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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161 - Chapter 2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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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1장

장 사장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예선은 장 사장이 디자인에 대해 칭찬하는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반지수 씨의 디자인에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뚜렷한 것 같아요. 이렇게 훌륭한 디자인을 신입이 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군요.”장 사장이 반지수를 칭찬했고 이어 여 과장의 공도 함께 치켜세우며 말했다.“여 과장님은 정말 안목이 있으십니다. 이렇게 뛰어난 디자이너를 채용할 수 있는 눈을 가지셨다니. 정말 이 회사의 복이에요.”“장 사장님, 과찬이십니다. 전 그저 고객의 요구에 따랐을 뿐이에요. 안목이 있기로는 장 사장님이 최고시죠. 우리 회사를 선택하셨으니까요.”반지수는 환하게 웃으며 장 사장에게 아부했다.반지수의 말을 들으며 장 사장은 유난히 기뻐하며 껄껄 웃었다.예선은 사과를 베어 물며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데 어쨌든 장 사장의 디자인 건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 그녀로서도 마음이 놓였다.만약 장 사장이 만족하지 못했다면 계약 위반으로 발생한 손실은 그녀가 부담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예선 언니, 방금 들었어요? 정말 반지수가 이렇게 대단하게 해낼 줄은 몰랐네요. 장 사장님 디자인 건을 해내다니.”예선이 옆에 있던 동료 류다희가 끼어들며 말했다.“이렇게 되면 여 과장님이 분명히 반지수한테 일을 믿고 맡기겠네요. 혹시 이러다가 예선 언니 자리 뺏기는 거 아니에요?”예선은 웃으며 사과를 한 입 더 베어 물었다.“솔직히 난 반지수 씨한테 고맙게 생각해요. 만약 이 계약이 깨졌더라면 아마 난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내야 했을 거예요. 지금 반지수 씨가 무사히 일을 마무리해 줘서 너무 기쁘네요. 커피 살 때 반지수 씨 것도 한 잔 사 줘야겠어요.”예선은 말을 하고 나서 커피를 주문하려고 핸드폰을 켰다.곁눈으로 반지수와 여 과장이 웃으며 장 사장을 사무실 밖으로 배웅하는 모습이 보였다.그들은 다시 사무실 안쪽으로 왔고 오면서도 여 과장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반지수를 칭찬했다.그동안 함께 업무를 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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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2장

”예선 언니, 뭐해요? 왜 여기 멍하니 서 있어요?”예선은 그녀의 말에 정신을 다잡았다.“다희 씨, 방금 나 반지수 씨 책상 위에서 뭔가 엄청난 걸 본 것 같아요.”류다희가 의혹에 가득 찬 눈빛으로 물었다.“엄청난 거? 그게 뭔데요?”“내가 삭제한 그 디자인 시안이요.”예선은 단호하게 말하고는 고개를 들어 바로 앞 사무실을 바라보았다.“예선 언니, 반지수 씨의 책상에서 언니가 삭제한 그 디자인 시안을 봤다고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옆에 있던 동료도 영문을 모른 채 눈썹을 찡그리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예선에게 뭐라고 물어보려 했을 때 여 과장의 사무실 문이 열렸다.반지수가 여 과장의 뒤를 따라다니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여러분, 반지수 씨가 아주 멋진 디자인을 설계해서 회사의 이름을 드높였어요. 이 일을 축하하기 위해 오늘 저녁 사장님이 경도에서 가장 큰 식당에서 회식을 열기로 했어요! 그리고 연말 보너스도 두둑 챙겨 주시겠다고 했어요!”“우와, 경도에서 가장 큰 식당에서요? 게다가 연말 보너스가 플러스 된다구요?”동료들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다.“반지수 씨 대단해요! 우리 회사에 복덩이가 들어왔네!”“장 사장님 디자인 건은 정말 쉽지 않은 거였는데 정말 반지수 씨 대단해. 겨우 입사 3개월 차인데 예선이 하다가 엎은 디자인을 다시 잘 처리해서 마무리까지 하다니, 정말 대단해.”예선은 다른 동료들이 반지수를 칭찬하는 말을 들으면서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았다.마음을 찜찜하게 한 것은 방금 반지수의 책상 위에서 본 디자인 도면이었다.그녀가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 중에 여 과장이 갑자기 다가와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예선 씨, 당신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네요. 내가 이미 사장님한테 당신 연차 신청했어. 며칠 푹 쉬어. 오늘 저녁 회식도 참여하지 않아도 돼. 당분간은 반지수 씨가 책임지고 업무 볼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여 과장의 말을 들으니 이젠 아예 대놓고 예선의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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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3장

반지수의 표정 변화를 감지한 류다희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다른 동료들은 눈치채지 못했다.류다희는 점심때 예선이 반지수의 책상 앞에서 한 말을 떠올리며 뭔가 생각에 잠긴 듯 눈앞에 있는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반지수 씨, 정말 대단해요. 장 사장님은 까다롭기로 유명하잖아요. 처음에 예선 언니가 디자이너로 지정되었는데 예선 언니의 디자인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잖아요. 어쨌거나 반지수 씨 덕분에 연말 보너스 두둑하게 받게 되었네요.”“오늘 예선 씨가 안 와서 너무 다행이야. 왔으면 우리가 좀 어색해할 뻔했어.”“우리가 어색할 게 뭐 있어요? 어색한 건 예선 씨겠지.”가장 자리에 앉은 몇몇 동료들은 빈정거리는 말투로 예선을 언급했다.류다희는 더 이상 가만히 듣고만 있을 수 없었다.“언니들,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오늘 점심때 예선 언니가 커피도 쏘고 했는데 어떻게 뒤에서 이렇게 예선 언니 흉을 볼 수가 있어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가장 자리에 앉은 두 여자는 이 말을 듣고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눈살을 찌푸리며 류다희에게 눈을 흘겼다.“뭐야? 다희 씨, 지금 커피 한 잔 얻어마셨다고 편드는 거예요? 사람이 너무 저렴한 거 아냐?”“...”류다희는 말문이 막혔다. 저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그러자 반지수는 세상 이해심 넓은 사람처럼 수습하려 나섰다.“모두들 다 같은 동료인데 저 때문에 괜히 얼굴 붉히지 마세요. 류다희 씨, 당신이 인턴 때부터 예선 언니를 많이 따랐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당신 눈에는 내가 좀 거슬리나 봐요.”“난 그런 뜻이 아니에요.”류다희는 해명하려고 했지만 여 과장이 냉랭한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막아섰다.“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들, 자자, 오늘은 반지수 씨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예요. 류다희 씨, 이 자리가 불편하면 그만 가도 돼요. 아무도 막지 않아요.”여 과장은 퉁명스럽게 내뱉고는 바로 능글맞은 미소를 띠며 반지수에게 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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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4장

”그래요.”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나려다가 시무룩하게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류다희를 보았다.그는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다정하게 물었다.“저기 저 직원은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업무 상 고민이라도 있어요?”류다희는 사장이 자신을 언급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어서 잠시 정신이 멍해 있다가 일어서서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사장님께서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업무 상 고민은 없습니다. 단지 이번 디자인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보고 싶을 뿐입니다. 같이 보면 후배들이 배울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반지수 씨가 조금 불쾌해하는 것 같아서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반지수와 여 과장은 류다희가 어두운 안색을 하고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젊고 잘생긴 사장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뭔가 배워보겠다고 하는데 그 정도야 간단하죠.”사장은 여 과장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여 과장, 태블릿 PC 가져왔죠?”여 과장이 어떻게 사장님의 지시에 늑장을 부릴 수 있겠는가.그는 부리나케 태블릿을 꺼내어 웃는 얼굴로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사장님, 우리 반지수 씨가 불쾌해서 그런 게 아니라 다들 식사 중인데 흥을 깨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요.”“흥흥.”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태블릿 PC를 받아들고 디자인 시안을 찾아서 류다희에게 건네주었다.“모처럼 이렇게 대단한 칭찬을 받는 디자인이 있는데 모두 보고 배울 수 있으면 좋죠. 한 번 보세요.”“고맙습니다. 사장님.”류다희도 정중한 자세로 사장님이 건네는 태블릿 PC를 받았다.화면에 펼쳐진 설계도를 보자마자 류다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가 예상한 대로였다.눈이 휘둥그레지는 류다희의 표정을 보며 여 과장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류다희 씨, 당신이 이렇게 배움에 열정적일 줄은 몰랐네요. 앞으로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요. 나도 당신 같이 열정적인 직원이 있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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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5장

류다희는 그야말로 시원하게 반지수의 표절을 폭로했다. 체면이라고는 조금도 봐 주지 않았다.반지수와 여 과장의 얼굴이 동시에 굳어졌고 두 사람의 표정 또한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랐다.그러나 사장은 여전히 담담한 반응을 보였고 잘생긴 얼굴에는 우아하고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이 디자인이 표절된 거라고 했어요? 무슨 증거라도 있는 겁니까?”“사장님, 그게...”여 과장은 황급히 류다희의 말을 끊으며 고개를 돌려 성난 얼굴로 류다희를 쳐다보았다.“류다희 씨, 당신 입 조심해요. 어디서 감히 아무 근거도 없는 사실을 날조하고 있어요! 이 디자인은 반지수 씨가 힘들게 구상한 것인데 무슨 근거로 표절했다고 하는 거예요? 게다가 예선 씨는 요즘 연애하느라 바빠서 업무도 소홀히 했어요. 업무 수준도 계속 떨어지고 있었고요. 예선 씨가 디자인한 걸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반지수 씨가 예선 씨의 작품을 표절할 수 있단 말이에요?”“아무 근거도 없이 사실을 날조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헛소리도 아니라고요.”류다희도 침착하게 반응했다.그녀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자신에게 입을 다물라고 종용하고 있는 여 과장을 노려보았다.“이 디자인은 예선 언니가 먼저 그린 거예요. 예선 언니는 이미 과장님께 보내드렸고 디자인이 별로라며 과장님한테 거절당했죠. 예선 언니는 이 디자인이 완벽하지 않고 하찮은 것이라고 실망해서 아까 삭제했어요. 삭제할 때 내가 옆에 있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증인이 어디 있겠어요?”예선의 설계도가 이미 삭제되었다는 류다희의 말에 여 과장과 반지수는 말없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류다희 씨, 당신은 당신이 증인이라고 말하지만 예선 씨가 당신 사수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요. 평소에 당신과 예선 씨가 끈끈한 사이인데 어떻게 증인으로 삼을 수가 있겠어요? 안 그래요?”여 과장의 말이 끝나자 옆에 있던 동료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류다희 씨, 당신이랑 예선 씨가 친한 거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당신 말을 믿고 증거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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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6장

류다희는 예선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는 바로 연결되었다.류다희는 단호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예선 언니, 나 지금 레스토랑에서 회식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디자인 설계도를 봤어요. 바로 언니가 여 과장님한테 거절당해서 삭제한 그 디자인 설계도였어요. 그런데 그 설계도가 반지수 씨한테서 나왔네요. 반지수 씨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거라고 하는데 이건 분명히 언니가 디자인한 거잖아요. 언니 지금 잠깐 올 수 있어요?”류다희가 통화하는 것을 듣고 반지수와 여 과장은 긴장한 빛이 역력한 채 서로를 쳐다보았다.하지만 방금 그들도 들었듯이 예선은 자신이 한 디자인을 삭제했다고 했으니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심호흡을 하고 긴장을 풀려고 했을 때 갑자기 류다희가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띠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아, 언니도 친구랑 여기서 식사하고 있었어요? 어머 잘 됐네요. 내가 바로 룸 앞으로 나갈게요. 여기 룸 번호는...”류다희는 말하면서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여 과장은 약간 당황한 듯 반지수를 쳐다보다 사장 곁으로 다가갔다.“사장님, 류다희 씨는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저희 회사에 입사한 시간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평소 조금 특이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성격도 좀 유별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쩔 때는 너무 오버해서 곤란한 상황을 만들기도 하구요. 예선 씨 체면을 봐서 그냥 놔뒀죠. 안 그랬으면 벌써 해고했을 거예요.”사장은 여 과장의 얘기를 듣고 약간 불쾌한 듯 눈썹을 일그러뜨렸다.“그래서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류다희 씨가 얼토당토않는 얘길 하고 있다는 거예요. 반지수 씨가 절대 표절했을 리가 없어요!”“그래요?”사장이 가볍게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되물었다.“하지만 난 류다희 씨가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어요.”여 과장은 갑자기 얼굴빛이 어두워지며 말을 더듬거렸다.“그...사장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내 말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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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7장

예선은 살짝 비꼬며 말한 후 반지수의 얼굴에 시선을 던졌다.“사실 오늘 점심때 커피를 주면서 반지수 씨 책상 위에 있던 디자인 설계도를 보았어요. 그때 폭로할까도 생각했었지만 소란스럽게 만들기 싫어서 그만두었죠.”예선은 이마에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는 여 과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과장님은 날 생각하는 척하며 집에 가서 며칠 쉬라고 하셨지만 사실은 날 따돌려서 이 일에서 멀리 떨어뜨릴 심산이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요. 여 과장님, 그동안 과장님과 여러 해 동안 함께 일해 왔는데 지금은 과장님이 어떤 사람인지 전 잘 모르겠어요.”“...”여 과장의 표정이 점점 더 일그러졌고 마음은 조마조마했지만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여 과장은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예, 예선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가 왜 당신을 따돌려요? 요즘 예선 씨가 너무 업무에 집중을 못 하길래 집에 가서 좀 쉬라고 한 건데. 아니, 난 다 예선 씨 생각해 줘서 한 건데 이제 와서 날 물어뜯다니.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요?”“개는 사람을 물기도 하죠. 하지만 난 개가 아니에요. 사람을 물지 않아요. 그리고 내가 말한 것은 다 사실이구요.”예선이 침착하게 반격했다.“저는 오늘 저녁 우연히 이 식당에 들른 게 아니에요. 회식 자리가 여기라는 것을 알고 일부러 따라온 거예요.”예선의 말을 듣고 여 과장의 표정은 더욱 얼어붙었고 자신도 모르게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고 있었다.게다가 방금 술을 마셨기 때문에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기름기까지 번들거리자 유난히 더 못생겨 보였다.사장은 여 과장을 힐끔 본 후 미소를 지으며 예선에게 시선을 돌렸다.“예선이라고 했죠?”예선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습니다. 사장님. 디자인팀 소속 예선이라고 합니다.”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예선 씨, 지금 반지수 씨가 설계한 디자인이 당신이 디자인한 것과 동일한 것이라고 확신합니까?”“네, 확실해요. 저건 분명히 예선 언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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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8장

예선은 천천히 핸드폰을 꺼내어 화면에 이것저것 누르면서 말했다.“여 과장님, 내가 진작에 말씀드렸잖아요. 장 사장님 디자인 건은 이미 거의 다 완성되었다고. 단지 집에 있는 노트북이 고장 나서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달려와서 작업을 했을 뿐이라고요. 내 설명은 듣지 않으시고 내가 지금 연애 중이라는 것만 생각하고 일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죠.”“그런데 내가 지금 말씀드릴 것은 안타깝게도 내 노트북이 수리되었다는 거예요. 노트북에는 디자인이 완성된 시점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죠.”“...”여 과장의 입꼬리가 일그러졌고 반지수의 얼굴도 굳어졌다.옆에 있던 류다희는 여 과장과 반지수의 표정을 보고 속이 후련했다.“그럼 그 디자인 시안은 지금 어디에 있어요?”사장이 궁금한 듯 물었다. 예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남자친구가 지금 가지고 오고 있어요. 노트북을 방금 수리했거든요.”그녀가 말을 마치자 룸 입구에서 훤칠하고 늠름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예선은 소군연을 보자마자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류다희는 조용히 사장 곁으로 두어 발자국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로 살며시 그의 팔을 툭툭 건드리며 눈짓했다.사장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소군연에게 시선을 옮겼고 예선이 소군연과 몇 마디 나눈 후 노트북을 들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지금은 모두가 예선의 행동에 온 신경이 쏠린 나머지 방금 류다희가 사장의 팔을 툭툭 치는 것을 본 사람은 없었다.하지만 여 과장은 그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고 선명하게 뭔가 보이는 것 같았다!예선은 노트북을 들고 와 익숙한 손놀림으로 파일함에서 디자인 시안을 찾아 화면에 띄워 모두에게 저장된 시간을 보여주었다.반지수는 어쩔 줄 몰라하며 입을 오므렸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일이 이렇게 반전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여 과장은 이미 할 말을 잃은 듯했다.그가 아무리 변명해 본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사실은 변함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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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9장

”그리고 여 과장님.”류다희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여 과장을 향해 말했다.“과장님은 반지수 씨가 예선 언니의 디자인을 베낀 걸 알면서도 일부러 반지수 씨를 감싸고돌았던 거예요! 그렇죠?”류다희가 감히 이렇게 직접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비난할 줄은 몰랐다.여 과장은 온몸에서 진땀이 났다.“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고요.”여 과장은 변명을 하려고 했으나 지금은 류다희의 기분을 상하게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런 게 아니면 뭔데요?”사장이 갑자기 불쑥 끼어들었다.사장이 추궁하자 여 과장은 류다희와 사장의 관계가 간단치 않음을 다시 한번 확신했다.사장의 말을 듣자마자 여 과장은 사장이 류다희를 뒤에서 확실히 지지해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여 과장은 손을 들어 이마의 땀을 닦아 내더니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제, 제가 요즘 시력이 별로 좋지 않아서 잠시 못 알아봤나 봐요. 그리고 보세요. 이 두 디자인이 사실 좀 다른 점이 있어요...”“이렇게 거의 똑같은데 아직도 변명하실 거예요?”류다희는 예쁜 눈썹을 손으로 한번 쓱 고르더니 어찌할 바를 모르는 반지수를 흘겨보며 말했다.“여 과장님, 제대로 말씀해 보세요. 왜 남의 작품을 훔친 도둑을 이렇게 감싸고도는지 설명해 주셔야죠.”“그건...”여 과장은 딱히 변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결국 반지수가 참지 못하고 울화통을 터뜨리고 말았다.“류다희! 어떻게 감히 날 도둑으로 몰아요! 같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데 일을 하다 보면 비슷한 게 나올 수도 있는 거지. 그걸 굳이 여기서 소란을 피우며 모든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인격 모독해야겠어요? 지금 당장 사과하세요. 그러지 않으면 바로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거예요!”“좋아요. 그럼 당장 고소하세요. 당신이 날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면 난 당신을 다른 사람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죄목으로 고소할 거니까. 누가 유죄 판결을 받는지 두고 보자구요!”류다희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녀는 더욱 강경하고 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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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0장

여 과장은 반지수에게 조용히 하라는 듯 급하게 자신의 검지를 입에 갖다 대며 얼른 문을 닫았다.“아유 이 아가씨야! 말조심 좀 해. 지금 우리는 류다희한테 완전히 미움을 샀다구!”“그게 무슨 뜻이에요? 이제 갓 졸업한 신입인데 내가 뭐가 두려워서 말조심을 해요? 방금도 류다희가 버럭 하는 바람에 제대로 한 마디도 못했는데요.”반지수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여 과장은 손을 뻗어 반지수의 어깨에 올렸다.하지만 반지수는 여 과장의 손길이 못마땅하다는 듯 그의 손을 뿌리쳤다.여 과장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손을 뻗어 반지수를 끌어안았다. 이번에는 반지수도 피하지 않았다.“말 똑바로 하세요. 류다희가 도대체 뭘 어쨌다는 거예요? 왜 그렇게 그 여자를 무서워하는 건데요?”“아이고 이 아가씨야, 지금 보고도 몰라? 방금 사장님이 계속 류다희 씨를 보면서 류다희 씨 말을 뒤에서 도와주고 있었잖아. 안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처참히 깨질 수 있겠어?”여 과장의 말을 듣고 반지수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크게 떴다.“그 말인즉슨 사장님과 류다희가 뭔가 내통하고 있다는 거예요?”“딱 보면 몰라!”여 과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이 회사에 있고 싶으면 내일 나랑 같이 가서 순순히 잘못을 인정해야 해. 안 그러면 우리 모두 회사에서 나가야 돼. 만약 해고된다면 앞으로 무슨 돈으로 자기한테 가방이며 목걸이며 사줄 수 있겠어?”반지수는 예선과 류다희에게 정말이지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돈이 걸린 문제라 타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류다희가 사장이랑 내통하는 사이라니 더더욱 미움을 사서는 안 될 일이었다.하지만 반지수는 자신의 자랑스러운 몸매와 류다희의 몸매를 놓고 보자니 젊고 유능한 사장이 어떻게 애송이 같은 류다희한테 반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튿날 여 과장은 사장실 앞에서 사장이 출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이윽고 사장이 도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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