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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661 - Chapter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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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1화

원용의의 결별 선언과 시한부 인생원용의가 말했다 “이렇게 됐으니 저도 더이상 숨기지 않을 게요, 원래 당신에게 후궁으로 시집오는 걸 별로 원하지 않았어요. 그래요 누군가에게 시집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할머니가 주명취는 사람을 해칠 마음을 품고 있으니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저더러 제왕부에서 주명취를 지켜보라고 하셨어요. 이제 주명취가 죽었으니 제 임무도 이것으로 끝입니다.”제왕은 원용의가 이럴 줄 상상도 못해서 당황하고, “모든 사람이 전부 주명취가 날 해치려던 의도를 알고 있었어? 나만 몰랐구나.”원용의가 웃으며, “당신은 단순한 마음을 가졌으니까요, 그건 좋은 거예요.”사실 원용의는 할머니가 당시에 권했던 말을 기억한다. 주명취가 야심이 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할머니는 역시 원용의가 제왕과 혼인하길 진심으로 바랬다.제왕은 분명 따스하고 단순한 사람이다.하지만 주명취의 일을 겪고 원용의는 황실이란 파란만장한 곳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게 되었다.원용의는 남자는 하늘이라고 여길 생각은 조금도 없으며, 해야 할 자신의 일이 있다.제왕은 낙심이 되고 허전한 것이 주명취가 죽은 것보다 더 힘이 드는데, “친정에 가서 어떻게 할 생각이야? 또 시집 갈 거야?”원용의는 어깨를 으쓱하며, “아뇨, 여전히 결혼은 싫으니까 여기 저기 다녀보고 싶어요, 우리 북당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보고 싶고, 가다가 지쳐서 더 못 가겠으면 돌아오죠.”“경성을 떠나려고?” 제왕이 엄청 충격을 받았다.“네, 그게 제 어릴 적 꿈이거든요.” 원용의가 말했다.제왕의 마음이 단번에 쓸쓸함에 파묻혔다.원용의의 어릴 적 꿈이었구나, 그녀의 어릴 적은 당연히 제왕이 왈가왈부할 수 없는 것이다.제왕은 원용의에게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인간이라고, 이런 시기에 자신을 두고 간다며 꾸짖고 싶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원용의가 시집온 뒤로 그녀에게 한 가닥 따스한 온기라도 준 적이 있었던가?오히려 원용의가 계속 제왕을 보호해왔다.하지만 제왕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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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2화

원용의를 잡는 제왕제왕이 ‘힘겹게 겨우’ 진정되어 천천히 앉으며 입가의 피를 닦고 눈을 들어 슬픈 기색으로 원용의에게, “이건 희귀한 병으로 지금은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만 알고 계셔, 계속 비밀을 지켜왔고 너도 모르게 했는데, 네 앞에서 발병하고 말았으니 더이상 숨길 수가 없구나.”원용의가 제왕을 일으켜 의자에 앉히고 눈살을 찌푸리며: “어의가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해요?”“없다는 군.” 제왕이 고개를 젓고 쓴 웃음을 지으며, “네가 방금 그랬지, 금수강산을 돌아다니고 싶다고, 진짜 좋겠구나, 나도 가고 싶……지만 몸이, 됐다 앞으로 네가 만약 경성으로 돌아오면 내 위패도 같이 데려가 줘. 나도 아름다운 북당의 금수강산을 실컷 볼 수 있게.”원용의는 제왕의 이런 슬픈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파와서 달래며, “어쩌면 아직 희망이 있을 거예요, 포기하지 마요, 천하에 명의가 이렇게 많은데 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아바마마께서도 몇년간 명의를 수소문 하셨지만 아쉽게도 찾아내지 못했지, 됐어 이 얘기는 그만하자. 네가 떠나기 전에 괜히 아픔을 남길 순 없으니까.” 제왕이 진심 어린 눈빛으로 원용의를 바라봤다.원용의가 약간 망설이며 작은 목소리로: “제왕 사람들은 전부 당신이 병에 걸린 걸 알아요?”“아무도 몰라, 아바마마께서 말하지 못하게 하셨지, 알잖아.” 제왕이 어깨를 으쓱하며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척하지만 일부러 나약한 눈빛을 슬며시 드러내며, “난 황제의 적자니 만약 내가 죽으면 수많은 사람이 큰 형을 지지할 거야, 적자가 없으면 장자를 세우는 법이니까.”원용의는 이해가 됐다. 비록 그녀는 이 일에 관심이 없지만 할머니는 그렇게 말하실 것이다.지금은 장자냐 적자냐의 싸움이다.이 적장자 싸움은 어떤 사람의 한결같은 의지에 따른,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지만 말이다.바로 이 표면적 이유를 계획한 사람이 주재상이다.주재상이 손녀를 자기 외손자인 제왕에게 시집을 보내고, 사람들로 하여금 주재상이 제왕을 미는 것처럼 생각하도록 했다.이 때문에 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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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3화

황제와 식사하러 가는 원경릉아바마마는 혼자서 수라를 드시는데 지난번 원경릉과 드신 것이 이미 여러 면으로 원경릉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또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시니 도대체 무슨 풍파를 일으키려고 하시는 걸까.원경릉이 안에서 단장하고 있는데 우문호가 따라 들어가니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원경릉이 웃으며: “안심해요, 아바마마는 결국 내 목숨을 어쩌진 못하시니까.”“그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아바마마의 과한 은총을 걱정하는 거야.” 우문호는 지금 정세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고, 움직이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게 백배 천배 낫다. 아바마마께서 풍파의 격랑에 원 선생을 제발 좀 그만 밀었으면 좋겠다.원경릉은 청색 비단실로 석류꽃 자수가 놓인 맞섶 치마를 입고 비단 바람막이를 걸친 뒤, 녹주가 솜씨 좋게 머리를 틀어 올려 양쪽에 보요를 끼우고, 기상궁이 원경릉의 손에 은으로 만든 손난로를 쥐여주었다.입궁이니 맨 얼굴로 갈 수 없어 기상궁이 원경릉에게 엷은 화장을 해주는데, 눈썹은 멀리 있는 산처럼 옅고 입술은 붉게 살짝 단장하니 활기차 보여 훨씬 좋다.우문호가 안고 입을 맞추고도 계속 재잘재잘 떠들며, “아바마마께서 너한테 뭘 묻거든, 너무 확실하게 대답하지 말고, 이도 저도 아니게 애매모호하게 하면 돼, 고심해서 너더러 입궁해 식사하자고 하시는 것을 보니 분명 좋은 의도는 아닐 거야,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원경릉이 웃으며, “아바마마는 네 아버지셔, 아버지를 그렇게 얘기해도 돼?”우문호가 답답해 하며: “만약 아무 의도도 없으면 날 왜 못 들어가게 하는데? 어쨌든 조심해서 나쁠 거 없어.”원경릉이 우문호의 목덜미를 잡고 입을 맞추며, “좋아, 알았어, 안심해.”우문호가 절박한 눈빛으로 원경릉을 보며, “진짜 안심이 안돼, 만아랑 사식이를 따라 보낼 게.”“그러던지!” 원경릉은 우문호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의심되면서 돌아와 ‘약을 좀 처방할까’ 생각했다.사식이와 만아를 데리고 원경릉은 문을 나섰다.눈발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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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4화

황제를 기다리는 원경릉원경릉이 손을 뻗어 목여태감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작은 목소리로: “태감, 주명취 건과 관련이 있는 거야?”목여태감이: “왕비마마, 걱정하지 마세요, 무슨 일이든 황제폐하께서는 먼저 왕비마마의 의견을 물으실 것이고, 만약 마마께서 강력하게 반대하시면 황제폐하께서도 분별하실 것입니다.”이 말에 원경릉은 더욱 안절부절 하게 되었다.무슨 일이길래 원경릉의 의견을 반드시 물어봐야 하는 걸까? 초왕부의 일이 아닌 공사라면 그럴 필요 없다.그리고 초왕부의 일로 원경릉에게 물어보면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 뻔한 것이, 그럴 만한 일은 후궁 건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원경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다. 아니 겨우 잠잠해 진지 얼마나 됐다고? 주명양이 이제 막 시집을 가서 겨우 안도할까 말까 한데 또?어쩌면 이번 식사는 코로 먹을 지도 모르겠다.입궁하자 목여태감이 그녀를 운룡각(雲龍閣)으로 데려갔다.운룡각은 황궁의 동쪽에 위치해 동궁(東宮)과의 경계를 이룬다.운룡각 옆은 운룡전(雲龍殿)으로 황제의 겨울 침전(寢殿)이다.운룡각 3층으로 되어 있는데 크지 않고 바깥에 계단이 나선형으로 나 있어 돌아서 올라가게 되어 있고 수라는 2층에서 든다고 한다.만아와 사식이는 아래서 기다리고 원경릉은 목여태감을 따라 올라갔다.명원제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식탁은 이미 준비가 되어 궁녀 두 명이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이곳은 내전과 외전으로 나뉘며 식사는 외전에서 하는데 배치가 간결하고 동쪽 벽에 족자가 하나 걸려 있는데 ‘오곡풍등(五穀豐登, 오곡이 풍성하다)’이란 네 글자가 적혀 있다.의외로 명원제의 가장 지극한 바램을 담고 있는 것이다.서쪽엔 병풍이 한 채 있는데 그 안쪽은 내전과 연결되어 있다.남쪽은 계단, 북쪽엔 서탁이 놓여 있고 서탁 위엔 책 몇 권과 문방사우가 놓여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정교하게 조각한 옥사자로 생동감이 넘쳤다.실내에 난로가 피워져 있어 따듯했다. 남쪽으로 난 문을 닫으니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고 오히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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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5화

우문호가 살인자라고?요리가 차려져 나오는데 하나같이 가정식 반찬으로 황제의 수라라는 웅장함은 없고 아주 정교하고 야무지다.반찬 5개, 탕 하나, 김이 모락모락 난다.명원제가 아무 말이 없으니 원경릉도 말없이 궁녀가 곁에서 요리를 놓는 것을 보는데 명원제가 들자고 한 마디 하자 원경릉도 먹기 시작했다.아무래도 마음이 불안하다 보니 음식이 먹히지 않았다.명원제와 식사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원경릉은 지난번과 정반대로 많이 먹을 생각조차 감히 품지 못했다. 태도가 상당히 공손해 져서 오히려 지난번이 훨씬 편했다.원경릉은 마음 속으로 몰래 쓴 웃음을 지으며 과연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랐구나 싶다.명원제는 혼자서 수라를 들어 왔기 때문에 밥 먹을 때 얘기하지 않는 게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같이 앉은 원경릉도 말이 없다.다섯 종류의 요리를 거진 다 먹었는데 이는 두 사람 식욕이 왕성해서가 아니라, 원래부터 요리 하나 당 몇 젓가락밖에 되지 않도록 특별히 앙증맞게 만들었기 때문이다.탕은 약간 남겨서 명원제는 목여태감에게 내려 주었다.목여태감이 성은에 감사하며 받쳐들고 한쪽에 치워 둔 뒤 사람들에게 남은 죽과 접시를 치우게 했다.다 치운 뒤 두 사람에게 차를 내오는데 원경릉이 한 모금 마시니 산사 맥아차로 소화와 체기에 도움이 되었다. 산사차를 마신 뒤 목여태감은 자리를 정리하더니 궁녀를 전부 물러가게 하고 자신은 남쪽 문 앞에 서 있었다.원경릉은 두 손을 무릎위에 올려 두었는데 사실 이 동작이 상당히 힘든 것이 배가 비교적 많이 나와서 다리를 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명원제가 원경릉에게: “다섯째는 매일 초왕부에서 뭘 하느냐?”원경릉이 목소리를 가다듬고: “아바마마께 아룁니다, 왕야는 초왕부에서 검술을 연마하시고 글을 쓰시느라 매일 충실하게 지내고 있습니다.”“짐을 원망하지 않더냐?”원경릉이 당황하며, 충성되고 정직하게: “그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왕야는 아바마마께 대한 마음은 존경 그 자체입니다.”명원제가 비웃음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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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6화

후궁이냐 감옥이냐명원제가 냉소를 띠고, “자진? 아마 아닐 걸,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간에 짐은 이미 다 알고 있다, 주명취는 주재상이 배후에서 지시했다고 옥중에서 자백했고, 다섯째는 주명취가 조당에서 심리를 받을 때 주재상에 대해 자백하지 못하도록 그녀를 죽였지.”원경릉은 두 손으로 소매를 쥐고 약지에 핏기가 가지며, “아바마마, 그걸 믿으세요? 진짜 재상대인이 지시했다고 믿으십니까?”“짐이 믿고 안 믿고 하는 것과 주명취가 자백한 것은 별개야. 얘기를 섞지 마라, 주명취가 뭐라고 했든 다섯째가 그녀를 죽인 것은 사실이야.”원경릉은 명원제를 똑바로 바라보며 속으로 눈치챘다.황제는 다섯째가 황제의 의중을 헤아리고 있다는 것, 자신도 주재상 짓이 아니란 것을 믿지만, 황제는 이것을 빌미로 원경릉 혹은 다섯째에게 어떤 일을 협박할 것이란 사실을 말이다.원경릉은 숨을 삼키고: “아바마마, 다섯째는 폐하의 아들이며 범인을 죽였는지 여부도 폐하의 생각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다섯째가 한 행동은 모두 조정과 이 강산을 위해서 였으며 어떠한 사심도 없었음을 며느리는 확신합니다.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명원제가 미소를 지으며 원경릉의 맑고 과단성 있는 눈빛을 들여다보고: “흠, 이 일은 일단 차치하고, 또 하나 짐이 일단 너에게 얘기할 것이 있는데 네 의견을 구하고 있어. 만약 네가 동의하지 않으면 짐도 강요하지는 않으마.”원경릉은 핵심으로 들어가는 구나 싶어 자세를 바로 하고: “말씀하세요.”명원제가 대놓고 심하게 온화하고 친절한 말투로: “이렇게 된 건데 말이야, 호 대장군(扈大將軍)이 계속 진북(鎮北)에 주둔하며 조정에 공을 세운데다 진북 일대 떠돌이 도둑을 전부 섬멸했다는 급보가 와서 짐이 호 대장군을 진북후(鎮北侯)로 책봉하고 상을 내리고자 하는데 말이야, 진북후가 상은 필요 없다며 짐에게 한 가지 근심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을 했지 뭐냐.”원경릉이 눈을 반짝이며, ‘진북후가 딸이 하나 있는데’는 아니겠지 설마…….이윽고 명원제가 실실 웃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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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7화

명원제에게 대든 결과명원제는 냉담한 표정으로, “가봐.”목여태감이 대답하고 원경릉을 쳐다봤다.원경릉이 하는 수 없이: “아바마마, 이렇게 하시는 것은 저에게 강요하시는 겁니다. 다섯째의 목숨을 가지고 저를 압박하시는 거예요.”명원제가 돌연 안색을 바꾸며, “무엄하다!”원경릉이 이 말을 듣자 자기가 무릎을 꿇어야 하는 것을 알고 식탁을 짚고 천천히 일어나 다시 천천히 무릎을 꿇었으나 마음은 가라앉지 않아 씩씩거리며, “아바마마 고정 하소서.”명원제가 성난 목소리로: “원경릉, 후궁을 들이는 일에 짐이 너를 존중하여 상의까지 했거늘 네가 동의하지 않으니 짐도 널 강요하지 않았어. 너는 그런데도 고마움을 모르고 감히 짐에게 불손한 말을 해? 너는 대역무도한 죄를 지었느니라!”원경릉이 마음이 불편하고 숨이 목구멍에 막혀 나오지 않는 것 같아, “아바마마, 만약 폐하께서 정말 며느리를 존중하셨으면 며느리가 회임 했을 때 또 다시 후궁을 맞아들이는 일을 거론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다섯째가 왜 주명취를 죽여야 했는지, 폐하께서는 분명히 아십니다. 다섯째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다섯째가 조정을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 게 아니란 말씀이신 가요? 만약 주명취가 정말 조당에서 자백해서 주재상에 대해 얘기했어도 결국에 가서는 주재상이 벌을 받을 리 없었을 겁니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내겠지요, 하지만 주재상이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실마리를 더듬어 진상에 다다르면, 배후의 사람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는데 그러면 아바마마의 마음이 아프지 않겠습니까? 다섯째는 그것을 고민했습니다. 아바마마께서는 정말 이해하지 못하십니까? 왜 연달아 다섯째를 괴롭히세요? 다섯째가 받은 서러움이 아직도 부족합니까? 아바마마는 정말 너무 편애하세요!”“무엄하다!” 명원제는 분노가 폭발해서 탁자를 내리치자 탁자 위에 찻잔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목여태감이 겁에 질려 얼른 무릎을 꿇고, “황제 폐하 고정 하소서, 왕비마마께서 잠시 분을 낸 것입니다. 폐하 고정 하소서!”명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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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8화

소박 맞는 원경릉이 식사는 최후의 만찬이었군.목여태감은 천천히 원경릉을 부축하는데, 원경릉은 발 밑이 푹 꺼지는 느낌이 들며 똑바로 서 있을 수 없었다.명원제의 말은 구구절절이 동기가 사악하다.다섯째가 지금 이 지경에 이른 건 전부 원경릉 탓이라는 것이다.맞는 말이다.원래 몸의 주인인 그 원경릉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지금 그녀가 질 수밖에 없다.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기만 하면 공주부 일을 끌어들일 것이다.원경릉은 명원제의 옷에 수 놓아진 운해 그림과 그 위에 도사리고 있는 발톱이 다섯개인 진짜 용을 바라봤다. 한 땀 한 땀 세밀하고 정교하게 수를 놓아 용이 살아서 명원제의 몸에서 날아오를 것 같다.원경릉은 눈에서 불꽃이 일어 예를 취하고 힘겹게: “아바마마 옥체 보중 하소서. 원경릉 작별인사 드립니다!”명원제는 원경릉에게 등을 돌리고 한마디도 하지 않고 우울한 얼굴이다. 넘쳐 흐르던 고귀한 자태는 사라지고 냉정하고 고집스럽게 보였다.목여태감이 원경릉을 부축해 내려가니 만아와 사식이가 밖에서 기다리는데 바람에 몸이 꽁꽁 얼었다.원경릉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두 사람이 앞으로 나와 부축하고 목여태감은 작은 소리로 탄식하며, “왕비마마 왜 사서 고생을 하십니까? 이렇게 하시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고작 호 아가씨가 아닙니까? 시집을 와도 후궁인데 마마와 초왕 전하의 깊은 사랑엔 영향을 못 미칩니다.”사식이가 깜짝 놀라며, “뭐요? 아직도 후궁이 있어요?”원경릉이 손을 꼭 누르며, 지친 기색으로: “가자.”목여태감이 금군 하나를 부르더니 의례태감(司禮太監)을 데리고 가서 초왕에게 입궁을 전하게 시켰다.밖으로 나가서도 만아와 사식이는 감히 묻지 못하는 것이 원경릉의 안색이 매우 좋지 않기 때문이다.목여태감도 따라 나와 원경릉이 깊은 침묵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며: “왕비마마 폐하를 원망하지 마세요, 절박해서 어쩔 수 없으셨습니다.”“알아, 만약 부득이한 게 아니라면 폐하께서 날 이렇게 대하지 않으시겠지.” 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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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9화

만아와 사식이의 결심“태감, 아바마마는 아바마마대로의 고충이 있으실 겁니다. 저는 은혜도 모르고 아바마마께 반기를 드는 게 아니에요, 당연히 아바마마께서 나를 위해 골라 주신 길이 가장 좋다는 걸 알고 있어요, 왕야는 호 아가씨를 좋아할 리가 없으니 시집을 온다고 해도 저한테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겠죠, 우리는 여전히 서로 사랑하니까요.”목여태감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왕비께서는 그렇게 다 알고 계시면서 왜 폐하를 거역하셨습니까? 폐하께서 정말 마마를 괴롭히고 싶으시면 이렇게 특별히 궁으로 불러 식사를 하며 마마께 살뜰하게 설명하실 필요 없습니다, 바로 성지만 내리셔도 마마는 성지를 거역하실 수 없으니까요.”원경릉이 쓴 웃음을 지으며, “아바마마께서 저를 존중해 주시는데 어떻게 하해와 같은 은혜를 잊겠습니까, 하지만 요즘 제가 계속 어려움에 빠지다 보니 왕야가 혼비백산 했어요, 저를 생각하는 왕야는 분명 호 아가씨와 혼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왕야가 성지를 거역하는 것이 낫습니까, 아니면 제가 오늘밤 아바마마께 말대꾸 하는 게 낫습니까? 태감께서 찬찬히 생각해보시면 바로 아실 것입니다. 저는 제 꾀에 제가 빠져 친정으로 돌아가는 것이나 저와 복중의 아이에게 모두 잘 된 일입니다. 적어도 얼마간 굳이 폐비를 해치러 오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목여태감이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며, “왕비마마는 어찌 그리 치밀하십니까, 그저 탄복할 따름입니다. 폐하께서 마마의 이런 생각을 아시면 분명 마마를 선처하실 겁니다.”원경릉이: “선처 여부는 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왕야가 평생 순탄하게 지내실 수만 있으면.”목여태감에게 한 이 말은 황제가 앞으로 선처해주시길 바라며 원경릉이 일부러 신경 쓴 말이다.원경릉은 우문호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두 걸음 나가기 위해 한걸음 물러나는 전법을 쓴 것은 원경릉이 혼인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다.원경릉이 혼인관계를 똑바로 유지하지 못하면 아이를 낳자마자 빼앗길 텐데 절대로 일가족이 헤어져서는 안된다.초왕부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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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70화

원경릉과 우문호의 작별원경릉은 사식이와 만아가 함께 하겠다는 뜻에 감격했다. 친정으로 돌아가면 적지 않은 풍파가 일어날 텐데 이 두 사람이 함께 해주면 적어도 억울한 경우를 당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이 때 우문호는 초왕부에서 계속 원경릉이 돌아오길 기다리다가 입궁하라는 황제의 성지를 받았다.말을 달려 입궁하는데, 원경릉의 마차를 보고 고삐를 잡아 멈춰서 마차를 막았다.목여태감은 두 사람이 만나게 하려고 일부러 마부에게 다른 길로 못 가게 했다.마차를 세운 뒤 목여태감은 얼른 원경릉에게: “왕비마마, 궁에서 일은 절대로 언급하시면 안됩니다. 왕야 성정에 분을 참지 못하시고 궁에서 대역무도한 죄를 지을까 두렵습니다.”원경릉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마차에서 내렸다.우문호기 막 말에서 내려 다가와: “내려오지 마, 굉장히 추워.”우문호는 바람같이 원경릉을 가슴에 품더니 바람막이로 그녀를 싸매고: “아바마마께서 뭐라고 하셨어?”원경릉이 머리를 우문호의 가슴에 묻고 익숙하고도 안정감을 주는 체취에 딱딱하게 굳었던 몸이 스르륵 풀어졌다.원경릉은 두 손으로 우문호의 등을 껴안고 손가락 끝으로 옷에 놓인 자수를 만지작거리며 심호흡을 하더니: “별 말씀 없으셨어, 왕야가 매일 초왕부에서 뭘 하는지 묻기만 하시고.”우문호가 구시렁거리며, “고작 그거야? 아바마마도 진짜 할 일 없나 보네, 나한테 들어오라고 어명을 내리셨다 길래 무슨 일이 났는 줄 알았지. 널 보니 안심이 된다.”원경릉은 우문호의 가슴에서 고개를 들어 올려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먹빛 눈썹, 그 주변의 흉터를 매만졌다. 흉터는 이제 옅은 붉은 색 줄만 남아 잘 보이지 않아서 잘생긴 얼굴을 전혀 망가뜨리지 않고 오히려 카리스마 있어 보인다.원경릉은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미소를 지으며, “가봐, 아이랑 같이 기다리고 있을 게.”이 말을 하고 또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얼른 심호흡을 하고 터져 나오는 눈물을 겨우 참았다.우문호가 원경릉의 미간에 뽀뽀하며: “날이 차, 얼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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