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빈의 말은 김혜준의 정곡을 찔렀다. 김혜준 역시도 자신이 늘 무능한 인간에 불과하며, 무엇을 해도 잘 안 되고 잘 하지도 못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과거 그는 WS 그룹의 손자라는 이유로 먹고 사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으며 자신은 늘 재벌 2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은 사라져 버렸고, 앞으로 그에겐 기댈 후광도 없고 놀고먹게 해줄 그 어떤 것도 없을 것이었다. 따라서 계속 이렇게 살게 된다면 그는 백수로 살며 평생을 시간만 낭비하는 4, 50대 아저씨처럼 살게 될 것이다.김혜준은 문득 영화 이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과 그 가족들의 캐릭터는 현실감이 가득했다. 돈도 없고 마땅한 일자리도 없이 지내는 그들이 마치 자신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다. 가난하고, 한심하고, 절망적이기까지 한 모습 말이다. 이것을 생각하면서 김혜준은 갑자기 매우 불편함을 느꼈고, 그제야 자신의 미래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암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속으로 절박해졌다. ‘은시후의 도움으로 내 여동생은 이제 직업을 갖게 되었고, 또한 미래가 발아... 하지만 나는..? 우리는 그룹은 아예 사라졌고, 그럼 나는 뭘 해먹고 살지..? 전문적인 기술이나 특별한 기술을 배운 적도 없고, 일자리를 구해본 적도 없는데.. 그래서 괜찮은 이력서조차 없어. 그러니 앞으로 어떻게 일자리를 얻어?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그럼 나도 이대로 사회에서 도태되는 걸까?! 그리고 나는 벌써 이렇게 나이가 들고 있는데 여친도 없고 이제 우리 가족도 더 이상 잘 나가지 않는데.. 제대로 된 직업도 찾지 못하면 어떻게 여친을 만들 수 있겠어..? 계속 이렇게 싱글로 지내면, 40살쯤 되어도 짝도 못 찾고, 평생 결혼할 기회도 없을 거야...’ 김혜준은 이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절망에 빠졌고, 절망감이 극에 달하자 주체하지 못하고 혼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김창곤은 김혜준의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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