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2731 - 챕터 2740
2799 챕터
제2731화
낙요는 웃더니 말했다. “그럼, 다행이구나! 그리고 흔자의 소식은 필히 비밀로 해야 하고 반드시 그를 지켜줘야 한다.”소소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겠습니다.”이윽고 소소는 바로 궁으로 출발했다.낙요는 고심 끝에 결국 흔자를 만나러 갔다.흔자는 방안에 안착하였고 밥과 반찬 그리고 음식이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다.낙요는 그와 이야기를 좀 나눈 후 당부했다. “지금부터 너의 부 숙부를 만나기 전까지 그 누구를 따라가도 안 된다.”“여기서 부 숙부가 너를 찾으러 올 때까지 기다리거라.”“알겠느냐?”“무슨 일이 있어도 이 방을 떠나면 안 된다.”흔자는 순순히 대답했다. “예!”이윽고 낙요는 방안에 진법을 설치했다.흔자만 나가지 않으면 그는 안전하다.부진환은 그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진법을 깨는 방법을 알고 있다.이 모든 것을 마치고 낙요는 마지막으로 이 섭정왕부를 한 번 쳐다보더니, 유모를 쓰고 뒷문으로 말을 타고 떠났다.낙요는 강여와 계진을 불러 그들과 함께 경도를 떠날 준비를 했다.강여는 약간 의아했다. “사부님, 왜 갑자기 여국으로 돌아가시려고 하는 겁니까? 이쪽 일은 다 처리한 겁니까?”낙요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여국에도 일이 터져서 돌아가야 한다.”“너희들은 나와 함께 여국으로 돌아갈 필요 없다. 일단 송천초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제월산장으로 가보거라.”“만일 위급한 상황이 있으면 서찰을 보내거라.”강여는 살짝 놀랐다. “그럼, 사부님 혼자 여국으로 돌아가시는 겁니까?”낙요는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침서와 함께 간다.”이 말을 들은 강여의 안색은 확 변했다.이 세상에서 그녀가 이름만 들어도 두려운 사람은 많지 않은데 침서가 그중 하나다.“침서가 왔습니까?”“그럼, 사부님 스스로 조심하십시오.”성문에 거의 다다르자 낙요가 말했다. “여기서 헤어져서 따로 길을 재촉하자꾸나.”“좋습니다.”그리하여 강여와 계진은 멈추었고 낙요 혼자 말을 타고 성을 나갔다.성 밖의 멀지 않은 숲속 옆에 마차 한 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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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2화
그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하루를 달렸다.날이 어두워지자, 낙요와 침서는 객잔을 찾아 하룻밤 묵었다.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들어오십시오.”침서가 문을 밀고 들어와 무례하게 그녀 앞에 앉더니 반찬 두 가지를 더해주었다.“이 황량한 들판에서 간식을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이것은 근처 농가에서 사 온 거다.”낙요는 힐끔 보더니, 심오한 눈빛으로 침서를 쳐다보았다.“대체 뭐 하자는 겁니까?”침서는 팔을 무릎에 올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뭐 할 생각은 없고 그냥 잘해주고 싶을 뿐이다.”“필요 없으니, 쓸데없는 짓 하지 마십시오.” 낙요는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그럼, 관심 있는 거 말해볼까?” 침서는 눈썹을 들썩이었다.낙요는 그를 쳐다보았다.침서는 유유히 말했다. “상녕은 이미 입궁했다.”이 말을 하며 손끝으로 품속에서 서신을 꺼내 낙요 앞에 놓았다.낙요는 깜짝 놀랐다.다급히 서신을 펼쳐보았다.침서가 말했다. “오늘 방금 받은 밀보다.”“상녕 뿐만 아니라 각 주 진영에서도 모두 딸을 궁으로 보냈단다.”“그러나 내가 이미 분부를 내렸다. 입궁한 여인들의 직위와 책봉은 대제사장의 추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 여인들은 그저 잠시 궁에 머무를 뿐 그렇게 빨리 총애를 받지 못할 것이다.”“너만 기다리고 있다.”여기까지 들은 낙요는 그제야 약간 시름 놓았다.다만 지금 이런 상황이니 그녀는 반드시 돌아가야 했다.그때 이미 모든 일을 인계했고 제사일족도 우유에게 넘겨주었다.하지만 진익이 하려는 일을 우유는 막을 수 없다.“저를 강제로 돌아가게 하려고 설마 당신이 진익에게 제안한 방법은 아니죠?” 낙요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침서를 바라보았다.침서는 살짝 멍해 있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렇게 정묘한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없다.”“게다가, 나는 네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너는 모든 것을 버린다고 했지만, 사실 너는 영원히 네가 짊어진 책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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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3화
9주의 숙영지에 혼란이 생기면, 정말 큰 혼란이 올 것이다.이것은 진익이 하루빨리 병권을 수복하여 침서를 조종하려는 의도이다.하지만 방법이 너무 과격하다.날이 밝은 후, 두 사람은 계속해서 여국으로 향했다.그다음은 밤낮으로 길을 재촉했다.가끔 피곤하면 멈춰 휴식을 취하고 음식을 먹었으며 노정은 매우 힘들었지만, 낙요는 일찌감치 여국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뿐이었고 쉬려고 하지 않았다.또 한 번 천궐국을 떠난다.이번에도 역시 침서와 함께였지만, 또한 그 둘뿐이었다.낙요는 복잡한 눈빛으로 뒤를 돌아보았다.좀 섭섭했고 또 언제 다시 올지 몰랐다.고개를 돌리고 말을 채찍질하며 여국으로 달렸다.여국으로 돌아온 후, 낙요는 도성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도주부터 갔다.익숙한 막사에 도착했을 때 낙요는 이곳 병사들이 광범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보기에 별로 이상하지 않았지만, 낙요는 약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낙요와 침서를 본 상 장군은 몹시 놀랐다.“대제사장, 혹시… “상 장군은 딸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다가 말을 반쯤 하고 멈추었다.그는 침서를 고려했기 때문이다.낙요는 침서를 쳐다보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당신 먼저 나가서 좀 기다려 주십시오. 저는 이분들과 이야기를 좀 나누겠습니다.”침서는 복잡한 눈빛으로 상 장군을 힐끗 쳐다보았다.그의 표정은 약간 불쾌했지만, 결국 돌아서 막사에서 나갔다.상 장군은 그제야 다급히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 혹시 폐하의 납비에 대해 알고 있소?”낙요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알고 있소.”“상녕은 이미 입궁했소?”상 장군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었다. “폐하께서 9주 각 막사의 장군들 딸들을 납비 할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소. 이것은 분명히 우리더러 인질을 내놓으라는 거잖소.”“아무리 설득해도 폐하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소.”“다른 사람은 관심 없소. 하지만 내 딸이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할 수는 없소.”“아버지로서 딸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집가서 무사하게 일생을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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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4화
고개를 든 낙요는 방금 앉은 그 손님들을 보았다.하지만 바로 일어나 주루에서 나갔다.그녀는 저도 몰래 미간을 찌푸렸다. “또 올랐습니까?”하지만 침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스스로 차 두 잔을 따랐다.곧 점원이 음식을 올렸다.고기 요리 두 개와 야채 요리 두 개를 주문했다.두 사람은 배를 채운 후 침서가 계산하려고 점원을 불렀다.하지만 계산할 때 점원의 말을 듣고 낙요는 깜짝 놀랐다.“차까지 해서 4냥 은자입니다.”낙요는 눈여겨보더니 저도 몰래 깜짝 놀랐다. “4냥이라고요? 요리 몇 개에 이렇게 많은 돈이 들지 않을 건데요?”점원은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낭자는 외지에서 오셨지요? 우리 도주성의 주루는 모두 가격이 올랐습니다.”“전보다 좀 비싸졌습니다.”침서는 은자를 내려놓았다.낙요도 더 이상 묻지 않고 두 사람은 함께 주루에서 나갔다.“이제 출발하는 거야?”낙요는 미간을 찌푸렸다. “좀 더 돌아봅시다.”“그래.”이윽고 두 사람은 도주성을 한 바퀴 돌았다.주루뿐만 아니라 대부분 가게가 모두 물가가 오른 상황이었다.낙요는 특히 의관과 약국도 몇 군데 들렸다.약재의 가격에 대해 그녀는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생각밖에 약재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낙요는 한 중병 노인이 점원이 지어준 약을 보더니 난처하게 돈주머니를 움켜쥐고 한참 망설이다가 결국 됐다면서 떠나는 것을 목격했다.낙요는 보다 못해 약 몇 첩을 더 지어 쫓아 나가 약을 그 노인에게 건넸다.노인이 거절하자 낙요가 말했다. “여쭤볼 게 있어서 그러니 받아 주십시오.”노인은 한참 머뭇거리더니 받으며 말했다. “뭘 물어보고 싶소?”“도주성 예전에는 약재 값이 이렇게 비싸지 않았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올랐습니까? 게다가 가격이 오른 집이 한집뿐이 아닙니다.”노인은 이 말을 듣더니 탄식하며 말했다. “몇 달 동안 가격은 이미 서너 번 올랐소.”“아이고, 세상 살기 왜 점점 어려워지나!”낙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혼자 사십니까?”노인은 유감스럽다는 듯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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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5화
극도로 불평등했다.밭이 많은 사람은 먹을 식량을 좀 남겨놓고 대부분을 팔면 세금을 낼 수 있었다.하지만 식구가 적은 집에서는 식량도 많지 않고 수확도 많지 않아서 식량을 전부 팔아도 세금 내기에 부족했다.며칠 뒤 두 사람은 운주에 도착했다.도착했을 때 마침 밤이었기 때문에 그들은 일단 객잔으로 들어갔다.하룻밤 쉬고 내일 돌아볼 생각이었다.하지만 낙요가 방금 눕자마자 옆방에서 걸상이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그리고 아무런 움직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낙요는 이리저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다.그래서 일어나 방에서 나가 옆방 문을 두드렸다.하지만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막 떠나려는데 뭔가 타는 냄새를 맡았다.고개를 숙여 보니 문틈 사이로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깜짝 놀란 낙요는 즉시 발로 방문을 걷어찼다.들보에 목을 맨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훌쩍 날아가 그 사람을 구했다.그리고 옆의 촛불도 쓰러지면서 식탁보에 불이 불었다.다행히 불길이 세지 않았기 때문에 찻주전자를 열어 찻물로 불길을 껐다.화염이 꺼지면서 발생한 연기에 남자는 깨어났다.“콜록콜록… “그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저를 왜 구하셨습니까? 죽게 놔주시지요.”남자는 바닥에 앉아 억장이 무너져 울음을 터뜨렸다.낙요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왜 자결하십니까? 게다가 객잔에서 말입니다. 만약 불이 났다면 객잔 전체가 피해를 봅니다.”남자는 울며 말했다. “저는 바로 이 집 객잔에서 이 방에서 남에게 사기당했습니다. 저는 죽어도 이 방에서 죽겠습니다!”“저는 전 재산을 탕진하고 지금은 빚까지 지고 있습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낫습니다.”여기까지 들은 낙요는 궁금했다.그래서 탁자 옆에 앉았다. “어떻게 사기당했습니까? 들어나 봅시다.”남자는 탄식하더니 결국 바닥에서 일어나 탁자 옆으로 와서 앉았다.그리고 또 술 한 주전자를 주문했다.술을 마시며 낙요에게 울며 하소연했다.“이 세상을 어떻게 살겠습니까?”“조상 덕에 집안에 밭이 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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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6화
낙요는 듣더니 미간을 찡그렸다. “관야에서는 그들이 제멋대로 날뛰도록 가만히 놔둔단 말입니까?”남자는 냉담하게 피식 웃고는 말했다.“관리라는 사람들이 현지 부상들과 다 한통속입니다. 정경유착을 통해 돈을 대거로 긁어모으고 있지요.”“그리고 그 제구실을 못하는 황제는 무슨 신정이랍시고 추진하는 겁니까? 상인들에게 세금을 올리니, 그 속이 시커먼 것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백성들을 필사적으로 착취하고 있잖습니까!”“정당한 방법으로는 안되니 암암리에 못된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괘씸하기 그지없는 것들!”남자는 술이 과했는지 마구 욕설을 내뱉었다.그의 말을 듣은 낙요는 미간이 더욱 이그러졌다. 그녀도 진익이 무슨 마음으로 그런결정을 내렸는지 모른다. 진정 나라와 백성을 위한 정책이라고 해도 이토록 성급하지 말았어야 했다.하물며 신정은 좋은 점 하나 안 보이고 폐단만 잔뜩 해서는 무수한 어둠만 만들고 있다.진익은 이런 모습들이 보이는지 모르겠다.이것이 바로 침서가 그녀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이다.침서는 분명히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고 그녀를 직접 가서 보게 했다.그녀도 자신이 여국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이에 이렇게 큰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죽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다 잘 될 겁니다.”“제가 보장하지요. 보름이 되기 전에 결과가 있을 겁니다.”말을 마친 낙요는 그의 어깨를 다독이고는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한창 눈물 콧물 쥐어짜던 남자는 이 말을 듣고 멈칫했다.몸을 돌려 막 되물으려 할 때, 낙요의 그림자는 이미 그의 시선에서 사라진 뒤였다.이 아가씨는 누구일까? 그녀에게 그렇게 큰 힘이 있단 말인가? 그 말을 믿어도 될까?“보름...... 그럼 보름 더 버텨보지.”날이 밝고 아침식사를 하고 난 뒤, 낙요는 말했다.“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이 봤으니 바로 도성으로 돌아갑시다.”침서는 놀란 기색없이 대답했다. “좋소.”그리하여 둘은 바로 말을 타고 도성으로 향했다.도성에 도착하자마자 소문은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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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7화
하지만 진익은 웃으며 말했다. “짐 마음속에서는 당신이야말로 영원한 대제사장이오.”“누구도 당신을 대체할 수 없소.”“당신이 돌아오기만 한다면 당신이 바로 여국의 대제사장이오!”낙요는 차갑게 말했다. “난 아니오.”그녀가 끝까지 부인했으나 진익은 노여워하지 않았고 격동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짐은 통천탑이 완공되면 당신을 불러들이려 했소.”“당신이 먼저 돌아올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소.”“완공되기 전까지는 잠시 대제사장 댁에서 지내시오.”“짐은 바로 저녁 연회를 준비시켜 당신이 돌아온 것을 환영해야겠소!”낙요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소. 이런 일에 사람들을 동원하고 싶지 않소.”“내가 이번에 급히 돌아온 것은 한 가지 묻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당신이 갑자기 신정을 추진해서 상인들의 세금을 올린것은 대체 무엇때문이오?”낙요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비록 신정 추진에서 낙요는 좋은 점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먼저 그의 생각이라도 물어보자고 생각했다. 필경 그의 생각과 아래 사람들이 실시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진익이 어떤 마음에서 내린 결정인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진익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짐은 그저 제사 일가을 다시 짓고 싶었을 뿐이오. 저 통천탑을 보시오. 사십구층이오.짓는데 참 애를 먹었다오!”“매 층마다 다른 용도가 있어 당신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요. 심지어 안에서 일, 이년 지내도 지겹지 않을 거요!”“국고가 비었으니 세금을 더 거둘 수밖에요. 그래야 짐이 마음속에 그리던 통천탑을 완벽하게 지을 수 있지 않겠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고작 그것 때문이오?”“다른 원인은 없소?”진익은 아직도 긍지와 희열에 젖은 채 대답했다. “통천탑이 완공되면 당신은 짐이 애써 당신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보게 될 것이오.”낙요의 가슴속에는 이미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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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8화
낙요는 근처를 둘러보았다. 예전의 건물들은 이미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세워져 전혀 달라진 모습이었다. 낙요가 이미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해 있었다. 그녀의 예전 침소는 아예 없어졌다. 길에서 제사 일가의 사람들을 몇 명 만나서 물어보니 우유는 지금 예전의 약각에 있다고 하여 종종걸음으로 그리로 향했다. 도착하니 약각은 아직 완전히 허물지 않은 모습이었다. 밖은 폐허였으나 유독 안쪽에 약재를 보관하는 방만이 외롭게 남아있었다.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저희들을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오. 황상께서 분부하셨습니다. 이곳도 허물어야 합니다.”우유는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그렇게 많은 곳을 다 허물고도 부족하더냐? 황상께서 물으시면 이건 내 뜻이라고 전하거라! 내가 황상께 직접 설명할 터이니!”상대방은 할 수 없이 방에서 나왔다. 낙요가 들어가자 우유는 그녀를 본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언제 돌아오셨습니까?”우유는 매우 반가워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막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제사 일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군요.”그녀의 말에 우유는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자책했다. “다 저 때문입니다. 당신이 제사 일가를 제게 넘겨주었는데 제가 지키지 못했습니다.”낙요는 우유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괜찮습니다.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도 진익을 막을 수 없었겠지요.”우유는 놀라며 물었다.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까?”낙요는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압니다. 오면서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여 급히 돌아와서 진익에게 물어보았더니 바로 이곳을 재건하기 위해서였더군요.”우유는 머리를 끄덕이며 그녀를 앉히고는 차를 따라주었다. “앉아서 천천히 말씀하시지요.”“황상께서는 8대 가족의 세력을 꺾으려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전 도성, 심지어 전 여국의 장사가 8대 가족의 손아귀에 있습니다. 그들의 세력이 하도 넓고 깊게 뻗어 황상께서 꺼리기 시작한 듯합니다.”“병권이 침서의 손에 잡혀있듯이, 황상께서는 구주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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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9화
낙요는 궁녀더러 물러가라고 했다. 그러고는 유유히 탁자 옆에 앉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녕 저를 보지 않을 생각이십니까?”이 목소리를 들은 상녕은 멈칫하더니 냉큼 몸을 일으켜 앉았다.낙요가 보이자 바로 기뻐하며 달려와서 그녀를 끌어안았다.“청연 님! 끝내 돌아오셨군요!”“어디에 계셨던 겁니까? 전 저를 버리신 줄 알았습니다!”“답답해 죽을 뻔했습니다!”낙요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이젠 돌아오지 않았습니까.”“어서 앉으시지요.”낙요가 오자 상녕은 그제야 살아난 것 같았다.그녀는 연일 답답했던 속마음을 한꺼번에 다 털어놓았다.낙요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었다.그리고 일단 위로해주었다. “너무 급해하지 마십시오. 이 일은 제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상녕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참으로 고맙습니다!”“당신이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이때, 밖에서 은은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낙요는 의혹스러워 문밖을 내다보았다. 상녕이 한숨을 내쉬며 알려주었다. “풍주 단 장군 댁 따님이세요. 단 장군 댁에는 3대째 딸이 없어 딸을 무척 갖고 싶어 했답니다. 아들 여섯을 낳고 나서야 겨우 딸을 보게 되어 불면 날아갈세라 애지중지한답니다.”“입궁해서부터 단 아가씨는 울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멈칫했다. “그 아가씨를 만나보셨습니까?”낙요가 물었다.상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봤습니다. 향수가 너무 깊어 누구도 그 아가씨를 기쁘게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 아가씨의 아픈 곳을 건드리게 되더군요.”“계속 이대로 놔뒀다가는 마음의 병을 얻어 저세상으로 갈까 두려습니다.”낙요는 그것보다 더 걱정되는 일이 있었다.“단 장군께서 목숨처럼 아끼는 딸을 입궁시키고 필히 손 놓고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암암리에 계책을 꾸미지 않을까 걱정이었다.이러한 상황은 적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진익이 등극하고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가 세상 사람들을 믿고 복종하게 할 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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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0화
이 말에 단무가는 대뜸 화를 내며 말했다.“풍주의 것보다 못한 건 사실입니다! 이 형편없는 곳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다들 이 말을 듣고 진땀을 뺐다. 감히 궁을 형편없는 곳이라고 하다니... 다들 불만이 있었으나 대놓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한 듯하여 입 밖에 내지 않았다.낙요는 화내지 않았으나 진지하게 따지기 시작했다.“풍주의 떡만 해도 도성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궁에서는 풍주의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입니다.”“단 아가씨, 저와 내기를 해보겠습니까?”“만약 제가 도성에서 단 아가씨 입맛에 맞는 계화떡을 찾아내면 제가 이긴 걸로 합시다. 어떻습니까?”“그렇게 되면 단 아가씨는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겁니다.”그녀의 말에 단무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시 대답했다. “좋습니다. 전 이곳에서 저희 모친의 계화떡과 똑같은 맛을 만들 수 있다고 절대 믿지 않습니다.”곧이어 낙요가 말했다. “그럼 우리 지금 바로 출궁합시다.”“내기의 공정성을 위해 낙영전에 계신 기타 여덟 분의 아가씨들도 함께 출궁하여 증인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이 말에 우유와 상녕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들은 낙요가 내기를 말미로 모두를 데리고 출궁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단무가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문제 없습니다! 당신은 질 게 뻔합니다!”출궁해서 콧바람을 쐴 수 있다고 하니 낙영전에 머물던 기타 몇 명의 아가씨들도 무척 기뻐했다. 그렇게 낙요는 그녀들을 데리고 출궁했다. 우선 술집에 가서 실컷 먹고 마셨고 단무가를 위해 영주의 주방장을 불러 계화떡을 만들게 했다.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니 단무가는 출궁한 후로 다시는 울지 않았다.열심히 음식을 먹고 진지하게 평가를 했다. 낙요도 이 기회를 빌어 그녀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미식의 작용하에 모두의 기분도 따라서 좋아졌고 번뇌는 잠시 잊혀졌다. 그들 일행은 밤늦게까지도 번화한 저잣거리를 돌고 있었다. 낙요는 나온 김에 그녀들을 객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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