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박시준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답했다. “가끔 다퉜을 때, 설명을 들어주지 않고 내 말을 전혀 들어주지 않아 미웠지만, 얼마 못가 너를 향한 미움조차 잊어버렸어.”진아연은 그의 대답에 코끝이 찡해졌고무언가 말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아연아, 난 아이들에게 온전한 가정을 주고 싶어서 너와 다시 함께하려는 게 아니야. 오히려 그 정반대지.”“박시준 씨, 그만해요.” 진아연은 눈물을 머금고 울지 않으려고 애썼다.사실 묻고 싶은 질문이 엄청 많지만그의 말을 들어보니 그 어떤 질문도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아연아, 나도 묻고 싶은 게 있어.” 박시준은 죽더라도 사실을 알고 죽었으면 했다.“이제 물어보지 않을 테니 저한테도 묻지 마요. 만약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하나만 대답해 줄 수 있어요.” 진아연은 그의 말에 답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알렸다.“그래.” 박시준은 그녀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을 곰곰이 생각했다.“박시준 씨, 저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진아연은 그한테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당신이 어떤 질문을 하든 오직 이 답만을 드릴게요.”이에 박시준은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아연아, 난 너한테 사랑하는지 물어볼 생각이 없었어. 만약 사랑하면 좋겠지만, 사랑하지 않아도 난 내가 원하는 대로 할 거야.”“저는 당신의 질문에 방금 말했던 답을 드릴 거예요. 다른 질문은 인제 필요 없어요.” 진아연은 웃으면서 답했고이에 박시준도 호기심을 버렸다. “그래. 네가 알려준 답으로 다른 것들은 더는 중요하지 않지.”박시준은 그녀와 빌리에 관한 일에 물어보고 싶었지만그녀의 태도를 보아하니 답하지 않을 생각인 듯했다.“시준 씨, 춥지 않아요?” 진아연은 숨 쉬는 것마저 힘든 것 같았다. “갑자기 너무 추워요.”박시준은 숨결이 불안정한 그녀의 모습에 바로 진아연을 품속으로 끌어안았다. “춥긴 춥네. 아연아, 그래도 버텨야 해. 누군가가 구해줄 때까지 버티면 우리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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