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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291 - Chapter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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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1장

영내문이 언제 왔는지 닭고기 수프 한 그릇을 들고 소군연 앞으로 들이밀고 있었다.소군연은 오른팔에 깁스를 하고 있어서 제대로 팔을 움직일 수 없자 영내문을 쳐다보며 말했다.“고마워요.”그러나 영내문은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군연 오빠, 왜 나한테 이렇게 존댓말을 하고 그래요? 우리가 어릴 때부터 함께 보고 자란 세월이 얼만데. 우리 온갖 일을 다 겪었잖아요. 그리고 난 이미 오빠 약혼녀에요. 오빠를 돌보는 건 당연한 일이죠.”소만리와 예선은 영내문이 소군연에게 하는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영내문이 이렇게 두 눈 멀쩡히 뜨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다니.기억을 잃은 소군연에게 이런 거짓말로 세뇌하려는 그녀의 욕심은 뻔했다.화가 난 소만리와 예선이 병실로 들어가려고 하자 소군연의 모친이 갑자기 나타나 그들 앞을 막아섰다.예선과 소만리가 발걸음을 멈추자 병상 옆에 있던 영내문과 소군연이 그들을 바라보았다.예전엔 예선을 보기만 하면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던 소군연의 모친은 웬일인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예선, 그만 가. 더 이상 군연이 방해하지 말고. 똑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말고 어서 가. 이제 너랑 군연이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어떤 여지도 없는 사이니 시간 낭비하지 말고 가라구.”소군연의 모친은 소만리와 예선에게는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병실 문을 쾅 닫아 버렸다.소만리가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했으나 예선이 그녀를 말렸다.“일단은 군연이 푹 쉬도록 해 주자.”“예선아, 지금 들어가서 군연 선배한테 분명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아마 군연 선배는 계속 영내문이 하는 말만 믿을 거야.”“아니야.”예선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려 했다.“소만리, 우선은 들어가지 말자. 그동안 내 곁에서 날 지키느라고 너도 개인적인 시간을 못 보냈잖아. 너도 들어가서 좀 쉬어. 여긴 나 혼자 있어도 돼. 모진이 오면 같이 들어가.”예선은 뭔가 홀가분한 기분이 드는지 표정이 밝아지고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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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2장

영내문도 옆에서 거들기 시작했다.“어머니, 됐어요. 이제 우리 그 여자 얘기하지 말아요. 앞으로 군연 오빠랑 편안하고 즐겁게 지낼 날들만 생각할래요.”“그래, 그래. 알겠어. 우리 앞으로 그 여자 얘기는 하지 말자. 만약 그 여자가 다시 여기 찾아와서 떼를 쓰면 경호원을 불러 당장 내쫓으라고 해야겠어.”소군연의 모친은 아주 신이 나서 얘기했다.소군연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져서 얼굴을 찡그렸고 영내문이 들이미는 닭고기 수프는 거들떠도 보지 않고 뭔가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만약 그 여자가 다음에 또 날 찾아온다면 바로 쫓아내지 말고 나랑 얘기 좀 하게 해 주세요.”영내문과 소군연의 모친은 어리둥절했다.소군연의 무의식 속에 아직도 예선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았다.소군연의 모친은 쇠뿔도 단 김에 빼랬다고 이참에 아주 분명하게 말해 두고 싶은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군연아, 넌 마음이 너무 약해서 탈이야. 그런 여자한테는 기회를 주면 안 돼. 네가 그 여자한테 그렇게 물렁하게 굴면 그 여자는 옳다구나 하고 너한테 들이댈 거야. 그리고 네가 그 여자를 만나려 한다면 내문이가 정말 마음이 안 좋을 거야.”소군연의 모친은 영내문에게 눈짓을 했고 영내문은 이내 실망하는 표정을 지었다.소군연은 아직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탓인지 모친의 말을 듣고 영내문이 실망하는 표정을 하자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도저히 생각을 집중시킬 수가 없었다.“엇.”소군연이 머리가 아픈지 짧은 신음 소리를 냈다.소군연의 모친은 갑자기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군연에게 다가섰다.소군연에게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되었다.걱정되기는 영내문도 마찬가지였다.“군연 오빠, 왜 그래요? 놀라지 마세요. 괜찮아질 거예요.”“머리가 좀 아파서 쉬어야 할 것 같아요.”소군연은 피곤한 듯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누웠다.영내문은 가능한 한 소군연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어서 애써 보았지만 소군연은 누워서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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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3장

차가운 기운을 가득 품은 소만리의 말을 듣자 애써 침착하려던 소군연의 모친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화를 참지 못하고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그러나 소군연의 모친은 있는 힘을 다해 화를 억눌렀다.아무리 해도 소만리에게 대적하는 것은 자신에게 이로울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비록 소군연의 가문도 경도에서는 내로라하는 집안이지만 소만리와 기모진의 집안과 척을 지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애꿎은 예선에게 화살을 돌렸다.“너, 그렇게 집안 좋은 데 시집가고 싶어? 세상에 좋은 남자는 많고 많은데 왜 하필 우리 군연이한테 시집오려고 하는 거냐? 내가 이미 너한테 분명히 말했잖니. 그런데 왜 내 말 안 듣는 거야, 응?”소군연의 모친은 화가 나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예선을 더욱 격렬히 노려보았다.“똑똑히 들어. 그때는 내가 내 아들 때문에 너랑 사귀는 걸 허락했지만 난 두고 두고 너희들 사귀는 거 마음에 들지 않았어. 군연이가 이런 사고를 당하고 나서 내가 사람을 찾아서 한번 물어봤는데 너희들 궁합이 그리 좋지 않다는구나. 네가 계속 내 아들 옆에 있으면 내 아들한테 더 큰 일이 생긴대!”소군연의 모친은 갑자기 궁합 얘기를 꺼냈다.그러나 소만리는 안다.소군연의 모친이 궁합 얘기를 꺼낸 것은 핑계라는 걸.소군연의 모친에게는 예선과 소군연을 헤어지게 할 핑계가 필요한 것이었다.소만리는 예선이 상처받을 것이 걱정되어서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예선은 아주 담담하고 차분한 얼굴로 소만리의 손을 잡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 미소는 건성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 같았다.“소만리, 나 갑자기 배가 고프네. 나랑 같이 가서 뭐 좀 먹을래?”예선은 소군연의 모친과 쓸데없는 언쟁을 하고 싶지 않아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소만리도 예선의 마음을 눈치채고 얼른 가방을 들어 예선과 함께 돌아서려고 했다.“잠깐만요.”영내문이 갑자기 그들을 막아서는 소리가 들렸다.소만리와 예선이 발걸음을 떼자마자 영내문이 곧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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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4장

소만리는 소장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기모진은 매우 언짢았다.영내문이 감히 소만리를 고소하디니!소만리가 그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정말 가소롭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소만리는 영내문의 이런 가소로운 행동에 전혀 상대할 마음이 없었고 전권을 자신의 변호인단에 맡겨 일을 처리하도록 했다.하지만 기모진은 소만리가 공연히 억울하게 당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다.영내문이 소만리를 고소한다고 해서 소만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감히 자신의 아내에게 화풀이를 하는 영내문의 행동을 기모진은 가만히 참고 볼 수가 없어 직접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영 씨 그룹.영내문의 부친은 회의실에서 고위층 인사들과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유리문을 급하게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돌렸다.여비서가 급하게 문을 밀고 들어왔고 고위층 인사들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여비서를 쳐다보았다.그러나 영내문의 부친은 급한 일이 아니면 비서가 그런 행동을 보일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무슨 일이지?”영내문의 부친이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여비서는 문 쪽을 가리키며 얼버무렸다.“저기, 기...”여비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회의실 입구에 당당하면서도 힘찬 목소리가 울렸다.“회의를 방해해서 죄송합니다.”영내문의 부친과 고위층 인사들은 당당한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았다.깎아 만든 듯한 기모진의 조각 같은 얼굴이 그들의 눈에 비쳤다.회의실에 앉은 사람들 중 기모진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예전에 영 씨 그룹은 기 씨 그룹과 협력하고 싶어 몇 번을 시도해 보았지만 기회가 없었다.영내문의 부친은 기모진이 서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다만 이런 식으로 기모진이 나타나자 영내문의 부친은 살짝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분명히 기모진이 사업 이야기를 하려고 온 것 같지는 않았다.그는 캐주얼한 운동복 차림에 조수도 동행하지 않은 채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다른 한 손에는 서류를 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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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5장

기모진의 말에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기모진의 말을 알아듣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영 씨 집안의 금지옥엽 같은 딸이 기모진의 아내에게 미움을 샀기 때문에 기모진이 직접 나서서 죄를 물으려 하는 것이었다.영내문의 부친은 영내문의 변호사가 보낸 소장을 받아들고 골치가 아픈 듯 미간을 찌푸렸다.자신의 안하무인 딸인 영내문이 최근 저질러 놓은 일로 이미 머리가 복잡한 영일도였다.그런데 영내문이 또 이런 말썽을 부릴 줄은 몰랐다.이번에는 경도에서 가장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을 건드린 것이었다.영일도는 고만고만한 비즈니스맨답게 사람을 대하는 데에도 매우 사근사근한 사람이었다.그는 이번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아서 매우 정중한 자세로 죄송한 마음을 담아 기모진에게 사죄했다.“기 사장님, 사장님과 사모님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어린 여식이 교활하고 제멋대로여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와 집사람이 가르친다고 가르쳤는데도 이런 일을 저질러 정말 큰 폐를 끼쳤습니다. 기 사장님만 괜찮으시다면 이번 일은 저를 믿고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모자란 제 딸을 잘 혼내서 직접 찾아가 꼭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사과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 따님은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을 테니까요. 이번 일은 사장님을 믿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여기서 덮겠어요. 하지만 사장님께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집으로 돌아가서 따님에게 이번 일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사장님이 가르치지 못한 것을 나중에 누군가가 반드시 따님에게 가르치게 될 테니까요.”“알겠습니다. 기 사장님. 제가 반드시 그 철딱서니 없는 딸을 제대로 가르치겠습니다.”영내문의 부친은 맹세하듯 기모진에게 약속했다.“기 사장님, 그럼 제가 배웅해 드리겠습니다.”영내문의 부친이 이렇게 성의를 보이니 기모진의 마음이 한결 누그러졌다.하여 기모진은 영내문의 부친 체면을 봐서 이번 일은 눈감아 주기로 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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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6장

영내문은 잠시 기모진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다가 자신의 아버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아버지, 이 사람이 어떻게 여기 있어요? 우리 회사 회의실에 들어와서 뭘 하려는 거죠?”영내문은 의아해하며 애교 섞인 표정으로 영일도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손을 잡았다.영일도는 갑자기 얼굴이 어두워지며 영내문이 건넨 손을 밀쳤다.“너 지금 기 사장님이 무슨 일로 여기 왔냐고 물었어? 뭘 하러 오셨는지 네가 직접 물어봐!”영내문은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을 향해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멍한 표정을 지었고 겨우 정신을 가다듬은 후 회의실 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그녀는 갑자기 민망한 생각이 들었고 체면이 구겨지는 것 같아 얼굴을 붉혔다.그러다가 영내문은 갑자기 성질을 내었다.“내가 뭘 어쨌다구 그래요? 내가 뭘 했는데요?”“네가 직접 물어보라니까!”영일도는 화가 나서 눈을 부릅뜨며 회의실 테이블 위에 있던 소장을 집어 들었다.“네가 뭘 했는지 네 눈으로 똑똑히 봐!”영일도는 소장을 차마 영내문을 향해 던질 수가 없어서 영내문의 손에 욱여넣듯 쥐여 주었다.영내문은 서류를 받아들었고 순간 깜짝 놀랐고 말았다.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고 나자 영내문은 오히려 더욱더 대담하게 나왔다.“아버지, 이 일로 나한테 큰소리친 거예요?”영내문은 기모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기 사장님이 우리 회사에 온 게 이 일 때문이었어요? 왜요? 당신의 신분으로 우리 아버지를 협박하려고 왔어요? 당신네 기 씨 가문이 경도에서 돈과 권세가 막강한 건 확실히 알겠지만 우리 영 씨 가문도 그에 못지않다구요!”“입 닥쳐!”영내문의 부친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소리를 버럭 질렀다.“너 아직도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겠니!”“뭐가 심각해요? 난 단지 합법적으로 나를 보호하려고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가 잘못됐어요, 네?”영내문은 언짢은 듯 입술을 깨물다 이를 악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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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7장

기모진은 빙빙 돌려 말하고 싶은 마음이 일절 없었다.그는 불안해하는 영내문의 눈빛을 똑바로 쳐다보며 인정사정없이 송곳처럼 정곡을 찔렀다.“피해자라는 말을 어떨 때 쓰는지 알아요? 영내문, 당신이란 사람은 얼마나 낯가죽이 두껍길래 함부로 감히 그런 말을 입에 올리는 거죠? 네?”“...”영내문의 얼굴이 갑자기 달아올랐고 순간 난감해하는 빛으로 뒤덮였다.영내문은 반론을 하려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갑자기 기모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추상같은 기세로 울려 퍼졌다.“인터넷을 달구었던 그 사건, 사실은 어땠는지 여기에 당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알고 있어요. 당신이 일방적으로 누명을 썼다고 말한다고 해서 사실이 사실이 아닌 게 될 수 없어요. 내 아내가 당신에게 흑심을 품은 독사 같다고 한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에요. 당신은 나쁜 마음을 품었을 뿐만 아니라 음흉하고 간사하고 비겁하기까지 해요.”기모진은 영내문의 체면을 조금도 봐 주지 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소군연이 당한 교통사고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는지 도대체 그 원인이 뭔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거예요. 변명하려 들지 마세요. 나 기모진, 여기서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조만간 당신은 곧 감옥에 가게 될 거예요.”“...”영내문의 얼굴에는 더욱더 난감해하는 빛이 떠올랐다.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으면 그 자체로 인정하는 꼴이 되어 버려서 그녀는 뭐라고 반박을 해야 했다.“기모진, 당신 아내를 옹호하려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날 모욕하다니, 내가 반드시 당신을 고소하고 말 거예요!”“허어.”기모진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냉소를 날렸다.“당신이 어떻게 날 고소할지 정말 궁금해지는군요.”“...”기모진은 영내문의 말에 전혀 개의치 않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돌아섰다.영내문은 그 자리에 뿌리가 박힌 듯 멍하니 서 있었다.그녀의 눈동자에서 기모진의 그림자가 사라진 후에도 그녀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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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8장

어릴 적부터 영내문은 집안에서 공주 같은 존재였다.부모님은 그녀를 금이야 옥이야 키웠다.그런 그녀의 아버지가 지금 딸에게 손찌검을 한 것이었다!그녀가 손찌검을 당한 이유는 바로 기모진 때문이었다.기모진, 소만리.영내문은 이를 악물고 이 두 사람의 이름을 씹어 먹듯 마음속에 각인시켰다.화가 난 영내문의 눈앞에 기모진이 차를 몰고 영 씨 그룹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기모진이 오늘 영 씨 그룹에 들이닥친 건 소만리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오늘 자신이 맞은 손찌검의 원흉은 사실 소만리인 것이다.영내문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예선과 소만리, 이 두 여자를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영내문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그녀가 누구인가.다른 사람한테 조금이라도 무시당하는 꼴을 절대 견디지 못하는 영내문 아닌가!그 시각, 소만리는 기모진이 영 씨 그룹에 찾아간 일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고 기모진은 소만리에게 이 일에 대해 일언반구 입을 떼지 않았다.남편이 아내를 위해 몸소 나서는 것이 그리 드문 일도 아니고 잘못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 기모진은 특별히 소만리에게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소만리는 지금 더 많은 시간을 예선과 함께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그로부터 며칠이 지나도록 영내문이 이를 갈며 말했던 소장은 기모진에게 도착하지 않았다.오히려 기모진은 영내문의 부친에게서 정중한 사과의 전화를 받았다.영일도는 기모진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자신의 딸을 잘 가르치겠노라고 약속했다.기모진도 자존심 강하고 허영심 많은 영내문의 성격을 모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일에 대해서 따질 생각이 없었다.기모진은 다만 영내문이 다시는 자신의 가족에게 시비를 걸지 못하도록 영일도에게 당부했다.물론 영내문의 나쁜 행실을 기모진이 잊은 건 아니었다.영일도에게 다시 그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것뿐이었다.기모진은 아비로서의 영일도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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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9장

영내문의 말투에는 악의가 가득 들어 있었고 자신의 말이 끝나자 예선이 안으로 못 들어오도록 얼른 문을 닫으려고 했다.이에 예선도 양보하는 기색 없이 재빨리 문을 잡고 막아섰다.“잠시만요.”영내문은 짜증스럽게 얼굴을 찌푸렸다.“예선, 더 이상 추한 꼴 보기 싫으면 다신 오지 마세요. 얼른...”“영내문, 당신이 날 보기 싫어하는 만큼 나도 당신 보기 싫어요. 하지만 군연이 빨리 낫기를 바라는 마음은 둘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예선의 표정은 여유로웠고 담담했으며 말투는 여느 때보다 차분했다.그녀의 시선은 의아해하는 영내문의 얼굴을 거쳐 병실 안에 있는 소군연에게 향했다.그러나 이를 눈치챈 영내문은 예선이 병실 안을 보지 못하도록 시선을 가렸다.예선은 영내문의 이런 사소한 신경전에 몹시 기분이 언짢았지만 이런 사람들과 쓸데없는 언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예선은 손을 거두고 천천히 손에 든 보온병을 영내문에게 건네주었다.“내가 전에 의사에게 물어보았는데 군연이 보양탕 정도는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건 내가 아침에 끓인 닭고기 수프예요. 보양에 아주 좋아서 군연이 기력을 회복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거예요. 날 들여보내지 않을 거면 이거라도 군연에게 좀 먹여 주세요.”예선의 말을 들은 영내문은 그녀가 들고 있는 보온병을 시큰둥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입술을 비틀어 냉소를 터뜨렸다.“지금까지 날 부려먹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런데 당신이 뭔데 감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가르치려 들어요?”“당신한테 이래라저래라 가르치는 게 아니에요. 당신 같은 사람 손을 빌리고 싶지도 않구요. 정 그렇다면 이렇게 해요. 당신이 잠깐 나오고 내가 들어가서 직접 군연에게 먹일게요.”예선도 냉담하게 말했다.도저히 이런 여자에게 좋은 얼굴로 말할 수가 없었다.한쪽은 못 들어가게 막고 한쪽은 들어가려고 어깨를 들이밀고 있는 형국이었다.영내문은 언짢은 듯 안색이 몹시 일그러졌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절대 예선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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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장

예선은 입술을 깨물었다.주변에서는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움켜쥔 주먹에서 천천히 힘을 빼고 청소 도구를 찾아와 엎질러진 닭고기 수프를 깨끗이 치우고 나서야 그 자리를 떠났다.그 후 보름이 지났다.날씨도 많이 따뜻해졌고 꽃피는 계절 여기저기에서는 생기가 샘솟고 있었다.보름 넘는 시간 동안 예선은 군연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그런데 오늘 군연이 퇴원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예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단정하게 차려입었다.소군연에게 가능한 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소만리는 예선을 병원으로 데려다주었다.병원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소군연의 모친과 영내문이 소군연의 옆에 서서 함께 주차된 차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햇빛에 비친 소군연의 온화하고 윤기 있는 얼굴은 매우 좋아 보였다.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예선은 너무나 행복했다.그녀는 방금 산 꽃다발을 들고 황급히 차에서 내려 소군연에게 달려갔다.소만리는 예선의 절박한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선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소군연은 아무 생각 없이 차에 오려고 했고 그때 갑자기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듣기 좋은 목소리였다.“군연!”예선의 목소리는 상기되어 있었다.소군연이 자신의 눈앞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한 그녀였다.소군연은 차에 오르려다 멈칫하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보았고 그의 시선에 예선의 환한 미소가 흘러 들어왔다.점점 다가오는 예선의 환한 얼굴을 보며 소군연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그녀를 보자마자 자신이 방금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소군연의 모친과 영내문은 예선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얼른 소군연에게 차에 올라타라고 재촉했다.“군연아, 아직 몸이 성하지 않으니 여기 서서 찬바람 쐬지 말고 어서 차에 타.”“그래요. 군연 오빠, 얼른 차에 타세요. 집에 가야죠.”영내문은 아양을 떨며 소군연의 손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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