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결혼했습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91 - 챕터 1400

1699 챕터

1392화

“그걸 지금 위로라고 하는 거야?”윤서가 헛웃음을 웃었다.“어쨌든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지.”여름이 웃었다.“생각해 보면 너랑 자기도 했지만, 외모도 번듯하고, 몸매도 좋고…”“좋지. 섹시하고…. 야, 글쎄 팬티고 핑크색을 입더라.”윤서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쿨럭쿨럭! 어우야, 너 남의 속옷까지…”여름의 말투가 사뭇 므흣해졌다.“아니, 어쩌다가 그냥 본 거거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윤서가 당황해서 해명했다.“그래 그래, 알겠어. 어쨌든 둘이 이미 서로 볼 거 다 본 사이인데, 뭐 어때?”윤서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도저히 해명할 방법이 안 보였다.“그렇긴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자세히 본 것도 아니라고….”“아, 그러면 최근에 자세히 봤다는 말이구나?”“야….”윤서는 더 이상 여름과 말을 섞기가 싫어졌다.“알았어, 알았어. 이제 장난 그만 할게.”여름이 웃었다.“어쨌든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무조건 존중할 거야. 네 마음만 잘 지키면 돼. 누구도 널 함부로 하지 못하게.”“사람 마음이 뭐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줄 아냐?”윤서가 부루퉁해서 받았다.“너도 전에 최 회장이랑 결혼할 때 네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잖아.”“그렇지. 하지만 결국 지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걸 기억은 하고 있어야 해. 너 스스로를 더 사랑해 줘.”여름이 당부했다.“그래, 알겠어.”윤서가 끄덕였다.‘윤상원을 위해서 모든 사랑을 다 했었지. 자신을 온통 내놓는 사랑이라면 그거 한번으로 족해.이 세상에 날 상처주지 않을 사람은 나 자신 뿐이야.’이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심장이 철렁했다.솔직히 지금은 그다지 송영식의 식구들과 대면하고 싶지 않았다.이번 사태에 죄책감도 느껴지고 한편으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잠시 망설이다가 결국은 가서 문을 열었다.뜻밖에도 문 앞에는 송영식이 서 있었다. 망설이는 듯도 하고 뭔가 심란한 듯 보였다.“잠깐 들어가도 돼?”“들어와요.”윤서가 돌아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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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3화

왜인지는 몰라도 아까 식구들이 결혼 얘기를 꺼냈을 때 송영식은 예전처럼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아이 때문인지 임윤서가 사실 꽤 괜찮아 보여서 와이프로도 손색이 없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아마도 윤서에게 은근슬쩍 호감이 생긴 것 같았다.‘사랑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앞으로 천천히 윤서랑 아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당당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윤서는 빨간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다. 송영식은 마음이 조급해졌다.“아니, 뭐라고 말 좀 해 봐. 자기가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너무 떨린다고.”“두 번째 청혼이면서 뭐가 그렇게 떨린대?”윤서가 부루퉁하게 답했다.“……”송영식은 움찔했다. 순식간에 일전에 레스토랑에서 백지안에게 청혼했던 일이 떠올리고는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전에 지안이에게 청혼했을 때도 진지하긴 했지만 그 일은 이미 다 지난 일이잖아. 이제 뭐 걔랑 전혀 잘 될 가능성도 없다고. 난 지금 당신한테 청혼하고 있어. 솔직히… 난 당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결혼해서 우리 집안이 위기를 벗어나게 되면 그때 윤상원을 혼내 주자고. 생각해 봐. 지금 사람들이 온통 우리를 욕하고 있잖아? 윤상원과 신아영이 저렇게 의기양양하게 이 상황을 즐기게 그냥 두고만 볼 거야?”윤서가 어금니를 깨물었다.‘나도 그 꼴을 보고만 있고 싶지는 않다고!’“나도 당연히 저것들이 그러고 있는 거 마음에 안 들지. 하지만 백지안에게 무릎 꿇고 청혼했던 사람이 나한테 와서 대충 이렇게 청혼이라니, 내가 무슨 재활용 센터도 아니고 말이야.”졸지에 재활용품으로 분류된 송영식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왜 말을 그렇게 해? 당신도 윤상원이랑 사귀다 헤어졌고, 난 백지안이랑 사귀다 헤어졌고, 쌤쌤이잖아?”“뭐래? 내가 중고다, 뭐 그런 말이야?”윤서는 임신 중이라 안 그래도 한창 예민해져 있었다.“아, 아니야.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동병상련이다… 뭐 그런 뜻이지.”송영식이 무안해 하며 해명했다.그리고, 난 당신이 훌륭한 인재라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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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4화

윤서는 흠칫 놀랐다. 방금 송영식이 언급한 문제는 자신도 전에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일단 꿇어 앉아 있어.”끝으로 윤서가 한마디 하더니 테이블로 가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뭘 쓰는지는 몰라도 일단 꿇어 앉아 있으라는 것을 보니 허락을 해줄 모양인 듯했다.‘허락만 해준다면 꿇어앉아 있는 게 뭐 그렇게 대수겠어?’송영식은 꿇어 앉은 채로 윤서의 옆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풍더분한 옷을 입어서 그런지 임신 중반지라도 그렇게 배가 나와 보이지도 않는 윤서를 바라보다가. 송영식이 시선은 그녀의 가슴으로 향했다.문득 어젯밤의 일이 떠올랐다.‘결혼이라는 거 꽤 좋을지도 몰라.이제 명실상부하게 내 사람이 생기는 거잖아?수십 년을 마법사로 살았는데 조금만 더 마법사로 지내다가는 진짜로 마법 부리게 된다고 그랬어.’반 시간을 내내 꿇어 앉아 있은 끝에 윤서가 종이를 한 장 내밀었다.“일어나요.”송영식은 후들거리는 무릎을 겨우 일으켰다. 윤서가 다시 종이를 내밀었다.“봐요. 여기 적힌 사항에 동의하면 결혼하고.”송영식은 얼른 받아서 읽어보았다.혼인 후 남자 측은 여자 측에 육체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명의상으로만 부부로 지낸다.혼인 기간 중 남자 측에서 다른 상대가 생기는 경우 여자 측은 재산은 일절 바라지 않으며 양육권은 여자 측의 소유로 한다.이혼 후 남자 측은 아이의 양육비를 부담한다.혼인 기간은 3년으로 하며 3년 만기 후 여자 측에서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 남자 측은 반드시 동의한다.남자 측은 혼인 기간인 3년 내에 불륜관계를 가질 수 없으며, 혹여 남자 측에 불륜이 발생한 경우 먼저 이혼을 요구하더라도 여자 측은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남자 측은 백지안과 만나거나 밀회를 가질 수 없다. 만약 여자 측에 발각되는 경우 3년 만기가 되지 않았더라도 즉시 이혼한다.남자 측은 매일 아이와 1시간 이상 놀아 준다. 다만 출장 시에는 예외로 한다.혼인 후 음식은 남자 측에서 담당한다.혼인 후 남자 측은 반드시 여자 측의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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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5화

“왜 송태구 의원이 아니라 회장님께서 나오신 거죠? 송의원께서는 수양딸의 갑질에 대해서 해명하지 않으시는 겁니까?”“임윤서 씨는 사과하지 않을 작정인가? 하긴 사과가 무슨 소용이야? 임윤서 때문에 지금 윤후 그룹은 주가가 곤두박질 쳐서 시가가 얼마나 날아갔는지도 모르는데.”“임윤서 씨가 전에 윤후그룹의 윤상원 대표와 사귀다가 헤어지자고 했다던데요. 새 여자친구가 생겨서 기분 나쁘다며 윤 대표에게 새 여자친구와 헤어지리라고 압박하고 회사를 그 지경으로 만들었다는데 사실입니까?”“송근영 전무가 윤후그룹과 신진을 상대하겠다고 했다던데 사실입니까?”“이번 건에 대해서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일전에 송영식 대표는 집에서 쫓겨났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금방 복귀했습니까? 그냥 보여 주기식 대처였나요?”“……”송태구의 정적에게 매수된 일부 기자가 나서서 민감함 문제를 건드렸다.그런 와중에도 산전수전 겪어온 송윤구의 태도는 사뭇 침착했다.시간이 좀 지나자 기자들은 목이 아파왔다.“왜 아무런 대답이 없으십니까? 찔리는 게 있으신가 봅니다?”“답변을 할 시간을 주셔야 답변을 드리죠.”송윤구의 날카로운 시선이 기자들에게 떨어졌다. 송윤구의 말 한마디에 기자들은 움찔했다.“자, 이번 일이 점점 커지면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어 기자 회견을 열게 되었습니다.”송윤구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이제 제 며느리와 아들이 사과를 드릴 겁니다.”“드디어 재벌 갑질을 인정하신다는 뜻인가요?”순식간에 기자들은 다시 벌집을 쑤신 듯 시끌벅적해졌다.“폭력을 행사한 것은 확실히 잘못된 일입니다.”송윤구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나 임산부에게 따귀를 올려 붙이는데 분노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습니까?”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무슨 말씀이죠?”“임윤서 씨가 임신했나요?”“송영식 대표가 언제 남편이 되었나요?”송윤구가 눈짓을 해 보이자 송영식이 일어나 나왔다.“오슬란 신제품 발표회 때 불의의 일이 생기면서 임윤서 씨와 제가 관계를 가지게 된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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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6화

“산전 검사 결과와 관련 자료입니다. 임윤서 씨는 최근 몇 달 동안 정기적으로 산전 검사를 받아왔습니다.”송영식이 산전 검사 관련 자료를 화면에 띄웠다.“제가 충동적으로 반응한 것은 사실입니다. 잠시 완전히 이성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임신한 아내가 누군가에게 맞는 것을 보게 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셨을지 묻고 싶습니다.”기자가 연달아 물었다.“하지만 임윤서 씨가 먼저 윤후그룹을 공격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게 아니었다면 신아영 씨가 먼저 임윤서 씨를 찾아가서 귀찮게 하지 않았겠죠. 게다가 영상을 보면 바닥에 꿇어앉아서 애걸하던데요. 임윤서 씨는 완전히 기세등등한 모습이고요.”임윤서가 미간을 찌푸렸다.“현장 영상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저는 처음부터 신아영 씨에게는 손끝도 대지 않았습니다. 신아영 씨가 갑자기 나타나서 다짜고짜 무릎을 꿇은 것뿐입니다. 저는 완전히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했고요. 신아영 씨와 그렇게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심지어 사이도 안 좋은데 제가 왜 영문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쪽을 상대해야 합니까? 신아영 씨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입덧이 올라와서 자리를 피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신아영 씨는 계속 절 잡고 놓아주지 않았습니다.”“듣고 보니 신아영이 너무했네.”누군가가 신아영을 질책했다.“그런 상황에서 제가 굳이 신아영 씨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써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건 좋은 거고, 싫은 건 싫은 거죠. 저와 윤상원 씨가 사귈 때 신아영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동생이라는 이름을 걸고 시시때때로 주변에 나타났습니다. 둘이서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데이트를 하거나 밥을 먹거나, 신아영을 데리고 나타났을 때 기분이 어땠겠습니까?”임윤서가 너무나 싫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그렇게 늘 신아영을 달고 다녀야 하는 신세가 너무 싫어서 윤상원 씨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 점은 윤후그룹 직원들도 늘 목격한 사실입니다. 저와 윤상원 씨가 사귀는 동안 신아영 씨는 어딜 가도 윤상원 씨와 꼭 붙어 있고는 했습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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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7화

-윤상원, 임윤서랑 학교 같이 다녔는데요. 그때 임윤서가 윤상원한테 정말 잘 해줬습니다. 뭐든 윤상원에게 다 맞춰주고 그랬는데 윤상원은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임윤서가 되게 아팠던 적이 있는데 혼자 병원 가더라고요.-나도 그런 거 봤어. 윤상원 생일이라고 임윤서가 파티 해준다고 친구들 잔뜩 불러보았는데 윤상원은 막상 나타나지도 않았다니까.-그건 아무것도 아니지. 윤상원은 결혼 때문에 임윤서 부모님과 약속을 잡아 놓고 신아영을 만나러 가서는 임윤서 부모님을 바람 맞혔다고. 2시간 넘게 기다렸대.-진짜? 진짜 완전히 댕댕이네. 거의 양유진 수준 아니냐?-양유진은 비열하기가 아주 한도 끝도 없는 거고, 윤상원은 그냥 쓰레기네. 남의 청춘을 낭비하게 만들고.여름이 댓글을 달았다.-윤상원은 자기가 쓰레기인 것도 몰라요. 오히려 임윤서가 신아영에 대해서 예민하게 군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사귀는 동안 막상 임윤서랑 여행가고, 밥 먹고 영화보고, 데이트한 게 다 저였어요. 애초에 윤서는 하찮게 여기고 무조건 신아영만 싸고 돌았어요. 그러면서 윤서가 못돼서 그렇다고 뒤집어 씌웠죠. 그래 놓고는 뭐? 윤서가 자기를 못 잊어서 복수를 하려고 한다고?-맙소사. 강여름이 나한테 댓글 달아줌?-강여름이랑 임윤서랑 절친이니까.-왜 그렇게 신아영을 개무시했는지 알 것 같다. 나같았으면 진작에 줘팼을 거임. 다시 생각해 보니까 임윤서가 진짜 착한 거네.하준이 여름에게 대댓글을 달았다.-윤상원이 한 짓을 생각하니 정말 할 말이 없군.여름이 다시 하준에게 댓글을 달았다.-전에는 윤상원이 윤서더러 나랑 헤어지라고 한 적도 있어. 내가 자기들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한다면서. 한번만 더 그런 소리 하면 가만 안 둘 거야.하준이 여름에게 댓글을 달았다.-그런 일은 당신 손 더럽히지 말고 나에게 맡겨.-아니, 최하준이랑 강여름은 왜 여기서 러브러브야?******윤후그룹.윤상원의 부모는 송윤구가 아들, 며느리와 연 기자회견을 보고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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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8화

신아영이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눈물을 쏟았다.“아버지, 아영이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제가 그렇게 한 거예요.”윤상원이 힘없이 말했다.윤한주이 소리를 질렀다.“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송태구 의원 집안을 모함했으니 이제 그 집안에서 가만히 있을 것 같으냐? 송윤구 회장도 끝까지 싸우겠다잖아? 송태구 의원의 정적들은 죄 꼬리를 감추고 뒤로 빠지면서 이제 저만 앞으로 밀어낼 텐데, 윤후가 작살나는 게 너한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게냐? 저쪽에서는 이제 네가 배후 조종자라고 생각할 이유가 충분하고, 저쪽 집에서 그런 모욕을 당했는데 가만히 있을 것 같냐?”“송태구 의원은 지금 널 일벌백계로 삼아서 사람들에게 자기 집안을 건드리면 어떻게 된다는 걸 단단히 보여줄게다.”윤상원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윤상원의 어머니가 울먹였다.“얘, 어쩌다 그런 짓을 했니? 이제 우리가 어떻게 저쪽을 상대한단 말이냐...?”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경찰이 들어왔다.“실례합니다. 윤상원 씨가 온라인에서 댓글을 조작해 송태구 의원과 딸인 임윤서 씨를 모함했다는 송태구 의원의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윤상원 씨, 같이 서로 동행해 주시죠.”경찰이 와서 양쪽에서 윤상원의 팔을 잡았다.“아닙니다.”윤상원은 완전히 당황했다.“폭행 영상을 이쪽에서 유출한 게 아닙니까?”경찰이 날카롭게 물었다.“이쪽에서 그 영상을 유출하는 바람에 송태구 의원의 가족이 갑질을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습니다. 일이 이렇게 커질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면서 네티즌이 송태구 의원의 가족을 욕하게 되었습니다. 일이 그렇게 커지는 데도 이쪽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마치 그 의견이 사실이라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또한 익명으로 임윤서가 윤후그룹을 상대로 복수하려고 했다는 글을 올렸죠? IP를 조사해 보니 윤상원 씨 회사로 나왔습니다.”윤상원은 심장이 쿵 떨어졌다.네티즌들이 멋대로 윤서와 송태구 의원을 공격하도록 묵인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익명으로 글을 올린 적은 없었다.윤상원은 저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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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9화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나? 저쪽에서는 이제 우리 쪽을 절대 가만 두지 않을 거라고. 아영이네라고 그냥 둘 것 같아? 일단 상원이부터 경찰서에서 꺼내 오고 나서 얘기하자고. 아무래도 저쪽에서는 상원이를 그냥 두지 않으려고 하겠지만.”윤한중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송영식의 본가.윤서가 막 밥을 다 먹고 난 참인데 송근영이 전화를 받더니 송태구에게 말했다.“윤상원은 구속됐답니다.”“그래.”송태구가 무거운 얼굴로 차를 마셨다.“공 의원 쪽은 어떻게 되고 있니?”“공 의원은 아프다고 드러누워서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있습니다. 며칠 휴가를 신청했다고 하더군요.”송근영이 담담히 답했다.“아무래도 한동안은 얌전히 있지 싶습니다.”“얌전히 지낸다고 그게 며칠이나 가겠니?”송태구가 송정환을 바라보았다.“내가 그래도 공 의원 노후는 편안히 지내게 해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이는구나. 가서 며칠 안에 저쪽을 끝장내거라.”“네,”송정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히 대답하는 송정환에게서 윤서는 일찍이 보지 못했던 서늘함과 예리함이 느껴졌다.윤서는 깜짝 놀랐다. 송태구가 자기 앞에서는 늘 자상하고 온화한 모습만 보여와서 정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의 참 모습을 몰랐던 것이다.“윤상원은….”송태구가 웃으며 윤서를 바라보았다.“우리 공주님에게는 좀 미안하게 되었네. 이제 우리 공주의 전 남친은 미안하지만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거야.”임윤서는 헉 했다.“평생을요?”송정환이 윤서를 쳐다봤다.“우리 집안을 건드릴 때는 최악의 사태까지 각오하고 덤볐어야지. 윤상원에게 따끔한 교훈을 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우리 집안을 우습게 볼 거 아냐?”“지금까지는 우리 집안의 평판이 내내 좋았는데 이번에 윤상원이 아주 그 평판을 산산 조각 낼 뻔했다.”송우재가 끄덕이며 송정환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윤서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결국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그만 두었다.윤상원이 밉기는 했지만 평생을 감옥에서 썩히고 싶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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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화

“내가 신났다고? 아닌데.”송영식이 당황했다.“……”이주혁이 풉하고 웃었다. ‘얼굴에 온통 헤벌레인데 저만 모르는구먼.’“어쨌든 결혼은 하고 볼 일이야. 윤서가 없었으면 우리 어머니가 끊임없이 선자리를 밀고 들어왔을 거야. 어쨌거나 내 아이도 가지고 있지, 일 똑 부러지게 잘하지, 식구들이 아주 그냥 다들 예뻐한다니까. 그러니까 아주 괜찮은 상대였다, 이런 말이야.”송영식이 생각에 잠겨서 말했다.“축하한다. 이번에 윤상원 일이 아니었으면 임윤서가 너랑 결혼해 주지도 않았을걸.”이주혁이 비죽거렸다.“덕 본 줄이나 알아라.”“왜 말을 그렇게 하냐? 남편감으로 나도 밀리는 거 없다고.”송영식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룸 문이 열리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최하준이 들어왔다.“무슨 얘기 하려고 불렀냐? 빨리 빨리 하고 끝내자. 집에 가서 와이프하고 애 봐야 해.”“밤일도 못하면서 일찍 가서 뭐 하려고?”송영식이 매정하게 공격했다.하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죽고 싶냐?”이주혁이 웃었다.“야야, 이제 막 결혼한 새신랑인데 봐 줘라, 좀. 자, 새신랑 한잔 받아. 신혼 첫날 뜨거운 밤 보내라.”송영식의 얼굴이 굳어졌다.이주혁이 송영식의 귀에 대고 가만히 말했다.“너도 참 대단하다. 30년을 마법사로 지내 놓고 어떻게 그렇게 단 한 번에…. 그것도 정신도 멀쩡하지 않은 상태로 말이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제대로 좀 가르쳐줄까?”“이 자식이!”송영식은 귀까지 빨개져서 펄쩍 뛰었다.“우리끼리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그러냐?이주혁이 키득키득 웃었다.송영식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런 거 아니야. 결혼하기 전에 임윤서가 사인하라고 계약서를 줬는데 결혼하고 나서 자기 몸에 절대로 손대지 말래. 우린 그냥 명목상의 부부야.”“……”최하준은 신이 나서 놀렸다.“자~알 한다.”“뭔 소리야? 나도 정상적인 욕구를 가진 사람이거든.”“뭐, 전에도 안 하고도 잘 살았잖아. 그냥 그러고 더 살아.”이주혁이 피식 피식 웃었다.“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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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화

여름은 하준의 대담한 애정표현에 얼굴이 발그랗게 되었다.“내일 윤서랑 영식 씨랑 동성으로 간대. 나도 같이 한번 다녀오려고. 내일 마침 할머니 생신 날짜라 간단하게 생신제사나 드리고 오려고.”“좀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하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며칠 동안 스케줄이 이미 다 잡혔을 건데….”“괜찮아. 혼자 다녀오면 돼. 윤서도 같이 있으니까….”여름이 달랬다.“윤서 씨는 윤서 씨고 나는 나지. 게다가 자기 할머니면 내가 당연히 가야 하는 거잖아?”하준이 여름이 목에 머리를 묻었다.“아아아~ 우리 있는 데서 그런 것 좀 막 하지 마요!’여울이 허리에 손을 얹고 화난 듯 말했다. 하늘도 인상을 찡그렸다.“이제 아주 혼자서만 엄마를 다 차지하고. 틈만 나면 아빠가 엄마한테 들러붙어 있다니까. 우리한테도 양보 좀 해요.”“그러니까 말이야!”여울이 맞장구를 쳤다.“이럴 줄 알았으면 다시 사귀라고 하지 말걸.”“……”쌍둥이의 성토에 하준은 매우 난감해졌다.“푸흡!”여름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리더니 하준을 밀어내고 쌍둥이를 안았다.“엄마, 우리도 따라갈래.여울이 애교를 떨었다.“안 돼. 아직은 좀 위험해서. 엄마도 갔다가 금방 돌아올 거야.”여름이 고개를 저었다.잠시 후 여름이 고개를 들어 하준을 바라보았다.“당신은 이제 너무 매일 나한테 붙어있지만 말고. 적당히 떨어져 있어야 더 예뻐 보이는 법이야.”“왜? 나한테 질렸어?”충격 받은 얼굴로 하준이 물었다.여름은 팔을 양쪽으로 펼쳤다.“허구한 날 봤더니 당신 미모가 와 닿지도 않는다고.”하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반면 여울과 하늘은 재미있다는 듯 웃다가 여울이 한마디 했다.“엄마 말이 맞아. 전에는 나도 아빠가 엄청 잘 생긴 줄 알았는데 이젠 너무 많이 봤더니 별 느낌도 없어요.”“……”하준은 울화통이 터졌다. 내내 자기 외모에 상당한 프라이드를 갖고 있었는데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를 부정당하는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좋아. 가는 건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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