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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의 모든 챕터: 챕터 641 - 챕터 650

3041 챕터

제 641화

주명취의 첫날 밤기왕은 완전 따스하고 부드러운 사람으로 밖에서 말하듯 그런 흉악하고 사나운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주명양의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 지며 기왕과 같이 자리에 앉았다.기왕이 술을 따르며 눈웃음을 짓더니, “술 마실 줄 알아?”주명양이 옷자락을 꼭 쥐고 붉은 촛불이 주명양의 발그스름한 볼을 비추니 눈가도 발그레해 져서, “조금 마실 수 있어요.”기왕이 활짝 웃으며 주명양의 손을 쥐고 그녀의 손등을 문지르더니 부드럽게: “그럼 이 잔을 바꿔 마시고 지금부터 당신은 내 처가 되는 거야.”주명양이 눈을 움찔하며, “처요?”기왕이 미소를 지으며 또렷한 눈빛으로, “그래, 내 마음에 당신은 내 처야.”주명양이 고개를 들어 기왕을 보는데 속눈썹이 바르르 떨리고 눈을 내리깔아도 심장이 두근거렸다.잔을 바꿔 마시고 기왕의 눈빛이 더욱 깊고 그윽해 지더니 한 손으로 주명양을 안고 침대로 갔다.주명양은 머리를 기왕의 가슴에 묻고 죽자고 자기 옷을 쥐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주명양은 조심스럽게 침대에 뉘여 지고, 기왕은 주명양의 볼을 쓰다듬는데 마치 진귀한 보석을 쓰다듬듯이 철철 넘치는 사랑을 담은 눈빛이다.주명양은 이런 시선을 본 적이 있다. 우문호의 눈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우문호는 원경릉을 보고 있었다.이 시선은 주명양의 강렬한 질투심과 언짢음을 일으켰다.지금 기왕의 눈으로 볼 땐 주명양의 심장도 떨리고 있다.기왕의 입술이 아래로 내려오자 주명양이 눈을 감고 흔쾌히 받아들였다.이 일은 시집오기 전에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었다.주명양은 어떻게 하면 남편의 비위를 맞추는지 알았다.화촉의 불빛이 흔들리고 불빛이 사그라져 간다.여일각(茹一閣).기왕비는 여일각 안에 불당을 설치하고, 부들 방석에 꿇어 앉아 금색 향로에 단향을 피웠는데 향이 실낱같이 무늬 조각 틈으로 새어 나와 은은하게 주위를 감싸며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했다.기왕비는 손에 염주를 돌리며 입으로 금강경(金剛經)을 외우는데 부처에 마음을 집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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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2화

초왕비 납치 사건의 사태 파악우문호는 다음날 아침 일찍 탕양과 관아에 가는 한 편 성지가 도착했는데 형부와 합동으로 이 사안을 심리하며 오후에 조당에서 심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심리가 있기 전에 우문호는 우선 개인적으로 그림자 무사를 불러들였다.그림자무사는 태상황의 어명을 받들어 원경릉을 보호한 것으로 보통 쉽사리 원경릉과 떨어져있지 않는다.하지만 화재로 둘이 떨어지게 해서 원경릉을 버려 두고 간 것은 분명 내막이 있어서 일 것이다.과연 세세하게 물어보니 그림자 무사는 사전에 비밀 정보를 알았는데 누군가 명월각(明月樓)을 찾아와 제왕의 머리를 5만냥에 사겠다고 한 것이다.하지만 비밀 정보는 그림자 무사가 전해온 것이 아니므로 진위여부가 확실치 않아 태상황은 사람을 통해 명월루와 다른 살인청부업자 조직을 주목하게 시켰다. 제왕부를 주시하는 게 아니라 명월루를 주시했던 이유는 태상황 생각에 이 비밀 정보는 거짓으로 진짜 목적은 제왕이 아니라 초왕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그림자 무사가 명월루를 주시하고 있으면, 제왕이든 초왕이든 관계없이 누군가에게 그놈들이 손을 쓰면 때맞춰 간여할 수 있다. 하지만 태상황도 일말의 여지를 남겨서 밖에 있는 그림자 무사에게 성지를 내려 제왕부에 더 신경 쓰라고 했고, 일단 어떤 움직임이 발견되면 부근의 그림자 무사는 반드시 달려가 도우라고 했다.이 것이 바로 그림자 무사가 제왕부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한 이유이자 바로 초왕비를 버리고 떠난 이유다. 태상황의 성지가 먼저기 때문이다.게다가 당시 우문호가 초왕비 근처에 있었고, 손왕부는 생일 축하연을 베풀고 있어 방비가 삼엄했기에 큰 문제가 일어날 리 없다고 믿었다.탕양이 그림자 무사의 말을 듣고 놀라서 등에 식은 땀을 흘리며, “왕야, 제왕비 마마는 태상황 폐하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까?”우선 소식을 퍼트려 태상황의 귀에 들어가게 하고, 태상황이 사람을 시켜 제왕부를 치밀하게 주시할 것이 분명하니, 다음으로 손왕의 생일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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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3화

우문호에게 제안하는 주명취우문호 주명취 심문을 시작했다.주명취는 조당에 나올 수 없을 만큼 상처가 위중하고 앉아 있을 수 조차 없었다.그래서 우문호가 직접 감옥안으로 들어갔다.감옥안은 여전히 어둠침침하고 축축해서 미약한 빛이 주명취의 창백한 얼굴에 비추인 채로 반쯤 짚더미에 누워서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주명취 눈에 어두운 붉은색 옷자락이 눈앞에서 휘날리고 있는 것을 보니 그날 주명취가 자신의 피가 뿜어져 나오던 모습 같다.주명취는 입꼬리를 올리고 웃으며 천천히 눈을 뜨는데 그가 역광으로 서 있어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지만 주명취는 누가 왔는지 알았다.주명취가 목 메인 소리로: “왔군요!”우문호가 옷을 걷고 들어오는데 좁고 긴 봉황 같은 눈에 냉정함을 품고, “듣자 하니, 날 봐야 자백을 하겠다고 했다 던데.”주명취가 있는 힘을 다해 웃었지만 목구멍에 솜뭉치가 꽉 막혀 있는 것 같아서 기침을 해봐도 솜뭉치가 뱉아 지질 않았다.“난……” 주명취는 천천히 몸을 가누며 단정하게 앉으려고 노력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아 결국 힘만 빼고 손을 늘어뜨린 채, “난 원래 원경릉을 죽이고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 했어요. 그런데 왜 내 계획을 망친 거예요? 당신도 알겠지만 당신 암기가 내 몸에 맞았을 때 내가 얼마나 아팠는지 알기나 해요?”주명취의 동공이 커지며 눈이 핏빛으로 붉어지더니, “내가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그렇게 노력하는데 당신은 왜 원하지 않죠? 설마 우리의 과거가 조금도 그리워할 가치가 없었던 건가요? 우리의 어린 시절 감정을 고작 당신과 원경릉의 1년반의 세월에 비할 리가 없잖아요? 난 거의 성공할 뻔 했다고요, 생각해봐요 얼마나 기쁜지.”우문호는 뼈속까지 얼어붙을 것 같은 말투로, “주명취, 너 혼자서 이 일을 해낼 수 없으니 내게 말하라, 배후에서 누가 너를 도왔느냐?”“전 해낼 수 있어요. 당신 능력 있는 사람을 좋아하잖아요, 제가 바로 그런 능력있는 사람이에요.” 주명취가 이상하게 웃기 시작했다.우문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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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4화

주명취의 자백과 최후의 부탁우문호가: “좋아, 수락하마.”“원경릉의 목숨을 걸고 맹세해요!” 주명취는 믿지 않았다.우문호의 안색이 냉담 해지며, “초왕비의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 네가 죽을 때 네 곁에 있을 것이다.”주명취가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고, “당신을 마지막으로 이번엔 믿을 게요.”주명취는 두 손으로 땅을 디디고 앞으로 기대려고 노력했다. 성벽의 갈라진 틈으로 선홍색 핏자국이 희미한 불빛 아래 불규칙하게 꿈틀거리는 게 그야말로 공포스럽기 그지없다.“우리 할아버지!” 주명취는 우문호의 귓가에 있는 힘을 다해 6글자를 외쳤다.말을 마치고 주명취는 깊은 숨을 내쉬며 슬픔과 원망의 눈빛으로 우문호를 쳐다봤다.우문호는 입꼬리를 올리고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나도 그 사람을 생각 했어, 그 사람 말고 누가 이런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겠어?”“맞아, 할아버지 말고 누가 모든 것을 전부 손에 쥐고 주무를 수 있겠어요?” 주명취의 눈에 실망이 감돌며, “사실, 할아버지는 저까지 죽이려고 한 거죠? 당초에 얘기한 건 제 목숨을 살려주고 원경릉이 죽기만 하면 할아버지가 일체를 깨끗이 처리해 주실 수 있다고, 전 여전히 재상 집안의 큰 딸로 있게 해주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들은 결국 저까지 죽이려고 했어요, 만약 당신들이 오지 않았으면 저도 배에서 죽었겠죠”“주재상 이 몰인정한 인간.” 우문호가 말했다.주명취가 비분강개 하며, “그래, 정말 몰인정한 인간이에요. 할아버지는 그렇게 엄마를 죽였죠. 뼈에 사무치도록 밉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우문호가 물었다: “그 산적 떼는 주재상이 찾아낸 거야?”“그래요.” 주명취가 말했다.“주재상이 어떻게 그런 산적이나 도적떼를 아는 거지?”주명취는 여전히 넋이 나간 상태지만 정신을 차리며: “당연하죠, 할아버지는 전에 병사를 이끌고 산적 떼를 토벌하셨잖아요, 산적 떼가 어디 숨었는지 짚이는 데가 있었을 테죠.”우문호가 주명취에게, “주재상이 전에 병사를 이끌고 도적떼를 토벌했다고?”주명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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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5화

주명취 사건의 종결과 우문호의 판단우문호는 이렇게 가만히 쳐다보고 얼굴을 굳힌 채 움직이지 않았다.우문호가 비로소 작게: “네가 할아버지를 이용해 시선을 흐리게 했으나, 나도 알아챘어. 그에 대해선 이미 방비돼 있지. 너도 그가 널 위해 원경릉을 죽여 줄 수 있다는 생각 하지 마라.”주명취가 숨이 끊어지기 전에 우문호가 갑자기 다가와 주명취의 귀에 이름 하나를 소곤거렸다.주명취의 눈이 커지며 온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목에서 낮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전신이 경직되며 눈에는 분노와 미칠 듯한 슬픔이 가득했다.주명취는 편안히 눈을 감지 못했다.어두운 붉은색 비단 옷이 감옥 기둥을 쓸고 지나가며 우문호 얼굴의 냉담하고 쓸쓸한 빛이 사라져 갔다.오후에 형부와 합동 심리가 취소되었는데 감옥의 옥졸장의 보고 때문이었다. 옥졸장 말이 주명취가 자진하여 이미 죽었다는 것이다.주요 인물이 죽었다. 두 명의 산적의 자백도 특별히 가리키는 것이 없어 다시 심리할 필요 없이 모든 죄목은 주명취 혼자 지게 되었다.두명의 뱃사람은 살인에 참여하고 초왕비를 납치하였으므로 참수형에 처해졌다.우문호는 보좌관에게 오늘 누가 감옥에 갔고, 주명취를 만났는지 암암리에 수사를 명했다.보좌관이 조사한 후 보고하길: “손 포도대장입니다.”우문호의 담담한 표정으로, “이 일은 입 밖에 내지 마라, 넌 그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다.”보좌관이 묻길: “대인, 그럼 주명취의 자백은……”“찢어버리자.” 오늘 주명취에게 자백을 받을 때 보좌관이 옆 방 감옥에서 기록하고 있었다.“하지만, 주명취가 주재상을 자백하지……” 보좌관이 다소 망설였다.“주재상이 아니다.”보좌관이 놀라며, “왕야, 무슨 생각이라도?”“기왕이다!” 우문호가 보좌관에게, “그 손 포도대장은 과거에 기왕의 은혜를 입은 적이 있지.”보좌관이 깜짝 놀라, “의외로 기왕 전하셨습니까?”우문호가 분노해서, “아깝다, 증거가 없으니 일단 한번은 용서해줄 수 밖에.”보좌관이 우문호에게, “하지만 왕야께서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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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6화

탕양은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문으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책상 위에 종이가 마구 날렸다. 우문호는 무거운 물건을 종이 위에 올려놓았다. “경릉이…… 보고 싶네.”“왕비가 자금탕을 먹었다는 소문이 돌자 벌써 밖에는 뱃속에 아이가 자금탕을 먹고살 수 있을지…… 사실 넉 달이나 지났으니 평탄한 시기입니다.”우문호가 차갑게 웃었다.“넷째는 도대체……”넷째, 안왕, 우문안의 귀비의 아들로 외조는 적위명(狄魏明) 대장군으로 귀영위의 수장이다.우문안과 우무호는 어릴 적에 군에 들어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우문안 또한 전쟁에서 많은 공을 세웠고, 군사를 이끌고 토비를 숙청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특공을 세웠다. 그는 갓 스무 살이 되어 보주를 하사한 첫 친왕이었기에 외부에서는 그를 보친왕(寶親王)이라고 불렀다.탕양이 우문호를 보았다.“줄곧 기왕을 경계해왔지만, 이렇게 은밀하게 계책을 마련했을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불한당들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우문호는 탕양을 보며 담담하게 웃었다.“이미 형제간의 정은 없어.”그 말을 들은 탕양은 마음이 아팠다.“태상황께서는 적위명 대장군을 매우 신임하고 있기에 그를 귀영수의 사령탑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아주 불리한 상황입니다. 귀영위는 본래 왕비님을 보호해야 합니다. 저쪽 악당들이 똘똘 뭉치면 왕비께서 위험해지실 겁니다.”우문호는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괜찮다. 일단은 적위명이 감히 귀영위를 이용해 원경릉을 해칠 수는 없을 것이야. 하지만 원경릉의 일거수일투족이 그의 손아귀에 있으니…… 본왕이 이 일은 다시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 황조부께 귀영위를 해산하시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적위명을 지목할만한 증거도 없다. 본왕도 태상황 앞에서 그를 고발할 수는 없어. 그는 여러 해 동안 태상황의 옆에 있던 사람이다. 그저 우리가 조심할 수밖에……”“맞습니다. 아 맞다! 왕야! 왕비 곁을 지키는 사람이 더 늘어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만아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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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7화

사식이와 만아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원경릉이 우문호를 바라보았다.우문호는 소매를 풀며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다.“만아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만아를 머무르게 하고 싶으면 그냥 둬.”그 말을 듣고 원경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의 어깨와 목을 감싸 안고는 웃었다.“참 잘됐다!”“네가 웃는 얼굴을 볼 수 있다면, 난 죽어도 좋다!”우문호는 기뻐하는 원경릉을 보고 귀여운 듯 볼을 꼬집었다.사식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우문호왕 원경릉을 보았다. “왕야께서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게 됐습니까?”사식이의 말을 듣고 우문호가 눈을 가늘게 떴다.“누가 너 들으라고 한 소리 같아? 내 여자가 행복하면 난 그것으로 됐다.”사식이는 귀를 막으며 고개를 저었다.“어휴 닭살 돋아!”원경릉은 사식이와 우문호의 대화를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녀는 우문호를 보면서 “사식이가 저렇게 말해서 기분 나빠?”라고 물었다.우문호는 약상자를 챙기며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 별로. 아 맞다! 요 며칠 동안 왕부에서 너와 함께 있을 거야. 관아엔 안 갈거야.”“왜?” 원경릉이 물었다.우문호는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보았다.“경중에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내가 경조부윤이잖아 부황께서 당연히 나를 정직시키시겠지.”“정직? 그럼 정직기간 동안 나랑 같이 왕부에 있으면 되겠네. 나도 맨날 너 퇴근하고 왕부로 오는 것만 목 빠지게 기다리기 힘들었는데 잘됐다!” 원경릉이 우문호의 팔을 잡고 즐거운 듯 방방 뛰었다.“나를 목 빠지게 기다렸다고?”우문호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임신기간 동안 자신이 원경릉에게 무심했던 것은 아닌가 마음이 아팠다. *다음날, 기왕비는 원경릉을 위해 태아를 보호하는 약을 가지고 왔다.기왕비가 여러 번 왕부에 다녀갔지만 약을 가지고 온 것은 처음이었다.“만약에 제가 독약을 가지고 왔다고 의심이 되신다면 안 드셔도 됩니다. 그냥 제 마음을 전하려고 가져온 것입니다.”“고맙습니다. 필요할 때 꼭 먹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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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8화

기왕비는 원경릉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초왕비는 주명취 손에 죽을 뻔했습니다. 다섯째에게 그녀가 무슨 말을 했다면 그 말을 초왕비도 알아야죠. 죽을뻔했으면서 아직도 모르겠습니까?”원경릉은 그녀에게 주사를 놓으며 “저는 다섯째가 알아서 잘 처리했으리라 믿습니다.”라고 말했다.원경릉의 말을 듣고 기왕비가 코웃음을 쳤다. “남자를 믿어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짓이 남자를 믿는 겁니다. 지금은 초왕비에게 잘해주겠지만, 나중에 가봐요. 그 마음이 한결같은지. 가만 보면 초왕비는 참 순진합니다.” 때마침 우문호가 왕부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형수님 말씀에 따르면 세상에 모든 남자들은 나쁜 놈이네요?”우문호의 등장에 당황한 기왕비가 우물쭈물하더니 입을 열었다.“여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악에 이용당하죠.”우문호는 원경릉 옆에 앉아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기왕비를 보았다.“어쩔 수 없다라…… 형수님께서는 여자의 욕망과 야심도 어쩔 수 없이 남자에 의해 강압적으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이 말을 들은 기왕비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지금 저 들으라고 말씀하시는 겁니까?”“저는 주어를 말하지 않았는데요?”기왕비는 창백한 얼굴로 우문호를 바라보았다. “제가 초왕비 잘되라고 충고한 것 가지고 과민 반응하시는 건 초왕이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초왕비가 걱정되어서 그런 말을 한 것뿐입니다.” “만약 걱정이 되어 그런 말씀을 하셨다면 본왕이 초왕비를 대신해 감사를 표하겠습니다. 하지만 저와 초왕비 사이의 감정을 흔드는 말을 하는 것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그럴 생각은 없었습니다.” 기왕비가 흥분한 듯 보였다.원경릉은 두 사람이 싸우기 전에 손을 저었다. “됐습니다. 다들 그만하세요. 부부간에 마음을 열고 서로를 신뢰하는 것도 행복이잖아요”그녀는 기왕비를 힐끗 쳐다보더니 우문호를 보며 말했다. “물론 그 말도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초왕 내외 같지는 않죠.” 기왕비가 쓸쓸하게 말했다.“기왕비.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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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9화

“재상에게 화를 낼 필요는 없다는 거 잘 알아.” 우문호가 말했다.“응! 네가 복직을 하려면 재상이 부황께 말씀을 드려야 하잔하. 그러니까 지금은 재상에게 잘 보여야 할 때야. 좋게 좋게 말하고 와.” 원경릉은 까치발을 들어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어이구! 언제 이렇게 애교가 느셨을까?” 우문호가 웃었다.“입에 발린 말을 하기 싫어도 해야 할 때가 있어. 말 몇 마디 해준다고 손해 볼 건 없으니까. 그가 듣고 싶은 말 몇 마디 해주고 와.”“네가 말 안 해도 알아. 쪼꼬만 게!” 우문호는 정직 상태로 관아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관아 내에도 그가 경계하고 감시해야 할 사람들이 있었기에 복직이 필요한 상태였다. 원경릉은 문쪽에 서서 그의 망토가 하얀 눈으로 뒤덮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하늘에 날리는 눈송이를 보았다. ‘예쁘네…… 시간 참 빠르다. 벌써 겨울이라니……’*서재 안에는 난로가 켜져 있어서 매우 따듯했다. 재상은 입고 온 두꺼운 솜 두루마기를 나한 침상 옆에 벗어두고는 희상궁이 내온 생강차를 마시며 앉아있었다. 그가 손에 들린 생강차를 호호 불자 따듯한 김이 코 끝을 촉촉하게 적셨다. 희상궁은 원래 밖에서 시중을 들어야 했지만 바깥바람이 매서운 관계로 재상이 안에서 시중을 들라고 명했다. 우문호가 들어온 후 희상궁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문호의 잔에도 차를 따랐다. 주수보는 자신의 찻잔에 차를 다 마시고는 희상궁에게 차를 더 따르라고 했다. “늙어서 그런지 목이 더 타는 것 같네.”희상궁은 주수보의 잔을 가득 채우고 다시 문쪽으로 가서 서있었다. “재상어른께서는 오늘 사건에 대해 궁금하신 것이 있으셔서 오신 겁니까?”주수보는 잔을 내려놓고 두 손을 넓은 소매 속으로 넣은 채 우문호를 보았다.“예, 주명취가 죽기 전에 초왕께 무슨 말을 했다고 하던데……”“자백을 했습니다. 그녀가 말하길 모든 것이 재상의 뜻이라고 했습니다.”우문호의 말을 들은 주수보의 얼굴이 굳었고, 희상궁은 깜짝 놀라 우문호를 쳐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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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50화

주수보는 심증이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생강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고개를 젖혀 희상궁에게 말했다.“생강차는 많이 마시면 속 아픈 것도 모르느냐? 먹을 것도 하나도 내어오지 않고, 속 쓰려 죽겠다.”“알겠어요. 왕야와 얘기 나누세요. 가서 음식을 만들어 오겠습니다.”희상궁이 그의 말을 알아채고 바쁘게 밖으로 나왔다.“말 다 했어.” 주수보가 말했다.그는 찻잔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요리를 하러 가야지.”그 말을 들은 희상궁이 놀라서 그를 쳐다봤다.우문호는 주수보가 주명취에 대해서 더 많은 질문을 할 것이라고 여겼다.*희상궁과 주수보가 밖으로 나왔다.“왕야께서는 재수가 없으시네.” 주수보가 말했다.희상궁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재수가 없다고요? 무슨 재수가 없는 일인데요? 겁주지 마세요!”“겁주는 게 아니라 진짜야.”“빨리 말해요. 뭐가 재수가 없다는 건지!” 희상궁이 그를 막아섰다.“희상궁 만두 빚을 줄 압니까?”주수보가 희상궁을 보았다.“압니다!”“그럼 먼저 만두부터 빚자고요. 지금 내가 너무 배가 고프니까 말이 안 나오니까.”희상궁이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만두 만들고도 말 안 해주면 다신 저를 볼 생각 마세요!”라고 말했다.그녀는 말은 한 후 성큼성큼 부엌으로 갔다.잠시후, 만두를 다 만든 희상궁에 주수보에게 만두를 들고 왔다.“어떱니까?”주수보는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 한 입 먹더니 “음…… 좀 짜네.”라고 말했다.희상궁은 화가 난 표정으로 “빨리 왕야에 대해 얘기를 해보세요! 왕야께서 왜 재수가 없다는 겁니까?”라고 말했다.“폐하께서 왕야를 정직시키는 것 말이야.”“그건 압니다. 정직은 잠깐 일을 멈추는 거잖아요.”“안다고?” 주수보가 물었다.“안다고요! 세상 사람 다 아는 얘기를 뭘 그렇게 생색을 내면서 해요!”주수보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왕부를 떠나면서 계속 초왕에게 재수 없는 일이 생겼다고 중얼거렸다.우문호와 원경릉은 손왕부에 가서 제왕을 보았다.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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