말로 거드름을 피웠다면, 임석진이 고소장까지 보냈겠어?#어마어마한 언론의 압박으로 인해 두 시간 만에 글을 올렸던 장본인은 모든 인스타 사진을 지워버렸다.매니저 사무실.강유이가 똑똑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라는 말이 들리자 그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매니저님.”마침 통화를 끝낸 임석진이 의자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번 일의 주모자를 찾아냈어. 그러니까 네 뜻대로 해.”강유이가 흠칫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잠시 후, 고 비서가 문제의 여자 연예인과 함께 임석진의 사무실로 들어왔다.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여자가 강유이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한눈에 보아도 강유이에 대한 증오가 깊어 보였다.임석진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윤수아, 이번 일이 너한테 어떤 후과를 가져다줄지 생각해 본 적 있어?”윤수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눈시울을 붉혔다.“저는 저 여자가 무슨 자격으로 연예계에 들어왔는지 모르겠어요. 그저 어렸을 때 구천광과 함께 영화 한 편 찍었을 뿐이잖아요. 구천광과의 인맥과 자기 집안 배경만 있으면 어디를 가면 성공하지 못하겠어요. 그런데 하필 TY 라니. 매니저님께서는 저 여자한테 처음부터 주인공 자리를 주셨잖아요. 저는 우영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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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2화

우영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는 임석진이 윤수아 일로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임석진은 윤수아와 우영의 사이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며칠 전 임석진이 그녀에게 했던 말도 경고성이 다분한 말이었다.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임석진이 윤수아 일로 자신을 의심한다고 해도 우영은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다. 벌어질 일은 어떻게든 벌어지기 마련이었다.“죄송합니다. 수아는 저 때문에 강유이 씨한테 불만이 생겼던 것 같아요.”“우영 언니, 이 일은 언니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결국 제가 언니한테 폐를 끼치게 되었어요.”윤수아의 마음도 괴롭긴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멋대로 꾸민 일이 결국 우영한테까지 불똥이 튀어 버린 것이다.임석진이 담배에 불을 붙이며 실눈을 떴다.“윤수아 네가 직접 TY와의 계약을 해지해.”우영이 깜짝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매니저님…”“우영이 넌 내 성질을 잘 알고 있겠지. 만약 이번 일이 너한테 발생했어도 난 똑같은 방식으로 처리했을 거야. 난 내 밑에 있는 연예인이 이런 꼴을 당하는 걸 절대 용납 못해. 이게 내가 너희들을 책임지는 방식이야.”임석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그가 차분하면 차분할수록 이번 일에 더 이상의 여지는 없다는 것을 뜻했다. 또한 이미 그가 결정을 내린 일이기에 아무도 그를 말릴 수 없었다.우영이 강유이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간절했다.“유이 씨, 수아 대신 제가 사과드릴게요. 수아가 절대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이 일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니까 제가 대신 해명할게요. 그래도 안 될까요?”“우영.”임석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눈으로 그녀에게 경고했다.“매니저님, 수아와 저는 친자매와도 같은 사이에요. 애초에 수아는 저 때문에 TY로 들어오게 된 거니까요. 저를 벌하셔도 돼요. 그러니까 수아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우영 언니…”윤수아는 우영이 이렇게까지 자신을 위해 애원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순식간에 윤수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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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3화

우영조차도 삼 년 내로 무비 퀸이 될 자신이 없었다.강유이가 어깨를 으쓱거렸다.“저는 결정했어요.”그러더니 윤수아를 보며 물었다.“내기할래요?”윤수아는 순간 뭐라고 답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 강유이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연예계를 은퇴하겠다는 말까지 내뱉었다. 그녀는 차마 강유이가 허황한 꿈을 꾸고 있다고 비웃지 못했다.아무리 자신이 강유이를 싫어한다고 해도 이런 순간에서까지 강유이를 비웃을 수는 없었다.윤수아가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좋아요. 분명 강유이 씨 본인 입으로 직접 말한 거예요. 그 내기 받아들일게요. 만약 강유이 씨가 성공한다면 제가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강유이 씨한테 사과하겠어요.”강유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콜.”강유이는 인스타에 새로운 글을 계시했다.#삼 년 후, 무비 퀸이 되는 거야!#그녀가 올린 글에 팬들의 의견이 분분했다.#강유이, 이번 일로 충격을 너무 크게 받은 거 아니야?##강유이 파이팅. 우린 널 믿어!##우리 유이가 다 커서 무비 퀸에 도전하다니. 내가 다 대견스럽네!##삼 년 후, 무비 퀸과 결혼.#침대에 누워있던 강유이가 마지막 댓글을 확인한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댓글을 단 사람은 프로필 사진조차 걸려있지 않았다. 이제 막 새로 등록한 아이디 같았는데 오직 그녀 한 사람만 팔로워하고 있었다. 주소는 Y 국으로 되어있었고 특별히 VIP 회원까지 등록한 상태였다.그의 상태와 글은 십분 전에 발표한 것이었다.강유이는 번뜩 누군가가 떠올랐다. 그녀가 상대에게 디엠을 보냈다.“태군 오빠?”상대 쪽에서는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 얼마 후, 한태군한테서 문자가 왔다.“나인 줄 어떻게 알았어?”강유이가 침대에 엎드려 답장했다.“보는 순간 오빠라고 생각했어.”한태군: 그럼 내 프러포즈 받아주는 건가?그 말을 확인한 강유이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오빠 하는 거 봐서.”한태군: 알았어.강유이는 휴대폰을 품에 안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녀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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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4화

반재신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더니 곧이어 빠르게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진짜 돌려받고 싶어?”“응. 그러니까 빨리 돌려줘.”“지금?”진예은의 뇌는 이미 알코올에 젖어 있었다.“그래!”반재신이 전화를 끊었다. 화가 난 진예은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가 전화기 선을 잡아당기자 수화기가 카펫 위로 떨어졌다. 진예은이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중얼거렸다.“나쁜 자식, 왜… 왜 나한테 키스한 거야.”반재신이 집 앞에 차를 세웠다. 창문 너머로 여전히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거실이 보였다.그가 차에서 내린 후 문 앞에 멈춰 서서 초인종을 눌렀다.진예은은 어렴풋이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에 무거운 머리를 이끌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몸을 비틀거리며 문 앞으로 다가갔다.“누구세요?”그녀가 문을 열었다. 이미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상태라 겨우 문 옆에 기대 있는 게 전부였다. 흐릿한 시야로 익숙한 누군가의 형체가 어렴풋이 보였다.반재신은 그녀한테서 나는 코를 찌르는 듯한 알코올 향에 미간을 찌푸렸다.“야밤에 이 정도로 취해서 나한테 주정까지 부린 게, 고작 이 낡아빠진 휴대폰 때문이라고?”“반… 반재신?”진예은은 애써 집중해서 눈앞의 사람을 보고 나서야 겨우 그가 누군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녀가 그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휴대폰.”반재신이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진예은이 얼른 그의 팔을 잡았다.“넌 들어오면 안 돼. 내 휴대폰—”현관 카펫에 발이 걸린 진예은이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넘어지기 전 그의 외투를 잡아당기고 있었던 탓에 그의 외투도 절반 정도 벗겨진 상태였다.반재신이 아예 외투를 벗더니 몸을 숙이며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이 여자가 그전에는 내 바지를 벗기려 하더니, 이젠 내 옷을 벗기려 하네.”순간 몸이 공중에 붕 뜨자 진예은은 무의식적으로 그의 목을 껴안았다. 그녀가 실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그녀의 착각일까? 순간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이 예전보다 훨씬 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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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5화

대선배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마음가짐이에요. 꾸준히 자기 연기 실력을 닦아내는 거야말로, 연기자가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이죠.”강유이가 고개를 돌렸다. 곧이어 사람들 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떨어져 있는 주계진의 모습이 보였다. 주계진은 파티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생각도 없이 여전히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었다.그녀가 주계진 쪽으로 다가가 기둥 뒤에 멈춰 섰다.“여기 숨어서 뭐해요?”술을 마시던 주계진이 멈칫거리더니 그녀를 흘겨보았다.“원래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강유이가 팔짱을 끼고 기둥에 몸을 기댔다.“그쪽은 회사 다른 연예인들과 잘 지내볼 생각은 없어요?”그가 쯧 하고 짧게 혀를 차더니 술잔에 담긴 술을 바라보았다.“됐어요. 난 저 사람들과 달라서, 함께 어울리지 못해요.”강유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주계진이 그녀를 돌아보더니 입꼬리를 씩 올리며 웃었다.“그런데 아가씨, 삼 년 뒤에 무비 퀸이 되겠다고 큰소리쳤다면서요? 구라 한 번 거창하게 치네. 내가 웬만해서 다른 사람들을 칭찬 안 하는데, 아가씨 배짱은 칭찬해 줄 만하네요.”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구라 아니에요.”“무비 퀸이 되면 뭐가 좋죠? 그냥 명성일 뿐이잖아요. 반씨 가문은 돈도 명예도 다 가진 가문인데, 무비 퀸 같은 게 되지 않아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잖아요.”“달라요.”“뭐가 다르다는 거죠?”주계진이 그녀를 돌아보았다.강유이가 시선을 내려뜨렸다.“난 강한 사람이 아니에요. 많은 일들을 혼자 결정할 수 없죠. 아무리 집에 모자랄 것 없고, 나를 아껴주는 오빠 둘까지 있다고 해도 언제까지 그들의 보호 아래에서 살 수 없어요. 그렇게 아무것도 못하는 삶은 폐인이나 마찬가지니깐요. 그런 삶은 내가 원하는 게 아니에요.”주계진이 중얼거렸다.“폐인이라…”그의 아버지는 자주 그를 폐인이라고 욕했었다.하지만 그는 폐인이 꼭 나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 걱정 거리가 많아, 폐인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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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6화

우영이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너무 축하해요. 정말로 그 어려운 걸 해냈네요.”윤수아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내가 졌어. 약속대로 할 테니까 잘 봐.”그녀가 기자들 앞으로 나섰다.“여러분,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삼 년 전, 저는 강유이 씨를 질투하여 일부러 그녀를 모함했습니다. 때문에 오늘 전 이 자리를 빌려 모든 분들 앞에서 강유이 씨한테 공개적인 사과를 하려고 합니다.”그녀가 강유이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미안해요. TY 과는 당장 계약 해지할게요.”모든 기자들이 그 장면을 찍어댔다.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다.강유이가 그녀의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녀를 일으켜 세우면서 그녀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해지하면 제가 유성 엔터를 소개해 줄게요.”윤수아가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당신…”“윤수아 씨도 데뷔한 지 오래되었잖아요. 분명 유성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윤수아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울다가 웃으며 강유이를 덥석 껴안았다.“유이 씨, 어쩜 이렇게 사람이 좋아요. 저 앞으로 절대 유이 씨를 욕하지 않을게요. 엉엉~”모든 사람들이 돌아간 후, 강유이는 주차장에 서있는 롤스로이스 쪽으로 다가가 차 문을 열었다. 차 안에 앉아있던 반재신이 노트북을 닫으며 그녀를 돌아보았다.“무비 퀸이 된 거 축하해.”강유이가 차에 올라타며 반재신을 쭉 훑어보았다.“오빠는 이제 점점 더 대표다워지는 것 같아.”반재신은 2년 전에 귀국해 AM 그룹을 계승 받았다. 지난 몇 년간 그는 여전히 독설을 날리긴 했지만 예전보다는 제법 진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는 점점 아빠를 닮아갔다. 그에게는 오직 일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엄마마저 그가 외국에서 어떤 충격을 받은 게 아니냐며 놀렸었다. 하지만 그가 그곳에서 도대체 어떤 일을 겪었는지 강유이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그녀가 그에게 물었지만 반재신은 대답해 주지 않았다.그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말했다.“뭐가 점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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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7화

강유이가 길에 차를 세운 후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때 차 문이 벌컥 열렸다. 강유이가 조수석에 올라탄 여자를 돌아보았다.“너…”“머리 스타일 좀 변했다고 못 알아보는 거야?”진예은이 선글라스를 벗었다.강유이가 웃음을 터뜨렸다.“너 파마도 했어?”검은 생머리였을 때보다 지금의 파마머리가 훨씬 진예은한테 잘 어울렸다.과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에게 따듯함을 느끼게 하는 성숙하고 자유분방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차가 여유롭게 도로를 내달렸다. 강유이는 진예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중에 일부러 둘째 오빠 이야기를 꺼내봤지만 진예은은 어색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릴 뿐이었다.“그래. 회사를 이어받았다니, 잘 됐네.”강유이가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예은아, 너랑 둘째 오빠 사이에 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녀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아니. 무슨 일이 있었겠어. 나와 그 사람의 관계를 네가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빠르게 그녀가 화제를 돌렸다.“그런데 한태군은 아직 너 보러 안 왔어? 오빠 한 달 전에 이미 TY 엔터 주주 자리를 꿰찼을 텐데.”강유이가 갑자기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녀가 놀란 표정으로 진예은을 돌아보았다.“뭐?”TY 엔터.강유이는 빠르게 행정 부문으로 달려갔다. 과연 그녀는 복도에서 익숙한 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유준이었다.전유준이 이곳에 있다는 건 한태군도 여기 있다는 걸 뜻했다.역시 진예은은 그녀를 속이지 않았다!강유이를 발견한 전유준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오랜만입니다, 강유이 씨.”강유이의 시선이 유리 너머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회장과 마주 보고 있는 남자는 교만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다.파란색 정장이 넓은 그의 몸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었다. 그의 옆모습이 얼핏 보였다. 그윽한 눈매에 기다란 속눈썹, 오뚝한 콧날, 그는 살아있는 조각상처럼 그곳에 고고하게 앉아있었다.전유준이 문을 열었다. 회장이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이 왔구나. 소개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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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8화

강유이가 까치발을 들고 손가락을 그의 입술 위에 가져다 댔다.“그럼 오빠한테…”그때 갑작스러운 휴대폰 벨 소리에 그녀의 말이 끊겼다. 강유이가 휴대폰을 확인하니 진예은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수락 버튼을 누르자 곧바로 진예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이야, 살려줘—”그대로 전화는 끊겨버렸다.강유이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전화 너머로 얼핏 둘째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한태군이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반재신이 진예은을 끌고 갔나 보네.”강유이가 한태군을 잡아끌었다.“태군 오빠, 도대체 우리 둘째 오빠와 예은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그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얘기하자면 복잡해.”호텔, 진예은은 순식간에 호텔 방 현관으로 밀쳐졌다. 그녀가 미처 방어할 새도 없이 그가 그녀를 벽에 밀쳤다. 서늘한 공기가 그녀를 덮쳤다.반재신이 억지로 그녀의 턱을 잡고 들어 올렸다. 그의 눈이 이글거렸다.“삼 년을 피해 다니더니, 이젠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한 거야?”그녀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가 그의 시선을 피했다.“피해 다닌 적 없어.”“그래?”그가 그녀의 얼굴을 억지로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만들었다.“나를 차단하고, 이사까지 한 뒤에 사라져놓고 안 피했다? 너 나 가지고 논 거냐?”서늘하게 가라앉은 그의 눈빛이 그녀를 압박해왔다. 그녀는 어디든 도망치고 싶었지만 빠져나갈 곳이 없었다.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그의 모습은 삼 년 전보다 훨씬 성숙하고, 잘생겨졌으며 예전보다 더 진중해진 것 같았다.그의 눈에서 그녀를 향한 분노와, 증오가 쏟아져 나왔다. 그 눈빛들이 마치 잘못한 사람은 그녀라고 탓하는 것만 같았다.확실히 그녀한테도 잘못이 있었다.삼 년 전 그 황당한 일을 벌이지 말았어야 했다.“반재신, 우린 원래 연락할 필요가 없는 사이였어.”“뭐라고?”그의 눈빛이 더욱 싸늘하게 가라앉았다.그녀가 피식 웃었다.“우린 그냥 하룻밤 함께 보낸 관계일 뿐이잖아. 설마 반씨 가문의 둘째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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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9화

그녀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삼 년 전 그날 아침과 똑같았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반재신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함께 밤을 보내고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도대체 어떻게 그가 무슨 마음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단 말인가?사실 삼 년 전 그날 밤 일을 그녀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술에 취해 이성을 잃었던 게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나 멀쩡했다.가끔은 그날 밤에 정말로 술에 만취해서 이성을 잃었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러면 그날 밤의 일에 대해 이렇게 모든 걸 기억하고 있지 않아도 되니까.하지만 그 일은 마치 뇌에 새겨지기라도 한 듯이 어떻게 해도 잊히지 않았다.매번 그 일을 생각할 때마다 그녀는 그날 밤 술에 취해 반재신한테 전화를 걸었던 걸 후회했다. 차마 그를 밀어내지 못했던 걸 후회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녀는 그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몰라 지금껏 피해 다녔었다.어차피 실수로 벌어진 일이었기에 자신이 피하면 그 일이 잊힐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쩌면 반재신도 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그런데…진예은이 머리를 뒤로 기댄 후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다.“왜 이렇게 되어버린 거야.”그녀는 옷을 정돈하고 거실로 나가 가방을 뒤적여 휴대폰을 꺼냈다. 화면에는 강유이한테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 다섯 통과 세 개의 문자메시지가 있었다.그녀는 우선 유이한테 전화를 걸었다.잠시 후 유이가 전화를 받았다.“예은아, 우리 오빠가 대체 너를 어디로 끌고 간 거야? 너 괜찮아?”진예은이 시선을 내려뜨리며 답했다.“괜찮아. 내 걱정은 하지 마.”“예은아, 너랑 우리 오빠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우리 오빠가 저렇게 화를 내고 있어?”강유이는 반재신을 찾아갔었다. 그에게 진예은의 행방을 묻자 반재신은 강유이에게 신경 끄라고 말했다. 그는 진예은이 자기한테 잘못한 게 있다는 말만 했다.도대체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는 진예은도 알 수 없었다.화를 내고 있나…진예은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의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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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0화

강성연은 웃기만 하고 말을 하지 않았다.함께한 시간이 얼만데, 그녀는 그의 마음을 속속들이 꿰뚫어보고 있었다.그는 말로는 부정했지만, 사실 한태군을 제외하고 더 좋은 사위를 고르지도 못했다.한태군은 우수한 남자였다. 능력도 좋고 얼굴도 잘생겼으니 그런 사위를 놓치면 다른 집 자식들 좋은 노릇을 하게 될 게 분명했다.미리 손을 써 두는 게 현명한 일이었다.어느새 밤의 장막이 드리워졌다. 번화한 도시가 어느새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가득 찼다.화려한 조명이 가득한 골드 룸살롱에는 끊임없이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VIP 룸에서 반재신과 외국 투자자들이 사업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AM 그룹은 업무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엔터테인먼트, 건축업, 여행, 호텔과 레스토랑, 과학기술 연구 등등… 금융계의 거물이 될 정도니 절대 만만하게 생각할 그룹이 아니었다.때문에 AM 그룹과 합작하는 건 상대방에게 더없이 좋은 일이었다. 특히 반재신이 3D 입체 투영 기술에 흥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자 더욱 주동적으로 다가갔다.사업 이야기를 마친 후 비서가 상대방을 밖에까지 모셔다 준 후 다시 룸으로 돌아왔다.“대표님, 반씨 저택으로 돌아가실 건가요?”반재신이 눈을 감았다.“아닙니다.”그가 술잔을 내려놓더니 외투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호텔로 가죠.”비서가 차를 가지러 먼저 나갔다.반재신이 업소 밖으로 나오자 비서가 차를 몰고 반재신 앞에 멈춰 섰다.그가 차 문을 열고 올라타자 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는 곧게 앞으로 나아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그와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는 차 안에 한태군이 다리를 꼰 채 그 위에 노트북을 얹어 놓고 있었다. 화면에는 마침 3D 입체 투영 기술 계획안이 펼쳐져 있었다.그가 왼쪽 귀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은 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상대방이 뭐라 말을 하자 그가 담담하게 대답했다.“수고했어요.”통화를 마친 후 전유준이 백미러를 통해 그를 바라보았다.“왜 직접 반재신 대표님과 사업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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