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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명의 왕비: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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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1화

우문호를 기다리고 있는 두 명의 미인“소녀가 대감을 모시겠습니다!” 요염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고,온 몸을 우문호에게 찰싹 붙였다.그 순간 우문호는 우주의 모든 기운이 몸 안을 타고 흐르다가 뇌를 뚫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태산을 뽑을 기세로 노하며, “서일!”서일은 싱글벙글 웃으며 문 앞에서 수고했다는 칭찬을 기다렸는데, 갑자기 왕야가 소리치는 것을 듣고 천둥이 치나 황급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옆에 서 있던 기라의 얼굴색이 하얗게 변하며 달음질쳐 안으로 들어갔다.서일은 그제서야 서둘러 기라를 따라 들어가며 무슨 일입니까? 너무 못 생겼나요? 마음에 안 드십니까? 하지만 마담이 그러는데 이 둘이 제일 잘나가는 명기(名妓)라고 했는데.서일은 할 수 있는 한에서 왕야에게 최선을 다했다.방안은 일진 광풍이 불어 닥친 후로 서일은 주눅이 든 채로 떨어진 옷을 주워 기방 아가씨들을 덮어주었다. 기방 아가씨들은 상당히 전위적이게도 홀랑 벗고 있다. 여자들을 데리고 복도를 지나는데 구사와 원경릉이 앞에서 걸어온다.원경릉이 서일이 데려온 두명의 여자를 보니, 양가집 규수 같지 않게 화장이 진하고 향수가 코를 찌르는 데다 행동거지가 떳떳하지 못하고 눈썹을 살짝 들어올려 그린 게 영락없이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직업 여성이다.서일 이 녀석, 덜렁인 줄로만 알았더니 이런 쪽으론 아주 ‘빠삭’하네.그래도 세상에 가슴 큰 여자를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을까?옆에 서서 여자들의 가슴에 눈이 고정된 구사가 정신을 차리도록 원경릉이 헛기침을 한 번 했다.구사는 황급히 시선을 거두고 얼굴을 굳히더니 정색한 목소리로 서일에게, “서일, 초왕부에 어찌 함부로 바깥 사람을 데려왔단 말인가?” 서일이 거의 울 것처럼, “탕대인 생각이었어요, 왕야께 드리라고.”서일이 어젯밤 탕대인에게 물어봤는데 동의하고 은자도 탕대인이 줬는데 왜 왕야는 서일 한사람만 혼내십니까?이건 분명 탕양이 꽁지를 뺀 거다.원경릉은 서일을 보고, “탕양이 왕야께 드리라고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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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2화

원경릉의 방을 찾아온 우문호우문호는 방에서 성질을 부리며 밥도 먹지 않았다. 오늘 관아에서 종일 시체를 보고, 멸문지화를 당한 사건의 자초지종도 들었으나 아무런 실마리도 찾지 못해 마음이 초조한데 돌아오니 서일이 벌인 이런 일에 맞닥뜨리고 나니 화를 참지 못하고 기어이 폭발하고 말았다.“탕양은?” 성질을 부린 후 기라에게 화를 내며 물었다.기라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왕야, 탕대인은 오늘 저녁에 외출했습니다.”우문호는 탕양이 원경릉을 마중 나갔다고 생각하고: “문지기에게 탕대인에 알리라고 해라, 돌아오는 대로 바로 소월각으로 오라고.”“예!” 기라는 석방을 받은 죄인처럼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우문호는 목욕을 하고 방에서 차를 마셨다.계속 밖을 보며 탕양이 왜 안 오지? 탕양이 안 온다는 건 원경릉도 안 왔다는 얘긴데.향이 하나 탈 정도 시간이 지나고 탕양이 비로소 총총히 들어와, “왕야, 부르셨습니까?”“어디 갔었어?” 우문호가 찻잔을 내려놓고 눈을 들어 탕양을 보니 원경릉을 마중하러 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복장이라 물었다.탕양이: “소인은 오늘 마을에 갔었습니다. 이제 곧 추수때가 아닙니까.”우문호는 ‘어’하더니, “마을에 갔었군, 아무 일도 아니다. 가봐.”탕양은 감히 머물지 못하고 서일 이 망할 놈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틈에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우문호는 기라를 들라 해서, “왕비는 오셨느냐?”“왕야, 왕비 마마께서는 이미 오셔서 봉의각에 계십니다.”“돌아왔어? 언제 돌아왔지?”기라가 조심스럽게: “아마 그리 오래 되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우문호는 기라를 내보내며, “알았다, 나가봐.”기라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밖으로 나가며, 왕야께서 요즘 감정이 급변하셔.우문호는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지만 마음이 평온해지질 않는다.봉의각에 가봐야 하나? 가 말어? 가 말어? 가 말어?우문호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문 밖에 기라가 급히 묻길: “전하, 어디를 가십니까?”“과식해서 마당이나 좀 걸으며 소화를 시켜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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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3화

둘의 냉전과 구사의 충고원경릉은 꼭 이런 식으로 우문호를 대해야만 해?우문호는 얼어붙을 듯한 목소리로, “네 맘대로 해!”휙 돌아서 가버렸다.뒤로 원경릉의 공손한 목소리가 전해 온다. “전하를 배웅합니다.”우문호는 화가 치밀어 이를 갈며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뭐 하자는 건데? 내가 너를 쥐면 터질까 불면 꺼질까 애지중지해야는 거야?원경릉은 돌계단에 서서 우문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자신을 건드리지 못한 게 한 건 우문호가 더럽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원경릉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방금 전에 두 기생이랑 재미 보고 나서 바로 원경릉한테 와서 수작을 부리다니, 그녀는 우문호의 애완동물이 아니다.원경릉이 천천히 방으로 돌아오니 기상궁이 조용히: “왕비마마, 왕야를 왜 이렇게 대하십니까?”원경릉이 기상궁을 보고, “내가 방금 예의에 어긋났던 점이 있었어?”기상궁은 말문이 막혔다.예의를 갖췄지요, 너무 갖춰서 문제지만요!우문호는 씩씩거리며 소월각으로 돌아왔는데 뭔가 목구멍에 걸린 듯 좀처럼 석연치가 않다.어제까진 사랑을 속삭이다가 오늘 돌변하다니 원경릉은 자기가 뭐 라도 되는 줄 아나?손으로 만지지도 못하게 하다니 입궁해서 황조모에게 아직 합방을 못했다고 말한 게 누군데?원경릉의 쌀쌀맞은 눈빛을 떠올리니 둘 사이 거리가 천리나 되는 것 같아 우문호의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지는 것 같다.밤새 두 사람은 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구사가 밖에서 기다리다가 원경릉이 나오는 것을 보고, 마차를 가까이 대령하며 원경릉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다.원경릉은 오늘 청색에 검은 구름무늬 비단에 자수가 없는 깔끔한 옷을 입고 녹주는 원경릉이 편하도록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아 올려 뒤에서 보면 머리가 두 개 고리로 사려져서 간드러지면서도 청순하다.기다리고 있는데 우문호가 나왔다.원경릉은 바로 두 걸음 물러나 예를 갖추며, “왕야 안녕하십니까!”우문호는 밤새 치밀어 오른 화를 누르고 또 눌러서 겨우 억제했는데 원경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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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4화

아픈 회왕 앞에서 사랑싸움하는 두 사람우문호의 눈이 똥그래지다 못해 왕방울처럼 튀어나오며, “네 말이…… 네가 원경릉이랑 같이 서일이 여자들을 데리고 가는 걸 봤단 말이지?”“당연히 봤지. 우리가 봉사가 아닌데.” 구사가 불만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우문호가 이제야 알겠다는 듯, “그래서 원경릉이 화가 났다?”순간 너무 놀라 펄쩍 뛸 뻔했다.“화나는 게 당연하지 않아?” 구사가 의미심장하게 충고하며, “내가 그랬잖아, 밖에서 사람을 데려올 필요가 어디 있냐고, 네가 어떤 신분이야? 초왕부에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이렇게까지 네 명성을 깎아 먹을 필요는 없잖아?”우문호는 가르침을 받는 숙연한 얼굴표정으로, “알았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게. 너는 먼저 회왕부로 가 있어, 나도 오늘밤엔 그녀를 데리러 갈게.”“그래, 모시러 가야지. 어젯밤에 회왕부에서 귀가길에 네가 있나 둘러보고, 없어서 얼마나 실망했는데. 그리고 초왕부에 와서 그 여자들을 봤으니 왕비마마께서 화가 안 나고 배겨?”우문호는 확실히 죽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어젯밤에 데리러 갈 수도 있었는데 좀 튕긴 거 였다.구사는 충고를 마치고 자리를 떴다.해가 지기 전에 우문호는 시간 맞춰 회왕부에 나타났다.원경릉은 마침 안에서 회왕이 약을 제대로 먹는지 뚫어지게 쳐다보자 회왕은 그녀 앞에서 약을 먹어 보이며 비꼬는 듯한 말투로: “이제 됐습니까?”원경릉은 눈을 내리깔고 환자와 싸우지 않았다.일어서는데 우문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못 본 척하고 사발을 들고 나가려 했다.우문호는 원경릉을 흘끔 보고 아무 말 없이 회왕에게 가서 얘기한다.“좀 좋아졌어?” 우문호가 침대 곁에 앉았다.원경릉이 빛과 같은 속도로 나가며 마스크 한 장을 우문호에게 던져주며, “써요!”우문호는 마스크를 원경릉에게 다시 던지며, “됐어.”원경릉이 우문호를 노려보며, “쓰시라고요.”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그럼 먼저 왜 나한테 화가 났는지 얘기를 해.”원경릉이 눈을 내리깔고 무심하게: “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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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5화

원경릉과 우문호의 냉전말을 마친 우문호는 원경릉의 손목을 잡고 “가자, 마차에서 설명하게.”“손 놔!” 원경릉은 얼굴이 파랗게 질리도록 화가 나고, 더럽혀진 손은 그냥 잘라줘 버리고 싶다.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잡혀 억지로 마차에 태워졌다.오늘 마부는 서일이 아닌데 어젯밤 일이 있은 뒤 서일은 강제로 쫓겨난 상태다.“나한테 변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우문호는 몸부림 치느라 새빨개진 원경릉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원경릉이: “먼저 날 놔줘, 안 그러면 말할 필요 없어, 난 한마디도 안들을 테니까.”우문호는 원경릉을 놔주고 진지하게 물으며, “네 맘속에 나는 어떤 사람이야?”“내 마음 속에 네가 어떤 사람인지가 아니라, 내가 직접 봤다고.” 원경릉이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네가 본 게 뭔 데? 서일이 여자 둘을 데리고 가는 것만 봤잖아. 그럼 서일이 그 둘을 데려가기 전에 일은?”원경릉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우문호를 노려보며, “그래,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어? 내가 직접 못 봤네. 하지만 나도 바보가 아니야, 딱 보면 몰라?”“딱 보면 뭐?” 우문호는 곁으로 바짝 다가와 숨조차도 눌러 버릴 듯 거의 원경릉을 바닥에 깔아 눕히기 일보직전이다.원경릉은 우문호를 밀어낼 수 없어 창피하기도 하고 화도 나서, “이 얘기 하고 싶지 않아, 우리 예전처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내는 게 최고야. 기회를 봐서 나랑 이혼해 줘. 우리 편하게 각자 인생을 살자.”원래 이랬어야 했는데 요 며칠 의외의 사태가 발생해서 둘이 어쩌면 뭔 가에 씌었던 거다.서로 미워했던 두사람이 귀신이 홀린 게 아니고 서야 이럴 수는 없다. 우문호가 천천히 손에 힘을 빼고, “이게 네 진심이야?”“그래!” 원경릉은 우문호를 보지 않고 마음을 독하게 먹고: “이게 내 진심 맞아, 화원에서 있었던 일, 마차에서 있었던 일은 지금 생각해 보니 귀신에 홀렸던 것 같아. 그러는 게 아니었는데. 우리 원래 약속과 어긋나는 일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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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6화

회왕을 병문안 온 주명취와 손왕손왕도 요 근래 손왕비를 데리고 회왕부를 찾았다.손왕비는 특히 아리땁고 농염한 미모의 소유자로 몸매도 좋아서 손왕 곁에 있으면 미녀와 야수 같은 기시감이 든다.손왕비는 자주 오지 않지만, 한 번 올때 마다 예물을 많이 가져 오는데 딱 봐도 세심하게 정성을 들인 티가 난다. 가져온 예물과 약재는 전부 폐병환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주명취도 한 번 왔다 갔는데 제왕과 같이 왔다.우문령은 호시탐탐 주명취를 주시했는데 심지어 회왕 방에 가서 병문안을 할 때조차 옆에 착 붙어서 허튼 수작 부리지 못하도록 지켜봤다.주명취는 원경릉과도 몇 마디 주고 받았다. 예의 상 회왕의 상태가 어떤지 묻고 예를 갖춰 감사인사를 한 후 나갔다. 두 사람은 불쾌한 일이 전혀 없었던 사람처럼 행동했다.회왕의 태도가 가장 눈에 띄게 바뀌었다.어의가 말한 기한이 이미 지났는데도 자신이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고 심지어 각혈도 하지 않으며 기침은 하지만 상당히 횟수가 줄어들어 앞으로 더 버틸 수 있다. 가장 기쁜 건 노비로, 요며칠 원경릉을 아주 신처럼 떠받들며 원경릉이 먹고 쓰는 것을 노비가 나서서 가장 좋은 것으로 준비했다.그러나 원경릉은 가슴이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다.이 날 오후 원경릉은 회왕에게 주사를 놓은 후 회왕부 마당에 앉아 혼자 멍하니 있었다.사실 원경릉은 7~8일이 지나도록 둘이 한번도 마주치지 않은 게 영 어색했다. 원경릉이 초왕부로 돌아오면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적막한 봉의각으로 늘 그렇듯 기상궁과 녹주 뿐이다. 다바오를 빼면 같이 대화를 나눌 사람조차 없다.원경릉은 심지어 우문호와 다투고 지내던 나날이 그리워지기까지 했다.원경릉은 난간에 기대어 화원 한 켠을 바라다 봤다.짙은 나무그늘에 가려진 곳으로 바로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키스한 곳이다.그날의 상황, 매 순간의 세세한 움직임까지 원경릉은 모두 그려낼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느낌이다.우문호 입술의 체온, 손가락의 굳은 살 하나하나까지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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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7화

오해를 알게 된 원경릉원경릉이 손왕을 째려보며, “방금 마음 속으로 감동했는데.”“감동할 필요 없어, 난 돈이 없거든.” 손왕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매달 용돈이 고작 은자 한 냥이라고.”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손왕이 천천히 멀어져갔다.원경릉은 심란해 졌다. 왜 항간에 그런 소문이 돌지? 아무래도 탕양이나 서일을 찾아서 물어봐야겠다.구사가 원경릉을 초왕부에 데려다 주자 그녀는 기상궁에게 서일을 찾아오라고 했다.기상궁이: “서일은 이미 초왕부에 없습니다.”“초왕부에 없다고? 왕야께서 출장을 보내셨나?” 원경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아니요, 서일이 왕야의 심기를 건드려서 왕야께서 역정을 내셔서 쫓겨났지요.” 기상궁이 말했다.원경릉이 의외라며, “서일이 어쨌는데?”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게 서일 이 사람이 또 꽤 성실하다. 비록 일처리가 미덥지 못하지만 말이다.기상궁이 불편한 기색으로: “서일은 입이 가볍고 일처리가 야무지지 못해 어디서 그런 어이없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왕야의 방에 기생 둘을 데려다 놓는 바람에 왕야께서 역정을 내시고 두 여자와 서일을 같이 내쫓으셨지요. 다음날 서일이 초왕부로 돌아오니 왕야께서 한사코 필요 없으니 나가라고 하셨습니다.”원경릉이 경악하며, “뭐라고?”“불쌍하긴 좀 불쌍하지만 왕야를 모신 게 몇 년인데 아직도 왕야의 성품을 모르다니, 확실히 남겨둬서는 안돼지요. 왕야는 잠자리 시중조차 마다하시는 분인데 기방의 여인이 웬 말입니까?”원경릉은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긁적거리며, 그러니까 우문호가……. 그날 두 여자를 직접 내쫓았다고? 그들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그럼 원경릉이 우문호를 잘못 탓한 거네?머리속에서 화원과 마차 장면이 무한 반복 재생되면서 며칠간 억눌렀던 그리움이 미친듯이 터져버렸다.원경릉은 비로소 자신이 정말로 아주 아주 우문호를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알았다.원경릉은 바람같이 나갔다.“왕비마마 어디 가세요?” 기상궁이 뒤에서 큰 소리로 물었다.“어디 좀 가게, 나 밥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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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8화

구사의 사랑과 우문호의 사랑우문호는 지금 마음이 아프다.우문호는 평소처럼: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 나타나도 그녀는 오직 널 괴롭힐 뿐 기쁘지도 즐겁지도 않아.”“괴로워도 반드시 기쁜 일이 있을 거야.”우문호는 고개를 들어 잔을 비우며 구사와 이미 공통의 언어가 없음을 발견했다. 그들의 우정은 이것으로 끝이다.하지만 마지막으로 구사를 가리키며 충고했다: “그렇게 되지 않는게 최고야, 안 그럼 너 후회할 거다.”구사는 우문호를 잡아 끌며, “앉아서 나랑 더 마시자, 너 아무것도 몰라. 네가 주명취에 대한 게 진짜 사랑이었어? 아니, 넌 주명취가 그립고 안타까워서 어쩌지 못한 적이 없어. 하루만 안 봐도 하늘이 온통 회색처럼 느껴지는 거 말이야. 넌 그저 주명취가 초왕비로 적합하다고 생각한 거지. 됐다. 넌 그녀한테 당했으니 당연히 그녀한테 감정도 없겠지.”우문호는 구사를 밀치며, “너 정신 좀 차려봐.”말을 마치고 구사를 내버려둔 채 나간다.“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구사가 갑자기 우문호에게 무작정 소리쳤다.우문호가 돌아섰다. 이거 신선한 일이 아닌가, “누구야?”구사가 손가락을 하나 세우더니, “원경……”신발 한 짝이 정면으로 날아와 구사의 얼굴에 바로 떨어지고, 우문호는 분노한 사자처럼 달려들었다.구사는 영문도 모른 채 괜스레 한방 얻어맞고 가만히 있을 리가? 약간의 술기운을 빌어 우문호와 뒤엉켜 치고 받았다.두 사람 모두 무공을 연마했지만 시정잡배처럼 주먹다짐을 하고 결국 숨이 턱에 차도록 치고 받더니 땅바닥에 앉아 서로 한 맺힌 듯 노려본다.“너 간이 배밖으로 나왔어? 감히 내 왕비를 몰래 연모해?” 우문호는 모래를 거머쥐고 뿌렸다.구사는 화가 뻗쳐서, “너 미쳤어? 내가 언제 네 아내를 연모한다고 그랬어? 내가 좋아하는 건 원경병이라고, 네 처제.”이런, 오해였네? 우문호는 난감했다. 원경병이 어떻게 생겼더라? 기억이 안 나지만 초왕부에 온 적이 있는 건 확실하고 말투가 좀 날카로웠다.우문호는 다시 절친한 친구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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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9화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된 두사람기라가 쫓아와서, “왕비마마께서 술시에 소월각에 오셔서 줄곧 돌계단에 앉아 두 시진이 넘게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직도 안 돌아가시고 계세요.”우문호는 이 말을 듣고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며, “왕비에게 무슨 중요한 일이 생겼느냐?”“여쭤봤지만 말씀을 안하세요. 왕야께서 오시는 걸 기다리신다고만.” 기라가 쫓아오며 말했다.우문호는 날듯이 소월각으로 들어가니 과연 원경릉이 돌계단에 앉아 있는 것이 보이고, 머리를 옆에 있는 기둥에 기댄 채 벌써 잠이 들었다.밤이슬이 찬데 무릎을 끌어 안고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게 추워 보인다.발자국 소리를 들었을까, 원경릉이 살포시 눈을 뜨고 기지개를 펴더니 기둥에 기대 천천히 일어서며 약간 불안한 자세로, “돌아왔어?”“왜 여기 있어? 무슨 일이야?” 우문호는 자신을 쌀쌀맞게 대하던 원경릉을 떠올리고 초조함과 애절한 마음을 꾹 누르고 물었다.“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 원경릉의 모습이 애처롭다.우문호는 결국 참지 못하고, “들어가서 얘기하자.”우문호는 원경릉을 쓱 보더니 옆으로 걸어갔다.원경릉은 우문호를 졸졸 따라 들어가면서 연달아 두번이나 재채기를 했다.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원경릉이 갑자기 뒤에서 우문호를 꽉 껴안았다.우문호는 당황해서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원경릉은 콧소리를 섞어: “추워, 좀 안아도 돼?”우문호가 고개를 든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니 눈빛이 맑고 애처롭다.우문호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원경릉을 가슴에 끌어 안았다. 그녀의 얼굴을 가슴팍에 묻자 마치 눈처럼 차갑다. “얼굴이 왜 이렇게 됐어?” 원경릉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물었다.“구사랑 싸웠어.” 우문호가 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전히 원경릉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밤늦게 여길 달려와 두 시진이나 기다리지를 않나, 며칠전엔 우문호를 그렇게 매정하게 대하고 그토록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말이다.원경릉은 ‘어’하더니 왜냐고 묻지 않고 우문호를 풀어주며: “상처 치료해 줄게. 피나.”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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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0화

원경릉과 우문호의 밤원경릉은 딴 데를 쳐다보며, “신경 쓰였단 말이야, 다른 여자랑 같이 있었는 줄 알고.”우문호의 눈에 불꽃이 튀며, “왜 신경이 쓰여? 나한테 이혼해 달라고 하지 않았어?”원경릉이 한동안 생각하고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차마 나오지 않아, 풀이 죽은 채로 일어나서, “됐어, 나 갈께. 왕야 잘 자.”원경릉이 나가려고 할 때 우문호가 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가지마!” 우문호는 일어나 그녀를 가슴에 안고 입술을 부딪히며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그것, 깊은 입맞춤을 했다.기라는 황급히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아무도 왕야와 왕비를 방해하지 못하게 했다.이 입맞춤에 며칠간 가슴을 짓누르던 그리움이 모두 터져 나왔다.원경릉은 우문호에게 안겨 침대로 갔다.원경릉은 그제서야 화들짝 고개를 들어 우문호의 그윽하면서도 어쩔 줄 몰라 하는 눈빛과 마주쳤다.“괜찮겠어?”원경릉은 순간 숨이 멎는듯 해서 눈을 피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응!”얼마나 지났을까, 사방이 고요하다.악상자에 긴급 피임약이 생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원경릉은 두 손을 우문호의 가슴에 올리고 문득 이 문제를 생각했다.“졸려?” 우문호는 원경릉의 귓가에 속삭였다.“아니!” 원경릉 대답하며 왠지 그를 볼 수가 없다.원경릉은 그렇게 떼를 쓰는 타입은 아니지만 이럴 땐 너무 늠름해서는 안된다.우문호의 입술이 아래로 내려가며, “나도 안 졸려.”며칠 간 원경릉은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오늘밤도 잠자긴 글러버린 것 같다.우문호의 몸에 있던 술냄새가 모두 사라지고 하늘이 서서히 뿌옇게 밝아오며 빛줄기가 쏟아져 들어온다.날이 밝아 왔다.“오늘은 여섯째한테 가지 말고 좀 자도록 해.” 우문호가 원경릉을 안고 말했다.“안 갈 수 없는 걸. 오늘 주사 놔야 해.” 원경릉은 눈도 잘 떠지지 않는다.“그럼 내가 데려다 줄게, 주사 놓고 나면 좀 자.”“안 데려다 줘도 돼, 계속 자. 구사가 데려다 줄 거야.” 원경릉이 고개를 들어 우문호의 눈을 봤다. 어젯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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