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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1화

“폐하, 후작께서 강경하게 들어오시려고 하셔서 소신이 막을 수 없었습니다.”구사가 말했다.호비는 진북후가 왔는지도 모르고 고통스럽게 소리를 질렀고, 진북후는 그 소리를 듣고 더욱 화가 났다.“본후가 지금까지 얼마나 애지중지 키운 딸인데, 호비는 강해서 다리가 부러졌을 때도 저렇게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그런 아이가 저렇게 고통스러워하다니! 태자비, 도대체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명원제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더니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우문호는 그런 부황의 모습을 보고 급히 달려와 진북후를 가로막으며 말했다.“후작 나리, 아무리 화가 났어도 황제 앞에서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계속해서 소란을 피운다면 이곳에서 쫓아낼 겁니다!”진북후는 우문호의 협박을 듣고 더 크게 화가 났다. 그는 손가락으로 우문호를 가리키며 혀를 찼다.“머리에 피도 안 마른 태자가 본후에게 협박을 하다니요? 본후가 변방을 지키며 병사들하고 전장에 나갔을 때, 태자는 걸음마도 못 뗐을 거요.”우문호는 진북후의 업신여김에 화가 나 주먹을 휘두르고 싶지만 부황 앞이니 억지로 화를 눌렀다.“구사, 병사들을 불러 진북후부의 노부인을 입궁하도록 하게. 진북후가 이렇게 소란을 피우니 집안 어르신을 불러야겠어. 호비 마마가 출산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되는 진북후를 여기에 둘 이유가 없다!”노부인을 부르는 말을 들은 진북후는 마음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진북후의 얼굴에 한순간 두려움이 도사렸다.명원제는 고통스러워하는 호비의 손을 잡고 근심어린 표정으로 기도를 하고는 진북후와 우문호를 보며 나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부황의 명령에 우문호는 진북후를 억지로 끌어내 밖으로 나왔다.“후작, 나오세요. 호비가 왜 저렇게 됐는지 본왕이 천천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진북후는 우문호에 대해 여전히 적의를 품고있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알고 싶어 그를 따라 나갔다. 진북후는 밖으로 나오면서 이상스럽게 미소를 짓고 있는 안왕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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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2화

진북후는 위태부의 멈추지 않는 욕설을 듣고 인내심에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위태부는 진북후의 굳은 표정에 흠칫 놀라 말을 멈추고 진북후를 응시했다.“태자비께서 왜 호비 마마를 해하려고 하겠나? 무슨 이유로? 태자비가 호비 마마를 해하면 무슨 이득이 있다고?”“그건…… 옹정 군주와 안왕에게 물어야지 왜 본후에게 묻는 겁니까?”위태부는 화가 나서 말했다.“태자비와 호비 마마가 무슨 관련이 있다고! 결국 후작도 아무것도 모르는 게 아닌가?”“……”’“태자비가 정말로 호비를 해하려고 했다면, 황상께서 태자비를 저 안에 두셨겠는가? 후작은 북당의 황제가 그만큼 멍청하다고 생각하는가?”진북후는 위태부의 말을 듣고 함참 고개를 떨구고 생각을 하다가 주먹을 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안왕 이 자식이! 본후를 농락하고 감히 본후와 태자 사이를 이간질시켜?”위태부는 그제야 진북후가 상황을 파악했다고 생각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위태부는 남의 미움을 사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위태부의 나이를 생각하면 감히 그가 그를 욕할 수 있겠는가? 위태부는 나이가 들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뭐 어쩔 거야? 기껏해야 죽이기 밖에 더 하겠어?’우문호는 위태부의 그 점을 보고 진북후와 함께 둔 것이다. 사실 위태부가 수다스럽고, 했던 말을 지겹게 또 하는 버릇이 있지만 그는 황실의 오랜 대신으로 전반적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었다.안왕은 밖에서 진북후가 궁안에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기만을 기다렸다. 그는 원경릉의 의술 실력으로 문제없이 호비를 구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진북후는 원경릉의 덕을 또 한번 보게 되는 것이고 완전히 원경릉의 편이 될 것이다.안왕이 진북후와 태자 사이에 분란을 일으킨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바로 황제로 하여금 진북후에게 실망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럼 후에 명원제가 진북후를 조정 세력에서 밀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우문호와 원경릉의 편인 진북후가 힘을 쓰지 못하게 될 것이다.안왕의 말 한 마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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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3화

아라는 밖에서 안왕비를 맞이한 후 아채에게 분부했다.“아채야, 어서 귀비께 가보거라. 귀비께 왕야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하고.”“예!”귀비는 오늘 몸이 좋지 않아 궁궐에서 좀 더 쉬고 있던 참이었다.안왕비는 안왕이 진북후와 싸움이 난 줄 알고 허겁지겁 아라의 뒤를 따랐지만 임신을 해서 걸음이 느려진 안왕비가 아라와 같은 속도로 걷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아라는 힘들어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안왕비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부축해 더 빨리 걸었다. 아라는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 말했다.“왕비, 힘이 부치면, 정자에 가서 앉아 쉬시지요.”“정자까지만 부축해 주시게.”안왕비는 하는 수없이 그녀에게 도움을 청해 황궁호원 내에 있는 정자에 가서 쉬었다.“안왕비, 안색이 아주 좋지 않네요. 어의를 불러올 테니, 여기 꼼짝 말고 계십시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안왕비는 너무 빨리 걸은 탓에 배가 아래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고, 잠시 후 안왕비의 다리 사이로 피가 비쳤다. 그녀는 심한 통증을 느껴 배를 부여잡고 정자 기둥에 몸을 기대 숨을 헐떡였다.“빨리 와야 합니다.”“예, 왕비 눈 좀 부치고 계세요. 안정이 중요합니다.”그녀는 천천히 망토를 풀어 안왕비의 등에 걸쳤다.“안왕비, 날씨가 추우니 이 망토를 입고 계세요.”“아라 고맙네.”아라는 망토를 걸쳐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황실 화원에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분포해있었으며 아무도 이 두 사람을 주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마침 진북후가 정자 방향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이자 아라는 빙그레 웃으며 정자 옆에 달려있는 그늘막을 내렸다.*잠시 후, 아라는 빠른 걸음으로 귀비의 궁궐로 향했다. 마침 귀비와 아채가 나왔다.“귀비 마마, 안왕비가 배가 아프다고 하여 소첩이 부축해 황실화원 정자에서 쉬고 있으니, 마마께서 안왕비를 도울 어의를 찾아 정자로 보내주십시오.”귀비는 안왕비가 아프다는 말에 황급히 상궁을 불러 안왕비 전담 어의를 찾으라고 했다.상궁이 어의를 찾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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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4화

소심전(素心殿) 안.호비의 건강 상태가 다른 사람에 비해 양호하여 다행스럽게도 자궁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기에 원경릉은 그녀의 출혈과 복통의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호비는 자궁 수축으로 고통스러워했고, 태아의 심박도 좋지 않아 뱃속의 아이가 빨리 나와야 했다.원경릉은 호비에게 촉진제를 주사했고 호비의 복부가 전보다 더 딱딱해지는 것을 보면서 수술을 해야 하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하는지 고민스러웠다.‘수술을 해도 위험하고, 안 해도 위험한데…… 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걸까?’호비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원경릉의 손을 잡았다.“설마 난…… 이대로 죽는 건가요?”호비는 악 소리를 낼 기운도 없다는 듯 숨을 헐떡였다.“평생 동안 이렇게 아픈 적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아픈 줄 알았다면…… 난 그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한 평생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호비 마마, 그런 말을 할 기운에 배에 좀 더 힘을 주세요. 지금은 호비 마마 자신과 아이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든 뭐든 그 후의 일이니까요.”그제야 호비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태자비, 만약 나와 아이 둘 중에 한 사람이 죽어야 한다면, 난 죽어도 상관없으니 부디 내 아이만은 꼭 구해주세요. 꼭입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하인이 밖으로 나가서 명원제에게 전했고, 명원제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명원제는 문득 호비가 다른 남자를 만나 혼인을 했다면 이런 수모를 겪지 않았을 텐데 하며 자신을 책망했다. 본래 나이가 어린 호비를 후궁으로 들이면서 명원제 나름의 고충이 있었다. 그는 호비가 가엽기도 하면서 이 모든 게 자신의 욕심 때문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하지만 호비가 입궁한 이후로 명원제의 삶은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늘 지루하던 궁 생활에 활력이 생겼고, 불안하고 부정적이던 생각도 쾌활한 호비와 함께 있으면 사라졌다.‘호비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했구나.’그는 의자 팔걸이를 잡고 말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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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5화

태후는 원래 몸이 좋지 않았기에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를 부여잡고 가냘프게 소리를 질렀다.“아이고! 내 손자야!”옆에 있던 궁인이 태후의 앓는 소리에 깜짝 놀라 그녀를 부축했고, 태후가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사람들이 아연실색했다.오늘 어의들이 발에 불이 붙은 듯 여기저기로 움직였다. 태의원의 절반 이상이 호비가 있는 소심전에 있었고, 나머지 어의들은 황실 화원에 안왕비를 돌보러 갔으며 황실에 그나마 남은 어의들이 노심초사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상황과 태후마저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어의들이 향하니, 명원제의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도대체 이런 시련을 몰아 주는 이유가 뭐지?’명원제는 태후와 태상황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 사이에 호비의 상황은 급격하게 나빠졌다. 원경릉은 명원제에게 호비가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말하려 했지만, 그가 밖에 없어 그의 동의 없이 제왕절개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원경릉은 우문호를 불러 원할머니를 모셔오라고 했다.우문호는 말을 타고 달려 초왕부에 도착해 원할머니를 태우고 돌아왔다.다행히 초왕부와 멀지 않아 시간을 지체하지는 않았다. 명원제가 태후궁에 도착했을 때, 호비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듣고 황급히 달려왔다. 명원제가 입구에 도착하자 우문호가 어떤 노인을 소심전 안으로 들이는 것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와 우문호에게 물었다.“방금 들어간 노인은 누구냐!”“바로 대흥의 노부인이십니다.”명원제는 대흥의 노부인이 의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안심했다.*잠시 후, 귀비의 측근이 달려와 명원제에게 안왕비에게 큰일이 생겼다고 말했다.이에 놀란 명원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무슨 일인데? 방금까지 안왕비는 멀쩡하지 않았느냐?”귀비의 측근은 명원제가 크게 노하자 겁에 질려 말을 더듬었다.“그, 그게…… 안왕비가 공격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뭐? 갑자기?”“예, 그래서 안왕비가 위독합니다.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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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6화

옹정 군주는 태후에게 한바탕 꾸지람을 듣고 주후에게도 호되게 혼이 났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만원(萬園)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며 태자비의 모함에 빠진 것뿐이라고 사람들을 선동했다. 게다가 유민 현주는 그녀의 말에 덧붙여 태자비가 자신을 마구 때렸다고 했다.“태자비가 호비 마마를 공격한 것도 모자라 현주인 나를 마구 때렸습니다! 세상에 이런 폭력적인 태자비가 어디 있다는 겁니까? 북당의 미래를 몰상식한 태자비에게 맡겨도 되겠습니까?”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옹정 군주와 유민 현주의 말을 반신반의했다.예전 같았으면 사람들은 옹정 군주와 유민 현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겠지만, 북당의 문둥병을 위해 맞서 싸운 태자비의 공로를 아는 사람들은 태자비가 그랬을 리가 없다며 그녀를 옹호했다.*마침 금군과 구사가 만원에 도착했고, 구사는 명원제가 한 말을 옹정 군주와 유민 현주에게 전했다.두 사람은 황제의 선지를 듣고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떨었다.“본 군주가 아니라 태자비가 모함을 한 것이라고! 나는 억울해!”“아니, 분명 뭔가 잘못됐다! 우리 어머니가 한 것이 아니라고! 태자비가 호비 마마를 밀었다니까?”구사는 두 사람의 발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금군에게 두 사람을 끌고 가라고 지시했다.옹정 군주와 유민 현주는 큰소리로 억울하다고 울부짖었지만, 사실 속으로는 명원제가 진실을 아는 게 아닐까 불안함에 덜덜 떨었다.구사는 만원에 있던 사람들이 괜한 소문을 낼까 걱정을 했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태자비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며 옹호했다. 구사는 금군이 두 사람을 끌고 가는 뒷모습을 보며 주수보 옆에 섰다.“재상, 군주와 현주의 말을 듣고도 사람들이 모두 태자비를 믿다니, 해가 서쪽에서 뜰 모양입니다.”주수보는 ‘풋’하고 웃으며 구사를 보았다.“문둥산에 올라 문둥병을 치료하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했지 않습니까? 하지만 태자비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고 보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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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7화

진북후는 호비가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소심전으로 갔다. 다만 이번에는 막무가내로 쳐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조심스레 목여 태감을 불러 안으로 들어가도 되는지 물었다. 명원제는 진북후를 괘씸하게 생각해 밖에서 기다리게 했다.원경릉의 노력으로 아이는 마침내 심장박동과 호흡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지 않고 눈꺼풀을 살짝 떠서 원경릉을 보더니 다시 눈을 감았다. 녹초가 된 원경릉은 황자의 장난스러운 눈빛에 미소가 지어졌다.황자는 건강했고 매우 무거웠다. ‘와 부황과 똑 닮았어…… 얼굴은 물론 머리숱도 많고 유전자의 신비란……’아이가 울지 않자 호비와 산파는 아이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 원경릉이 아이를 안고 호비에게 다가가자 산파는 죽은 아이를 호비에게 보여주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호비 마마, 사내입니다.”원경릉의 말을 듣고 호비가 울음을 크게 터뜨렸다.“제가 낳은 황자입니까? 어쩌면 이리 예쁠까요? 쭈글쭈글한 것이 원숭이 같네요.”호비의 말에 그곳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웃기 시작했다.대신들은 밖으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듣고 기쁘게 소리를 질렀다.“황자께서 무사하시다! 황자께서 태어나셨다!”그 말을 들은 명원제는 체면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듯 팔짝팔짝 뛰었다.밖에서 기다리던 진북후도 명원제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살았다! 내 딸! 내 손자! 살았다!”밖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주후 그리고 태후 다른 왕비들도 모두 경사가 났다며 기뻐했고, 만원에 있던 사람들도 태자비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기적, 이것이 기적이다. 요절한 아이를 살려내다니! 태자비께서 또 기적을 일으키셨다!”“의술이 뛰어난 태자비 만세!”호비의 몸에 더 이상의 출혈이 없는 것을 확인한 원할머니가 상처를 꿰맸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원경릉은 문득 원할머니가 있어 든든했다. 사람을 구하는데 전념인 원할머니의 모습은 아주 매력적이었다. 원경릉은 오랜만에 보는 원할머니의 모습에 기분이 좋았다.*제왕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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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8화

원경릉은 아이를 안고 명원제의 뒤에 서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부황, 여기 아이를 보십시오.”그제야 명원제는 고개를 돌리고 두 손을 내밀었다.원경릉은 아이를 그의 손에 올려놓았다. 명원제는 황제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황자들을 안아보았다. 하지만 이번엔 그 느낌이 달랐다.“이렇게 무거운 황자는 처음이야. 이렇게 무거우니 호비를 괴롭혔구나!”갓 태어난 아이가 무엇을 알겠는가. 아이는 명원제의 소리가 시끄럽다는 듯 두 손으로 귀를 비볐다.황자의 머리가 둥글고 이마가 봉긋한 것이 복덩이 같았다.명원제는 볼수록 아이가 마음에 들어 천천히 아이를 품 안에 안고 호비를 보았다.호비는 아이를 안고 있는 명원제를 보고 눈물이 터질 뻔했다.‘눈물 없기로 유명한 내가 아이를 낳고 나니 울보가 된 것 같아……’호비는 울음을 참으며 명원제를 보았다.“황상,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시옵소서.”명원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우선 머리가 둥글고 이마가 봉곳하니 석두(石頭)라고 부르자.”호비는 돌이라는 두 글자를 읽으며 웃음을 지었다.“황상께서 지어주신 이름. 감사합니다!”소심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그제야 무릎을 꿇고 황자의 탄생을 축하했고, 원경릉까지도 무릎을 꿇었다.명원제는 원경릉을 보고 몹시 기뻐했다.“짐이 너에게 황금 천 냥을 주겠다.”“부황, 감사합니다!”호비는 피곤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하품을 했다.“폐하, 모두가 밖에서 폐하를 기다리고 있으니, 어서 나가 보십시오. 소첩 피곤해서 좀 자야겠습니다.”호비의 말에 명원제가 싱글벙글 웃으며 연회가 벌어지는 곳으로 향했다.우문호는 소심전 밖에 있다가 황자가 태어났다는 기쁜 소식을 알게 되었고, 명원제가 나오는 것을 보고 달려와 축하 인사를 남겼다.“부황! 축하드리옵니다!”“그래.”명원제는 그를 흘겨보며 “일이 마무리가 되면 내가 상을 주겠다.”고 말했다.우문호는 활짝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명원제는 조금 걷다가 문득 안왕비의 일이 생각났다.“넷째 며느리 쪽은 어때?”“귀비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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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9화

흠천감이 말하길 어젯밤에 오성연주(五星連珠)를 보았다며, 십황자(十皇子)가 태어난 오늘이 아주 길하다고 말했다.명원제는 그 말을 듣고 바보처럼 웃으며 석두라는 아명을 지어주는 것이 합당한지 물었다.“좋습니다! 석(石)은 만물의 근원으로 아명을 따라 장차 나라의 초석이 될 십황자에게 아주 적합합니다!”흠천감의 말에 모두들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명원제는 흠천감의 말에 크게 웃으며 그에게도 차용증을 꺼내 주었다. 흠천감뿐만아니라 옆에 있던 대신들이 명원제에게 몇 마디 축하의 말을 건낼 때마다 명원제는 차용증을 줄줄 흘렸다.*진북후는 만원에 갈 생각도 하지 않고 소심전 앞에서 언제 호비를 볼 수 있나 오매불망 기다렸다. 그는 쿵쾅쿵쾅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호비와 황자가 건강한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방금 수술을 마친 호비가 혹여나 사람과의 접촉으로 균에 노출되는 것은 아닌가 원경릉은 두려웠다. 그래서 원경릉만 안에 있고 사식이와 원할머니는 밖으로 나갔다. 진북후는 원할머니를 보고 대흥의 노부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는 황급히 달려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인사를 했다.그를 알지 못하던 할머니가 사식이를 보자 사식이가 호비의 아버지라고 말했고, 할머니는 미소를 지었다.“호비는 매우 용감했어요. 수술 후 상황도 괜찮습니다. 지금은 감염 여부만 관찰하면 됩니다. 큰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십시오”“예, 노부인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후가 당신과 태자비에게 큰 은혜를 졌습니다.”진북후는 연신 허리를 숙였다.“천만에요. 제가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네요.”원할머니가 나가니 태후궁의 사람들이 다가와서 태후의 진맥을 해달라고 했다. 할머니는 거절할 방법이 없어 궁인을 따라나섰다.태후는 황자가 태어났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도 몸이 온전치 않아 오지 못하고 있었다.원할머니는 태후의 옆에 앉아 그녀를 부축했다.“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태후가 흐뭇해하며 말했다.“당신과 태자비가 황손자의 목숨을 구해줬으니, 아마 나도 잘 봐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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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20화

복대인은 진북후의 말을 놓치지 않고 말꼬리를 잡았다.“나리, 그렇다면 어화원에 갔을 때 그 정자 안으로 들어가셨다는 말씀이시지요?”진북후는 그제야 밖에서 안왕비가 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는 말을 얼핏 들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당시 자신의 딸과 황자 걱정에 다른 사람이 다쳤다는 것을 주의깊게 들을 정신이 없었던 진북후였다.“무슨 소리야? 본후는 들어가지 않았다. 정자에 올라가 앉고 싶었지만 그늘막이 바람에 흔들리는 틈에 치마와 꽃신이 어렴풋하게 보여 급히 돌아섰다. 여인 혼자 있는 정자에 내가 왜 들어가?”복대인은 수상하다는 표정으로 진북후를 보았다.“일단 나리께서 하관과 함께 상방사에 가셔야겠습니다. 나리가 여기에 온 이후부터 어떻게 어화원에 가게 되었는지까지 하관이 자세히 들어봐야겠습니다.”건방진 복대인의 태도에 진북후는 화가 나서 눈을 부라렸다.“본후는 안왕과 다투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할 소인배가 아니다! 감히 누가 나를 의심해?” “하관은 이미 황제께 아뢰었습니다. 이미 얼추 조사를 마치고 후작을 청하러 온 거라는 뜻이죠. 아무래도 만원은 사람이 많으니 뒤뜰로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사람이 많은데 후작 체면도 차리셔야죠.”진북후는 복대인의 태도에 화가 나서 안색이 파래졌다.“체면? 내가 체면을 구길 일이 뭐가 있어? 본후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니까? 게다가 넌 안왕을 모르는 것이냐? 안왕은 속이 검은 사람이다!”진북후가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복대인이 금군을 시켜 그를 막아섰다.“후작 나리, 하관이 받드는 것은 황상의 뜻입니다. 당신께서 이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황상의 뜻에 불복하는 것과 같습니다. 잘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진북후는 복대인의 오만방자한 행동에 화가 치밀었다. 그는 뺀질거리는 듯한 복대인의 표정에 바로 얼굴을 후려갈겼다. 복대인은 그의 주먹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았고, 그 모습을 본 금군은 우르르 달려들어 진북후를 에워쌌다.아무리 강한 진북후라도 젊은 금군의 여럿 달려들자 꼼짝 못하고 상방사로 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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