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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3791 - 챕터 3800

3869 챕터

3791장

하현의 눈에서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무성에 온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용인서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용인서가 하현을 만날 의사를 보였을 때 용 씨 가문은 의도한 듯 아닌 듯하면서 용인서를 말렸다.그런데 오늘 용천두가 하현에게 전화를 한 목적이 용인서를 만나게 하는 것이라고?하현은 눈초리를 가다듬고 전방을 주시했다.곧 별채 입구에 사람 그림자 몇 개가 나타나는 것이 보였다.그 중 한 사람은 바로 오랜만에 만난 용 씨 가문 주인이자 용문 문주인 용인서였다.그의 모습을 본 하현은 안타까운 듯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용문주, 몸은 좀 어떠십니까?”“문주님의 몸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소문처럼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야. 소문은 좀 과장되었어.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야.”용천두는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전에 그가 아주 위중하다는 소문이 돌았었지. 그것은 어르신께서 우리 셋 중에 누가 가장 적임자인지 보고 싶어서 일부러 그런 거였어.”하현은 담담하게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서로 암투를 벌이게 만들었다는 건가?”하현이 하는 말을 듣고 용천두의 낯빛이 살짝 창백해졌지만 그는 이내 옅은 미소를 되찾으며 입을 열었다.“우리 같은 집안에선 흔한 일 아닌가?”“정말로 유능하고 실력 있는 사람을 앉혀야 가문이 오래도록 번성할 수 있는 거야. 이런 방법을 쓰는 건 아주 정상적인 거지.”“세상 사람들이 부잣집에는 정이 없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야.”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용 씨 가문 내부의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할 뜻이 없었다.하현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용인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갔다.“하현, 오랜만이야.”하현이 다가오자 휠체어에 앉아 있던 용인서가 고개를 들고 빙긋 웃었다.다만 얼굴은 웃고 있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약간 거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내상을 입으신 겁니까? 천인합일을 시도하다 실패하신 거예요?”하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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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2장

”문주 어르신. 저...”“거절하겠습니다.”하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가 그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면 몇 년 전에 앉았을 겁니다. 뭐 하러 지금까지 기다렸겠습니까?”“게다가 제 성격 잘 아시잖아요! 저는 공명과 관록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하현이 단호히 거절을 하자 용인서는 놀라지도 않고 그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총교관이 거절하니 나도 본부와 용전국에 그대로 전할 수밖에 없지.”“그렇지만 그들이 아주 실망할 거네.”하현은 가타부타 아무 설명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화제를 바꾸지도 않았다.용인서는 소리 없이 탄식하다가 화제를 바꾸었다.“이번 일은 어떻게 풀 생각이야?”“인도인 몇 명과 섬나라 사람 몇 명한테 우리 대하가 몰리고 있다니 이건 전혀 우리 대하답지 않아.”“강호의 일은 강호의 일입니다.”하현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인도인과 섬나라 사람들이 천신만고의 노력을 쏟아부어 각 무맹들을 앞세운 목적이 바로 이것이겠지요.”“그들이 자신만만하게 몰아붙인다면 강호의 일은 강호의 일로 날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그렇다면 나도 저들의 놀음에 놀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용인서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저들의 놀음에 놀아준다? 하하. 그래야 용문 후계자로서 당당히 명분이 서지.”“명분이 서지 않으면 사람들이 따르지 않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일도 안 돼.”말을 마치며 용인서는 뒤춤에서 옥패를 꺼내 하현에게 건넸다.옥패 위에는 ‘소문주'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하현, 설마 이것까지 거절하진 않겠지?”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용인서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9대 병부의 총교관이란 직함은 일부러 꺼내신 거죠? 제가 거절할까 봐서요?!”“걱정하지 마세요. 전 이미 문주님과 한배를 탔습니다. 문주님 덕분에 집법당 당주가 되었으니 어찌 되었든 빚은 갚아야죠.”“소문주 영패, 제가 받겠습니다.”“거참 시원시원하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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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3장

원래 명예에 별다른 뜻이 없는 하현은 소문주라는 자리가 그리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용인서가 여전히 문주이고 용문의 대소사는 문주가 관할한다.하현은 단주 소문주일 뿐 실제로는 별로 큰 영향력이 없는 자리로 여겼다.그런데 모든 전권을 위임하겠다니?하현이 어안이 벙벙한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용인서가 잔잔한 미소를 보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현, 자네가 이 늙은이에게 응한 이상 이번에는 절대 거절할 수 없네!”“이번 일은 해외 4대 무맹과 맞서는 일이야.”“그들과 강호에서 싸우게 된 이상 용문의 역량을 빼놓고선 절대 맞설 수 없어!”“이제부터 용문의 모든 역량과 인맥은 자네를 위해 쓰겠네!”“이제 자네 몸은 자네만의 것이 아니야!”“용문을 망신시켜서야 되겠는가?”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알아들었어요. 더 이상 절 설득하려고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릿광대 몇 명 해치우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때론 운용하고 싶지 않은 인맥도 있고 이상하게 받고 싶지 않은 전화도 있다.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일이 다 그렇게 되려고 그때 마침 전화가 온 모양이었다.용인서는 하현의 말을 들으며 빙긋이 웃었다.“자, 그럼 나는 느긋하게 눈이나 비비며 자네가 어떻게 이 풍랑을 가라앉히는지 결정적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겠네.”“아이고, 하현 아냐? 아, 이제 소문주라지?”“왜? 속수무책으로 당하나 싶었는데 용인서가 이렇게 나서서 구해주니 천군만마라도 얻은 것 같아?”“설마 용인서가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건 모르는 거 아니지?”“이빨 빠진 호랑이가 어떻게 이번 고비에서 당신을 구해줄 수 있겠어?”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희미한 비아냥거림이 들려왔다.하현의 체면은 둘째치고 용인서의 체면도 무시한 말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다.하현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다.조한철이 십여 명의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을 대동하고 의기양양하게 걸어 들어왔다.그는 하현의 표정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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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4장

”조 세자!!”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조한철은 용인서에게 속수무책으로 뺨을 맞았다.화려한 옷을 입은 십여 명의 남녀는 모두 허둥지둥 달려가 얼른 용인서를 말렸다.예쁜 여자들은 완전히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에게 있어 정말로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늙은이가 감히 조한철의 뺨을 때리다니!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지켜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용인서가 아무리 늙고 힘이 없어졌다고는 하나 대하의 4대 지주 중 한 명인 용문 문주였다!5대 문벌의 문주라고 해도 상당한 신분이 아니고서는 그와 대등하게 맞설 수 없는 정도였다.조한철은 아직 제대로 상석에 앉지도 못한 서북 조 씨 가문 세자일 뿐인데 감히 용인서 앞에서 함부로 큰소리를 치다니!이것은 죽음을 자초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이 늙은이가 미쳤나?! 어디 감히 날 함부로 건드려?”조한철은 완전히 눈이 뒤집혔다.그는 용인서의 정체를 살필 사이도 없이 분노가 치밀어 올라 미칠 것 같았다.지금 인도 황실과 서북 조 씨 가문을 등에 업고 치밀한 전략을 짜서 해외 4대 무맹을 이용해 대하 무맹을 압박하고 있는데 어찌 이런 늙은이한테 뺨을 맞을 수 있단 말인가?이 늙은이는 조한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것인가?조한철이 이 상황을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무성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는가?어떻게 큰소리 뻥뻥 치고 다니겠는가 말이다!조한철의 명령을 듣고 헐레벌떡 달려온 십여 명의 사람들은 쏜살같이 앞으로 나가 용인서에게 죽일 듯이 덤벼들었다.“어서 해치워!”십여 명은 모두 서북 조 씨 가문 출신으로 문중에서 고수로 이름난 사람들이었다.그들의 주먹은 매섭기도 했지만 한꺼번에 덤벼드니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그들은 어떤 악랄한 짓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용천두가 이 광경을 보고 한 발짝 발을 떼려는 순간이었다.하현이 냉담한 표정으로 재빨리 걸어 나와 땅바닥을 힘껏 굴렸다.“우지직!”둔탁한 소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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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5장

”그래?”하현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그럼 내가 건드려 주지.”“그래, 좋아. 하현, 당신이 소위 링 위에서 하는 경기에 몇 번 이겼다고 해서 정말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알아?”하현이 감히 자신 있게 덤비려는 것을 보고 조한철의 안색이 일순 움츠러들었다.그는 얼른 알약을 꺼내어 삼키려고 했다.약을 먹고 강해져서 하현 개자식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새겨 주고 싶었다.그러나 이때 용인서가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하현, 지금까지 어린아이 같아서 조 씨 저 사람을 건드리지 않았지만 오늘은 내가 손수 손을 써 보려 하네.”“그렇지 않으면 내 이 늙은이 얼굴을 어찌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말을 마친 용인서가 휠체어에게 벌떡 일어섰다.비록 편안한 얼굴은 아니었지만 굳은 의지로 한 발짝씩 앞으로 내디뎠다.“흥흥! 용문주, 용 씨 가문 가주가 감히 날 건드린다고? 정말입니까?”“서지도 못할 것 같은데요?”“조금이라도 날 건드려 보세요! 혹시 알아요. 실수라도 어떻게 하다가 날 엎어뜨릴지도 모르잖아요?!”“나중에 나한테 제대로 당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세요?”“그때 가서 나이가 들어서 그랬느니 어쨌느니 핑계나 대지 마세요!”“일이 터지고 난 다음에는 아무도 당신을 구해 줄 수 없을 테니까요!”분명히 조한철의 눈에는 천인합일에 실패해 만신창이가 된 용인서가 아무 힘도 없는 종이호랑이처럼 보인 듯했다.방금 뺨을 맞은 것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그가 준비를 하지 못해서였기 때문이다.이제 그는 완벽히 준비가 되었다.조한철은 절대 자신이 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용인서가 감히 자신을 건드리지 못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퍽!”조한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앞으로 나아간 용인서는 손바닥을 휘둘렀다.조한철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반발짝 밀려났고 얼굴에는 검붉은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다.조한철은 격노했다.“용문주님! 정말 제가 만만하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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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6장

”당신, 정말?!”조한철은 화가 나서 가슴이 벌렁벌렁거렸다.그러나 막상 손을 쓰려는 순간 그는 꾹 참았다.용인서 같은 인물이 감히 손을 썼으니 분명 계략을 마련해 놓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조한철이 계속 덤빈다면 용인서는 이를 핑계로 대고 바로 여기서 그를 죽일지도 모른다.누구도 뭐라 할 수 없는 완벽하고 깔끔한 처리가 될 것이다.그러자 조한철은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고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입을 열었다.“용문주님, 농담이에요!”“아까는 내가 그만 선을 넘은 것 같네요!”“한순간의 말실수였으니 용서해 주세요!”“이런 실수 앞으로는 절대 저지르지 않을 겁니다!”“퍽!”용인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팔을 뒤로 끌어당겼다가 힘껏 그의 뺨을 후려쳐서 순식간에 조한철의 몸을 휘청거리게 만들었다.“왜? 아까는 아주 큰소리 잘만 치더니?!”“왜? 갑자기 뭔가 생각이 떠오른 건가? 내가 뭔가 계략을 준비해 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그래서 겁을 먹은 건가?”“아까는 하늘도 땅도 두렵지 않은 모양새던데? 아니야?”“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서북 조 씨 가문 조 세자 아니었어?”“인도 황실의 피가 흐르는 인도 황실 후계자 아니었어?”“왜? 갑자기 나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간이 콩알만 해진거야?”“어서 반격해 보시지! 네놈이 반격했다가는 내가 바로 죽여버릴 거야! 용문 문주를 암살하려 했다는 죄명을 씌워 옴짝달싹도 못하게 해 주지!”용인서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조한철을 몰아세웠다.조한철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눈꺼풀이 자꾸 떨렸다.원래 그는 용인서가 몸이 쇠약할 대로 쇠약해져서 별로 힘을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이제 보니 이 카리스마 강한 용문주는 여전히 전성기 때의 날카로움을 잃지 않은 호랑이 바로 그 모습이었다.조한철은 아직 젊었고 앞으로 할 것들이 많은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였다.그런데 어떻게 이유 없이 한순간에 다른 사람에게 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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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7장

조한철이 달갑지 않은 얼굴로 떠나는 것을 보고 하현은 감탄해 마지않으며 용인서를 쳐다보았다.역시 용문주는 달랐다.설령 천인합일에 실패해서 예전 실력의 절반도 안 되는 실력일지라도 지금 보여준 그의 실력은 여전히 강했다.4대 지주란 말이 그냥 있는 것이 아니었다.조한철이 감히 용인서를 화나게 하고 건드리려 했다는 건 그야말로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었다.다행히 조한철은 아직 머리가 돌아가는지 벼랑 끝에 몰린 자기 처지를 깨닫고 물러났다.그렇지 않았으면 오늘 그는 이미 시체로 변했을 것이다.게다가 용문주를 암살하려는 명분마저 그에게 씌워진다면 정말로 일은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된다.“하현, 봤지?”“아무리 음험하고 간교한 상대라도 절대적인 실력자 앞에서는 종이호랑이나 다름없어.”떠나는 조한철을 보고 용인서는 안타깝다는 듯 눈을 찡긋했다.하현은 웃으며 말했다.“보아하니 용문주께서 오늘 저한테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하신 모양인 듯합니다.”“그러나 문주께서 오늘 준비하신 것이 예전만큼 배포가 크지도 대범하지도 못했습니다.”“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번 수업에서 더 많은 걸 보여주셨을 겁니다.”용인서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어쩔 수 없네. 사람이 늙으니 수단도 적어지고 담력도 예전 같지 않고 말이야.”“사람이 가진 게 많으니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니 그럴 수밖에.”“예전 같으면 하현 당신도 이번 수업에서 충분히 만족했을 거야.”하현이 별로 탐탁지 않은 듯한 눈빛을 보이자 용천두가 하현을 힐끔 쳐다보았다.예전 같으면 용 씨 가문 세 후계자가 든든히 있었기에 용인서는 스스로 아무리 강하게 몰아붙여도 두렵지가 않았을 것이다.이 일로 용인서는 용 씨 가문 세 후계자를 시험할 수도 있었다.그러나 지금 용 씨 가문 세 후계자 중 남은 사람은 용천두밖에 없었고 용인서는 그마저도 죽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그는 감히 전력을 다해 목숨을 걸지 못했다.어찌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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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8장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우리의 승리는 확실해!”“대하무맹은 우리의 조건을 들어주는 것 외에는 더 이상 갈 길이 없어!”“이런 마당에 내가 뭘 두려워하겠어?”조한철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마오타이 한 잔을 들이켜고 입에서 술 냄새를 내뿜으며 말했다.“인도 쪽에서 보내온 고수들을 모두 준비시켜!”“기회를 봐서 용인서 그놈을 반드시 죽여버려!”“조 세자!”조현무는 얼굴을 가린 채 초조한 표정으로 일어섰다.“이번에 인도 쪽에서 대하에 잠입한 사람들은 모두 브라흐마 바찬이 손수 가르친 고수들이야!”“인원도 많지 않고 신분도 모두 관청에서 인정한 사람들이야.”“대하에 장기 잠복까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이런 사소한 일로 신분이 탄로 나면 일을 그르치게 돼.”“특히 용인서에 대해서는 신중하는 게 좋아. 아무래도 용문 문주니까.”“그를 노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용문 쪽에서 무슨 핑계를 대고 우릴 건드릴지 몰라.”“일이 그렇게 되어 혹시라도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인도의 한이 될 거야. 모든 게 엉망이 된다구!”“조 세자, 아랫사람의 충고도 때론 들어야 해. 대하에 그런 말도 있잖아. 군자는 십 년 안에 복수해도 늦지 않다고!”“퍽!”조한철은 일어서서 조현무를 발로 걷어차 바닥에 엎어뜨리며 말했다.“지금 날 가르치는 거야?”“내 안에 인도의 고귀한 제1계급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걸 명심해! 당신은 나한테 있어서 언제까지나 하인일 뿐이야!”조현무는 조한철에게 걷어차여 칠팔 미터를 날아갔다.그러나 그는 감히 화도 내지 못하고 배를 움켜쥔 채 일어나 주변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 세자, 조현무의 말이 조금 듣기 싫긴 하지만 확실히 지금은 용인서를 죽일 때는 아니야.”조한철의 분노가 조금씩 사그라들자 아리따운 조 주작이 앞으로 나와 조한철에게 몸을 기대었다.조한철의 손이 그녀의 몸에 닿도록 내버려두면서 살며시 입을 가까이 대며 말했다.“용인서라는 늙은 여우는 지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신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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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9장

’총교관'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조한철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대하 사람으로서 그는 총교관이라는 세 글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비록 그가 총교관의 실력을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총교관의 병사들, 무성 경찰서 일인자 만천우의 실력만 보더라도 총교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조한철이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자 조 주작의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졌다.“당신은 귀중하고 보배로운 사람이야. 왜 함부로 항아리와 싸우려 하는 거야?”“옛말에 군자는 위험한 담 밑에 서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어!”“지금 우리 병력도 아주 강하고 서북 조 씨 가문에도 사용할 수 있는 병력이 충분해.”“그리고 당신은 대하의 젊은 세대에서 최고 일인자들 중 한 명이야.”“그렇지만 그런 사소한 일로 용문과 끝까지 싸울 필요는 없어.”“대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구!”“차라리 우리가 일을 끝내고 대하무맹과 하현을 완전히 폐위시킨 다음 인도로 돌아간 뒤 사람을 보내 용인서를 치는 게 낫다고 생각해.”“그때가 되면 우리 조 세자에게 미움을 사는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모두들 알게 될 테니까!”말을 마친 조 주작은 마치 조한철의 인간적인 매력에 홀린 듯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사실 조 주작은 조한철과 몇 차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조한철이 결코 용인서를 죽이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신했다.다만 이번에 이렇게 체면을 구겼으니 조금이라도 기를 세워 주지 않으면 나중에 얼굴을 들 수 없어 두고두고 분노할 것이다.“세자, 주작의 말씀이 맞아. 우리는 지금 절대적인 우세에 있어. 대하무맹은 이미 물러설 곳이 없고 말이야!”“계략을 잘 세워서 싸워야 해!”“우리가 이런 시점에서 왜 그들과 죽기 살기로 싸워야 해?”“죽기 살기로 싸우는 건 오히려 대하의 계략에 놀아나는 거야!”“어차피 그들은 물러설 곳도 없으니 우리한테 무릎을 꿇게 될 거라구!”“그러니 아직은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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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장

조한철이 이를 갈며 뼛속 깊은 원한을 되씹은 그다음 날.하현은 아침 일찍 차를 몰고 대하무맹의 사무실로 갔다.만진해 쪽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살피는 것 외에 어제 있었던 일을 만진해와 교류하기 위해서였다.어쨌든 하현이 조한철에 대해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부잣집 도련님인 조한철이 어제와 같은 수모를 당하고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용인서의 행동은 충동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조한철에게 가능한 한 빨리 숨겨 놓은 카드를 쓰라고 압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적의 준비가 미비할 때 공격하는 것이 여러모로 승산이 높은 일이었다.하현이 막 만진해의 사무실로 들어가려는 찰나였다.만진해는 책상을 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개자식들! 하등의 쓸모가 없어!”“그 부맹주들은 모두 밥만 축내는 사람들이야?”“아니면 무학의 성지 사람들로서 세상 일에는 담을 쌓은 건가? 대하의 영광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말이야?”“이럴 때 내 옆에 서지 않고 어찌 한결같이 총부리를 들이대냔 말이야?!”“사람을 보내서 빨리 일을 해결하고 그들의 조건을 들어주라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내가 무맹을 대표해 이런 얼토당토않는 조약에 서명한다면 나 만진해는 두고두고 천고의 죄인이 된다는 걸 그들이 설마 몰라서 이러는 거야?”“돌아가서 그들에게 말해! 무맹의 일은 내가 결정한다고!”“명예 맹주인 나를 빼고 자기들끼리 결정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전해!”말을 하면서 만진해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몇몇 부하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하라고 지시했다.“어르신, 무슨 일로 이렇게 화를 내십니까?”“이런 사소한 일은 아랫사람들이 해결하도록 하면 됩니다.”하현이 문을 두드리고 사무실로 들어가 만진해에게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무학의 성지에서 파견해 온 소위 무맹 부맹주들은 대부분 외문 장로들이라고 들었습니다.”“이 사람들은 무학의 성지의 의견을 대변할 수 없습니다. 기껏해야 그들 자신의 의견을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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