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엘아, 무슨 일이야?” 이때 곁에서 듣고 있던 마이크가 라엘이한테 물었다.“마이크 삼촌, 경호원 아저씨가 엄마와 아빠가 연락받지 않아 저한테 연락했어요. 그리고 지금 묵고 있는 방에 가서 노크하고 벨을 눌러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요.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겠죠?” 라엘이는 경호원의 말을 마이크한테 전했다.이에 마이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라엘이의 휴대폰을 받았다. “무슨 일이죠?“경호원은 마이크에게 사실대로 알렸다.“저와 진아연 대표님의 경호원이 어제부터 대표님들과 연락되지 않았어요. 오늘 시체 구덩이에 갔는데, 담당 직원이 어제도 가지 않았다고 알려줬어요. 그런데 어제 일찍 외출하시고 오전까지만 해도 연락이 되었는데, 오후부터 연락 두절된 상태입니다. 대표님들이 어디 가셨을까요? 지금 방에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예요...”마이크: “문에 팻말이 붙어있나요?”“네! 팻말이 없었으면 더 당황했을 겁니다!”마이크는 잠시 고민하더니 바로 경호원에게 지시했다. “일단 방에 있으면 음식을 주문했을 거예요. 호텔 담당 책임자한테 가서 주문했는지 확인하세요.”“네. 그리고 또 뭘 해야 할까요?”“그리고 호텔 CCTV로 어제 방으로 돌아왔는지 확인하세요. 사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호텔 책임자를 찾아 문을 열고 방안에 사람 있는지 확인하는 게 제일 빠르겠죠” 마이크는경호원에게 방법을 알린 후, 불안한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고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자기 휴대폰으로 진아연에게 연락했다.다만 진아연은 그의 전화도 받지 않자그는 다시 진아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마이크 삼촌, 엄마 아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건 아니죠? 아니면 저희 찾으러 갈까요?” 라엘이는 조급한 마이크의 모습에 덩달아 불안했는지 울먹거렸다.“가야 하는 상황이어도 너와 네 동생은 안 돼. 그리고 네 아빠의 경호원에게 확인하라고 했어. 어떤 상황인지 곧 알게 될 거야.” 마이크는 침착하게 아이를 달랬고라엘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밖을 바라봤다. “그런데 오빠는 왜 아직도 돌아
경호원은 모니터를 보느라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었다. 그때 벨 소리가 울려왔고 그는 곧 전화를 받았다.“찾았어?” 전화기 너머로 마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경호원 : “매니저에게 방 문을 열어 달라고 했는데 거절하더라고요. 지금 상황실에서 어제 언제 방에 돌아갔는지 조사하고 있는 중이에요. 두 시간째 지켜봤는데 돌아오는 모습이 아직까진 없어요.”마이크의 마음이 더 불안해졌다. “대표님이 Y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 그 사람에게 부탁해서 직접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아.”경호원은 배태준의 전화 번호가 없었지만 배태준이 어디 사는지 알고 있었다.여기에서 배태준의 집까지 왕복으로 한 시간 정도 걸렸다.“알았어요, 진아연 씨의 경호원에게 카메라를 지키라 하고 전 배태준을 찾아갈게요.” 박시준의 경호원이 전화를 끊은 후 곧 배태준을 찾아갔다.40분 후 경호원은 배태준의 집에 도착했고,배태준은 박시준과 진아연이 Y국에 왔다는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두 사람이 여기에 왔으면서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니.” 배태준은 곧 경호원과 함께 집을 나섰다. “살아있는 두 사람이 어떻게 실종된단 말이야... 두 사람의 휴대폰이 동시에 꺼져 있다면 어딘가 이상하긴 해.”배태준이 경호원을 따라 그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호텔 매니저가 곧 스위트룸의 문을 열었다.방안은 어두컴컴했다.경호원이 스위치를 눌렀지만 조명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그들의 객실 카드가 전원 카드 슬롯에 없었다.그들이... 방에 없었다!매니저는 조금 당황해하며 자신의 카드를 전원 카드 슬롯에 넣었다.조명을 켜자 커다란 거실이 눈에 들어왔고 안에는 박시준과 진아연이 없었다.두 경호원은 스위트룸 전체를 샅샅이 훑었다.곧 5개의 방을 전부 훑은경호원들은 무슨 자극이나 받은 듯 얼굴이 파랗게 질려 나왔다.“방안에 없다면 어디 간 거지?”배태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제 연락했었어? 전화에서 아무 말이 없었어?”“대표님이 너무 멀리 가지 않을 거라 절 부르지 않았다고 했
경호원들은 부들부들 떨었다.박시준과 진아연이 안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실종됐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두 사람이 실종된 줄 알았더라면 두 경호원은 긴장했을 것이다. 시체 구덩이 따윈 생각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곳에 가서 하루 동안 무료로 일꾼이 되는 일 따윈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잠시 후, 마이크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경호원은 박시준과 진아연이 실종된 소식을 그에게 알려주었다.“우린 지금 배 대표님과 함께 행방을 찾는 중이에요. 대표님과 진아연 씨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저도 돌아가지 못해요.”그 말을 들은 마이크가 전화를 끊었다.진아연이 실종됐다!그녀가 Y국에 가자마자 실종되었다. 그것도 박시준과 함께 실종되었으니 황당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상황이에요?” 마이크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본 조지운이 그를 구석으로 데리고 가서 물었다.“두 사람이 실종됐대요. 박시준의 경호원이 그랬어요.” 마이크가 심호흡을 하고 나서 말을 이었다. “ “안되겠어요. 가봐야겠어요.”“대표님이 진아연 씨와 함께 실종됐대요?!” 조지운은 식은땀이 흘렀다. “젠장!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간 지 겨우 이틀이지 않아요? 이틀 됐죠?”“이틀 반 됐어요.” 마이크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지금 당장 Y국에 가야겠어요. 당신은 여기서 애나 봐요.”“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당신이 집에서 애를 봐요. 내가 Y국에 갈 거예요.” 조지운이 그에게 반박했다. “애가 당신이랑 더 친하잖아요. 그리고 전 배태준과 얘기도 나눌 수 있어요.”“그럼 지금 당장 가요.” 마이크는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났고, 또 의외라 생각해 두 사람에게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했다.“좋아요.” 조지운은 휴대폰을 꺼내고 비행기 표를 예약하려 했다.“여기서 Y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아주 적어요. 비행기를 전세 내서 날아갈 거예요.” 마이크가 주소록을 꺼내 번호를 찾아냈다.비행기를 전세 낸 후 마이크는 조지운을 데려다 주려 했다.한이도 돌아왔고 라
얼마 지나지 않아 배태준이 사무실에서 나왔다. 어두운 얼굴에 차가운 아우라가 뿜어 나왔다.“배 대표님, 소장이 뭐라고 그러세요?” 두 경호원이 배태준의 앞에 다가가 물었다.“어제 시준이와 진아연 씨가 온 적이 있대. 오전에 여 죄수 한 명을 만나보더니 오후엔 그 범인을 아예 데려갔대.” 배태준은 소장에게서 들은 정보를 그들에게 말해주었다. “어제 오후에 여자 범인을 데려간 후 지금까지 안 돌아왔고 소장도 시준이랑 연락이 안 된대.”“셋이서 같이 실종됐다는 말이에요?” 박시준의 경호원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래요?”“그들이 떠나간 후 대체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무도 몰라. 소장에게 어제 그들이 타고 온 차의 번호판을 알아보라고 했어. 일단 그 차부터 찾아내고 다시 얘기해.” 배태준이 말했다. “당신들은 호텔로 돌아가 있어. 여기엔 당신들이 필요 없어.”“우린 호텔에 돌아가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배 대표님, 저희도 함께 가게 해주세요.” 박시준의 경호원은 심장이 칼로 찌른 것처럼 아팠다. 박시준의 소식을 듣기 전에는 잠도 제대로 잘 수없고 음식도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마음이 불안하기만 했다.“호텔로 돌아가서 기다려야지. 호텔로 돌아간 거면 어떻게 해?” 배태준이 말했다. “당신들은 그 스위트룸에 가서 기다려!”“아, 알았어요!”두 경호원은 구치소를 떠났다.약 30분 후 배태준은 어제 오후에 진아연과 박시준이 운전한 차의 번호판을 알 수 있었다.차는 그들이 머문 호텔의 차였는데 고객에게 빌려주는 전용차량이었다.배태준은 차량 정보를 얻어낸 후 곧 호텔 측에 연락해 박시준과 진아연이 이 차량을 임대한 것이 맞는지 확인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 측에서 결과를 보내왔다. “이 차량은 박 대표님이 임대한 것이 확실한데 아직 안 돌아오셨어요.”“그 차에 위치 GPS시스템 있어요? 지금 연락이 안 돼서 그러는데 차를 찾으면 그 사람 행방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요.”“박시준 씨가 임대한
”아니요, 저도 어젯밤에야 그들이 Y국에 왔다는 걸 알았어요.” 배태준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시체 구덩이는 좀 멀리 떨어진 외곽에 있는데 거기에서 일하는 직원의 말에 의하면 두 사람의 경호원이 어제 거기에 종일 있었대요. 하지만 시준이와 진아연 씨가 갔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조지운은 우울해졌다. “배 대표님, 우리 대표님과 진아연 씨를 해코지할 만한 사람이 있어요?”“정말 짐작이 안 가요. 어젯밤 밤새 생각해 봤어요. 둘째 형과 넷째한테도 전화했는데 모두 놀라더라고요. 시준이는 나랑 사이가 가장 좋긴 하지만 내 친구들하고도 사이가 좋아요. 그 둘은 지금 Y국에 없지만 시준이한테 일이 생겼다는 말을 들은 후 도울 일이 있으면 말하라고 했어요.”배태준이 조지운에게 말했다.누군가 감히 여기에서 박시준을 해코지할 수 있다면 그건 둘째랑 넷째일 것이다.하지만 사실은 두 사람이 박시준을 해코지할 이유가 없었다.“여 죄수 한 명도 함께 실종됐다고 하던데 여 죄수도 못 찾은 거예요?” 조지운은 비행기에서 내려 휴대폰을 켜고 마이크가 보낸 문자를 보았다.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실종된 사람이 박시준과 진아연이 아니었다면 조지운은 이 사건이 납치 사건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여 죄수 한 명이 어떻게 박시준과 진아연을 납치한단 말인가?“아니요, 무슨 음모가 있는 게 분명해요.” 배태준이 말했다. “시준이는 진아연과 함께 있어요. 여 죄수의 뒤에 다른 세력이 있는 게 아니라면 세 사람이 함께 실종됐을 리가 없어요. 그들이 임대한 차량은 기차역 부근에서 찾았는데 그 차량의 콘솔이 파괴되었대요. 시준이와 아연 씨 짓일리가 없잖아요. 예감이 별로 안 좋아요.”조지운은 그 소식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만약 소파에 앉아 있는 게 아니었더라면 아마 제대로 서있지도 못했을 것이다.배태준과 얘기를 마친 조지운은 마이크에게 전화를 했다.“지운 씨, 그쪽 상황은 어때요?” 마이크는 밤새 눈을 붙이지 못했다.라엘이와 지성이를 지켜줘야 하지만 않았더라면 마이
“날 찾아오는 게 아니면 누굴 찾아간단 말이에요? 한이가 날 찾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한이를 찾아야 해요. 걔 혼자 마음대로 나다니게 할 순 없잖아요... 한이한테까지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요?” 그런 생각에 조지운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한이를 만나면 알게 될 거예요.” 마이크가 말했다. ”일단 호텔에 가서 좀 쉬고 있어요. 배태준이 조사해 내지 못하는 걸 당신이 조급해한다고 해도 방법이 없어요.”“짜증 나게 잠이 안 와요!”“잠이 안 와도 자요. 한이가 도착하면 전화해 줄게요.”“네!“조지운은 박시준의 경호원에게 연락한 후 그들이 머물고 있는 호텔로 찾아갔다.스위트룸을 본 조지운은 마음이 우울해졌다.“조 비서님. 우리랑 함께 스위트룸에 묵읍시다.” 경호원이 요청했다. “배 대표님께서 조사한다고 하니 우린 여기서 결과를 기다리면 돼요.”조지운은 경호원을 흘겨보았다. “이런 말까진 안 하려 했는데 두 사람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일을 저지른 거야? 차라리 개를 한 마리를 데려왔어도 사람을 잃어버리진 않았을 거라고.”경호원들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조 비서님, 누군가 뒤에서 조종하는 것 같아요!” 박시준의 경호원은 한동안 침묵하다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매일 방을 살폈거든요. 문 앞에 ‘방해하지 마세요!’ 라는 팻말이 걸려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팻말이 두 사람이 걸어놓은 게 아니에요.”“감시 카메라는 돌려봤어?” 조지운이 화를 냈다.“조사했어요. 청소부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 걸어놓았어요. 호텔에 있는 청소부를 다 조사해 봤는데 아무도 알지 못하더라고요.” 경호원이 말했다. “Y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표적이 된 것 같아요.”경호원의 말을 들은 조지운은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는 스위트룸의 마지막 빈 방에 들어가 휴식했다. 몇 시간 후에 휴대폰 벨 소리에 그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한이가 도착했어요.” 마이크가 입을 열었다. “전화해 봐요.”“알았어요.” 조지운은 머리가 많이 아팠다.전화를 끊은 그는
배태준은 깜짝 놀랐다. “가 보자.”“기지국을 건설하겠다고 먼저 약속해 줘요.” 한이는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도심엔 아마 안될 거야. 너무 눈에 띄니 내 능력 밖의 사람까지 건드릴 수 있어. 이 삼촌이 능력이 좀 있긴 해도 뭐든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 배태준이 말했다. “조금 외딴곳이라도 괜찮아?”“괜찮아요.” 한이가 말하고 나서 걸어 나갔다.배태준이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한이는 분명 열 살 남짓한 아이인데 배태준은 마치 자신이 한이의 부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배태준은 한이에게 차에 타라고 한 후 장소를 찾으려 했다.“한이야, 엄마 휴대폰에 칩이 있다고 했지? 그게 무슨 칩이야?”“위치 추적 칩이에요.”“아, 네가 산 거야? B국에서 새로 출시된 거야? 나도 휴대폰에 위치 추적 시스템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어. 하지만 휴대폰을 끄고 나면 위치 추적이 안된대.” 배태준은 이 위치 추적 칩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았다.“산 게 아니에요. 엄마 휴대폰에 있는 칩은 휴대폰을 꺼놓아도 추척할 수 있어요. 문제는 기지국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B국엔 그런 기지국이 있는데 여기엔 없어요.” 한이의 대답에 배태준은 알 둥 말 둥한 느낌이었다.“그 위치 추적 시스템이 일반 위치 추적 시스템이랑 다르단 말이지?”“네.“ 한이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 대답하고 싶지 않아 휴대폰을 꺼내 조지운의 전화를 받았다.“한이야. 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 다 안 받으면 어떻게 해. 걱정했잖아!” 조지운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금 어디야? 데리러 갈게.”“배태준 삼촌이랑 함께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한이가 차분하게 대답했다.“배태준 삼촌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넌 나랑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조지운은 배태준에 대해 안심할 수 없었고 그가 있는 곳은 위험한 것 같았다. “그리고 너 큰 삼촌이라고 불러야 해. 배태준은 네 아빠보다 나이가 많아.”“지운 아저씨, 나 지금 해야 할 일이 있어 그러는데 일을 다 마치고
차량 뒤로 다른 차량 한 대가 뒤따르고 있었다.배태준이 뒤돌아 보니 검은색 차량이었다.“이렇게 어린 나이에 일을 참 똑 부러지게 하는구나.” 배태준이 칭찬했다.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해. 내가 오늘 사람을 보내 시체 구덩이를 조사해 봤는데 네 엄마 아빠가 요즘 그곳에 간 적이 없대.”“네.“배태준은 한이에게 기지국의 위치까지 데려다준 후 옆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한이는 사람을 적지 않게 데려왔는데 이 사람들은 공수해온 각종 장비와 자재를 운반하고 기지국을 건설하기 시작했다.모든 일은 바쁘면서도 질서정연하게 진행되고 있었다.그로 한이는 옆에서... 감독하고 있었다.배태준은 자신이 한이를 너무 애 취급했다는 생각이 들어 감히 다가가 말을 걸지 못했다.자신이 하려는 말이 결국 한이에겐 쓸데없는 말이 될 테니 말이다.한이는 기지국 건설과 진아연의 행방을 찾는데 모든 신경을 집중했다.배태준은 밖에서 햇볕에 땀을 뻘뻘 흘리다가 차에 돌아가 기사에게 집으로 운전하라고 했다.돌아가는 길에 배태준은 더는 참지 못하고 조지운에게 전화를 걸었다.“배 대표님, 방금 한이한테 전화를 걸었더니 대표님한테 갔다고 하더라고요...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조지운이 미안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제가 조금 있다가 데리러 갈게요.”“왜 데려가려는 거예요? 따라가지 않으려 할 거예요.” 배태준이 나지막하게 웃었다. “많은 사람을 데리고 왔던데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아세요?”“네? 많은 사람을 데려왔다고요?” 조지운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마이크가 그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주소를 보내줄 테니 직접 가서 보세요.” 배태준은 말을 마치고 나서 기지국의 주소를 조지운에게 보내줬다.주소를 받은 조지운은 곧 경호원과 함께 그리로 떠났고,목적지에 도착한 조지운은 한이를 보았다.조지운은 콧등까지 내려온 안경을 밀며 한이를 찾아가는 대신 휴대폰을 꺼내 이 장면을 찍어 마이크에게 보내고마이크가 답장하기 전에 그는 영상통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