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 치장원경릉이 어이 없다는 듯 웃으며, “그 정도예요?”“그 정도죠, 이건 체면 문제니까요. 우리의 신분이 존귀하기 때문에 체면을 따질 수 밖에 없어요, 안 그러면 우리가 귀한 신분이란 걸 누가 알아요?” 기왕비는 원경릉과 생각이 같지 않아 존귀해야 할 때는 반드시 그렇게 보여야 하므로 원경릉을 위해 디테일을 손 봐주고 비로소 만족하며, “그리고 오늘 중심 인물이니 특히 예의에 어긋나면 안돼요. 황실 종친들이 각자 아름다움을 다투는데 혼자 거지같이 하고 가면 누구 얼굴을 깎아 먹겠어요? 다시 말하지만 아름답게 단장 해요, 다섯째를 사모하는 사람들 보란 듯이. 자신의 자태가 당신한테 댈 수 없다는 걸 느끼게.”원경릉이, “지금 태자를 사모하는 사람 없어요, 그 점은 안심하고 있는 걸요.”기왕비가 쓴웃음을 지으며, “주명취 자매만 생각해요? 경성에 얼마나 많은 귀족 가문의 여식들이 당신과 다섯째가 오늘 걸 학수고대하고 있는지 알아요? 다른 얘기 할 거 없이 오늘 밤 궁중 연회에 황실 종친과 귀족이 얼마나 태자에게 야심을 품고 있는지 똑똑히 봐요.”원경릉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정말요?”기왕비가, “그럼 거짓말 해요? 대장공주(진국후의 큰딸)의 딸 옹정군주(翁靜郡主)집안의 두 아가씨, 강군왕(康郡王)의 외손녀, 노국공 집안 적장자의 정실 딸, 오늘 밤 셀 수 없이 많은 황실의 종친과 제후와 작위를 받은 사람, 장군이 초청을 받았어요. 때가 되면 당신도 알게 되겠죠.”원경릉이 곤혹스러워 하며, “태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많아요? 전에 들어본 적도 없는데.”“전에 태자를 좋아했던 사람은 많았지만 태자와 주명취가……” 기왕비가 아무렇지도 않게 눈을 내리깔고 금으로 만든 뒤꽂이를 원경릉에게 꽂아주며, “그리고 뒤에 당신이 그런 식으로 유명세를 탔으니 당연히 잠시 말이 쏙 들어갔었죠.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태자 전하의 지위가 공고해 졌고 더욱 존귀해 지셨을 뿐 아니라 후궁 자리까지 비어 있으니까요, 치고 받고 싸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