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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321 - Chapter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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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1장

영내문은 경고의 말을 남겼고 조금 더 있다가는 소만리의 눈빛에 모든 진실이 다 들통날까 봐 두려운 듯 얼른 길을 떠났다.하지만 소만리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었다.다만 지금은 그 진실이 베일에 가려져 있을 뿐이었다.“저렇게 날뛰는 걸 보니 자기 대신 죄를 뒤집어쓴 건달이 끝내 자백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는 것 같아.”예선이 천천히 걸어왔다.소만리는 고개를 돌려 예선에게 핸드폰을 건넸다.“예선아, 우선 소군연 선배한테 전화해 봐.”“그럴 필요 없어.”예선이 한숨을 쉬며 허탈한 듯 미소를 지었다.“영내문이 이곳에 나타났다는 것은 소군연 선배와 내가 만날 수 없다는 뜻이야. 이 모든 일은 영내문이 꾸민 짓일 테니까.”“그렇다면 영내문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를 더 빨리 찾아야겠어.”소만리의 표정이 약간 심각해졌다.“우리가 낸 증거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은 건달이 갑자기 죄를 인정했기 때문이잖아. 그가 죄를 인정한 이상 누군가 그와 소통했다는 것을 의미해.”소만리의 말을 들으니 예선도 갑자기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소만리,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럼 영내문이 진짜 범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다른 증인이 있다는 거지?”“그래, 분명히 누군가 있어. 우리가 아직 그 사람의 정체를 모른다는 게 문제지.”소만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예선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넸다.“영내문이 원래 죽이려 했던 사람은 너였어. 결국 소군연 선배가 사고를 당하면서 너한테 일어날 끔찍한 사고를 막은 셈이지. 예선이 너랑 소군연 선배는 모두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이야. 내가 한때 가장 무기력했을 때 나한테 도움을 줬잖아. 예선아, 걱정하지 마.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짜 범인 찾고 말 테니까. 이 일은 나와 모진에게 맡겨. 반드시 영내문 그 여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말 거야.”소만리의 말 덕분에 예선의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예기욱은 병원에서 예선을 기다리며 자신의 소중한 딸을 만날 생각에 상기되어 있었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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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2장

소군연의 모친은 영내문을 바라보며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소군연의 모친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영내문은 눈을 돌려 소군연이 위층으로 올라간 것을 확인한 후 소군연의 모친 곁으로 바짝 다가앉아 목소리를 낮추며 입을 열었다.“어머니, 어쨌든 지금 군연 오빠는 저와 약혼한 줄로 알고 있잖아요. 그럼 이참에 결혼 날짜를 정하는 거예요. 제가 오빠랑 결혼만 한다면 예선이 아무리 떠들어 봤자 아무 소용없어요.”영내문이 결혼 얘기를 꺼내자 소군연의 모친은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그녀도 마음속으로는 사실 나름의 속셈이 있었다.예전에 그녀가 예선과 소군연의 교제에 동의한 것은 예선의 엄마가 Y국 갑부였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부유한 사돈이 있다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다.하지만 그 후 소군연에게 교통사고가 일어났고 소군연의 할아버지는 예선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자연스럽게 소군연의 모친도 예선을 원망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그에 비하면 영내문은 훨씬 그녀의 마음에 맞는 규수였다.적어도 영내문은 자신의 말은 고분고분 잘 들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생각이 이렇게 흐르자 소군연의 모친도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영내문은 소군연의 모친이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얼른 미끼를 던졌다.“어머니, 군연 오빠를 이렇게 오랫동안 잘 키워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아요. 군연 오빠가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어머님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잖아요. 저와 군연 오빠의 결혼 날짜가 정해지면 아버지께 2억 정도 사적으로 전달하도록 할 거예요.”살짝 망설이고 있던 소군연의 모친은 영내문의 말을 듣자 갑자기 두 눈이 번쩍 뜨였다.“내문이 너 정말 철들었구나! 너처럼 마음씨 고운 며느리가 들어오다니 앞으로 내가 너한테 뭘 못 해 주겠니!”소군연의 모친이 영내문의 미끼를 덥석 물었다.“참, 그럼 결혼 날짜를 언제로 하면 되겠니?”“빠르면 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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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3장

사영인과 예기욱은 식탁을 마주 보고 앉았지만 아무도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그날 우리가 여기서 한 말을 예선이가 다 들었던 거예요.”사영인이 침묵을 깨며 말했다.예기욱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내 생각엔 예선이 그때 이미 내가 친아버지인 걸 알았던 거 같아. 어떻게 날 대해야 할지 막막했을 거야.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거고.”예기욱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영인을 바라보았다.“당신과 예선이의 관계가 점점 좋아지고 있었는데 내가 괜히 나타나 오히려 관계가 다시 어색해져 버렸어...”“자책하지 말아요.”사영인은 예기욱을 위로하듯 말했다.“예선이는 입이 무겁고 진중한 아이예요. 겉으로는 허허 웃으며 털털해 보이지만 마음은 여리고 섬세하다구요.”자식을 자랑스러워하는 눈빛을 숨기지 못하며 사영인이 입을 열었다.“이렇게 철이 들고 착하고 일도 잘하는 우리 딸이 정말 너무 대견해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그렇게 키워서가 아니라 예선이 스스로 갖은 노력으로 얻어낸 거예요.”홀로 커 왔을 예선을 떠올리자 사영인의 눈시울이 다시 촉촉하게 젖어 들었다.예기욱은 일어나서 티슈를 한 장 뽑아 사영인에게 건넸고 사영인이 받아들자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위로했다.“울지 마. 언젠가는 예선이가 진심으로 우릴 받아들이며 엄마 아빠라고 부를 날이 올 거야.”“정말 그런 날이 오길 바랄 뿐이에요.”사영인이 눈물을 훔치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사영인은 누구일까 의아해하며 문을 열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예선이 찾아와 있었다.사영인으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장면이었다.예기욱과 사영인은 눈앞에 서 있는 예선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예선은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도 매우 침착하게 행동했다.“들어가도 될까요?”사영인과 예기욱은 황급히 정신을 가다듬었다.“물론이지!”사영인과 예기욱은 남다른 애정으로 예선을 맞이했고 예선도 친부모로서의 그들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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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장

갑자기 훅 들어온 예선의 말에 사영인과 예기욱은 자신들도 모르게 얼어붙었다.두 사람은 서로를 쳐다본 후 말없이 시선을 떨구었다.마치 자책하는 듯 또는 사죄하는 듯 아무 말이 없었고 세 사람을 둘러싼 정적이 조용히 그들을 지켜볼 뿐이었다.예선은 이런 두 사람의 반응에 더욱더 의문이 들었다.“지난 십수 년 동안 전 혼자였어요. 매번 등하교 할 때마다 다른 애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오는 것을 보고 왜 우리 엄마 아빠는 날 내버려두고 떠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예선의 말에 사영인과 예기욱은 더욱더 깊은 죄책감에 빠졌다.“지난 시절 난 당신들이 너무나 미웠어요. 당신들과 화해는커녕 만나고 싶지도 않았어요. 당신들이 날 저버릴 땐 언제고 이렇게 떡하니 나타나서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지도 이해가 안 돼요. 내가 무슨 장난감이에요? 당신들이 버릴 땐 버리고 갖고 싶을 땐 언제든지 가질 수 있는? 난 더 이상 그런 장난감이 아니라구요!”“아니야, 예선아. 어떻게 네가 장난감을 수 있겠어? 넌 나와 네 아빠의 보물이야.”사영인이 황급히 부정했다.밖에서는 큰 회사를 호령하는 여장부였던 사영인도 자식의 질타 앞에서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횡설수설할 수밖에 없었다.“그게 아니면 어떻게 같은 날 약속이나 한 듯이 날 떠날 수가 있어요?”예선은 이해하기 힘들었다.십 년이 넘도록 가슴속에 담아 두었던 의혹은 정말이지 그녀에겐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마음을 가라앉히고 해명이라도 들어보자고 온 저에게 어떻게 잠자코 아무 말도 안 하실 수가 있죠? 나한테 설명해 줄 게 아무것도 없는 건가요? 왜 망설이는 거죠? 내 존재가 당신들의 일에 방해가 되었던 거네요. 날 버린 후 당신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발전을 이루셨죠. 한 사람은 갑부가 되었고 한 사람은 귄위 있는 저명한 전문의가 되었죠. 참 대단들 하세요.”예선도 감정이 점점 더 격해지기 시작했다.자신이 오랜 세월 동안 고아 생활을 해 온 걸 생각하니 스스로가 너무나 안타깝고 초라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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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5장

그해 그들은 일부러 자신의 딸을 버린 것일까?정말 그런 걸까?소만리는 예선을 아파트 아래층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가 기모진의 전화를 받고 차를 세워 잠시 통화를 했다.그러나 통화가 거의 끝날 때쯤 예선이 울면서 아파트에서 뛰쳐나오는 것이 아닌가.소만리는 서둘러 기모진과의 통화를 마치고 얼른 차에서 내려 예선을 향해 달려갔다.“예선아!”예선은 소만리가 아직 있을 줄은 몰랐지만 소만리의 목소리를 듣자 마음속 억울함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소만리!”“예선아, 왜 그래? 왜 우는 거야?”덩달아 울상이 되다시피한 소만리가 물었다.“왜? 엄마가 집에 안 계셔? 아니면 혹시 엄마가 네가 듣기 싫은 말을 하셨어?”“그들이 다 인정했어. 그때 일부러 날 혼자 내버려두고 떠났다는 걸!”예선은 눈물을 쏟으며 울부짖었다.예선이 슬픔에 잠겨 울자 소만리는 순간 멍해졌다.도대체 이 슬픔을 어떻게 위로해야 좋을지 몰랐던 것이다.일부러 버렸다면 지금에 와서 그 이유를 물은들 어떤 대답을 들어도 예선에겐 또 다른 상처가 될 것 같았다.소만리는 마음 아파하며 예선을 꼭 껴안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나가는 사람들은 소만리를 껴안고 통곡하는 예선을 이상한 눈으로 힐끔힐끔 쳐다보았고 예선이 실연을 당한 줄 알고 수군대며 지나갔다.소만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계속 예선을 안아주며 따뜻하게 위로해 주었다.한참 후에야 예선은 울음을 그쳤다.저녁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얼룩진 뺨을 어루만졌다.예선을 코를 훌쩍이며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처럼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소만리, 오늘 밤은 너네 집에서 좀 머물고 싶은데 괜찮을까?”“물론이지. 어서 들어가자.”소만리는 얼른 예선을 부축하며 조수석 문을 열었다.예선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차에 올라탄 예선은 그 후로 내내 침묵을 지켰다.소만리는 예선을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왔고 거실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기모진을 보았다.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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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6장

소만리는 망설이지 않고 얼른 전화를 받았다.사영인의 목소리는 날개가 꺾인 새처럼 나지막이 가라앉아 있었다.“소만리, 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해요. 나 예선이 엄마예요.”“알고 있어요, 아주머니.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소만리가 공손하게 물었다.그녀도 안다. 사영인이 왜 이 시간에 전화를 했는지.하지만 현재 예선의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닌 소만리로서는 그렇게 간단히 내색할 순 없는 문제였다.“아이고.”사영인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다.“방금 예선이랑 소만리가 아파트 아래층에 있는 걸 봤어요. 감히 그 아이의 심정을 더 건드릴 수가 없어서 안 내려갔어요. 지금 우리 예선인 좀 어때요? 좀 진정이 되었나요?”“지금은 좀 진정되었어요. 평온해 보이구요.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해서 전 나왔어요.”소만리가 사실대로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이네요.”사영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염치없지만 정중하게 부탁의 말을 전했다.“소만리, 미안하지만 한 가지만 부탁할 게 있어요. 내일 시간 좀 내서 나를 한 번 만나 주었으면 좋겠어요.”사영인의 말을 듣고 소만리는 그녀가 한없이 무기력하고 자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응어리진 예선의 마음을 풀어주고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소만리는 흔쾌히 사영인의 만남을 허락했다.소만리가 통화를 마치자 기모진은 얼른 소만리에게로 다가갔다.“소만리, 예선의 엄마가 왜 전화한 거야? 무슨 일이야? 예선이와 엄마 사이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 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싸웠대?”소만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예선이 아빠도 돌아왔어.”“예선이 아버지?”“응.”소만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그것도 아주 권위 있는 뇌과 전문의로.”“한 사람은 갑부가 되었고 한 사람은 저명한 뇌과 전문의가 되었다 그 말이지. 예선이 부모님도 정말 심정이 복잡하시겠군.”기모진이 한탄했다.“그러게. 예선이 엄마 아빠는 아주 능력이 출중한 분이 되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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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7장

예선은 기분이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소만리에게 말했다.“소만리, 일어났어? 네 막내아들 너무 귀여워. 예전에는 결혼하면 여자아이를 낳고 싶었는데 얘 보니까 남자아이도 괜찮을 것 같아!”소만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웃었다.“그럼 쌍둥이를 낳으면 되겠네. 한꺼번에 아들딸을 안아볼 수 있잖아. 그때 애 키우는 거 힘들다고 징징거리지 마.”“고생은 되겠지만 아이가 이렇게 귀여우면 고생도 할 만하고 생각해.”예선은 웃으며 막내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아이는 깔깔대며 웃었다.아이의 웃는 모습을 보고 예선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소만리는 이 장면을 보면서 왠지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네 말이 맞아. 제 몸에서 나온 아이를 보고 있으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니까. 아이가 웃으면 부모로서 아무리 힘들어도 다 참고 견딜 만해지거든.”소만리의 말을 듣고 예선의 얼굴이 살짝 어둡게 가라앉았다.예선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마음이 복잡해 보였다.“하지만 모든 부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냐.”예선이 뼈가 들어간 말을 했다.소만리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자신이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걸 알았다.자신이 무심코 한 말이 의도치 않게 예선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소만리는 마음속으로 자책하며 다시 예선을 위로하려고 다가갔지만 예선은 이내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소만리, 나 이제 출근해야겠어. 그런데 나 오늘도 너네 집에 머물러도 돼?”“뭘 그런 걸 물어봐. 우리 사이에. 내 집이 네 집이지.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해도 돼. 아무도 너한테 뭐라고 할 사람 없어.”소만리는 일어나서 예선의 품에 있던 막내아들을 안아 들었다.“나도 마침 회사로 가려던 참이었는데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그래, 고마워.”예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의 기분이 꽤 괜찮은 듯 보였다.그러나 소만리의 눈에는 오히려 그런 예선의 모습이 억지로 버티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보기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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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8장

사영인이 소만리를 만나고자 한 이유도 사실 이 얘기를 하기 위해서였다.그녀는 지금 예선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소만리를 통해 얘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다만 당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사영인은 마음이 저릿해져 오며 예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소만리는 사영인이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지 알아차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어젯밤에 예선이 울면서 말했어요. 부모님이 자신을 일부러 길거리에 버렸다고요.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요.”이 말을 들은 사영인은 자책하듯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겨우 입을 열었다.“예선이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 그때 난 확실히 그 아이를 길거리에 혼자 내버려뒀어요. 구석에 숨어서 예선이 울먹거리며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어요. 그러다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나버렸죠.”사영인의 대답을 들은 소만리는 깜짝 놀랐다.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정말로 일부러 버렸다고?소만리는 그때 느꼈을 예선의 심정을 생각하자 마음이 너무나 아파왔다.예선이 이렇게 슬픈 마음으로 부모님을 미워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어떤 자식이 친부모에게 버림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아무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그때 왜 그러셨어요?”소만리는 혼자 버려졌을 예선을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서 말이 좋게 나오지 않았다.“엄마로서 아이를 낳았으면 당연히 책임지고 키우는 것이 숙명인데 어떻게 버렸다고 말씀하실 수 있어요?”“그 말이 맞아요. 소만리도 엄마니까 내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사영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 소만리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해가 되질 않아요.”사영인은 소만리가 화를 내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그녀는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만약 아이를 떠나는 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면 소만리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사영인이 갑자기 이렇게 묻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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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9장

사영인은 갑자기 마음이 한결 놓였다.소만리가 예선에게 베풀어준 두터운 의리에도 감사했다.한편 예선은 당분간은 회사일에 전념하고 싶었다.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나다희는 우울해하는 예선을 보고 달달한 밀크티 한 잔을 사 주려고 했다.여자들은 종종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달달한 밀크티 한 잔이면 금방 기분이 풀릴 때도 있다.이건 순전히 나다희의 경험에서 우러난 생각이었다.나다희는 배달 주문을 하려고 핸드폰을 켰는데 마침 누군가가 테이블 위에 밀크티 두 잔을 턱 내밀었다.그녀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나익현이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애프터눈 티야. 동료랑 같이 나눠 마셔.”나다희가 작은 입을 벌린 채 잠시 말을 잃었다.두 잔 가지고?두 잔 가지고 어떻게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이랑 나눠 마시란 거지?이건 분명 나한테 신호를 준 거지? 예선과 둘이 마시라는?나다희가 자신의 생각을 간파한 것 같은 느낌이 들자 그는 사무실 안을 향해 말했다.“나머지 음료는 곧 배달될 거예요. 나다희, 우선 너네들부터 마셔.”나익현이 예선을 향해 힐끔 시선을 던지며 나다희에게 마저 말했다.“동료와 나눠 마시란 말 기억해.”말을 마친 나익현은 마침내 자기 사무실로 돌아갔다.“...”나다희는 앞에 놓인 밀크티와 조그만 상자를 보았다.상자를 열어 보니 티라미수 케이크 두 조각이 들어 있었다.그것도 스타 쉐프가 직접 만든 티라미수였다.나다희는 얼른 밀크티와 티라미수 케이크를 꺼내 예선에게 다가갔다.“예선 언니, 나랑 밀크티랑 티라미수 먹으며 잠깐 쉬어요.”나다희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예선은 정신을 차린 듯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나다희 씨, 나한테 뭐라고 말했어요?”나다희는 예선이 흠칫 놀라는 모습을 보며 눈썹을 찡그렸다.“예선 언니, 뭘 그렇게 놀라요? 이러니 회사 사람들이 언니를 걱정하는 거예요.”예선은 자신을 걱정하는 나다희의 얼굴을 보며 고마움을 느끼고는 미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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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0장

안 그래도 마음속으로 묻고 싶은 말이 있던 차였다.그러나 막상 차에 올라타자 예선은 오히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녀는 차창 밖으로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았다.갑자기 쓸쓸하고 헛헛한 감정이 밀려왔다.“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말이에요. 내 차에 타기로 하셨을 땐 뭔가 나한테 물어보고 싶었던 거죠, 그렇죠?”두 사람 사이의 정적을 깨고 갑자기 나익현이 입을 열었다.예선은 정면을 바라보며 운전하고 있는 나익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잔잔한 미소를 띠며 신사다운 기품을 내뿜고 있는 나익현의 옆모습은 말 그대로 아주 그림 같았다.예선은 그의 말에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사장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긴 해요.”“예 교수님에 관한 겁니까?”나익현이 정곡을 찌르며 물었다.그가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듯한 말을 하자 예선은 흠칫 놀랐다.“사실은 나도 어느 정도 예상했었거든요.”나익현이 이렇게 말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지난번에 회사 근처에 있는 아파트로 예선 씨 데려다주다가 예 교수님을 만났잖아요. 그때 예 교수님과 예선 씨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성도 둘 다 예 씨라 그렇게 생각한 거죠. 하지만 그냥 가볍게 생각했는데 정말로 부녀관계일 줄은 몰랐어요.”나익현의 말을 듣자 예선은 자신도 모르게 침묵에 잠겼다.내가 그 사람이랑 닮았다고?침묵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예선은 겨우 정신을 가다듬었다.“그분과는 어떻게 아는 사이에요?”“그분? 아, 예 교수님 말이에요?”“네.”예선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지금으로선 그를 정식으로 ‘아빠'로 칭할 방법이 없었다.나익현은 예선의 그런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지난 2년 동안 아버지는 계속 머리가 아프다며 불편해하셨어요. 때로는 기절할 정도로 심하셨죠. 여러 방면의 교수님들을 수소문하다가 결국 예 교수님께 부탁했죠. 이 방면에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권위를 가지고 계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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