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호의 첫 상대원경릉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게 웬만큼 좋지 않고 서는 안 나오는 표정이다.더욱이 우문호가 원경릉의 머리를 감겨 주다니 이건 정말 의외다.분명 우문호는 그녀의 인생에 등장한 첫날부터 권력을 가진 잔인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다.그런 그가 풋풋한 황족 훈남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그 여자들이 누군지 얘기해봐!” 원경릉이 눈을 감고 말했다.“없어, 장단 맞춰준 거야!” 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원경릉이: “거짓말, 처음 하는 솜씨가 아닌데.”우문호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다행이 원경릉 뒤에 있어 보이지 않았다.“누가 처음이 아니래?” 우문호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변명했다.원경릉이 몸을 돌려 우문호에게, “내가 그랬어 왜. 단순히 호기심에서 하는 말인데, 질투 아니거든. 말해봐. 처음은 어땠어?”우문호는 원경릉의 눈빛을 피하며, “뭘 그런 걸 물어? 그게 뭐 좋은 거라고.”“호기심이라니까, 듣고 싶어, 얘기해 줘.” 원경릉의 두 손이 우문호의 목을 감싸 쥐고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말 안 해!” 우문호는 원경릉의 몸을 돌려 세우고 계속 머리를 감겨 준다.원경릉이 가볍게 한숨을 쉬며, “부부사이엔 매사에 솔직한 건 줄 알았는데, 넌 나한테 감추는 게 있네.”원경릉은 한 걸음 앞으로 가서 우문호와 거리를 두고, “내가 씻을 게, 신경 안 써도 돼.”우문호는 원경릉을 끌어 안고, 그녀의 얼굴색을 살피며, “화났어?”“아니, 그냥 우리 사이가 별로 솔직한 것 같지 않아서. 난 뭐든 다 얘기했는데 약 상자일까지 전부. 그런데 왕야는 이런 일조차 나한테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하니까.” 원경릉이 상처받은 목소리로 말했다.“그게 어떻게 같아?”원경릉이: “화 안 낸다고 약속 했는데도?”“그럼 맹세해.” 우문호는 원경릉을 돌려 세우고, “나한테 화내지 않고, 질투도 안 하겠다고 맹세해.”“맹세해!” 원경릉이 한 손을 들고 맹세했다.우문호는 팔을 당겨 그녀를 자신 앞에 껴안고, “그럼 애기할 게. 사실 딱히 할 말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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