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말씀 나누세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여름은 그 자리가 불편해 인사를 하고 나왔다.최란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양하야, 너 저 아가씨 좋아하니?” 최양하의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고개를 숙였다.“뭐, 조금? 그런데 남자친구가 있어요.”최란은 놀라더니 불만스러운 투로 말했다.“쟤 서 회장 혼외 자식이잖니, 어디 너한테 대겠어? 보니까 혁이랑도 아는 사이 같던데. 주혁이가 얼마나 가벼운 인물인지는 너도 잘 알지?”“여름 씨 그런 사람 아니에요. 그리고 자꾸 혼외자, 혼외자 하지 마세요. 따지고 보면 저도 혼외자 아니었어요?”최양하가 따졌다.“얘가 정말!”최란이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됐어요, 싸우지들 말아요.”추동현이 부드럽게 타일렀다.“양하는 양하가 좋아하는 사람 선택하게 두기로 했잖아요? 당신 겪은 일 똑같이 겪게 하지 말아요.”최란이 한숨을 내쉬었다.“당할까 봐 그러죠. 하준이가 서유인이랑 결혼하는데 쟤가 또 그 집안 혼외자랑 결혼하면 평생 하준이한테 눌려 살게 돼요.”최양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형님이 서유인과 결혼해요?”“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이번 푸르크 건 때문에 하준이에 대한 평판이 안 좋아졌다고 결혼시키려고 하시더라고. 서 회장 정도 명망 있는 인사 딸과 결혼하면 어느 정도 커버되지 않을까 하고.”갑자기 추동현이 말했다.“강여름 씨, 왜 다시 돌아왔죠?”모두 문 쪽을 바라보니 언제 왔는지 여름이 창백한 얼굴로 서 있었다.“핸드폰을 두고 갔더라고요.”여름은 핸드폰을 들고 바로 떠났다. 머릿속에는 최란의 마지막 말이 울리고 있었다. 가슴을 세게 얻어맞은 것 같고 머리가 깨지는 것 같았다.‘웃기 시네. 어젯밤 자신에게 새우를 까주고, 함께 영화 보고, 그렇게 착각하게 해 놓고 결혼은 서유인이랑 해?흥, 와이프에 내연녀까지 두고 즐기겠다, 이건가?’여름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최양하는 깊이 감춰두었던 속내를 드러냈다.“저는 여름 씨가 좋아요. 출신이 뭐가 중요해요? 솔직히 말해 서유인은 머저리지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