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지금 위로라고 하는 거야?”윤서가 헛웃음을 웃었다.“어쨌든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지.”여름이 웃었다.“생각해 보면 너랑 자기도 했지만, 외모도 번듯하고, 몸매도 좋고…”“좋지. 섹시하고…. 야, 글쎄 팬티고 핑크색을 입더라.”윤서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쿨럭쿨럭! 어우야, 너 남의 속옷까지…”여름의 말투가 사뭇 므흣해졌다.“아니, 어쩌다가 그냥 본 거거든.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고!”윤서가 당황해서 해명했다.“그래 그래, 알겠어. 어쨌든 둘이 이미 서로 볼 거 다 본 사이인데, 뭐 어때?”윤서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도저히 해명할 방법이 안 보였다.“그렇긴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자세히 본 것도 아니라고….”“아, 그러면 최근에 자세히 봤다는 말이구나?”“야….”윤서는 더 이상 여름과 말을 섞기가 싫어졌다.“알았어, 알았어. 이제 장난 그만 할게.”여름이 웃었다.“어쨌든 네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무조건 존중할 거야. 네 마음만 잘 지키면 돼. 누구도 널 함부로 하지 못하게.”“사람 마음이 뭐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줄 아냐?”윤서가 부루퉁해서 받았다.“너도 전에 최 회장이랑 결혼할 때 네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잖아.”“그렇지. 하지만 결국 지키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걸 기억은 하고 있어야 해. 너 스스로를 더 사랑해 줘.”여름이 당부했다.“그래, 알겠어.”윤서가 끄덕였다.‘윤상원을 위해서 모든 사랑을 다 했었지. 자신을 온통 내놓는 사랑이라면 그거 한번으로 족해.이 세상에 날 상처주지 않을 사람은 나 자신 뿐이야.’이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심장이 철렁했다.솔직히 지금은 그다지 송영식의 식구들과 대면하고 싶지 않았다.이번 사태에 죄책감도 느껴지고 한편으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잠시 망설이다가 결국은 가서 문을 열었다.뜻밖에도 문 앞에는 송영식이 서 있었다. 망설이는 듯도 하고 뭔가 심란한 듯 보였다.“잠깐 들어가도 돼?”“들어와요.”윤서가 돌아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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