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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 Chapter 351 - Chapter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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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화

“호텔 직원이 그러는데 누가가 여기로 강여름을 끌고 왔다고….”서유인이 말을 하다 말고 침대 위의 커다란 남자를 발견했다. 머리털이 쭈뼛서고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아니, 어째서 당신이!”시뻘겋게 핏발이 선 하준의 눈이 번뜩했다. 하준은 곧 이불에 둘둘 말린 여름을 꽉 붙들었다. 여름도 완전히 깜짝 놀라서 방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을 보았다. 세상에 종말이 온 것 같았다‘끝났어! 완전히 끝장이야!’20년 넘게 살면서 이렇게 수치스러운 적이 없었다.최양하, 장춘자, 최란, 서경주 부부가 모두 왔다. 다들 놀라서 침대 위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하준은 이미 옷을 다 벗고 있었고 여름은 발그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무얼 하고 있었는지 누구라도 보기만 하면 바로 알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화가 나서 지팡이를 찾으려는 장춘자는 손까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게 뭐야!”서유인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듯 달려들었다.“남의 약혼자를 꼬드기다니 부끄럽지도 않아!”그러나 미처 손이 닿기도 전에 하준이 서유인의 손목을 잡아 채더니 확 밀쳐버렸다.서유인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위자영이 급히 서유인을 부축했다. 화가 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아니, 저런 애 때문에 우리 유인이를 밀치다니, 어르신, 해명을 좀 해보세요. 어떻게 사람을 이따위로 대접합니까!”장춘자의 몸이 휘청했다. 기절할 지경이었다. 그 자랑스럽던 장손이 그렇게 패륜적인 일을 벌였다는데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최양하가 얼른 할머니를 부축하고 마음 아픈 듯 침대 위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회사도 이제 형이 가져갔잖아? 내가 겨우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았더니 이제 그 여자까지 빼앗아 가는 거야?”여름은 깜짝 놀랐다.‘최양하가 언제부터 날 좋아했는데?’“빼앗아?”갑자기 귓가에서 싸늘한 하준의 웃음소리가 낮게 울려왔다. 하준이 화가 나서 말을 이었다.“강여름 씨는 원래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다들 놀랐다. 최양하가 화나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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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장

모녀가 달라붙어 이불을 잡아뜯고 주먹질을 하고 손톱으로 할퀴었다. 여름은 이불을 있는 힘껏 꽉 잡고 있느라 무방비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몇 대를 맞고 나니 너무 아파서 눈물이 핑 돌았다.최민이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는 걸 보더니 장춘자를 다른 사람 손에 맡겨 두고 이쪽으로 와서 다급히 불렀다.“병원에나 갑시다. 정말 이대로 어르신 돌아가시는 꼴을 보고 싶어서 이래요?”“어디서 내 딸의 남자를 유혹하려고 들어? 그 반반한 낯짝, 가만두나 봐라!”위자영은 뭔가 집어 들 것이 없는지 두리번거렸다.서경주가 놀라서 달려들어 모녀를 떼어 놓았다.“왜들 이래? 정말 미쳤어?”“미친 건 당신이죠. 당신이 데려온 딸 하는 짓 보라고요. 쟤가 우리 유인이의 행복을 다 망쳤어요!”위자영은 정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눈앞에 벌어지는 꼴을 보자니 20여 년 전 강신희와 있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서경주는 이제 대체 누가 잘못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누구도 여름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확실했다.“아니, 이게 다 무슨 일입니까?”이때 갑자기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왔다.비록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는 했지만, 장 여사는 쓰러져 있지, 최 회장과 여름은 옷을 제대로 못 갖춰 입었지, 서유인 모녀는 여름을 마구 두드려 패고 있으니 그 장면만 보아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대충 알만했다.“다들 비켜요!”하준이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할머니를 안고 문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에게 눈을 부라렸다.“오늘 일이 기사로 나갔다가는 어느 언론사든 거액의 손해 배상할 각오 하십시오.”경고를 듣고 기자들은 놀라서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저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하준이 할머니를 안고 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어쨌든 기사는 못 쓰더라도 이 좋은 구경을 놓칠 수는 없었다.하준의 가족은 모두 병원으로 몰려가고 서경주의 가족만 남아서 싸우고 있었다. 다행히 상혁이 사람을 불러와 곧 여름을 빼내 호텔로 가버렸다.여름의 얼굴은 온통 찰과상에 멍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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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장

여름의 얼굴에 덕지덕지 거즈가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양유진은 마음이 아팠다.“최하준은 당신을 이따위로 취급합니까? 누가 당신을 이 지경으로 만들 동안 대체 뭘 했답니까? 그냥 나랑….”“양 대표님, 경고를 잊으셨습니까?”상혁이 앞으로 나서며 양유진을 막았다.“난 최하준 씨가 여름 씨를 잘 돌봐 주리라고 생각했었단 말입니다.”양유진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사람을 제대로 보호해 주지도 못하면서 대체 뭐 하러 끌고 갔습니까? 자기 능력을 자랑하고 싶었던 겁니까?"여름은 흠칫 놀랐다.‘저거였구나!’지금까지 여름은 최하준의 마음속에 자신을 담아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누군가를 좋아한다면서 이렇게 짓밟고 상처를 줄 수는 없지.’“그건 강여름 씨와 회장님 사이의 일입니다. 제삼자는 빠지십시오.”상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경고했다.“비키십시오. 계속 이러시면 제 할 일을 하겠습니다.”“그만 돌아가세요.”여름이 부드럽게 말했다.“저와의 약속을 잊지 마세요.”양유진이 흠칫했다. 더 강해져서 여름을 구하러 오겠노라며 보냈던 문자가 생각났다.“알겠습니다.”양유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붉어진 눈을 하고 아픔을 꾹 참았다.“부디 건강하세요.”“네, 그럴게요.”여름이 끄덕였다. 그렁그렁한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서울에서 오직 양유진만이 시종일관 진심으로 여름을 아껴주었다.자신에게 정말 잘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나니왜 그렇게 그를 밀어냈었는지 후회됐다.“가시죠.”상혁이 끼어들어 두 사람이 나누는 시선을 방해했다.여름은 상혁이 이끄는 대로 걸어갔다. 양유진은 여름이 떠나가는 것을 다 보고 나서 침통한 듯 그 미스터리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대체 최하준은 언제쯤 해치울 수 있소? 이제는 아주 그냥 죽여버리고 싶소!”“천천히 갑시다. 당신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았지만, 최하준의 위치는 굳건하단 말이오. 아직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소.”전화기 저쪽 사람이 낮은 소리로 웃었다.“준비는 착착 진행하고 있으니 당신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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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장

서유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채 울부짖었다.“대체 걔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겨우 사생아 하나 때문에….”“말 조심하시지.”최하준이 싸늘한 얼굴로 경고했다.위자영은 폭발하기 직전이었지만, 최대한 논리적으로 따졌다.“그날 파티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인이랑 춤을 췄잖아요? FTT에서도 유인이가 최 회장 여자 친구라고 인정했었고. 그런데 이제 와서 아니라고 하다니 우리 집안을 뭘로 보고 이래요? 우리 유인이는 어쩌냐고!”최대범도 동의했다.“우리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겠습니다.”“좋아요. 어르신만 믿겠습니다. 이번 일 확실하게 해결해 주시지 않는다면 FTT가 얼마나 신용이 없는지 다 알리겠습니다. 그러고 나면 이제 아무도 FTT와 혼사를 논하지는 못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다들 이 일을 알게 되면 최 회장도 크게 오명을 남기게 될 겁니다.”말을 마치더니 위자영은 딸을 데리고 가버렸다.“벨레스 안주인 하는 소리 들었지?”얼굴이 시퍼레져서 최대범이 소리 질렀다.“계속 이렇게 고집을 부리겠다면 FTT그룹은 당장 양하에게 넘기겠다. 우리 집안에 너만 있는 게 아니니까.”“어쨌든 헤어지지 않습니다.”하준이 미간에 잔뜩 힘을 주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죄송합니다, 할아버지.”“나가!”최대범은 화가 나서 이제 하준과는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라 예감하며 식구들 표정이 하나같이 어두웠다. *******밤 11시.하준은 얇은 셔츠 한 장만 걸치고 병원을 나섰다.하룻밤 사이에 그 기품 넘치던 최하준은 이제 사뭇 초라한 모습으로 변했다.검사 결과를 들고 들어오던 최양하가 그 모습을 보더니 천연덕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병원에서 할머니 시중드시는 거 아니었어요?”“두 노인네 시중들 기회는 네게 넘기마. 그런 거 하고 싶었잖아?”하준이 싸늘하게 시선을 툭 날렸다.“어젯밤은 네가 계획했던 대로 잘 돌아갔더냐?”“무슨 말씀이세요. 남의 여친을 뺏어가면서 그런 말 하는 거 반칙 아닌가?”최양하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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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장

“나 때문에 깼습니까?” 하준이 급히 이불을 여며주었다.“자요. 늦었습니다. 얘기는 내일 하도록 하죠.”“할머니는 좀 어떠세요?”여름은 그냥 일어나 앉았다. 실크 잠옷이 드러났다.“괜찮습니다. 그냥 혈압이 오른 겁니다. 며칠 쉬시면 괜찮아질 겁니다.”하준이 여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여름이 기다란 속눈썹을 내리 깔고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말했다.“쭌, 날 이제 좀 놔줘요.”‘쭌….’정말 한참 동안 여름은 하준을 쭌이라고 부르지 않았었다.두 사람이 한참 좋았을 때 여름은 항상 그 달콤한 이름으로 하준을 부르곤 했었다.잠시 정신을 놓고 있는 사이 여름은 이미 바닥으로 내려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날 놓아주고, 당신도 놓아줘요. 봤잖아요. 당신 네 식구들은 내가 당신과 있도록 그냥 두지 않을 거예요. 이제 이런 삶을 더는 참을 수 없어요. 그 많은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듣고… 나도 사람이에요. 이젠 너무 지쳤어!”그렇게 말하면서 여름은 엉엉 울었다.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여름의 삶은 하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비참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여름을 더할 나위 없이 귀하게, 자랑스럽게 키웠다. 누군가의 내연녀로, 멸시를 받으며 살라고 키우지 않았다.그런데 이제는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서울로 와서 친엄마를 위해 복수를 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되려 강신희의 명예까지 더럽혀 버렸다.복수고 뭐고 이제는 그냥 동성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너무 지쳤다. 오늘 벌어진 일이 결국 강여름 최후의 마지노선까지 무너트려 버린 것이다.하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늘로 여름이 자신에게 무릎을 꿇은 것이 벌써 두 번째였다.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비굴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심장이 가시에 할퀴어서 피가 줄줄 흐르는 것만 같았다.“일어나십시오.”여름을 일으켰다.“풀어주겠다고 할 때까지 안 일어나요.”여름이 하준을 쳐다봤다. 눈이 사뭇 어두웠다.“언제부터 이렇게 됐습니까!”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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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화

상혁이 매우 내키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솔직히 FTT는 8년 전 여사님 손에 있을 때도 순조롭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회장님께서 자리를 물려받으시고 나서는 여러 차례 직접 해외에 가서 특급 인재도 초빙해 오시고 직접 랩도 만드시면서 과학기술 분야를 개척해서 국내 최고의 기업이자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 내셨습니다. 그런데 그걸 최양하에게 양보하시렵니까?”“최양하가 한 게 뭐 있습니까? 새벽 2시까지 일하고 4시에 일어나며 업무 보시는 동안 최양하는 외국 나가서 실컷 놀다가 돌아오자마자 고위직을 받은 거 아닙니까?”“내가 남 좋은 일이나 해주는 사람으로 보이나?”하준이 문득 눈썹을 치켜 올렸다.상혁은 흠칫했다.“어젯밤 일은 좀 조사해 봤나?”하준이 수건을 던지더니 말을 돌렸다.“회장님께서 드신 술을 누군가가 흥분제가 든 술로 바꿔치기한 겁니다.”상혁이 말을 이었다.“그 뒤에 누군가가 서유인에게 강여름 씨가 강제로 회장님 방으로 끌려갔다고 전했습니다.”“그랬군.”하준이 끄덕였다.‘어젯밤에 나, 서유인, 구 이사가 죄다 최양하의 손에서 놀아났군.’하준은 2층 침실 쪽을 한번 보더니 이모님께 말했다.“좀 올라가서 봐주시겠어요?”이모님이 내려오더니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침대에서 꼼짝도 안 하네요. 먹지도 마시지도 않겠대요.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아주 영혼이 다 빠져나가서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은 사람 같아요.’이모님은 차마 다음 말은 하지 못하고 삼켰다.“단식을 하시겠다?”하준의 눈이 짜증과 분노로 번뜩였다.벌떡 일어나더니 2층으로 올라갔다.이모님 말씀처럼 여름은 창백한 얼굴로 눈을 꼭 감고 있었다.그러나 하준은 여름이 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런 방식으로 날 압박하는 겁니까?”하준이 냉랭하게 웃었다.“강여름 씨, 언제부터 이렇게 약해졌습니까?”여름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언제부터냐고? 강태환 부부가 내 친부인 줄 알았을 때, 하루하루 날 죽음으로 몰아가고, 감옥에 처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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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화

“내가 할게요.”여름은 하준이 갑자기 이렇게 다정한 것이 어색했다.칫솔을 받아 들고 욕실로 들어가 거울에 비친 처참한 자신을 들여다보았다. 갑자기 자신의 모습이 너무 낯설었다.‘이젠 죽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구나.나를 내려놓자. 그리고 매일 그냥 타락한 삶을 살면 되지.아니야. 그럴 순 없어.죽는 것도 두렵지 않다면 이제 세상에 겁날 게 뭐가 있어?숨이 붙어 있는 한 저 인간하고 싸워보자.!’여름이 욕실에서 나왔다. 하준이 다시 여름을 보았을 때는 뭔가 달라진 것처럼 보였다.“오늘은 같이 쇼핑이나 갑시다. 아니면 어디든 가서 좀 쉬어도 좋고.”“출근할 거예요.”여름은 옷방으로 들어가더니 정장을 들고 나왔다.“......”붕대를 감은 여름의 표정이 이상한 걸 보고 하준이 물었다.“이러고 회사에 가겠다고?”“왜? 사람들이 보고 놀랄까 봐 그래요?여름은 남 얘기하듯 침착하게 답했다.하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알아서 하십시오.”그래도 여름에게 할 일이 있다면 집에 박혀서 죽느니 사느니 하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았다.******오전 10시.화신그룹, 브라운 색 정장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여름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뒷모습을 찍는다면 당장 아무 패션잡지에라도 올라갈 듯한 모습이었지만, 얼굴에 가득한 붕대를 본 직원은 다들 아연실색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대놓고 물어보지 못했다.여름이 지나가고 나서야 귓속말을 주고 받을 뿐이었다.“대표님 무슨 일이래? 성형 실패인가?”“뭔 소리야? 그 얘기 못 들었어? 임자 있는 사람 침대에 뛰어들었다가 현장을 딱 걸려서 그 여자한테 맞았대.”“말도 안 돼. 회사 대표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해?”“우리 대표가 혼외자라던데? 엄마도 남의 가정을 파탄 냈었는데, 이제는 강 대표가 자기 배다른 동생 약혼자를 꼬드겼대. 못하는 짓이 없어.”“그래요?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지?”갑자기 뒤에서 여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귓속말을 주고받던 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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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화

“치웠습니다. 하지만 아마 회사 사람들이 거의 다 봤을 겁니다.”엄상인이 우물쭈물 답했다.“다른 사람들 하는 소리 귀담아듣지 마십시오.”“사실인데, 뭘.”여름이 엄상인을 똑바로 쳐다봤다.엄상인은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했다.이때 다른 비서가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왔다.“큰일 났습니다. 누가 사람들을 끌고 와서는 난리입니다. 지금 막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고 있어요. 대표님을 뵙겠답니다”“내가 가보죠.”여름이 일어섰다.비서가 난처한 듯 말을 이었다.“안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카메라까지 들고 왔던데 찍어서 인터넷에 올릴 것 같아요.”“상관없어요.”여름은 그대로 내려갔다.도중에 여름은 하준의 전화를 받았다.“가지 말아요. 내가 차윤을 보냈습니다. 차윤이 알아서 해결할 거예요.”“됐어요. 내가 해결하죠.”“감정적으로 덤비지 말아요. 거기 위지웅도 있으니까. 그 인간은 그렇게 말이 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여름은 피식 웃었다.“당신하고 엮일 거라면 뭐든 직접 마주하는 법을 배워야죠. 당신이 24시간 날 지켜줄 수는 없을 거 아녜요?”“......”전화를 끊더니 여름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맞은 편에서 썩은 계란이 날아왔다. 계란은 순식간에 흘러내리며 붕대에 스며들어서 처참한 광경을 만들어냈다.“이 더러운 것. 남의 남자친구를 뺏어? 젠장, 어디 내 손에 죽어봐라.”잘 차려입은 젊은 여자가 서유인 옆에서 욕을 쏟아냈다.“대표님…”엄상인이 깜짝 놀라 휴지를 꺼내서 여름의 얼굴을 닦았다.여름은 그냥 붕대를 풀어서 여기저기 시뻘건 상처를 드러냈다.“꼬라지 봐라. 토 나오는 꼴일세.”옆에 있던 다른 여자가 의기양양하게 내질렀다.“너 같은 쓰레기는 여기서 살면 안 돼. 너에게 어울리는 촌구석으로 돌아가!”“미안하지만, 오늘 아침에도 하준 씨는 내 침대에 누워 있었어. 날 안고 제발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던데.”여름이 빙긋 웃었다. 서유인은 화가 자서 부들부들 떨었다.“이게 진짜!”따귀를 날리려고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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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화

“이제 됐지?”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찰 한 무리가 우르르 들어왔다.“회사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 받고 왔습니다.”위지웅이 뭐라고 대꾸하려는데 여름이 서유인을 밀치더니 눈시울을 붉히더니 경찰에게 다가갔다.“이 사람들이 막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기물을 파손하더니 제 얼굴에는 계란까지 던지더라고요.”서유인이 소리를 질렀다.“아니에요. 저 여자가 제 머리채를 잡고 위협했다니까요. 저 여자를 잡아 가야 해요.”경찰이 온 얼굴에 찰과상을 입은 데다 머리카락에서 아직도 썩은 계란이 흘러내리고 있는 여름을 보았다. 그러더니 말쑥하게 차려입고 생채기 하나 없이 얼굴이 반들반들한 서유인을 보더니 소리쳤다.“누가 누굴 위협합니까? 딱 봐도 무슨 상황인지 다 알겠는데!”“그래도 살살 해주세요. 저분이 벨레스가 따님이시거든요. 다른 분은 신지의 위지웅님이시고요. 대단한 깡패들과 줄이 닿아 있는 분이라고 하던데요.”여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위지웅이 그 말을 듣더니 목소리를 높였다.“어디 소속이야? 내가 당신 네 서장 다 알아!”여름이 천진난만하게 눈을 깜빡였다.“그 나이에 벌써 경찰서장을 알 정도로 유치장을 들락거리셨어요?”경찰이 소리쳤다.“우리 서장님은 당신 같은 사람 모릅니다. 당신이 누군지는 모르겠고, 난동을 부렸으니 일단 서로 갑시다.”경찰들이 곧 위지웅을 끌고 가버렸다.“정말 감사합니다. 와주셔서 겨우 안정이 됐네요. 조심해 가세요.”여름은 고맙다는 듯 경찰들을 입구까지 전송했다.막 도착해서 그 장면을 본 차윤은 바로 하준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준은 듣더니 기분 좋게 웃었다.여름의 이런 점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가서 인사나 하고 말썽 일으킨 인간들은 며칠 좀 구치소에 넣어 놔. 특히 그 계란 던진 인간은 맛없는 거 먹이라고 해.”차윤이 조용히 말했다.“그렇지만 하진 그룹 따님인데요….”“알 게 뭐야! 하진그룹 따위!”그러더니 전화가 끊겼다.경찰들이 완전히 물러갔다.여름은 상처에 통증이 너무 심해서 할 수 없이 병원으로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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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화

“핸드폰으로 뉴스 검색 안 해봤어요?”이주혁이 다가왔다.“오늘 그게 제일 큰 뉴스인데. 지금 온라인에서는 그거 때문에 난리라고요.”여름은 아찔했다. 주혁이 그런 일로 거짓말을 할 리는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과 결혼하려고 하준이 회장직을 내려놓았다는 사실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인과응보네요. 뻔히 여자 친구 있는 사람이 여자친구의 자매에게 손대려고 했지. 그 일로 FTT 자선의 밤 망했지. 이렇게 문제 있는 사람을 그냥 두면 되겠어요?”이주혁은 흠칫했다.그러나 이주혁은 친구가 욕을 먹는데 화를 내기는커녕 유쾌하다는 듯 웃어 젖혔다.“아주 정확한 평가네요. 하준이 품행이 방정하지는 않지.”여름은 이주혁이 왜 웃는지 몰라서 이마를 찌푸렸다.“이게 웃겨요?”“아주 웃겨요.”이주혁이 씩 웃었다.“그런데 좀 틀린 부분이 있네요. 그날 밤에 우리 하준이가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간 다음에 식구들이랑 크게 싸웠어요. 할아버지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서유인이랑 결혼하라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하준이가 한사코 여름 씨랑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할아버지께서 대노하셨어요.”“결혼을 나랑 한다고요?”여름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했다.이주혁이 의미심장하게 여름을 쳐다봤다.“FTT의 반은 하준이가 키웠어요. 조금 문란하게 놀았다고 할아버지께서 내쫓지는 않아요. 하준이가 너무 진심으로 나오니까 노인네가 진짜로 화나신 거예요.”******병원에서 나올 때 여름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최하준이 날 사랑하지 않아서 평생을 날 내연녀로 곁에 두고 괴롭히겠다는 뜻인 줄 알았는데.그런데 뭐라고? 나랑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다가 파면당했어?FTT 회장이 어떤 자리인데?누구나가 우러러보는 자리잖아.그런데 이제는 최하준이 구름에서 내려온 셈이네.FTT라는 배경이 없이도 최하준은 그 사람 그대로일까?’여름이 막 차에 나자 서경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여름아, 시간 되니? 우리 만나서 얘기 좀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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