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배원중을 한 번 보고, 다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이때 배원중은 정말로 죽음의 문턱에 다다라 있었고, 겨우 마지막 한 가닥의 미약한 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배유현과 박청운의 간절한 표정을 본 시후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바로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해둔 반 개의 거풍환을 꺼냈다. 그가 반 알의 거풍환을 꺼내는 순간, 배유현은 감격에 겨워 울음을 터뜨렸다. 환약들은 대체로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그녀는 시후가 꺼낸 것이 할아버지가 그토록 바라던 회춘단인 줄 알았다. 그녀는 방금 회춘단의 신비한 효과를 떠올리며, 이 정도의 크기만 복용해도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니 이 정도의 크기라도 할아버지의 수명이 최소 6~7년, 많게는 10년은 늘어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감격에 휩싸여 어떻게 시후에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배유현 양, 미리 말하지만, 이건 회춘단이 아닙니다." 배유현은 갑자기 멍해졌다. "회춘단이 아니라니... 선생님... 그럼... 그럼 이건 무슨 약인가요?" 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이것은 거풍환입니다. 회춘단에 비하면 효과는 많이 떨어지지만, 반 개만으로도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고, 목숨을 1~2년 정도 연장할 수 있을 겁니다." 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지금 그녀는 할아버지가 10년 정도 더 사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저 당장 이 고비만 넘길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땅에 엎드려 절하며 끊임없이 감사함을 전했다. "선생님, 은혜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 평생 선생님의 큰 은혜에 보답하며 살겠습니다..." 시후는 손을 흔들며 약간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평생 나에게 보답할 필요는 없어요. 이 반 개의 거풍환은 내가 당신에게 빚을 지기 싫고, 당신의 효심을 봐서 준 것이니까요. 할아버지가 이 반 개를 드시고 나면, 우리 사이엔 더 이상 빚이 없을 겁니다." 배유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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