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원수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Chapter 221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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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장

남자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진몽요는 진작부터 속으로 그를 욕하고 있었다. 이런 곳에 놀러나 온 주제에 세침을 떨다니. 그녀는 안 그래도 신입이었기에, 이런 차가운 분위기에서 어떻게 작업을 계속해야 할지 전혀 감을 못 잡았다.그녀는 곧 마담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눈 앞의 남자는 열정적이며 요염한 여성을 좋아할 것이라 추측하였고, 이어서 자신의 텅 빈 지갑과 강령이 흥청망청 써버린 150만원을 떠올리고는 이를 악 물어 보였다.“왜 아무 말도 없으세요? 죄송해요, 제가 신입이라 어떻게 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지 잘 몰라요. 아니면, 아가씨를 두 명정도 더 불러서 분위기 좀 띄워볼까요?”남자의 손이 그녀의 가슴팍에 있던 손을 움켜 잡았고, 진몽요는 이 사람이 색마인 것은 아닌지 마음 속으로 잔뜩 긴장을 하였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곧바로 그 손을 놓았다.“너 돈이 그렇게 궁해?”진몽요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남자가 경소경일 것 이라고는 절대 예상하지 못했다. 그가 자신을 미행한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그저 단순히 재미 있자고 자신을 찾아온 것일까?그녀는 조명을 켜고 싶었지만, 그것 또한 매우 난처한 상황이었다. 차라리 어두운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다.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다잡은 후 진몽요가 입을 열었다.“그래, 나 돈 필요해. 굳이 다시 알려주지 마. 당신 날 미행한 거지, 만약 놀러 온 거라면 아는 사람 돈 벌어준다 생각해, 어색해 하지 말고 이렇게 된 김에 놀자고, 전자라면 돌아가봐도 좋아.”경소경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그 800만원 너한테 갚으라고도 안 할 거고, 네 임금에서 제외하지도 않을게. 이렇게 하면 여기 일 관둘래? 내가 아는 바로는, 너희 아버님도 돌아가셨고, 목정침도 빚 독촉은 안 한다며. 지금 너랑 네 어머님 생활이 좀 힘들다지만, 너가 이렇게까지 몰아붙여질 필요는 없어.”진몽요가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당신은 사장일 뿐인데, 어째서 내 사생활에 참견하는 거지? 당신 여자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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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장

진몽요의 말 끝에는 흐느낌이 묻어나왔다. 눈물을 참기 위해 술 한잔을 따라 단숨에 들이켰다. 사레가 들릴 뻔했지만 원래 놀기를 좋아했고, 술자리도 적지 않았고, 주량도 좋았기에 이런 곳에서도 버텨낼 수 있었다.오늘 밤은 경소경 역시 감성적이었다. 그는 깊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나긋나긋한 말투로 말했다.“나를 낯선 사람이라 생각하고, 하고 싶었던 말들 다 해봐요.”진몽요는 한 편으로 경소경이 돈을 내고 산 술을 마셨고, 또 한 편으로는 투덜거리기 시작했다.“그래요, 듣고 싶다면 제가 알려드릴게요. 우리집은 이제 빚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빈털터리에요. 내 전 남자친구가 헤어지면서 연애 기간동안 내가 써왔던 돈을 돌려줬어요. 거의 4억 가까이 됐는데. 그건 나한테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어요, 돈을 충분히 모아서 괜찮은 집을 구하는 걸 꿈 꿔 왔어요. 그랬는데 눈 깜짝 할 사이에 엄마한테 화를 당한 거에요.”“우리 엄마는 한 순간도 고생해본 적이 없어요,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생활이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거죠. 난 매일 퇴근해서 피곤해 죽겠는데도 밥을 해주고, 빨래를 하고, 온갖 청소들은 다 해서 거의 개 꼴이 되는데도 엄마는 여전히 편하게 내 돈으로 마작을 하고, 사치를 부리고, 돈 좀 있는 사람한테 날 시집 보내려고 안달을 내요. 이혼한 남자는 물론, 천박한 깡패에게까지 선을 보라고 할 거에요!”“월급 날만 되면 울며불며 죽을 기세로 돈을 달라고 해요. 안주면 밥을 안 먹어요, 제일 길게는 3일까지 굶었었어요. 내가 이런 알바라도 안 하면, 뭘로 우리 엄마를 먹여 살리겠어요? 또 나는 어떻게 먹고 살고요? 매달 월세도 몇 십만 원씩 나가고, 아무리 노력해봤자 끝이 보이지가 않아요… 차라리 우리 아빠랑 같이 죽는 게 나았을 수도 있어요.”경소경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말도 안 되는 얘기하지 마.”진몽요가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제 말은 우리 엄마가 아빠랑 죽었어야 한다는 말이에요! 죽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엄마는 평생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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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장

진몽요는 어딘가 미심쩍었다. 이놈이 뭐 한다고 날 도와주지? 몸을 일으키니, 하늘이 팽팽 도는 듯했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조금 격양되었다. 경소경은 재빨리 눈치를 채고는 그녀를 붙잡았다.그는 뻣뻣한 몸짓으로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걸쳐주었다. 그는 진몽요가 매일같이 들고 출근하던 검은 쇼핑백에 무엇이 들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이는 바로 지금 진몽요가 입고 있는 술접대용 옷이었다. 옷은 매우 대담했다. 드러낼 수 있는 것은 다 드러낸 것 같았다.바깥으로 나와 찬바람을 쐬자, 진몽요가 길 한 쪽으로 가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경소경은 그런 그녀에게 휴지를 건네 줄 뿐이었다.“안되겠죠? 방금 생 보드카를 반병이나 마셨는데, 당연히 못 견디죠…”진몽요는 머리가 어질어질했으나, 귀는 먹지 않았었다.“일찍 좀 말해주던가요! 난 그런 독한 술 마셔본 적도 없단 말이에요!”경소경은 어딘가 억울 해졌다. 급히 그녀를 따라가 아무거나 주문한 것이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마실 줄은 몰랐다. 차에 탔을 때, 진몽요는 이미 녹초가 된 상태였다. 경소경이 그녀에게 주소를 물어봐도 진몽요는 웅얼거릴 뿐이었다.“돌아가기 싫어……”경소경은 망설였다. 핸드폰을 꺼내 온연에게 전화를 하려다 관두고는 기사에게 말했다.“백수완 별장으로 가지.”목가네 저택.목정침은 소파에 앉아 노트북으로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었고, 모닝이 그런 그의 곁을 서성거리다 말했다.“이 집 귀염둥이가 아직도 집에 안 왔는데, 걱정 안돼요? 그 순둥이를 누가 채 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요?”목정침은 손을 슬쩍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순둥이? 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요.”모닝이 입술을 삐죽거렸다.“제가 대신 물어봤는데, 아홉시 반에 퇴근이래요. 직접 마중 나가는 거 어때요? 요 몇일 기온도 많이 떨어졌고, 특히 밤에…”목정침은 노트북을 덮더니 위층으로 향했고, 곧 옷을 갈아입고는 다시 돌아왔다. 그 모습에 모닝이 비아냥거렸다.“아무래도 데리러 가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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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장

임립은 쫓아오는 목정침에 신난 듯했다. 두 사람은 앞뒤로 폭주하다 갈림길에 이르러서야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그러나 목정침의 운전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고, 온연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필사적으로 안전벨트를 꼭 붙잡았다.“뭐 하는 거예요? 무서워요… 길도 어두운데 천천히 갈 수 없어요?”목정침이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 차는 이미 저택가에 들어섰고, 다른 차들도 없었으며, 과태료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온연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제서야 정신을 되찾았다.“어떻게 절 데리러 올 생각을 하셨어요? 저 혼자서도 갈 수 있는데…”“혼자서도? 임립이 데려다 주는 게 아니라?”그의 말투에는 시샘이 가득했다.“야근을 안 하면 택시를 타고, 야근할 때만 대표님이 데려다 주세요. 왜요? 제가 기분 안 좋게 했다면 바로 얘기해주세요. 이런 극단적인 방법으로 저 겁주지 마시고요, 안전하지 않아요…”온연은 방금 그의 행동을 상당히 원망하는 듯했다.“다른 남자한테 웃어주지 마.”그는 고개를 창가 쪽으로 돌리며 말을 하였다.온연은 그의 표정을 보지 못하였고, 이상하다고 느낄 뿐이었다.“제가… 임립에게 웃어주는 것도 안 되나요? 당신 친구 아닌가요? 그 사람에게까지 냉담 하라니, 게다가 제 사장님이시잖아요.”그는 대답이 없었다. 가슴이 뛰는 빈도로 보아 무언가 꾹 참는 듯했다. 온연은 그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 알 수 있었다. 주변은 새까맣고, 밤이 아주 깊었다. 온연은 조금 두려워졌다.“좋아요, 알았어요. 기억할게요. 이제 돌아가요. 여기 멈춰서 뭐 해요?”목정침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시야가 어두워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눈빛만은 밝게 빛났다. 짧은 몇 초가 흐르며 온연의 심장이 다시금 빨리 뛰기 시작하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얼굴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반사적으로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얼마 안 있어 차가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차에서 내리고, 목정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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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장

유씨 아주머니가 모닝을 노려보았다.“어린 아가씨가 잘못 배워서는, 하루 종일 남의 일에나 간섭하고, 안 부끄러우세요?! 할 일 하러 가보세요!”유씨 아주머니가 콧방귀를 뀌었다.“저희 사모님 몸 안 좋으신 거 모르시지 않잖아요! 도련님도 사람 아끼는 거 모르시는 분 아니세요! 여기서 또 사람 놀리고 계신 걸 보니, 오늘 또 하루 종일 빈둥거리셨군요!”욕실 안에서 유씨 아주머니와 모닝의 대화를 들은 온연은 어딘가 면목이 없었다. 모두 목정침 탓이었다. 왜 저택에 들어서자마자 급히 그녀를 위층으로 이끌었을까? 그의 행동이 이상했다는 것은 눈이 있다면 바로 알 수 있었다.온연은 욕실에서 잠시동안 더 꾸물거리고는 방으로 돌아왔다. 목정침은 이미 잠든 상태였고, 불도 모두 꺼져 있었다. 온연은 조심스레 눕고는 조명마저 꺼버렸다. 목정침은 곧 그녀의 허리를 감싸왔고, 목 언저리에 닿는 그의 뜨거운 숨결을 선명히 느낄 수 있었다.평소에는 같이 잠을 잤더라도 친밀히 몸을 맞대고 잔 적은 없었기에, 돌연 몸을 맞닿아오니 온연은 어색할 뿐이었다. 한참을 잠들지 못하였고, 눈꺼풀이 감겨와도 머릿속의 정신줄은 팽팽하였다.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목정침이 잠을 설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시로 자세를 가다듬어왔고, 그녀에게 닿아오는 그의 동작들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아무것도 겪어보지 못한 소녀가 아니었다. 이러다 가는 둘 다 편히 잠들지 못할 것이다. 온연은 얼마 후 용기를 내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저… 저 이제 거의 회복된 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문제없을 거예요……”목정침의 몸이 약간 경직되었다.“나 그렇게 악질은 아니야. 어서 자.”온연은 의외라고 느꼈다. 마음 속에 따뜻한 기류가 몰려왔고, 이어서 꾸는 꿈 마저도 행복하였다.……다음 날 아침, 백수완 별장.별장 지구에 하늘을 가를 듯한 비명이 울려 펴졌다진몽요는 침대에 앉아 입고 있던 흰 셔츠를 필사적으로 쥐어 보였다. 한 편으로는 놀란 눈으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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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장

”아무 일 없었다면서요,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한 침대에서 자게 된 건데요?! 거짓말도 적당히 해요. 난 어른이니까, 내가 한 일에는 책임 질 수 있는데, 스스로 자신이 한 행동 인정 못하는 당신같은 사람은 봐줄 수 없어요!”진몽요는 끈질기게 생각 해보았으나, 세부적인 상황을 따져봤을 때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았다.“어이구. 당신이 죽어도 집에 안 가겠다 했고, 집 주소를 알려주지도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여기로 데려온 거라고요. 다른 방에는 침대가 없어서 여기에서 재웠어야 했어요, 그렇다고 내가 소파에 가서 자요? 안 그래도 밤새 뒤척거려서 사람 피곤하게 만들어 놓고, 침대 아니면 어디서 자라는 거에요?”경소경이 양치질을 하며 화장실 문에서 얼굴만 내민 채, 지난 밤 동안 그녀의 행실을 고발 해댔다.경소경의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간에, 진몽요는 인정해야만 했다. 그녀는 술을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마셨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가 하는 말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반박이 불가능했다.진몽요는 저번 식당에서 대머리 남자와 함께 있을 때, 경소경과 같이 있던 여자를 떠올렸고, 자신의 행동들이 수치스러워졌다. 그 여자는 분명 애인이었을 것이다. 둘은 그렇게나 친밀해 보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본인 이야말로 숨겨놓은 애인이 되는 것이었다.심사숙고 끝에, 그녀는 결국 아무 일도 없던 것으로 하기로 했다.“제 옷은 어딨어요? 저 먼저 갈게요. 당신은 좀 이따가 늦게 나와요. 다른 사람 눈에 안 띄게!”경소경이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뭐가 무서운 거에요? 당신 옷들은 못 입을 것 같아서 진작 버렸어요. 사람 시켜서 옷 좀 사오라고 할게요.”진몽요의 얼굴이 화르륵 타올랐다.“겉옷은 살 수 있겠는데, 다른 건 어쩔 건데요? 속옷은 어쩔 거냐고요!”경소경은 빨래통에서 그녀가 말한 ‘그 옷’을 집어 들었다.“이거 말하는 건가? 이것도 더러워졌어요. 이것도 사오라고 할게요. 걱정 말아요, 내 비서도 여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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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장

진몽요는 두피까지 저려오는 듯했다. 경소경 이 사람, 바보였던가?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싫어할수록 그는 더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굴었다.점심 시간이 다 되어 갈쯤, 디자인팀으로 경소경의 전화가 걸려왔고, 이를 받은 주임이 목청을 돋우며 소리쳤다.“진몽요, 경대표님이 찾으신다. 빨리 사무실로 가봐!”진몽요는 경소경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머리가 복잡 해졌다.“알겠습니다!”사무실로 향하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경소경이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에 대한 생각 뿐이었다. 설마 어젯밤의 여운이 남아있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갑자기 자신을 찾아서 뭘 하려는 거지?꾸물거리며 사무실 문 앞에 다다랐고,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 마음 속으로는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만일 그가 무언가 요구해온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들어와.”사무실안에서 경소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신을 가다듬고는 문을 열고 들어섰고, 가까이는 다가가지 못한 채, 문 앞에 서있었다.“무슨 일이신데요……?”경소경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그녀에게 서류를 내밀었다.“이거 ‘비상’에 전달해줘요, 온연도 마침 거기에 있으니 같이 점심이나 먹고 오던지요. 또 잊어버리지 말고.”진몽요는 어리둥절했다.“절 부른 게 고작 이거 때문이라고요?”경소경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빛이었다.“그러면?”그녀는 곧 긴장이 풀렸고, 서류를 받아 들고는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그 때, 경소경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 세웠다.“잠시만.”그녀가 놓았던 정신줄을 바로잡았다.“또 무슨 일……?”“그… 오전에 회사에 왔던 사람, 당신 어머님 맞죠? 두 사람 사이가 꽤나 안 좋아 보였거든요. 어제 클럽에서 내가 했던 말, 책임질 테니까 나랑 같이 퇴근하고 우리 집에서 일 해줘요. 일당은 바로 줄게요. 안 그래도 어제 당신이 들쑤셔 놨으니까, 오늘 청소 잘 해야 할 거에요.”경소경은 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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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장

진몽요는 어딘가 회의감이 들었다.“진짜로? 그럼 나 왜 아무 느낌도 느낄 수 없을까?”온연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너 지금… 너……? 너 이전에 전지랑 엄청 오래 됐었잖아? 이따금 같이 살기도 했고. 근데 어떻게 이런 질문을 해? 이런 쪽은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전지가 언급되자, 진몽요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나랑 전지…… 애초에 그 단계까지 가지도 않았어. 결혼할 때까지 미루겠다고 하더라, 누가 알았겠어… 하하. 걔는 나랑 결혼할 생각도 없었어. 지금 생각해보니까, 좋은 사람이었던 거 같네. 나를 만나는 동시에, 나를 해치지 않기 위해서 였던 거 잖아.”이 얘기를 듣던 온연이 무언가 실마리를 알아냈다.“너랑 전지가 그걸 겪지 않았는데, 왜 질문한 거야? 몽요, 나한테 솔직히 말해봐.”진몽요는 긴장이 되었는지, 컵을 들더니 담겨있던 물을 반 컵이나 들이켰다.“연아, 물어보지 마. 얘기해줄 수 없으니까… 괜찮아. 그냥 한 번 물어본 거야. 네가 보기에도 나 문제없어 보이잖아?”자신의 몸에 이상이 없다는 걸 단정지은 후에야 마음을 편히 내려놓았고, 웃음까지 지어 보일 수 있었다. 전날 밤 경소경과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게 설명되었고, 그녀는 더 이상 맘 졸일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었다. 어찌됐건 부끄러운 일이었다.온연은 입술을 삐죽거렸으나 더 이상 그 일에 대해 질문하지는 않았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서씨 일은 진전이 좀 있어?”진몽요는 고개를 저어 보였다.“내가 고용한 사람은 그래도 업계에서 명성도 있는 편인데, 몇 일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어. 말은 금방이래, 매일같이 금방이라고 하는데, 날 놀려먹는건지 의심까지 들어. 그래도 명성이 자자하다니까 맡겨보려고. 게다가 계약금만 냈고, 잔금은 아직 우리 손에 있는 걸. 무서울 게 뭐 있어? 기껏 해봐야 계약금만 날리게 될 거고, 손해 볼 일도 없을 거야. 이틀만 더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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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장

사무실 안은 금세 난장판이 되었고, 바닥에는 핏자국이 얼룩덜룩 묻어났다. 온연은 이런 장면 자체가 처음이었고, 두 다리가 후들거려왔다. 임립이 불리한 상황인 듯 밀려났고, 보다 못한 온연이 억지로 그들을 막아 섰다.“그만 둬요! 더 때렸다 가는 사람 죽겠어요! 제발 말로 해결할 수 없어요?!”그녀가 막아 섰기에 임립은 더 이상 큰 동작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는 상대에게 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었다. 그는 결국 상대의 주먹에 맞아 쓰러져버렸고, 온연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더니 사무실 책상 위의 작은 선인장을 아무렇게나 집어 들고는 상대의 머리를 내리쳤다.“그만 둬!!!”이 한방에 상대 남자는 까무러쳤고, 온연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왔고, 선인장 가시에 손을 찔린 것조차 느낄 수 없었다.비틀거리며 일어선 임립이 그녀를 자신의 뒤로 감싸왔다.“경찰……”이를 들은 온연이 고개를 내저었다.“경찰은 못 불러요… 사람을 이렇게 때려 놓고 경찰을 부르면, 우리도 처벌을 면치 못할 거예요……”임립이 한 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이 사람이 회사에 찾아와 소란을 피운 거고, 우리는 정당방위였어요. 처벌을 왜 면치 못합니까…? 게다가… 이 사람은 내 둘째 형입니다. 우리 집안 어르신께서도 날 처벌받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이 사람 역시, 경찰 신고는 교훈으로만 끝나겠죠!”둘째 형?!온연은 이 사람이 그의 둘째 형일 것 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외모나, 신체 같은 게 모두 임립보다 뒤쳐져 있었다. 절대 친형제로는 보이지 않았다. 까무러쳐진 그는 보기에 이미 중년의 늙은 남자인 것처럼 보였다. 이미 아버지가 되고도 남을 나이로 짐작되었다.그녀가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도 내리기 전, 목정침이 금세 도착하였다. 이 광경을 눈에 담고도 침착함을 유지했다.“임립, 구급차 불러. 일단 이 사람부터 병원으로 옮기고, 네 상처도 좀 치료 해야겠다. 집 안 일이니 괜히 경찰에 말려들지 말고, 개인적으로 처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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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장

목정침은 아무 말도 않았으나 그의 눈빛은 매우 고집스러웠다. 온연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병원으로 가는 길, 온연이 참지 못하고 질문을 했다.“임립에게 형제가 몇 명이나 있는 거예요? 또 어쩌다 이렇게 된 거죠?”목정침이 손을 들어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대답했다.“누나 한 명, 형 두 명. 걔는 그 집안의 늦둥이야. 세번째 부인에게서 태어난 애 거든. 앞서 태어난 형 누나들과 엄마가 달라. 아무튼, 관계들이 복잡해. 아마 그 집 어르신께서는 임립을 그렇게 신임하지는 않는 것 같아. 이 일은 임립이 잘 했다고 생각해. 나였다면 이것보다 더 했을 거야.”온연 역시 생각했다. 목정침이었다면, 절대 이렇게 끝나지 않았을 거다.병원에 곧 도착하였고, 의사는 그녀의 손바닥에 박힌 가시들을 빼 내주었다. 손바닥의 피와 살갗을 마주하고 서야 자신이 당시에 얼마나 힘을 썼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한 차례 처리를 하니, 손바닥은 거의 거즈에 둘러싸이게 되었다. 그녀의 손을 본 목정침이 눈살을 찌푸렸다.“오후에는 회사 가지마. 내가 데려다 줄 테니까.”온연은 내키지 않았다.“괜찮아요. 아직 업무를 다 완성하지 못했어요. 저녁에 잔업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안 갈 수 있어요? 이정도 상처는 일하는데 문제없을 거예요.”목정침은 그녀의 의견을 무시하였고, 거의 내팽개치듯 차 안에 그녀를 밀어 넣고는 저택으로 향하였다. 온연은 그가 다시 떠나면 회사로 돌아갈 생각이었으나, 그가 다시 나갈 일이 없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그는 쉴 새 없이 노트북을 두드리며 시선을 떼지 않았으나, 온연은 감히 그의 코 앞에서 도망칠 엄두를 내지는 못하였다.오후 3시가 됐을 무렵, 모닝이 그제서야 하품을 하며 침실에서 나왔다.“다들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온연이 탕위엔을 끌어안은 채 원망 가득한 얼굴을 했다.“저도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네요… 회사에 일이 좀 있었거든요.”모닝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옷을 갈아 입고는 다시금 방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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