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우리 가족의 태도가 널 불편하게 한다는 거 알고 있어. 네가 날 위해 계속 참고 있다는 것도 알아. 나도 이 관계를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 나한테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내가 반드시 잘 처리할게. 나 절대 당신 배반하지 않아.”소군연이 결연한 표정으로 약속했다.예선은 소군연에게 퍼붓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소군연의 태도에서 진정성을 느끼자 목구멍에 가시가 돋친 것처럼 차마 내뱉지 못했다.“예선아, 너도 사실은 소군연 선배와 헤어지고 싶지 않잖아. 안 그랬으면 방금 날 끌어안고 그렇게 울지도 않았을 것이고.”“...나, 나 운 거 아니야.”예선은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소군연은 이 말을 듣고 안타까움과 죄책감이 느껴졌다.“미안해, 예선. 정말 널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선배, 할아버지는 좀 어떠세요? 할아버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뭐예요? 그리고 선배를 향한 예선의 마음을 어떻게 저버리지 않을 건지, 무슨 방법이 있는 거예요?”소만리는 핵심을 파고들었다.소군연도 얼버무리지 않고 예선에게 설명하려고 입을 떼는데 마침 소만리의 핸드폰이 울렸다.기모진에게서 온 전화였다.전화를 받자마자 거침없이 들리는 기모진의 음성과 함께 뒤에서 막내아들의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기모진은 어쩔 줄 모르고 허둥지둥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여보, 소만리. 막내가 계속 울면서 엄마를 찾아. 아직도 예선이랑 같이 쇼핑 중이야?”“소만리, 넌 어서 들어가 봐. 안 그러면 아기 목 다 쉬겠다. 어서 가 봐.”예선도 전화기 너머 아이의 우는 소리를 들었다.소만리는 얼른 가방을 들고 돌아서려다가 멈칫하며 두 사람에게 당부하는 말을 잊지 않았다.“그래, 나 먼저 갈게. 소군연 선배랑 잘 얘기해 봐, 예선아. 소군연 선배가 하는 얘기 무시하지 말고. 선배가 널 정말 걱정하는 거 같아. 나랑 기모진도 다 이런 길을 걸었어. 너랑 소군연 선배의 마음만 굳건하다면 모든 문제는 잘 해결될 거야.”소만리는 말을 마치고
Last Updated : 2023-08-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