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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3921 - Chapter 3930

3966 Chapters

3921장

자신의 소중한 아들의 말에 표정이 싸늘해진 여영창이 눈초리를 가늘게 뽑으며 말했다.“이봐, 난 원래 내 아들의 아버지인 입장에서 좋은 말로 당신을 타이르려고 했어!”“당신 같은 사람한테는 무력을 쓰는 것도 아깝거든.”“하지만 지금도 후회할 줄 모르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다니!”“그렇다면 내가 당신을 좀 업신여겨도 날 탓하지는 못하겠지! 잘 알아둬. 우리 여 씨 집안의 미움을 사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라고!”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영창은 천천히 코트를 벗어 옆에 있던 여자에게 건넨 뒤 목을 좌우로 비틀며 상대를 위협하는 동작을 취했다.주위에서 수많은 갈채가 흘러나왔다.이들은 여영창이 손을 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지금 운 좋게 그 귀한 광경을 보게 되었으니 당연히 박수갈채를 보내야 한다.여영창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갈채에 진정하라는 듯 손을 흔든 뒤 한 걸음 내디뎠다.한걸음에 바로 하현에게 다가선 여영창은 한 발을 더 힘차게 내디뎠다.그 힘과 세력이 가히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출중했다.“쾅!”순간 여영창은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겠다는 듯 온 힘을 다해 공격했다.여영창의 눈에 하현은 죽는 게 뭔지도 모르는 피 끓는 애송이에 불과했던 것이다.자기 아들의 두 손을 부러뜨렸을 뿐만 아니라 오늘 밤 감히 자신의 구역에 와서 난동을 부리다니 가만히 두면 도저히 체면이 서지 않는 일이었다.그는 단번에 하현을 무너뜨리고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들어 평생 침대에 누워 비명이나 지르는 신세로 만들어 줄 참이었다.여영창의 공격에 하현이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놀란 듯 어리둥절한 모습만 보이자 주위의 예쁘장한 여자들은 모두 코웃음을 쳤다.그녀들은 하현이 곧 죽을 것이고 끔찍한 결말을 맞이할 거라고 생각했다.여수혁은 소파에 잠자코 다리를 꼬고 앉아 하현의 끔찍한 결말을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두 손이 이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당장에라도 하현에게 덤벼들었을 것이다.“조심해!”하현이 여영창에게 당하게 될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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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2장

하현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여수혁 일행은 하나같이 얼굴색이 급변했고 자신들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여영창도 속으로는 깜짝 놀랐다.왜냐하면 하현의 깔끔한 손놀림에 지금까지는 본 적 없는 강한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죽여...”순간 여영창은 피하려고 해도 이미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는 울부짖으며 두 손으로 온몸을 감쌌다.하지만 하현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는 짓이었다.여영창이 온몸을 감싸는 순간 하현의 손바닥은 이미 번개처럼 여영창의 얼굴에 떨어졌다.“퍽!”찰지고 낭랑한 소리에 여영창은 얼굴이 따끔거리고 아파서 눈앞이 캄캄해졌다.그는 한 방에 힘없이 뒤로 넘어져 뒤에 있던 그의 사람들을 그대로 덮쳐 버렸다.십여 명이 모두 한꺼번에 바닥에 엎어졌고 하나같이 낭패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었다.여수혁도 그들 사이에서 깁스를 한 두 손을 덜덜 떨며 고통에 몸부림쳤다.그는 주변의 부축이 없으면 일어설 수도 없는 신세였다.여영창은 대리석 벽면에 균열을 가하며 부딪혔고 몸이 천천히 미끄러지다 바닥에 널브러졌다.그의 얼굴에 죽을 것 같은 고통의 그림자가 내려앉았다.하현을 기다리고 있는 끔찍한 결말을 구경하려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던 예쁘장한 여자들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입이 딱 벌어졌다.그녀들은 마치 계란을 통째로 삼킨 것처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여수혁은 벌벌 떨며 겨우 일어섰다.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하현을 상대로 이렇게 무참히 쓰러질 줄은 몰랐다.여영창이 누군가?수십 년 동안 무술을 익힌 고수가 아니었던가?그런 자신의 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꼴을 당할 수가 있는가?여수혁은 재빨리 자신의 부하들에게 눈짓을 하며 뒤로 가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하현도 이 모습을 보았지만 막을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수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여수혁, 당신도 나한텐 상대가 되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 당신 아버지도 안 되겠는데? 응?”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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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3장

”사람들이 들이닥친다고?”“구원병을 불렀단 말이야?”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3분이면 부족하지 않아? 내가 10분 줄게.”“당신이 부른 사람들이 날 제압한다면 내가 기꺼이 무릎을 꿇겠어!”“그렇지만 그들이 날 제압하지 못한다면 그때는 당신 부자가 함께 내 앞에 무릎 꿇어야 할 거야!”여수혁과 여영창의 얼굴이 동시에 일그러졌고 둘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흉악한 미소를 입에 걸었다.그들이 불러들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쾅!”10분도 채 되지 않아 룸의 문을 발로 뻥 차며 누군가가 들이닥쳤다.무도복을 입은 남녀들이 싸늘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머리를 길게 기른 중년 남자가 맨 앞에 서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칼로 베인 듯 왼쪽 눈꼬리에서 오른쪽 턱까지 기다란 칼자국이 나 있었다.이 칼자국은 그의 외모를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패기 넘치는 인물로 보이게 만들었다.한눈에 봐도 보통 인물이 아닌 것이 느껴졌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사람을 쳐다보았고 뒤에 있던 하구봉이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하현, 이 사람은 페낭 무맹주 심무해야.”하현은 그의 말을 듣고 살짝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여수혁 부자가 딱 이 정도 수준일 거라는 걸 짐작한 듯한 얼굴이었다.하현은 앞으로 나설 것까지도 없다고 생각되어서 소파에 기대어 앉아 아직 깨지지 않은 술병을 집어 들고 스스로 잔에 따라 맛을 보기 시작했다.“맹주 어르신, 오셨습니까?!”심무해가 사람을 데리고 나타나자 여수혁과 여영창 부자가 앞으로 나서며 공손히 인사했다.여영창은 말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여수혁이 이를 갈며 조심스럽게 말했다.“맹주님, 늦은 밤에 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하지만 저희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느 멍청한 놈이 나타나서 우리 페낭 무맹을 존경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제 수십 명을 만신창이로 만들었고 제 아버지조차도 다치게 했어요.”“지금 페낭 전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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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4장

”당신 뒤에 누가 있냐고 물었어! 하지만 그건 내가 건드려서는 안 될 인물을 건드릴까 봐 두려워서가 아니라 당신 뒤에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파헤치려고 그러는 거야.”“그들에게도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하니까 말이야!”심무해는 어느 누가 와도 그 자리에서 깔아뭉개 버릴 수 있다는 듯 패기 넘치는 모습이었다.하현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정말 페낭 무맹주는 패기가 아주 넘치군요!”“잘못 들은 말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래, 이제 깔아뭉갤 준비는 다 된 겁니까?”심무해는 냉랭한 얼굴로 말했다.“그래, 얼마든지!”“맞서 싸울 텐가?”“맞서 싸우고 싶다면 얼마든지 저항해 봐!”“우리 페낭 무맹이 얼마나 대단한지 몸소 보여주지!”심무해는 하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이놈을 일으켜 세워 당장 고개를 쳐들게 해!”이 장면을 본 예쁘장한 여자들은 하나같이 눈이 휘둥그레졌다.심무해의 패기에 깜짝 놀란 그녀들은 역시 페낭 무맹주는 상남자 중의 상남자라며 감탄의 눈빛을 자아냈다.하현은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담담한 눈빛으로 심무해를 힐끗 쳐다보았다.두 눈동자에는 경멸하는 기색이 역력했다.하현의 모습을 본 화려한 옷차림의 남녀들은 일제히 코웃음을 쳤다.헛!지금이 어느 때인데 저런 건방을 떨고 있는 거야?!이놈은 죽는 게 뭔지 모르는 놈이 틀림없어!여수혁도 사납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하 씨!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허풍을 떨고 있는 거야?”“죽고 싶어 환장했어?!”여수혁 일행들이 토해 내는 분노의 외침 속에서도 심무해는 하현의 얼굴을 빤히 주시하고만 있었다.순간 온몸이 살짝 요동치며 그의 안색이 일그러졌다.페낭 무맹주인 그가 하현의 얼굴을 모를 리 없었다.남양 무맹이 얼마 전 특별히 자신에게 보낸 자료에서 분명히 본 얼굴이었다.자료 속에는 하현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고 모든 편의를 다 봐주라는 당부의 말도 함께 있었다.순간 심무해는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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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5장

여영창은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다.“맹주 어르신. 이 자식은 허풍이나 떠는 놈인데 왜 스스로 뺨을 때리십니까?”“퍽!”여영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무해는 손을 들어 여영창의 얼굴을 날려버렸다.여영창은 대리석 벽에 부딪혀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다가 억울한 듯 입을 열었다.“맹주! 왜 날 때리는 겁니까?”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녀들도 깜짝 놀란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심무해는 분명히 여수혁과 여영창을 도와주러 왔는데 왜 자신의 뺨을 때리고 이제는 여영창의 얼굴까지 때리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러자 여수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맹주 어르신,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세요? 어르신이 때릴 사람은 이놈이지 제 아버지가 아닙니다...”“퍽!”여수혁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심무해는 바로 손바닥을 들어 여수혁을 옆으로 밀쳐 날려버리고 여영창의 뺨을 때렸다.여 씨 부자가 한 줄로 나란히 쓰러지고 말았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 광경을 지켜보며 입을 열었다.“맹주, 페낭 무맹에서 위신이 많이 떨어졌나 봅니다.”“스스로 뺨까지 때렸는데 아랫사람들은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오히려 맹주를 의심하기까지 하고 말이죠!”“참 실망스럽습니다.”말을 마치며 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냉담한 눈빛으로 말했다.“하구봉, 가지.”하현이 일어서는 것을 보자 심무해는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어서 스스로 뺨을 때려!”“에?!”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어이가 없었다.잠시 머릿속의 회로가 뒤죽박죽 엉킨 것처럼 뭐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자기 뺨을 때리라고! 못 알아들었어?”“내가 직접 일일이 뺨을 때려야 되겠어?”심무해는 고함을 지르더니 순간 홱 돌아서서 페낭 무맹 제자들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다른 페낭 무맹 제자들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이 모습을 보고 자신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페낭 무맹에서 명령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고 금지 사항은 절대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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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6장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심무해는 공손히 입을 열었다.“하현, 제가 잘못 가르쳐서 이렇게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하현은 술잔을 손에 들고 빙글빙글 흔든 다음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열었다.“맹주, 폐를 끼쳤다 한마디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까?”하현의 감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엄 서린 태도로 말했다.“맹주, 대체 뭐 하는 겁니까?”여수혁이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어떻게 이따위 대하놈에게 고개를 숙이십니까?”“뭘 그렇게 무서워하시냐고요?”“양유훤이란 천한 년이 키우는 기둥서방에 불과한 남자입니다!”“이전에 양유훤이 양 씨 가문과 찢어지지 않았을 때는 양 씨 가문이 겁이 났죠!”“하지만 지금 양유훤은 양 씨 가문과 찢어졌어요. 우리가 저놈을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습니까?”“양제명 때문입니까? 저놈이 그를 치료했다고 주장하지만 양제명이 저놈을 위해서 나선 적은 없었어요!”“제가 보기에 이건 속임수입니다.”“그러니 우리는 이놈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요!”여수혁은 심무해가 하현의 뒤에 있는 양유훤과 양제명을 두려워해서 이렇게 행동하는 줄 알았다.그래서 그는 하현이 별로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는 사람임을 심무해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퍽!”여수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심무해는 몸을 뒤로 힘껏 젖히고 달려와 그를 발로 걷어찼다.종이 인형처럼 날아간 여수혁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여영창에게 떨어졌다.연이어 부자가 얻어맞은 꼴이 된 것이다.“퍽!”“눈은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남양 무맹 감찰관도 못 알아본단 말이냐구!”“퍽!”“하루 종일 놀기만 하고 남녀가 패를 이뤄 사람들을 괴롭힐 줄만 알다니! 정말 페낭 무맹 체면이 말이 아니야!”“퍽!”“계속해서 감찰관님을 화나게 만들고 있어. 감찰관님이 자비로우셔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난 절대 당신들을 두고 볼 수가 없어!”순간 심무해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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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7장

”퍽!”여수혁 부자를 때려눕힌 후 심무해는 두 사람을 하현 앞으로 걷어찼다.“감찰관, 이 두 부자가 여러 번 무례를 범한 것 같은데 모두 내 잘못이야. 내가 잘 통솔하지 못한 잘못이라고.”“감찰관이 처리해 주시게.”말을 하는 동안 심무해는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한 치의 소홀함도 보이지 않았다.여수혁은 얼굴이 돼지머리처럼 퉁퉁 부어올라 욱신거렸다.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도무지 말이 떠오르지도 않아 겁에 질린 눈으로 하현을 힐끔힐끔 쳐다볼 뿐이었다.반면 여영창은 고개를 숙인 채 원망에 가득 찬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두 부자가 하현을 짓밟으려다 되려 된통 당하고 말았으니 어떻게 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하현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고 그의 눈빛만이 고육지책을 쓰고 있는 심무해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심무해에게 다가간 하현은 그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맹주님이 알아서 사람을 불러 처리하시죠.”“지금은 밤 11시니 동이 트려면 아직 7시간이 남았군요.”“맹주님의 사람됨을 알기에 잠시 시간을 드리는 겁니다.”“내일 아침 10시에 하구봉이 사람을 데리고 페낭 무맹으로 갈 겁니다. 그때 이 사건을 조사할 거구요.”“은혜가 있으면 은혜로 갚고, 원한이 있으면 원한으로 갚아야죠.”“은혜도 원한도 없다면 아마 하구봉은 날 대신해 공명정대하게 감찰관의 직책을 수행할 겁니다. 그동안 페낭 무맹이 나쁜 짓을 얼마나 많이 저질렀는지 샅샅이 들여다보겠죠.”“또한 오늘 밤 있었던 이 일은 아무도 몰라야 합니다.”“나란 사람은 몸을 낮추는 것을 좋아합니다. 몸을 낮추어야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거든요. 맹주, 내 말 알아듣겠습니까?”말을 하면서 하현은 심무해의 어깨를 툭툭 쳤다.“맹주님, 알아서 잘 하시리라 생각합니다.”그 후 그는 하구봉과 강옥연 일행을 데리고 그곳을 떠났다.하현의 말은 담백했지만 여수혁의 마음을 오그라들게 하기 충분했다.아무런 표정 변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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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8장

일련의 일들을 처리한 하현은 자신의 거처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이튿날 아침, 양유훤이 와서 하현과 함께 아침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때, 한 경비원이 한달음에 달려왔다.“하현, 입구에 한 남자가 왔는데 양손에 깁스를 하고 있습니다.”“이름이 여수혁이라고 했고 두 분께 사죄하러 왔다고 합니다.”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사죄를 하러 왔다? 재미있군.”양유훤은 어리둥절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하룻밤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여수혁이 하현에게 사죄를 하러 온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똑똑한 여자였다.속으로는 여러 생각이 오갔지만 내색하지 않고 옅은 미소만 지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 가서 얼굴이나 보자구!”하현은 두유 한 잔을 들고 마시면서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마당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그는 양손에 깁스를 한 채 등 뒤에 싸리나무 가지를 메고 무릎을 꼿꼿이 꿇은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어젯밤 미성 주점에서 보였던 의기양양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눈앞에 있는 여수혁에겐 부잣집 도련님의 풍모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눈두덩이 푸르덩덩하게 부풀어 있는 초췌한 모습인 것으로 보아 그는 밤새 한숨도 못 잔 것임이 분명했다.하현이 걸어 나오는 모습과 동시에 그의 곁에 양유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여수혁의 눈가에는 경련이 파르르 일었다.그는 하현이 어젯밤 미성 주점으로 사람을 보내 왜 자신을 유인했는지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그래서 어젯밤 밤새 죄를 인정하고 아침 일찍 하현에게 달려온 것이었다.너무 일찍 오면 하현이 아침 휴식을 하는 데 방해할 수도 있고 또 너무 늦으면 자신의 사죄가 아침 10시를 넘기게 되어 버릴까 봐 적당히 시간을 봐서 온 것이었다.하현은 잠시 여수혁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두유를 한 모금 마시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수혁, 이 아침에 무슨 할 말이 있어서 온 거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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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9장

강직하고 굳센 양유훤의 심성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미 그녀의 마음속엔 양 씨 가문에 대한 어떤 정도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렇다고 해도 여수혁의 말을 듣게 되자 그녀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하현은 여수혁에게 물러가라고 한 후 양유훤에게 일단은 양제명 곁에서 푹 쉬라고 말했다.그리고 나서 그는 양유훤을 대신해 그다음 일을 직접 처리하기 시작했다.이미 예전에 양 씨 가문에서 조제하던 상처치료제의 제조법도 알았고 게다가 동결된 양유훤의 자산도 단시간에 찾아올 수 있게 되었다.그렇다면 지금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가능한 한 빨리 양유훤을 도와 회사를 정식으로 만들어 이름하여 양가백약을 시판해야 한다.회사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양유훤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긴다면 모든 상황이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하현은 믿었다.양유훤한테 비서 연락처를 받은 하현은 핸드폰으로 몇 가지 메시지를 보낸 뒤 임무를 수행했다.그날 오후 하현이 외출을 하려고 나섰을 때 갑자기 그의 핸드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핸드폰을 본 하현이 얼른 전화를 받았고 맞은편에서는 약간 어색한 대하어가 흘러왔다.전화를 건 사람은 여자였다.“하현 핸드폰 맞습니까? 전 양 사장님의 비서입니다. 아침에 당신이 지시하신 일은 제가 이미 일부 처리했습니다!”“말씀하신 사무실도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독립된 사무 빌딩에 한 층을 다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습니다.”그러다가 비서는 약간 우물쭈물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저기...”“내가 말했지만 지금부터 양 사장의 일은 곧 내 일이야.”“그러니 어려워하지 말고 어서 말해 봐.”하현은 시원시원하게 말했다.“혹시 돈이 부족한 거라면 말해.”“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한테 그냥 말하면 돼.”전화기 맞은편에 있던 비서는 하현이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나올 줄은 생각하지 못한 듯 어리둥절해하며 말을 흐렸다가 차근차근 말을 하기 시작했다.“제가 방금 사업자 등록을 하려고 했더니 그쪽에서 양가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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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0장

하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여비서가 괴롭힘을 당한 상황이 눈앞에 훤히 그려지는 듯했다.머리가 텅텅 빈 부잣집 도련님이라면 이런 스타일의 여자를 누가 마다하겠는가?하현은 앳된 비서를 힐끔 쳐다본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름이?”“아, 제 이름은 소미담입니다.”비서가 수줍게 입을 열었다.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소 비서,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런 뻔뻔스러운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이야?”소미담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사업자 등록을 심사하는 여세광입니다. 페낭 토박이구요.”“페낭 무맹 여 씨 가문과 한 집안이라 아주 기세가 등등하다고 합니다.”“여기 일 보러 오는 사람들, 특히 남양에 등록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비서나 여직원들을 그렇게 괴롭힌다고 들었어요.”“남자한테는 돈을 빼앗고 여자한테는 몸을 탐한 거죠...”여기까지 말한 소비서는 걱정과 두려움이 뒤섞인 눈빛으로 변했다.하현이 이번에 그녀에게 중임을 맡긴 것은 그녀가 잘 처리해 주길 바라서였을 것이다.그런데 연애도 못 해 본 앳된 소녀가 어떻게 이런 일을 받아들일 수가 있겠는가?“그렇다면 여세광은 여 씨 가문 사람인 셈이군?”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어쩐지 이렇게 기고만장하더라니. 역시 남양이군.”“가자구. 내가 대신 그놈을 만나지. 남양 부잣집 도련님 면상이 어떤지 똑똑히 보자구!”소미담은 몇 마디 더 충고를 하고 싶었지만 하현의 굳은 표정을 보고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따라 홀로 들어섰다.그녀는 예약 번호표를 들고 하현을 데리고 2층 사무실로 바로 갔다.소미담은 사무실 입구에 서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응답하는 이가 없었다.하지만 안에서는 애교 넘치는 여자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소미담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그녀는 또 한 번 노크를 했으나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하현은 이를 보고 무덤덤한 얼굴로 문을 향해 세차게 발길질을 했다.사무실은 고작 10여 평 정도밖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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