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비밀?!"한소은은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연구소! 또 연구소야! 모든 것이 다 그 연구소와 연결되어 있어!’자기가 떠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사이에 많은 일이 벌어졌다. 연구소에는 정확히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응."진가연은 이 사건들과 연구소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잘 몰랐고, 그저 마음속의 억울함을 토로할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다. 친구가 많지 않았던 그녀는 자연스럽게 한소은이 떠올랐다."연구소의 …… 무슨 비밀?"한소은은 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진가연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모르겠어. 사촌 언니가 중요한 문제라면서 아빠와 단둘이 얘기해야 한다고 했어. 그런 다음 두 사람은 서재로 갔고 나중에 나오고 나니 아빠가 사촌 언니에게 설득당해 있었어"“아빠가 내가 독에 중독된걸 더 이상 따져 묻지 않는 건 둘째 치고 백신 프로젝트 어쩌고 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어.”한참이나 말하니 진가연은 조금 진정되었다. 더 이상 울지 않았지만 억울한 느낌은 여전했다. 그녀는 콧소리가 섞인 말투로 계속 말했다.“소은 언니, 내 사촌 언니가 아빠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누가 말 몇 마디로 아빠를 설득한걸. 본적 없었어.”"……."한소은은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멀리에는 하늘을 덮고 있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나무 속으로 걷다 안개가 자욱한 숲에 뛰어든 것처럼 모든 곳이 나무였고 모든 곳이 미스터리였으며 길을 찾을 수 없었다.모든 사건이 연구소와 관련된 이유가 무엇일까?"소은 언니?""네 아빠가 마음을 바꾸게 하려면 몇 마디 말로는 부족할 것 같아."한소은이 가볍게 말했다.진가연은 흠칫 놀라며 한소은에게 물었다."소은 언니, 그게 무슨 말이야?""아무것도 아니야. 어쩌면 연구소와 관련된 일은 정말, 정말 중요해서 네가 독에 중독된 것도 잠시 제쳐둘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거겠지."한소은은 심호흡 한번하고 미간을
"좋아, 그럼 네 아빠가 변했다고 치자.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네 아빠와 연을 끊기라도 하겠다는 거야?"한소은은 진가연이 홧김에 하는 말이라는걸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말을 따라 그녀를 달래려 했다."못 끊을 것도 없지!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어?"진가연은 고집을 부리며 말했다.한소은은 그런 진가연의 말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 웃어버렸다."두렵고 말고 문제가 아니잖아. 네가 정말 네 아빠와 연을 끊고 살 수 있을 거로 생각해?”“당…… 당연하지! 내가 못 할 거 같아?”“이 바보 같은 계집애야! 아빠와 한번 싸웠다고 연을 끊겠다는 거야? 다 큰 사람이 일의 장단점을 따져볼 줄도 알아야지! 어쩌면 네 아빠가 다른 생각이 있으실 수도 있잖아! 내가 네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게 아니라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조금 더 기다려 봐.”사실 한소은은 진씨 가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른다.그녀는 그곳에 있지 않았고 보지 못했지만 진가연의 말을 듣고 나니 분명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한소은은 진정기와 몇 번 만난 적 있었다. 그가 정말 진가연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건 눈에 보였다. 게다가 김서진이 자기 앞에서 진정기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언급한 적 있었기 때문에 작은 이익을 위해 자기가 가장 아끼는 딸을 버리면서까지 타협할 것 같지는 않았다.어쩌면 말 못 할 비밀이 숨겨져 있거나 진정기가 따로 계획이 있는지도 모른다."장단점이 뭔데, 장단점이 뭔데! 아빠는 나를 버렸어!"진가연은 한소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아빠가 두 가지 선택지 중 자신을 포기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생각하지 마. 네 아빠는 널 아주 잘 보호 해 주셨어. 넌 아직 어려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아! 많은 것들은 표면적으로 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야.”“아무튼, 진정하고 잘 생각해 봐. 네 아빠가 네게 어떻게 잘해줬는지 생각해 봐. 정말 네가 생각한 것처럼 널 위하지 않고 자기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인지. 그건 네가 더
임상언이 원철수 앞에 서 있었고 그 옆에는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흰색 의사 가운을 입은 남자가 있었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남자는 주사기와 물약이 담긴 그가 가장 익숙한 쟁반을 들고 있었다.남자는 몸을 구부리고 원철수의 팔 하나를 잡고 바늘을 찔러 넣었다.모기에게 물린 것처럼 따끔함에 원철수는 몸부림치며 주삿바늘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아…… 아……."원철수는 입을 크게 벌려 소리를 내려고 애를 썼지만, 마치 누군가가 목구멍을 꽉 쥐고 있는 것처럼 소리를 낼 수 없었다.한참이 지나서 흰 가운을 입은 남자는 빈 주삿바늘을 뺐다. 알 수 없는 물약이 원철수의 몸에 들어간 것이 분명했다.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러났고 임상언만 그 자리에 서서 조용히 원철수를 지켜보았다.원철수는 욕을 퍼붓고 싶었다. 도대체 자기에게 무슨 약을 주입한 것인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그의 입은 마치 천근만근의 돌멩이에 짓눌린 것 같았다.아직 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죽은 것보다는 살아있는 것이 더욱 괴로웠다!예전은 적어도 자신이 연구소 지하에 갇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지금은 여기가 어디인지, 이 남자가 누구인지, 또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조금도 알 수 없었다.이 어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었다.원철수의 몸은 금방 반응이 생겼다. 덥고 짜릿한 느낌에 수만 마리의 개미가 혈관을 타고 기어가며 자기의 살을 물어뜯는 것 같았다. 괴로움에 울부짖고 싶었고 눈앞의 남자에게 욕을 하고 싶었다."아 ……."얼마 지나지 않아 원철수는 드디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원철수는 처음에 얼어붙었다가 순간 기쁨에 휩싸였다.그러고는 임상언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개X, 짐승 새끼!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들과 한통속이었어! 도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내 몸에 뭘 주입한 거야?
원철수의 말에 임상언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래도 완전 바보는 아니네!”"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한다고?!"너무 충격을 받아 원철수의 목소리가 갈라졌고, 짐작은 했지만,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역사에서 무자비한 무리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인체로 실험하는 건 거의 없었다.이건 반인류적이고 학살 적이며 국제기구의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실험이다.의학을 어떻게 연구하고 어떤 약을 발명 하더라도 실험하기 위해 살아있는 사람을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이들이 정녕 사람인가!’그리고 그들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자신은 이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임상언은 대답하지 않고 냉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안경 뒤의 눈은 심연처럼 깊어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뭘 쳐다봐, 내가 뭘 잘못 말했어?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했다면 당신들은 정말 짐승 같은 놈들이야! 아니! 당신들은 짐승보다 더 나쁜 놈들이야! 당신들, 당신들 ……."원철수는 욕을 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이 무언가에 꽉 막힌 듯 목구멍이 막혀서 숨이 찼다.그뿐만 아니라 몸의 나머지 부분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듯 불편했고 피부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어느 순간 그는 피부가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아 그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임상언은 여전히 옆에 서서 종이와 펜을 꺼내 들고 무엇을 기록하는지 원철수가 고통에 발버둥 치든 말든 모르는 체하며 서 있었다.이런 종류의 고통은 원철수를 다른 것에 신경 쓸 수 없게 만들었다.마치 달군 기름 안에 빠져 탈출 할 수도 이 고통을 끝낼 수도 없는 것 같았다. 원철수는 심장이 쿵쾅거리다 못해 가슴에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수년 동안 의사로서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아니 어쩌면 그런 환자를 직접 만나본 적도 없는 이상하고 고통스러운 감각이었다.고통과 투쟁은 얼마나 반복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한참이나 지속되다 마침내 고통이 서서히 진정되었다.원철수는 이미 식은땀에 푹 젖어 있었다. 더 이상 말을 할 힘도 없어
남자는 임상언이 가져온 결과를 만족해 하지 않은 것 같았다."그저 직관적으로 보이는 것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보스도 아시잖아요. 난 약에 대한 프로가 아니어서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임상언은 두 손을 벌리며 내 잘못이 아니라는 듯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사실 이런 건 주효영 씨가 해야 맞다고 봐요.""그러니까 지금 주효영 대신 당신을 보냈다고 불만이 있는 거야?”남자는 불쾌하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임상언을 바라보며 말했다.그의 목소리는 갈라질 대로 갈라져서 다른 사람이 듣기 거북했다.“그 뜻이 아니에요.”임상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그저 내가 이 분야의 프로가 아니니 데이터상으로 작은 오차가 있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은 거예요. 아무튼…… 나 때문에 실험의 진도에 차질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는 말이죠.”“음…….”진지하게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던 남자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주효영이 요즘 다른 실험을 하고 있어. 그 실험이 더 중요하고,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실험이야. 지금은 인력이 부족해. 그렇지 않았다면 널 여기로 보내지도 않았을 거야."임상언은 침묵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도 알아, 당신은 아직도 부드러움과 친절함을 버리지 못했어. 왜, 이런 실험을 하자니 마음이 약해지기라도 한 거야?”남자는 높은 의자에 서서 테이블 위로 올라가 임상 언 더욱 조금 더 높은 것에 섰다. 이게 그가 위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임상언을 내려다보았다."…… 조금요."임상언은 자신이 부인해도 남자가 믿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가볍게 말했다."허허허허 ……." 남자는 이상한 웃음을 터뜨리며 임상언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조금? 당신들은 정말 위선자야! 당신이 나를 위해 기꺼이 이런 일을 하고 내 명령을 기꺼이 수행하는 건 다 당신 아들을 위해서잖아!”“그래서 인간의 본성은 모두 이기적이라고 하는 거야. 친절한 척하는 이유가 뭐지? 이 실험이 성공하면 세상이 어떻게 뒤집
경찰이 얼마 전에 원래의 연구소를 조사했었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들의 관심을 끌었다.더군다나 이곳은 제성이다. 이런 곳에서 아무도 몰래 어떤 일을 벌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이런 낡은 병원의 지하실을 찾아낸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다.여기에 있어야만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고 조용히 실험할 수 있다."어렵긴 뭐가 어려워! 그냥 하기 싫은 것 같은데!"남자는 으르렁거렸다. 그는 임상언이 어떻게 연구소를 옮길 곳을 찾을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다만, 하루 종일 이런 곳에 있으면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이사할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하면 당신 아들은……."생각 끝에 남자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임상언을 협박했다.순간 임상언의 안색이 바뀌었다."내 아들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당신이 내 아들을 죽인다 해도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는 거예요. 나는 최선을 다했고, 실험도 곧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어요. 여기보다 더 눈에 띄지 않는 곳은 없다고요!”“게다가 여긴 병원이니 실험에 영향을 주지도 않아요. 다른 곳으로 옮겼다가 실험의 차질이라도 생긴다면 큰일이잖아요!”임상언은 그 남자가 정말 자기의 아들을 해칠까 봐 두려워 재빨리 말을 꺼냈다.그는 이미 아들에게 많은 걸 빚졌다. 더 이상 아이가 다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임상언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남자는 만족해했다. 남자는 그를 불안하게 만들고, 당황하게 만들고, 자신을 위해 일을 잘하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싶었다."알았어. 그럼 어쩔 수 없지!"남자는 손을 흔들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당신이 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진작에 다른 사람을 보냈으니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실험하기에 매우 크고 매우 적합한 장소로 연구소를 옮길 거야. 그러니 이 시간 동안 이사할 준비를 하면서 실험 관찰일지를 잘 기록해 둬. 나머지는 당신이 신경 쓸 거 없어."임상언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벌써 장소를 찾았다고요? 어딘데요?""그건 당신
깊은 잠에 빠진 듯 침대에 누워있는 김서진을 바라보는 한소은의 눈썹은 깊게 주름이 잡혀 있었다.한 손은 그의 맥을 짚으며, 두 눈은 가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그의 눈꺼풀을 들어 확인했다. 한소은의 표정은 점점 더 우울해졌다.그녀가 손을 놓은 후에야 옆에 있던 경씨가 입을 열었다."어때요?""바이러스가 변이한 거 같아요."그를 바라보며 한소은이 말했다."뭐라고요?!"경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의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뭔가 심각한 상황인 것은 알 수 있었다."서진 씨는 여기에 더 머물어선 안 돼요. 다른 곳으로 데려가야 해요."곰곰이 생각한 후 한소은이 경씨를 바라보며 말했다.경씨는 잠시 얼어붙었다가 급히 한소은의 말을 반박했다."안 돼요, 안 돼요. 완전히 나을 때까지 이곳을 떠나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전염될 거라고요.""전염성이 있다는 건 맞아요. 하지만 서진 씨가 더 이상 여기에 머물렀다간 목숨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워요. 이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고, 통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다시 변이를 일으킬지 아무도 모른단 말이에요. 급히 오느라 챙겨오지 못한 것들이 많아요. 서진 씨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치료해야만 살릴 수 있어요.”한소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했다. 이 말은 갑자기 생각난 말도 아니고 고집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 현재 상황은 벌써 그녀의 계획을 넘어섰다."하지만 ……."머리를 긁적이며 경씨는 약간 당황했다."당신이 서진 씨의 말을 듣고 그를 생각하고 있는 건 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처음때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요 알겠어요?""네?"‘하, 더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겠군.’한소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쨌든 지금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 그가 깨어날 수 있다면 분명히 내 결정에 동의할 거예요. 내가 모든 것을 준비하고 가는 길에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경씨는 눈을 깜빡이며 그녀의 말을 이해하는 듯했다."경씨, 손
이송 중 접촉했던 모든 사람이 보호 조치를 했다.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국내 전문가가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적이 있지만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금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시내의 대형 병원이 아닌 제성 외곽의 작은 병원을 선택한 이유도 도심의 밀집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가 퍼질까 봐 염려하고 있었고 두 번째는 작은 병원이지만 김씨 가문의 영향력으로 필요한 설비와 인력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과정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게 이루어졌으며 외부에 소식을 조금도 흘리지 않았다. 경호하러 온 사람들조차도 김서진에게 가장 충성하는 경호원들이었고 모든 사람이 이 일에 대하 입을 다물 수 있도록 조치했다.그 과정에서 김서진의 증상은 다소 안정적이었다. 다만 고열에 시달려 깨어나지 못했다.그는 계속 잠에 들어있었고 얼굴은 창백했고 야위어 보였다. 한소은은 반 시간에 한 번씩 김서진의 맥을 짚어주었다.그럼에도 한소은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김서진의 맥박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그래도 안정적이었고 심각한 상황이 아닌 걸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다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저녁이 다 되었고 김서진의 고열은 더 심해졌다.한밤중에 한 번 더 피를 토하고 나서 더욱 기운이 없어졌다.한소은은 지난 이틀 동안의 여유를 잃은 채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토록 강력한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연구하기 위해 한소은은 김서진의 혈액을 채취했다.--주 부인은 기쁜 마음에 가정부에게 요리를 두 가지 더 하라고 말했다.지난 이틀 동안 주효영은 집에 머물렀다. 연구소에 가지 않자 주 부인은 마음이 많이 놓였다.연구소가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구체적인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게다가 연구소에서 사람이 실종되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주 부인은 딸이 연구소로 가지 않은 것에 대해 만족해했다.기쁜 일이 연달아 일어나니 주현철의 기분도 좋아졌다.지난 이틀간, 진정기의 태도가 180도로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