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61 - 챕터 1570

2410 챕터

제1561화

주효영은 두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더니 몸을 살짝 구부린 채 부드럽게 진정기의 팔 하나를 잡고 물었다."고모부?"여전히 움직임이 없는 남자는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고 목을 드러내며 얼어붙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주효영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머니 속에서 작은 약병 하나를 꺼냈다.그날 연필꽂이에 숨겨두었던 바로 그 약병이었다. 주효영은 약병을 바라보다가 기절해 있는 진정기를 보고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결심한 듯 재빨리 주머니에서 마스크와 주사기를 꺼냈다.마스크를 쓰고 주사기로 물약을 뽑아낸 다음 진정기의 목뒤 쪽을 겨냥하여 찔렀다.세 사람은 거실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주현철은 주효영의 방법이 진정기를 설득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고, 주 부인은 딸이 걱정됐고, 진가연은 아버지가 설득될지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한 시간 가까이 기다렸지만 두 사람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주 부인은 입술을 삐죽이더니 더는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두 사람이 왜 아직도 안 나오는 거죠? 내가 가서 확인해 봐야겠어요.”"보긴 뭘 본다는 거야! 아직도 얘기하고 있는 거 보면 심각한 일일 거야. 당신이 지금 가면 방해만 되지 않겠어? 당신은 항상 이런 식이지. 신경 써야 할 일은 모른 체 하고 쓸데없는 일만 상관하려 들고! 그러니까 오늘 같은 사달이 난 거 아니야!”주현철은 그녀를 뒤로 끌어당기며 불만을 토로했다.남편의 말을 들은 주 부인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내가 신경 써야 할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당신이 평소에 친구들과 술만 마실 줄 알았지, 우리 집에 신경 썼던 적이 있기나 한가요? 이제 와서 다 내 탓이라고요? 참나, 당신의 사업이 이 꼴이 되었을 때, 당신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갔대요?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 하나도 없으면서!""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왜 또 이야기가 거기로 새는 거야! 당신 같은 사람하고 얘기하는 건 정말 재미가 없어!"주현철이 손을 흔들며 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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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2화

주효영이 앞에서 걷고 진정기는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주효영은 걸으면서 진정기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고모부, 제가 잘못한 거 알아요. 가연이 일은 제가 정말 죄송해요."주효영의 목소리만 들리고 진정기가 대답하는 목소리라 들리지 않아 이상하다고 느끼던 찰나, 진정기가 걸어 나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거실 한가운데에서 주효영이 걸음을 멈추자, 진정기도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두 사람은 세 걸음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 주효영은 진정기를 향해 돌아서서 고개를 약간 숙이고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고모부, 제가 철이 없었다는 거 알아요. 가연이에게 미안한 것도 알아요. 하지만 이 일은 국가의 안전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니 신중하게 고려해 주셨으면 해요.""응, 알았어."그녀의 말에 진정기는 담담하게 말했다.그의 목소리는 이전처럼 날카롭고 차가운 목소리가 아닌 차분하고 훨씬 부드러운 목소리였다.이 말을 들은 주 부인은 순간 기뻐했다.고개를 돌려 남편을 바라보니 그의 눈에도 기대감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그리고 백신 프로젝트에 대해 ……."주효영이 다시 말했다."잘 생각해 볼게."진정기는 즉시 대답했다.주현철은 자기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 너무 흥분해서 기절할 뻔했다.이…….이게…….‘우리 딸 능력 있네!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눴길래 태도가 이렇게 변한 걸까? 그 연구소의 비밀이라는 게 정말 대단한 거였나 보군! 정말 태세 전환이야!’거실에 있던 사람 중 진가연만 믿기지 않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아빠?!”진가연은 빠르게 진정기 앞으로 걸어가 자기의 아버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정기가 왜 갑자기 태도를 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아버지의 소매를 잡으며 물었다.“그럼 신고 안 하실 거예요?”“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한 가족이잖아.”진정기는 깊게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돌려 진가연을 바라보았다.“가연아, 네 사촌 언니도 순간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했어.”진정기의 말에 진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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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3화

"가연아?"주 부인은 약간 화가 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이런 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니 이보다 더 기쁠 수 없었지만 진가연은 이대로 그들을 보낼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아빠!"진가연은 격앙된 목소리로 진정기 앞에 서서 진정기의 진짜 속마음을 알고 싶다는 듯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효영언니가 아빠한테 뭐라고 한 거예요? 왜 마음을 바꾼 거예요! 내가 받은 상처 돌려주겠다고 했잖아요! 근데 왜 그냥 보내주는 거예요?!""가연아……."주 부인은 진가연의 말에 조금 화가 났다."네 아버지가 이렇게 결정했다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이야? 꼭 네 언니를 벼랑 끝까지 내몰아야 속이 후련하겠어? 외삼촌과 외숙모가 이 나이에 감옥에 가서 네 언니 면회나 하게 하고 싶은 거야? 돌아가신 네 엄마를 봐서라도 한번 용서할 수 없겠니?”"피를 나눈 자매인데 이 정도 잘못도 용서할 수 없는 거야?"지금 진가연을 바라보고 있었던 주 부인의 눈빛은 이전만큼 자애롭지 않았다. 그녀 지금 진가연의 행동에 매우 화가 나 있었다.자기가 진가연의 병을 낫게 하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닌 건 진정기앞에서 잘 보이려 한 것도 있었지만, 고생을 많이 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진가연은 지금 옛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기필코 주효영을 감옥에 가두려는 생각이다.‘옛말은 하나 틀린 게 없어.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야!’주 부인이 무슨 말을 하건 진가 연은 주 부인에게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그녀는 지금 자기의 아버지가 왜 이렇게 변한 건지 알고 싶었다.“아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건 상관하지 않아요. 난 아빠가 지금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어요!”진가연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것 같은 눈으로 진정기를 바라보았다.꼭 주효영을 감옥에 가두는 게 목적은 아니었다. 그저 아버지의 태도가 어떤지 그게 중요했을 뿐이다.계단에서 넘어진 사건이 일어나고, 진가연은 자기의 아버지가 아직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의 편을 들어준다는 사실에 기뻐했었다.하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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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4화

모두가 진가연을 부축하려 하지 않았고 진가연은 홀로 버둥거리며 땅에서 일어났다.진가연은 눈물이 가득 찬 두 눈으로 아버지를 한번 바라보았다. 진정기는 무심한 눈빛으로 자기를 바라보며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그러자 진가연은 입술을 깨물더니 그대로 뛰쳐나갔다.그런 진가연의 모습을 보던 주 부인이 안쓰러움에 진정기에게 말했다.“가연 아빠…….”“내버려 둬.”진정기는 이렇게 말한 후 그대로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정말 진가연을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인가 보다.주 부인은 그의 반응에 어리둥절해졌다.결론은 만족스러웠다. 아니, 만족하는 것도 모자라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진정기의 변화는 너무 갑작스러웠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진정기가 생각을 바꾸었다고 해서 진가연에게까지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 건 이해가 가지 않았다.하지만 주 부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행여나 자기가 말을 잘못해서 진정기가 다시 생각을 바꿀까 봐 말을 아꼈다.주씨 부부와 주효영은 차에 올라타 빨리 이 집을 떠나려 했다.차에 올라탄 주 부인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효영아, 도대체 네 고모부하고 무슨 말을 한 거야?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생각을 바꾼 거지?”주효영은 차에서 비닐봉지 하나를 꺼내 주머니 속에 있던 마스크와 장갑을 꺼내 봉투에 집어넣었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그저 연구소에 관한 이야기일 뿐이야…….”“연구소에 관한 무슨 이야기인데?”주현철도 사실 궁금해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자기도 진정기를 설득하지 못했는데 주효영이 말 몇 마디로 그를 설설득하는 데 성공한 게 .오늘 진정기의 모습은 그를 놀라게 했다. 십몇 년 동안 그를 알고 지내면서 이런 진정기를 본적이 없었다.항상 무뚝뚝하고 올곧던 진정기가 주효영 앞에서는 그렇게 강경한 태도가 아닌 걸 발견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효영이보고 설득하라 할걸!’“만약 내가 말하지 않겠다고 하면 아버지는 또 날 때릴 생각이죠?”주효영은 부어오른 자기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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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5화

두 걸음 걸어가다 문득 뭔가 생각이 난 한소은이 남자에게 말했다.“점심에는 부추로 요리하지 마요.”남자는 대답 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소은은 약을 들고 지하실로 걸어갔다.김서진은 이제 기침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았다.지금 그는 점차 회복하는 중이다. 얼굴에는 혈색이 돌았고 기력도 많이 회복된듯해 보였다.한소은은 그의 맥을 짚어보고 전에 자기가 줬던 향낭 속의 약초를 결합해 진단을 내렸는데 김서진의 몸에 침투한 바이러스는 그녀가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지 않았다.다만, 조금 골치 아픈 부분이 있다면 이 바이러스는 너무 교활했다. 아침에는 맥이 정상적이었지만 저녁만 되면 바이러스가 활기찼다. 특히 늦은 밤에는 더욱 심했다.이 바이러스는 자기 자신을 잘 숨길 줄 알았다.솔직히 말해서, 한소은이 지금껏 의학을 배워왔지만, 이런 바이러스는 본 적 없었다. 어느 의학책에도 고서에도 기재되지 않았던 바이러스다.그녀는 이 바이러스가 연구소의 프로젝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확신했다.“약 먹을 시간이에요.”한소은은 그릇을 김서진에게 건네주었다.김서진은 고분고분하게 그릇을 받아 들고 마스크를 조금 내려 약을 쭉 들이켰다. 한약으로 만든 약이어서 쓸 만도 한데 그는 눈썹 하나 찌푸리지 않았다.한소은은 이 약이 얼마나 쓴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약을 들이켜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사실 약을 끓이면서 한소은은 조금 맛본 적이 있었다. 얼마나 쓴지 당장이라도 혀를 설탕 속에 넣고 싶었다.“얼마나 더 이 약을 마셔야 하는 거예요?”김서진은 마스크를 다시 잘 쓰고 고개를 들어 한소은을 바라보며 물었다.“음…… 삼일…….”한소은은 잠시 생각하다 말을 바꾸었다.“아니, 칠…… 팔일 더 마셔야 할 거 같아요.”그녀의 말속에는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 김서진은 단번에 그녀가 장난을 친 것이라는 걸 눈치챘다. 몸 상태가 이렇지 않다면 아마 당장 그녀를 품에 가두고 힘껏 뽀뽀했을 것이다.“하하하…….”김서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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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6화

한소은의 말을 들은 김서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만약 서한이 죽지 않고 살아서 도망쳤다면 분명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돌아오려 했을 것이다. 어떻게 돌아올지는 크게 걱정할 게 없었다. 자기와 함께 많은 죽을 고비를 겪었던 사람이니 그정도 생존능력은 있을 것이다.자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생사가 오가고고 있을 때 남아시아에서 서한을 찾으려 했는데 그가 어쩌면 국내로 돌아왔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몸이 편치 않아서인지 사고능력도 딸리는 것 같았다.“당신 말이 맞아요!”김서진은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사람을 시켜 국내에서 찾아보라고 해야겠어요!”남아시아보다 수색 범위가 넓었지만 김씨 가문이 오랜 세월 쌓아온 정보 자원이 상당했고, 김씨 가문의 사업도 전국에 퍼져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찾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다."네."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왠지 모르게 서한이 죽지 않았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그리고 그 느낌은 자기를 위로하려 그런 생각이 든 게 아니라 그가 정말로 괜찮을 거라는 확신에 찬 것이었다.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한소은은 이곳에 온 후부터 진동모드로 전환해 두었었다. 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오이연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 것을 보고 김서진을 흘끗 보더니 전화를 받기 위해 돌아섰다."여보세요, 이연아?"지하실의 신호가 좋지 않아서 그녀는 계단으로 올라갔다."언니, 지금 어디야?"오이연은 직설적으로 물었다."언니 집에 갔는데, 없더라고. 이틀이나 돌아오지 않았다던데.""응,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 왜 그러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한소은은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혹시 김서진 씨 찾으러 간 거야?"오이연은 의외로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예상을 벗어난 물음에 한소은은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일은 알려지면 안 되는 일이었기에 대답을 얼버무렸다.“무슨 일 있는 거야?”전화기 너머의 오이연도 잠시 침묵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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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7화

경찰이 원철수를 찾아내지 못한 것은 한소은도 예상했던 일이다. 어쩌면 진작에 눈치를 채고 원철수를 다른 곳으로 이송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탐지견도 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니! 그렇다는 건 원철수가 연구소에서 실종된 게 아니거나 그들이 무슨 수를 써서 원철수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는 것이다.“여보세요? 언니 듣고 있어?”한소은의 대답을 듣지 못한 오이연이 그녀를 불렀다.“듣고 있어.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아무것도 찾지 못했으니 경찰 쪽에서도 뭐라 말 못 하고 그냥 계속 수색한다고만 말했대.”잠시 멈칫하던 오이연이 말을 이어갔다.“근데 이 사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연구소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대.”"연구소를 옮긴다고?"한소은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어디로?""글쎄, 아직 부지 선정 중이라고만 했어. 확정되지 않은 거 같아."연구소를 옮긴다는 건 실제로 이상했다.‘그쪽에서 벌써 눈치를 채고 자리를 뜨려는 건가?’“응, 알았어. 이것 말고 다른 일은 없어?”한소은은 한숨을 내쉬더니 오이연에게 물었다.“없어. 아, 참, 한 가지 더 있었네…….”한소은은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에 오이연의 목소리를 듣고 핸드폰을 다시 귀로 갖다 대었다.“무슨 일?”“전에 언니하고 향수 계약 건을 제기했던 y국 쪽에 어떻게 답장 보냈어? 그쪽에서 다시 메일이 왔는데 며칠 후에 제성에 도착한대. 언니보고 시간 내서 얼굴 보고 얘기하자더라.”이렇게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여전히 올 것이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그리고 거절 의사를 밝힌 것임을 잘 알면서도 직접 만나러 오다니.상대방이 정말 제성에 오면 다시 거절하기가 어려울 것이다.잠시 침묵이 흐른 후 한소은이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알았어, 시간 정할게. 그 사람이 제성에 도착하면 그때 다시 얘기해!""응."오이연은 간단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지 않았다.한참이나 망설이다 결국 입을 열었다. "그…… 나한테 할 말 없어?""몸 잘 챙기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나도 네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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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8화

지하실에서 올라온 한소은은 집 밖으로 조금 더 걸어 나가서야 통화 버튼을 눌렀다.핸드폰의 위치 추적 기능은 꺼져 있었지만,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핸드폰을 추적할까 봐 그녀는 안심할 수 없었다."여보세요?"한소은이 전화를 받았을 때 전화기 너머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아닌 엉엉 우는 소리에 한소은은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귀에서 멀리 뗐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기 너머의 사람이 다 울 때까지 기다렸다.그러나 상대방은 멈출 생각이 없었고 울면서 말하기 시작했다."소은 언니, 나…… 엉엉…… 나…… 엉엉……."한소은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 다 울고 말해도 좋아."‘얘가 왜 이러지?’중요한 것은 진가연이 평소에는 이렇지 않았다. 그녀가 갑자기 이렇게 우는 걸 보면 뭔가 큰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원래 불만이 있어도 마음속에 담아두는 성격인데, 오늘은 갑자기 전화로 엉엉 울고 있었다."이제 다 울었어!"진가연은 이렇게 말했지만, 여전히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천천히 말해, 기다릴게. 아니면 나중에 다시 전화해도 되고!"한소은은 한숨을 쉬며 다소 무력한 기분이 들었다."끊지 마! ……."한소은이 전화를 끊을까 봐 진가연은 서둘러 킁킁거리며 힘겹게 목을 축였다.한소은은 전화기 너머에서 진가연이 울음을 그치려 노력하는 걸 알 수 있었다.그녀는 살짝 한숨을 쉬며 진가연이 마침내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소은 언니, 내 아빠가…… 변했어."이 말에 한소은은 어리둥절해졌다."네 아빠는 왜?"한소은은 진가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잠시 이해하지 못했다."오늘 외숙모와 외삼촌, 그리고 사촌 언니가 우리 집에 왔어. 아빠는 내가 독에 중독되었다는 일을 대놓고 그들에게 말하고 사촌 언니를 감옥에 가두어 벌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어.”진가연은 숨을 헐떡였지만 적어도 자기 말을 분명히 할 수 있었다.한소은은 그녀의 말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그래서?""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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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9화

"연구소의 비밀?!"한소은은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연구소! 또 연구소야! 모든 것이 다 그 연구소와 연결되어 있어!’자기가 떠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연구소에는 정확히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응."진가연은 이 사건들과 연구소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잘 몰랐고, 그저 마음속의 억울함을 토로할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다. 친구가 많지 않았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한소은이 떠올랐다."연구소의 …… 무슨 비밀?"한소은은 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진가연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모르겠어. 사촌 언니가 중요한 문제라면서 아빠와 단둘이 얘기해야 한다고 했어. 그런 다음 두 사람은 서재로 갔고 나중에 나오고 나니 아빠가 사촌 언니에게 설득당해 있었어"“아빠가 내가 독에 중독된걸 더 이상 따져 묻지 않는 건 둘째 치고 백신 프로젝트 어쩌고 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어.”한참이나 말하니 진가연은 조금 진정되었다. 더 이상 울지 않았지만 억울한 느낌은 여전했다. 그녀는 콧소리가 섞인 말투로 계속 말했다.“소은 언니, 내 사촌 언니가 아빠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누가 말 몇 마디로 아빠를 설득한걸. 본적 없었어.”"……."한소은은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멀리에는 하늘을 덮고 있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나무 속으로 걷다 안개가 자욱한 숲에 뛰어든 것처럼 모든 곳이 나무였고 모든 곳이 미스터리였으며 길을 찾을 수 없었다.모든 사건이 연구소와 관련된 이유가 무엇일까?"소은 언니?""네 아빠가 마음을 바꾸게 하려면 몇 마디 말로는 부족할 것 같아."한소은이 가볍게 말했다.진가연은 흠칫 놀라며 한소은에게 물었다."소은 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아무것도 아니야. 어쩌면 연구소와 관련된 일은 정말, 정말 중요해서 네가 독에 중독된 것도 잠시 제쳐둘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거겠지."한소은은 심호흡 한번하고 미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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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0화

"좋아, 그럼 네 아빠가 변했다고 치자.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네 아빠와 연을 끊기라도 하겠다는 거야?"한소은은 진가연이 홧김에 하는 말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말을 따라 그녀를 달래려 했다."못 끊을 것도 없지!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어?"진가연은 고집을 부리며 말했다.한소은은 그런 진가연의 말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웃어버렸다."두렵고 말고 문제가 아니잖아. 네가 정말 네 아빠와 연을 끊고 살 수 있을 거로 생각해?”“당…… 당연하지! 내가 못 할 거 같아?”“이 바보 같은 계집애야! 아빠와 한번 싸웠다고 연을 끊겠다는 거야? 다 큰 사람이 일의 장단점을 따져볼 줄도 알아야지! 어쩌면 네 아빠가 다른 생각이 있으실 수도 있잖아! 내가 네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조금 더 기다려 봐.”사실 한소은은 진씨 가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른다.그녀는 그곳에 있지 않았고 보지 못했지만 진가연의 말을 듣고 나니 분명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한소은은 진정기와 몇 번 만난 적 있었다. 그가 정말 진가연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건 눈에 보였다. 게다가 김서진이 자기 앞에서 진정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언급한 적 있었기 때문에 작은 이익을 위해 자기가 가장 아끼는 딸을 버리면서까지 타협할 것 같지는 않았다.어쩌면 말 못 할 비밀이 숨겨져 있거나 진정기가 따로 계획이 있는지도 모른다."장단점이 뭔데, 장단점이 뭔데! 아빠는 나를 버렸어!"진가연은 한소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아빠가 두 가지 선택지 중 자신을 포기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생각하지 마. 네 아빠는 널 아주 잘 보호 해 주셨어. 넌 아직 어려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아! 많은 것들은 표면적으로 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야.”“아무튼, 진정하고 잘 생각해 봐. 네 아빠가 네게 어떻게 잘해줬는지 생각해 봐. 정말 네가 생각한 것처럼 널 위하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인지. 그건 네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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