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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1장

”퍽!”“당신은 서북 조 씨 가문 후계자에 인도 황실 계승자야!”“당신이 이를 거들먹거리고 온 천지를 기고만장해서 함부로 날뛰더니 이렇게 움츠러들 때도 있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현은 손바닥을 휘둘러 조한철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려 돼지머리처럼 만들어 놓았다.“개자식!”열몇 대나 맞은 조한철은 얼굴을 감싸쥐고 비틀거리며 물러섰다.그의 얼굴은 부르터서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순간 그는 허리춤에 있던 화기를 만지작거리며 하현을 죽이려고 했다.그러나 이를 본 브라흐마 아티 일행은 화들짝 놀라며 그를 말렸다.“조 세자! 안 돼!”조한철이 체면을 잃는 것보다 자신들의 이익이 더 중요한 사람들이었다.그들은 대하에 위세를 떨치러 온 것이지 스스로 죽으러 온 것은 아니었다.“닥쳐! 당신들 모두 입 닥쳐!”조한철은 도저히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당신들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지 잊었어?”“다 죽여버릴 거야! 오늘 다 죽여버릴 거라고!”하현에게 수십 대나 뺨을 맞은 그였다.조한철은 오로지 하현을 죽이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그는 하현의 이마에 총을 겨누려고 안전장치를 풀었다.“그만하라고 했잖아! 내 말 못 들었어?!”브라흐마 아티는 강경하고 냉랭한 목소리로 소리쳤다.“만약 당신이 감히 우리 인도 무맹의 이익을 해치는 행동을 한다면 황실에서 당신을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알았어?”“잊지 마. 당신의 후계자 서열 순서로는 황태자 앞에서 감히 입도 뻥긋하지 못할 테니까!”‘황태자'라는 세 글자에 조한철의 오른손이 갑자기 움찔거렸고 방아쇠를 당기려는 그의 손가락에 힘이 풀렸다.의심할 여지 없이 황태자는 그보다 비교할 수 없이 신분이 높은 사람이었다.살상력은 비할 데 없이 어마어마했다.절대로 조한철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상대였다.“쏴? 쏴 보라고?”하현이 실실 웃으며 비아냥거렸다.그는 손을 뻗어 조한철의 총을 잡아채며 다른 한 손으로 조한철의 뺨을 때렸다.“자, 어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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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2장

”그걸로는 부족해.”하현은 묵직한 목소리로 무표정하게 입을 열었다.하현의 표정을 본 브라흐마 아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5년 안에 다시는 이런 제재를 언급하지 않을 거야. 약속해.”“대하인을 겨냥한 해외의 모든 약탈도 지금부턴 완전히 사라질 거야!”미야모토 잇신 일행은 달갑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제부터 우리는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거야.”조한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그는 험악한 표정을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지금 이 상황에서 입을 열어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은 조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당초의 대의명분과는 완전히 어긋나기 때문이다.순간 조한철의 마음속엔 하현을 죽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찼다.그는 반드시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하현 이 개자식을 산 채로 도륙내고 말 것이다!“잘 됐다!”현장에 있던 대하무맹 직원들은 이 말을 듣고 환호성을 질렀다.지금까지 대하가 해외 4대 무맹의 연합에게 받은 압박은 말할 수 없이 심했다.이제 그런 스트레스가 사라지자 모두들 한결 마음이 후련하고 편안해졌다.만진해마저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현이 너무 잘 해내는 모습에 뿌듯해하며 환호를 질렀다.“대하무맹의 살길을 열어준 당신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겠군!”하현은 흡족한 듯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다만 당신들이 방금 말한 모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이야.”“그리고 내가 보기엔 아직 많이 부족해. 그래서 내가 당신들한테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기로 결정했어.”“조건?!”“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막 돌아서서 가려던 브라흐마 아티는 순식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하현, 당신도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우리는 이미 당신의 체면을 충분히 세워 줬어!”조한철도 기회를 엿보다가 언짢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하현, 당신에겐 대하 오천 년 강국의 대국다운 기개가 조금도 없어?”“이렇게 소인배처럼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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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3장

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마뜩잖은 얼굴로 브라흐마 아티를 발로 걷어찼다.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을 닦았고 비틀거리면서 일어선 브라흐마 아티를 향해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브라흐마 아티 일행은 기가 꺾여 슬금슬금 뒤로 물러섰다.그들도 이제야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가만히 있다가는 그들도 하현에게 뺨을 맞고 발로 걷어차일 수도 있다.그들이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그들 뒤에 있는 무맹은 감히 하현을 상대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은 그들의 가장 큰 허점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이다.강한 기세로 몰아붙이는 하현을 보고 브라흐마 아티 일행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원래 그들은 대하에 와서 위세를 떨치며 대하무맹을 발아래 놓으려고 왔다.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정말 옴짝달싹도 못하는 꼴이 되었다.예상했던 것과 실제 상황이 너무나 달랐다.브라흐마 아티는 심호흡을 한 뒤 힘겹게 입을 열었다.“하현, 앞으로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이쯤에서 적당히 해.”하현은 바로 손바닥을 휘둘렀다.“당신 체면은 살려주지.”브라흐마 아티가 얼굴을 가리고 뒤로 물러서자 미야모토 잇신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하현, 관용을 베풀어.”“퍽!”“알았어. 당신 가족들한테는 관용을 베풀어 주지.”원청산이 입술을 파르르 떨며 입을 열었다.“하현, 푸른 산은 변함이 없고 푸른 강물은 영원히 흘러! 우리 모두 남양과 극동과 경계를 맞대고 생활하고 있는데 우리 사이가 틀어질 필요가 없잖아? 이렇게 하면 쌍방 모두에게 좋지 않아...”“퍽퍽퍽!”“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또 한 발로 원청산을 발로 차서 넘어뜨렸다.이어 그는 강진남에게 시선을 던지며 차갑게 말했다.“어르신! 당신은 별로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으니 내가 친히 당신한테 경로사상이 뭔지 알려줄게요.”말을 마치자마자 하현은 또 한 번 ‘퍽'하고 손바닥을 휘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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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4장

”둘째, 해외에 있는 대하인들에게 전액 손해 배상해.”“때리고 빼앗은 것 모두 제대로 배상해. 한 푼도 빼놓지 말고 전부!”“이 밖에 당신들은 각자 천억씩을 위로금과 위자료로 국경에 있는 대하인들에게 배상해야 해.”“이 일을 어떻게 집행할지는 내 조수 사청인이 사람을 보내 계속 추적할 거야.”브라흐마 아티 일행은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하현이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거나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이 조건은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기 때문에 달갑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았어. 이 조건도 받아들이지.”“세 번째 조건이자 마지막 조건이야.”하현은 냉랭하고 무덤덤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들이 5년 동안 다시는 우리 대하무맹을 제재하지 않겠다는 말은 믿을 수가 없어.”“그래서 말이야. 극동지역과 남양지역의 무맹이 우리 대하무맹을 공동 추전해 올려서 세계 다섯 번째 무맹이 될 수 있도록 해 줘야겠어!”“어쨌든 우리 대하무맹이 상석에 올라야 앞으로 당신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할 거 아니야?!”하현의 마지막 조건을 듣고 지금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만진해와 구평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일이 실제로 실현된다면 대하무맹에게는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했다.앞으로 대하무맹은 전 세계 무도계에서 충분히 막강한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5대 상임이사는 세계무맹에서 가장 높은 지위를 대표한다.“말도 안 돼!”하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브라흐마 아티와 미야모토 잇신이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극동무맹과 남양무맹은 이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인도무맹과 섬나라 무맹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현재 세계무맹은 마지막 상임이사 자리 하나를 비워 두고 있었다.그 한 자리를 놓고 인도무맹과 섬나라 무맹이 치열하게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각축전을 펼치고 있었다.그런데 어떻게 대하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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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5장

조한철이 한 말도 허투루 들을 말은 아니었다.미국무맹과 노국무맹을 필두로 세계무맹의 4대 상임이사들은 줄곧 한몸과 같이 진퇴를 겪어 왔다.그들은 세계 무도 자원의 대다수를 독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주 손을 잡고 다른 나라의 무맹을 제압하며 호흡이 척척 맞았다.세계무맹은 거의 4대 상임이사의 입맛대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즉 극동지역과 남양지역의 정세는 복잡하고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세계무맹은 일반적으로 이 두 지역의 일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다른 지역에서는 세계무맹이 압도적으로 모든 것을 좌지우지했다.이런 전제 아래에서 이들 대표가 어떻게 4대 상임이사를 설득할 수 있겠는가?권력자가 한 명 더 늘어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의 보조를 맞추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이렇게 된다면 4대 상임이사가 어떻게 세계무맹을 쥐락펴락할 수 있겠는가?브라흐마 아티 일행이 분개하는 모습을 보며 하현은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조건에 동의하지 않는 게 확실한 거야?”브라흐마 아티 일행은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가로저었다.“받아들일 수 없어!”“그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필요는 없잖아!”하현은 엷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당신들 뒤에 거물이 있지 않아? 한 번 물어보지 그래?”“필요없어! 이 일은 우리가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 일이야!”“당신이 조건을 바꾸든지 아니면 죽기 살기로 싸우든지!”“더구나 조 세자 말이 맞아. 우리가 대하를 추천한다고 해도 4대 상임이사가 동의할 리 없어!”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난 오히려 4대 상임이사가 이 일을 승낙할 것으로 보는데.”“지금 필요한 것은 당신들의 추천뿐이야!”“추천이 있다면 거절할 명분도 없으니까!”“만약 대하무맹이 성공적으로 입성할 수 있다면 난 당신들 앞에 무릎을 꿇고 당신들을 아버지라 부를 거야!”하현은 입을 움실거리며 담담하게 말했다.“무릎 꿇는 것쯤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아버지라 부르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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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6장

이 말을 들은 조한철은 안색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그는 어떻게 일이 이렇게 우연하게 일어날 수 있는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이 중요한 시기에 세계무맹이 임시 회의를 소집하고 대하무맹을 상임이사로 지명할 줄은 몰랐다.이럴 수가?!게다가 어떻게 하현이 말한 것과 똑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가?설마 그가 전부터 미리 계획한 것이었던가?!이런 생각이 조한철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그러나 이내 정신을 다잡은 조한철은 절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스스로에게 당조짐하듯 말했다.하현 같은 하찮은 사람이 어떻게 세계무맹을 움직일 수 있겠는가?단지 이 모든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조한철은 사나운 눈빛을 띠며 말했다.“대표 여러분, 하현한테 겁먹으면 안 됩니다!”“그는 오늘 세계무맹이 임시 회의를 소집하고 노국이 대하무맹을 5대 상임이사로 지명할 것을 미리 안 겁니다.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요.”“그래서 이런 조건을 우리에게 제시한 거예요!”“그러니 절대 동의하면 안 됩니다!”“대하는 대하 사람들이 제일 잘 압니다. 대하는 절대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어요!”조한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브라흐마 아티 일행은 핸드폰을 내려놓았다.브라흐마 아티와 미야모토 잇신 두 사람의 얼굴이 흙빛이 되었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었다.오히려 원청산과 강진남은 얼른 하현 앞으로 달려 나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하현, 어젯밤에 잘 쉬지도 못하게 해서 미안해. 우리가 태산을 알아보지 못했어. 정말 죽을 죄를 졌어!”“방금 우리 극동무맹과 남양무맹은 모두 결의안을 통과시켰어.”“극동지역과 남양지역의 모든 무맹을 대표해 세계무맹 5대 상임이사 중 하나로 대하무맹을 추천했어!”“인도무맹과 섬나라 무맹이 반대를 하든 말든 우리의 결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야!”“우리 극동무맹과 남양무맹은 진심으로 대하무맹을 지지해!”굽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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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7장

원청산 일행도 이러고 싶지 않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하현에게 큰소리로 호통치던 그였다.그러나 지금은 이런 비굴한 모양새가 되었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방금 그들의 실세한테서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공포에 질린 거물 한 명이 세계무맹의 4대 상임이사 중 3 개의 상임이사가 이 조건을 수락했으니 우리 같은 소국의 무맹이 뭘 할 수 있겠냐며 소리쳤다.원청산은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구평도 일행도 아연실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일이 이렇게까지 발전했기 때문에 그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그때 광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반대! 반대! 난 대하무맹이 세계무맹에 가입하는 걸 반대해!”“우리 스스로 우리를 잘 알고 있어. 우리 대하무맹은 아직 그 정도 자격이 없어!”“하현, 당신이 이렇게 몰아붙이는 건 대하무맹을 나락으로 몰아넣고 극동지역과 남양지역의 다른 무맹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꼴이 될 거야!”“대하무맹을 죽일 셈이야?”“그래서 난 절대 동의 못 해!”말을 하는 동안 조한철은 더욱 악랄한 표정으로 브라흐마 아티와 미야모토 잇신을 노려보았다.이 두 사람까지 나서서 반대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조한철도 자신이 제시한 조건과 이유들이 전혀 타당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할 수 없었다.그러나 이때 브라흐마 아티와 미야모토 잇신은 조한철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머뭇거리기만 했다.“조 세자, 당신은 혼혈인인데 언제 이렇게 대하무맹을 대표한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할 수 있어?”하현이 냉담한 표정으로 조한철을 노려보며 말했다.“당신 그럴 자격 있어?”“개자식! 난 도저히 동의할 수 없어!”조한철이 하현에게 손가락질하며 소리를 높였다.“하현, 당신 도대체 뭣 때문에 이런 비열한 짓을 하는 거야? 4대 상임이사 중 3개국이 이 일에 동의했다니!”“얼마나 많은 국익을 그들에게 팔아넘겼길래 그들이 동의를 하냔 말이야?!”“우리 대하가 당신의 이런 얼토당토않는 일을 벌이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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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8장

다른 사람들도 이 상황을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번 사건의 주동자로 의심되는 조한철이 원청산에게 뺨을 맞을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개자식 감히 날 건드려?!”조한철은 원청산을 죽이려고 달려들었지만 뻗어 올린 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원청산 같은 놈은 언제든지 죽이려면 죽일 수 있었다.그러나 원청산의 배후에 있는 남양무맹은 조한철이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왜? 우리가 당신을 세자라고 불러 주니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나까지 건드리려고?”원청산은 경멸하는 눈빛으로 조한철을 밀어젖혔다.“쓰레기 같은 놈! 소리만 지르는 쓰레기 같은 놈!”“잘 들어.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나서더라도 우리 남양무맹과 극동무맹은 대하무맹의 편에 단단히 설 거야!”“소위 회원국인 무맹이 일찌감치 서명해 대하무맹을 5대 상임이사로 추대했어!”원청산은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조한철을 무시한 채 만진해 앞으로 나와 입을 열었다.“맹주 어르신, 먼저 축하의 인사 올립니다.”“앞으로 우리 남양무맹은 대하무맹을 누구보다 우선시 여기겠습니다!”강진남도 얼른 앞으로 나와 환한 얼굴로 말했다.“어르신,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극동지역에서 우리는 대하의 의견을 경청할 것입니다!”“두 분 대표께 감사드립니다!”만진해는 일이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얼떨떨했지만 껄껄 웃으며 감사의 인사에 화답했다.“우리 대하무맹이 5대 상임이사가 될 수 있어서 아주 영광입니다. 앞으로 우리 대하무맹은 극동지역과 남양지역의 이익을 함께 고려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탁!”조한철은 이 광경을 지켜보다 손바닥을 책상에 탁 쳤다.하현은 조한철에게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이 탁자는 황화목으로 만든 거야. 일억이 넘는 탁자라고.”“하현, 당신 앞으로 두고 봐...”조한철은 비틀거리면서도 이를 악물고 수표에 서명한 뒤 분노로 이글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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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9장

그로부터 3일 동안 하현은 만진해와 함께 대하무맹의 일상 업무를 처리했다.극동무맹과 남양무맹의 공동 천거와 함께 대하무맹은 세계무맹 5대 상임이사국이 되었다.대하무맹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완벽한 결말은 없었다.또한 대하 국경에서 벌어졌던 약탈은 하루아침에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손해 배상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이 일을 처리한 후 하현은 진주희 일행에게 무성에 남아 설은아와 힘을 합쳐 무성 황금회사의 업무를 처리하도록 당부했다.국술당의 일은 사청인과 남궁나연에게 일임했다.인맥이 두터운 사청인과 실력이 뛰어난 남궁나연이 함께 일을 하게 되니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게다가 배후에서 만 씨 가문이 비호해 주고 있으니 국술당의 발전도 점차 궤도에 오를 것이다.모든 일을 차근차근 처리한 후 하현은 진주희에게 비행기 티켓을 예약해 달라고 한 뒤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며칠 전에 양제명이 브라흐마 바찬에게 부상을 입었는데 아직 회복이 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흘렀다.양제명이 중상을 입은 것은 어느 정도 하현과도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하현은 늘 마음에 걸렸다.그래서 오늘 일련의 일들을 다 처리하고 가뿐한 마음이 되자 그는 마음의 짐을 털어내려고 제일 먼저 남양으로 가는 향하게 된 것이다.하현이 공항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설은아에게서 전화가 몰려왔다. 잠시 망설이던 하현이 전화를 받았고 맞은편에서 설은아의 목소리가 들렸다.“방금 당신 직원들이 말하길 남양의 페낭으로 간다던데, 사실이야?”하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응. 며칠만 다녀올게.”“무슨 일 있어?”“아는 어르신 한 분이 나 때문에 조금 다치셨어.”“도리상 안 가 볼 수가 없어서.”잠시 침묵이 흐른 뒤 설은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우리 둘 사이에 할 얘기가 있다는 거 기억하지?”하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녀가 이어서 말했다.“무성의 일을 다 처리하고 나면 잠시 여길 떠날 거야. 금정에 좀 다녀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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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0장

양유훤과 통화를 마친 후 하현은 하수진과 최영하에게 각각 전화를 걸었다.그가 이번에 페낭에 가는 주된 목적이 사람을 구하는 것이고 양유훤도 틀림없이 제 역할을 잘 하고 있겠지만 페낭은 해외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무슨 변고가 생기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 둬야 한다.하수진에게 전화를 건 이유는 남양쪽 사람들이 대하에서 항성과 도성에 일정한 구역을 이뤄 살고 있었기 때문에 대구나 남원에서 사람을 차출하는 것보다 항성과 도성에서 사람을 차출하는 것이 훨씬 편리했기 때문이다.하수진과 통화를 마친 후 하현은 귀빈 통로를 이용해 비행기에 올랐다.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정신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시간 후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기를 기다렸다.몇 시간 후 하현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비행기 안에는 이미 남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다음 날 아침 9시가 넘어 비행기는 페낭 상공에 진입하며 슬슬 착륙 준비를 했고 승객들은 소지품을 챙기기 시작했다.하현은 며칠 동안 못 본 양유훤을 만나려면 우선 어느 정도 예의는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그는 간단히 세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다.그때 무심코 코끝에서 남양인 체취가 느껴졌다.스쳐 지나가는 누군가가 하현의 짐을 슬쩍 만진 후 고개도 돌리지 않고 쓱 지나가는 것이었다.“잠깐만요.”하현은 상대방이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불러 세웠다.“내 물건 돌려줘요!”비록 남양 청년의 손이 아주 빨랐지만 하현은 자신의 트렁크 아래 둔 지갑을 슬쩍하는 청년의 손놀림을 놓치지 않았다. 요즘은 모바일 결제가 대세지만 페낭은 해외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아직 현금 사용에 익숙한 곳이었다.그래서 하현은 미리 지갑에 현금을 두둑이 준비했었다.그런데 비행기가 착륙도 하기 전에 누군가가 자신의 지갑에 손을 댈 줄은 몰랐다.“뭐 하는 겁니까?”남양 청년은 겉으로는 다부지고 강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심약한 사람이었다.그는 하현의 손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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