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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황제가 사랑한 여인: Chapter 2131 - Chapter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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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1장

호정의 눈빛은 날카롭다 못해 점점 사납게 변하고 있었다.기모진을 언급하자 더욱 긴장한 빛이 감돌았다.“그 사람과 아무 상관 없으니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소만리가 화제를 본론으로 다시 되돌렸다.“너, 정말 내가 누군지 몰라?”소만리는 이렇게 물으며 호정의 눈빛이 어떻게 변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했다.그러나 호정은 소만리가 추측했던 그런 부자연스러운 표정과 행동이 아니었다.그녀는 단지 이 상황이 매우 의아할 뿐이고 소만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언니, 우리 언니 맞잖아.”그의 말투는 한치의 의심도 없는 듯 단호했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언니, 나한테는 지금 언니밖에 없어. 날 제발 모른 척하지 마.”“난 정말 네 언니가 아니...”“딸깍.”소만리가 말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병실 문이 닫혔다.소만리가 뒤를 돌아보니 태산과 같은 기모진의 늠름한 모습이 소만리의 눈에 비쳤다.“모진?”소만리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어떻게 여기 왔어?”기모진은 정색을 하고 소만리를 바라보며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소만리, 당신 여기 혼자 와서 뭐하는 거야?”기모진의 표정이 굳어져 있었다. 역시나 소만리가 혼자 호정을 찾아온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그는 소만리의 손을 잡았다.“집에 가자.”소만리는 기모진을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지금 이대로 가버리면 호정을 더욱 자극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아니나 다를까, 호정은 갑자기 손등에 꽂혀 있는 링거 바늘을 뽑은 뒤 망설임 없이 소만리를 향해 돌진했다.“우리 언니 놔줘요!”호정은 소만리의 팔을 잡아당겼고 화가 난 두 눈으로 기모진을 노려보았다.“도대체 당신 뭐예요! 뭔데 우리 언니 데려가려는 거예요! 어서 우리 언니 놔줘요!”호정이 손을 뻗어 소만리의 손을 잡은 기모진의 손을 밀어내려고 했다.하지만 기모진은 한 손으로 호정을 밀쳐내고는 소만리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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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2장

기란군은 살짝 앞장서 있었고 그 주위를 귀여운 여자아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하지만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인지 기란군도 기모진처럼 친절하게 말을 걸어오는 여자아이들에게 살가운 눈빛 한 번 주지 않았다.그러던 기란군이 소만리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한달음에 달려왔다.소만리는 아들을 향해 두 팔을 벌렸고 잘생긴 아이를 덥석 안아 올렸다.하지만 소만리가 못 보던 사이에 훌쩍 큰 아이의 몸은 꽤 묵직해져 있었다.기란군이 그 새 많이 자랐구나.소만리는 속으로 뭉클한 마음이 들었고 기란군을 안은 채 그대로 돌아섰다.“저 사람이 기란군 엄마야.”“엄마가 예쁘구나. 그래서 기란군도 저렇게 잘생긴 거야.”“기란군은 우리랑 안 놀아줘.”“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남자는 여자 애교에는 못 당한대. 우리 내일부터는 기란군한테 애교 부리자.”“그러자.”여자아이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소만리는 여자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대화를 듣고 무의식중에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차에 올라탄 소만리는 뒷좌석에 앉은 아들에게 일부러 궁금한 척하며 물어보았다.“기란군, 왜 저 아이들이랑 같이 안 놀아? 저 친구들 안 좋아해?”“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는 엄마, 여온이 두 명뿐이야.”기란군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재깍 대답했다.소만리는 엄마의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기란군의 달콤한 말솜씨에 사뭇 놀랐다.이렇게 사려 깊은 말솜씨에 잘생긴 얼굴까지 겸비했으니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넋을 잃고 그에게 빠져들지 모를 일이었다.“엄마,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기란군은 오히려 순박하게 큰 눈을 껌뻑이며 말했다.“저 아이들은 정말로 나와 친구가 되고 싶은 게 아니야. 난 저런 아이들과 사귀는 데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사귄다?이 녀석이 이런 단어를 쓰다니.소만리는 아들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그럼 기란군은 진정한 친구가 어떤 거라고 생각해?”“즐거움뿐만 아니라 고민도 같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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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3장

뒤에서 기란군이 자신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듣자 소만리는 발걸음을 멈추었다.기란군은 얼른 소만리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엄마, 그 나쁜 아줌마야.”기란군은 호정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얼마 전 차 안에서 소만리의 등에 칼을 들이대던 여자였다.소만리도 몰골이 말이 아닌 이 여자가 호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호정이 병원에서 뛰쳐나와 뜻밖에도 기 씨 본가로 찾아온 것이었다.소만리는 호정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걸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호정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추운 겨울 섣달이었고 눈까지 내리고 있었다.만약 호정이 계속 이렇게 화단에 방치되어 있으면 그녀는 분명 여기서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엄마, 신경 쓰지 마. 이 아줌마 지난번처럼 갑자기 엄마를 덮치면 어떡해.”기란군이 소만리를 걱정하며 주의를 주듯 손을 꼭 잡았다.“알겠어. 엄마 조심할게.”소만리는 손에 들고 있던 코트를 호정에게 덮어주며 말했다.“엄마는 더 이상 이 아줌마 일에 관여하지 않을 거야. 다른 사람을 불러 이 아줌마를 여기서 나가도록 도와주라고 할 거야.”“응.”기란군은 만족스러운 듯 작은 머리를 끄덕였다.“선생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줘야 한다고 하셨어. 그렇지만 이 아줌마는 너무 못됐어. 아무리 봐도 도와주고 싶지 않아.”소만리는 기란군을 차에 태운 뒤 기 씨 집안 주차장으로 들어가서 하인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며 호정을 돌려보내라고 했다.호정이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든 아니든 적어도 눈밭에 누워있지는 못하게 하도록 일렀다.하인이 황급히 뛰어나가는 것을 본 소만리는 그제야 아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왔다.위청재는 거실 창을 통해서 방금 바깥 상황을 보다가 소만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물었다.자초지종을 듣고 난 위청재는 안색이 싹 변했다.“저 여자 정말 못 쓰겠구만. 아니 어디 함부로 남의 집 앞에서 그러고 있담. 정말 문제야 문제. 소만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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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4장

호정은 온몸이 이미 꽁꽁 얼어붙어 있었고 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벌벌 떨고 있었다.기모진이 그 모습을 보고 막 차에서 내리려는데 소만리가 안에서 나왔다.소만리는 기모진의 차를 한눈에 알아보고 걸어 나오다가 언뜻 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호정을 보았다.호정이 또 찾아온 것이었다.죽은 악마가 혼령은 날아간 채 여전히 형체를 지니고 이승을 헤매며 나쁜 기운을 퍼트리고 다니는 형상이었다.또다시 나타난 호정을 보고 소만리는 이 여자의 존재가 끝내 문제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소만리가 호정을 무시한 채 하인에게 호정을 멀리 보내라고 지시하려고 하는 순간 기모진이 차에서 내려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소만리는 기모진이 자신을 데리러 가려고 차에서 내린 줄 알았는데 다짜고짜 자신의 손을 잡고 호정이 웅크리고 있는 곳으로 갔다.호정은 이미 두 볼이 빨개지고 온몸의 감각이 무뎌진 채 벽에 기대어 있었다.“소만리, 이 여자 이미 온몸이 꽁꽁 언 것 같아. 병원에 데려가 보자.”기모진이 이런 제안을 하니 소만리는 좀 의아했다.곧이어 소만리는 한숨 섞인 기모진의 목소리를 들었다.“아침에 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외부 자극을 심하게 받았을 경우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하더라구. 아마 그래서 당신을 자신이 가장 의지하고 믿었던 언니로 착각한 것 같아.”기모진은 침착하게 말했다.소만리는 남자의 진지한 시선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그가 농담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소만리, 이 여자 부축해서 차에 태우자. 내가 가서 차를 좀 더 이쪽으로 붙여 볼게.”기모진은 그렇게 말하며 차를 향해 돌아섰다.소만리는 아름다운 눈을 반짝이며 기모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몸을 굽혀 호정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호정, 내 말 들려? 지금 병원으로 데리고 갈 거니까 우선 차에 타.”소만리가 말을 마치자 호정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언니.”호정이 소만리의 손을 꼭 쥐었다.기모진은 호정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했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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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5장

호정은 유난히 진지한 눈빛으로 소만리를 바라보았다. 진심으로 소만리를 걱정하는 것 같았다.소만리는 백미러로 기모진과 눈이 마주쳤고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저 남자는 네 형부야. 날 아주 아끼고 사랑해 주고 있어. 날 힘들게 하지 않을 거야.”“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잖아. 잘생긴 외모에 현혹되면 안 돼.”호정은 정색을 하며 재차 주의를 주었다.소만리는 옅은 미소를 보이며 대답했다.“알겠어. 조심할게.”소만리의 대답을 들은 호정은 그제야 만족한 듯 빙긋 웃었다.그녀는 소만리의 손을 꼭 잡고 기뻐하며 소만리의 어깨에 살포시 머리를 기댔다.“언니.”호정이 언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소만리는 마음이 더욱더 복잡해졌다.기모진의 차는 어느덧 기 씨 집안 주차장에 멈췄다.기모진이 먼저 차에서 내려 소만리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소만리가 차에서 내리려고 하자 호정은 경계하는 표정으로 기모진을 보며 말했다.“언니, 저쪽으로 가. 나 이 남자 싫어.”호정은 반대쪽 차 문을 열면서 굳이 소만리를 그쪽으로 끌고 함께 내렸다.소만리는 기모진을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반대쪽으로 내렸다.점심 식사를 할 시간이라 위청재는 어린 손자를 안고 밥을 먹일 준비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소만리와 기모진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어떻게 벌써 들어왔어? 오후에 일 없어?”위청재는 기모진에게 묻고 있다가 갑자기 소만리의 옆에 따라오는 호정을 보았다.“이 여자는 왜 또 온 거야? 왜 이 여자를 여기에 데려온 거냐구? 이게 또 무슨 일이야!”위청재는 영문을 몰라 소리쳤고 하인을 불러 품에 안긴 어린 손자를 데리고 가게 했다.“소만리, 너희들이 이 여자를 데려온 거야?”“내가 소만리에게 동생을 데려오라고 했어요.”기모진이 이렇게 말했다.“뭐, 뭐? 동생?”“네, 그래요.”기모진은 위청재에게 말하고는 하인에게 지시했다.“손님방을 깨끗이 준비해 주세요. 당분간 저 사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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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6장

”내가 너 집에 데려다줄게.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야.”소만리는 기모진과 눈빛을 주고받으며 말했다.“우선 나랑 같이 방에 가서 좀 쉬자.”호정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지만 소만리가 돌아서는 것을 보고 급히 따라나섰다.“정말 미쳤어!”위청재는 호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마디 내뱉었다.호정이 소만리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도 기모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있자 위청재는 기모진을 추궁했다.“모진아, 도대체 너랑 소만리 지금 일부러 연기를 하는 거야? 뭐야?”기모진은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앉아 있는 아들을 품에 안고 놀아 주다가 말했다.“맞아요. 연기를 하고 있는 건 나뿐만이 아니에요.”위청재는 기모진이 하는 말을 알아차렸다.“저 여자 말이냐?”“아구 이뻐.”기모진은 웃으며 손가락으로 아이의 포동포동한 뺨을 쥐었다.“저 여자는 계속 우리 주변을 맴돌면서 소만리를 욕보이려고 하고 있어요. 기회를 엿보기 위해서 지금 저러는 거구요.”“그럼 왜 우리 집에 데리고 왔어? 이렇게 되면 소만리가 더 위험해지는 거 아니야?”“계속 수동적인 자세로 있으면 소만리가 더욱 위험해질 뿐이에요.”기모진은 날카롭고 영민한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이럴 땐 수동적으로 있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척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에요.”기모진이 이렇게 말하자 위청재는 완전히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엔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적극적으로 동조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보기엔 여전히 좀 위험한 것 같구나. 이런 위험한 사람을 집에 둬서 우리 기란군이랑 막내한테 나쁜 영향이라도 끼치면 어떡하니?”“내가 저 여자를 여기에 데려온 이상 절대로 우리 식구들에게 손대지 못하도록 할 거예요. 절대로!”기모진은 자신있게 말했고 자애로운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웃었다.“막내야, 걱정하지 마. 아빠는 반드시 네 엄마를 보호할 것이고 너와 네 형도 안전하게 지킬 거야.”어린 막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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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7장

방금 자신이 호정에게 이 집에 머무르라고 했을 때 호정이 살짝 멈칫하던 표정을 떠올리며 소만리는 그녀가 연기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호정이 이렇게 연기를 하는 목적을 소만리 또한 잘 알고 있었다.“소만리,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갑자기 기모진이 물었다. 소만리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말했다.“무슨 이야기?”“개구리가 전갈을 업고 강을 건너는 이야기.”기모진이 이렇게 말하자 소만리는 순간 머릿속에 전구가 반짝하고 켜지는 것 같았다.이 이야기는 소만리도 알고 있던 이야기여서 기모진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소만리, 어떤 사람은 말이야. 고집불통 성질을 절대 고칠 수 없어. 그래서 전갈처럼 내면의 악을 전혀 억제하지 못하고 살지.”기모진은 마치 어린아이를 가르치듯 몇 분 동안 이 이야기에 관해 말했다.그는 막내아들을 끌어안고 손가락으로 아이의 코를 살짝 꼬집으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막내야, 아빠가 하는 말 들었지?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그래서 경계심을 가져야 해. 엄마처럼 모든 사람을 다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되는 거야, 알겠지?”“...”소만리는 아름다운 눈매를 들어 기모진을 향해 얄미운 듯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모진, 내가 당신 말처럼 그렇게 순진하단 말이야?”“아니야?”기모진이 되물으며 말을 이었다.“당신이 얼마나 순진한지 당신 모르지?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당신 마음이 쉽게 약해져.”“...”소만리는 할 말이 없었다.때로는 기모진이 말한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기 때문이다.기모진은 옆에 앉은 소만리의 얼굴이 다소 시무룩해지는 것을 보고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어 이번에는 칭찬의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누가 내 마누라를 보고 순진하다고 그래? 사실 내 마누라가 얼마나 똑똑한대. 가끔 약간 판단력이 흐려질 때도 있지만 말이지.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큰 지장은 없어. 왜냐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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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8장

몇 번을 두드려도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자 소만리는 주저하지 않고 방문을 밀고 들어갔다.그러나 호정은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소만리는 조심스럽게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호정.”그녀가 불렀지만 여전히 호정은 아무런 반응 없이 잠들어 있었다.소만리는 더 이상 깨울 생각을 하지 않고 막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호정이 그녀의 손을 내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언니, 가지 마.”소만리가 몸을 돌리는 순간 호정이 그녀를 불렀다.“언니.”호정은 천천히 눈을 뜨며 소만리를 향해 빙긋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언니, 나 계속 언니 기다리고 있었어.”소만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기다렸다고?”“어.”호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언니, 나 꿈꿨어. 언니 남편 때문에 언니가 날 쫓아내는 꿈. 언니, 혹시 언니 남편 때문에 날 쫓아내는 건 아니지?”소만리는 흥미로운 듯 그녀를 향해 웃었다.“뭐, 앞일은 나도 장담할 수 없지...”“언니?”소만리의 말에 호정의 표정이 갑자시 확 변했다.호정의 얼굴빛은 갑자기 어두워졌고 진심으로 화가 난 그녀의 얼굴은 소만리로 하여금 호정이 정말로 자신을 친언니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감쪽같았다.“자, 자.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배 많이 고프지? 지금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밥이나 먹자.”소만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편안하게 말했다.“하인에게 갈아입을 옷 두 벌 준비하라고 했으니까 우선 갈아입고 나와. 나 밖에서 기다릴게.”“그럴 필요 없어.”호정이 거절했다.“나 그냥 이렇게 입을래. 그 옷도 아마 그 남자 돈으로 샀을 거 아니야. 난 그 남자 싫어. 언니 남편이라는 그 남자.”호정은 퉁명스럽게 말하고는 무심하게 이불을 들추어낸 채 그대로 화장실로 들어가 얼굴을 씻고 나왔다.호정의 성질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뚝불뚝 고약한 성질이 치고 나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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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9장

위청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호정은 버럭 화를 내며 감정이 폭발하기 시작했다.“지금 뭐라구요? 나더러 여기서 하인으로 일하란 말이에요?”“그렇지 않으면? 뭐?”위청재는 일부러 거만한 말투로 되물었다.“널 여기 손님방에 묵게 한 건 그나마 소만리의 체면을 봐서 허락해 준 거였어. 아니 그런데 넌 정말 여기서 공짜로 먹고 살 생각이었어? 너 손발 있잖아? 스스로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아?”“...”호정은 뭐라고 반박할지 몰라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그러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소만리에게 보냈다.“언니...”“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어. 여기 머물고 싶으면 순순히 지시에 따라.”기모진의 단호하고 차가운 말이 호정의 말을 끊었다.그의 눈에서는 감히 맞설 수 없는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우리 집에서는 일하지 않고 놀고먹는 인간은 살 수 없어. 나도 내 아내도 매일 열심히 일하는데 누구라도 예외일 수 없어. 세상에 그런 특권을 가진 사람은 없어.”“...”기모진이 조곤조곤 따지듯 훈계를 하자 호정의 눈빛이 굳어졌고 그녀는 남몰래 이를 악물었다.지금은 호정은 그들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어서 잠자코 일어나 밥 한 그릇을 떠서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입에 밥을 떠 넣었다.호정이 지금 얼마나 불만스러운지, 끓어오르는 화를 어쩔 수 없이 애써 참고 있다는 것을 식탁에 앉은 모두가 알 수 있었다.얼마 후 기모진과 소만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정한 모습으로 다이닝을 나갔다.위청재는 몇 숟갈 뜨지도 않고 수저를 내려놓았고 다이닝을 떠나기 전에 호정을 힐끔 보며 한마디 주의를 주었다.“다 먹고 나서 식탁 깨끗이 치우고 부엌도 정리해야 하는 거 잊지 마, 알아들었어?”호정은 젓가락을 꽉 쥐고 잠자코 고개를 숙인 채 반찬을 마구 집어먹었다.“너한테 지금 말하고 있잖아. 안 들려? 소만리가 널 여기 머물게 하지 않았더라면 진작에 널 이곳에서 쫓아냈을 거야.”위청재는 눈을 흘기며 돌아섰다.호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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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0장

아침 햇살이 따사로운 향기를 뿜으며 감미롭게 대지를 어루만지고 있었다.잠시 후 기모진은 아침 식사를 가지고 나와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여유롭고 편안한 아침 식사를 즐겼다.“눈에 거슬리는 사람이 없으니 정말 편안하군.”기모진은 커피를 홀짝이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호정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힘들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얼른 물러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사실 나도 그 여자를 자꾸 상대하려니 너무 힘들어.”소만리는 웃으며 막내아들을 무릎에 안고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다.기란군은 이 모습을 보면서 질투심을 느꼈다.“엄마, 나도 안아줘. 엄마 나 안아준 지 너무 오래됐어.”기란군은 큰 눈을 깜빡이며 억울한 듯 어리광을 부렸다.소만리는 기란군이 막내아들처럼 어렸을 때는 잘 돌보지도 무한한 애정을 쏟지도 못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지금 막내아들처럼 그때 기란군을 안아줄 수 있었더라면 그녀의 마음도 정말 기뻤을 것이다.“기란군, 조금만 더 기다려. 동생이 배불리 먹으면 기란군 안아줄게. 기란군이 싫다고 할 때까지 안아줄게, 알았지?”“응! 엄마 나 기다릴 수 있어. 아무리 오래 걸려도 상관없어.”기란군은 천진난만하게 미소 지었다. 두 눈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에 대한 사랑으로 넘쳤다.그런데 기모진은 기란군의 말을 듣고 마음이 좀 찜찜했다.“콜록콜록.”그는 일부러 헛기침을 두 번 하고는 손을 뻗어 기란군을 무릎에 안아 올렸다.“엄마는 지금 기란군을 안아줄 시간이 없어. 아빠가 널 안아줄게.”“아빠한테는 엄마한테서 나는 향기가 안 나.”아빠가 싫은 건 아니었다. 그저 기란군은 동생처럼 엄마의 품에 착 달라붙고 싶었을 뿐이다.“우리 기란군은 왜 이렇게 말을 잘 해? 보아하니 앞으로 많은 여자아이들이 기란군한테 빠져서 정신 못 차릴 것 같은데.”“난 다른 여자는 싫어. 여자라면 엄마랑 여동생만 좋아.”기란군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결연하게 말했다.기모진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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