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잠에 빠진 듯 침대에 누워있는 김서진을 바라보는 한소은의 눈썹은 깊게 주름이 잡혀 있었다.한 손은 그의 맥을 짚으며, 두 눈은 가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 그의 눈꺼풀을 들어 확인했다. 한소은의 표정은 점점 더 우울해졌다.그녀가 손을 놓은 후에야 옆에 있던 경씨가 입을 열었다."어때요?""바이러스가 변이한 거 같아요."그를 바라보며 한소은이 말했다."뭐라고요?!"경씨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의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뭔가 심각한 상황인 것은 알 수 있었다."서진 씨는 여기에 더 머물어선 안 돼요. 다른 곳으로 데려가야 해요."곰곰이 생각한 후 한소은이 경씨를 바라보며 말했다.경씨는 잠시 얼어붙었다가 급히 한소은의 말을 반박했다."안 돼요, 안 돼요. 완전히 나을 때까지 이곳을 떠나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전염될 거라고요.""전염성이 있다는 건 맞아요. 하지만 서진 씨가 더 이상 여기에 머물렀다간 목숨을 잃게 될까 봐 두려워요. 이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고, 통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다시 변이를 일으킬지 아무도 모른단 말이에요. 급히 오느라 챙겨오지 못한 것들이 많아요. 서진 씨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 치료해야만 살릴 수 있어요.”한소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했다. 이 말은 갑자기 생각난 말도 아니고 고집을 부리는 것도 아니다. 현재 상황은 벌써 그녀의 계획을 넘어섰다."하지만 ……."머리를 긁적이며 경씨는 약간 당황했다."당신이 서진 씨의 말을 듣고 그를 생각하고 있는 건 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요. 지금은 처음때와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요 알겠어요?""네?"‘하, 더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하겠군.’한소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쨌든 지금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 그가 깨어날 수 있다면 분명히 내 결정에 동의할 거예요. 내가 모든 것을 준비하고 가는 길에 모든 예방 조치를 취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경씨는 눈을 깜빡이며 그녀의 말을 이해하는 듯했다."경씨, 손
이송 중 접촉했던 모든 사람이 보호 조치를 했다.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국내 전문가가 연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적이 있지만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지금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시내의 대형 병원이 아닌 제성 외곽의 작은 병원을 선택한 이유도 도심의 밀집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가 퍼질까 봐 염려하고 있었고 두 번째는 작은 병원이지만 김씨 가문의 영향력으로 필요한 설비와 인력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 과정은 매우 신중하고 엄격하게 이루어졌으며 외부에 소식을 조금도 흘리지 않았다. 경호하러 온 사람들조차도 김서진에게 가장 충성하는 경호원들이었고 모든 사람이 이 일에 대하 입을 다물 수 있도록 조치했다.그 과정에서 김서진의 증상은 다소 안정적이었다. 다만 고열에 시달려 깨어나지 못했다.그는 계속 잠에 들어있었고 얼굴은 창백했고 야위어 보였다. 한소은은 반 시간에 한 번씩 김서진의 맥을 짚어주었다.그럼에도 한소은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김서진의 맥박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그래도 안정적이었고 심각한 상황이 아닌 걸 확인하고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다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저녁이 다 되었고 김서진의 고열은 더 심해졌다.한밤중에 한 번 더 피를 토하고 나서 더욱 기운이 없어졌다.한소은은 지난 이틀 동안의 여유를 잃은 채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토록 강력한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연구하기 위해 한소은은 김서진의 혈액을 채취했다.--주 부인은 기쁜 마음에 가정부에게 요리를 두 가지 더 하라고 말했다.지난 이틀 동안 주효영은 집에 머물렀다. 연구소에 가지 않자 주 부인은 마음이 많이 놓였다.연구소가 다른 곳으로 옮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구체적인 부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게다가 연구소에서 사람이 실종되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주 부인은 딸이 연구소로 가지 않은 것에 대해 만족해했다.기쁜 일이 연달아 일어나니 주현철의 기분도 좋아졌다.지난 이틀간, 진정기의 태도가 180도로 변했다
주효영이 고분고분 말을 듣자, 주 부인은 더욱 기뻐했다.“이거 봐! 엄마가 탕수육, 가리비찜, 청경채를 준비했어! 다 네가 어릴 때 좋아했던 음식이잖아!”어린 시절에 대한 언급에 주효영의 얼굴은 즉시 변했다.주 부인은 딸의 표정이 변한 것을 보자마자 급히 말을 바꾸었다."지금도 좋아하는지 모르겠지만, 먹고 싶지 않으면 먹고 싶은 걸 말해줘. 금방 만들어 줄게!""됐어, 그냥 음식일 뿐이야. 배만 부르면 되지!"주효영은 자리에 앉아서 젓가락을 집어 들면서 무관심한 표정으로 말했다.기분이 좋았던 주 부인은 찬물을 끼얹은 듯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반면 주현철은 눈살을 찌푸리고 주 부인에게 눈짓했다.‘괜히 어린 시절을 언급해서. 효영이 어린 시절을 꺼내는 걸 가장 싫어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거야?’두 사람이 진정기의 집에서 돌아온 후 밤새도록 대화를 나눴다. 주효영이 어린 시절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싫어할 줄은 몰랐다.그들은 주효영이 어릴 적 그랬던 건 아이가 질투하는 것일 뿐이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다.어렸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겠지만 다 자라서 모두 그녀를 위한 것이라는 알려줄 줄 알았다.진가연을 기쁘게 하지 않으면 진정기를 기쁘게 할 수 없고, 진정기를 기쁘게 할 수 없으면 좋은 자원을 가지고 사업을 할 수 없으며, 주효영이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어린 시절에 대한 응어리가 주효영의 마음속에 생각보다 깊게 묻혀있었다.예를 들어 초콜릿케이크가 하나만 있을 때 진가연에게 주고 주효영에게 주지 않았고, 두 사람이 싸우거나 다툴 때 꾸지람을 받는 건 언제나 주효영이었다.이쁜 치마, 구두, 인형 등도 진가연이 고르고 난 것들만 주효영이 가지게 했다.이런 자잘한 것들은 주 부인도 채 기억하지 못했다.모두 아이들이 크면서 겪었을 작은 일들인데 주효영은 그것들을 너무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앙심을 품고 자기의 손을 빌려 진가연에게 약 성분이 서로 다른 약초를 보내게 하고
주효영의 연이은 물음에 주현철은 침묵했다.그는 감히 그 결과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프로젝트가 정말 자기의 손에 넣지 못한다면 가서 죽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다!"효영아, 네 아빠는 그런 뜻이 아니라 네 안전을 걱정하는 거야."주 부인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주효영은 무심하게 웃으며 말했다."안전? 내가 네 살 때 진가연과 함께 연못에 빠졌을 때, 진가연을 먼저 구하고 나를 구했을 때 내 안전은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나 봐?""그게 ……."주 부인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딸이 4살 때의 일을 아직 기억할 줄은 몰랐다."널 먼저 구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 당시 가연이가 우리와 더 가까운 곳에 있었어.게다가 널 구하지 않은 것도 아니잖아, 효영아…….""이 말을 꺼낸 건 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가 아니야. 난 아직 살아있으니까!"주효영은 어깨를 으쓱하며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그릇을 내려놓았다."다 먹었어요!"그녀는 일어나서 다시 현관으로 걸어갔다. 고개를 숙이고 하이힐에 발을 집어넣으며 무언가가 떠오른 듯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다."참, 내가 진정기와 거래를 한 건 온전히 내가 필요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야. 엄마 아빠를 위한 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둬. 그러니까 고마워할 필요도 없고 이 빌미로 모녀 정이니 부녀 정이니…… 그런 쓸데없는 감정 운운하지 말라고!”주 부인은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효영아!"안타깝게도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고 주효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재빨리 자리를 떠났다.이윽고 자동차 소리가 들려오더니 주효영은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집에서 멀어져 갔다."흠!"젓가락을 무겁게 내려놓은 주현철이 화를 냈다."당신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주 부인은 남편을 위로할 기분이 아니었다. 지금은 마음속으로 어떤 핑계를 대도 자기 자신을 위로 할 수 없었다. 그녀의 마음은 무언가에 세게 찔린 것 같았고 매우 고통스럽고 견디기
"돌아왔군!"남자는 그녀를 등지고 있었다. 큰 보스 의자만 보일 뿐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네."주효영이 간단하게 대답했다."일은 어떻게 되었어?""곧 입찰이 다시 열릴 것이고, 그러면 프로젝트는 자연히 주현철의 손에 넘어갈 거예요. 이제 우리 실험 기지는 바로 이 프로젝트 기지 안에 자리 잡으면 돼요"주효영은 잠시 멈칫하며 말을 이어갔다."여기로 오기 전에 그 프로젝트가 진행될 기지로 가보니 장비도 완벽하고 환경도 좋더라고요. 국가가 많은 돈과 물적 자원을 투자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거예요.""아주 좋아!"그가 만족하는 말투로 말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정말 듣기 거북했다.주효영은 참지 못하고 귀를 한 번 더 후볐다."그런데 왜 이렇게 느린 거야! 그냥 주현철에게 프로젝트를 넘기면 안 되나?"남자는 다시 입찰이 열리면 실험이 조금 더 지체된다는 걸 알았다."그럴 순 없어요. 국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여서 반드시 절차를 따라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외부에서 의심과 이견을 불러일으켜 우리에게 해를 끼칠 거예요.”주효영이 설명했다.“너희 나라 사람들은 정말 골칫거리야!”남자는 경멸하는 표정을 지으며 콧방귀를 뀌었다.그의 말에 주효영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잊으셨나 본데 전 진작에 이 나라 국적을 포기하고 R 나라의 국적을 땄어요.”"보스와 나야말로 같은 나라 사람인걸요."그 남자는 날카롭고 거칠게 웃으며 의자를 돌렸다.그의 웃는 얼굴은 너무 끔찍해 보였다."너? 넌 그럴 자격도 없어! R나라 국적에 가입했다고 해서 더 높은 혈통이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너희는 모두 열등한 사람이야. 나와 함께 서는 것조차도 너희들의 영광이란 말이야!"주효영은 눈썹을 찌푸렸지만 반박하지 않았다."주효영, 내가 널 이끌지 않았다면, 내가 준 데이터와 정보가 없었다면 오늘 네가 여기 있을 수 있었겠어? 이 실험이 성공하면 네 이름 석 자로, 온 세상이 흔들릴 텐데, 누구에게 감사해야 할까?"남자는
주효영을 노려보던 임상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주효영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한마디 덧붙였다."날 죽이면 보스에게 어떻게 설명할 건데, 충분히 생각한 건가?""당신이 보스한테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마침내 입을 연 임상언은 조롱하듯 되물었다.주효영이 무심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러면 어디 시도해 보던가.""내가 감히 널 죽일 수 없을 것 같아?""그러면 해봐!"엘리베이터 안은 순간 죽음의 침묵이 흘렀다.두 사람의 헐떡이는 숨소리만 들렸고, 모두 상대방의 눈에서 혐오와 분노를 느끼며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이 실험이 성공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한참이 지난 후에야 임상언이 입을 열었다.주효영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이 실험의 가장 큰 투자자인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그렇다면 당신은 이 사업을 실패한 거나 마찬가지네."주효영의 조롱을 무시한 채 임상언은 계속 물었다."원철수는 R18이니 R1, R2 …… 그리고 R17이 있었겠지. 앞에 있는 실험 대상은? 왜 난 본 적이 없는 거지?""상상력이 참 풍부하군!"주효영은 눈을 굴리며 대답하지 않았다."넌 알고 있지!"임상언은 팔로 주효영의 목을 세게 눌렀다. 숨쉬기가 힘들어지자, 얼굴이 빨개진 주효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렇게 알고 싶으면 보스한테 물어보지 그래? 그는 분명히 모든 것을 말해 줄 거야! 누가 알아? 혹시라도 보스를 기쁘게 해서 당신 아들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지!""어떻게 알았어?!"임상언은 충격을 받은 듯 놀란 눈으로 주효영을 노려보았다.아들이 납치당한 일은 자기와 보스만 알고 있는 일이다. 다른 사람은 이 일을 알지 못했고 경찰에 신고한 적도 없다.그는 감히 신고할 수도 없었고 경찰을 믿지도 않았다. 그저 자기가 믿을만한 사람을 시켜 찾아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아들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더군다나 임상언은 보스가 얼마나 잔인한 사람인지 두 눈으로 확인했다. 자기 아들에게도 그렇게 할까 봐 두려워 보스가 하라는 대로
주효영이 보스에게 충성하는 건 그녀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지만 임상언은 달랐다.‘아이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가치가 있었을까?’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어렸을 때 자신과 진가연을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것은 모두 이익에 의해 주도 되었다.이익을 위해 부모는 자신의 딸을 제쳐두고 조카를 먼저 구하러 갈 수 있었다.그 당시 운이 조금만 덜했다면 자기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지 않았을까?‘내가 죽으면 엄마 아빠는 슬퍼하기나 할까? 슬퍼하긴 하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를 하나 더 가졌을 거야.’‘애정과 사랑은 그저 이해관계일 뿐이야.’"당신은 사랑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사랑받는 것이 어떤 건지 몰라! 이 괴물!"주효영을 노려보며 임상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이 말은 그녀의 가슴을 깊게 찔렀다.원래 주효영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지만 그가 이 말을 하자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그녀는 차갑게 몇 번 웃으며 말했다."그래, 나는 괴물이야!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랑을 받는 게 어떤 느낌인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인간이 쓸데없이 번거롭게 하는 것이라는걸 알겠어!”“”“고양이는 아기 고양이를 몇 개월만 키우고 버리고, 새는 배고픔에 자기의 알을 먹기도 해! 인간 역사상 인간이 인간을 먹는 일이 없는 건 아니야. 사랑이고 정이고 그런 건 인간에게 가장 필요 없는 것이란 말이야!”“그래, 당신은 사랑이 뭔지 알아서 자기 아들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건가?”“당신이 나보다 고귀하다고 생각해? 나는 나만 생각하는데 당신은 아들을 더 생각해서? 웃기고 있네!”그 말을 들은 임상언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다른 것은 괜찮았지만 "자기 아들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건가?"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할 말을 잃었다.이것은 그가 극복 할 수없는 마음의 장애물이었고 이것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자신을 비난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리고 이제 주효영은
주효영의 반응은 매우 빨랐다. 그녀는 옆으로 피했지만, 상대방의 반응 속도도 만만치 않았다.그 사람은 재빨리 돌아서서 두 손을 벌리며 주효영을 향해 달려들었다.한 명은 도망치고 다른 한 명은 쫓아가면서 그리 크지 않은 방에서 추격전을 벌였다.따라 잡히려던 순간 주효영이 갑자기 돌아서서 손을 들어 그 사람의 얼굴을 향해 한 줌의 가루를 뿌렸다.상대방의 눈앞이 흐려져 멈칫하던 순간 주효영은 매우 빠른 속도로 그의 몸에 마취제를 찔렀다.불과 몇 초 만에 남자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몸은 무너져 내렸지만, 정신은 더 멀쩡해졌다. 남자는 눈을 세차게 비비고 으르렁거리다 나중에는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가 작아졌다.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잠시 혼란스러워하며 말했다."주효영?""며칠 동안 못 봤다고 내가 보고 싶었어?"주효영은 입술을 치켜올리더니 미소를 지었다.이런 환경이 아니었다면, 다른 장소였다면, 이런 이상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미소는 정말 매력적이었다.원철수는 욕을 하고 싶어서 두 번 끙끙거렸지만, 힘이 없어서 눈을 부라리다 주효영을 노려보았다.그의 연기에 대해 주효영은 만족했다.''왜, 좀 더 편안한 장소로 바꿔 줬는데도 만족하지 않는 거야? 설마 그 지하실이 더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차라리 날 죽여!"이틀 동안의 고문에 원철수는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그러지 말고 살려달라고 해! 살아있으면 얼마나 좋아! 당신은 신의잖아. 병을 치료하고 사람들을 구하는데! 왜 죽음을 구걸하는 거지?"주효영은 악마처럼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신의 원철수 씨, 당신이 그렇게 대단한데 왜 자기를 구하지 못하는 거지?""이 악마들, 지옥에 떨어져 버려"그는 낮은 목소리로 저주했지만, 저주조차도 너무 창백하고 힘없이 들렸다.현재 상황으로 볼 때 가장 빨리 지옥에 갈 사람은 자기 자신이었다.자주 같은 것에 대해 주효영은 항상 신경 쓰지 않았다."상관없어, 지옥이 어떤 곳인지 보고 싶은 정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