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61장

Author: 레몬맛 고양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2-08-08 16:00:43
사실을 증명해주듯 그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다. 아직 하루의 반나절도 지나지 않았는데 그의 기분은 이미 회복되어 있었다. 그는 하얀색 요리복에, 앞치마를 두른 모습이 마치 부잣집 셰프처럼 보였다. 그녀는 그의 마음은 이미 무너져 겉으로만 괜찮아 보이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는 속상한 마음에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 “소경씨…”

  경소경은 살짝 굳었고, 얼른 웃었다. “왜 갑자기 다가와요? 어차피 집에서 혼자 있으니까 할 일도 없길래 그냥 밥이나 차리려고요. 얼른 가서 씻고 와요, 거의 다 됐어요.”

  진몽요는 장난치듯 그의 허리를 꼬집었다. “알겠어요, 깨끗이 씻고 올게요~”

  경소경이 노력해서 만든 훈훈함이 좋은 작용을 한 건지 진몽요도 기분이 덩달아 좋아졌다. 그녀는 흥얼거리면서 샤워를 마치고 내려와 밥 먹을 준비를 했다. 눈 앞에 놓인 한상 가득 맛있는 요리들을 보자 그녀는 침 흘리기 직전이었다. “고생했겠네요, 이 정도 차리려면 시간도 오래 걸렸을 텐데. 둘이 먹는데 넘 많이 하진 말아요. 어차피 다 버려야 하잖아요.”

  경소경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난 당신이 다 먹을 수 있을 거 같은데요. 보기엔 많아 보여도 양은 다 적당해요. 지금 살 빠진 거 내가 다시 돌려 놓을 거예요. 살이 좀 있어야 만지는 느낌도 있죠. 너무 마르면 안을 때 꼭 로봇 같아요.”

  진몽요는 기분이 좋아져서 밥을 두 그릇이나 먹었더니 음식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밥을 먹고 두 사람은 같이 주방 정리를 하고 소파에 앉아 티비를 봤다. 조용히 둘 만의 시간이 평화로웠고 점점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진몽요는 누워서 경소경의 다리를 베고 있어 그의 불타는 눈빛을 보지 못 했다. 그의 손이 점점 그녀의 목으로 향했고, 그의 따듯한 온기가 전해지자 그를 올려다봤다. “뭐예요?”

  그는 몸을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

  티비에는 지루한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고, 이미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았다.

  진몽요의 얼굴은 발그레 해졌고, 무고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2장

    목정침은 담배를 꺼냈고, 옆에 있던 경호원이 불을 붙여 주었다.  그는 연기를 뱉고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나는 경가네 입장을 대표할 수 있어요. 그래서 나랑 얘기해도 괜찮아요. 솔직히 말하면 경가네 사람들은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이 아버님이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다는 거 다들 알고 있지만 그냥 돈으로 해결하려는 거죠.”  백루루는 속으로 이를 갈고 있었다. “만약 내가 그쪽이랑 대화하는 걸 거절하면요?”  그는 고갤 들어 그녀를 보고 썩소를 지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줄게요. 얘기 안 하면, 다신 못 할 거예요.”  백루루는 의식적으로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래요, 이렇게 된 이상 나도 그냥 말 할게요. 일단 천수산 쪽에 별장 하나 갖고 싶어요. 그리고 현금 200억. 이게 내 조건이에요, 더 이상은 타협 안 해요.”  천수산에 별장? 그리고 200억? 목정침은 소리 내어 웃었지만 눈빛은 무서울 정도로 냉정했다.”하… 당신…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요? 천수산 별장 한 채 가격만 해도 200억이 넘는데, 현금을 200억 더 달라니, 야망이 크시네요.”  백루루는 애써 침착했다. “제가 야망이 작았다면 경성욱을 찾아 다니지도 않았겠죠. 이렇게 오랫동안 찾아다닌 거 치고는 적은 액수 같은데. 못 주겠으면, 더 얘기할 것도 없겠네요.”  목정침은 눈을 게슴츠레 뜨며 위험한 기운을 뿜어냈다. “진짜 감히 갖겠다면, 내가 줄게요. 경가네가 못 주는 거 내가 줄 수 있어요.”  백루루는 그의 생생한 눈빛을 보고 속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 남자는 만만한 상대가 아닌 걸 알았기에 애초에 만나기를 거절했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결정했다. 옛말 중에 부귀는 쉽게 누릴 수 없다는 말에, 그녀는 두려워도 어쩔 수 없었다. “알겠어요, 동의하셨으니 물건이 손에 들어 올때까지 기다릴게요.”  목정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천수산 별장도 내가 투자한 거라 명의 하나 주는 건 쉽죠. 돈은 3일안에 계좌로 입금될 거예요. 그럼 조심히 가세요,

    Last Updated : 2022-08-08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3장

    “그래요, 이렇게 된 이상 나도 그냥 말 할게요. 일단 천수산 쪽에 별장 하나 갖고 싶어요. 그리고 현금 200억. 이게 내 조건이에요, 더 이상은 타협 안 해요.”  이건 그녀가 3일 전 목정침과 사무실에서 한 대회 내용이었다. 이 부분만 간결하게 편집되어 업로드 되어 있었고, 이 파일은 충분히 그녀가 돈만 밝힌다는 걸 설명해주었다!  그녀가 미혼모인 사실도 사람들의 의해 알려졌고, 어떤 네티즌은 그녀의 핸드폰 번호와 신분증 정보까지 공개했다. 그녀의 핸드폰에는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전원을 꺼놨고, 호텔 문 밖으로도 감히 나갈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목정침과의 만남에서 녹음 때문에 걱정되서 최대한 말 실수를 하지 않으려 했으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저지르면 안되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이때, 경성욱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와의 갈등을 밝혔고, 경성욱의 전 제자들은 그를 도와 증언을 했다. 티비로 이 모든 장면들이 공개되었고 그녀는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렀다. “내가 뭘 잘못했어?! 경성욱!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한참을 화풀이하던 그녀는 손을 떨며 목정침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당신이 이런 거죠?”  전화너머 목정침의 목소리는 가벼웠다. “필요한 거 주면 입장 바꿔주겠다고 했잖아요? 난 그냥 사실을 말했고, 당신이랑 똑같은 행동을 했을 뿐인데 뭐가 잘못되었나요? 걱정 말아요, 돈은 금방 계좌로 받을 거예요. 시간 되면 회사로 와요, 집 그쪽 명의로 해줄게요.”  그녀는 애초에 자신을 이렇게까지 나락으로 보낼 생각은 없었다. 이미 일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그녀는 호텔 밖으로 나갈 자신이 없을뿐더러 당당하게 목정침을 찾아가 집을 받을 수도 없었다. 지금 그 별장과 200억은 그녀에게 뜨거운 감자 같았다. 이 남자의 행동은 잔인했고, 그녀는 감히 그가 주는 물건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에는 받은 대로 토해내야 될 수도 있었다. “목 선생님… 저를 놓아주지 않으실 거죠?”  목정침은 단언하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욕심

    Last Updated : 2022-08-08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4장

    백루루는 허탈한 듯 침대 맡에 앉아 있었고, 머리는 헝클어진 채 경성욱을 복잡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결국 그녀는 생각했던 말을 한마디도 하지 못 했다. 그녀는 그가 당연히 혼자 올 줄 알았는데, 지금은 하람이 있으니 그녀는 그런 난감한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 그건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별 거 아니에요, 제가 진 거 인정해요. 저희 아무 일도 없었어요. 아이도 다른 사람 아이고요. 끝이에요.”  하람은 혐오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봤다. 그녀의 입에서 신선한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고작 저 정도 얘기일 줄 몰랐다. “당신도 딱 그정도네요. 그럼 더 방해 안 할게요. 아가씨, 앞으로 처신 똑바로 하세요.”  결국, 백루루는 목정침한테 돈과 집도 받지 않았고, 이 싸움에서 자신의 명예가 추락한 것 빼고는 아무것도 얻은 게 없었다. 그녀의 마지막 조건은 악플들을 없애고 그녀에게 다시 평온함을 돌려주는 거였다. 이 남자는, 정말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경소경과 경성욱 부자간에 균열은 어떻게 해도 메꿀 수 없었다. 하람도 더 이상 경소경에게 매주 경가네 공관으로 오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부자는 이제 서로에게 원수와도 같았다.  경성욱 부부는 목정침을 초대해서 감사를 표하고 싶었으나 목정침은 거절했다. 그가 도와준 건 그의 형제 경소경이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감사를 받을 이유가 없었고, 그가 회사에서 있는 시간 외에는 집에서 온연과 함께 있어야 했기에 다른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머지 않아, 제도에는 첫 눈이 내렸다. 온연은 따듯한 안방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고, 목정침이 제일 좋아하던 창가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지금 왜 그가 이 자리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다. 왜냐면 시야가 넓어서 정원과 대문 밖을 한 눈에 볼 수 있었고, 창문 밖에 큰 나무가 자리잡고 있어 그 위에 쌓인 흰 눈을 보면서 집 안에서도 겨울을 느낄 수 있는 게 또 다른 매력이었다.  하얀 눈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바깥 풍경이 너무 예뻐서 그녀는 책을 내려놓고

    Last Updated : 2022-08-08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5장

    그녀는 그를 훑어봤다. 예전에는 그가 그녀에게 시켰었는데, 지금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제 그녀는 그를 부려 먹기로 결심했다. “그래요, 소금 넣는 거 까먹지 말아요. 소금이 좀 얇고, 설탕이 굵어요. 헷갈리지 말아요. 그리고 야채는 꼭 삶아야 돼요.”  목정침은 어이가 없었다. “같은 실수는 한번만 해.” 그랬다, 저번에 아파트에서 만든 요리는 실패작이었으니, 이번에는 더 잘할 수 있었다.  정말 배가 고팠는지, 그가 요리를 마치고 식탁에 올려 놓을 때, 온연은 냄새만 맡아도 먹음직스럽다고 생각했다. 먹어보니 맛도 괜찮았다.  그녀가 먹는 거에 집중한 모습을 보자 그는 물었다. “그렇게 맛있어?”  그녀는 고개도 안 들고 대답했다. “나쁘지 않아요…”  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 여자, 그냥 진심으로 칭찬 한마디 해주면 안되는 건가? 나쁘지 않다는 건 무슨 뜻일까? 맛있으면 맛있는 거고, 맛없으면 맛없는거지, 이건 무슨 맛 평가일까? 그는 망설이다가 커피를 들고 올라갔다. “가계부 조금만 더 보면 돼. 오늘은 너 도와주느라 야근하는 거야.”  온연은 살짝 멈칫했다. “이 시간까지 안 자고 가계부 보고 있었어요? 그거 안 급한데, 한번에 보지 않아도 돼요…”  그는 돌아서 그녀를 보며 “난 뭐든 한번에 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녀는 더 말하지 않고 묵묵히 그가 만든 면을 먹었다. 예전에는 왜 그의 장점들을 몰랐을까?  배불리 먹고, 그녀는 올라가자 서재로 들어갔다. 역시 그는 아직도 가계부를 정리하고 있었고, 거의 1시가 다 된 시간이었다. 내일 아침 그는 회사에 가야 하니 그녀는 보고 있을 수 없었다. “그만해요, 일찍 자야죠. 이거 안 급해요, 적당히 봤으며 됐어요. 란샹언니 일 잘해서 큰 문제없을 거예요.”  목정침은 노트북을 닫았다. “지금 내 걱정하는 거야?”  그녀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로부터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 할 걸 알고 있었다. “다 했어, 너도 얼른 가서 쉬어. 나도 자야겠어.”  그녀는 고개를

    Last Updated : 2022-08-09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6장

    그의 품에 안겨 있으니 그녀는 당황했고,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알겠어요.”  그의 입가엔 미소가 그려졌고, 그녀를 안고 있던 손을 풀었다.  방으로 돌아가자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온연은 낮 밤 상관없이 자고 싶을 때 자서 지금은 잠이 오지 않았고, 목정침은 그녀가 옆에 있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어둠 속, 그가 입을 열었다.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온연은 고민하지 않았다. “다 똑같아요. 그냥 무사히 아이를 낳을 수만 있다면, 아들이든 딸이든 다 상관없어요. 평생 이 아이 밖에 못 갖을 텐데, 선택권이 어딨어요.” 그녀는 되물었다. “당신은요?”  그녀는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손을 천천히 그녀의 배에 올렸다. “나도야, 네가 낳은 아이라면 다 상관없어.”  그의 말투를 듣고 그 순간 온연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예전엔 그의차가운 태도들만 봐서 그런지, 지금 그가 아무리 자상하고 부드러워도 그녀는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그가 10년 넘게 그런 태도로 그녀를 대했었다. 매번 그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 놓으려 할 때, 그는 온순한 고양이가 아니라고, 지금은 그저 가면일 뿐이라고 누군가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끝났다. 목정침은 어느 순간 이미 잠 들었고, 온연도 점점 잠에 들었다.  다음날, 그녀가 일어났을 때 목정침은 회사에 출근해 있었다.  유씨 아주머니는 방 정리를 하며 그녀와 수다를 떨었다. “어제 저녁에 일어나서 야식 먹었어? 왜 나한테 해달라고 깨우지 않고? 넌 지금 조심 또 조심해야 해, 무슨 일 생기면 도련님이 누구 하나 잡아먹을 거야.”  온연은 조금 추웠는지 드레스룸에 들어가 두꺼운 외투를 꺼냈다. “제가 안 하고 목정침이 면 요리 만들어줬어요.”  유씨 아주머니는 두 눈이 동그래졌다. “뭐? 도련님은 한번도 주방에 있어본 적이 없는데, 너한테 요리를 해줬다고? 내가 잘못들은 거지?”  이번이 두

    Last Updated : 2022-08-10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7장

    깜짝 놀란 후 유씨 아주머니는 웃었다. “그렇네, 네가 한 것에 비하면 도련님이 새벽에 야식 만들어 주신 건 아무것도 아니지. 이제야 좀 남자다우시네. 맞다, 아침에 도련님이 오늘 눈 많이 온다고 하셔서 너 산책 오래 하지 말라고 하셨어, 감기 걸릴까 봐. 임신할 때 병 걸리면 약도 마음대로 못 먹잖아. 이젠 도련님이랑 뱃속에 작은 도련님까지 있으니, 아름다운 가정이 꾸려졌잖아. 그 날이 올 때까진 조심해야지.”  유씨 아주머니의 기쁜 표정을 보자 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괜히 말 잘못해서 아주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목정침은 겉으로 보기엔 좋아 보여도, 사실은 썩 좋지 않은 상태였다. 아무리 사이가 호전된다고 해도, 어떻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한 치의 원망도 없이?  오늘 노부인은 일찍 일어났다. 평소에 이런 날씨라면 노부인은 10시 정도에 일어났다. 노부인의 컨디션은 좋아 보였고, 기침만 좀 했다. “연아, 나 고모네 집에 가야겠어.”  온연은 의아했다. “할머니, 진짜 가시게요?” 예전에는 그렇게 매정하게 사람을 쫓아내더니, 이제 와서 직접 가겠다는 말에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노부인은 위에 걸친 모피를 정리하면서 말했다. “맨날 10통넘는 전화에, 문자에, 짜증나서 안되겠어. 일단 가서 한번 보고 올게… 어쩌면 안 돌아올 수도 있어. 난 걔 친엄마가 아니야. 걔를 이 세상에 데려오지 않았지. 하지만 난 걔한테 두 번째 인생을 만들어줬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었고, 이렇게 오랜 시간 키웠는데 걔가 은혜를 안 갚으면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 부양하라고 해도 너무한 건 아니지. 너는 내가 키워준 적이 없고, 안아준 적도 없으니 너야말로 날 부양할 의무가 없어.”  온연은 이 일이 간단하지 않다는 걸 알았다. 온지령이 당시에 노부인을 그녀에게 맡겼을 때는 단호하게 떠났지만, 지금은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노부인을 데려가려고 하는 걸 보니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어 보였지만 그녀는 지금

    Last Updated : 2022-08-11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8장

    온연은 고개를 숙이고 대답하지 않았다. 속으로 노부인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목정침이 그녀를 좋아하는 건 행운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액운이었다. 과거에 일을 노부인이 잘 몰라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만약 진실을 알게 된다면 앞만 보라고 말하지 못 할 것이다. 그녀의 억울함은 다 목정침 때문인데, 그녀가 억울한 것도 잘못인가?  갑자기, 차가 흔들리가 노부인은 성질을 냈다. “운전하는 거기, 좀 천천히 가요! 깜짝 놀랐잖아! 뭐하는 거예요? 운전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운전하던 사람은 목정침의 경호원이였고, 노부인의 야단을 듣자 바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온연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괜찮아요, 좀 천천히 가주세요. 급하지 않아요.”  머지않아, 차는 온지령이 노부인에게 보낸 주소 앞에 멈췄다. 의도한 건지, 온지령의 제도 거주지는 목가네와 그렇게 멀지 않았다. 물론 위치도 좋고 집값도 비쌌다. 눈에 띄지 않는 오래된 동네였지만,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집값이 아니었다. 이런 오래된 동네를 보자 온연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할머니, 제 생각엔… 목가네로 돌아가시는 게 좋겠어요.”  노부인은 고민없이 차에서 내렸다. “여기 집값이 비싸서, 집이 작을 거야. 그래도 괜찮아, 살 수만 있으면 되지. 집이 커봤 자 집 같지도 않고.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얼른 돌아가.”  온연은 차를 출발하지 않고 함께 차에서 내렸다. 이때 하늘에서 눈꽃이 떨어졌고, 그녀는 노부인과 마주보고 서 있었다. 순간 할 말이 많았지만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노부인의 평온하게 그녀를 보다가 물었다. “안아봐도 되겠니? 이렇게 보니까 네 아빠랑 정말 닮았구나.”  온연은 마음이 찡했지만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분 탓인지 노부인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마른 두 팔로 온연을 살짝 끌어안았다. 그 순간 그녀는 노부인이 흐느끼느라 몸이 떨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연아… 내가 차에서 한 말 꼭 기억해. 정침이랑 잘 지내야

    Last Updated : 2022-08-12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669장

    온지령 부부는 이럴 때만 부지런해서 한 사람은 노부인을 부축하고, 한 사람은 캐리어를 챙겼다. 온지령은 떠나는 온연의 차를 보며 물었다. “엄마, 연이가 데려다 준 거예요? 왜 앉았다 가지도 않는데요? 우리집이 작아서 싫데요?”  노부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 이런 집을 거들떠보기나 하겠니. 자꾸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으려고 하지 마, 다 창피한 짓이야.”  온지령의 남편은 듣더니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장모님, 저희 다 가족이에요. 앞으로 안 볼 사이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말하세요? 이제 설날까지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저희도 이제 제도에서 사업하고, 여기서 오래 있을 텐데요. 아이들도 곧 방학이고, 온 가족이 다 여기 있으니 그냥 손녀딸네 큰 집 가서 명절 보내면 되죠.”  온지령은 맞장구를 쳤다. “맞아 맞아, 사람이 많아야 즐겁잖아요.”  노부인은 차갑게 웃었다. “손녀딸이라고 부르면서 친한 척하지 말게. 내가 못 누리는 복이면 너희는 당연히 어림도 없지. 꿈 깨. 목가네 문 턱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게 아니야. 내가 못 넘는 곳은 당연희 너희도 못 넘어. 그러니까 그런 생각하지 말어.”  온지령 남편의 표정은 안 좋아졌다. “그럼 장모님 말씀은, 앞으로 손녀딸이랑 왕래하지 않겠다는 뜻인가요? 저희가 숟가락 얹을까 봐요? 그러면 지금은 쫓겨나신 거예요, 혼자 제 발로 나오신 거예요?”  노부인은 눈 앞에 있는 사위를 좋아하지 않아서, 굳은 표정으로 말을 잇지 않았다. 온지령의 남편은 화가 나서 손에 있던 캐리어를 놓았고, 온지령은 그를 노려봤다. “당신 말버릇이 그게 뭐야? 엄마가 쫓겨났다고 해도 우리가 부양해야지!”  누가 봐도 온지령은 노부인이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인생을 훨씬 오래 산 노부인은 당연히 그들의 꼼수를 알고 있었고 그저 우스울 뿐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다 꿍꿍이가 있었고, 노부인은 이제 꿰뚫어 보기도 귀찮았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는 연식이 오래 되어, 운행할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공

    Last Updated : 2022-08-13

Latest chapter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60장

    예군작은 갑자기 흥미가 떨어져 일어나 옷깃을 정리한 뒤, 바로 클럽에서 나왔다.  온 몸에 술냄새를 풍기며 예가네 저택으로 돌아온 뒤, 저택은 너무 불안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는 취했고, 술기운이 너무 올라와서 비틀거리며 위층으로 올라가며 국청곡의 이름을 불렀다.  국청곡은 자고 있다가 놀라서 깼고, 아이가 혹시라도 시끄러워서 깰까 봐 잠옷 원피스를 입고 일어나서 나와봤다. 그가 계단 입구에 앉아 인사불성이 된 걸 보고 그녀는 마음속 분노가 삭으라 들었다.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저녁에 그렇게 시끄럽게 하면 아이가 깰까 봐 걱정도 안돼요? 가요, 방에 가서 쉬게 내가 부축 해줄게요. 술 많이 마셨는데 속은 괜찮아요?”  그녀가 팔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았을 때, 그는 갑자기 일어나서 그녀를 품에 안았고, 예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힘으로 안았다. 그녀는 살짝 발꿈치를 들었고, 그를 밀어내야 할지 계속 안고 있어야 할지 몰랐다. 그가 분명 사람을 착각한 게 아닐까?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평소와 다를 수 있지?  그녀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가 갑자기 중얼거렸다. “당신은 나중에 다른 사람을 사랑해서 갑작스럽게 나를 떠날 거예요?”  그녀는 살짝 힘으로 그를 밀어냈다. “아니요. 당신 취했어요, 그만해요. 너무 늦었어요.”  그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은 뒤 강제로 그를 보게 만들었다. “지금 나한테 왜 이렇게 성의가 없어요? 내가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럼 날 떠날 생각 해본 적 있어요?”  그녀는 술 취한 남자를 상대하기 피곤해서 솔직하게 답했다. “있어요, 됐죠? 난 당신이 완전 체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를 데리고 당신을 떠날 거예요.”  그는 침묵했다. 갑작스러운 고요함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  그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 국청곡은 단호하게 대답한 걸 후회했다. “당신 술 먹고 주정부리면 나 계속 무시할 거예요.”  그는 무섭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그는 강제로 그녀를 안아서 안방으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9장

    목정침은 여유롭게 그를 보았다. “어디서 날 봤는데? 목가네는 절대 아닐 테고. 네 당시 그 신분으로는 목가네에 들어올 자격이 없었잖아.”  예군작은 그가 총구를 겨누는 것 같은 그의 말을 신경 쓰지 않고, 여자들을 다 쫒아 낸 뒤 두 사람만 남았을 때 말했다. “맞아, 목가네는 아니야. 우리 엄마랑 내가 살던 아파트 밑이였지.”  아파트 밑?  목정침은 자세히 회상을 했다. 전에 한번 그가 아버지를 따라서 회사에서 회의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아파트에 들른 적이 있었다. 아버지는 그에게 오랜 친구를 금방 만나고 올 테니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었다.  그는 의구심을 갖지 않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지 않았었다. 대충 10 여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아마 그때였던 거 같다. 생각해보니 웃겼다. 아버지는 애인을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밑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만약 그가 미리 알았더라면 어쩌면 그 후에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런 일들 때문에, 그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왜 그가 그런 일을 알게 만든 걸까? 왜 그가 그런 곳에 가게 한 걸까? 아버지는 그를 완전히 바보취급 했었다…  그의 반응을 보며 예군작이 이어서 말했다. “아마 생각났겠지. 그때 나도 밑에서 놀고 있었어. 아버지가 위로 올라가는 걸 보면서, 나도 예전처럼 신나게 따라올라 가려다가 형을 봤어. 그 순간 내 두 다리는 굳어버리고 말았지. 형한테 호기심도 생기고 질투도 나면서, 처음으로 내가 사생아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 형은 외제차 안에 타고 있고, 제일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지만, 나는 엄마랑 빛도 안 들어오는 곳에 살면서, 당당하게 아빠랑 나가 보지도 못 했어. 단 한 번도… 나랑 우리 엄마가 아파도, 아버지는 사람을 보내셔서 우리를 병원에 보내주셨지.  난 언제부터 아빠를 싫어했을까…? 거의 기억도 안 나. 근데 갑자기 싫어한 게 된 건 아니고,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감정이 쌓였어. 난 우리 엄마도 싫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8장

    국청곡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가 언제부터 자신이 같이 자주길 원했었나? 예전에는 그녀가 방에서 자는 않는 것은 물론, 집에서 자지 않더라도 그는 절대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를 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자꾸 그가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출산을 하고 상처부위가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것 같아 마음에 걸렸다. 그는 절대 남은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회사로 가는 길, 예군작의 얼굴은 매우 어두웠지만, 아택의 얼굴엔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예군작은 아택이 꼴보기 싫었다. “연애라도 시작했어? 아침부터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택은 정직하게 말했다. “아니요, 그냥 단순히 기분이 좋아서요. 도련님은 왜 아침부터 화가 나셨어요?”  예군작은 국청곡을 떠올리자 화가 났다. “물어보지 마, 말하기 싫어.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클럽 가서 스트레스 좀 풀자.”  아택은 황급히 말했다. “저는 못 갈 것 같습니다, 도련님 혼자 다녀오세요. 안야씨가 저녁은 집에 와서 먹으라고 해서요.”  예군작은 그의 말에서 눈치를 챘다. “오,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는 거야? 이제 놀러도 안 가게? 남자가 그렇게 성실해서 어따 쓰게?”  아택은 사실대로 말했다. “단지 노는 게 지겨워서지, 다른 뜻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자신을 잃기 마련이니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군작은 아택을 강요하지 않았고 한 사람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목정침이었다. 목정침과 그런 곳에 가면 재밌지 않을까?  ......  저녁. 목정침은 접대가 있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지 않았다. 온연도 그를 매우 믿었기에 더 묻지 않았다. 만약 그가 예군작에게 끌려가서 논 걸 알게 되면 화가 나서 미쳐 버릴 테다.  목정침은 장소에 도착한 후에서야 예군작이 음란하게 놀려는 걸 알았다. 룸 안에는 야릇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여자들은 다리를 훤히 내놓고 여러가지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예군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7장

    아택은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예전에 예가네에서 어르신 밑에서 목숨을 받쳐 일하느라 너무 힘들어서 연애를 할 시간도 없었다. 나중엔 예군작 밑에서 일을 하면서, 클럽도 다니고 여자를 만나봤지만, 진짜 연애를 하려니 그는 하지 못 했다. 그는 꼭 찌질한 사내자식처럼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가 대꾸를 안 하자 안야는 살짝 실망했다. “대체 이유가 뭐예요? 난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요, 우리 정상적인 부부처럼 살기로 한 거 아니었어요? 근데…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는 게 맞아요?”  아택은 그녀와 처음 자게 되었을 때가 떠올랐고, 그때는 예군작 때문에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는 느낌으로 했었다.  그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가면 되잖아요…”  안야는 그가 매우 원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꼭 그녀가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수치스러워서 입술을 깨물었다. “당신이 싫으면 나도 강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당신도 예군작 같은 사람 밑에서 일하니까 밖에서 많이 해봤을 거 아니에요. 원래 돈 많은 남자들은 다 그렇잖아요, 나 이해해요.”  아택은 머리가 아파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도련님은 다리를 그렇게 오랫동안 다치셨는데 밖에 나가서 놀 시간이 어딨었겠어요? 이미 성실해지신지 오래 되셨고, 나도 매일 그 분만 따라다니니 혼자서는 더욱 그럴 일이 없어요. 나도… 싫은 거 아니에요. 그냥 시간 좀 필요해서 그래요.”  그가 젓가락을 내려놓자 안야는 빠르게 주방을 정리했다. “당신한데 준비할 시간을 주면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잖아요. 일단 들어와요.” 그녀는 말을 끝내고 먼저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택은 어쩔 수 없이 따라 들어갔다.  안야는 갑자기 그를 안았고, 먼저 그에게 키스를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이 느껴지자, 아택은 숨이 멎었지만 이내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쌌다. ……  예군작은 하루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고, 국청곡이 안방이 아닌 아이방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다. 아이 방은 잠겨 있어서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6장

    아택은 침을 삼켰다. “아… 그냥 궁금해서 여쭤봤습니다.”  예군작은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외투를 챙겼다. “나 혼자 운전해서 퇴근할게, 너도 들어가.”  예군작은 대답을 한 뒤, 그를 위해 사무실 문을 열어주었고, 두 사람은 회사 문 앞까지 걸어간 뒤 각자의 길을 갔다.  예군작 밑에서 이렇게 오래 일을 하면서, 아택은 여전히 그의 심리를 알 수 없었다. 그는 어르신보다 더 파악하기 힘들었고, 사람의 마음은 깊기 때문에 한 사람을 파악하지 못 한다는 건 절대적으로 두려운 일이었다.  아택이 집에 돌아왔을 때 안야는 아직 자고 있지 않았고, 그들 대신해서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낸 뒤, 또 능숙하게 주방에 들어가 그에게 줄 요리를 했다.  그녀가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아무리 집에 늦게 들어가도 누군가 불을 켜 놓고, 누군가 그를 기다리고, 따뜻한 밥이 준비되어 있는 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함을 주는 일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바로 샤워를 하지 않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주방에 들어가 그녀가 요리하는 걸 도왔다. “오늘은 애기가 말 잘 들었어요?”  안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 잘 들었어요, 사실 나 혼자서도 잘 챙길 수 있는데, 아주머니는 안 써도 되지 않을까요? 그러면 매달 소비를 좀 아낄 수 있잖아요. 당신 돈 버는 것도 힘든데, 우리끼리 아껴서 살면 좋잖아요. 당신은 움직이지 말고 좀 쉬어요, 하루종일 일하느라 피곤했을 텐데 이런 건 내가 하면 돼요.”  아택은 그녀에 의해 강제로 옆으로 쫓겨나서 완전히 끼어들 수 없었다. “그런 돈은 아낄 필요없어요. 집안 일도 하고 애도 보는데 당신도 힘들겠죠. 내 일은 엄청 힘든 편은 아니에요. 평소에 대부분은 거의 한가해서요.”  안야는 고개를 돌려 그를 향해 웃었다. “안 힘들면 다행이에요. 사실 내가 봤을 때 예군작씨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한테는 잘해주니까요.”  아택은 평소에 뒤에서 예군작의 얘기를 하진 않지만, 이 점은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5장

    진몽요는 억울해했다. “그러게 누가 나한테 장난치래요? 나도 순간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런 거잖아요. 그래서 손부터 나간 거고요… 내가 잘못했어요. 나도 민망했어요, 당신 부모님이 다 봤잖아요.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거 같고, 진짜 창피한 건 나라고요! 어머님 아버님이 봤을 때 내가 엄청 예의 없는 아이로 보였을 거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방금 식당 입구 봤었는데, 우리 몇 명 밖에 없었어요~”  경소경도 진짜로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생각이 단순한 걸 알았기에, 생각이 짧은 건 정상이었다. “알겠어요, 그만 해명해요. 해명하는 건 감추려는 거고, 감추려는 건 사실이라는 거잖아요. 내가 나이를 이렇게 먹고도 참… 됐어요, 어차피 당신이 맨날 집에서 안 그러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 엄마 아빠는 당신이 이런 사람인 거 이미 알고 있으시고, 이미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을 거예요. 이번 생에 그 인식은 달라지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진몽요는 호기심에 물었다. “부모님 눈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데요?”  경소경은 입꼬리를 올린 뒤 못된 웃음을 지었다. “생각이 간단하고 사지가 발달된 사람이요.”  이 간단한 한 마디는 당연히 매를 벌었다.  백수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진몽요는 시간이 어느정도 됐으니 강령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었다. “엄마, 집에 들어갔어요? 어떻게 됐어요? 말 좀 해줘봐요.”  전화 너머 강령은 너무 웃어서 주름이 졌다. “난 괜찮은 거 같아. 그 분이 나한테 선물도 준비해 주셨더라고, 근데 사람이 많아서 민망해서 바로 못 주셨데, 그래서 차에서 주셨어. 그 분이 그리신 그림이었어, 그럴듯하게 도장도 찍혀 있더라고. 그 분은 짝을 찾아서 안정적으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다들 알다시피 그분은 불만이 없고, 내가 마음에 든다길래, 내 의견을 물어봐서 나도 괜찮다고 했지. 그 분 얼굴이 너무 빨개지셔서 어둠속에서도 빨개지신 게 보이더라. 난 그저 그 분이랑 공통된 관심사가 없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4장

    강령은 얼굴이 빨개졌다. “네, 좋네요… 제 딸도 샤브샤브를 좋아해서요, 나중에 같이 갈게요.”  진몽요는 이 좋은 소식을 듣고, 이런 자리만 아니었다면 이미 신나게 웃었을 테다. 허영준이 샤브샤브 가게를 갖고 있는 줄은 몰랐고, 이 가게는 정말 그녀의 입맛을 저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그녀가 앞으로 샤브샤브를 배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뜻인가?  허영준은 경성욱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식탁에서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 밥을 다 먹고 식당에서 나온 뒤, 허영준은 강령을 보며 물었다. “혼자 사시죠?”  이 말은 첫 맞선 자리에서 묻기엔 조금 이상했고, 마치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 하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진몽요는 허영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아 강령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엄마는 지금 혼자 살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자주 보러가요, 어차피 멀지도 않으니까요.”  허영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다들 가는 방향이 다르시니, 제가 가는 길이 같아서 데려다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면 다들 왔다 갔다 하실 필요 없잖아요.”  그랬다. 허영준은 그저 말이 별로 없었지만 마음씨는 세심해서 이미 가는 길이 같은지 아닌지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진몽요는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아저씨.”  강령과 허영준이 차를 타고 멀어지자 하람은 진몽요에게 물었다. “네가 봤을 땐 어떤 거 같아?”  진몽요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경소경이 끼어들었다. “이게 이 사람 맞선도 아닌데, 이 질문을 왜 이 사람한테 하세요? 이 사람 생각은 중요하지 않죠, 어머님 마음에 드셔야 하는 거잖아요.”  하람은 그를 노려봤다. “그럼 네가 봤을 땐 어떤 것 같은데? 너희 생각도 중요하지, 아니면 왜 다같이 밥을 먹었겠어? 그럴거면 그냥 두 사람 따로 만나서 얘기 나누게 했지…”  경소경은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 “사람은 괜찮은 거 같아요, 성실하고, 근데 말은 잘 못 하시네요.”  진몽요는 경소경의 피드백이 너무 일반적이라고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3장

    진몽요는 이런 일을 참고 있을 수 없어서, 경가네 공관에서 나오자마자 강령에서 살짝 얘기를 흘렸다. 강령의 태도는 사람을 본 다음에 다시 얘기해보자는 느낌이었고, 이미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 조금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상대를 봐야 했다.  순식간에 주말이 다가왔고, 진몽요는 원래 온연이랑 놀러 나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온연은 진몽요가 엄마에게 맞선을 주선하려는 걸 알고 의아해하지 않았다. 사람은 늘 그런 것 같았다. 나이가 젊든 많든, 다들 짝이 있어야 했다. 사람은 원래부터 무리지어 사는 동물이니 그 누구도 혼자 외롭게 살고싶어 하지 않았다.  백수완 레스토랑에 예약한 룸에 경소경은 요리를 배치한 뒤, 모든 게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이제 봄바람만 불어오면 됐다. 그 ‘봄바람’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강령은 잘 관리한 얼굴에 홍조를 띄웠다. “사돈, 그 분 만나 뵌 적 있으시죠? 좀 웃기실 것 같지만, 저 조금 긴장되네요. 이런 일까지 다들 출동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서요.”  하람은 웃었다. “만난 적 있어요, 저희 집 사람보다 더 바르게 생겼으니 걱정 마세요. 마음이나 겉모습이나 다 이 사람보다 나으니까요.”  경성욱은 옆에서 감히 반박하진 못 했다. 그의 동문이 어디가 더 낫단 말인가? 그가 그렇게 후졌나?  사람들이 거의 30분정도 기다린 뒤, ‘봄바람’이 도착했다. 얼굴엔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지만, 여전히 젊었을 때의 풍채가 보였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경성욱의 동문은 여러 방면에서 못난 게 없었다. 젊은 사람을 사이에 있어도 경소경처럼 인기가 많았고, 이 나이를 먹었어도 여전히 잘생긴 아저씨였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나올 때 근처에서 차가 막혀서, 마음은 급했는데 방법이 없었어서요. 제가 사죄의 의미로 이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경성욱이 말수가 적은 걸 알고 분위기를 살리는 일은 다 하람이 했다. “괜찮아요 허씨, 저희가 남도 아닌데요 뭘.” 말을 하면서 그녀는 강령의

  •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제1352장

    경소경은 경성욱이 아이를 안고 싶어하는 걸 알고 바로 아이를 건네주었다. “한번 보세요.”  경성욱은 기쁘게 아이를 받은 한번 살펴보았다. 사실 기저귀는 갈은지 얼마 안돼서 깨끗했다.  경소경이 한가한 걸 보자 진몽요는 그를 째려봤고 경소경은 눈물없이 울고 있었다. 그는 아이를 안기 싫은 게 아니라 기회가 없었던 거였다.  식사 시간. 아이는 유모차 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었고, 유모차는 하람 옆에 있어서 하람은 밥을 먹으면서도 아이를 놀아주었다.  진몽요는 하람은 완전 존경했다. 처음에 그녀는 하람이 아이에 대한 열정이 한 순간일 줄 알았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를 귀찮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의 모습은 여전했고, 늘 손에서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니 하람에게 아이를 맡겨서 그녀도 안심이 되었다.  갑자기, 하람은 그녀를 보며 물었다. “요즘 내가 애 보느라 사돈이랑 쇼핑할 시간도 없었고, 연락할 새도 없었는데, 넌 사돈이 혼자 계시는데 걱정 안되니?”  진몽요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어서 대답했다. “걱정할 게 뭐 있어요? 집에 대문 보안도 최고로 설치해 두었으니 괜찮아요. 제가 엄마 집에 가기도 해요, 시간만 있으면 가거든요.”  하람은 헛기침을 두 번 했다. “그… 사돈한테 새 짝 찾아드릴 생각은 없어? 너도 이제 시집왔고, 사돈도 계속 혼자 계시면 심심하시잖아,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짝이 있으면 좋잖아. 지금은 비록 젊으셔서 마음대로 노실 수 있어도 혼자면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니까…”  중매하는 일은 하람도 처음이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고, 진몽요가 신경쓸까 봐 더 걱정했다.  진몽요는 그제서야 하람의 뜻을 이해하고 문득 깨달아서 말했다. “아아아… 그 일은 저도 생각 했었어요. 엄마도 예전에 스스로 노력해보셨는데, 적절한 사람을 못 찾았어요, 다 이상하고 못 미더운 사람들이었거든요. 저도 지금은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제가 생각을 많이 못 해드린 거 같아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