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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1장

”조한철이 서북 조 씨 가문 사람이라면 그도 대하인일세!”“밥 한 끼 덜 먹었다고 대하인에게 불리한 일을 하겠는가?”“그게 아니라면 소문이 틀리지 않았든지. 국외 4대 무맹이 손잡은 무리가 조한철 조 세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더군.”“그렇다면 이 일은 제대로 조사해 봐야겠어.”“그리고 구평도, 감히 내가 한 마디 하겠네.”“당신네 황금궁은 예전부터 인도인과 가깝게 지냈어. 부디 내가 그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하길 바라야 할 거야.”“그렇지 않으면 자네들 죽을 때까지 책임을 면치 못할 걸세!”말을 마친 만진해는 몸을 돌려 하현을 향해 청하는 손짓을 하며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특별실로 들어가세!”“맹주 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특별실은 이미 다른 사람이 차지했어요!”바로 그때 검은 제복을 입은 아름다운 얼굴에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진 여자가 나와 가느다란 눈초리로 만진해의 앞길을 막았다.만진해는 무겁게 가라앉은 어조로 말했다.“이소월, 그게 무슨 뜻이지?”이소월은 식당 지배인이었다.만진해의 말에 이소월은 웃으며 말했다.“무맹에서 지난달 식대비를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식당에서는 더 이상 맹주님의 편의를 봐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말하자면 이제 특별실은 누구나 먼저 오는 사람이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죠.”“오늘 공교롭게도 구평도 부맹주가 어르신보다 1분 더 일찍 도착하셨습니다.”“그래서 어르신은 오늘 특별실을 쓰실 수가 없습니다.”“하지만 로비에 따로 자리를 마련해 드리겠습니다.”“사과의 의미로 오늘 식사는 그냥 대접해 드리겠습니다.”굉장히 합리적이고 중립적으로 보였지만 만진해는 이소월이 일찌감치 구평도 뒤에 줄을 섰음을 깨달았다.구평도는 만면에 가득 미소를 띠우며 앞으로 나와 이소월의 잘록한 허리를 와락 끌어당기며 음흉한 미소를 보냈다.“지배인, 농담도 잘 하는군! 당신이 대접을 하다니?”“오늘은 누가 봐도 나 이 구평도가 대접을 해 드려야지!”“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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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2장

만진해는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네.”“물론 그냥 넘어갈 순 없죠.”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말했다.“당신도 방금 당신 지배인이 하는 말 들었지? 오늘 식사는 그녀가 대신 대접한다고!”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눈을 내리깔고 비아냥거리는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그녀는 하현이 정말 낯짝도 두꺼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공짜밥을 얻어먹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러나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속으로 비웃으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안내했다.“꼭 드시고 싶으시다면 이쪽으로 따라오세요...”“필요없어!”하현은 희미한 미소를 떠올리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픽업트럭 열 대만 보내 줘. 여기 포장 좀 하려고.”한 시간 후, 이소월은 술과 밥을 배불리 먹은 구평도와 조한철을 데리고 특별실에서 나왔다.그들의 안색으로 보아 거나하네 술을 마신 모양이었다.특별실에서 이소월 일행이 나오자 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까맣게 질린 얼굴로 계산서를 들고 종종걸음을 하며 다가왔다.“부맹주님, 무맹 맹주 어르신께서 드신 음식 계산서입니다.”프런트 데스크 직원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진짜 먹었어?”구평도는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비아냥거렸다.“내가 사 주는 밥을 기어코 먹고 가다니! 정말 낯짝도 두껍군!”“무맹에 들어가면 내가...”계산서에 시선을 떨어뜨린 구평도의 얼굴에 비아냥거리는 기운은 사라지고 순식간에 그의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계산서를 바라보던 구평도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일억?!”“그들이 정말 일억 원어치를 먹었어?!”방금까지 여유롭고 당당하던 구평도의 눈동자가 마구 흔들렸다.“그들이 뭘 먹었길래? 일억 원어치를 먹어?!”“하현 그 사람이 픽업트럭 열 대를 불렀어요.”“저희 창고에 있던 마오타이와 양주, 그리고 소중히 보관하던 전복 수백 마리와 방금 공수해 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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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3장

만진해를 괴롭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일억이라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된 것이다.곰곰이 생각해 보면 누가 누구를 괴롭힌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구평도의 눈앞을 가장 막막하게 한 것은 이번에 그가 직접 나서서 만진해를 괴롭히려고 마음먹고 전면에 나섰다는 것이다.그런데 이런 꼴이 되다니!정말 창피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구평도가 이런 꼴을 보이게 되는 동안 건물에서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십여 명의 무맹 직원들이 나와 좋은 구경거리라도 구경하듯 눈알을 반짝거리고 있었다.“부맹주님, 흥분하시면 안 됩니다. 혈압이 낮은 편이니 함부로 화내시면 건강에 해롭습니다.”“그러다가 갑자기 혈압이 치솟기라도 한다면 큰일입니다.”“맹주 어르신이 이 사무실을 얼마나 좋아하시는데. 여기서 사람 죽으면 안 되죠.”차를 마시던 하현은 희미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구평도를 힐끔 쳐다보았다.“참, 점심때 일은 맹주 어르신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술과 식자재는 모두 내 부하 직원들이 옮겼으니까요.”“안 그래도 최근에 그들한테 한턱 거나하게 쏴야 하는데 부맹주 덕에 아주 한턱 제대로 쐈습니다. 고맙습니다.”“내 부하 직원들도 모두 아주 좋아했답니다.”식당 창고에는 아주 그득하게 식자재들이 쌓여 있었기 대문에 하현이 옮긴 마오타이와 양주는 도끼파와 집법당 쪽 사람들이 나누어 먹기 충분했다.그야말로 하현의 부하 직원들은 횡재를 한 것이다.최고급 식재료는 셰프를 모셔 최고 연회를 벌일 수 있을 만큼 충분했다.하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구평도의 눈꺼풀이 사납게 펄쩍거렸다.그는 노기등등한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자기 앞에서 이렇게 뻔뻔하게 구는 젊은이는 처음 보았던 것이다.하현은 구평도의 사나운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한테 화내도 됩니다. 날 파렴치한 놈으로 몰아도 좋구요.”“하지만 맹주 어르신을 탓해서는 안 됩니다.”“어쨌든 우리가 사 달라고 강요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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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4장

”다만 우리가 이 일을 상의하고 있는 중요한 때에 부맹주 당신들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 소란을 피웠잖아요!”“알아요. 당신이 제대로 손님 접대를 하지 못해 이렇게 화났다는 거.”“내가 몰랐다면 부맹주 당신이 인도인과 한통속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부맹주님, 내가 충고 한마디 하겠습니다. 성질 좀 가라앉히세요.”“그렇지 않으면 원래 내 책임인 일도 전부 당신 책임으로 돌릴지도 모르니까요.”말을 하면서 하현은 싱글벙글 웃는 얼굴을 보였다.“개자식! 어디 입을 함부로 놀려?! 네가 번지르르하게 말 좀 할 줄 안다는 거 말고 뭐가 있어?”구평도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들어찼다.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하현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하현의 적수가 될 수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일을 하려면 대중 앞에서 드러내 놓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평도는 끓어오르는 화를 억지로 가라앉혔다.그렇지 않았다면 하현 이 개자식 때문에 심장이 제멋대로 튀어나가 생사를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부맹주, 이런 사소한 일로 그렇게 울그락불그락할 필요없어요.”“가서 조한철이랑 잘 상의해 보세요.”“우리는 특별실을 당신들한테 양보했어요. 설마 점심 내내 상의해 놓고 아무것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발뺌하지는 않겠죠?”만진해가 시의적절하게 끼어들었다.“만약 당신이 이 일을 잘 해결한다면 점심값의 10배를 돌려드리지.”“좋아요! 당신 입으로 말했어요!”구평도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강요한 적 없어요!”“점심때 상의한 내용, 당신들한테 말할 수 있어요!”“내 앞에서 조 세자가 4대 무맹 대표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도 화해의 조건을 내걸었어요.”“첫째, 하현은 반드시 그의 무학 기술에 대해 진술하고 무맹의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의 기술에 위반 사항이나 금지된 사항이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둘째, 하현은 인도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황실에 가서 무릎을 꿇든지 천억을 배상하든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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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5장

”부맹주, 너무 가혹하고 황당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하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만약 우리가 그 조건을 들어준다면 우리 대하의 무술 고수들은 존엄성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우리 대하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외부인들 앞에 똑바로 설 수 있겠습니까?”“게다가 4대 무맹이 감찰관을 보내 우리 대하 무맹에 상주한다니 그들은 사사건건 사안을 부결시키고 모든 자료들에 간섭하려 할 것입니다.”“이렇게 되면 무맹이 어떻게 돌아가겠습니까?”“하물며 그들이 지금 내게 무학의 핵심기술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다니요? 분명 무맹의 권한을 내세워 우리 무학의 성지 비법들을 모조리 가져가겠다는 심산입니다...”“부맹주님은 총명한 분이십니다. 그런데 왜 해외 4대 문맹이 우리 근간을 뽑으려 하는 걸 가만히 보고 있는 겁니까?”하현은 담담하게 냉랭한 표정으로 구평도가 제시한 조건들을 하나하나 지적했다.네 가지 조건 중 세 가지는 하현을 겨냥한 것 같지만 결국은 대하 전역을 탐색하고 감찰하겠다는 속내였다.대하 어딘가에서 조그만 꼬투리라도 잡히면 해외 4대 무맹은 대하인들을 꼼짝도 못 하게 만들 것이다.“하현, 당신이 나한테 감히 이런 말을 해? 그게 먹힐 거라고 생각해?”구평도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난 해외 4대 무맹의 대표도 아닌데 나한테 그런 말을 해 봐야 무슨 의미가 있어?”“난 조한철을 통해서 4대 무맹에 연락을 취했을 뿐이야.”“4대 무맹에 있는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 대하가 이 네 가지 조건만 들어준다면 해외에서 대하인들을 상대로 한 모든 행위를 중지할 거라고 했어!”“심지어 피해를 입은 업체들은 보상도 받을 수 있다고 했어.”“하지만 우리가 응하지 않으면 4대 무맹은 부하들이 마음대로 행동하도록 그냥 내버려둘 거야.”여기까지 말한 구평도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능청스럽게 뒷짐을 지며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 네 가지 조건을 받아줄지 말지는 당신들이 알아서 해.”“걱정하지 마. 이 네 가지 조건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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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6장

만진해는 싸늘히 식은 얼굴로 말했다.“이게 바로 불공정 조약인 거야!”“그런데 내가 어떻게 이걸 받아들이겠어?”“내가 이걸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뭘 어쩌겠다는 거야?”구평도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지금 발언권은 해외 4대 무맹이 손아귀에 쥐고 있는데 기회를 잡은 이상 불공정 조약을 원하는데 어쩌겠어요?”“설마 사람들을 이끌고 해외 4대 무맹에 가서 그들을 부숴버리고 끝장을 낼 생각입니까?”“이봐요. 당신이 총교관이라도 되는 줄 아십니까?”“무적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게다가 그들이 말하기를 그 당시 총교관이 5대 강국을 휩쓸 수 있었던 것은 무맹 사람들이 손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어요.”“무맹이 나섰다면 대하에서 그런 신화적인 인물이 나올 리 만무하죠!”“우리 대하가 스스로 총교관이 있다고 위세를 떨 만한 처지입니까?”“웃기지 마세요!”“게다가 총교관은 정부가 움직이는 사람입니다!”“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은 강호의 일이구요!”“강호의 일, 그 이치를 모르십니까?”“이제 와서 사람들이 몰려가 덤벼들어 봐야 우리는 그들의 적수가 못 됩니다. 그러니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남보다 힘이 약하면 순순히 무릎을 꿇는 수밖에요.”“어차피 전에도 여러 번 무릎을 꿇었잖습니까? 한 번 더 무릎을 꿇는다고 그게 뭐 대수란 말입니까?”여기까지 말한 구평도는 냉소를 지으며 탁자 위에 발을 올려놓았다.“내 말 잘 알아들었습니까?”구평도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의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구평도가 한 말은 듣기 거북하기 짝이 없었지만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이기도 했다.비록 총교관 덕분에 지금은 대하가 세계적인 강대국이 되었지만 세계 강대국들이 4대 무맹과 손을 잡는다면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게다가 이번 일은 강호의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쉽사리 나서기도 불편했다.그렇지 않고 정부가 함부로 개입했다가는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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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7장

”젊어서 혈기왕성하다는 게 뭘 말하는지 모르겠군요.”하현은 차갑게 내려앉은 얼굴로 다부지게 말했다.“난 우리 대하가 세상에 우뚝 섰고 누구도 우리에게 함부로 무릎을 꿇으라 할 수 없다는 것만 압니다!”“이것이 바로 우리 대하 반만 년의 긍지죠!”“반만 년의 긍지?”구평도의 얼굴에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잠시 동안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이죽거리며 말했다.“어쨌든 내가 할 말은 이미 다 했어. 할 일도 다 했으니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는 맹주가 결정할 일이야.”“그렇지만 당신이 정말로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무릎 꿇지 말고 해결해 봐. 그럼 우리 사이의 원한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하지. 나 구평도는 국술당에 가서 기꺼이 당신을 도와줄게!”“하지만 만약 당신이 무릎을 꿇는다면 내 딸 다리를 부러뜨리고 내 아들의 체면을 뭉개버린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거야. 각오해.”말을 마치며 구평도는 냉소를 흘리며 뒤를 돌아 그의 무리들에게 손짓을 한 뒤 유유히 사라졌다.구평도의 모습을 보고 하현은 흥미로운 미소를 떠올렸다.이어 문을 닫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만진해를 바라보았다.“맹주 어르신, 산전수전 다 겪으신 분이 뭐 이런 일에 얼굴을 붉히십니까?”“이까짓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이까짓 일이라고?”만진해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이 일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니야.”“구평도가 한 말은 듣기 거북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어.”“우리 대하는 최근 몇 년 동안 강해지고 세상에 우뚝 섰지만 두 주먹만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당해낼 수가 없어.”“이번에는 정부의 도움도 받을 수 없어. 만약 정부가 개입한다면 강대 세력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단도 가리지 않는다고 비난할 거야!”“어차피 대하 무맹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대하 무맹 내부에 우리 발목을 잡는 자가 있든 없든 간에 단순히 여러 무학의 성지들이 제멋대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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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8장

”극동무맹과 남양무맹을 퇴출시키라는 얘긴가?”만진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그렇게 된다면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없지. 그렇지만 그게 어디 쉽겠는가?”“남양 여러 나라들은 우리 대하가 거대해져서 그들을 삼켜 버릴까 봐 늘 전전긍긍하고 있네.”“”극동의 여러 나라들은 미국의 그림자가 항상 드리워져 있네.”“미국은 우리 대하가 세계 경찰을 자처하고 있는 그들의 지위에 도전할까 봐 극동 무맹들을 어떻게든 이용해 우리를 견제하려 할 거야.”“간단히 말해서 이쪽도 저쪽도 쉽지가 않아.”만진해도 분명 이런 방법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극동무맹은 지금 당장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지만 남양무맹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마침 제가 남양의 전신 양제명을 잘 알고 있고 그와의 관계도 꽤 좋습니다.”“남양에서의 그의 신분과 지위는 남양무맹을 퇴출시키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거예요.”“만약 이 기회를 틈타 극동무맹도 이 일에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취한다면.”“우리한테 승산이 있습니다.”“그러니 어르신, 아직 우리에겐 방법이 있는 겁니다.”하현의 말, 특히 남양 전신 양제명의 이름을 듣자 만진해는 정신이 번쩍 드는지 갑자기 몸을 꼿꼿이 세우며 환하게 웃었다.“하현, 역시 자네는 비상한 사람이야!”“좋아, 좋아! 자네 말대로 하지. 자네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말만 하게. 내가 전력을 다해 뒷받침하겠네!”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이 뭔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르신은 존재만으로도 제게 힘이 되시니 그냥 계시기만 하면 됩니다.”하현은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려는 찰나 누군가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전화기 맞은편에서 남양방 방주 양유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 우리 할아버지가 갑자기 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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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9장

하현이 4대 무맹을 어떻게 빨리 해결할지 고민에 빠진 그 시각.서북 조 씨 가문 별채 안에서는 조한철이 냉랭한 얼굴로 멀리 무성 성산을 바라보고 있었다.그에게는 신성한 기운을 품은 산이든 호수든 상징적인 의미일 뿐 다른 아무 의미도 없었다.하지만 그가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진정으로 서북 조 씨 가문의 권력자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장애물들을 밟고 올라서야 했다.조한철은 한 번도 마음속으로 국가나 민족에 대한 개념을 품은 적이 없었다.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권력, 절대 권력뿐이었다.그 자신의 피 속에는 서북 조 씨 가문과 인도 황실의 피가 반반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조 세자...”바로 그때 누군가가 문을 밀며 들어왔다.두 남자와 한 여자가 들어왔는데 놀랍게도 모두 젊은 인도인이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인도에서 제1계급에 속했으며 인도 내에서도 고관대작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 다 가장 엘리트 코스의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실력도 아주 대단한 사람들이었다.인도의 앞날을 책임질 이 젊은이들이 기꺼이 조한철을 돕기 위해 대하로 왔다.이는 조한철이 어느 정도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조한철은 이들의 신분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인도의 이름을 아예 지우고 조 씨 성을 내려 청룡 백호 주작의 작호로 대체했다.이들에게 조 씨 성을 내려주었다는 것을 보면 조한철의 야망이 가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이 세 명 중 유일하게 여자인 조 주작은 발걸음을 옮기며 조한철에게 다가왔다.“조 세자, 인도 쪽에서 전화가 왔어. 우린 이미 임무를 완수했어.”조한철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느 정도 완수한 거야?”“양제명이 죽은 거야? 아님 혼수상태인 거야?”조 주작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당신이 계획한 대로 남양방을 견제하고 심지어 항성과 도성을 견제하기 위해서 브라흐마 바찬은 양제명을 죽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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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0장

”아주 좋아!”조한철은 만족스러운 듯 환한 미소를 보였다.“내가 이번에 그들에게 준 많은 혜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어!”“이렇게 고생한 게 헛되지 않았다구!”“하지만 아직은 부족해. 북유럽 무맹도 미국 무맹도 아직 우리 진영에 합류하지 않았어.”“만약 그들이 모두 우리 진영으로 합류한다면 대하 무맹은 그야말로 끝장이야.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야.”“청룡, 미국 뉴욕에 가서 미국 무맹을 설득할 수 있는지 알아봐.”“백호, 당신은 노국으로 가서 북유럽 무맹을 설득할 수 있는지 타진해 봐.”“어쨌든 이번에는 꼭 하현 그놈을 묻어버려야 해!”“알았어.”두 남자와 한 여자가 일제히 몸을 숙여 명령을 받아들였다.조한철만이 옆에 있던 와인 잔을 들고 가볍게 흔들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을 먼 산에 던졌다....그 후 며칠 동안은 꽤 조용한 날들이었다.하현은 이 기회를 틈타 남양국에 가서 양제명을 살릴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그때 어디선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전화를 건 사람은 용 씨 가문 용천두였다.용천두는 하현에게 용 씨 가문이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만나자고 했다. 하현은 용천두와 접촉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용 씨 가문은 용인서가 속한 가문이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30분 후, 하현은 차를 몰고 무성 외곽에 있는 요양원에 도착했다.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이었다.쉽게 말해 돈이 없이는 이곳에 들어올 수도 없다는 뜻이었다.하현은 문 앞에서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가 용천두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시켰다.용천두는 흰 양복을 입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용천두는 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뭔가 복잡해 보이는 낯빛을 띠었다.하지만 그는 머뭇거림 없이 다가와 오른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하현, 아니지. 소문주라고 불러야 하나? 아무튼 어서 와!”하현은 용천두가 내민 손을 힐끔 쳐다보며 손을 내밀지는 않고 흥미로운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용천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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