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황제가 사랑한 여인 / 챕터 2151 - 챕터 2160

황제가 사랑한 여인의 모든 챕터: 챕터 2151 - 챕터 2160

2479 챕터

2151장

소만리가 예선에게 물은 지 몇 초가 지나도록 전화기 너머에서 대답이 없자 그녀는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예선아, 누가 찾아온 거야? 왜 말이 없어, 예선아...”“소만리, 나 괜찮아.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전화기 너머에서 갑자기 차분해진 예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회사 동료가 왔어. 갑자기 업무 상 급한 볼 일이 있어서 나한테 물어보려고 왔네. 내가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 소만리. 우선 먼저 끊을게.”예선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전화를 끊었다.소만리는 갑자기 기모진의 품에서 벌떡 일어나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소만리, 왜? 어디 가게?”기모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예선이 집에 누가 찾아왔나 봐. 그런데 좀 이상해. 예선이 목소리가 좀 이상해.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돼.”소만리가 머릿속에 품은 의혹을 털어놓으며 외투를 들었다.“나 한 번 가 봐야겠어.”“소만리, 잠깐만 거기 서!”기모진은 급히 떠나려던 소만리를 조급하게 불러 세웠다.소만리는 발걸음을 뚝 멈췄고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을 불러 세운 남자를 쳐다보았다.“모진?”“나도 같이 가.”기모진이 갑자기 온화한 어조로 바꾸어 말했다.소만리는 기모진이 무슨 생각으로 따라나서는지 알 것 같았다.두 부부는 막내아들을 위청재에게 맡기고 함께 집을 나섰다.어둠이 짙게 깔린 도로를 조심스레 운전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는 소만리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방금 자신이 그렇게 조급하게 나섰을 때 위험할 수도 있다는 걸 그녀가 어찌 잊었겠는가.그리고 이 남자는 그녀 혼자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을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었겠는가.십여 분 후 기모진과 소만리는 예선의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소만리는 예선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걱정했던 마음을 조금 내려놓았다.아마도 그녀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싶었다.소만리도 자신이 걱정하는 것이 쓸데없는 기우이기를 바랐다.그녀와 기모진은 얼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18
더 보기

2152장

”이 아가씨가 네가 가장 믿고 의지한다는 절친 소만리야? 반가워, 난 예선이 엄마야. 전에 만난 적은 있는 것 같은데 정식으로 인사할 기회가 없었네.”“저도요.”소만리는 웃으며 맞장구를 쳤고 예선에게 다가와 예선과 함께 바닥에 떨어진 유리 파편을 주웠다.“예선아, 아무 일 없는 것 같으니까 나랑 모진은 우선 그냥 돌아갈게. 엄마랑 얘기 많이 나눠.”“소만리, 잠깐만!”돌아서려던 소만리를 예선이 갑자기 불렀다.소만리는 의아한 눈빛으로 되돌아섰다.“예선아, 무슨 일 있어?”“저기, 엄마도 지금 막 돌아가려던 참이었어. 기 씨 그룹에서 운영하는 그 호텔에 묵고 있어. 가는 길이니까 혹시 네가 괜찮다면 좀 모셔다 줄래?” 예선이 이렇게 말하자 소만리는 예선의 엄마가 갑자기 어색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다.분명 예선의 엄마는 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러나 예선은 자신의 엄마가 계속 여기에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 기색이었다.소만리는 예선의 마음속에 지금까지 매듭짓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다만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예선이 이렇게 자신의 부모님에 대해 깊은 앙금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소만리에게도 미지수였다.하지만 소만리는 예선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도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들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한동안 괴로웠던 적이 있었다.예선의 엄마는 가고 싶지 않은 눈치였지만 그렇다고 예선을 불쾌하게 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었다.예선의 엄마는 소만리를 향해 미소 지었다.“그럼, 소만리, 기 선생님, 신세 좀 질게요.”“신세는요, 가는 길인데요.”소만리가 웃으며 돌아섰다.“그럼 예선아, 일찍 자. 나중에 우린 다시 연락하자.”“그래.”예선은 이 상황이 만족스러운 듯 얼른 대답했다.자신의 집에서 얼른 자신의 엄마를 내보내고 싶은 듯이 말이다.예선의 엄마도 예선의 이런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슴속에 허탈한 심정이 가득 들어찼지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18
더 보기

2153장

예선의 엄마는 당시 혈기왕성했던 자신의 젊은 날을 후회했다.사업을 위해, 자신의 이상을 위해 아직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딸을 그냥 방치했었다.소만리와 기모진은 예선의 엄마를 호텔까지 데려다주었다.소만리가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겼고 기모진은 액셀을 밟고 집으로 향했다.기모진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방금 그분 정말 예선이 엄마 맞아?”“음, 당신 지금 예선이가 엄마랑 좀 안 닮았다고 생각하는 거지?”기모진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말했다.“난 우리 세 보배들이 당신을 쏙 빼닮았다는 것만 알아.”“이제야 듣기 좋은 말을 하는군. 당신 예전에는 기란군이랑 나랑 닮았다고 생각 안 했잖아.”소만리가 장난스럽게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기모진은 소만리가 토라지는 듯하자 즉시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소만리, 다시는 그런 실수하지 않을게.”“바보,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누가 뭐래?”소만리는 기모진의 손을 치며 말했다.“다 지난 일을 왜 꺼내고 그래? 내가 지금 걱정하는 건 예선과 소군연 선배야.”“소군연 선배한테 호감이 가지 않았지만 책임감 있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라는 건 부인하지 않아.”소만리는 소군연의 인간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걱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아무리 본분을 지키고 신념을 밀고 나가고 싶어도 때때로 그걸 방해하려는 사람들을 피할 수는 없어.”“방해하려는 사람들이 누군데?”기모진이 궁금해서 물었다.“영내문.”“영내문? 부동산 재벌 영일도가 애지중지하는 딸 영내문 말이야?”“맞아. 예선이한테 들었는데 영내문 집안이 부동산 사업을 크게 하기 때문에 소군연 선배의 집안에서 모두 영내문을 굉장히 좋아한대. 경도에서 소군연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영내문밖에 없다고 생각한대.”여기까지 말하고 나자 소만리는 비록 장본인은 아니지만 예선을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러다가 갑자기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집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19
더 보기

2154장

예선은 눈앞에 나타난 영내문을 보고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어떻게 우리 집 알았어요?”“군연 오빠가 가르쳐 줬어요.”영내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언니가 불편하다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에취!”영내문은 말을 마치자마자 조심스럽게 재채기를 했다.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예선은 아파트 문을 열었다.“우선 좀 들어와 앉아 있어요. 나 씻고 나올게요.”“그럼 실례 좀 할게요.”영내문은 기다렸다는 듯 얼른 집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예선은 몸을 돌려 재빨리 차를 끓인 뒤 영내문에게 건네주고 다급하게 화장실로 향했다.“금방 나올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요.”“예선 언니, 천천히 하세요.”영내문은 이해심 많은 척 아량을 베풀 듯 말하고는 화장실로 들어가는 예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화장실에서 씻는 소리가 들리자 영내문의 얼굴에 가식의 미소가 사라졌다.그녀는 예선이 방금 끓여 준 홍차를 혐오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고는 유유히 몸을 일으켜 방안을 둘러보았다.아파트는 크지 않지만 있을 건 다 갖추고 있었다.다른 아파트에 비해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는 모습이 정갈하기 그지없었다.편안한 스타일에 심플한 북유럽풍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었고 군데군데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소품들이 포인트를 잘 살려주었다.영내문은 예선이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사실을 떠올렸다.역시 방주인의 취향과 솜씨가 여기저기 잘 묻어난 인테리어였다.하지만 아무리 아름답게 잘 꾸며져 있다고 해도 영내문의 눈에는 그저 그런 싸구려 아파트에 지나지 않았다.이런 싸구려 아파트에 틀어박힌 여자가 어떻게 십수 년 동안이나 사모해 온 자신의 남신과 어울릴 수 있단 말인가.그건 당치도 않은 일이었다.“흥.”영내문은 혼자 시큰둥한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었고 테이블 위에 노트북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조심스레 마우스를 움직여 보았다.노트북 화면이 켜지고 화면에는 예선이 하다 만 인테리어 디자인 시안이 떠 있었다.영내문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19
더 보기

2155장

영내문은 매우 진지한 태도로 일관했고 마치 소군연과 예선을 위해서 자신이 희생하는 것 같은 자세로 말했다.예선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있자 영내문이 다시 입을 열었다.“예선 언니, 지금 이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언니도 군연 오빠가 가족들과 언니 사이에서 곤란해지는 거 원하지 않잖아요?”예선은 잠시 몇 초 동안 잠자코 있다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영내문을 치켜세웠다.“영내문 씨, 당신이 이렇게 이해심이 많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아마 다른 여자 같았으면 절대 이런 일 하지 않으려고 했을 텐데.”영내문은 이 말을 듣고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나와 군연 오빠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다시피 했어요. 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었지만 난 줄곧 군연 오빠를 친오빠처럼, 그리고 군연 오빠의 할아버지를 내 친할아버지처럼 여겼어요. 난 정말 할아버지가 아파서 누워 계신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요. 그리고 그렇게 난처해하는 군연 오빠를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기 힘들었어요.”영내문의 말투에는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묻어나는 듯했다.예선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영내문은 이를 보고 살짝 실망한 듯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예선 언니라도 바로 승낙하기 어려울 거예요. 비록 내가 군연 오빠와 가짜로 약혼하는 걸 알고 있더라도 눈앞에서 묵도하기는 힘들 거예요. 나 언니 이해해요.”“알았어요. 그렇게 해요.”예선이 갑자기 입을 열어 단호하게 말했다.영내문은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예선 언니, 지금 승낙한 거예요?”“네.”예선은 의아해하는 영내문의 시선을 한방에 걷어차듯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심장한 눈으로 영내문을 바라보았다.“영내문 씨가 나와 군연을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는데 나로선 거절할 이유가 없죠.”“...”영내문은 떨떠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이건 당신이 할 일이 아니에요.”예선이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19
더 보기

2156장

소군연은 예선이 깨어나는 것을 보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일어났어? 배고프지? 얼른 일어나 씻고 와. 같이 밥 먹자.”예선은 흐리멍덩한 눈을 깜빡이며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보았다.“군연, 설마 나한테 일부러 음식 차려주려고 온 건 아니겠죠?”“흥흥.”소군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예선의 손을 살며시 잡아당겼다.“얼른 손 씻고 와.”소군연의 사랑과 관심에 가슴이 뜨거워진 예선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씻으러 갔다.손을 씻고 나와서 예선은 여전히 민낯 그대로 소군연에게 다가왔다.식탁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음식을 보고 예선은 세상의 따뜻한 온기가 주위를 감싸는 듯 마음이 따뜻해져 왔다.밥을 먹으면서 예선은 소군연과 이런저런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었다.그녀는 영내문이 찾아왔던 일을 꺼냈고 영내문이 그와의 가짜 약혼을 제안했다고 하자 소군연은 갑자기 식사를 멈추고 표정이 굳어졌다.“영내문이 어떻게 여기로 와서 당신한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지? 예선, 내가 말했잖아.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영내문의 제안에 응할 수가 있어?”예선은 영내문이 와서 한 말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말했다.“당신이 내 주소를 알려줬다고 했어요. 그리고 내가 그녀의 제안에 응한 이유는 더 나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난 당신 할아버지한테 무슨 일이 생기길 바라지 않아요. 당신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구요.”소군연은 그녀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영내문한테 당신이 어디에 사는지 말해 준 적 없어.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야.”예선은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예선도 마음속으로 짐작은 하고 있었다.영내문이 몰래 자신의 뒷조사를 한 후 찾아왔고 일부러 소군연을 거론하며 예선의 승낙을 이끌어 냈다는 것을 말이다.영내문이 왜 이러는지 예선은 그 속셈을 짐작할 수 있었다.“지금 당장 영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2157장

예선은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가 않았다.그녀는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지고 재빨리 티슈 통을 들고 미친 듯이 물을 닦아내었다.“어떻게 이럴 수가!”“왜 그래?”예선의 방을 치워 주고 있던 소군연은 걱정스러운 듯 예선에게 다가왔고 물에 흠뻑 젖은 노트북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키보드 위는 온통 물이 흥건했다.육안으로도 물이 키보드 안으로 스며들어 간 것을 볼 수 있었고 키보드 위에도 물기가 가득했다.예선은 미친 듯이 물기를 닦아내고는 노트북을 켜 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전원은 켜지지 않았다.“어떻게 된 일이지? 내가 어젯밤에 쓸 때는 멀쩡했는데.”예선의 안색이 흙빛이 되었다.그녀는 어젯밤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해서 일을 끝마쳤다.그동안의 심혈을 모두 쏟아부은 디자인 시안이었다.“예선, 걱정하지 마. 내가 우선 드라이기로 말려 볼게. 효과가 있을 지도 몰라.”소군연은 십여 분 동안 드라이기로 노트북을 말렸지만 여전히 전원은 들어오지 않았다.“예선, 내 친구 중에 컴퓨터 복구하는 일을 하는 친구가 있어. 지금 바로 도와 달라고 해 보자.”예선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지금 소군연의 친구에게 매달리는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소군연을 따라 그의 친구에게 가 보았지만 전문가가 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예선은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돌아가는 길에 예선은 줄곧 차창 밖을 내다보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소군연은 예선의 표정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중요한 업무 자료가 들어 있는 거 아니야? 일에는 지장이 없어?”소군연이 조심스레 물었다.예선은 갑자기 그에게 눈을 돌리며 말했다.“당신이 왜 나한테 사과를 해요? 당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인데. 업무 상의 일은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할게요.”“그래?”소군연은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만약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한테 꼭 알려줘.”“걱정 마세요.”예선은 소군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2158장

영내문.소군연 외에 오늘 집에 온 사람은 영내문뿐이었다.예선은 벌떡 일어나 노트북을 다시 열었고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았다.키보드에서 은은한 홍차 향이 났다. 그녀가 영내문에게 끓여준 홍차 향이었다.예선은 단번에 모든 상황을 납득할 수 있었다.노트북은 영내문이 고의로 망가뜨린 것이었다!하지만 증거가 없었다.이때 회사 상사로부터 또 전화가 왔다.“예선 씨, 두 시간이 이미 지났는데 디자인 시안 어떻게 된 거예요? 다 되면 바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예선은 어쩔 수 없이 핑계를 대었다.“과장님, 방금 우리 집에 손님이 와서 조금 늦어질 것 같아요.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출근하자마자 넘겨 드릴게요.”“손님? 남자친구 말이에요? 아이고, 데이트도 좋지만 일은 해야죠. 돈을 벌어야 데이트도 하죠.”상사가 농담으로 한마디 했다.“암튼 알겠어요. 이제 방해하지 않을 테니 내일은 꼭 넘겨줘요.”“네, 알겠습니다.”예선이 대답하며 전화를 끊었다.그리고 그녀는 바로 회사로 향했다.주말이라 회사에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고 예선 혼자 디자인 전용 소프트웨어를 켜고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다시 해 보았지만 왠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디자인에 몰두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늦은 밤이 되어 버렸다.그녀는 핸드폰을 무음으로 설정해 두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소군연에게서 전화가 온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새벽 두세 시쯤 마침내 디자인 시안은 완성되었고 시간을 확인하려고 무심코 핸드폰을 집어 든 예선은 화들짝 놀랐다.그동안 소군연에게서 부재중 전화가 여러 번 와 있었던 것이다.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 바로 소군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소군연은 마음이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다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예선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그때 마침 예선의 전화를 받고 그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예선이 사무실에 있다는 것을 안 소군연은 바로 차를 몰고 그녀를 데리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2159장

사실 디자인 시안을 제출할 때 예선은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급하게 몰아붙여 나온 시안이라 영감을 받아 그려 나간 첫 번째 설계도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경험 많은 그녀의 디자인 실력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여전히 잘 나왔고 고객이 요구하는 모든 세부 사항을 다 충족시켰다.첫 번째 시안만큼 정교하고 완벽하지 않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문제없었다.하지만 여 과장은 어두운 얼굴로 태블릿 PC를 테이블 위에 던지며 예선을 매서운 눈으로 쳐다보았다.“내일 장 사장님께 정식으로 디자인을 전달해야 한다는 거 알아요 몰라요? 예선 씨 요즘 근무 태도와 업무 수준이 현저히 떨어졌어요.”“예선 씨, 요즘 연애에 푹 빠져서 아예 일은 안중에도 없는 거예요? 자꾸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더 이상 이 직책이 예선 씨한테 적합하지 않을 것 같군요.”“여 과장님, 그렇게까지 말씀하실 건 없는 것 같은데요. 제가 연애를 하고 있는 것 맞지만 맡은 일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어요. 사실 이 시안이 조금 늦어진 이유는...”“예선 씨, 설명할 필요 없어요. 다 알아요.”여 과장은 예선의 말을 끊고 자신의 말을 이어 나갔다.“사실 며칠 동안 디자인 시안에 전혀 집중하지 않았잖아요. 어제 내가 전화를 한 후에야 부랴부랴 회사에 와서 디자인 시안을 그렸기 때문에 이 모양이 된 거예요.”예선은 이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자신이 어제 회사에 온 일을 여 과장이 알 줄은 몰랐다.그러나 구체적인 상황은 여 과장이 말한 것과는 다르다.예선은 해명하려고 애썼다.“맞아요. 어제 회사에 왔어요. 왜냐하면 내 노트북이 고장 났기 때문이에요. 게다가...”“됐어요. 일일이 설명할 필요 없어요. 예선 씨가 말한 대로 어제 오후에 회사에 온 거 알아요. 나도 CCTV로 확인했어요. 그런데 예선 씨, 이 디자인은 정말 대충대충 한 것 같은데요. 예선 씨한테 실망했어요.”“...”예선은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왠지 여 과장이 사소한 일을 크게 처리하려는 것 같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0
더 보기

2160장

”비록 일이 이렇게 되긴 했지만 예선 언니는 어차피 내 선배니까 많이 배워 볼게요.”반지수는 매우 겸손하게 말하고는 예선의 컴퓨터 모니터에 눈을 돌렸다.“예선 언니, 이 디자인 시안 삭제하시게요?”예선은 고개를 돌려 디자인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이 디자인 건은 이미 당신한테 넘어간 건데 나한테 있어 봐야 아무 소용 없잖아요.”예선은 말을 마치면서 문서를 깔끔하게 삭제했다.옆에 있던 동료는 예선이 삭제를 하자 아쉬워하며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반지수의 눈에는 미묘한 빛이 흐르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일을 시작했다.예선도 더 이상 이 디자인 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소군연이 준비해 준 아침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시간은 흘러 퇴근할 무렵이 되었고 예선과 동료 몇 명은 퇴근 준비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반지수도 예선과 그 동료들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지만 동료들과 말을 섞지는 않았다.회사 밖으로 나오자마자 예선은 어디선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를 들었다.“예선.”소군연이 그녀를 불렀고 같이 나오던 동료들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소군연을 쳐다보았다.마주 오는 소군연을 보고 모두들 놀라워하는 눈빛을 띠었다.반지수의 얼굴에도 놀라움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와, 예선 씨. 남자 친구예요? 나 처음 봤네. 너무 멋있어요. 정말.”“만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같아요. 예선 씨 정말 대단하네요!”예선은 소군연이 갑자기 자신을 데리러 올 줄은 몰랐는데다 동료들이 옆에서 놀라워하자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소군연은 예선에게 다가와 자연스럽게 손에 들고 있던 꽃을 그녀에게 안겨주고 예선의 동료들에게 인사를 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예선의 남자친구예요.”“어머, 안녕하세요. 예선 씨랑 너무 잘 어울려요.”동료들이 신기한 듯 소군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고맙습니다.”소군연은 고맙다고 인사하며 예선의 손을 잡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8-21
더 보기
이전
1
...
214215216217218
...
24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