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빈의 말은 김혜준의 정곡을 찔렀다. 김혜준 역시도 자신이 늘 무능한 인간에 불과하며, 무엇을 해도 잘 안 되고 잘 하지도 못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과거 그는 WS 그룹의 손자라는 이유로 먹고 사는 것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으며 자신은 늘 재벌 2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은 사라져 버렸고, 앞으로 그에겐 기댈 후광도 없고 놀고먹게 해줄 그 어떤 것도 없을 것이었다. 따라서 계속 이렇게 살게 된다면 그는 백수로 살며 평생을 시간만 낭비하는 4, 50대 아저씨처럼 살게 될 것이다.김혜준은 문득 영화 이 생각났다. 그 영화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과 그 가족들의 캐릭터는 현실감이 가득했다. 돈도 없고 마땅한 일자리도 없이 지내는 그들이 마치 자신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이다. 가난하고, 한심하고, 절망적이기까지 한 모습 말이다. 이것을 생각하면서 김혜준은 갑자기 매우 불편함을 느꼈고, 그제야 자신의 미래는 앞이 전혀 보이지 않으며 암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속으로 절박해졌다. ‘은시후의 도움으로 내 여동생은 이제 직업을 갖게 되었고, 또한 미래가 발아... 하지만 나는..? 우리는 그룹은 아예 사라졌고, 그럼 나는 뭘 해먹고 살지..? 전문적인 기술이나 특별한 기술을 배운 적도 없고, 일자리를 구해본 적도 없는데.. 그래서 괜찮은 이력서조차 없어. 그러니 앞으로 어떻게 일자리를 얻어?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그럼 나도 이대로 사회에서 도태되는 걸까?! 그리고 나는 벌써 이렇게 나이가 들고 있는데 여친도 없고 이제 우리 가족도 더 이상 잘 나가지 않는데.. 제대로 된 직업도 찾지 못하면 어떻게 여친을 만들 수 있겠어..? 계속 이렇게 싱글로 지내면, 40살쯤 되어도 짝도 못 찾고, 평생 결혼할 기회도 없을 거야...’ 김혜준은 이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절망에 빠졌고, 절망감이 극에 달하자 주체하지 못하고 혼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김창곤은 김혜준의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
김창곤의 말은 김혜준에게 그다지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버지의 말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김혜준은 오히려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늘 자만심이 강했는데, 따라서 미래에 자신이 굉장히 훌륭한 사내가 될 것이라고 늘 생각했고, 그에 따라 아내 역시도 엄청난 미모의 여성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내는 최고의 외모와 완벽한 몸매를 갖춰야 할 뿐만 아니라, 강력한 배경과 다른 사람들을 능가하는 특별한 배경을 가지고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권여빈의 마음을 빼앗아 네오플램 그룹의 사위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김창곤의 말은 자신이 앞으로 미래에 권여빈과 같은 여자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앞으로는 돈이라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생산직 노동자 밖에 될 수 없을까 두려웠고, 앞으로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찾기도 어려울 것 같았으며 심지어 아내를 얻기 위해 오히려 큰 돈을 지불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생겼다.이렇게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 김혜준은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처럼 암울하다고 느꼈다. 그러자 그는 더욱 심하게 눈물을 흘렸다.아들이 이렇게 눈물을 흘리자 김창곤은 마음이 매우 아팠다. 그는 아들을 돕고 싶었지만 자신의 미래는 오히려 아들보다 훨씬 어두울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나은 점은 이미 결혼을 해서 아들과 딸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혜준은 지금부터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앞으로 결혼도 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고, 그는 점점 더 훨씬 더 퇴폐적인 사람이 되어 갔다.김혜빈은 두 사람의 우울감을 느끼며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그럼 저는 요리하러 부엌으로 갈게요.”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도망치듯이 재빨리 침실에서 나갔다. 원래 그녀는 은시후에게 줄 벨트를 문 앞에 있는 우편함에 넣을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현재 가족들의 암울한 상황을 생각하면 마음 속 깊이 열등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그녀는 벨트를 환불하기 위해 내일 매장에
유나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웃었다. "음식이 많아 보이는데, 먹어보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아요. 게다가 내가 당신의 생일 만찬을 준비한다고 했으니, 당연히 좀 더 성대해야죠! 그리고 이건 딱히 힘든 일이 아니에요.”김상곤은 웃으며 말했다. "은 서방, 우리 둘이 술 한 잔 어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히 한 잔 하셔야죠. 창고에 가서 와인 가져오겠습니다.”윤우선은 서둘러 말했다. "은 서방, 그런데 내려가서 도수 낮은 술 한 병을 부탁해도 될 까? 유나와 나도 같이 술 한 잔 하고 싶어서 그래.”"알겠습니다." 시후는 동의하고 유나에게 물었다. "당신도 술 마실 수 있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술은 못 마셔도 마셔야죠. 그런데 우리 둘 다 술을 마시면 콘서트 갈 때 운전을 못 할 텐데..”"괜찮아요. 단시간에 알코올을 다 분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요.”유나는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 "허풍 떨지 말아요! 알코올을 모두 대사 하는데 10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 알잖아요. 그러니 음주 운전은 안 돼요. 이건 원칙이라고요. 그러니 술을 마신 뒤에는 운전을 하면 안 되고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어요.”사실 시후는 영기로 모든 알코올을 제거할 수 있었지만 아내가 자신을 믿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요 당신 말이 맞아요. 술을 마시고 나면 운전하면 안 되죠. 그럼 먼저 술을 마시고 콘서트 갈 때는 차를 불러서 가요~ 하하하!”"좋아요!" 유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운전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콘서트에는 최소한 수만 명이 모일 테니, 어차피 공연장에 주차하는 것도 매우 번거로울 거예요. 그러니 택시를 타고 콘서트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고 걸어서 돌아올 수도 있고요. 공연장에서 집까지 걸어도 좋지 않을까요? 산책하는 겸 말이에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알겠어요. 당신 말 들을게요.”이때 김상곤
김창곤은 이 말을 마치자마자 즉시 후회했다. 그는 순간 흥분해서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었지만, 말을 마친 후에야 자신이 말벌집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아니나 다를까 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손을 뻗어 그를 찢어버리려 달려들며 욕을 해댔다. "김창곤, 이 자식아! 내 착한 사위가 나한테 선물을 주는데 네가 왜 그래? 그리고 네가 선물을 주지는 못할 망정, 선물을 안 줄 거면 조용히 있어야지! 대체 무슨 불순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내가 그 늙은 네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 줄게!”유나는 부모님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싸움이 시작될 줄은 몰랐고, 급히 앞으로 나아가 중간에서 서로를 막으며 말했다. "아아!! 아빠! 엄마! 대체 두 분은 언제까지 싸울 거예요? 오늘이 시후 씨 생일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이렇게 중요한 날에 여기서 소란을 피우고 있는데,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려고 그러시는 거예요?”이때 시후도 이렇게 말했다. "두 분 너무 서로를 가혹하게 대하지 마세요. 우리는 모두 가족이잖아요. 그런 사소한 일 때문에 하루 종일 불행하지 마세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삶이 좋아질 거라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둘 사이가 점점 나빠지니.. 이럴 거면 그냥 낡고 허름한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끼리 도란도란 화목하게 지내야 할 것 같아요..!"시후가 이 말을 하자마자 윤우선은 즉시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불쑥 소리쳤다. "아니! 은 서방 제발 그러지 마! 절대 안 돼! 우리는 할 말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로 하자~ 그런 농담은 절대 안 돼..”시후는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시죠. 힘들게 얻은 우리의 행복한 삶을 지금부터라도 소중히 여기고 더 이상 다툼을 그만 두세요.""알았어!" 윤우선은 주저 없이 말했다. "문제없어! 절대! 자네 말을 들을게~ 나는 이 늙은 개 자식만큼 멍청하지는 않으니까.”김창곤이 입술을 삐죽이며 반박하려던 순간, 윤우선이 그를 노려보았고 그는 즉각 입을 다물었다. 사실 그는 윤우선 앞에서는 전투 능력이 없었
시후는 그의 소원을 마음 속으로 바라며 유나의 노래에 맞춰 촛불을 불었다. 그러자 유나는 "남편, 눈을 감아요.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유나는 뒤에서 선물 상자를 꺼내 양손으로 들어 시후의 손에 쥐어 주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눈을 뜨세요!"시후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그의 손에 있는 것이 포장 상자임을 확인했다. 포장 상자에는 짧게 영어가 적혀 있었는데, 시후는 그것을 한 눈에 알아보았다. 영어는 바로 시계 브랜드 파텍필립의 철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유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보, 왜 이렇게 비싼 선물을 사줬어요?"유나는 수줍게 말했다. "비싸지 않아요. 일단 열어보고 마음에 드는지 확인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패키지를 열었고, 상자 안에는 파텍필립 노틸러스 시계가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이때 유나는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 "이 노틸러스는 파텍필립 중 상대적으로 보급형 모델이라고 했어요. 엠그랜드 그룹의 프로젝트를 마치고 대금을 모두 치르면 더 나은 걸로 사 줄게요.”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여보, 노틸러스는 이제 최소한 수천만 원 이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지금 시계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이 비싸요. 그렇게 비싼 시계는 사지 않아도 돼요. 사실 휴대폰 시계만큼 정확한 시계는 없잖아요.”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게 어떻게 똑같을 수 있어요? 사실 시계를 착용하고 시간을 확인하지 않지만,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고 그에 어울리는 시계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차림도 다양하니 시계도 달라야 하죠. 그래서 당신이 나중에 외출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도 싫어요. 그리고 내가 제대로 당신의 물건을 사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아마도 아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욕할 걸요?”시후는 이 말을 듣고 감동을 금치 못하며 웃었다. "고마워요! 내 아내가 이렇게 배려심이 깊다니..”옆에 있던 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깜짝
시후와 가족들은 맛있는 술과 음식을 잔뜩 먹었고, 김상곤은 이미 술에 취해 조금 큰 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이 취한 것 같았다.윤우선과 유나는 둘 다 술에 취해 있었는데, 윤우선은 이 와인 한 병이 수백 만 원이라는 말을 듣고 이를 악물고 절반 이상을 마셨다. 그래서 술에 취해 와인 병을 붙잡고 바보처럼 헤실헤실대고 있었다.유나는 윤우선에 비해 술을 덜 마셨다. 볼은 약간 발그레했지만 정신은 여전히 맑았다. 모두가 충분히 먹고 마셨고, 콘서트까지 한 시간 밖에 남지 않은 것을 보고 그녀는 시후에게 말했다. "남편, 위층에서 옷을 갈아입고 곧 바로 공연장으로 가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이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윤우선은 레드 와인병을 끌어안고 혼자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나 윤우선은 정말... 우리 가족의 삶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이렇게 고급차를 운전하고, 넓은 별장에 살고, 비싸디 비싼 고급 스킨케어 세트를 쓰고, 수백만 원짜리 고급 레드 와인 한 병을 마시고... 맙소사, 신 회장이 예전에 잘 나갈 때도 이런 대접을 받지 못했을 텐데..”술에 취한 상태에서 김상곤도 우수에 젖어 말했다. "그... 그래.. 우리... 우리 엄마의 낡은 별장.. 낡은 별장은 낡고...허름하고 녹슬고, 그리고 너무 낡아서 별장 같지도 않았지. 이런.. 이런 비싼 청년재랑.. 청년재랑 비교가 돼?”윤우선은 김상곤의 말에 좀처럼 동의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김상곤.. 이것이 우리 가족의 운명이야! 내가 딸을 낳아 주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겠어? 네가 나와 결혼했을 때 당신 온 가족이 나를 무시했고, 특히 당신의 어머니가 나를 무시했지! 그 인간의 눈에는 단지 나는 재능 있는 아들에게 반해서 결혼했다고 말했지.. 그리고 나보다 네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데...!" 이때 윤우선의 눈이 약간 붉어졌다. "그때 그 인간은 나는 미워했지만
시후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두 분이 지금 막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서로 뭔가 감정이 통하신 것 같기도 하고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감동적으로 말했다. "그랬구나.. 두 분이 이렇게 서로 포옹하는 것을 오랫동안 본 적이 없어서요.." 그렇게 말하면서 유나는 재빨리 시후에게 손을 흔들며 속삭였다. "그럼 우리는 빨리 가요! 방해하지 말고요!"시후는 이에 응답하고 유나와 함께 조용히 집을 떠났다.…….두 사람은 택시를 불러 곧바로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에 접근하자 주변은 사고의 위험 때문에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고, 더 이상 택시 기사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일찍 차에서 내려 행사장 입구까지 걸어갔다. 이미 콘서트장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티켓을 들고 있는 관객들 외에도 불안한 얼굴의 젊은 남녀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열심히 휴대폰을 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조금 뒤, 누군가 콘서트 티켓이 있냐고 묻기 위해 다가왔다. 그들이 부르는 콘서트 입장권의 가격은 몇 배, 심지어는 열 배나 비쌌다.혜리의 영향력은 이 정도로 매우 컸고, 팬들의 팬심은 말할 필요도 없이 엄청났다. 팬들은 티켓을 힘들게 구입했고 아이돌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 그래서 열 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나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암표를 구매하고자 하는 팬들도 있었다.시후와 유나는 군중을 따라 공연장 입구로 갔을 때 갑자기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제 티켓은 안 판다고요! 그만 괴롭히세요!” 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권여빈이었다. 유나는 돌아서서 멀지 않은 곳에 권여빈이 중년 남자와 초조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중년 남자는 암표상처럼 보였고, 권여빈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그녀에게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너무 미인이셔서 제가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네요. 가격은 협상 가능합니다. 10%를 더 드릴게요. 파세요~”권여빈은 "그런 돈은 필요
시후는 권여빈이 자신과 고은서가 함께 있을 때 마주쳤던 일을 회상했다. 당시 그는 고은서 가족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그녀에게 둘러댔었다. 권여빈은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질문을 한 것으로 보아 자신을 놀리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이에 시후는 담담하게 답했다. "사실 아이돌 스타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어요. 그냥 유나 씨가 좋아해서 같이 구경하러 온 거죠.”"그렇구나.." 권여빈은 별 다른 티를 내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유나에게 물었다. "그런데 유나야, 네 좌석은 어느 구역이야? 우리가 서로 가까운지 한 번 봐야겠어."유나는 당황하며 말했다. "음.. 벌써 잊어버렸어.. 시후 씨가 티켓 구하는 걸 도와줬는데, 어느 줄인지, 어느 좌석인지 모르겠어.." 이어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남편, 저도 아직 안 물어봤었는데.. 우리 자리가 어디죠?”시후는 티켓을 꺼내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A구역 8열, 9열이라고 적혀 있네요.”권여빈은 즉시 소리쳤다. "뭐라고! 첫 번째 줄?! 시후 씨, 이건 가장 좋은 위치잖아요?! VVIP 티켓인데.. 이런 티켓을 쉽게 얻을 수 없을 텐데 정말 대단하네요?!"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말했다. "흠흠.. 아무래도 여러 종류의 고객들이 있으니 굉장히 대단한 인맥도 있죠. 알다시피 난 아무에게나 풍수를 보여주지는 않으니까.”권여빈은 입술을 구부리고 티켓을 꺼내며 약간 실망스럽게 말했다. “흐잉.. 나도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몇 줄 떨어진 D구역 6번째 줄에 자리를 잡았어.."대규모 콘서트의 장소는 대개 경기장이나 콘서트 전용 홀에서 이루어 지는데, 일반적으로 장소의 면적과 규모가 넓다. 하지만 경기장 내 한쪽 끝에 무대가 배치되기 때문에 전체 경기장의 절반만 티켓을 판매할 수 있다. 주변 부채꼴 관람석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무대에서 멀어질수록 가격도 저렴하지만 가장 핵심이자 가장 비싼 티켓은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다. 소위 경기장 전체 중앙에 자리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
시후의 마지막 요구를 들은 유가휘는 순간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시후가 자신에게 요구한 마지막 한 가지 일이었기에, 그 말인즉슨 자신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200억 달러 상당의 재산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자신이 이중열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었다. 게다가 이중열에게 주어야 하는 별장 또한 별 것 아닌 존재일 뿐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회개를 해야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던 그에게는 이 정도는 관대하고 너그러운 처분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는 감히 마음 속으로 어떠한 불만도 품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이제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즉시 시후에게 자신의 태도를 표현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다른 일들을 마무리한 후, 바로 한국으로 떠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참고로 한 가지 더 말해두지. 오늘부터 당신의 목숨과 재산은 이중열 삼촌과 운명을 함께하게 될 거야. 삼촌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당신에게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삼촌에게 무슨 변이라도 생긴다면, 설령 그것이 단순한 사고일지라도 나는 당신이 반드시 연대책임을 지도록 할 겁니다. 이해했습니까?"유가휘처럼 머리가 빠른 사람이 시후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시후는 유가휘가 다시는 이중열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신변 안전을 이중열의 생사와 묶어버린 것이었다. 따라서 이제부터 유가휘는 이중열을 해칠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가 무사하기를 밤낮으로 기도해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유가휘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이해했습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당신이 홍콩 전역에 퍼뜨린 ‘현상금’을 즉시 철회
진작에 이중열과 이웃이 되는 것도 억울한데, 매년 최소 200일을 반드시 시훈도에서 거주해야 한다니, 이건 정말 사람을 정신적으로 짓밟는 처사가 아닌가?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또한, 당신의 운전 기사를 다른 직책으로 옮기도록 해. 나는 블랙 드래곤에서 한 명의 대원을 보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삼을 거야. 동시에 그는 당신의 일정을 감시할 것이고 만약 당신이 일 년 중 시훈도에서 하루라도 덜 거주하기라도 한다면, 벌금 1억 달러를 내도록 할 생각이고."그러자 유가휘는 울상을 지으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로 시후가 그의 얼굴을 바닥에 눌러 반복해서 비벼댈 정도로 잔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속으로 아무리 억울해도 그는 감히 시후에게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는 말씀을 따를 겁니다... 반드시 따르겠습니다..."시후는 다시 말했다. "아 참, 그리고 블랙 드래곤 대원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가 되는 것도 비용이 들 겁니다. 나는 성도민 씨에게 네 명의 대원을 선발하게 할 것이며, 분기마다 교대하여 당신을 위해 근무하도록 할 겁니다. 그럼 당신은 반드시 매달 200만 달러의 급여를 지급해야 해. 이해했습니까?"유가휘는 얌전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해했습니다. 매달 200만 달러를 반드시 제때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세 번째, 즉시 홍콩대 근처의 먹자골목 소유권을 현재 당신의 그룹에서 분리하여 독립된 회사로 만들도록 해. 이 회사의 주주는 오직 유미경 씨 한 명이어야 합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왜 시후가 먹자골목을 언급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 먹자골목의 모든 결정권은 앞으로 미경 씨에게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감히 허가 없이 임의로 개발하려 한다면, 내가 알게 되는 즉시 당
유가휘의 모든 정신과 의지는 이미 시후에 의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이제 그는 손익을 따질 겨를도 없이,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그러니 시후가 어떤 조건을 내걸든, 그는 주저 없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시후는 유가휘가 완전히 굴복한 것을 확인하고,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유가휘, 잘 들어. 내가 당신에게 시킬 첫 번째 일은 바로 홍콩 최고 수준의 전문 경영인 연봉을 기준으로 삼촌에게 20년 치의 급여를 보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이중열 삼촌의 청춘을 빼앗은 것에 대한 보상금을, 또 이중열 삼촌의 가족의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해." 그런 뒤 시후는 말을 이어갔다. "즉, 당신이 한 번에 홍콩 최고 전문 경영인의 연봉 60년 치를 한꺼번에 삼촌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의가 있나?""없습니다!" 유가휘는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시후의 요구대로라면, 고작 60~70억 홍콩달러, 미화로 따져보면 10억 달러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이중열은 급히 말했다. "도련님, 이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삼촌, 이 돈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상이고, 다른 하나는 처벌입니다. 설령 삼촌께서 이 돈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는 반드시 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만약 돈을 받아서 삼촌이 원하는 곳에 기부하셔도 상관없습니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다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번째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소유한 시훈도의 럭셔리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의 별장을 매입해 이중열 삼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삼촌의 가족들을 찾아가 그곳으로 이사해달라고 요청해야 해. 이사를 할 때, 사회자를 초청해 가장 성대한 집들이 행사를 개최하도록 하고!"유가휘는 시후의 말에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시후
이에 그는 다시 한 번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은 선생님! 미경이가 말한 대로 저는 정말 천인공노할 악행을 저지른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제가 못난 인간이라도, 죽을 죄를 지을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돈을 원하신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리겠습니다!"이때, 유미경 역시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간절히 말했다. "은 선생님, 돈이라는 건 결국 물건일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 아버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어떤 금액이든, 저희는 망설이지 않고 지불하겠습니다!"시후는 유미경까지 자신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후는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시후의 거부하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저는 일어나지 않겠습니다. 만약 제 아버지의 목숨을 원하신다면, 저도 함께 죽이세요."시후는 유미경의 원망이 담긴 눈빛을 마주하고 가슴이 아릿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냉정한 목소리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은 훌륭한 딸을 두셨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물었다. "삼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까?"이중열은 급히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 "도련님, 저는 그저 무사히 돌아가 지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이중열은 혹시라도 자신의 뜻이 시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다시 강조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께서 암살 지시를 철회하기만 한다면, 저도 더 이상 다른 문제를 추궁하고 싶지 않습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감격스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그는 이중열을 향해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울먹였다. "중열 씨... 자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자네의 이 은혜는 평생 갚도록 하겠어!"이때, 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유가휘, 삼촌과 미경
유미경의 추궁에 직면한 시후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그녀에게 물었다. "미경 씨,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가 20여 년 전, '은서준'이라는 사람에게 더 이상 '이중열'이라는 청년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하지만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은서준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당신의 아버지는 즉시 약속을 어기고 이중열을 계속 몰아세웠고, 결국 그는 20년 넘게 한인 타운에서 숨어 지내야만 했습니다."유미경은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후에게 물었다. "당... 당신은 그 두 사람과 어떤 관계인가요?"시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은서준은 나의 아버지이고, 이중열은 내 아버지의 친구입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유미경은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시후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홍콩에 와서 우리 집에 머문 것도, 아버지와 사업과 관련된 협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우리 가족에게 접근해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거네요..." 그러자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고, 유미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오늘 점심에 헤어질 때까지, 당신은 내내 연기를 하고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유미경의 애처로운 시선에 순간적으로 망설였지만, 이내 설명했다. "연기한 건 맞지만, 나는 유가휘 씨 앞에서만 연기를 했습니다."유미경은 눈물을 머금고 따져 물었다. "내 앞에서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요?! 만약 그렇다면, 왜 자신의 진짜 정체와 의도를 숨겼죠?!"시후는 곁에 서 있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신분과 의도를 숨긴 이유는 오늘까지 기다려 이 자리에서 삼촌에게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 아버지는 삼촌을 죽이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어요. 내가 오지 않았다면, 삼촌은 공항 출구를 나서는 순간 암살당했을 겁니다!"유미경은 시후의 시선을 따라 이
"괜찮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먼저 가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돈이 얼마나 들든 영수증을 챙기면 제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죠. 만약 결제할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물건을 골랐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제가 사람을 보내 결제하도록 하죠."유가휘는 더욱더 공포에 질렸다. 그래서 그는 땅에 무릎을 꿇고, 깊이 뉘우치는 얼굴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금액은 조정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 회장님, 이제 그런 말은 할 필요 없습니다. 나는 당신의 돈을 단 한 푼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묵묵히 받아들이세요. 나머지는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유가휘는 그 자리에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는 깨달았다. 시후가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원한다면, 자신에게는 살아남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이 아무리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 성도민이 움직이기만 하면, 그는 하루 안에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만 가지 정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그의 생존 본능이 극에 달했다. 그래서 유가휘는 온몸으로 절망을 표현하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받아들이겠습니다.... 받아들이면 되잖습니까? 10년에 200억 달러,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반드시 마련하겠습니다!"시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유 회장님, 아까는 돈을 주느니 차라리 죽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말을 바꾸시는 거죠?"유가휘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살고 싶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기회는 조금 전에 이미 내가 줬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기회를 붙잡지 못했을 뿐이죠."유가휘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오열하며 소리쳤다. "은 선생님.... 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제발 말씀
시후의 한마디에 유가휘는 눈을 뒤집고 그대로 기절했다. 그러자 유가휘의 옆에 있던 방가흔은 급히 손을 내밀어 그를 부축하며, 그의 머리를 안고 흔들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외쳤다. “가휘, 당신 왜 그래! 가휘, 제발 깨어나! 가휘, 날 걱정시키지 마...”방가흔의 몇 번의 비명에 유가휘는 갑자기 깨어났다. 그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이게 제 목숨을 빼앗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10년 동안 200억 달러라니요, 어떻게 그 돈을 제가 낼 수 있겠습니까...” 그는 울며 절규했다. “그때의 일은 확실히 제 잘못이지만, 선생님도 이걸 기회로 삼아 이렇게 많은 돈을 요구하시면 안 됩니다. 이런 돈을 내는 것보다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 제가 죽으면 제 유산은 미경이에게 갈 것이고, 제 남은 자녀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선생님 요구에 응하게 되면, 저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그 아이들의 미래도 빈곤해질 겁니다!”시후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유 회장님, 아이디어가 나쁘지 않네요.” 그리고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나는 이미 LCS 그룹의 회장입니다. 내 손에는 엠그란드 그룹, 구현 제약, TS Shipping, 블랙 드래곤까지 있습니다. 그러니 가진 돈이 많아 어디에 쓸지 모를 정도이고, 당신이 내는 돈도 사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만약 내가 당신의 돈을 받고 더 이상 당신을 추궁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 아버지에게 해를 끼친 아들이 되어버리겠죠. 대신 아버지의 존엄성을 돈으로 바꾸고 나면, 내가 죽은 후에 아버지에게 면목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겠네요. 그렇게 하면 내 아버지에게도 설명이 되고, 중열 삼촌에게도 할 말이 생기죠.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당신이 죽으면 자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자녀들에게 유산도 남겨줄 수 있죠. 모두가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