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요는 궁녀더러 물러가라고 했다. 그러고는 유유히 탁자 옆에 앉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녕 저를 보지 않을 생각이십니까?”이 목소리를 들은 상녕은 멈칫하더니 냉큼 몸을 일으켜 앉았다.낙요가 보이자 바로 기뻐하며 달려와서 그녀를 끌어안았다.“청연 님! 끝내 돌아오셨군요!”“어디에 계셨던 겁니까? 전 저를 버리신 줄 알았습니다!”“답답해 죽을 뻔했습니다!”낙요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이젠 돌아오지 않았습니까.”“어서 앉으시지요.”낙요가 오자 상녕은 그제야 살아난 것 같았다.그녀는 연일 답답했던 속마음을 한꺼번에 다 털어놓았다.낙요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었다.그리고 일단 위로해주었다. “너무 급해하지 마십시오. 이 일은 제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상녕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참으로 고맙습니다!”“당신이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이때, 밖에서 은은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낙요는 의혹스러워 문밖을 내다보았다. 상녕이 한숨을 내쉬며 알려주었다. “풍주 단 장군 댁 따님이세요. 단 장군 댁에는 3대째 딸이 없어 딸을 무척 갖고 싶어 했답니다. 아들 여섯을 낳고 나서야 겨우 딸을 보게 되어 불면 날아갈세라 애지중지한답니다.”“입궁해서부터 단 아가씨는 울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멈칫했다. “그 아가씨를 만나보셨습니까?”낙요가 물었다.상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봤습니다. 향수가 너무 깊어 누구도 그 아가씨를 기쁘게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 아가씨의 아픈 곳을 건드리게 되더군요.”“계속 이대로 놔뒀다가는 마음의 병을 얻어 저세상으로 갈까 두려습니다.”낙요는 그것보다 더 걱정되는 일이 있었다.“단 장군께서 목숨처럼 아끼는 딸을 입궁시키고 필히 손 놓고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암암리에 계책을 꾸미지 않을까 걱정이었다.이러한 상황은 적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진익이 등극하고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가 세상 사람들을 믿고 복종하게 할 만한
이 말에 단무가는 대뜸 화를 내며 말했다.“풍주의 것보다 못한 건 사실입니다! 이 형편없는 곳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다들 이 말을 듣고 진땀을 뺐다. 감히 궁을 형편없는 곳이라고 하다니... 다들 불만이 있었으나 대놓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한 듯하여 입 밖에 내지 않았다.낙요는 화내지 않았으나 진지하게 따지기 시작했다.“풍주의 떡만 해도 도성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궁에서는 풍주의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입니다.”“단 아가씨, 저와 내기를 해보겠습니까?”“만약 제가 도성에서 단 아가씨 입맛에 맞는 계화떡을 찾아내면 제가 이긴 걸로 합시다. 어떻습니까?”“그렇게 되면 단 아가씨는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겁니다.”그녀의 말에 단무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시 대답했다. “좋습니다. 전 이곳에서 저희 모친의 계화떡과 똑같은 맛을 만들 수 있다고 절대 믿지 않습니다.”곧이어 낙요가 말했다. “그럼 우리 지금 바로 출궁합시다.”“내기의 공정성을 위해 낙영전에 계신 기타 여덟 분의 아가씨들도 함께 출궁하여 증인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이 말에 우유와 상녕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들은 낙요가 내기를 말미로 모두를 데리고 출궁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단무가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문제 없습니다! 당신은 질 게 뻔합니다!”출궁해서 콧바람을 쐴 수 있다고 하니 낙영전에 머물던 기타 몇 명의 아가씨들도 무척 기뻐했다. 그렇게 낙요는 그녀들을 데리고 출궁했다. 우선 술집에 가서 실컷 먹고 마셨고 단무가를 위해 영주의 주방장을 불러 계화떡을 만들게 했다.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니 단무가는 출궁한 후로 다시는 울지 않았다.열심히 음식을 먹고 진지하게 평가를 했다. 낙요도 이 기회를 빌어 그녀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미식의 작용하에 모두의 기분도 따라서 좋아졌고 번뇌는 잠시 잊혀졌다. 그들 일행은 밤늦게까지도 번화한 저잣거리를 돌고 있었다. 낙요는 나온 김에 그녀들을 객잔
“당신이 병권을 회수하려는 것은 알겠는데 이 방법을 쓰지는 말았어야 했소.”“여국은 수백 년 동안 줄곧 구주의 각 영들이 일방을 지켜왔소. 그들의 마음이 안정되어야 백성들의 안정을 지킬 수 있소.”“구주영 수장의 여식을 비로 간택한 선례는 어디에도 없었소. 당신이 갑자기 이런 명령을 내리니 다들 마음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소.”“그녀들이 입궁한 지 꽤 되었는데 당신은 낙영전에 들른 적이 있소? 단무가 아가씨는 매일 눈물로 지새우고 있다오. 이 소식이 만약 단 장군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단 장군이 어찌 할 것 같소?”“병권을 수복하는 전제는 나라의 안정이요.”진익은 이 말을 듣고 좀 불만이 있는 듯 했다. “짐은 왕이고 그들은 신이요. 그들은 본디 짐의 명에 따라야 하는 법이요. 짐이 그들의 여식을 왕비로 간택하면 그들은 응당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요.”“그렇지 않으면 불신지심이 있는 것이요!”“누가 감히 두말한단 말이요?”낙요는 조급해하지 않고 앉아서 그에게 해석했다. “맞소. 당신은 왕이고 그들은 신이요. 그들이 당신에게 충성하게 할 방법은 많소. 그들이 기꺼이 당신에게 충성하게 할 방법도 있소!”“권력으로 협박하고 탄압해서 충성하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그들은 다 무장이요. 대부분 성격이 거칠고 급한데 당신이 이렇게 과격한 방법을 쓰면 역효과만 낼 뿐이요.”낙요는 진익과 한바탕 잘 따져보려고 준비했는데 예상 밖으로 진익이 말머리를 돌리는 것이었다. “당신 말이 맞소.”“하지만 짐은 인심을 잡는 데에 서투르니, 당신이 떠나지 않는다면 짐을 도와 계책을 세워주시오.”“여국에는 당신이 없어서는 안된다오.”낙요는 몸이 굳어진 채 미간을 찡그리고는 진익을 바라보았다.지난날들의 추억을 떠올려 보던 그녀는 갑자기 깨달았다. 진익은 확실히 인심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신변에서 오랫동안 충성해온 수하도 언제든지 끌고 나가 죽일 수 있었다.다만 그녀가 생각지 못했던 것은 해가 여러 번 바뀌었는데 그는 여전히 나아진 점이 꼬물만치도
낙요가 놀라며 고개를 돌려 보니 약간 눈에 익었다. 상대방도 놀라더니 먼저 그녀를 알아보고는 바로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아, 대제사장님이시군요.”낙요는 멍해서 아직 눈앞의 사람이 누군지 기억해 내지 못했다. 눈에 익은데 생각이 나질 않았다. 진익은 성지를 거두고 낙요가 기억해 내지 못한 것을 눈치채고 말했다.“이분은 상 비요. 당시 왕비를 선발할 때 당신이 짐을 찾아와 명단에 이 이름을 보태지 않았소.”“잊은 것이요?”낙요는 이 말을 들은 순간 기억이 났다.“해 귀비의 조카딸, 강상......”상 비가 웃으며 대답했다. “강상군입니다.”“대제사장께서는 참으로 잊음이 잦으십니다.”“그때 다 대제사장님 덕분이었습니다. 아니면 저는 입궁할 기회도 없었는 걸요.”“시간이 되시면 꼭 저의 서오궁에 들르십시오!”상 비는 비록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눈에는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거짓 웃음을 짓는 느낌이었다.낙요도 그녀가 진심으로 초대한다고는 느끼지 못했다.다만 서오궁이라고 하는 것을 듣고 다시 놀라며 물었다.“서오궁이라 했소? 지금 상 비가 서오궁에 살고 있소?”상 비는 득의에 차서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제가 지금 고모님 예전의 침궁에 살고 있습니다.”“그것도 황상께서 특별히 제게 상을 내린 것이지요.”상 비는 말하면서 다가가 다정하게 진익의 팔짱을 꼈다.동작이 대범한 것으로 보아 총애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낙요가 물었다. “그럼 해 귀비는요?”상 비가 대답했다. “궁을 나가셨습니다.”“기금 어느 촌구석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제가 가지 못하게 말렸는데 기어코 떠났습니다. 궁을 나가면 누가 귀비로 인정해 주겠습니까.”“대체 무슨 생각인지 통 모르겠습니다.”상 비의 말투에는 경멸이 섞여있었다.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이 좁혀졌다. 궁을 나간 해 귀비의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해 귀비였을 때에는 가문의 영광이었다. 가족들 모두 그녀를 받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돈은 먼저 이번 일로 영향이 심한 백성부터 구제해야 했다. 제사 일가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낙요와 우유 둘은 이곳을 완공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지 계산해 보았다. 공사 진도를 늦추더라도 최소 이십만 냥은 있어야 했다. 이 또한 통천탑만 완공하는데 필요한 돈이었다. 우유가 말했다. “통천탑 빼고, 다른 곳은 우리의 사람들이 짓게 하면 돈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그리고 약각은 다 허물고 방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시 짓지 않으면 보기가 너무 흉합니다.”낙요는 머리를 끄덕였다.“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미 반은 철거되었으니 다시 건설합시다. 잘 지어놓으면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그럼 약각에 가볼까요?"“그럽시다.”그리하여 둘은 사람 몇 명을 데리고 약각에 보관되어 있던 약재들을 하나하나 상자에 담아 들고나왔다. 정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물건들이 빠지고 궤짝을 치우자 낙요는 문득 바닥에 비밀문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가 서둘러 문 위에 두껍게 쌓여있는 먼지와 잡동사니들을 치우니 온전한 나무판자가 드러났다. 벽에 붙어서 길게 뻗어있었다. 두드려 보니 안에서 휑뎅그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 문에는 자물쇠도 없었고 열 수도 없었다. 이 방에는 반드시 장치가 있을 것이다!"거의 다 정리되었으니 돌아가서 쉬세요."“네!”사람들은 다 가고 방에는 낙요와 우유 둘만이 남았다.우유가 의문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왜 그러십니까?”낙요가 비켜서며 바닥에 있는 비밀문을 가리켰다.“이 밑에 밀실이 있습니다!”“기관을 찾아봅시다!”“꼭 방안에 있을 겁니다!”우유도 놀랐지만 바로 낙요와 함께 기관을 찾기 시작했다.마침내 선반에서 한 약 단지가 들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옆으로 돌리니 기관 소리가 들리면서 바닥에 있던 문도 스르르 열리는 것이었다!우유는 서둘러 바깥쪽 방 문을 닫았다.둘은 화섭자에 불을 붙이고 비물문 아래로 내밀었다.밑에는 칠흑같이 어두웠는데 밀실이 아주 넓
비교를 해본 유유 역시 깜짝 놀랐다. "이게 양행주가 직접 쓴 것입니까?”낙요는 여러 권 더 뒤져보았다. 동초 대제사장과 관련된 것은 모두 양행주의 필체였다."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이것들도 전부 양행주가 직접 쓴 것입니다.”"이 세상에서 그분만이 동초대제사장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예전에 수많은 기록을 찾아봤지만, 동초 대제사장에 대한 것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누군가 일부러 그녀의 흔적을 지우기도 했지만, 그녀가 존재했던 흔적을 남기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었다.동초 대제사장의 생애를 명확하게 기록해 놓았다.사인까지도 똑똑히 적혀 있었다.낙요는 한 줄 한 줄의 글씨를 보고 있노라니 양행주의 한을 느껴지는 듯했다.그는 다행히 약로에 의해 구출되었고, 이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십여 년을 살았다. 유일하게 그가 살아가도록 지탱한 것은 복수였다.그는 무공비술도 적잖게 훔쳤고 맥이 끊기는 고통을 수차례 겪으며 절세공법과 금지술을 익혔다.보통 사람의 끈기를 훨씬 뛰어넘지 않으면 절대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책장의 무공비서들을 본 낙요는 양행주가 그 공법을 익히는 데 엄청난 대가를 치렀고 그의 몸도 장시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그의 수명은 몇 년 남지 않았을 것이다.양행주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죽기 전에 동초대제사장을 부활시키려는 절박한 심정이었으리라!다 보고 난 후, 낙요는 다시 그 방들 중 한 곳으로 들어갔다.방문을 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녀를 매우 놀라게 했다.벽에는 덩굴이 가득했고, 그 옆 선반에는 온갖 종류의 항아리가 가득했는데, 그 안에는 약이 들어 있었다.여기가 양행주가 약을 만들던 곳일 텐데, 이 벽에 가득한 덩굴은 무엇일까?아마도 그가 전문적으로 재배한 것 같았다.낙요는 자세히 살펴보니 눈에 익은 느낌이 있었다.성수지 옆에 자라는 그 덩굴인 것 같았다.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양행주도 이 식물을 연구하고 있었다니!그 당시 그녀는 만족에서 사부가 살
"사부님께서는 역대 대제사장이 자리를 물려줄 때마다 사상환 한 알씩 전해주었다고 하셨는데 그것을 먹고 나면 사람들이 믿고 따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사부님께서는 제가 대제사장을 이어받을 때에는 사상환을 저에게 주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여국 백성을 지키면 자연스레 만인의 존경을 받을 수 있으니 사상환의 통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사부님은 제가 그런 사람, 정말 사람들이 우러러볼 자격이 있는 대제사장이길 원하셨습니다.”"그런 사부님께서 사랑을 위해 자신의 책임을 버릴 것이라고 저는 절대 믿지 않습니다.”"그분은 대제사장이 황족과 통혼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 모든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황제의 비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해도 못 하겠고 믿지도 못하겠습니다.”"사부님도 몸부림을 치신 것 같은데, 황제의 침전으로 이사한 후 밤에 그분의 울음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주 무기력한 울음소리였습니다. 어쩌면 그분도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제사 일가의 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사부님을 의논하였습니다. 그녀는 대제사장이 될 자격이 없다, 사랑을 위해 굽신거리고 제사 일가의 지위까지 낮춘다, 비천하고 가증스럽다고 하였습니다.”"스승님께 물어보니 자제할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제가 사부님에 대해 알고 있는 바로는, 황제가 그분에게 무슨 짓을 하지 않고서는 사부님이 황제에게 일편단심일 리가 없습니다. 황제가 좌우로 여인을 껴안고 끊임없이 비를 맞아들이는데도 변함없이 황제를 바라보셨으니 사부님은 병이 났을 것이 분명합니다.”"사부님은 임신 후로는 더욱 두문불출하셨습니다. 황제는 매일 새로운 여인이 생겨 사부님을 한 번도 뵈러 간 적이 없으며, 심지어 사부님이 하루 종일 울상을 짓고 있다고 싫어하셨습니다.""저는 너무 분했습니다. 사부님께 떠나라고도 권했습니다. 그분은 대제사장이니까요!”"하지만 사부님은 평생 이 침전과 그 남자를 떠날 수 없다고 하셨고, 저는 사부님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절망을 보았습니
천궁제가 약을 연구 제작하는 과정에서 신분이 낮은 후궁의 많은 귀인이 목숨을 잃었다. 천궁제는 약을 만들기 위해 그들을 실험대상으로 삼았다.다만 후궁이 많고 후궁내전으로 여자 몇 명이 죽어나가는 게 일상 이었기에 아무도 주의하지 않았다. 천궁제는 대량의 시약으로 결국 섭심단을 개발했다. 이 약을 처음으로 섭취한 사람은 동초 대제사장이다.제사 일가의 사상환과는 달리 섭심단은 남녀 사이의 정에 더욱 치우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마음이 쉽게 생기고 멈추기 어렵다. 상대의 명령에 반항할 수 없게 만들고 반항할 심산이 생기면 당사자는 고통에 몸부림치게 된다.이것을 발견한 양행주는 동초 대제사장이 당시 천궁제의 섭심단으로 통제를 받으며 자신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뒤로한 채 천궁제의 여자가 된 것을 알게 되었다.그 일이 있고 나서, 동초 대제사장은 후회하며 벗어나기 애썼다. 그러나 어두운 밤 그녀의 울부짖음은 멈추지 않았다. 섭심단 때문에 그녀는 괴로운 밤을 지새웠다.그리고 동초 대제사장은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섭심단 때문인 것을 알지 못했다.평생 천궁제를 떠날 수 없다는 이념이 그녀를 고통스럽게 했다. 천공제도 그녀에게 진심이었던 적이 없었다. 단지 그녀를 장악해, 우월한 대사제를 장악해 노예처럼 부리고 그녀를 움직이게 하기 위함이었다. 죽음보다 못한 삶이었다. 하지만 천궁제는 알지 못했다. 동초 역시 대제사장이었고 그녀의 강한 의지력으로 섭심단에 완전히 중독되지 않은 사실을 그는 몰랐다. 그녀는 계속해서 반항했고 굴하지 않았다.천궁제는 결국 살심을 일으켜 동초 대제사장이 딸을 출산하자마자 그 딸을 빼앗아 갔다. 이 사건은 동초 대제사장을 미치게 했다.동초 대제사장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저주를 받았다.여국의 황족과 제사장 일가는 상호보완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동초 대제사장이 죽는 순간, 여국의 재난도 시작되었다. 천궁제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악몽에 시달리며 나날이 초췌해졌다.양행주에게 그를 죽일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