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송영식의 그런 성격이 너무 싫었는데 지금 보니 꽤나 귀엽게 보였다.“그만 때리세요.”신아영이 울부짖었다. 아무도 자기에게 신경을 쓰지 않자 신아영이 윤서의 치맛자락을 잡고 매달렸다.“언니, 제발 송 대표 좀 그만 때리라고 말려주세요.재벌에 정치 명문가라고 사람을 이렇게 하찮게 취급하면 안 되잖아요?”구경꾼은 점점 더 늘어났다.재벌에 정치 명문가라는 말은 매우 민감한 단어였다.“대통령 후보로 나올 그 송태구의 가족이란 말이야?”“아무래도 그런가 본데? 송태구의 수양딸이 이 단지에 산다고 들었는데.”“그러면 저 여자가 송태구의 수양딸이야?”“어쩐지 기세등등하다 했더니, 아직 대통령도 아닌데 애비의 지위를 믿고 까부는구먼.”“……”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하나하나 윤서의 귀에 흘러 들었다.윤서는 머리 끝까지 화가 나서 신아영을 밀어냈다.“닥치지 못해? 시작부터 너 혼자 북치고 장구 쳤잖아? 너희들이 다짜고짜 달려들어서 폭력을 행사했잖아? 내가 너더러 무릎 꿇으라고 했니? 사귀는 5~6년 동안 여자친구는 나인데도, 윤상원은 네가 아프다면 쪼르르 달려가, 쇼핑한다면 쪼르르 달려가, 기분 안 좋다면 쪼르르 달려가, 심지어 너 생리 때는 생리대까지 사다 바치더라? 그러고도 너희가 순수하고 깨끗한 관계라고?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사람이 가마니인 줄 알아?”윤서가 워낙 큰소리를 화를 냈기 때문에 구경하던 사람들도 그 말을 들었고 신아영을 쳐다보는 시선도 달라졌다.“어머나, 저러면 화 나지.”“누구 말이 진짜인지 모르겠네.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하자. 저러다 사람 잡겠어.”“……”신아영은 이제 더는 쇼를 할 생각이 없어졌다. 윤상원은 바닥에 널부러져 송영식에게 발길질을 당하고 있었다.신아영은 얼른 윤상원의 몸 위로 달려가 엎드렸다.“제발 그만 때리세요. 차라리 절 때려요.”귀여운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을 하니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거기에 대고 험한 짓은 할 수 없을 상황이었다.송영식도 이 정도면 손을 멈추리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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