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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691 - 챕터 700

3882 챕터

691장

“그가 특별히 우리에게 초대장을 보냈는데, 우리가 가지 않으면 안되죠!”류승태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좋아요. 그때 같이 가요.”당인준이 말했다. 곧 하씨 집안 쪽은 당인준이 할머니 생신 잔치에 참석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식을 들은 하태규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보아하니 늙은이의 얼굴이 조금 효과가 있네……”“비록 당인준은 군단장일 뿐이었지만 당도대는 강남 군단의 핵심이자, 혼이었다……”“당인준이 우리 하씨 집안에 온다는 것은 강남 군단이 하씨 가문을 중요시 하고 있다는 뜻이야……”“이번 잔치 이후에 우리 하씨 집안은 3년 전의 영광을 다시 보게 될 거야!”하민석이 웃으며 말했다.“축하합니다. 축하 드려요……”“다른 최고급 가문들의 보살핌아래 우리 자리를 넘보려는 어중이떠중이들이 적지 않지만……”“이번 생신 잔치 이후에 모든 것이 달라질 거야……”하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반짝이는 눈동자로 서로 눈을 마주쳤다. 하씨 가문이 가장 전성기를 누리던 때는 그 사람이 권력을 잡고 있던 그때였다. 그 몇 년 동안 하씨 가문은 무기력한 가운데서 다시 활기를 얻었었다. 강남의 하늘이 되어 진정한 최고의 가문이 되었다. 심지어 몇 년 동안 하씨 가문이 한국의 10대 가문 중 하나로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소문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하씨 가문의 내란으로 그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떠나게 되면서 하씨 가문의 위세는 꺾이게 되었다. 3년 동안 하씨 대문호의 지배하에 하씨 가문은 강남의 하늘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미 무기력해져 있었다. 이제 당인준이 온다는 것은 하씨 가문이 다시 강남 군단을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했고, 이는 하씨 가문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었다.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지금 하씨 가문은 강남에서 활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는 아마 한국 전역에서 활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른다. 하태규는 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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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2장

하태규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그와 하민석은 모두 하현이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번에 그들은 하현을 초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하객 명단에 이미 올라 와 있었다. “오라고 해!”곧 이어 하태규는 결단을 내렸다.“그가 이미 남원에 돌아 왔으니 그럼 정식으로 만나 봐야지. 생일 잔치라 때가 아주 적당하네……”“물론 그는 3년 동안 그가 줄곧 와신상담해왔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게 해줄 거야……”“외부 사람들은 그가 폐물이 되어 작은 설씨 집안에서 개만도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가 은밀히 얼마나 많은 것을 준비해 놨는지를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지……:“이번 생신 잔치는 3년만에 처음으로 그와 정식적으로 만나는 자리가 된 셈이네. 만약 적당한 기회가 있으면 잔치 끝나고 그를 떠나 보내자……”하태규는 무슨 당연한 말을 하는 듯 담담한 표정이었다. 하민석은 웃으며 말했다. “집안에서 명령을 내리시면, 저는 당연히 실행에 옮겨야지요……”“내가 말했잖아. 이제 네가 권력을 잡고 있으니 하씨 가문도 너를 우두머리로 삼고 있다고……”“그 사람을 해결하면, 네 심복의 큰 문제도 해결돼……”“난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하태규는 쓴 표정을 지었다. 하민석은 안색이 변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어르신께 감사 드립니다……”“또 제가 벌써 연경쪽에서 수십 명의 전문가를 불러서 수술을 시키고 7일 후에 생신 잔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놨습니다……”“수고했네, 이번 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고마워. 아들 두 놈이 잘 나을 수 있도록 계속 잘 보살펴 줘.”하태규는 감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안심하세요. 제가 잘 보살피겠습니다.”……하태규가 방에서 나가자 하민석의 얼굴엔 비로소 싸늘한 표정이 떠올랐다. “늙은 여우, 나보고 그 사람을 상대하라니……”“네가 나를 이용할 지, 아니면 내가 너를 이용할지……”“두고 보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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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3장

천일그룹의 최상층 회장 사무실 안. 하현은 지금 슬기와 일을 상의하고 있다. 당인준은 더할 나위 없이 조용히 이곳으로 와서 하씨 가문이 할머니 백세 생신에 자신을 초대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늙은이는 몇 년 전부터 강남 군단을 완전히 장악하고 싶어 했어……”“이번에 네가 가는 것은 할머니에게 있어서 아주 큰 의미가 있어. 보아하니 당 군단장이 이번 생신 잔치에 가장 귀한 손님이 될 거 같아!”하현이 비웃는 듯이 말했다.슬기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 군단장님이 강남 군단에 여러 해 동안 계시면서 일절 연회에는 참석하지 않으셨는데 이번에 참석하시니 아마 하씨 집안은 체면이 많이 섰을 겁니다……”당인준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 도련님, 슬기 아가씨, 농담하지 마세요.”이 말을 마치고 당인준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또 연경군단에 있는 제 전우에게 방금 메시지가 왔는데요.”“하씨 가문 쪽에서 연경의 최고 의학 전문가 십여 명을 초빙해서 하경원의 병을 치료해 주려고 오늘 밤에 도착한다고 합니다.”“오늘 밤 언제?”하현이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0시였다. “오늘 밤 12시쯤 도착할 겁니다. 이 전문가들의 신분은 아주 특별해요.”“다 연경의 대 가문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예요……”당인준은 대충 하현의 마음을 짐작하고 지금 한 마디 상기를 시켜 주었다. “걱정할 필요 없어. 강한 용이라도 토박이 뱀은 누를 수가 없어. 연경 사람들은 우리 강남에서 날 뛸 수가 없어.”“목숨을 해치지 말고 며칠간 즐기다가 다시 돌아가게 하면 돼……”하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하씨 가문이 하경원을 치료하도록 내버려 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경원 때문에 이미 그의 최대 한계치가 건드려졌기 때문이다. ……남원 공항, 국내에서 가장 큰 국제공항 중 하나로 이곳은 매우 번화하다. 그런데 오늘 밤 개인 구역 통로 앞에 더 없이 조용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도착했다. 선두에는 단연 롤스로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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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장

큰 굉음이 귀청을 찢을 것 같았고 거의 모든 것이 날아갈 것 같았다. 잠시 후 하얀 불빛을 받으며 모든 사람들은 이것이 군단용 무장 헬기임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군단 사람들이 갑자기 왜 나타났지?”가족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쳐다보았고, 하태규도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의 군단 인맥으로 봤을 때 어떻게 이런 장면이 나타날 수 있겠는가? 잠시 후 무장한 수십 명의 군사들이 밧줄을 타고 내려왔다. 가장 먼저 젊은 군사 한 명이 장병조 앞으로 재빨리 다가가 경례를 하며 말했다.“장 선생님, 방금 중앙아시아의 전쟁터에서 퇴각한 부상병들이 있는데 현재 모두 중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입니다. 군에서 명령이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치료를 받아야 하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말을 마치고 이 군사는 다짜고짜 장병조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하태규는 버럭 화를 내며 앞으로 나와 큰 소리로 꾸짖었다.“버릇없이! 너 어느 팀에서 왔어? 너는 규칙도 몰라?”“장 선생님은 우리 하씨 가문에서 초청한 거야! 너 우리 하씨 집안과 싸워보겠다는 거야?”“너희들 장관이 누구야? 나 좀 보자고 해! 설마 그가 나 하태규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하태규는 노기로 가득찼고 저력이 있었다. 그는 강남 군단에서 워낙 인맥이 깊어 어느 군단의 장관이 오든 체면을 세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뜻밖에도 이 군사는 갑자기 총 자루를 ‘확’ 잡아 당기더니 바로 하태규의 이마에 총구를 들이대며 냉랭하게 말했다.“내가 이번 작전의 임시 책임자다!”“이번에 위에서 내린 명령은 죽음을 불사하는 명령이다. 우리의 전우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누구든 이것을 방해하면 용서 받지 못한다!”“모셔가!”곧이어 계급도 없는 군사들은 장병조의 팀원들과 장비들을 모두 하씨 가문의 손에서 빼앗아 갔다.그러고는 바로 데리고 헬리콥터로 갔다. 하씨 가문의 호위병들은 지금 감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 군사들은 하나같이 살기등등한 것이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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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장

“주인 어르신, 군단 인맥과 관계가 있으신데 군사 몇 명으로 어떻게 주인 어르신 손에서 사람을 빼앗을 수 있습니까?”하민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하태규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확실히, 보통 같았으면 강남 군단에서는 나를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을 거야. 근데 이번엔 누군가 손을 쓴 거 같아……”“게다가 신병을 쓴걸 보면 신분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게 분명한데……”하민석이 추측하며 말했다. “아니면 당인준이 우리에게 치우쳐져 있어서 군단 사람들 중에 누가 우리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또 아니면 어떤 큰 가문 사람이 우리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걸까요?”“혹시, 그 사람……”하태규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관건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강남 군단의 위급한 병사가 있다면서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댔다는 거야……” “나중에 나도 알아봤는데, 국경에서 작은 규모의 충돌이 있었는데 주변 국가에서는 수십 명이 죽었고, 우리는 몇 명 다쳤다고 하더라고……”“지금 이 부상당한 군사들은 우리 군단의 영웅들이야. 최고의 의학 전문가들을 불러서 그들을 데려오라는 명령을 위에서 내렸다면……”“그 손을 내민 사람들은 아마 그 부상당한 군사들의 전우일지도 몰라……” “만약 이것이 진짜라면 상대방은 또 군령을 가지고 있으니 우리는 당분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야……”하민석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주인 어르신, 우리가 눈뜨고 보고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겠죠?”“기다려, 장병조 일행이 풀려날 때까지 기다려봐. 상대방이 계속 그들을 붙잡고 있을 리는 없어. 보아하니 이번에 경원이는 생일잔치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은데……”하태규는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어르신 안심하세요. 설령 생일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하씨 가문에서 경원이의 자리는 어떤 변화도 없을 거예요……”하민석은 몇 마디로 위로하고는 느린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하지만 떠난 뒤 그는 오히려 살짝 찡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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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장

하씨 집안 할머니 백세 생신 잔치가 점점 가까워지자 남원 전역은 큰 명절을 맞이하는 분위기였다.남원 전역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하씨 가문은 남원의 하늘로, 남원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원의 일류 가문 사람들조차 하씨 가문의 생신 잔치 초대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자랑했다. 심지어 초대장을 받은 많은 사람들은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하고, 자기 SNS에 올려 자기의 위상을 과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씨 가문의 할머니 백세 생신 잔치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 지를 이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생신 잔치 전 날, 설유아는 별 생각 없이 초대장을 보내왔다. 이것은 그녀가 양부모님께 오래 전부터 부탁해 온 것이다. 하지만 하경원의 일 때문에 설은아는 아직도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서 그녀는 참석할 수가 없었다. 만에 하나 잔치자리에서 화를 불러일으키기라도 하면 그 결과를 누가 감당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문제는 이 일을 말을 할 수도 없고, 설유아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너 안 가도, 나는 갈게……”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분명 갈 것이다. 남원에 돌아온 후 처음으로 하씨 집안과 정식적으로 만나는 자리인데 자신이 어찌 빠질 수 있겠는가?설유아는 오히려 기뻤다. 설은아가 안 가면 그녀가 볼 때 형부는 혼자 있는 것이었다. 설은아는 하현을 말리지 못하자 자기도 모르게 유아에게 말했다. “너 반드시 형부를 잘 지켜야 돼! 아무도 형부를 건드리게 해서는 안 돼.”설유아는 대답했다.“언니, 걱정 마. 우리 양부모님이랑 같이 가니까. 그분들은 최씨 집안 대표잖아!”“최가는 남원에서 지위가 높아서 하씨 가문이라도 해도 감히 우리한테 함부로 못 해.”이 말을 듣자 그제서야 설은아는 마음이 조금 놓였다. 설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은 분명 이번에 잔치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이 없을 것이다. 다음 날, 남원 컨벤션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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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장

아직 잔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들 응접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곳엔 샴페인 타워도 세워져 있었고 서양식 뷔페도 있어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하현과 설유아도 자리를 잡고 방금 앉았다. “하…… 하현, 너야?”뒤에서 한 줄기 소리가 들려왔다. 하현이 돌아서자 얼음미녀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몇 달간 못 본 사이 분위기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지금 그녀는 촉촉하고 맑은 눈으로 하현을 쳐다보며 약간 흥분했지만 가까스로 억눌렀다. 남원의 일류 가문 중 하나인 안씨 집안, 안수정. 두 사람은 전에 서울에 있을 때 많이 만났었고, 나중에 안수정이 떠날 때 하현이 특별히 그녀를 배웅해 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서울을 떠난 후 두 사람은 못 만난 지 벌써 거의 석 달이나 되었다. 심지어 남원에 온 이후로 하현은 일이 바빠서 먼저 안수정을 찾아갈 마음이 없었다.“어떻게 남원에 오셨으면서 연락도 안하셨어요?”안수정은 시선을 설유아에게 향하면서 조금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수정아, 이 사람 네 친구야?”옆에서 지금 또 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두운 색 무늬의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건너와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 보았다. 분명 이 사람은 안수정을 따라다니는 사람이었다. 지금 자기도 모르게 하현을 경쟁상대로 삼았다. 하지만 하현은 그를 상대하기가 귀찮아 안수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남원에 온지 아직 한 달이 안 됐는데 요즘 일이 바빠서 시간이 없었어요……” “제가 한가해지면 꼭 식사 대접 할게요.”“좋아요 좋아. 전 언제든 시간 괜찮아요!”안수정은 재빨리 입을 열었지만 곧 자신이 실언을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자신이 말 실수를 했다는 것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유아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소 도발적인 표정으로 안수정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원래 형부가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또 형부를 빼앗으려는 사람이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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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장

어두운 무늬의 양복 차림의 이 남자가 아무리 빈정거려도 하현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이 깡충깡충 뛰는 어릿광대들은 그의 눈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틀림없이 한방이면 끝이었다. 그들은 하씨 가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현의 모습이 안수정의 눈에 들긴 했지만 스타일이 조금 바뀌어 있었다. 그녀가 보기에 석 달 전만해도 그는 안수정의 초대를 충분히 거절할 수 있는 남자였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 화를 참고 있는 거지? 설마 3개월의 시간이 한 사람을 바꿀 수 있나?안수정은 심호흡을 하고 처음 보았을 때의 그 차가운 모습을 되찾았다. 이때 그녀가 어두운 무늬의 양복 차림을 한 남자를 힐끗 쳐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구지성, 내가 어떤 사람과 사귀든, 어떤 친구랑 지내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네가 그럴 자격이 있어?”“한 번만 더 내 친구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면 내가 너한테 막말을 한다 해도 나한테 뭐라고 하지마!”안수정이 이렇게 입을 열었을 때 카리스마가 넘쳤다. 역시 얼음 미녀답다.구지성은 원래 그녀를 쫓아다니던 사람이었는데, 지금 이 말을 듣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맞은 편에 있는 하현을 더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여자에게 빌붙어 사는 폐물이 어디 쓸데가 있나? 짓밟고 싶은 대로 마음껏 짓밟게 두면 안되나? 이 데릴사위가 이해를 했으면 그만 두겠지만, 만약 이해를 못했다면 나중에는 때려 죽일 수도 있다. “괜찮아요?”안수정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결국 맨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바뀌었다. “네, 괜찮아요. 시간 있을 때 식사 대접 할게요.”하현이 대답했다. 그는 오늘 여기에 마음을 두지 않았기에 안수정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지금 하현을 보면서 안수정은 약간 당황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경매장에서, 골동품평회에서 침착하고 기가 막히게 멋진 남자는 어디 갔지?고작 몇 달 못 봤다고 어떻게 이렇게 변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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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장

하현이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도 모르는 이 두 녀석에게 무시를 당하는 것을 보고 설유아는 조금 화가 났다. 그녀는 하현의 팔짱을 끼며 차갑게 말했다.“당신들 어디서 튀어나온 놈들이야!”“당신들은 시야가 좁은 속물들일 뿐이야!”“우리 형부는 대단해! 특히 너 이 옹졸한 녀석아!”“우리 형부가 너를 무서워하는 줄 알아? 우리 형부는 너를 상대하고 싶지 않은 거야!”“왜냐면 형부 눈에 당신은 땅강아지처럼 보이거든!”설유아는 하현이 어떤 신분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하지만 수백억짜리 부동산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의 이름으로 해주고, 남원 타워 회전식당 사람을 마음대로 사들일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구지성 같은 광대가 도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하현, 당신 처제, 정말 너무 귀엽네!”구지성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경멸하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내가 땅강아지라고? 그래. 인정해. 높으신 하 세자 같으신 분 앞에서는 나는 확실히 땅강아지 일 뿐이지……”“하지만 나 구지성은 어쨌든 남원 일류가문 구씨 집안 사람이야. 이런 출신은 당신들 같은 보통 사람들이 한 평생 노력한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어……”구지성은 매우 의기양양했다. 그는 비록 구씨 가문의 방계일 뿐이었지만 방계 중에서도 그는 좀 출중한 편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감히 그는 안수정을 따라다니지 못했을 것이다. 보잘것없는 데릴사위는 말할 것도 없고 설씨 가문이라 해도 그는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 “참, 듣기로 아직 일이 없다고 하는 것 같던데, 수정이의 체면을 봐서 내가 우리 회사에 자리 하나 마련해 줄게.”“우리 회사에서 최근에 마침 경비원을 하나 뽑고 있거든, 월급이 그런대로 괜찮아!”구지성은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었다. 만약 안수정이 마음에 들어 하는 이 사람을 자기 수하에 두고 경비원을 시킨다면 얼마나 좋을까?이 말이 나오자 안수정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녀는 비록 지금 자신이 하현에게 처음 가졌던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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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장

안수정은 비록 하현에게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를 직접 까발리지는 않고 냉담하게 말했다.“하현씨, 저는 예전에도 당신을 믿지 않았었지만, 결국 자신의 실력으로 당신이 맞다는 것을 증명했었잖아요.”“저는 다시 한번 당신이 자신이 맞다는 것을 증명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보고 싶어요. 당신이 말 한대로 할 수 있는 지 증명해 보세요!”구지성 역시 하하 큰 소리로 웃었다. “기왕 수정이도 이렇게 얘기했으니 그럼 나도 한 번 기대해 보지.”“일단 하 대표님이 하씨 집안을 전부 손에 넣으시면 제가 반드시 당신의 보안대장이 되겠습니다. 그때 가면 하 대표님이 꼭 기회를 주셔야 합니다!”뜻밖에도 이때 하현은 정말 진진했다. 그는 구지성을 위아래도 한 번 훑어 본 후에야 말했다.“좋아요. 비록 체구가 작아서 보안 대장을 하기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내가 이미 약속을 했으니 반드시 시켜 줄게요.” “제때에 취임하는 거 잊지 마세요.”구지성은 이 말을 듣고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이때 그는 하현을 비웃는데 흥미가 없어졌다. 하현이 이미 조커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누가 자기에게 최면을 걸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 정말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그저 슬프고 한탄스러울 뿐이었다. 만약 방금 구지성이 하현을 짓밟을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런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의 눈에 하현은 이미 짓밟을 만한 자격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때 뒤편에서 흰색 양복을 입은 남자가 인파를 헤치고 다가왔다. 이 사람을 만났을 때 구지성의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 이 사람은 다름아닌, 왕정민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왕씨 그룹의 곽양택이었다. 그 역시 안수정을 쫓아 다니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이때 곽양택은 곧장 안수정 앞으로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수정 아가씨, 방금까지 계속 당신을 찾고 있었어요. 수고스럽겠지만 이쪽에 있는 물건들 좀 한번 봐주시겠어요?”안수정은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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