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1359 챕터

제661장

사실을 증명해주듯 그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아직 하루의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의 기분은 이미 회복되어 있었다. 그는 하얀색 요리복에, 앞치마를 두른 모습이 마치 부잣집 셰프처럼 보였다. 그녀는 그의 마음은 이미 무너져 겉으로만 괜찮아 보이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속상한 마음에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 “소경씨…”  경소경은 살짝 굳었고, 얼른 웃었다. “왜 갑자기 다가와요? 어차피 집에서 혼자 있으니까 할 일도 없길래 그냥 밥이나 차리려고요. 얼른 가서 씻고 와요, 거의 다 됐어요.”  진몽요는 장난치듯 그의 허리를 꼬집었다. “알겠어요, 깨끗이 씻고 올게요~”  경소경이 노력해서 만든 훈훈함이 좋은 작용을 한 건지 진몽요도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다. 그녀는 흥얼거리면서 샤워를 마치고 내려와 밥 먹을 준비를 했다. 눈 앞에 놓인 한상 가득 맛있는 요리들을 보자 그녀는 침 흘리기 직전이었다. “고생했겠네요, 이 정도 차리려면 시간도 오래 걸렸을 텐데. 둘이 먹는데 넘 많이 하진 말아요. 어차피 다 버려야 하잖아요.”  경소경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난 당신이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보기엔 많아 보여도 양은 다 적당해요. 지금 살 빠진 거 내가 다시 돌려 놓을 거예요. 살이 좀 있어야 만지는 느낌도 있죠. 너무 마르면 안을 때 꼭 로봇 같아요.”  진몽요는 기분이 좋아져서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더니 음식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밥을 먹고 두 사람은 같이 주방 정리를 하고 소파에 앉아 티비를 봤다. 조용히 둘 만의 시간이 평화로웠고 점점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진몽요는 누워서 경소경의 다리를 베고 있어 그의 불타는 눈빛을 보지 못 했다. 그의 손이 점점 그녀의 목으로 향했고, 그의 따듯한 온기가 전해지자 그를 올려다봤다. “뭐예요?”  그는 몸을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티비에는 지루한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고, 이미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다.  진몽요의 얼굴은 발그레 해졌고, 무고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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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장

목정침은 담배를 꺼냈고, 옆에 있던 경호원이 불을 붙여 주었다.  그는 연기를 뱉고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나는 경가네 입장을 대표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나랑 얘기해도 괜찮아요. 솔직히 말하면 경가네 사람들은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아버님이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는 거 다들 알고 있지만 그냥 돈으로 해결하려는 거죠.”  백루루는 속으로 이를 갈고 있었다. “만약 내가 그쪽이랑 대화하는 걸 거절하면요?”  그는 고갤 들어 그녀를 보고 썩소를 지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요. 얘기 안 하면, 다신 못 할 거예요.”  백루루는 의식적으로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래요, 이렇게 된 이상 나도 그냥 말 할게요. 일단 천수산 쪽에 별장 하나 갖고 싶어요. 그리고 현금 200억. 이게 내 조건이에요, 더 이상은 타협 안 해요.”  천수산에 별장? 그리고 200억? 목정침은 소리 내어 웃었지만 눈빛은 무서울 정도로 냉정했다.”하… 당신…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요? 천수산 별장 한 채 가격만 해도 200억이 넘는데, 현금을 200억 더 달라니, 야망이 크시네요.”  백루루는 애써 침착했다. “제가 야망이 작았다면 경성욱을 찾아 다니지도 않았겠죠. 이렇게 오랫동안 찾아다닌 거 치고는 적은 액수 같은데. 못 주겠으면, 더 얘기할 것도 없겠네요.”  목정침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위험한 기운을 뿜어냈다. “진짜 감히 갖겠다면, 내가 줄게요. 경가네가 못 주는 거 내가 줄 수 있어요.”  백루루는 그의 생생한 눈빛을 보고 속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 남자는 만만한 상대가 아닌 걸 알았기에 애초에 만나기를 거절했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결정했다. 옛말 중에 부귀는 쉽게 누릴 수 없다는 말에, 그녀는 두려워도 어쩔 수 없었다. “알겠어요, 동의하셨으니 물건이 손에 들어 올때까지 기다릴게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천수산 별장도 내가 투자한 거라 명의 하나 주는 건 쉽죠. 돈은 3일안에 계좌로 입금될 거예요. 그럼 조심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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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장

“그래요, 이렇게 된 이상 나도 그냥 말 할게요. 일단 천수산 쪽에 별장 하나 갖고 싶어요. 그리고 현금 200억. 이게 내 조건이에요, 더 이상은 타협 안 해요.”  이건 그녀가 3일 전 목정침과 사무실에서 한 대회 내용이었다. 이 부분만 간결하게 편집되어 업로드 되어 있었고, 이 파일은 충분히 그녀가 돈만 밝힌다는 걸 설명해주었다!  그녀가 미혼모인 사실도 사람들의 의해 알려졌고, 어떤 네티즌은 그녀의 핸드폰 번호와 신분증 정보까지 공개했다. 그녀의 핸드폰에는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전원을 꺼놨고, 호텔 문 밖으로도 감히 나갈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목정침과의 만남에서 녹음 때문에 걱정되서 최대한 말 실수를 하지 않으려 했으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저지르면 안되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이때, 경성욱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와의 갈등을 밝혔고, 경성욱의 전 제자들은 그를 도와 증언을 했다. 티비로 이 모든 장면들이 공개되었고 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내가 뭘 잘못했어?! 경성욱!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한참을 화풀이하던 그녀는 손을 떨며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당신이 이런 거죠?”  전화너머 목정침의 목소리는 가벼웠다. “필요한 거 주면 입장 바꿔주겠다고 했잖아요? 난 그냥 사실을 말했고, 당신이랑 똑같은 행동을 했을 뿐인데 뭐가 잘못되었나요? 걱정 말아요, 돈은 금방 계좌로 받을 거예요. 시간 되면 회사로 와요, 집 그쪽 명의로 해줄게요.”  그녀는 애초에 자신을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보낼 생각은 없었다. 이미 일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그녀는 호텔 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을뿐더러 당당하게 목정침을 찾아가 집을 받을 수도 없었다. 지금 그 별장과 200억은 그녀에게 뜨거운 감자 같았다. 이 남자의 행동은 잔인했고, 그녀는 감히 그가 주는 물건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에는 받은 대로 토해내야 될 수도 있었다. “목 선생님… 저를 놓아주지 않으실 거죠?”  목정침은 단언하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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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장

백루루는 허탈한 듯 침대 맡에 앉아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진 채 경성욱을 복잡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결국 그녀는 생각했던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 했다. 그녀는 그가 당연히 혼자 올 줄 알았는데, 지금은 하람이 있으니 그녀는 그런 난감한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 그건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별 거 아니에요, 제가 진 거 인정해요. 저희 아무 일도 없었어요. 아이도 다른 사람 아이고요. 끝이에요.”  하람은 혐오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봤다. 그녀의 입에서 신선한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고작 저 정도 얘기일 줄 몰랐다. “당신도 딱 그정도네요. 그럼 더 방해 안 할게요. 아가씨, 앞으로 처신 똑바로 하세요.”  결국, 백루루는 목정침한테 돈과 집도 받지 않았고, 이 싸움에서 자신의 명예가 추락한 것 빼고는 아무것도 얻은 게 없었다. 그녀의 마지막 조건은 악플들을 없애고 그녀에게 다시 평온함을 돌려주는 거였다. 이 남자는, 정말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경소경과 경성욱 부자간에 균열은 어떻게 해도 메꿀 수 없었다. 하람도 더 이상 경소경에게 매주 경가네 공관으로 오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부자는 이제 서로에게 원수와도 같았다.  경성욱 부부는 목정침을 초대해서 감사를 표하고 싶었으나 목정침은 거절했다. 그가 도와준 건 그의 형제 경소경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감사를 받을 이유가 없었고, 그가 회사에서 있는 시간 외에는 집에서 온연과 함께 있어야 했기에 다른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머지 않아, 제도에는 첫 눈이 내렸다. 온연은 따듯한 안방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고, 목정침이 제일 좋아하던 창가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지금 왜 그가 이 자리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다. 왜냐면 시야가 넓어서 정원과 대문 밖을 한 눈에 볼 수 있었고, 창문 밖에 큰 나무가 자리잡고 있어 그 위에 쌓인 흰 눈을 보면서 집 안에서도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게 또 다른 매력이었다.  하얀 눈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바깥 풍경이 너무 예뻐서 그녀는 책을 내려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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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장

그녀는 그를 훑어봤다. 예전에는 그가 그녀에게 시켰었는데, 지금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제 그녀는 그를 부려 먹기로 결심했다. “그래요, 소금 넣는 거 까먹지 말아요. 소금이 좀 얇고, 설탕이 굵어요. 헷갈리지 말아요. 그리고 야채는 꼭 삶아야 돼요.”  목정침은 어이가 없었다. “같은 실수는 한번만 해.” 그랬다, 저번에 아파트에서 만든 요리는 실패작이었으니, 이번에는 더 잘할 수 있었다.  정말 배가 고팠는지, 그가 요리를 마치고 식탁에 올려 놓을 때, 온연은 냄새만 맡아도 먹음직스럽다고 생각했다. 먹어보니 맛도 괜찮았다.  그녀가 먹는 거에 집중한 모습을 보자 그는 물었다. “그렇게 맛있어?”  그녀는 고개도 안 들고 대답했다. “나쁘지 않아요…”  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 여자, 그냥 진심으로 칭찬 한마디 해주면 안되는 건가? 나쁘지 않다는 건 무슨 뜻일까? 맛있으면 맛있는 거고, 맛없으면 맛없는거지, 이건 무슨 맛 평가일까? 그는 망설이다가 커피를 들고 올라갔다. “가계부 조금만 더 보면 돼. 오늘은 너 도와주느라 야근하는 거야.”  온연은 살짝 멈칫했다. “이 시간까지 안 자고 가계부 보고 있었어요? 그거 안 급한데, 한번에 보지 않아도 돼요…”  그는 돌아서 그녀를 보며 “난 뭐든 한번에 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녀는 더 말하지 않고 묵묵히 그가 만든 면을 먹었다. 예전에는 왜 그의 장점들을 몰랐을까?  배불리 먹고, 그녀는 올라가자 서재로 들어갔다. 역시 그는 아직도 가계부를 정리하고 있었고, 거의 1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내일 아침 그는 회사에 가야 하니 그녀는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만해요, 일찍 자야죠. 이거 안 급해요, 적당히 봤으며 됐어요. 란샹언니 일 잘해서 큰 문제없을 거예요.”  목정침은 노트북을 닫았다. “지금 내 걱정하는 거야?”  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로부터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 할 걸 알고 있었다. “다 했어, 너도 얼른 가서 쉬어. 나도 자야겠어.”  그녀는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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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장

그의 품에 안겨 있으니 그녀는 당황했고,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알겠어요.”  그의 입가엔 미소가 그려졌고, 그녀를 안고 있던 손을 풀었다.  방으로 돌아가자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온연은 낮 밤 상관없이 자고 싶을 때 자서 지금은 잠이 오지 않았고, 목정침은 그녀가 옆에 있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어둠 속, 그가 입을 열었다.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온연은 고민하지 않았다. “다 똑같아요. 그냥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만 있다면, 아들이든 딸이든 다 상관없어요. 평생 이 아이 밖에 못 갖을 텐데, 선택권이 어딨어요.” 그녀는 되물었다. “당신은요?”  그녀는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손을 천천히 그녀의 배에 올렸다. “나도야, 네가 낳은 아이라면 다 상관없어.”  그의 말투를 듣고 그 순간 온연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예전엔 그의차가운 태도들만 봐서 그런지, 지금 그가 아무리 자상하고 부드러워도 그녀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가 10년 넘게 그런 태도로 그녀를 대했었다. 매번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 놓으려 할 때, 그는 온순한 고양이가 아니라고, 지금은 그저 가면일 뿐이라고 누군가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끝났다. 목정침은 어느 순간 이미 잠 들었고, 온연도 점점 잠에 들었다.  다음날, 그녀가 일어났을 때 목정침은 회사에 출근해 있었다.  유씨 아주머니는 방 정리를 하며 그녀와 수다를 떨었다. “어제 저녁에 일어나서 야식 먹었어? 왜 나한테 해달라고 깨우지 않고? 넌 지금 조심 또 조심해야 해, 무슨 일 생기면 도련님이 누구 하나 잡아먹을 거야.”  온연은 조금 추웠는지 드레스룸에 들어가 두꺼운 외투를 꺼냈다. “제가 안 하고 목정침이 면 요리 만들어줬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두 눈이 동그래졌다. “뭐? 도련님은 한번도 주방에 있어본 적이 없는데, 너한테 요리를 해줬다고? 내가 잘못들은 거지?”  이번이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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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장

깜짝 놀란 후 유씨 아주머니는 웃었다. “그렇네, 네가 한 것에 비하면 도련님이 새벽에 야식 만들어 주신 건 아무것도 아니지. 이제야 좀 남자다우시네. 맞다, 아침에 도련님이 오늘 눈 많이 온다고 하셔서 너 산책 오래 하지 말라고 하셨어, 감기 걸릴까 봐. 임신할 때 병 걸리면 약도 마음대로 못 먹잖아. 이젠 도련님이랑 뱃속에 작은 도련님까지 있으니, 아름다운 가정이 꾸려졌잖아. 그 날이 올 때까진 조심해야지.”  유씨 아주머니의 기쁜 표정을 보자 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괜히 말 잘못해서 아주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목정침은 겉으로 보기엔 좋아 보여도, 사실은 썩 좋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리 사이가 호전된다고 해도, 어떻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한 치의 원망도 없이?  오늘 노부인은 일찍 일어났다. 평소에 이런 날씨라면 노부인은 10시 정도에 일어났다. 노부인의 컨디션은 좋아 보였고, 기침만 좀 했다. “연아, 나 고모네 집에 가야겠어.”  온연은 의아했다. “할머니, 진짜 가시게요?” 예전에는 그렇게 매정하게 사람을 쫓아내더니, 이제 와서 직접 가겠다는 말에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노부인은 위에 걸친 모피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맨날 10통넘는 전화에, 문자에, 짜증나서 안되겠어. 일단 가서 한번 보고 올게… 어쩌면 안 돌아올 수도 있어. 난 걔 친엄마가 아니야. 걔를 이 세상에 데려오지 않았지. 하지만 난 걔한테 두 번째 인생을 만들어줬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었고, 이렇게 오랜 시간 키웠는데 걔가 은혜를 안 갚으면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 부양하라고 해도 너무한 건 아니지. 너는 내가 키워준 적이 없고, 안아준 적도 없으니 너야말로 날 부양할 의무가 없어.”  온연은 이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온지령이 당시에 노부인을 그녀에게 맡겼을 때는 단호하게 떠났지만, 지금은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노부인을 데려가려고 하는 걸 보니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어 보였지만 그녀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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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장

온연은 고개를 숙이고 대답하지 않았다. 속으로 노부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목정침이 그녀를 좋아하는 건 행운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액운이었다. 과거에 일을 노부인이 잘 몰라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만약 진실을 알게 된다면 앞만 보라고 말하지 못 할 것이다. 그녀의 억울함은 다 목정침 때문인데, 그녀가 억울한 것도 잘못인가?  갑자기, 차가 흔들리가 노부인은 성질을 냈다. “운전하는 거기, 좀 천천히 가요! 깜짝 놀랐잖아! 뭐하는 거예요? 운전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운전하던 사람은 목정침의 경호원이였고, 노부인의 야단을 듣자 바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온연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괜찮아요, 좀 천천히 가주세요. 급하지 않아요.”  머지않아, 차는 온지령이 노부인에게 보낸 주소 앞에 멈췄다. 의도한 건지, 온지령의 제도 거주지는 목가네와 그렇게 멀지 않았다. 물론 위치도 좋고 집값도 비쌌다. 눈에 띄지 않는 오래된 동네였지만,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집값이 아니었다. 이런 오래된 동네를 보자 온연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할머니, 제 생각엔… 목가네로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노부인은 고민없이 차에서 내렸다. “여기 집값이 비싸서, 집이 작을 거야. 그래도 괜찮아, 살 수만 있으면 되지. 집이 커봤 자 집 같지도 않고.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얼른 돌아가.”  온연은 차를 출발하지 않고 함께 차에서 내렸다. 이때 하늘에서 눈꽃이 떨어졌고, 그녀는 노부인과 마주보고 서 있었다. 순간 할 말이 많았지만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노부인의 평온하게 그녀를 보다가 물었다. “안아봐도 되겠니? 이렇게 보니까 네 아빠랑 정말 닮았구나.”  온연은 마음이 찡했지만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분 탓인지 노부인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마른 두 팔로 온연을 살짝 끌어안았다. 그 순간 그녀는 노부인이 흐느끼느라 몸이 떨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연아… 내가 차에서 한 말 꼭 기억해. 정침이랑 잘 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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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장

온지령 부부는 이럴 때만 부지런해서 한 사람은 노부인을 부축하고, 한 사람은 캐리어를 챙겼다. 온지령은 떠나는 온연의 차를 보며 물었다. “엄마, 연이가 데려다 준 거예요? 왜 앉았다 가지도 않는데요? 우리집이 작아서 싫데요?”  노부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 이런 집을 거들떠보기나 하겠니. 자꾸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으려고 하지 마, 다 창피한 짓이야.”  온지령의 남편은 듣더니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장모님, 저희 다 가족이에요. 앞으로 안 볼 사이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말하세요? 이제 설날까지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저희도 이제 제도에서 사업하고, 여기서 오래 있을 텐데요. 아이들도 곧 방학이고, 온 가족이 다 여기 있으니 그냥 손녀딸네 큰 집 가서 명절 보내면 되죠.”  온지령은 맞장구를 쳤다. “맞아 맞아, 사람이 많아야 즐겁잖아요.”  노부인은 차갑게 웃었다. “손녀딸이라고 부르면서 친한 척하지 말게. 내가 못 누리는 복이면 너희는 당연히 어림도 없지. 꿈 깨. 목가네 문 턱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게 아니야. 내가 못 넘는 곳은 당연희 너희도 못 넘어. 그러니까 그런 생각하지 말어.”  온지령 남편의 표정은 안 좋아졌다. “그럼 장모님 말씀은, 앞으로 손녀딸이랑 왕래하지 않겠다는 뜻인가요? 저희가 숟가락 얹을까 봐요? 그러면 지금은 쫓겨나신 거예요, 혼자 제 발로 나오신 거예요?”  노부인은 눈 앞에 있는 사위를 좋아하지 않아서, 굳은 표정으로 말을 잇지 않았다. 온지령의 남편은 화가 나서 손에 있던 캐리어를 놓았고, 온지령은 그를 노려봤다. “당신 말버릇이 그게 뭐야? 엄마가 쫓겨났다고 해도 우리가 부양해야지!”  누가 봐도 온지령은 노부인이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인생을 훨씬 오래 산 노부인은 당연히 그들의 꼼수를 알고 있었고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다 꿍꿍이가 있었고, 노부인은 이제 꿰뚫어 보기도 귀찮았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는 연식이 오래 되어, 운행할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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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장

노부인은 화가 나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네 오빠가 죽은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죽은 사람피까지 빨아먹을 셈이야?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평생 과부로 혼자 늙어 죽을 걸 그랬어. 너 같은 양심 없는 것도 안 키우고 말이야! 널 키울 바엔 강아지를 키우는 게 낫겠어!”  온지령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보기엔 그녀야 말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억울함에 눈물을 흘렸다. “엄마가 인정하셨네요. 애초부터 저를 친자식처럼 대하지도 않으셨고, 혼자 죽기 싫어서 저를 키우신 거죠? 그건 정이 아니라 거래 같은 거예요! 제가 매정하다고 생각 하시겠지만, 엄마야 말로 냉정한 노인이예요!  만약 오빠가 자식이 없었다면 제가 엄마를 부양해야 되는 거 인정해요. 근데 온연이 있는데, 이건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백번 양보해서 걔가 가난했다고 쳐요. 그런데 저희보다 훨씬 잘 살고 있는데 왜 그러시는 거예요? 제가 죽은 사람 피를 뽑아 먹으려는 게 아니라, 엄마 마음속에는 제가 죽은 사람보다 못한 거 아닌가요? 다른 건 필요 없고, 걔가 그냥 돈만 주면 돼요!”  이런 상황을 노부인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어떤 건 아무리 고집을 피워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노부인도 더 이상 다투기 귀찮았다. “네 마음대로 해. 네가 뭐라도 얻을 수 있으면, 네 능력 인정해 줄게.”  ......  오후. 목정침이 집에 오자 임집사가 노부인이 떠난 사실을 알렸다.  목정침은 의외라고 생각했다. “잘 계시다가 갑자기 왜요? 연이도 알아요?”  임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사모님도 알고 계세요. 직접 데려다 주셨어요. 그런데 가는 길에 아무 일도 없었고, 차에서 잠깐 내리셨다가 금방 돌아오셨어요. 지금 윗층에 계세요.”  목정침은 온연의 외출 소식에 눈썹을 찌푸렸다. “네, 알겠어요.”  방으로 돌아오자 그는 온연이 창가 앞 의자에 앉아 있는 걸 보며 그들의 간격이 많이 좁혀졌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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