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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311 - Chapter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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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장

영내문은 소군연과 함께 외래 진료실로 들어갔다.의사는 그에게 간단한 검사를 한 뒤 뇌 CT를 다시 한번 더 찍어 보라고 권했다.소군연의 머릿속에 혹시나 멍울이 보이는지 이전과 다른 변화가 있는지 등을 보기 위함이었다.소군연은 검사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고 영내문은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군연 오빠,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 상황이 더 나빠졌을 리 없어요. 검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더라도 난 절대 오빠 곁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오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든 항상 오빠와 함께 할 거라구요.”영내문은 그에 대한 사랑이 더없이 깊은 척하면서 다정하고 자상하게 말했다.하지만 소군연의 반응은 시종일관 별다를 것 없이 차분했다.그는 마음속으로 자신과 영내문의 관계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영내문과 소군연의 모친은 소군연에게 예전 사진을 보여주며 그들이 어렸을 적부터 함께 해 왔고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 왔다는 것을 강조했지만 그의 마음속에 드리운 의구심은 떨칠 수가 없었다.영내문과 자신의 약혼식 영상도 보았지만 소군연은 영 믿음이 가질 않았다.소군연은 자신과 영내문의 집안이 경도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랬기 때문에 그가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 자신과 영내문의 약혼식 관련 영상을 찾으려고 해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반면 예선이라는 여자를 떠올릴 때마다 소군연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날 병원에서 만났던 예선의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 그의 심장이 저절로 뜨거워질 정도였다.영내문은 소군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떠오르는 것을 보고 방금 자신이 한 말에 소군연이 감동해서 그런 줄 알고 더욱더 득의양양한 자세로 으쓱거렸다.만약 이대로 시간이 지나 그녀와 소군연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아이라도 생기게 된다면 나중에 소군연이 예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다고 해도 예선은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영내문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그때 갑자기 낯선 사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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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장

소군연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그의 눈동자에 환하고 밝게 미소 짓는 얼굴이 비쳤다.“군연.”예선은 웃으며 소군연에게 인사를 건넸다.소군연은 천천히 일어섰다.“당신이었군요.”“네, 그래요.”예선은 미소를 지으며 소군연을 쳐다보았다.“군연, 지금 내 모습이 당신에겐 생소할 거라는 걸 잘 알아요. 하지만 절 믿어주세요. 전 절대 당신을 괴롭히지 않아요.”소군연은 예선을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마음이 뭔가 복잡해지는 느낌이 들었다.“왜 그런 말을 하는 거죠?”예선은 담담하게 웃었다.“영내문과 당신의 어머니가 나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지 대충 알고 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거짓은 결코 진실을 넘지 못해요. 오래가지도 못하구요. 당신이 기억을 되찾으면 그들의 정체는 저절로 드러나게 될 테니까요.”예선의 말을 들은 소군연의 얼굴에는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군연, 날 믿어 줄래요?”예선은 곱고 맑은 눈망울로 소군연의 눈을 마주 보았다.소군연은 무언가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왠지 당신이 날 속이는 것 같진 않군요.”이 말을 듣고 예선은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그럼 군연, 한 가지만 날 도와줄 수 있어요?”“무슨 일인데요?”소군연은 망설이지 않고 바로 물었다.영내문은 통화한 간호사의 말대로 아까 그 진료실로 돌아갔다.하지만 진료실로 와 보니 아무것도 두고 온 것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의사에게 이 상황을 설명하자 의사는 간호사에게 전화하라고 시킨 일이 없다고 했고 아직 진료가 끝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그제야 영내문은 누군가가 자신을 따돌릴 목적으로 전화를 한 것임을 알아차렸다.지체할 겨를 없이 그녀는 바로 소군연이 있는 CT 검사실로 돌아갔다.사실 영내문도 이런 상황을 짐작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자신이 예선이라도 몰래 주변의 사람들을 따돌리고 소군연에게 접근해서 그를 데려가고 싶었을 것이다.헐레벌떡 제자리로 돌아온 영내문의 눈앞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소군연의 모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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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3장

”예선이? 그 여자가 또 왜 왔대?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소군연의 모친은 얼굴 가득 짜증을 부리며 말했다.영내문도 경멸하는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다.“군연 오빠는 지금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겠죠. 그래서 갖은 방법을 써서 군연 오빠한테 접근하려고 기회를 틈타 거짓말을 했을 거예요.”“난 그 여자가 군연에게 접근하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야!”소군연의 모친은 퉁명스럽게 말하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그 여자와 군연은 확실히 궁합이 안 맞아. 군연이 그 여자와 함께 있으면 다음번엔 어떤 큰일이 벌어질지 몰라. 이번 사고도 원래는 그 여자한테 일어났어야 하는 거였는데 군연이가 대신 당한 거잖아.”소군연의 모친은 예선에게 모진 말을 했고 그 말을 듣는 영내문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아주 속이 후련했던 것이다.하지만 영내문은 소군연의 모친이 예선을 헐뜯으며 모진 말을 퍼부어 대는 건 아주 마음이 흡족했지만 사실 자신도 마음에 찔리는 구석이 있었다.생각해 보다 영내문은 사근사근한 미소를 지으며 소군연의 모친 곁에 다가갔다.“저기 어머니, 사실은 저도 사과드려야 할 일이 있는데요.”소군연의 모친은 의아해하는 눈으로 영내문을 바라보았다.“무슨 일인데 그래?”“저기, 제가 예전에 어머니께 드린 선물 말인데요. 그게 글쎄 가짜로 판명이 났대요.”이 말을 들은 소군연의 모친은 갑자기 안색이 확 변했다.“어머니, 저도 이 일이 어찌 된 건지 모르겠어요.”“그게 무슨 소리야?”소군연의 모친은 영내문의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영내문은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어머니, 제가 어떻게 어머니를 속일 생각을 할 수 있겠어요? 전 절대 어머니를 속일 마음이 없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얼마나 절 예뻐하셨는지, 얼마나 저한테 잘 해 주셨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그날 소만리가 감정서를 가지고 와서 제가 어머니께 드린 선물이 모두 가짜라고 했잖아요. 그래서 저도 돌아가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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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4장

예기욱은 예기치 못한 예선과의 만남에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예선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기쁨을 참지 못했다.그러나 그는 반드시 감정을 들켜서는 안 되었다. 억지로라도 이 감정을 억눌러야 했다.“예선 씨, 이 병원에는 왜 오섰어요?”예기욱이 물었다. 예선은 입술을 오므린 채 미소를 지었다.“일이 좀 있어서 왔어요. 참, 교수님은 왜 이 병원에 오셨어요?”“병원에서 강의가 있어서요.”예기욱이 말했다.“아, 그랬구나. 이렇게 바쁘신데 내 남자친구를 위해 시간을 내 주셔서 정말 고맙고 죄송해요.”예선은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을 전했다.“죄송하긴요, 내 집안...”예기욱은 하마터면 가족이라는 말을 내뱉을 뻔했지만 얼른 멈추었다.“내 말은 그러니까 의사로서 오랜 세월 동안 환자와 함께 해 오면서 내 가족처럼 보살펴 왔고 그들이 회복되어 완쾌된 모습을 보면 가족 일처럼 기뻤어요. 사명감도 느끼구요.”“예 교수님은 정말 타고난 의사신가 봐요. 사명감이 대단하셔요.”예선이 감탄하듯 그를 칭찬했다.“참, 사실은 저도 마침 교수님께 드릴 말씀이 있었어요. 제가 남자친구와 약속을 잡았어요. 아마 내일 점심시간에 그가 잠깐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혹시 교수님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예기욱은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그럼요. 그럼 내일 남자친구를 데리고 방금 그 병원으로 오세요. 마침 내일 이 병원에서 반나절 동안 진료를 받을 예정인데 더 잘 됐네요.”“정말 다행이에요!”예선은 기쁨과 흥분을 참지 못했다.“그럼 내일 교수님께 신세 좀 지겠습니다.”그녀는 앞에 보이는 지하철역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예 교수님, 저기 지하철역 앞에서 잠시 세워 주실 수 있을까요? 지하철 타고 가면 되거든요.”“아니 그럴 필요 없이 내가 집까지 바래다 드리죠.”예기욱은 계속 엑셀을 밟으며 말했다.“마침 익현이를 만날 일도 있구요. 어차피 가는 길인데요.”예선은 예기욱의 말뜻을 이해했다.아마도 예기욱은 그녀를 회사 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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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5장

예선은 사영인의 미소 띤 얼굴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오늘 저와 교수님이 저녁 식사하러 올 줄 알고 계셨죠?”예선의 말을 들은 사영인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움찔하다가 그만 날카로운 칼날에 손가락을 베고 말았다.선홍색 피가 순식간에 손가락을 덮으며 붉게 물들였다.“앗.”사영인이 아픈 듯 짧은 신음 소리를 내었다.이 광경을 본 예선은 갑자기 죄책감이 밀려왔다.왠지 자신이 방금 그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손가락에 피를 흘리는 사영인을 보니 예선의 마음이 아파왔다.“구급상자는 어디 있어요?”예선이 다급히 물었다.보통 가정집에는 작은 구급상자 하나 정도는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었다.사영인은 피를 흘리면서도 자신의 아픔은 신경도 쓰지 않고 예선이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았다.“예선아, 괜찮아. 긴장할 거 없어. 조금 베인 것 가지고 구급 상자는 무슨. 필요 없어.”사영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상처 부위를 물로 씻었다.사영인의 말에도 예선은 걱정스러운 듯 얼른 거실을 한번 둘러본 후 눈썰미 좋은 눈으로 구급 상자를 찾아내었다.예선은 알코올솜과 반창고를 들고 부엌으로 헐레벌떡 달려갔다.사영인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예선은 벌써 알코올 솜을 사영인의 다친 손가락 위로 살며시 얹었다.순간 사영인은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했다.오히려 따뜻한 온기가 자신의 가슴을 적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예선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찡그리며 상처를 소독하고 있었지만 사영인은 그런 예선의 모습에 마음이 저릿저릿했다.예선은 사영인의 상처를 조심스럽게 소독한 후 반창고를 붙이고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싱크대로 향했다.“저도 요리할 줄 알아요. 그러니 저쪽에 가서 앉아 계세요.”예선이 이렇게 말하며 부엌칼을 들고 직접 저녁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사영인은 싱크대 앞에 서서 채소를 다듬는 능숙한 예선의 손놀림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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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6장

그는 마치 익숙한 공간에 들어오는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내었다.마치 원래 이 집에 살고 있던 사람처럼 웃으며 말했다.“오늘 오랜만에 옛 제자를 만나 옛이야기나 나누고 싶었는데 익현이한테 갑자기 중요한 손님이 와서 먼저 자리를 떴어요.”예선은 부엌에서 예기욱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고 방금 완성한 요리들을 식탁에 차리기 시작했다.예기욱은 그제야 부엌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는 사람이 예선임을 알아차렸고 갑자기 정신이 멍해진 듯 그 자리에 멈춰 섰다.사영인은 예기욱이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얼른 그의 곁으로 다가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오늘 저녁은 모두 예선이가 많든 거예요.”예기욱은 그 말을 듣자마자 얼굴에 화색을 드러내었다가 이내 곧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우리 딸이 언제부터 요리를 하게 된 거야?”그는 안타깝게 한숨을 내쉬었고 사영인에게 고개를 돌렸다.“우리 딸이 항상 뭔가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 남자친구 때문이겠지?”“예선이가 요즘 확실히 말랐어. 아마도 군연이를 돌보느라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이해하지 못하겠는 건 소군연의 부모예요. 그 영내문이라는 여자가 얼마나 밉살스럽고 악독한지 사람을 써서 예선이 차 브레이크에 손을 대고도 어찌 된 일인지 피해자가 되어 있더라구요.”사영인은 말하다 보니 더욱 화가 났다.영내문이 예선을 타깃으로 한 짓을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어 올라 참을 수가 없었다.“그 영내문이라는 여자는 악랄하기가 말도 못 해요. 겉으로는 연약한 척하지만 안에는 사악한 독사가 도사리고 있는 듯 얼마나 악독한지 몰라요. 난 그 여자가 계속 이렇게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하도록 놔 둘 수가 없어요.”“나도 인터넷에서 그 일 봤어. 그런데 사고를 당할 뻔할 사람이 우리 딸이라는 사실은 몰랐어.”예기욱의 표정이 점점 심각하게 변했다.“도대체 영내문이란 여자는 뭐하는 여자야? 그런 악독한 여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마음인 거야?”“대부분 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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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7장

예선의 말에 사영인과 예기욱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어떻게 예선과 눈을 맞춰야 할지 차마 용기가 나지 않는 듯했다.“내 말이 틀린 거 아니죠?”예선은 다시 입을 열었고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사영인은 얼른 정신을 추스르며 서둘러 젓가락을 내려놓았다.“예선아, 그게...”“그때 당신들은 하나같이 날 속이고 길가 노점상 옆에 혼자 내버려두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었죠. 오늘도 그때처럼 날 속이려고 모의하신 거예요?”예선은 입가에 쓴웃음을 지으며 비꼬았다.“정말 단 한 번이라도 당신들의 딸로 취급하신 적 있어요?”예선은 실망감이 가득 서린 눈으로 두 사람에게 물었다.사영인과 예기욱은 어쩔 줄을 모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예선아, 엄마 아빠는 널 속이려던 게 아니었어. 왜냐하면...”“이 사람이 그 옛날 무책임했던 아버지라는 걸 내가 알까 봐 그런 거죠? 내가 당신들을 거부하며 반항할까 봐 두려웠어요?”예선은 사영인의 말을 끊고 차갑게 되물었지만 이내 쓴웃음을 지었다.“걱정 마세요. 거부하지도 반항하지도 않을 테니까. 예 교수님이 군연을 잘 회복만 시켜 준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었든 나한테는 아무 상관 없어요.”예선은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던지고는 과감히 돌아섰다.그녀는 가방을 들고 곧장 현관으로 걸어갔다.“예선아!”“예선아!”사영인과 예기욱이 함께 예선의 뒤를 쫓았다.“예선아, 아빠가 널 일부러 속일 생각은 없었어. 아빠는 처음 아파트 밑에서 널 만났을 때 네가 내 딸이라는 걸 몰랐어. 하지만 널 다시 만나게 되어서 아빠는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다만 널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그게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만...”뒤로 갈수록 예기욱의 목소리는 기어 들어갔다.“예선아, 아빠는 감히 너한테 용서도 구하지 못하겠어. 너랑 이렇게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며 몇 마디 나누는 것만도 너무 감사해.”현관에 멈춰 선 예선의 뒷모습을 바라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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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8장

예선은 자조적으로 웃었다.눈물이 다시 그녀의 눈가에서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소만리는 그런 예선이 너무나 안쓰러워 예선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위로의 말을 하려고 했다.그런데 갑자기 예선이 비꼬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정말 잘 됐어. 우리 엄마 아빠 모두 완전 능력자가 되었으니. 난 내 남자친구도 만날 수 없는 신세가 되었는데 말이야. 정말이지 세상 참 웃겨, 정말 웃겨!”이렇게 말하면서 예선은 다시 술잔을 들고 술을 따르려고 손을 뻗었다.소만리는 급히 그녀의 손을 막았다.“예선아, 그만 마셔. 너무 많이 마시면 몸 상해.”“하지만 소만리, 나 지금 너무 슬퍼...”예선은 울음을 터뜨렸다.“소만리, 나랑 술 한잔하자. 그러면 잠시 나쁜 일들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예선의 말에 소만리의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소만리는 가만히 예선의 손을 놓았다.때론 술을 마시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일시적으로 모든 걱정거리를 잊게 해 준다면 그것만으로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막내아들이 이제 단유를 했으니 소만리는 안심하고 대담하게 술잔을 들었다.그러나 소만리는 술잔을 입에 대기 전에 우선 기모진에게 메시지를 남겼다.예선은 기분이 정말 말이 아닌 것 같았다.소만리는 예선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건강을 해칠까 봐 계속 말렸지만 예선은 고집스럽게 소만리를 밀어내며 계속 술잔을 들이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예선은 술에 취해 소만리의 어깨에 기대었다.소만리는 마음이 아파서 예선의 어깨를 계속 어루만져 주었다.“울지 마, 다 지나갈 거야. 소군연 선배는 곧 회복되어서 널 기억해 낼 거야. 그리고 네 엄마 아빠가 널 사랑하고 있다는 걸 믿어야 해. 예전에 널 내버려두었을 때는 분명 무슨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야.”예선은 소만리가 한 말을 들은 듯 술 취한 목소리로 흐리멍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군연, 군연은 반드시 괜찮아질 거야. 아빠 엄마, 아빠 엄마. 나한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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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9장

소만리는 침대 위에 놓인 시계를 보았다.“음, 곧 낮 12시야.”“뭐? 벌써? 어떡해!”예선은 정신이 번쩍 든 듯 아픈 머리를 어찌할 새도 없이 손을 뻗어 소만리가 건네주는 옷을 집어 들고 후다닥 욕실로 뛰어들어가 샤워를 했다.“예선아, 천천히 해. 너 방금 깼잖아. 조심해.”소만리가 당부했다.“알겠어. 더 이상 너 걱정시키지 않을게.”예선이 큰소리로 대답했다.소만리는 안심하고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가 예선이 먹을 해장국과 밥을 준비했다.예선은 샤워를 하고 나니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소만리는 비로소 예선이 오늘 소군연을 데리고 진료를 받으러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진찰을 맡아줄 사람은 예선의 아버지 예기욱이었다.“얼른 먹고 군연을 만나러 가야 해. 아마 지금쯤 군연은 이미 출발했을 거야. 소만리, 이따가 나 좀 데려다줘.”예선은 해장국을 입에 떠 넣으며 말했다.소만리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바보야, 당연히 데려다줘야지. 그러니까 천천히 먹어. 그러다 체할라.”“늦으면 안 돼. 군연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순 없어. 영내문과 군연의 엄마한테 들키면 또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예선은 소만리가 직접 끓인 해장국을 단숨에 들이켰고 배부르게 먹고 나니 벌써 속이 다 풀리는 것 같았다.예선은 소만리의 차를 얻어 탄 후 소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소군연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지난번 그때 예선은 소군연의 핸드폰에서 자신의 번호를 차단 해제했기 때문에 연결이 안 되는 상황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막상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예선은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그때 예기욱에게서 전화가 왔다.예선은 핸드폰에서 그의 이름을 보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끝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매우 조심스러워하는 예기욱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예선아, 예선이 맞지? 재촉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말해 두려고 전화했어. 난 이미 외래 진료실에 와 있으니까 군연이랑 천천히 오라고 말하려고 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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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0장

거만하고 건방진 이 여자의 앙칼진 목소리가 예선에겐 더 이상 낯설지가 않았다.예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오늘 자신이 계획한 일이 수포로 돌아갔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마음을 추스른 뒤 냉담한 얼굴로 돌아섰다.영내문은 옷을 곱게 차려입고 명품 핸드백을 손목에 걸친 채 거만한 얼굴로 예선 앞에 서 있었다.“예선, 이건 당신한테 하는 내 마지막 충고예요. 더 이상 내 약혼자에게 접근하지 마세요.”“허어.”예선은 헛웃음이 나왔다.“약혼자? 영내문, 당신 정말 낯짝 한번 두껍군요.”예선은 단도직입적으로 비꼬았고 그녀의 말에 영내문의 안색이 일순 일그러졌다.“예선, 당신이 감히...”“감히 뭐요? 감히 뭔데요? 영내문, 군연의 약혼자가 누군지 당신 똑똑히 알고 있을 거예요. 지금 군연이 기억상실한 것을 이용해서 사실이 아닌 것을 그에게 주입시키려는 거죠? 잘 들어요. 제발 쓸데없는 짓 하지 말아요. 군연은 곧 기억을 회복하게 될 테니까요.”이 말을 듣고 영내문은 불복하는 듯 이를 악물었고 갑자기 사악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그래요. 당신 말이 맞아요. 군연이 평생 이 상태로 가진 않겠지만 군연이 기억을 회복하는 날이 온다고 해도 이미 당신과는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거예요.”영내문은 붉은 입술을 들썩이며 독기를 품고 말했다.“예선, 당신은 평생 군연과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에요. 우리가 아무리 싸워봤자 결국 최후의 승리자는 내가 될 거라구요!”영내문은 거만하게 웃으며 돌아섰다.소만리가 차를 세우고 예선이 있는 곳으로 와 보았더니 영내문이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소만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아무리 둘러보아도 꽃집 앞에는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예선만 보였을 뿐 소군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소만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소만리가 영내문에게 뭐라고 말을 꺼내기도 전에 영내문은 도도한 발걸음으로 소만리에게 다가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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