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자네 뭐라고 했나?!" 이 말을 들은 배원중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거의 기절할 뻔했다. 다행히 곁에 있던 원서훈이 그를 붙잡았고, 그의 손의 맥을 세게 눌러서 배원중은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내 그는 극도로 화가 나서 소리쳤다. "그 놈이 무슨 자격으로 이사회 최고 긴급 조치를 발동한단 말이야?!" 비서는 설명했다. "큰 도련님께서 모든 이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회장님께서 그룹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자금을 조달한 내역을 전부 공개했습니다.. 큰 도련님은 이사회에서, 회장님이 무려 10억 달러를 준비해, 실체도 불분명한 불로장생의 약을 사려고 한다고 전달했고요.. 큰 도련님은 회장님의 현재 건강 상태로 인해 판단력이 크게 흐려졌으며, 회장님이 계속 회장직을 유지하면 그룹에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힐 것이며, 향후 그룹에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최고 긴급 조치를 발동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서는 말을 이어갔다. "이사회에서는 저를 제외한 모든 이사회 구성원들이 큰 도련님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졌고, 그 결과 큰 도련님은 그룹의 임시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큰 도련님은 현재 임시 회장으로서 첫 번째로 회장님이 스위스 은행에 준비해 두신 10억 달러의 현금을 동결시키는데 서명하셨습니다..”이 말을 들은 배원중은 완전히 멘탈이 무너졌다..! '최고 긴급 조치'는 페이셔스 그룹의 이사회가 긴급 상황에 대비해 마련한 계획이었다. 마치 미국의 부통령이 대통령이 위험에 처했을 때, 급히 대통령직을 이어받고 명령을 내리는 것과 같은 개념이었다. 이 조치는 가장 심각하고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긴급 조치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부회장이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매우 심각한 긴급 상황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필요했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찬성이 다수 있어야 했다. 배원중은 자신의 장남이, 자신이 부재한 틈을 타 회춘단을 구매하려는 일을 빌미로 이 긴급 조치를 발동
그는 오늘 이미 몇 번이나 절망하고, 기뻐하고, 다시 절망하고, 다시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는 자신의 심장이 거의 망가질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런 일이 몇 번만 더 반복된다면, 회춘단을 먹기도 전에 그는 심장병으로 여기서 죽을 것이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배원중을 주시하고 있었다. 배원중이 돈을 낼 수 없다고 하거나 지불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는 6억 달러에 회춘단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배유현은 조금 전 막 내려놓은 마음이 순식간에 불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비록 할아버지의 분노 섞인 한마디만 들었지만, 그녀는 금방 큰 아버지가 이 기회를 틈타 권력을 탈취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 순간, 정 비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흐느끼며 말했다. "회장님.... 흐윽.. 죄송합니다... 지금은 제가 도와드릴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지금 저는 큰 도련님에게 감시되고 있습니다. 제 집 주위에 최소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지키고 있고요.. 큰 도련님은 회장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제가 집을 나서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배원중은 분노에 차 소리쳤다. "내가 지금 당장 그 놈에게 전화하지!" 그러고 나서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다른 번호를 다시 걸었다. 전화는 빨리 연결되었다.배원중은 이를 갈며 격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아! 이 배은망덕한 놈! 왜 이런 짓을 한 거냐! 대체 왜?!"전화 저편에서 약간 나이 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저도 올해 벌써 70이 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역사책을 좋아하시니, 저 같은 70세가 넘은 왕세자도 고대에서는 거의 없다는 걸 잘 알지 않으십니까?”배원중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네 놈의 말은 왕좌에 앉는 것을 기다릴 수 없으니, 나를 죽이겠다는 거야?! 너는 네 목숨이 내가 준 것이라는 걸 잊었어?! 네가 가진 모든 것은 내가 준 것이다! 페이셔스 그룹은 내가 일궈낸 거라고! 너는 정말로 아무런 감사함도 모르는 것이
이 순간, 배원중의 마음은 고통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가족 간의 유대를 중시하고, 모든 일을 자신의 뜻에 따르던 큰 아들이 이제는 자신이 오래 사는 것이 짐 같다고 생각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지금 이 먼 길을 떠나 한국에 와서 불로장생의 약을 찾으려 한 것이 큰 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큰 아들은 바로 이때에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며 본색을 드러낸 것이었다. 배원중은 속으로 몹시 억울했지만, 큰 아들이 이미 성공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거의 모든 이사진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면 이는 큰 아들이 이미 미국에서의 상황을 완전히 통제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저항할 힘이 없다. 이렇게 많은 이사진들이 아들을 지지했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이사진들이 자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금 이 늙은 몸뚱이로는 이미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힘도 없으니... 설령 자신에게 힘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에서 절대 미국으로 돌아갈 기회는 없을 것이다. 결국, 자신은 미국에서 수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자신의 심복들도 이미 큰 아들이 모두 제거한 상황에서, 자신이 돌아간다고 해도 무엇으로 그와 경쟁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말했다. "좋다! 네가 다 이미 준비했다면, 내가 죽으면 나를 한국에 묻어다오. 부모님과 함께 잠들고 싶다." 상대방은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죄송해요, 아버지. 제가 미국 쪽 묘지를 이미 준비해 두어서요.. 미국에서 가장 비싼 묘지로 선택했고, 아버지의 묘 주위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과 최고 재벌들이 아버지의 이웃이 되어 드릴 겁니다. 아버지께서 이곳에 영면하신다면 틀림없이 만족하실 겁니다." 배원중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조금 전 한 말이 내가 가진 유일한 소원인데, 그것도 들어줄 수 없느냐?" 상대방은 약간 유감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아버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를 미국이 아
원서훈은 급히 기절한 배원중을 부축했다. 이어서 그는 배원중의 맥박을 짚어보았고, 맥박이 미약하여 거의 임종 상태임을 확인한 그는 급히 외쳤다. "회장님께서 곧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 주십시오!" 이때 2층 객실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배유현이 다급하게 2층 난간에 매달려 울부짖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원 선생님, 이게 무슨 일이예요?!" 원서훈은 고개를 들어 배유현을 바라보며 비통한 마음으로 말했다. "아가씨, 회장님께서...! 걱정되는 마음에 말씀드리지만, 아마도 곧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배유현은 그 순간 무너져 내리며, 절박한 목소리로 직원들에게 외쳤다.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어서 구급차를 불러주세요!" 원서훈은 이미 의식을 잃은 배원중을 안고 자리에서 겨우 빠져나오며, 직원들에게 외쳤다. "죄송하지만, 빨리 구급차를 불러 주십시오!" 그때 송민정은 곧바로 직원들에게 긴급 대응팀을 부르라고 지시할 준비를 했다. 그녀는 오늘 저녁 경매에서 누군가가 너무 흥분하거나 자극을 받아 쓰러질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구급팀을 배치해 두었다. 구급팀은 이미 상당히 완벽한 응급 장비를 준비해 두었고, 상황이 심각할 때는 차량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가장 빠른 속도로 병원에 데려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송민정이 막 입을 떼려는 순간, 그녀의 이어폰에 시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 회장님, 직원들에게 그를 VIP룸으로 데려가라고 하십시오." 송민정은 시후의 목소리를 듣고 즉시 안도했다. 그녀도 배원중이 이미 너무 고령이며, 이미 임종에 가까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큰 충격을 받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병원에 보낸다고 해도 아마 손쓸 방법이 없을 것이었다. 다행히 시후가 나서겠다고 하니, 이는 그가 직접 도움을 주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지시했다. "035번 참가자를 VIP룸으로 모시세요!" 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절망 속에서 다시 한 줄기 희망을
배유현은 이미 시후가 나서겠다고 했으니, 반드시 그가 손을 놓고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서둘러 직원들을 따라 달려갔다. VIP룸은 연회장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원서훈은 이미 숨이 거의 끊어지기 직전인 배원중을 이곳으로 데려왔다. 곧이어 직원들이 배유현도 VIP룸으로 데려왔다. 배유현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신분도 잊고 곧바로 배원중 옆으로 달려가며 울먹였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제발 깨어나세요... 유현이에요, 제 목소리가 들리세요?" 원서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가씨, 회장님께서는 이미 숨이 거의 끊어지셨습니다. 아마도... 되돌릴 수 없을 겁니다..." 배유현의 커다란 눈물방울이 계속해서 흘러내리며, 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은시후 선생님이 할아버지를 이렇게 보내게 하지 않을 거예요... 그는 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는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예요...!" 원서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도 그 회춘단이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회장님께서는... 이미 그걸 살 돈조차 내지 못할 처지입니다..." 배유현도 알았다. 할아버지가 지금 큰아버지에게 권력을 빼앗긴 상황에서, 큰아버지의 행동 방식으로 보아 어떤 반격의 기회도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란 걸. 이런 상황에서,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배유현 자신도 시후가 반드시 회춘단을 내놓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 회춘단의 비용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에,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는 그저 새 발의 피일 뿐이었다.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VIP룸의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당당한 걸음으로 빠르게 들어왔다. 배유현이 고개를 돌려 보니,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시후였다. 그녀는 급히 그의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다. "선생님, 제발 제 할아버지를 구해주세요... 할아버지를 살려주신다면, 저는 평생 당신의 은혜에
화려한 조명과 불빛이 WS 그룹 회장의 저택을 밝히고 있다.오늘 밤은 WS 그룹 신옥희 회장의 칠순 잔치가 열리는 날이다.그녀의 손자, 손녀들과 그 배우자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 선물을 전했다."할머니께서 차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1g에 700만 원이나 하는 세상에서 제일 귀하다는 이 대홍포 차를 선물로 드리려고 중국까지 다녀왔답니다. ""할머님께선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셨지요? 다이아몬드가 세팅 된 은십자가가 흠잡을 데 없는 이 묵주는 6,000만 원도 넘어요."화목하고 행복한 분위기 속에 예쁘게 포장된 색색의 꽃과 선물 상자를 바라보며, 생일 파티의 주인공은 진심으로 기뻐하며 미소 지었다.한 남자의 말이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깨었다. 그 때 갑자기 그녀의 맏손자사위인 은시후가 말했다. "할머님, 정말 죄송하지만.... 부디 저에게 2억 원만 빌려주실 수 없을까요?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 3기 진단을 받아서 치료비가 필요해요..." 온 가족들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충격과 경악을 감추지 못하며 시후를 바라보았다.더부살이 중인 이 손자사위는 정말이지 염치도 없고 뻔뻔했다! 칠순 생일파티 날 할머님을 위해 생신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뻔뻔하게도 그녀에게 2억 원을 빌려 달라고 부탁하다니...! WS그룹 김영식 전 회장이 아직 건재하던 3년 전 어느 날, 은시후와 함께 저택에 돌아와선 손녀인 유나와 결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당시 시후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김영식 전 회장은 유나와 시후가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 후 WS그룹 일가 모두 시후를 내쫓으려 했지만, 그는 온갖 모욕과 조롱을 받는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늘 태연 했고, 데릴 손자사위로서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그런 그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님께 돈을 빌려야 했다. 시후를 거두어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 주었던 이씨 아주머니가 비인두암에 걸리고 말았다
10억 원?!시후는 자신이 들은 액수에 당황했다. 그의 두 눈은 충격에 휘둥그레지고,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그는 할아버지가 굉장한 부자라는 건 알았지만, 그 당시의 시후는 돈의 개념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렸다. 그래서 집안 재산이 얼마나 되는 지까진 몰랐던 것이다.드디어, 지금, 이 순간 이해할 수 있었다. 10억 원이 푼돈이라면, 조부의 재산은 몇 조 원은 족히 넘을 거라는 것을 의미했다.솔직히 말해서, 순간 그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그러나 시후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된 원흉이 할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코 간단히 할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시후의 동요를 감지한 박 기사는 재빨리 말했다. "도련님은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입니다. 회장님의 전 재산은 도련님의 것이나 다름없죠.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그건 도련님 아버님의 것이지만요.""회장님께선 도련님만 집으로 돌아와 준다면, 총 사업규모 수백조 원에 달하는 가족 사업을 물려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돈은 도련님의 생활비로 써 주십시오.""아 그렇지, 알려드릴 소식이 하나 더... 어제 할아버님께서 한국 최대 우량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을 통째로 인수하였답니다. 주식 전량이 현재 도련님 명의로 되어있으니, 내일부터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실 수 있답니다!"박 기사의 말이 전혀 믿기지 않아 어안이 벙벙했다.자신을 위해서 그런 막대한 투자를 하다니, 조금 과한 게 아닌가?한도 10억짜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블랙 카드에 자산 총액 300조 원의 엠그란드 그룹이라니...!엠그란드 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그 어떤 유망하고 영향력 있는 재벌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오늘 그를 욕보인 재벌가 모두..... WS 그룹, 로이드 그룹을 포함해 여전히 시후의 아내를 넘보고 있는 대현 그룹 마저도, 엠그란드 그룹 앞에선 평범한 사람들에 불과했다.그런 대단한 회사가 이제 그의 것이라
다음 날 아침, 식사 준비를 마치고 시후는 스쿠터를 타고 엠그란드 그룹 본사로 향했다.그는 엠그란드 회사 주차장 한편에 스쿠터를 세웠다. 시후가 시동을 끄자 곧 그의 맞은 편으로 검은색 벤틀리가 천천히 들어왔다.무심코 고개를 들자 한 젊은 커플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고급 정장을 말쑥하게 차려 입은 남자는 한 눈에 봐도 이지적인 느낌의 미남이었다. 한편, 여자 쪽은 화려하게 빼입고 있었다. 다소 천박한 느낌은 들었지만, 그녀 또한 미인이었다. 알고 보니 두 미남 미녀는 유나의 사촌 김혜빈과 그녀의 약혼자 임현우였다.그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맞닥트려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불 보듯 뻔했다.시후는 그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어째선지 그들에게서 도망치면 도망칠 수록 마주치게 되었다. "어머, 시후 씨 아니에요~" 시후를 발견한 혜빈이 큰 소리로 불렀다.혜빈은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시후는 소름이 온몸을 타고 퍼지는 것을 느꼈다.아는 척하는 사람을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없었기에, 시후는 예의상 웃으며 물었다. "아, 혜빈 씨... 여기엔 무슨 일로 왔죠?" 혜빈은 비아냥거리며 대답했다. "저희야 엠그란드 그룹 이태리 부회장님을 만나러 왔죠."그리곤 그녀는 임현우를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로이드 그룹은 전부터 엠그란드 그룹과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거든요. 앞으론 로이드 그룹뿐 아니라 WS 그룹의 미래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시후는 로이드 그룹이 엠그란드 그룹의 사업 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몰랐다. 막 회사를 인수했기에 세부 사상을 검토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현우 씨, 사업 수완이 대단하시네요! 두 분 정말 너무 잘 어울리세요."라고 말했다.현우는 시후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는데 짜증이 솟구쳐 올랐다.이 새끼는 어제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망신을 당하고도, 지금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