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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281 - 챕터 2290

2479 챕터

2281장

소군연의 모친은 겉으로는 아닌 척했지만 속으로는 감정 결과가 너무 알고 싶었다.그러다 잠시 생각해 보니 갑자기 불쾌한 기분이 울컥 밀려왔다.그 감정사는 감정이 끝났으면 바로 자신에게 알려 주어야지 왜 소만리에게 결과를 보낸 것인가.영내문의 시선은 자신도 모르게 소만리가 들고 있는 서류에 쏠렸고 신경이 쓰였지만 한편으로는 소만리가 무슨 속임수를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그러나 소만리는 영내문에게 의심할 시간을 많이 주지 않았고 소군연의 모친에게도 갈등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소만리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지체 없이 그녀들에게 보여주었다.소군연의 모친은 눈을 크게 떴고 감정서 위부터 아래까지 쭉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는 품목들을 보았다.모두 그녀가 감정을 의뢰한 물건들이었고 총 23개 품목이었다.하지만 소군연의 모친의 시선은 오로지 감정 결과에 집중해 있었고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감정 결과에 ‘진'이라는 글자가 하나도 없고 모두 ‘가'로 쓰여 있었다는 것이다!물론 영내문도 이 감정 결과를 보았고 소군연의 모친 못지않게 난감해하며 당황스러워했다.“부인, 잘 보셨나요? 영내문이 선물한 가방과 주얼리는 모두 가짜였어요. 영내문은 단지 당신의 비위를 맞추려고 가짜를 진짜처럼 들이민 거예요. 당신은 어차피 물건을 잘 모르기 때문에 가짜든 뭐든 선물만 주면 좋아했기 때문에 돈도 절약할 겸 가짜를 선물로 하게 된 거죠.”소만리는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고 이를 듣고 있던 소군연의 모친은 얼굴이 화끈화끈거렸다.어쨌든 자신도 부잣집 귀부인인데 사람들 앞에서 물건을 모른다는 말을 들으니 그녀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소군연의 모친을 더욱 난처하게 만든 것은 자신이 영내문이 선물한 그 가짜 가방과 주얼리를 하고 온갖 상류층 연회와 회식에 다 참석했다는 것이었다.자신이 당시 착용한 물건들이 가짜였다는 것을 생각하니 다른 귀부인들이 자신 몰래 뒤에서 얼마나 비웃었을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그녀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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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2장

경찰은 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경찰이 함부로 농담을 하겠는가.그러나 영내문은 살인이라는 말을 듣고는 도저히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당황한 나머지 두 발로 땅을 딛고 서 있을 수조차 없을 것 같았다.주변에 모여든 사람들은 당황해하는 영내문의 모습을 보고는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 모습이 영내문을 더욱더 당혹스럽게 만들었다.“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당신들 지금 뭐라고 했어요? 영내문이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다고요? 누굴 죽이려 했는데요?”소군연의 모친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영내문이 살해하려고 한 사람은 예선이었지만 뜻밖에도 사고를 당한 사람은 예선의 남자친구인 소군연입니다.”경찰은 자초지종을 분명히 설명했다.소군연의 모친은 경찰의 말을 듣고 그들이 뭘 말하는지는 이해했지만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무슨 말씀을 하는지는 잘 알겠어요. 그러니까 이 여자의 차 브레이크에 손을 댄 사람이 영내문이라는 거죠?”소군연의 모친은 예선을 가리켰다.보아하니 아직도 그녀는 영내문의 편에 서고 싶은 모양이었다.“당신들, 영내문이 그 차에 손을 댔다는 증거 있어요?”소군연의 모친이 기꺼이 자기 편을 들자 영내문은 마음이 조금 진정되었지만 그 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그건 간단해요. 증거는 나한테 있거든요.”소만리의 거침없는 목소리에 영내문의 표정이 일순 굳어졌다.도둑질을 한 사람이 제 발 저리듯 영내문은 소만리가 자기 앞으로 다가오자 심장이 벌렁벌렁해져서 가만히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영내문, 어제 어디 갔었는지 기억하죠?”소만리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 영내문은 이를 악물었다.“내가 어딜 가든 뭘 봤든 당신이 무슨 상관이에요!”“대답하기 싫거나 아님 잊었거나일 텐데, 뭐 어쨌든 상관없어요. 어제 당신이 어디서 뭘 했는지는 CCTV가 알려줬으니까요.”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에서 태블릿PC를 넘겨받아 CCTV화면을 켰다.예선이 가장 먼저 다가가 CCTV화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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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3장

“그런데 그 브로치가 왜 예선의 주차 공간에 떨어졌을까요?”소만리는 바통을 영내문에게 넘겼지만 영내문은 순간 말문이 막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렇다. 그녀의 브로치가 왜 거기 예선의 주차 공간에 떨어졌을까?어떻게 영내문의 브로치가 예선의 주차 공간에 있었냔 말이다!영내문은 머릿속이 갑자기 뒤죽박죽이 되어 버려서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침묵을 지킨다면 죄를 인정하는 꼴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그녀는 절대 이대로 끌려갈 수 없었다!“허허.”영내문이 겨우 정신을 다잡고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 물건이 거기에 떨어져 있는 게 뭐가 이상한가요? 내가 얼마 전에 그 근처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커피 한 잔이 마시고 싶어서 그 주차장에 잠깐 차를 세우고 근처 카페에 갔는데, 이마 그때 떨어졌나 보죠, 뭐.”“어느 카페에 가셨어요?”경찰이 추궁했다.영내문은 뭔가 생각을 하는 듯 눈알을 굴렸다.“차를 세우고 카페를 찾아 돌아다니다 갑자기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 다시 차를 몰고 돌아왔죠.”영내문의 설명은 듣기에 매우 억지스럽고 설득력이 떨어졌다.하지만 영내문은 예선의 아파트 주차장 시설이 굉장히 낙후되어 있어서 CCTV 또한 매우 노후화되어 거의 장식용과 같은 역할일 뿐 출입할 때 차 번호판을 찍는 장치조차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비록 그녀의 말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자신의 말에 반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영내문은 생각했다.하지만 소만리는 지금 영내문이 하는 말이 얼토당토하지 않는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빙긋이 웃으며 유유히 입을 열었다.“당신이 뭔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 같네요.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 브로치는 당신이 주차장에 떨어뜨린 게 아니에요.”영내문은 이 말을 들으며 소만리가 뭔가 다른 증거라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살짝 의심했지만 겉으로는 침착하고 당당하게 맞섰다.“소만리, 또 무슨 말을 하려는 거예요?”“뭐, 별건 아니에요. 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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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4장

영내문이 처음에 이 브로치를 샀을 때 전 세계적으로 한정판이었고 경도 상류층 귀부인들도 몇 명 가지고 있지 않았다.게다가 뒷면에는 맞춤 제작하면서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어떻게 그녀의 것이 아닐 수 있겠는가!영내문은 글자를 새겼다는 것이 문득 생각나서 브로치를 돌려 뒷면을 보았다.그러나 뜻밖에도 새겨져 있는 글자는 소군연의 모친 이름이었다!영내문은 어안이 벙벙했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이 브로치는 그녀가 소군연의 모친에게 준 짝퉁 브로치였던 것이다.소군연의 모친은 영내문이 손에 들고 있는 브로치를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다.“어? 나도 이 브로치 있는데. 네가 나한테 준 거랑 똑같네.”“맞아요, 부인. 이 브로치는 영내문이 당신에게 준 가짜 브로치예요. 내가 감정사 친구에게서 가져온 거죠.”소만리는 능수능란한 눈빛으로 영내문의 당황한 얼굴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당신은 예선의 주차 공간에서 이 브로치를 보자마자 아마도 마음이 혼란스럽고 급해졌을 거예요. 그래서 당신이 소군연의 모친에게 준 가짜 브로치라는 걸 눈치채지 못했고 뒷면에 새겨진 글자도 보지 못했던 거예요. 주차장에서 브로치를 보자마자 당신은 단 한 가지 생각밖에 못 했을 거예요. 당신이 범행을 저질렀을 때 떨어뜨린 것이라고 말이죠.”소만리는 날카로운 눈매를 치켜세우며 영내문을 바라보았고 영내문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씩씩거리며 입술을 들썩일 뿐이었다.영내문은 자신이 막다른 길에 몰렸고 소만리를 반격할 빈틈도 찾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대로 가다간 꼼짝없이 그녀의 죄를 인정하게 생겼다.몇 초 동안 재빨리 머리를 굴린 영내문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소만리의 날카로운 시선을 피해 두 경찰을 바라보았다.“경찰관 님, 저 경찰서에 가서 조사에 협조할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소만리가 하는 말은 모두 스스로의 독단적인 추측일 뿐이에요. 전 소만리가 나에 대해 폭로한 혐의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여 전 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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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5장

소식을 듣고 소만리는 가장 먼저 경찰서로 달려갔다.그녀가 막 들어가려 할 때 영내문이 거만한 자세로 경찰서를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았다.영내문 곁에는 양복 차림의 남자가 따라다니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변호사인 것 같았다.영내문은 소만리를 힐끔 쳐다보았고 득의양양한 미소를 띠며 천천히 소만리 곁으로 다가왔다.“역시 소만리야. 소식 한번 빠르군요. 내가 지금 밖에 이렇게 나오는 걸 보니 아주 기분이 언짢으신가 봐요? 하지만 난 당신을 보니 아주 기분이 좋군요.”영내문은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한껏 거만해진 자세로 말을 이었다.“경찰은 언제나 공정하죠. 난 떳떳하고 결백하다고요. 누군가가 함부로 거짓 증거를 들이대고 모욕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구요. 소만리, 친구를 돕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난 정말 아무 짓도 하지 않았어요. 내가 안 했다면 안 한 거예요, 아시겠어요?”영내문의 더욱 우쭐대며 거만한 미소를 지었고 소만리를 바라보는 눈빛도 굉장히 도발적이었다.“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 죽겠죠? 어서 경찰한테 가 보세요.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줄 테니까.”영내문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옆에 있던 변호사를 돌아보았다.“노 변호사님, 가시죠. 오늘 집에서 아버지랑 같이 저녁 먹기로 했는데요. 아버지 말에 의하면 회사 법무팀 소속 변호인단을 바꾸려고 하신다더라구요. 제가 아버지께 노 변호사님을 찾아보시라고 말씀드리려구요.”그 변호사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싱글벙글 웃으며 황송한 듯 말했다.“아우, 배려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럼 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들어가십시오.”영내문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변호사의 뒤를 따라 길가에 오래전부터 주차해 있던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처음부터 끝까지 영내문은 소만리에게 반박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경찰서를 떠났다.소만리도 딱히 영내문과 쓸데없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영내문이 차에 오르는 것을 보고 바로 돌아서서 경찰서로 들어갔다.소만리는 아까 영내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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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6장

희뿌옇던 하늘이 석양의 황금빛에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고 있었다.어스름이 내려앉은 대지는 소만리의 기분 탓인지 왠지 쓸쓸해 보였다.소만리는 억울하게 감옥에 갇혔던 자신의 지난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그 억울한 마음이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았는데 지금 눈앞에 뻔히 보이는 진실을 이렇게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마음이 너무 허탈했다.게다가 이 일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일어난 일이었고 예선과 소군연은 모두 그녀의 소중한 친구들이었다.도저히 방관자처럼 가만히 지켜볼 수가 없었다.소만리는 집으로 돌아가서 기모진에게 이 일을 모두 말했다.기모진의 잘생긴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영내문이 예선의 차에 손을 댄 진짜 범인인데 경찰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풀어줄 수 있는 거야? 뭔가 수상해.”기모진은 눈을 가늘게 찌푸리며 말했다.“이 세상에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군.”“모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소만리, 조급해하지 마. 이 일은 우리가 분명 목격했으니 이대로 진실이 묻히는 일은 없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가서 처리할게.”기모진은 소만리의 손을 잡았고 반듯한 미간에는 그녀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흘러넘쳤다.“그동안 당신이 이 일 때문에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거 보기에 너무 안쓰러웠어.”소만리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보호하기 위한 일이야. 하나도 힘들지 않아. 오히려 힘든 사람은 예선이지. 소군연 선배가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고 말이야. 예선이 매일 넋을 놓고 있는 모습이 너무 짠해서 안타까울 뿐이야.”그 일에 대해선 기모진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도와줄 수 있는 건 다 도와주고 싶었지만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소만리를 위로하는 것뿐이었다.“소만리, 의사 말을 믿어. 소군연은 곧 일어날 거야. 우리 아직 소군연과 예선의 결혼식도 보지 못했잖아. 소군연이 지금 이대로 잠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절대 그러지 못할 거야.”기모진의 말에 소만리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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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7장

기모진의 지시를 받은 육경은 전달된 사항을 바탕으로 조사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했다.조사가 다 끝났을 때 마침 기모진이 회사에 도착했고 육경은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기모진에게 정확하게 보고했다.“사장님, 조사 다 끝났습니다. 이 건달의 부모는 시골에 있고 여동생 한 명만 경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가족은 최근 며칠 동안 낯선 사람과의 접촉은 없었고 정체불명의 외부 계좌에서 입금된 내역도 없었습니다.”육경의 보고를 들은 후 기모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조사 결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았다.기모진은 영내문이 남자에게 돈을 주고 매수해서 대신 죄를 뒤집어쓰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건가?기모진은 뭔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여겼고 좀 더 정밀 조사를 해 보려고 생각했을 때 소만리가 왔다.소만리는 황급히 그의 곁으로 달려왔다.“모진, 그게 사실이야? 그 건달이 죄를 인정했다는 게?”기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그 남자가 확실하게 죄를 인정했어. 방금 그 남자를 만나고 왔어. 그 남자는 이 혐의에 대해 숨김없이 자백했어.”“갑자기 왜 그렇게 태세를 바꾼 거야? 영내문과 뭔가 내통한 게 분명 있을 거야.”소만리는 단호하게 그 남자와 영내문과의 관계를 의심했다.기모진도 소만리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도대체 영내문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소만리는 이 소식을 예선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지 난감했다.그러나 달리 숨길 방법도 없고 해서 결국 소만리는 예선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았다.예선도 소만리와 같은 생각이었다.그 건달은 희생양일 뿐 영내문이 분명 뭔가 수작을 부린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것을 밝힐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그 후 보름 동안 예선은 계속 잠들어 있는 소군연을 돌보는 데 전념했고 영내문은 그 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교통사고 사건은 그 건달이 이미 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기소에 성공했고 법정에 출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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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8장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던 화려하고 빛나는 인플루언서는 어디 가고 어둡고 초췌한 여자가 얼굴에 빛을 잃은 채 앉아 있었다.전예진은 그 건달과 함께 피고인석에 섰고 둘 다 고개를 숙인 채 무기력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전예진은 자신이 돈으로 건달을 매수했다고 자백했고 이 건달은 브레이크에 손을 댔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이 사건은 곧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것이다.그러나 유죄 판결을 받고 앞으로 7년 동안 감옥에 있게 된다는 것을 알고 난 전예진은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도저히 침착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항소합니다! 전 반드시 항소할 거예요!”전예진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난 단지 영내문에게 돈을 받고 사람을 매수해 차에 손대는 척만 했을 뿐이라고요. 저 건달에게 정말로 손대는 척만 하라고 했단 말이에요! 난 저 건달이 정말 브레이크에 손을 댈지 몰랐어요! 난 주모자가 아니에요. 고통사고와도 관련이 없어요. 전 아무 죄가 없어요!”“정숙하세요.”판사가 법관의 망치를 두드렸다.“피고인, 진정하세요.”“제가 어떻게 진정할 수 있겠어요?”전예진이 울부짖었다.“전 죄가 없어요. 기껏해야 돈을 조금 받았을 뿐이에요. 그 돈, 모두 돌려줄 수 있어요!”그녀는 울부짖으며 갑자기 방청석에 시선을 떨어뜨리며 누군가를 찾는 듯한 눈빛으로 방청석을 훑었다.방청석에서 영내문을 찾아내 전예진은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영내문,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된 거야! 그런데 어떻게 넌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있어! 내가 널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가 있냐구!”전예진이 이렇게 외치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영내문에게 떨어졌다.소만리와 예선도 똑같이 영내문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영내문은 예상했다는 듯 미리 준비한 것처럼 담담하면서도 억울한 듯한 눈빛을 보였다.“일이 이렇게 되어서 정말 유감이에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내가 당신한테 이런 일을 시켰어요? 내가 예선한테 좋지 않은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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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9장

소만리는 예선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걱정하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예선아, 무슨 일이야?”예선은 소만리를 바라보며 소만리의 품에 와락 안겨 버렸다.“소만리...”“예선아...”소만리는 무슨 일인지 영문을 몰랐지만 우선 예선을 꼭 끌어안고 어깨를 어루만졌다.“도대체 무슨 일이야? 왜 울어?”영내문은 옆에 서서 의아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승리의 기쁨에 날아갈 것 같았지만 지금 이 순간 예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궁금했다.그러다 갑자기 영내문의 표정이 다시 평온해졌다.예선이 이렇게 슬피 우는 것을 보니 왠지 마음이 후련해졌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영내문이 후련한 감정을 즐기는 것도 잠시였고 갑자기 예선이 감격스럽게 울먹이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소만리, 군연이 깨어났어! 군연이 이제 깨어났대!”뭐!군연 오빠가 깨어났다고!영내문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지며 얼른 밖으로 뛰쳐나갔다.소만리도 군연이 깨어났다는 소식에 놀라서 옆에 있던 영내문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예선의 손을 꼭 잡고 기쁨에 찬 눈빛으로 예선을 쳐다보았다.“정말이야? 정말 소군연 선배가 깨어났어?”“응!”예선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어서 빨리 병원으로 가자!”소만리가 예선의 손을 잡고 돌아섰을 때 마침 기모진의 차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예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만리를 따라 차에 올라탔다.기모진은 소군연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그는 얼른 병원으로 차를 몰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병원에 도착했다.예선은 소만리와 함께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그 몇 초가 억겁의 시간 같았다.예선은 조바심이 나서 가만히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수 없었다.그녀가 계단으로 달려가려고 하자 소만리가 그녀를 붙잡았다.십몇 층 높이였지만 예선은 하나도 힘들 것 같지 않았다.결국 소만리의 손에 이끌린 예선은 엘리베이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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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0장

소군연이 예선을 사랑했기 때문이다.예선은 눈물을 삼키며 소군연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다가갈 때마다 그녀의 뜨거운 심장에 불꽃이 이는 것 같았다.그녀는 핏기 없는 소군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비록 많이 수척한 얼굴이었지만 온화하고 점잖은 모습은 여전했다.그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심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예선은 말할 수 없는 기쁨과 설렘을 느꼈다.“군연.”예선은 마침내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운 그 이름 소군연을 불렀다.“군연, 드디어 깨어났군요. 정말 다행이에요.”예선은 몸을 굽혀 소군연의 손을 꼭 잡았다.그러나 그녀의 손길에 그는 흠칫 놀라며 반사적으로 손을 뒤로 뺐다.소군연의 이런 행동은 예선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소만리도 옆에서 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소군연의 모친과 영내문은 말할 것도 없었다.소군연은 분명 예선의 손길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군연?”예선은 영문을 몰라 소군연의 이름을 불렀고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가슴이 서늘해졌다.“군연, 왜 그래요?”소군연은 눈썹을 살짝 비틀었지만 눈빛은 맑은 샘물처럼 투명하게 예선을 바라보았다.“우리, 우리가 아는 사이에요?”“...”“...”소군연의 말에 병실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병실 문 앞에 서 있던 사영인은 허탈한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예선이 오늘 재판에 방청하러 간다는 걸 알고 좀 일찍 병원으로 왔다.그녀가 병실에 도착해 보니 주치의와 간호사가 모두 병실에 있었다.사영인은 병실에 들어간 후에야 비로소 소군연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소군연의 상태가 좀 이상해 보였다.그는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했다.그뿐만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했고 오직 자신의 이름이 소군연이라는 것만 기억할 뿐 다른 것은 기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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