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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1화

손왕비의 위로에 안왕비는 서러운 듯 더 크게 울먹였다.“그래도 언젠가는 후궁을 들일 텐데, 늦게 들이나 일찍 들이나 똑같습니다. 후궁을 들였으니, 이제 한시름 놓았습니다.”그녀는 눈물을 닦고는 억지웃음을 지었다.그곳에 있던 왕비들은 하나같이 안왕비를 안쓰러운 눈빛으로 보았다.“됐습니다. 제가 주책이지요. 그냥 가서 누워야겠습니다! 이런 말을 해서 모두를 기분 나쁘게 만드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네요.”안왕비는 아채에게 부축을 받아 일어났다.손왕비도 일어나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아채에게 분부했다.“왕비를 잘 돌봐라.”아채는 고개를 숙이며“쇤네 안왕비를 잘 모시겠나이다. 손왕비께서는 마음을 놓으십시오.”라고 말했다.안왕비는 안으로 들어가 쉬고 있었고, 주인공이 사라지자 안채에 있던 왕비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다.성질이 급한 미색은 아채에게 아라 얘기를 꺼내며 “내가 보기에 그 여우 같은 계집이 안왕비를 화나게 한 것 같으니, 내가 그 계집을 만나면 반드시 혼내줄 것이야!”라고 화를 냈다.원경릉은 미색의 언행에 주의를 주었다.“미색아, 앞으로 함부로 행동하지 마. 이는 안왕부 내부의 일이니 네가 그럴 권리는 없어.”원경릉은 미색이 소란을 피우면 안왕이 여섯째를 어떻게 할지 몰라 미색에게 미리 경고를 했다.그러나 미색은 강호의 사람이다. 황실에 강자 약자 구별하지 않고, 안왕비가 후궁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단전부터 분노가 치밀었다. 게다가 평소에 일부일처제를 옹호하던 미색이 원경릉의 말을 듣겠나?원경릉은 그녀의 불타는 눈빛을 보고 더욱 그녀가 걱정됐지만, 미색이 무슨 짓을 하든 오늘은 나서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여섯째는 성질이 온화해서 이런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런 넷째와 안왕이 원한관계를 맺는 것은 좋지 않을 텐데……’밖에서는 폭죽 소리가 들렸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하늘을 보았다.*잠시 후.아라가 후궁이 됐으니 원경릉과 기왕비, 안왕비, 손왕비 모두를 바깥으로 부르고는 그들에게 차를 바치겠다고 하였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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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2화

잠시 후, 수모가 후궁 아라를 데리고 문으로 들어왔다.아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촌스러운 꽃 분홍빛 옷을 입고 있었다. 그 옷은 한눈에 봐도 급하게 만든 것이라는 게 티가 날 정도로 싼 티가 났다. 그나마 볼만한 것은 가슴 앞쪽에 금실로 큰 도안이었는데, 자세히 보면 이도 엉성한 것이 옷을 만든 후에 덧댄 것 같았다.아라는 머리를 바짝 뒤로 묶어 쪽졌다. 머리 아래쪽에는 금과 옥으로 만든 비녀가 꽂혀있었으며, 머리 위에는 적산호로 화려하게 장식을 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적산호의 색상이 입술색과 서로 어울려 요염해 보이니 눈이 갔다.안왕비는 아라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옷을 입었지만 창백한 얼굴 때문에 아라의 생기 있는 모습에 확연히 비교가 됐다.가장 중요한 것은 아라의 걸음걸이와 자태에서 왕비의 기색이 보였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으로 만 비교하자면 아라가 정비 같고, 안왕비가 후궁 같아 보였다.안왕비는 그런 아라를 눈뜨고 볼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짚었다.아라는 안왕비 앞에 무릎을 꿇고, 수모가 따라주는 차를 잔에 받아 안왕비에게 바치며 말했다.“아라가 안왕비님을 뵈옵니다. 안왕비께서 부디 제가 따라드리는 차를 맛있게 드셔주십시오!”안왕비는 아라가 거넨는 차를 받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받침대가 없는 찻잔이라 너무 뜨거워 손이 떨렸고, 의도치 않게 몇 방울을 아라의 손등으로 떨어뜨렸다.아라는 기분이 나쁘다는 듯 인상을 쓰더니 고고하게 고개를 들고 안왕비를 보았다.“흠, 안왕비께서 몸이 좋지 않은 것 같으니 왕비께서는 이 차만 마시고 바로 돌아가 쉬세요. 여기 일은 안왕비께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괜히 아파서 왕야꼐서 저녁에 왕비님을 돌볼 일이 없도록 하시는 게 좋겠네요.”말투는 공손한 듯했지만, 그 안에 가시가 도사리고 있는 아라의 언행에 황실 사람들의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고, 여기저기서 두 사람을 보고 수군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지금 이 상황만 보면 아라가 정비인 줄 알겠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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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3화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모두 놀랐고, 원경릉은 속으로 깊은 한숨 내쉬었다. ‘미색…… 결국 이 사달은 냈구나.’금방 끓인 차가 담긴 찻잔을 아라의 머리를 내리쳤는데 뜨겁지 않았겠는가?아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날뛰더니 미색을 보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너 미쳤어?”미색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아라의 이마를 툭툭 쳤다.“미친 건 내가 아니라 너지! 주제를 알아야지 감히 어디서 정비 행세를 해? 네가 사람을 업신여겨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그걸 밖으로 표현해? 한낱 안왕부 시녀 출신이 감히 어디라고 정비에게 이래라 저래라야?”“뭐라고?”’“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넌 꿩 될 수가 없단다. 이 닭대가리야! 지금 뭘 믿고 이러는지 몰라도 밑천이 바닥나면 넌 그냥 끝이야 끝! 젊은 거 한순간이다? 넌 내년에도 젊어? 후년에도 젊어? 착각하지 마! 이 한철 쓰다 버릴 장신구 같은 게!”이 말을 들은 여자들은 모두 부끄러운 듯 고개를 푹 숙였지만, 남자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미색을 응시했다. 회왕은 시선을 돌려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았으며, 손을 주머니에 넣고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했다.미색에게 굴욕적인 말을 들은 아라는 얼굴이 일그러졌고, 이내 손바닥으로 미색의 얼굴을 후려쳤다. ‘번듯한 안왕부의 후궁인데, 감히 한철 장신구랑 비교를 해? 내 한 번뿐인 혼인을 망쳐?’아라는 얼굴이 불덩이처럼 벌겋게 달아올라 죽일 듯이 미색을 노려보았다.미색은 이 까짓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뭘 쳐다봐? 오호라, 네가 지금 나를 떠본다 이거야? 좋아 그럼 내가 지금 당장 네 눈깔을 파내주지!”“……”“방금까지도 난 참았어, 첫 등장부터 오만방자한 눈빛으로 안왕비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거 몰랐을 것 같아? 너는 초두취에서 일하는 여자들보다 못해, 그거 알아? 적어도 거기 일하는 언니들은‘염치’라는 글자는 쓸 줄 알거든. 넌 아니?”“감히……”“안왕비가 임신했다는 걸 알면서 그녀를 자극하는 이유가 뭐야? 사람이 상도덕이라는 게 있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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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4화

아라는 오늘 미색이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 만약 미색이 아니었다면 이 세상 사람들 모두 몰랐을 얘기였다. ‘저 사실을 미색이 어떻게……’아라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미색은 마치 당시 옆에 있었던 사람처럼 모든 순간을 기억했고,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아라는 지금까지 안왕부의 크고 작은 일을 해오면서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꼼꼼한 성격으로 매사에 철두철미했기에 처리하는 일에는 실수가 있을 수 없었다.때문에 아라는 미색에게 반격을 하기보다는 원경릉에게 호소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그런데 애석하게도 원경릉마저 그녀를 도와주지 않았다.“지금 본 태자비가 너에게 누명을 씌웠다고 했느냐? 넌 지금 네 신분을 망각하고 있는 거야?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넌 안왕부의 시녀에 불과했다! 어디 감히 본 태자비에게 황실의 법도를 들먹이느냐? 네가 나보다 법도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느냐? 감히 어디서 나를 모함하려고 들어? 본 태자비가 네 잘못을 눈감아주니 진짜 네 죄가 없어지는 것 같더냐? 이 일은 이리 나리에게 물어보면 답이 다 나와.”“태자비……”“이래도 억울해? 아직도 네 결백을 주장하느냐?”옆에 있던 우문호도 앞으로 나왔다.“본 태자가 이리 나리에게 네가 늑대파를 찾아와 암살을 의뢰한 사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철저히 조사하겠다. 만약 정말 네가 태자비를 암살하려고 했다면 널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아라는 황급히 안왕의 앞으로 달려가 바닥에 바짝 엎드렸다.“왕야, 믿어주십시오. 저는 절대로 태자비를 죽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왜 그런 짓을 했겠습니까”미색은 싸늘한 표정으로 아라를 내려다봤다.“억울하다 이거지? 그럼 이것도 얘기해 줘? 태자비의 손에 문둥병을 고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랬잖아!”이 말을 들은 원경릉은 누가 미색과 함께 이런 판을 짰는지 알아챘다.‘다섯째 너구나.’안왕은 일을 크게 만든 미색을 죽일 듯 쳐다보았다.우문호가 아라를 조사하겠다고 선포했으니, 조사를 하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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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5화

미색이는 회왕을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회왕 내외가 떠나고 얼마되지 않아 손왕비도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손왕에게 말했다.“우리도 이제 돌아가는게 좋겠네요. 황실의 정비로서 같은 항렬인 안왕비가 욕보는 것을 보니 마음이 편하지 않네요.”손왕비의 말 들은 안왕의 표정이 싸늘해지는 것을 보고 손왕이 난처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둘째 형님,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안왕은 말을 마치고 사람들을 한 번 훑어보며 “누구든 가고 싶은 사람은 모두 돌아가거라. 오늘이 잔치는 이것으로 끝이오.”라고 말했다.안왕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삼삼오오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어떤 이들은 챙겨온 선물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정말 안왕이 태자비를 암살하려고 한 거 아냐?’‘후궁이 저렇게 영악해서야......’‘어쩐지 안왕비가 임신한지 얼마 안되어 후궁을 들이더니 다 이유가 있었구만.’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라를 노려보며 말했다.“조사를 통해 네가 태자비를 해하려고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본왕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그리고는 원경릉을 끌고 가버렸다.손님들이 떠난 안왕부는 정적만 흘렀고, 상다리가 부러지게 준비한 음식들이 차갑게 식어갔다.안왕은 의자에 앉아 하얗게 질린 안왕비를 돌아보며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들어가 쉬어라. 본왕도 금방 돌아갈 테니.”“......”“아채야, 너는 왕비가 힘들지 않게 잘 돌보거라.”“예!”아채의 부축을 받아 문앞까지 간 안왕비는 다시 그를 돌아보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어서 돌아가거라.”안왕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채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안왕은 안왕비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입을 꾹 다물었다. 안왕비의 그림자가 사라지자 그의 온화했던 얼굴은 험상스럽게 변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라의 아랫배를 걷어찼다.“회왕비가 한 말이 사실이냐!”안왕의 거센 발길질에 아라의 입에서는 피가 뿜어져나왔다. 아라는 안왕의 태도에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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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6화

“무슨 이유로?” 아라는 분노로 가득차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안왕비는 왜 자신의 손을 더럽히지 않으면서도 왜 안왕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는 거지? 안왕비가 정비의 자격이 있다면 힘들고 어려운 일도 도맡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정비가 해야 할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매번 희생하며 안왕을 보필했던 내가 핍박을 받아야 하는 거야?’아라는 이 상황에 굴복할 마음이 없었다.“도대체 제가 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합니까?”안왕은 아라의 반항에 화가 났다.“그럼 뭐 어쩌라는 거야?”“그럼 제가 왕부를......”“왕부를 떠나려고? 그럼 본왕이 네가 대문을 나서는 순간 네 머리 단칼에 베어버릴 것이라 장담하지. 만약 지금이라도 네가 분수를 알고 잘못을 인정한다면 네가 원하는 건 섭섭하지 않게 줄것이다. ”“......”“아라, 넌 똑똑해서 지금까지 맡은 바를 충분히 잘 해왔다. 네가 우연히 저지른 실수라고 인정한다면 본왕 이번은 지금까지 네가 쌓은 덕을 봐서 용서해 주겠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을 벌여서는 안 된다. 그땐 피도 눈물도 없을 것이야.”아라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지만 얼굴에서는 분노와 자만이 가시지 않았다. 그녀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눈물을 꾹 참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 “왕야의 말씀 잘 알겠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안왕비를 건드리지 않을 테니, 저를 믿어주십시오.”안왕을 아라의 말을 듣고나서야 안심의 한숨을 내쉬었다.“늑대파를 찾아가 원경릉 암살을 의뢰한 일은 내가 형부에 손을 써놔서 어물쩡 넘어가겠지만, 이번 기회를 교훈삼아 앞으로 더 철저하게 일을 계획하거라. 아무래도 그 이리라는 작자가 늑대파의 우두머리인 것 같으니 주의하고.”“예, 알겠습니다.”“왕야, 원래 회왕께서는 조용하고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 성격이잖아요. 혹시 회왕이 자신이 나서기는 두려우니 부인을 앞세운 것 아닙니까? 이번 일로 태자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왕부를 의심하게 될 겁니다. 그럼 회왕이 태자비에게 손을 쓰기 쉽겠지요.”“여섯째는 그럴 배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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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7화

안왕은 손을 뻗어 희고 고운 안왕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당연히 아니지. 너도 알다시피 회왕이 병에 걸렸다 나은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 정신이 온전치 못한 것 같다. 그 일은 신경쓰지 말고 자거라. 난 씻고 와야겠다.”“왕야께서 오늘 밤 여기 계시나요?"안왕은 안왕비의 질문이 귀엽다는 듯 가볍게 입맞춤을 했다.“내가 후궁을 들인 것은 맞지만, 왕부에 있는 동안은 너를 안고 잠들 것이야.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이번 생은 그러기로 마음을 먹었다.”안왕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안왕을 보았다.“저는 왕야께서 후궁을 들인 후에 저를 거들떠도 보지 않으실 줄 알았습니다. 모든 것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흑......“안왕은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으며 그녀의 두 어깨를 감싸안았다.“절대 그럴 리 없다. 걱정 마.”*우문호가 마차에 올라타자마자 원경릉은 그를 향해 질문을 쏟아냈다.“너지? 네가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민 거지?”“무슨 소리야? 난 회왕부를 이 일에 끌어들이는 것도 싫었다고! 이리 나리의 의견이였어. 이리가 그 얘기를 꺼냈을 때, 나와 미색 모두 동의하지 않았어.”원경릉은 우문호가 회왕을 다른 친왕보다 아낀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리 나리의 주의를 반대했을 것이라 생각했다.“어쨌든 여섯째와 미색은 안왕부의 미움을 샀어, 게다가 이번 일로 이리 나리의 정체가 탄로나게 생겼다고! 우리는 그들에게 큰 빚을 진 거야!”“이 정도야 괜찮아. 걱정 마.”원경릉은 의심의 눈초리로 우문호를 보았다.“아무리 생각해도 난 이 모든 게 네 머릿속에서 나온 것 같은데 말이야?”“처리해야 할 사건들도 산더미인데, 내가 시간이 어디있어서 일을 꾸미겠어?”원경릉은 우문호를 힐끔 보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사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럼 내일 형부로 사건을 넘길 거야?” 원경릉이 물었다.“아니, 이번 사건은 너무 오래 끌었어. 내일 범인을 참수할 거야.”“그래도 참수 전에 형부로 보내서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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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8화

형부에서는 자백한 사람을 잡아들인 후, 경조부에서 보내온 사건관련 문서를 확인했다. ‘어제 백정을 참수했네, 우문호가 처리한 일이군.’이 일은 황제에게 아뢰기도 전에 경중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백성들은 억울하게 죽은 백정을 불쌍하다며, 우문호를 욕했다. 초왕부 역시 재수가 없었다. 우문호가 태자가 된 후로 여러 번 백성들에게 미움을 샀다. “전에는 태자비가 문둥산에 올라 소란을 피우더니 지금은 태자가 억울한 백성을 죽였구나!”“그러게 말이야! 초왕부에 마가 끼었나? 왜 하는 일마다 이 모양이래?”“태자와 태자비에게 북당의 미래를 맡겨도 되는 거야?”사람들은 하나같이 두 사람을 욕했다.이 사건으로 명원제가 우문호를 불러 문책하기도 전에 백성들은 궁 앞에서 소란을 피웠다. 어찌된 일인지 이번 일로 백성들은 우문호를 태자에서 끌어내리고 안왕을 태자로 책봉하라고 아우성이었다. 구사가 군사들을 데리고 나오자 백성들은 겁을 먹고 뿔뿔이 흩어졌다. 구사는 도망가는 사람 중 하나를 붙잡아 엄하게 심문했다. 처음엔 회유로 그의 입을 열려고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그를 고문했다. “아야! 어르신 제발 멈추어주십시오! 자백하겠습니다!”“그래, 이제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생각이 나는 것이냐?”“예, 예쁘장하게 생긴 여인이 은화를 주면서 안왕을 태자 책봉하라고 떠들고 다니게 했습니다. 그래야 황제께서 듣고 안왕이 태자가 될 것이라면서요......”*구사는 자백을 그대로 명원제에게 전했고 명원제는 크게 분노했다.“감히, 그깟 몇푼으로 민심을 이용하려고 들어?”명원제 옆에 있던 주수보가 명원제에게 말했다.“폐하 고정하시옵소서. 처음엔 회왕을 태자로 책봉하라고 하더니 이번엔 안왕...... 분명 누군가가 일부러 북당에 균열을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전에 문둥산 사건도 그렇고 이번 사건도 그렇고, 목표는 초왕부인것 같습니다. 가난한 백성들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배후 세력에 대비해야 합니다.”“재상, 그걸 내가 모르는 것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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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89화

범인은 자신의 아내가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로 아내를 죽이고 경중을 떠나려고 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이름 모를 여관에서 묵게 됐는데, 그곳에서 머물던 옆방의 남녀가 내연관계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순간 자신의 아내가 떠올라 충동적으로 그들을 죽였고, 그 후 도망치면서 범행 때 입고 있던 옷을 백정의 집에 던져 백정이 범인인 것처럼 도망쳤다고 했다.그러나 다른 사람이 누명을 썼다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도망치던 것을 멈추고 자수를 하기 위해 경중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영귀춘은 살해 목적이 확실하고, 말에 신빙성이 있었다.‘이 자가 진범이 맞다.’형부의 손상서(孫尚書)는 영귀춘을 수차례 심문했고 몇 시간 후 주수보를 찾아와 그의 두 손을 맞잡고 절을 했다.“재상, 이 사건의 진범은 따로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태자가 잘못 판결한 것이 아닙니까?”손상서는 부임한지 두 달이 된 관리로 원래는 나라의 소금과 철을 관리하는 부서(副使)였으나, 후에 경중에서 연달아 수차례 살인사건을 해결하였다. 명원제는 그의 공을 높이 사 이례적으로 형부로 이관시켜 형부 상서를 맡게하였다.주수보는 사건 종적을 몇 차례 뒤지더니 상서를 보았다.“자백을 들어보니 모든 면에서 그가 진범이 맞는 것 같네. 범죄 목적도 뚜렷하고 과정도 딱 들어 맞아.”“기왕 그렇다면 소인이 내일 입궁해 이 사건을 아뢰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와 재상 그리고 태자까지 불러서 하는 게 좋겠습니다.”주수보는 큰 사건을 해결했다는 표정의 손상서를 보고 단호하게 말했다.“손대감, 우리의 목적은 진상을 알아내 황상께 보고하면 그만일세. 나머지는 황상께서 알아서 처리하실 거야.”하지만 주수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손상서는 정의감에 불타는 표정으로 말했다."소인은 이 사건의 결과가 명백히 태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상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지만 현재 태자가 맡고 있는 경조부윤은 백성의 부모와 같은 겁니다. 잘못을 했으면 합당한 대가를 치뤄야지 않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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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90화

다음 날 아침.우문호는 평소와 같이 일찍 입궁하여 여러 대신들과 함께 궁전 밖에서 기다렸다.전보다 기온이 떨어졌고, 밤이 길어지는 탓에 아침이 되어도 새벽처럼 춥고 어두웠다.우문호는 기온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두루마기 하나 걸치지 않았다. 아침 이슬 때문인지 습하고 차가운 공기에 뼛속까지 시린 듯했다.“재신(财神), 좀 이리로 오세요. 본왕하고 몸을 맞대 온기를 나눕시다.”호부 상서가 덜덜 떠는 우문호를 보고 깜짝 놀랐다.“전하, 오늘 날씨가 이리 추운데 어찌 겉옷 하나 걸치지 않으셨습니까?"“태자비가 매화장으로 가서 그럽니다.”우문호는 혼자 사는 서러움에 몸도 마음도 시려웠다.“그래서 태자께서도 후궁을 들이셔야 할 텐데요. 그래야 태자비께서 없어도 곁에서 보필할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태자비께서는 얼마나 활동적이시고 바쁘십니까. 아무래도 태자께서 후궁감을 알아보셔야 할 듯합니다. 아니면 소인이 다리를 놓아드릴까요?”“하하, 보아하니 재신 주위에 아름다운 후궁감이 많은 것 같네요.”호부 상서는 거만하게 웃으며 턱수염을 쓸었다.“처는 하나면 충분하지만 첩은 여럿이면 좋죠.”우문호는 호부 상서의 말을 듣고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본왕은 여자를 다루는 능력이 재신만큼 좋지 않아서 한 명도 벅찹니다.”상서는 사실 태자비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재정이 어려울 때 선뜻 많은 금액의 은화를 기부한 원경릉이 얼마나 대단한가.상서는 신중한 성격으로 쓸데없는 말을 하는 것을 꺼렸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적막을 못 견뎌 잠시 생각하다가 조용히 말했다.“전하께서는 오늘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합니다. 오늘 여러 대신들이 태자를 심문한다고 들었습니다.”우문호는 성큼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고 옆으로 다가섰다.“재신께서는 오늘은 본왕 편이신지요?”상서는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우문호의 팔짱을 뺐다. “하관은 관여하지 않을 겁니다.”“본왕이 이리 나리를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이리라는 소리에 두 눈이 반짝였다. “하관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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