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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821 - 챕터 3830

3869 챕터

3821장

”아!”비명소리와 함께 남양 도둑은 몸을 날리며 기내 가장자리에 그대로 부딪혀 얼굴을 감싸쥔 채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이 광경을 보고 현장에 있던 구경꾼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대하 사람이 감히 남양 땅에서 남양인을 때리다니?!이것이야말로 무법천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이봐, 당신 우리 남양에 여행 온 거지?”“이국땅에서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어떻게 된다는 거 몰라?”“대하인들이 우리 남양땅에 와서 여행하려고 하거든 깍듯하게 행동하고 출입국 직원들한테 팁도 줘 가면서 굽신거려야지 어디 우리 남양인을 괴롭히고 있어?”“당신이 이렇게 하는 건 얼핏 보면 화풀이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대하인 모두한테 피해를 주는 거야!”“우리 남양국에서 이렇게 함부로 날뛰고 사람을 때리는 건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법을 위반하는 거야, 알아?”“지금 당장 사과해! 어서!”양복 차림의 남양 청년 몇 명이 앞으로 나와 하현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노발대발했다.그리고 아름다운 남양 여인들이 얼른 남양 도둑을 부축하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동시에 이 여자들의 눈에는 하현을 향한 노여움이 가득 차 있었다.어떻게 대하 사람이 고귀한 남양인을 감히 때릴 수가 있는가?설마 요즘 대하 사람들이 남양국에 오면 모두 멸시를 당한다는 걸 몰라서 이러는 건가?사람을 때리기까지 하다니!아마도 더 이상 살기 싫은 게 분명해!벌레 보듯 노려보는 사람들의 매서운 시선 속에 하현이 냉담하게 입을 열었다.“이 사람은 내 지갑을 훔쳤어. 그래서 한 대 때렸어. 뭐 문제 있어?”“우리는 이 남자가 당신 지갑을 훔치는 건 못 봤지만 당신이 이 사람 얼굴을 때리는 건 똑똑히 봤어! 당신은 법도 몰라?!”“우리 남양이 얼마나 부유한 나라인지 알아? 당신들 대하의 부자란 부자는 죄다 우리 남양에 휴가를 즐기러 오는데.”“어떻게 우리나라에 도둑이 있을 수 있어?! 응?”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한마디씩 거들었다.“거참, 대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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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2장

”도둑한테 사과하라고? 농담하는 거야?”하현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웃어?!”군중 속에서 화장을 곱게 한 여자가 달려나왔다.그녀는 하현을 노려보며 얼굴 가득 성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개자식! 함부로 사람을 때렸을 뿐만 아니라 뭐? 지금 우리 남양인을 무시하는 거야?”“이 일, 제대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곤경에 처할 테니 각오해!”“해명?”하현은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당신들이 뭔데 나한테 해명하라고 하는 거야?”“당신이 당신 지갑을 우리 고귀한 남양인한테 순순히 바치려 하지 않고 사람을 때리고 말로 모욕했기 때문에 이제 아주 괴로운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아리따운 여자가 떵떵거리며 입을 열었고 한 걸음 걸어 나와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사과해! 얼른 무릎 꿇고 사과해!”하현은 거칠고 억센 남양 여자를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만약 내가 거절한다면?”“거절?”“거절하면 입국을 할 수 없게 될 거야. 공항 경찰서에 구류되어 3박 4일을 옴짝달싹도 못한 채 지내야 할 거고.”“우리 남양인에게 미움을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똑똑히 알게 될 거야!”남양 여자는 표독한 눈빛으로 하현을 깔보며 말했다.그 모습이 마치 한껏 날개를 펼친 공작새의 모습 같았다.“당신이 번지르르하게 차려 입고 일등석에 앉았다고 뭐라도 된 것처럼 생각하나 본데 내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야.”“셋을 셀 테니까 그때까지 무릎을 꿇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 얼굴을 날려줄 거야!”“하나! 둘! 셋!”셋을 셀 때까지도 하현이 아무런 미동이 없자 여자는 화가 나서 달려들어 손바닥을 힘껏 들어 올렸다.“퍽!”찰진 소리가 울렸다.팔짱을 끼고 덤덤히 서 있던 하현이 여자를 향해 손바닥을 날린 것이다.“개자식! 사람을 또 때리다니!”몇몇 남양인들은 이 광경을 보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하현을 혼쭐내려고 달려들었다.“퍽퍽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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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3장

30분 후 비행기는 페낭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하현 일행은 일등석에 앉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비행기에서 내렸고 동시에 특별 셔틀버스가 마중 나와 있었다.하현에게 뺨을 맞은 몇몇 남양인들은 먼저 차에 탔고 그 남양 도둑은 핸드폰을 꺼내 하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뒤 음흉한 미소를 띠며 입꼬리를 실룩거렸다.10분 후 셔틀버스가 터미널 밖 출입국 심사대에 도착했다.“선생님, 거기 서세요!”수백 명의 승객이 일일이 출입국 심사대에서 검사를 마치고 별다른 문제없이 모두 통과했다.그런데 하현의 차례가 되었을 때 갑자기 제복을 입은 여직원이 나타나 하현을 가로막았다.그녀의 눈에 의심하는 눈빛이 넘실거리고 있었다.그녀는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언짢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먼발치에서 남양 도둑은 흡족한 듯 냉소를 짓고 있었다.국제항공법에 따라 비행기에서 일어난 일은 남양 측에서 하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들에게 하현을 혼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하현은 곧 몇몇 공항의 보안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심층 검사를 위해 격리 구역으로 갔다.아무런 흔들림 없는 하현의 표정을 보고 많은 남양 승객들은 경멸하는 눈빛을 보냈고 일부는 손가락을 들어 목을 긋는 시늉을 지어 보였다.그들은 하현이 비행기에서 일으킨 행동 때문에 그곳에 끌려가서 샅샅이 검사를 받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자기 나라도 아닌 곳에서 신중하게 행동하기는커녕 오히려 거리낌 없이 주먹을 날리다니, 저런 꼴을 당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핸드폰 잠금장치를 푸세요. 안에 수상한 내용이 없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몇 명의 보안요원들이 하현의 짐을 마구잡이로 뒤지면서 몸수색을 시작했고 동시에 하현에게 핸드폰 잠금장치를 풀라고 종용했다.하현은 눈앞에 있는 여직원이 왠지 아까 그 남양 도둑과 닮았다는 느낌이 들자 얼굴 가득 흥미로운 기색을 떠올렸다.“선생님, 핸드폰 잠금장치를 어서 풀어주세요. 그래야 우리가 검사를 할 수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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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4장

또 다른 여자가 냉소를 흘리며 끼어들었다.“당신이 아무개 그룹의 자식이든 말든.”“여기선 그런 신분 나부랭이 아무 소용없습니다!”“좋은 마음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요. 최대한 우리 일에 협조하는 게 좋을 겁니다. 잠금장치 비밀번호 말씀하시고 태도를 똑바로 하세요.”“혹시나 금지된 자료를 가지고 왔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공항 경찰서에서 당신을 48시간 동안 가두고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도 있어요!”“48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책임질 수 없습니다!”여자의 말을 들은 다른 직원들은 하나같이 비웃으며 하현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이런 식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위협했을지 안 봐도 훤했다.아무리 능숙한 척해도 그들 앞에서는 결국 사나운 호랑이도 온순하게 머리를 납작 엎드려야 했을 것이다.심지어 소지하고 있는 현금, 시계, 보석류 등을 모두 기꺼이 ‘바쳐야'하는 일도 있었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바로 공항 경찰서로 넘겨버리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지금 그들은 하현의 트렁크에서 그다지 가치 있는 물건을 발견하지 못한 것임이 틀림없다.만약 발견했다면 아마 벌써 하현을 보냈을 것이다.“자, 당신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같으니 내가 당신들한테 마음껏 기를 펼 수 있는 기회를 드리죠.”하현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내 핸드폰 잠시 줘 보세요. 전화 좀 할 데가 있어서요.”“오우! 전화해서 누구한테 일러바치려구요?”“아주 대단하군요! 흥!”이초연이 코웃음을 쳤다.“연경의 어느 대단한 분에게라도 전화하려구요?”“잘 들어요. 어떤 거물에게 전화를 한다고 해도 소용없어요!”이 말에 보안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키득거리며 비아냥거렸다.지나가던 승객들도 어느덧 구경꾼처럼 이 광경을 보고 아주 쌤통이라는 듯 비아냥거리며 수군거렸다.그들이 보기에 하현은 정말로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에 불과했다.이곳에서 감히 행패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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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5장

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전화를 끊고 이초연을 향해 손가락 세 개를 펼치며 3분을 표현했다.“3분?”하현의 동작을 본 이초연은 코웃음을 쳤다.“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어 맞은편에서 당신 장단에 맞춰주면 내가 깜빡 속을 줄 알았어요?”“똑똑히 들어요! 쓸데없는 짓 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요!”“우리가 세상 물정 모르는 시골 촌뜨기도 아닌데 그런 어설픈 연기에 속겠어요?”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렇게 자신만만하니 3분쯤 기다리는 거 아무 일도 아니잖아요!”“좋아요! 딱 3분만 기다리겠어요!”“그동안에 당신이 이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내가 나서서 당신을 처리할 겁니다!”이초연은 두 손으로 팔짱을 끼며 콧대를 높이며 하현에게 큰소리를 쳤다.하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대하무맹이 정식으로 세계무맹 상임이사를 맡았다는 뉴스를 보았다.3분이란 시간은 훌쩍 지나갔고 하현과 이초연을 둘러싼 공간에는 침묵만이 가득했다.이초연은 손목을 들어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까르띠에 시계를 힐끔 쳐다본 뒤 입을 열었다.“3분 다 됐군요. 촌뜨기 씨!”“지금 당장 공항 경찰서로 가 줘야겠습니다. 거기 가서 우리 자세히 더 얘기해 봅시다.”그러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멀리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곧이어 양복 차림의 배불뚝이 중년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왔다.그의 뒤에는 임원으로 보이는 거물 수십 명이 긴장한 기색을 띠며 따라다녔다.이초연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맞이했다.“이 사장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이 사장은 이초연의 말은 무시한 채 시선을 돌려 주위를 빠르게 훑어보다가 하현을 발견하고는 엷은 미소를 띠며 두 손을 내밀었다.“하현, 하현 맞지?”하현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이 사장은 하현의 뒤로 엉망진창으로 널브러진 캐리어에 시선이 쏠렸다가 하현을 바라보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이 사장의 등줄기에선 이미 식은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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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6장

하현이 또박또박 당차게 받아치자 이 사장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하현이 마지막 말을 마치자 이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하현, 이제 걱정하지 마!”“내가 절대 서운하게 대하지 않을 걸세!”“그리고 오늘부터 대하 사람들은 누구도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을 거야! 약속해!”이 사장은 하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손바닥을 마구 휘둘렀다.그의 동작은 빠르고 정확해서 이초연 일행은 순식간에 얼굴이 벌겋게 부어올랐다.“퍽!”결국 이 사장은 이초연을 땅바닥에 쓰러뜨리고 말았다.‘빠직'하는 소리와 함께 이초연의 코 뼈가 부러졌고 그녀의 입가에는 피가 흘러나와 얼핏 봐도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그제야 이 사장은 돌아서서 하현을 바라보며 공손히 입을 모았다.“하현, 이 걸로 어떻게 충분하겠는가?”“아직 부족합니다.”하현은 옅은 미소를 띠었다.“그 도둑놈 말입니다. 당신네 페낭 법에 따라 어떻게 처리할 겁니까?”“아, 알았네.”이 사장이 허리를 굽신거리며 뒤를 돌아 손을 흔들었다.그러자 십여 명의 건장한 보안 요원들이 방금 비행기에서 지갑을 훔치려던 남자를 향해 돌진했다.넋이 나간 듯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구경꾼들을 뒤로하고 하현은 자신의 물건들을 챙겨 유유히 그곳을 빠져나왔다.십여 분 후 하현은 공항 출구에 도착했다.그는 좌우를 몇 번 두리번거렸다.기다리던 양유훤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멀찌감치 포르쉐 한 대가 멈춰 서 있는 것이 보였다.차 주인인 듯한 여자는 미끈한 몸매를 자랑하며 샤넬 선글라스를 멋들어지게 쓰고 있었다.그녀의 손에는 하현의 이름이 쓰인 팻말이 들려 있었다.여자는 수려한 몸매와 화려한 옷차림과는 별개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많은 남자들이 그녀와 말이라도 한마디 하고 싶어서 안달인 듯 힐끔힐끔 쳐다보았지만 그녀의 강한 카리스마에 흠칫 놀라 스쳐 지나갈 뿐 가까이 다가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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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7장

별장 입구에는 경비가 삼엄했다.곳곳에 총과 실탄을 장전한 보안 요원들이 물샐틈없는 경비를 보고 있었다.원가령이 어딘가에 몇 번 전화를 돌린 뒤에야 경비는 겨우 문을 열어 주었다.차는 곧 주건물 입구에 도착했다.멀리서 양유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차량은 물 흐르듯 부드럽게 양유훤 앞에 멈춰 섰고 양유훤은 하현을 보며 반가운 듯 환하게 웃었다.“하현,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어.”“일이 바쁠 텐데 이렇게 급하게 오게 해서 정말 미안해.”양유훤은 이미 4대 무맹이 대하무맹을 위협한 일을 잘 알고 있었다.이런 때에 하현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기에 그가 이렇게 빨리 와 준 것에 감격하며 고마워했다.하현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양방주, 괜찮아. 우리 사이에 그렇게 예의 차릴 게 뭐 있어?!”“그런 쓸데없는 인사치레는 접어두고.”“그래, 어르신은 좀 어떠셔? 상태가 악화되진 않았어? 일단 어르신부터 뵙자구.”하현이 하는 말을 듣고 양유훤은 걱정스러운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하현, 솔직히 말하자면 할아버지의 일로 난 오늘 아침에 각 방면의 유명인들을 모두 초청했어.”“무도 고수, 명의, 그리고 남양굿에 능통한 사람들도 있었어.”“하지만 그들 모두 뾰족한 수가 없었어.”“이제 남은 희망은 오로지 하현 당신 하나뿐이야.”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양유훤의 뒤를 따랐다.차를 세우고 나온 원가령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아무리 보아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하현에게 무슨 그런 대단한 능력이 있을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입을 삐죽거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양유훤을 따라 별장 1층 로비로 들어갔다.“어르신이 토한 어혈을 검사해 봤는데 독은 없었어요.”“하지만 어르신의 체질상 견갑골이 많이 상해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기만 해서 참 걱정스럽습니다.”“무엇보다 어르신은 전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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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8장

”양유훤!”흰색 셔츠를 입은 남자가 먼저 다가와 당당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고 그의 시선은 곧바로 원가령에게 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다만 시선이 하현에게 닿았을 때 그의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묘한 파동이 스쳐 지나갔다.“여수혁, 수고 많았어. 여러분들도 수고 많으셨어요.”양유훤은 사람들에게 고개를 살짝 숙인 다음 흰색 셔츠를 입은 남자를 보고 하현을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이 분은 냠양무맹 맹주가 아끼는 애제자 여수혁이야.”“실력도 좋고 배경도 만만치 않지.”하현은 가타부타 말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옆에 있던 원가령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보고 뭔가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하현은 원가령을 힐끔 본 뒤 여수혁과 양유훤에게 시선을 옮겼다가 갑자기 소리 없이 웃었다.뭔가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가 쓸데없는 데 신경을 분산시키기도 전에 얼른 양유훤이 심호흡을 하며 입을 열었다.“여러분, 요 며칠 동안 우리 할아버지 일에 많은 심혈을 기울이며 고생 많으셨습니다.”“그런데 할아버지가 의식이 아직 돌아오지 않으시고 상태가 더 악화되었어요.”“여러분을 탓할 뜻은 없습니다만 오늘 치료는 여기까지 하고 싶군요.”“모두들 돌아가서 푹 쉬세요. 오늘 진료비에 대해서는 우리 양 씨 가문에서 잘 챙겨드릴 겁니다.”그녀는 말을 마치며 손을 옆으로 살짝 기울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하현, 할아버지께서는 후원에 계시니 내가 안내해 줄게.”하현은 프로젝터의 사진을 보고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면서 양유훤의 뒤를 따랐다.“양유훤, 잠깐만.”하현과 양유훤이 몇 발작 떼기도 전에 흰색 셔츠를 입은 여수혁이 한 발짝 앞서 나와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여수혁이 하현과 양유훤의 앞을 가로막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순식간에 시선을 집중했다.원가령도 의아한 기색을 띠며 뭔가 생각이 떠오른 듯 하현을 찬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여수혁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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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9장

”대하 젊은이일 뿐 의사로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여길 왔지? 설마 무학의 고수는 아니겠죠?”“하지만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모태부터 무학을 수련한 우리 같은 사람들만큼 대단하겠어요?”“난 혹시 이 사람이 사기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만약 이 사람이 잘못이라도 저지른다면 누가 책임지겠어요?”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조금씩 의문과 불만을 품기 시작하던 터였다.그들은 모두 양유훤에게 잘 보인 뒤 떨어지는 콩고물이라도 한몫 잘 챙겨 볼 심산으로 여기 온 것인데 이 모든 게 다 수포로 돌아가게 생긴 것이다.평범한 젊은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하현이 떡하니 양유훤에 눈에 든 것 같으니 탐욕으로 눈이 벌건 사람들 눈에는 그야말로 하현이 눈엣가시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뜨리는 것을 본 원가령도 하현에게 의아한 시선을 떨어뜨렸다.비록 그녀는 비꼬는 듯한 표정은 짓지 않았지만 어쨌든 여수혁의 편에 선 것임에는 분명해 보였다.많은 의혹에도 하현은 그저 담담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며 자신을 비호하려던 양유훤을 막고 나섰다.하현은 여수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저는 무학의 성지에서 온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실력도 없습니다.”“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그럼 어떻게 여기까지 와서 사람을 구하겠다는 배짱이 생긴 겁니까?”“의학 전문가, 무학의 고수들, 남양의 무당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평범한 사람이 무슨 배짱으로 여기 서 있다는 거죠?”여수혁은 하현의 말을 끊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당신이 이러는 것은 사람을 기만하는 행위예요! 그건 결국 당신을 죽음으로 몰아갈 겁니다!”“양유훤! 우린 당신이 어르신을 걱정하는 마음에 이딴 사기꾼의 말에 넘어간 걸 이해는 해!”“하지만 당신이 믿어야 할 사람은 저 사기꾼이 아니라 나야!”“이 사람은 아무리 봐도 어르신을 구할 사람처럼 보이지가 않아.”“의사도 아니고 아무 기구도 가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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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0장

여수혁의 말에 하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난 정말 의술도 잘 몰라. 무학의 성지에서 온 것도 아니야.”“그런데 내가 살인술에 대해선 좀 알지. 사람을 죽일 수 있으면 살릴 수도 있지. 뭐 문제 있어?”“물론 있지!”여수혁이 냉랭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도 무예를 익힌 사람이니 당연히 사람을 죽이면 살릴 수도 있다는 것쯤 알아!”“하지만 그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 있어. 여러 가지 도리와 사리에 통달한 자만이 할 수 있다는 거지.”“간단히 말해서 당신은 무학의 천재여야 하고 강호의 경험이 풍부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을 구할 수 있겠어?”“당신이 그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능력을 보여줘!”“보여주지 못할 거라면 어서 여기서 꺼져! 양유훤을 속일 생각도 하지 말고 어르신을 치료할 대책을 논의하는 이 자리를 방해하지도 말고 어서!”“우리는 곧 모든 방법을 동원해 어르신을 살려낼 거야. 반드시!”여수혁은 도발적인 표정으로 하현을 노려보았고 그동안 그들이 강구한 치료 방안 자료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훌륭한 우리 남양 사람들이 강구한 완벽한 치료 방안을 당신 같은 찌질한 대하인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어?”여수혁은 양유훤 앞에서 자신의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하현을 밟아 자신을 과시하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이해? 그런 거 필요없어.”하현은 원래 여수혁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상대가 도발하고 나서니 그도 더는 못 본 척할 수가 없었다.“내 추측이 맞다면 당신들이 말하는 사람을 구하는 치료 방안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무학의 고수들과 연합하여 어르신의 내면을 다스리는 거겠지!”“그리고 나서 의학 전문가들이 나서 출혈과 접골 등 일련의 동작들을 짧은 시간에 마치는 거잖아!”“마지막으로 남양굿을 이용해 어르신의 마지막 생명력을 되살리려는 것일 테고.”“어때? 내 말이 맞지?”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말을 마쳤다.“뭐? 당신이 어떻게 우리의 치료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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