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영은 두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더니 몸을 살짝 구부린 채 부드럽게 진정기의 팔 하나를 잡고 물었다."고모부?"여전히 움직임이 없는 남자는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고 목을 드러내며 얼어붙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주효영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머니 속에서 작은 약병 하나를 꺼냈다.그날 연필꽂이에 숨겨두었던 바로 그 약병이었다. 주효영은 약병을 바라보다가 기절해 있는 진정기를 보고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결심한 듯 재빨리 주머니에서 마스크와 주사기를 꺼냈다.마스크를 쓰고 주사기로 물약을 뽑아낸 다음 진정기의 목뒤 쪽을 겨냥하여 찔렀다.세 사람은 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주현철은 주효영의 방법이 진정기를 설득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고, 주 부인은 딸이 걱정됐고, 진가연은 아버지가 설득될지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두 사람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주 부인은 입술을 삐죽이더니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두 사람이 왜 아직도 안 나오는 거죠? 내가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요.”"보긴 뭘 본다는 거야! 아직도 얘기하고 있는 거 보면 심각한 일일 거야. 당신이 지금 가면 방해만 되지 않겠어? 당신은 항상 이런 식이지. 신경 써야 할 일은 모른 체 하고 쓸데없는 일만 상관하려 들고! 그러니까 오늘 같은 사달이 난 거 아니야!”주현철은 그녀를 뒤로 끌어당기며 불만을 토로했다.남편의 말을 들은 주 부인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내가 신경 써야 할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당신이 평소에 친구들과 술만 마실 줄 알았지, 우리 집에 신경 썼던 적이 있기나 한가요? 이제 와서 다 내 탓이라고요? 참나, 당신의 사업이 이 꼴이 되었을 때, 당신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대요?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 하나도 없으면서!""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왜 또 이야기가 거기로 새는 거야! 당신 같은 사람하고 얘기하는 건 정말 재미가 없어!"주현철이 손을 흔들며 조급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