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3677 챕터

851장

하현이 담담하게 웃으며 설지연의 원한을 태연하게 풀었다.설지연의 자신감은 그녀의 미모에서 나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미모는 설은아처럼 나라가 기울어져도 모를 만큼 미인은 아니었다. 부자들에게 설지연 같은 여자는 기껏해야 놀잇감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부잣집에 시집가려는 것은 헛된 꿈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항성, 빅토리아 항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태평산 정상으로 향했다. 명문 귀족만이 들어올 수 있는 이 부자들의 산은 몇 년 동안 어떠한 풍운도 없었다. 태평산 1호 별장은 태평산 꼭대기에 있다.이 별장에서는 항성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어 온 집안의 등불이 손에 잡히는 느낌이다. 사실 항성 이씨 가문도 확실히 그럴 자격이 있다. 항성 4대 최고 정상 가문 중 하나인 이씨 집안의 강함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다!항성의 많은 사람들은 항성의 자산 60% 이상이 4대 최고 가문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4대 정상급 가문들 중 이씨 가문은 또 항성 자산의 거의 20%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대하, 미국, 해가 지지 않는 제국 등지에서 이씨네는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이씨네는 항성의 최초 가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평소 보안이 삼엄했던 태평산 1호 별장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선풍도골의 백세 노인이 1호 별장에서 가장 넓은 방으로 초대되어왔다. 이봉수, 항성 이씨 가문의 현 가주이다.직접 항성의 이씨 가문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때 이 남자는 앞에 있는 한 사람을 보면서 손가락이 절로 부르르 떨렸다.“몹쓸 놈! 네가 감히 돌아오다니!”“아버지, 수십 년을 못 봤는데 저를 기억하실 줄은 몰랐네요. 감동입니다.”이일해가 손에 용머리 지팡이를 들고 걸어 왔는데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이리 오너라! 이 몹쓸 놈을 내쫓아라!”이봉수가 노하며 소리쳤다.그러나 사방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원래 그를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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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2장

“가주님을 뵙습니다!”엄청난 굉음과 함께 항성 이씨 가문은 권력 이양을 완료했다.이일해는 수십 년 동안 포진하고 있다가 하루 아침에 돌아와 막을 수 없는 매서운 힘으로 이가의 대권을 장악했다.……태평산 1호 별장 옥상. 하민석은 자신의 왼쪽 손바닥을 쳐다보았는데 마치 손금에 살짝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일해가 그의 뒤로 다가오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내려놓았다.“야망이 있는 건 결코 나쁜 게 아니야. 그런데 야망은 있으면서 전술 전략을 세우지 않고, 천리 밖을 이길 수 있는 수단이 없으면 그 야망은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불타 버릴 수밖에 없어.”이일해 역시 멀리 있는 빅토리아 항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하민석의 눈동자에 한줄기 이색이 번뜩이며 이내 몸을 굽히며 말했다.“오늘 이 모든 것은 다 할머니께서 제게 주신 것들입니다. 할머니 앞에서 감히 야망을 말하다니요.”이일해는 소리 없이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보기에 오늘 이 모든 것이 성공한 것 같아?”“벼락 같은 기세로 항성 이가의 대권을 빼앗았으니 당연히 성공한 거죠.”하민석이 치켜세우며 말했다.“그래, 항성 이가도 별 일 없이 다 빼앗았는데 어째서 작은 남원은 이 늙은이가 얻지 못했을까?”이일해는 쓴웃음을 짓는 듯했다. 하민석은 안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등뒤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이때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일해가 담담하게 말했다.“하은수한테 전해.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내가 항성을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 은수는 어떻게 남원 일을 끝내지 못했을까? 그럼 나는 하씨 대문호에서 한 명 줄이는 것쯤은 전혀 개의치 않을 거야.” “네!”하민석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 아니면 제가 직접 다녀올까요?”“네가 알아서 해. 이씨 가문 돈도 네가 알아서 조달해서 써.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해라. 늙은이는 인내심이 좋지 않아!”말을 마치고 이일해는 돌아서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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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장

남원. 다음 날, 설씨 어르신과 설민혁, 설지연 세 사람은 함께 스마트 밸리 현관에 나타났다. 그들은 손에 부동산 증서와 대량의 금과 옥, 현금 등을 들고 있었다.이 물건들은 곧 설은아에게 건네질 것이다. 이 모습에 설지연의 마음속 중심에는 분노가 가득 찼다. 이 물건들은 원래 그녀의 것이었지만 오늘 전부 설은아에게 줘야 한다. 그녀는 달갑지 않았다! 설민혁은 무거운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 우리가 모든 자산을 이미 팔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해요.”짧은 시간 내에 집과 차를 팔았으니 분명 싼 값으로 팔아야 했다. 설씨 가족은 지금 이 돈을 다 같이 모아왔지만 여전히 그들이 써버린 부분을 충당할 수 없었다. 설씨 어르신은 수십 년은 더 늙어 보였다. 이때 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우리도 할 만큼 해서 왔으니 우리가 한 가족이었던 점을 봐서라도 이제는 은아한테 우리를 위해서 좀 둘러 대달라고 해봐야 할 거 같아요.”“그렇지 않으면 우리 식구들은 밥 구하러 갈 데도 없을 거예요.”설지연이 갑자기 입을 열고 말했다.“할아버지, 우리가 왜 우윤식의 말을 들어야 해요!”“지금 우리가 이 현금과 황금 옥석들을 가지고 남원을 떠나면 누가 우리를 막을 수 있겠어요?”“우리가 다른 나머지 사람들을 데리고 갈 방법은 없지만 우리 세 사람만 떠나면 설씨 집안도 쓰러지진 않을 거예요!”“이 돈이면 우리는 다른 지방으로 가서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설민혁이 이 말을 듣고 살짝 어리둥절해 하다가 뒤이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어쩌면 이게 가장 좋은 방법 일지도 몰라요!”“군자도 원수 갚는 데는 십 년도 늦지 않는다고 했으니 우리가 지금 떠나서 나중에 발전하면 다시 돌아와서 원수를 갚아도 되죠!”설씨 어르신이 큰 기대를 걸었던 두 사람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 두 사람은 어떻게 자기 세 사람이 돈을 들고 도망갈 수 있다고 순진하게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설마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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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장

스마트 밸리 꼭대기 층.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일찌감치 거실에 앉아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이 예물들이 그들의 소유인 것처럼 말이다. 곧 초인종이 울렸을 때 희정은 바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동작이 조금이라도 느렸다가는 마치 그 물건들이 날아 갈 것 같았다. “재석아, 희정아……”설씨 어르신은 두 손에 짐을 들고 온화한 얼굴로 들어서며 입을 열었다. 설씨 어르신은 필경 오랫동안 설씨 집안을 지켜왔기에 재석과 희정 두 사람은 그에 대해 두려움이 잠재되어 있었다. 지금 그의 이런 모습을 보자 모두 자기도 모르게 멈춰 섰다.“재석아, 은아는?”설씨 어르신은 자신이 이 두 사람을 진정시켰다는 것을 확인한 후 이때 담담하게 물었다. 이 말을 듣고 희정은 설민혁과 설지연의 손에 들린 물건들에게로 시선이 떨어졌다. 눈동자에 빛을 띠며 말했다. “은아 회사 갔어요. 물건은 저한테 주면 되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희정은 다른 사람에게 말할 시간도 주지 않고 손을 뻗어 그 물건들을 빼앗았다.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은 여전히 아쉬워 잠시 손을 떼지 못했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 이 물건들은 다 하 세자가 우리 은아한테 준 거야!”“너희들 우 대표님이 한 말 기억하지?”희정은 두 사람을 노려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설민혁과 설지연 두 사람은 안색이 극도로 안 좋아졌다. 하지만 이 물건들을 내려놓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잠깐 들어와 앉아 봐. 숫자가 맞는지 잘 확인을 해봐야겠어. 어제 우 대표님이 사람을 보내서 선물 명세서를 보내왔어!”“숫자가 틀리면 우리는 이걸 인정 할 수 없어!” 희정은 지체 없이 그 물건들을 탁자 위에 올려 놓고 빠르고 가볍게 수를 세기 시작했다. 희정의 말을 듣고 설씨 어르신과 두 사람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우윤식이 선물 리스트까지 보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여기에 있는 물건들은 아마 처음 예물을 보내왔을 때의 반도 못 미치겠지?바로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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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장

하현의 말을 듣고 민혁의 얼굴빛이 순간 창백해졌다. 설씨 어르신 역시 얼굴이 까맣게 변했다. 그들은 모두 은아가 마음씨가 착하고 말은 날카롭게 해도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 앞에서 사정하는 것은 그나마 조금 나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은아가 뜻밖에도 하현에게 이 모든 일을 맡겼다니 그럼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희정아, 너희 집 이제 데릴사위가 일을 맡아서 보는 거냐?”설씨 어르신을 기침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그는 지금 분명 하현과 희정의 관계에 분란을 일으키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야 그들이 물속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희정은 지금 하현을 욕할 마음이 아예 없었다. 보석과 옥석을 모두 검사한 후 또 현금을 살펴보더니 안색이 바뀌며 말했다.“설가주님, 이 예물들의 수가 안 맞는데요?”“우 대표님이 주신 선물 리스트와 비교해 보니까 별장을 제외하고 돈과 옥석은 절반 이상이나 줄었네요!”“안되겠네요. 이렇게는 승인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당신들이 이 남은 물건들도 반드시 보충해놔야 합니다!”이때 희정은 허리를 밀쳐내며 입을 열었다. 그녀가 보기에 이 물건들은 모두 그녀 자신의 것이었다. 누가 조금이라도 가져가면 누구의 목숨이든 앗아갈 듯 했다. 설씨 어르신의 안색이 순간 안 좋아졌다. 그는 비록 희정이 돈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전 같았으면 그는 지금 가주의 신분으로 희정을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양측은 이미 의절했으니 설씨 어르신도 자기의 신분으로 희정을 누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설씨 어르신은 자기에 애초에 왜 민혁이와 지연이의 말을 듣고 재석 일가를 쓸어버렸는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업자득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참 후에야 설씨 어르신은 심호흡을 하고 온화한 미소를 짜내며 말했다.“희정아! 우리가 물건을 모으려고 하지 않은 게 아니라, 사실 우리가 남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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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장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어머니,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하현의 이 말에 희정은 조금 냉정을 되찾고 말했다.“좋아, 네가 오늘 대책을 내 놓지 않으면 내가 가만 두지 않을 거야.”설씨 어르신과 설민혁, 설지연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상대방의 눈에서 불안함을 보았다.그들은 항상 하현에게 무슨 음모가 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알기로 당신들 중 일부는 아직 자산을 팔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말도 안 되는 소리!”설민혁이 제일 먼저 펄쩍 뛰었다. 그는 확실히 집 한 채를 숨겨놓고 팔지 않았다. 설지연도 안색이 변했다. 그녀도 보석을 조금 숨겼다. 이들은 사리사욕만 채우는데 이미 습관이 됐으니 어떻게 가족을 위해 자신의 값진 물건들을 모두 내 놓을 수 있을까?일부만 빼 가는 것도 다행인 셈이었다. 유독 설씨 어르신만 여전히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항상 하현이 그렇게 호의를 베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보세요.”“당신들이 정말 이 물건들을 미련 없이 내놓고 팔았다 쳐도 여전히 그 예물은 다 못 채울 겁니다.”“그래서 제가 당신들을 도우려고 특별히 아이디어를 하나 내봤습니다.”“무슨 아이디어?”설씨 어르신은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지분. 설씨 집안이 손에 쥐고 있는 49%의 지분, 제가 은아를 대신해서 천억에 인수하겠습니다.”“이렇게 하면 당신들이 빚진 부분의 예물은 다 갚은 셈입니다. 또 이것들도 당신들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말을 하면서 하현은 테이블에서 현금 몇 뭉치를 꺼냈다. 대략 2억 정도 되는 돈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하현의 말을 듣자 오히려 설씨 어르신의 안색이 변했다. “하현, 이 데릴사위, 너 진짜 독하다! 너 우리 설씨 집안을 몰살시키려는 거야!?”하현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오히려 희정은 눈앞이 번쩍 뜨이며 말했다.“좋은 사위네. 좋은 생각이다!”“늙은이,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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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7장

분명, 민혁은 떠나가면서도 은아와 하현이 잘 지내길 바라지 않았다. 그는 두 사람의 관계에 분쟁을 일으키고 싶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하현은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이간질 해봐야 우리한텐 소용없어. 만약 네가 정말 그렇게 내가 미우면 네가 나한테 복수할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래.”민혁은 이를 악물고 기개를 갖추려 했지만 결국 땅바닥에 떨어진 돈을 주워 담으며 하현의 냉담한 눈빛 속에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 ……설씨 별장에 돌아왔다. 설씨 어르신은 이때 이미 텅 비어져 있는 별장을 보며 정신이 얼떨떨했다. 왜냐하면 오늘이 지나면 그는 이곳을 떠나야 한다. 지금 설씨 집안은 나무가 쓰러져 원숭이들이 흩어진 꼴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었다. 민혁은 안고 있던 돈을 챙기고는 설씨 어르신을 깊이 쳐다보았고 곧 떠날 준비를 하였다. 지연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이때 설씨 어르신이 갑자기 차갑게 말했다.“너희 둘은 가지 마! 우리 설씨 집안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 없을지, 마지막 희망은 너희들에게 달려 있어!”“뭐요!?”민혁은 놀람과 기쁨의 얼굴로 다시 돌아섰다.“할아버지, 설마 우리에게 무슨 다른 후수가 있을까요?”지연도 기쁜 기색을 띠었다. “할아버지, 다른 방법이 있나요? 설은아 이 년에게 복수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요.”설씨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말했다.“이건 우리 설씨 집안의 가장 큰 비밀이자 마지막 비장의 카드야.”“너희 둘, 대구 정씨 집안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민혁과 지연은 서로 마주보며 어리둥절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오히려 설씨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너희들은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지. 우리 설씨 집안의 등급이 너무 낮아서 아직 그 범위에 도달할 자격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 말을 마친 설씨 어르신의 눈동자에는 추억의 빛이 떠올랐고, 잠시 후 천천히 입을 열었다.“대구 정가는 대하 10대 최고 가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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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8장

대모산 리조트 프로젝트 현장. 설은아는 눈앞의 공사장을 바라보며 수심에 잠겼다. 리조트 프로젝트 현장은 대도 경수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가 없었다. 누구도 소란을 피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원자재에 문제가 생겨 작업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비서를 불렀다.“4천만 원을 인출해서 보너스로 한 사람당 20만 원씩 나눠줘. 당분간 며칠 쉬게 하고 내 연락을 기다렸다가 다시 출근하라고 해.”비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서도 걱정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회장님, 곧 겨울이 와요.”“강남 쪽은 겨울이 되면 북풍이 불어와서 노동자들의 작업 속도가 느려져요.”“그래서 가을에 전체적인 구조를 완성하지 못하면 프로젝트가 엉망이 될 것 같은데요.”은아가 눈썹을 비비며 말했다.“알아. 건축자재 쪽에 문제가 생겨서 우리 사정이 급하다고 해도 가지고 올 수가 없어.”“네가 노동자들과 시공업체를 잘 다독여줘. 나는 며칠 동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네!”비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 떠났다. 스마트 밸리로 돌아왔을 때 희정은 진작에 그 보석들과 별장 부동산 증명서를 가지고 떠나고 없었다. 은아도 이런 일을 관리할 마음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현이 다가와 은아에게 손에 있던 주식 양도 합의서를 건넨 뒤 웃으며 말했다.“회장이 된 걸 축하해. 이제부터 이 회사는 네가 회사 지분의 49%를 소유하게 됐어. 거기다 네가 회사의 회장이라 앞으로 회사에 대한 최종 발언권은 네가 가지게 됐으니 아무도 너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야.” 은아는 합의서를 펼치며 맥없이 말했다.“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다고 누가 그래?”“그럼 설마 천일그룹이 그러겠어?”하현은 의아해 했다. 자기가 있는데 누가 감히 은아네 회사를 어렵게 만들겠는가? 은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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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9장

오전 내내 공사 현장에 머물다가 은아는 시내로 돌아와 공급업체와 만나기로 한 식당에 왔다. 그곳에 도착했지만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상대방이 일부러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설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주문한 뒤 조용히 기다렸다. 점심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4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공급업체 사장이 이 사람들과 함께 뒤늦게 왔다. 룸에 들어 올 때 보니 그들은 아주 친밀한 사이였다. “설 회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좀 늦었네요!”“요즘 저희 업무가 너무 바빠서요. 아시다시피 현재 시장에서 건축 자재 원료의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고 우리와 합작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빠져 나오기가 힘듭니다!”“아이고, 손에 쥐고 있는 게 고작 얼마 안 되는 물건인데, 이 집도 원하고 어느 집도 원하고 하니 우리는 지금 누구에게 줘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정말 난감하네요!”룸에 들어선 몇 사람은 전부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뒤룩뒤룩 살이 쪄 딱 봐도 쉬운 사람들이 아니었다. 게다가 옆에는 피부도 하얗고 미모도 예쁜 키다리 미녀가 있었는데 소위 성공한 사람들인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이때 한 사람의 핸드폰이 울렸고 전화를 받고는 귀찮아 하며 말했다. “체면이고 뭐고 나한테 말하지 마!”“나한테는 돈이 가장 큰 체면이야! 그 상대방한테 전해.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물건은 조금도 손에 넣을 생각하지 말라고!”“여기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그에게는 물건 안 팔 거야!”“나는 말했다!”말을 마치고 이 사장은 노발대발하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난 후 은아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설 사장님, 죄송합니다. 어떤 회장들은 뭐가 옳고 그른지를 몰라요. 여기가 무슨 시장인 줄 알고 흥정을 하는데, 욕을 안 하면 지들이 무슨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허허허______”다른 사람들이 이때 깔깔거리며 큰 소리로 웃었다. 은아의 얼굴색이 조금 안 좋아졌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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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장

“하하하, 그럼 설 회장님은 우리를 고소하실 건가요?”황보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했다.“여기서 내가 좋은 마음으로 한 가지 상기 시켜드리지요. 변호사를 고용하는 데는 돈이 얼마 안 들더라고요.”“게다가 이런 민사 다툼은 조정 위주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빨리 판결이 나는 건 드물어요.”“우리가 원한다면 이런 소송은 8년이고 10년이고 끌 수 있어요. 어찌됐든 우리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귀사가 시간을 소모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황보는 득의양양했다. 분명 그가 오기 전에는 모든 것이 괜찮았어도, 오늘 그가 나타난 이상 설은아를 잡아먹겠다는 뜻이었다. 다른 몇몇 사장들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그들은 모두 이익공동체였다. 이런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당연히 단체로 모여야 한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데 굳이 고생해서 돈을 버는 멍청한 사람은 없다. 은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황 사장님, 처음 우리 설씨 회사가 공급업체를 찾기 시작했을 때 당신들이 먼저 우리를 찾아왔고 게다가 당신들 공장이 파산 직전에 있다고 했었어요.”“당신들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가격으로 물건을 공급해 준다고 자청했었습니다.”“그리고 저도 제때에 꼬박꼬박 돈을 보내드렸고, 한 푼도 밀린 적이 없습니다.”“당신들이 비즈니스 신용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은혜를 아는 건 중요합니다.”“만약 제가 애초에 여러분과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몇 분은 지금 파산하셨겠죠?”설은아가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하는 것을 듣고 한 두 명의 공급업체 사장은 마음이 좀 찔렸다. 당시 그들은 정말 설은아를 찾았었다. 근데 문제는 그때와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 부자가 되었고, 하나같이 욕심이 커졌다. 황보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은혜? 설 회장님, 제가 듣기론 당신도 상업계에서 몇 년 동안 그럭저럭 지낸 인물이라고 들었습니다.”“설마 우리 상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돈이라는 걸 모르세요?”“돈이 있으면 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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