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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6장

Author: 감자를 사랑하는 늑대
만진해는 싸늘히 식은 얼굴로 말했다.

“이게 바로 불공정 조약인 거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이걸 받아들이겠어?”

“내가 이걸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뭘 어쩌겠다는 거야?”

구평도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 발언권은 해외 4대 무맹이 손아귀에 쥐고 있는데 기회를 잡은 이상 불공정 조약을 원하는데 어쩌겠어요?”

“설마 사람들을 이끌고 해외 4대 무맹에 가서 그들을 부숴버리고 끝장을 낼 생각입니까?”

“이봐요. 당신이 총교관이라도 되는 줄 아십니까?”

“무적이라도 되는 줄 알아요?”

“게다가 그들이 말하기를 그 당시 총교관이 5대 강국을 휩쓸 수 있었던 것은 무맹 사람들이 손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무맹이 나섰다면 대하에서 그런 신화적인 인물이 나올 리 만무하죠!”

“우리 대하가 스스로 총교관이 있다고 위세를 떨 만한 처지입니까?”

“웃기지 마세요!”

“게다가 총교관은 정부가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은 강호의 일이구요!”

“강호의 일, 그 이치를 모르십니까?”

“이제 와서 사람들이 몰려가 덤벼들어 봐야 우리는 그들의 적수가 못 됩니다. 그러니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남보다 힘이 약하면 순순히 무릎을 꿇는 수밖에요.”

“어차피 전에도 여러 번 무릎을 꿇었잖습니까? 한 번 더 무릎을 꿇는다고 그게 뭐 대수란 말입니까?”

여기까지 말한 구평도는 냉소를 지으며 탁자 위에 발을 올려놓았다.

“내 말 잘 알아들었습니까?”

구평도의 말을 듣고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의 얼굴을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구평도가 한 말은 듣기 거북하기 짝이 없었지만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현실이기도 했다.

비록 총교관 덕분에 지금은 대하가 세계적인 강대국이 되었지만 세계 강대국들이 4대 무맹과 손을 잡는다면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이번 일은 강호의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쉽사리 나서기도 불편했다.

그렇지 않고 정부가 함부로 개입했다가는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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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ugnay na kabanata

  • 재벌 사위면 될까?   3787장

    ”젊어서 혈기왕성하다는 게 뭘 말하는지 모르겠군요.”하현은 차갑게 내려앉은 얼굴로 다부지게 말했다.“난 우리 대하가 세상에 우뚝 섰고 누구도 우리에게 함부로 무릎을 꿇으라 할 수 없다는 것만 압니다!”“이것이 바로 우리 대하 반만 년의 긍지죠!”“반만 년의 긍지?”구평도의 얼굴에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잠시 동안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이죽거리며 말했다.“어쨌든 내가 할 말은 이미 다 했어. 할 일도 다 했으니 이제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는 맹주가 결정할 일이야.”“그렇지만 당신이 정말로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다면 무릎 꿇지 말고 해결해 봐. 그럼 우리 사이의 원한은 더 이상 없는 것으로 하지. 나 구평도는 국술당에 가서 기꺼이 당신을 도와줄게!”“하지만 만약 당신이 무릎을 꿇는다면 내 딸 다리를 부러뜨리고 내 아들의 체면을 뭉개버린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할 거야. 각오해.”말을 마치며 구평도는 냉소를 흘리며 뒤를 돌아 그의 무리들에게 손짓을 한 뒤 유유히 사라졌다.구평도의 모습을 보고 하현은 흥미로운 미소를 떠올렸다.이어 문을 닫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만진해를 바라보았다.“맹주 어르신, 산전수전 다 겪으신 분이 뭐 이런 일에 얼굴을 붉히십니까?”“이까짓 일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걱정할 것 없습니다.”“이까짓 일이라고?”만진해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한숨을 내쉬었다.“하현, 이 일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니야.”“구평도가 한 말은 듣기 거북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어.”“우리 대하는 최근 몇 년 동안 강해지고 세상에 우뚝 섰지만 두 주먹만으로는 많은 사람들을 당해낼 수가 없어.”“이번에는 정부의 도움도 받을 수 없어. 만약 정부가 개입한다면 강대 세력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수단도 가리지 않는다고 비난할 거야!”“어차피 대하 무맹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대하 무맹 내부에 우리 발목을 잡는 자가 있든 없든 간에 단순히 여러 무학의 성지들이 제멋대로 행동

  • 재벌 사위면 될까?   3788장

    ”극동무맹과 남양무맹을 퇴출시키라는 얘긴가?”만진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그렇게 된다면 그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없지. 그렇지만 그게 어디 쉽겠는가?”“남양 여러 나라들은 우리 대하가 거대해져서 그들을 삼켜 버릴까 봐 늘 전전긍긍하고 있네.”“”극동의 여러 나라들은 미국의 그림자가 항상 드리워져 있네.”“미국은 우리 대하가 세계 경찰을 자처하고 있는 그들의 지위에 도전할까 봐 극동 무맹들을 어떻게든 이용해 우리를 견제하려 할 거야.”“간단히 말해서 이쪽도 저쪽도 쉽지가 않아.”만진해도 분명 이런 방법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극동무맹은 지금 당장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지만 남양무맹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하현이 웃으며 말했다.“마침 제가 남양의 전신 양제명을 잘 알고 있고 그와의 관계도 꽤 좋습니다.”“남양에서의 그의 신분과 지위는 남양무맹을 퇴출시키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거예요.”“만약 이 기회를 틈타 극동무맹도 이 일에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취한다면.”“우리한테 승산이 있습니다.”“그러니 어르신, 아직 우리에겐 방법이 있는 겁니다.”하현의 말, 특히 남양 전신 양제명의 이름을 듣자 만진해는 정신이 번쩍 드는지 갑자기 몸을 꼿꼿이 세우며 환하게 웃었다.“하현, 역시 자네는 비상한 사람이야!”“좋아, 좋아! 자네 말대로 하지. 자네가 무얼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말만 하게. 내가 전력을 다해 뒷받침하겠네!”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어르신이 뭔가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르신은 존재만으로도 제게 힘이 되시니 그냥 계시기만 하면 됩니다.”하현은 웃으며 핸드폰을 꺼냈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려는 찰나 누군가에게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전화기 맞은편에서 남양방 방주 양유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하현, 우리 할아버지가 갑자기 사고를

  • 재벌 사위면 될까?   3789장

    하현이 4대 무맹을 어떻게 빨리 해결할지 고민에 빠진 그 시각.서북 조 씨 가문 별채 안에서는 조한철이 냉랭한 얼굴로 멀리 무성 성산을 바라보고 있었다.그에게는 신성한 기운을 품은 산이든 호수든 상징적인 의미일 뿐 다른 아무 의미도 없었다.하지만 그가 위대한 업적을 이루고 진정으로 서북 조 씨 가문의 권력자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장애물들을 밟고 올라서야 했다.조한철은 한 번도 마음속으로 국가나 민족에 대한 개념을 품은 적이 없었다.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권력, 절대 권력뿐이었다.그 자신의 피 속에는 서북 조 씨 가문과 인도 황실의 피가 반반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조 세자...”바로 그때 누군가가 문을 밀며 들어왔다.두 남자와 한 여자가 들어왔는데 놀랍게도 모두 젊은 인도인이었다.이 사람들은 모두 인도에서 제1계급에 속했으며 인도 내에서도 고관대작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 다 가장 엘리트 코스의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타고난 재능뿐만 아니라 실력도 아주 대단한 사람들이었다.인도의 앞날을 책임질 이 젊은이들이 기꺼이 조한철을 돕기 위해 대하로 왔다.이는 조한철이 어느 정도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조한철은 이들의 신분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인도의 이름을 아예 지우고 조 씨 성을 내려 청룡 백호 주작의 작호로 대체했다.이들에게 조 씨 성을 내려주었다는 것을 보면 조한철의 야망이 가히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이 세 명 중 유일하게 여자인 조 주작은 발걸음을 옮기며 조한철에게 다가왔다.“조 세자, 인도 쪽에서 전화가 왔어. 우린 이미 임무를 완수했어.”조한철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느 정도 완수한 거야?”“양제명이 죽은 거야? 아님 혼수상태인 거야?”조 주작이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당신이 계획한 대로 남양방을 견제하고 심지어 항성과 도성을 견제하기 위해서 브라흐마 바찬은 양제명을 죽이지는

  • 재벌 사위면 될까?   3790장

    ”아주 좋아!”조한철은 만족스러운 듯 환한 미소를 보였다.“내가 이번에 그들에게 준 많은 혜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어!”“이렇게 고생한 게 헛되지 않았다구!”“하지만 아직은 부족해. 북유럽 무맹도 미국 무맹도 아직 우리 진영에 합류하지 않았어.”“만약 그들이 모두 우리 진영으로 합류한다면 대하 무맹은 그야말로 끝장이야.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야.”“청룡, 미국 뉴욕에 가서 미국 무맹을 설득할 수 있는지 알아봐.”“백호, 당신은 노국으로 가서 북유럽 무맹을 설득할 수 있는지 타진해 봐.”“어쨌든 이번에는 꼭 하현 그놈을 묻어버려야 해!”“알았어.”두 남자와 한 여자가 일제히 몸을 숙여 명령을 받아들였다.조한철만이 옆에 있던 와인 잔을 들고 가볍게 흔들면서 의미심장한 눈빛을 먼 산에 던졌다....그 후 며칠 동안은 꽤 조용한 날들이었다.하현은 이 기회를 틈타 남양국에 가서 양제명을 살릴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그때 어디선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전화를 건 사람은 용 씨 가문 용천두였다.용천두는 하현에게 용 씨 가문이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만나자고 했다. 하현은 용천두와 접촉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용 씨 가문은 용인서가 속한 가문이라 거절할 수가 없었다.30분 후, 하현은 차를 몰고 무성 외곽에 있는 요양원에 도착했다.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이었다.쉽게 말해 돈이 없이는 이곳에 들어올 수도 없다는 뜻이었다.하현은 문 앞에서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가 용천두의 모습에 시선을 고정시켰다.용천두는 흰 양복을 입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다.용천두는 하현이 나타난 것을 보고 뭔가 복잡해 보이는 낯빛을 띠었다.하지만 그는 머뭇거림 없이 다가와 오른손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하현, 아니지. 소문주라고 불러야 하나? 아무튼 어서 와!”하현은 용천두가 내민 손을 힐끔 쳐다보며 손을 내밀지는 않고 흥미로운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용천두,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3791장

    하현의 눈에서 의아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무성에 온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용인서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용인서가 하현을 만날 의사를 보였을 때 용 씨 가문은 의도한 듯 아닌 듯하면서 용인서를 말렸다.그런데 오늘 용천두가 하현에게 전화를 한 목적이 용인서를 만나게 하는 것이라고?하현은 눈초리를 가다듬고 전방을 주시했다.곧 별채 입구에 사람 그림자 몇 개가 나타나는 것이 보였다.그 중 한 사람은 바로 오랜만에 만난 용 씨 가문 주인이자 용문 문주인 용인서였다.그의 모습을 본 하현은 안타까운 듯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용문주, 몸은 좀 어떠십니까?”“문주님의 몸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소문처럼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야. 소문은 좀 과장되었어.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야.”용천두는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전에 그가 아주 위중하다는 소문이 돌았었지. 그것은 어르신께서 우리 셋 중에 누가 가장 적임자인지 보고 싶어서 일부러 그런 거였어.”하현은 담담하게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서로 암투를 벌이게 만들었다는 건가?”하현이 하는 말을 듣고 용천두의 낯빛이 살짝 창백해졌지만 그는 이내 옅은 미소를 되찾으며 입을 열었다.“우리 같은 집안에선 흔한 일 아닌가?”“정말로 유능하고 실력 있는 사람을 앉혀야 가문이 오래도록 번성할 수 있는 거야. 이런 방법을 쓰는 건 아주 정상적인 거지.”“세상 사람들이 부잣집에는 정이 없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야.”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용 씨 가문 내부의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할 뜻이 없었다.하현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용인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갔다.“하현, 오랜만이야.”하현이 다가오자 휠체어에 앉아 있던 용인서가 고개를 들고 빙긋 웃었다.다만 얼굴은 웃고 있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약간 거친 듯한 느낌이 들었다.“내상을 입으신 겁니까? 천인합일을 시도하다 실패하신 거예요?”하현은

  • 재벌 사위면 될까?   3792장

    ”문주 어르신. 저...”“거절하겠습니다.”하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가 그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면 몇 년 전에 앉았을 겁니다. 뭐 하러 지금까지 기다렸겠습니까?”“게다가 제 성격 잘 아시잖아요! 저는 공명과 관록 따위는 별로 관심이 없어요.”하현이 단호히 거절을 하자 용인서는 놀라지도 않고 그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총교관이 거절하니 나도 본부와 용전국에 그대로 전할 수밖에 없지.”“그렇지만 그들이 아주 실망할 거네.”하현은 가타부타 아무 설명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화제를 바꾸지도 않았다.용인서는 소리 없이 탄식하다가 화제를 바꾸었다.“이번 일은 어떻게 풀 생각이야?”“인도인 몇 명과 섬나라 사람 몇 명한테 우리 대하가 몰리고 있다니 이건 전혀 우리 대하답지 않아.”“강호의 일은 강호의 일입니다.”하현이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인도인과 섬나라 사람들이 천신만고의 노력을 쏟아부어 각 무맹들을 앞세운 목적이 바로 이것이겠지요.”“그들이 자신만만하게 몰아붙인다면 강호의 일은 강호의 일로 날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그렇다면 나도 저들의 놀음에 놀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용인서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저들의 놀음에 놀아준다? 하하. 그래야 용문 후계자로서 당당히 명분이 서지.”“명분이 서지 않으면 사람들이 따르지 않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일도 안 돼.”말을 마치며 용인서는 뒤춤에서 옥패를 꺼내 하현에게 건넸다.옥패 위에는 ‘소문주'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하현, 설마 이것까지 거절하진 않겠지?”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용인서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9대 병부의 총교관이란 직함은 일부러 꺼내신 거죠? 제가 거절할까 봐서요?!”“걱정하지 마세요. 전 이미 문주님과 한배를 탔습니다. 문주님 덕분에 집법당 당주가 되었으니 어찌 되었든 빚은 갚아야죠.”“소문주 영패, 제가 받겠습니다.”“거참 시원시원하군!”용

  • 재벌 사위면 될까?   3793장

    원래 명예에 별다른 뜻이 없는 하현은 소문주라는 자리가 그리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용인서가 여전히 문주이고 용문의 대소사는 문주가 관할한다.하현은 단주 소문주일 뿐 실제로는 별로 큰 영향력이 없는 자리로 여겼다.그런데 모든 전권을 위임하겠다니?하현이 어안이 벙벙한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용인서가 잔잔한 미소를 보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하현, 자네가 이 늙은이에게 응한 이상 이번에는 절대 거절할 수 없네!”“이번 일은 해외 4대 무맹과 맞서는 일이야.”“그들과 강호에서 싸우게 된 이상 용문의 역량을 빼놓고선 절대 맞설 수 없어!”“이제부터 용문의 모든 역량과 인맥은 자네를 위해 쓰겠네!”“이제 자네 몸은 자네만의 것이 아니야!”“용문을 망신시켜서야 되겠는가?”하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알겠습니다. 알아들었어요. 더 이상 절 설득하려고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릿광대 몇 명 해치우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때론 운용하고 싶지 않은 인맥도 있고 이상하게 받고 싶지 않은 전화도 있다.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일이 다 그렇게 되려고 그때 마침 전화가 온 모양이었다.용인서는 하현의 말을 들으며 빙긋이 웃었다.“자, 그럼 나는 느긋하게 눈이나 비비며 자네가 어떻게 이 풍랑을 가라앉히는지 결정적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겠네.”“아이고, 하현 아냐? 아, 이제 소문주라지?”“왜? 속수무책으로 당하나 싶었는데 용인서가 이렇게 나서서 구해주니 천군만마라도 얻은 것 같아?”“설마 용인서가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건 모르는 거 아니지?”“이빨 빠진 호랑이가 어떻게 이번 고비에서 당신을 구해줄 수 있겠어?”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희미한 비아냥거림이 들려왔다.하현의 체면은 둘째치고 용인서의 체면도 무시한 말을 마구 쏟아내고 있었다.하현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다.조한철이 십여 명의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들을 대동하고 의기양양하게 걸어 들어왔다.그는 하현의 표정을 보

  • 재벌 사위면 될까?   3794장

    ”조 세자!!”완전히 방심하고 있던 조한철은 용인서에게 속수무책으로 뺨을 맞았다.화려한 옷을 입은 십여 명의 남녀는 모두 허둥지둥 달려가 얼른 용인서를 말렸다.예쁜 여자들은 완전히 충격에 휩싸였다.그들에게 있어 정말로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늙은이가 감히 조한철의 뺨을 때리다니!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지켜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용인서가 아무리 늙고 힘이 없어졌다고는 하나 대하의 4대 지주 중 한 명인 용문 문주였다!5대 문벌의 문주라고 해도 상당한 신분이 아니고서는 그와 대등하게 맞설 수 없는 정도였다.조한철은 아직 제대로 상석에 앉지도 못한 서북 조 씨 가문 세자일 뿐인데 감히 용인서 앞에서 함부로 큰소리를 치다니!이것은 죽음을 자초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이 늙은이가 미쳤나?! 어디 감히 날 함부로 건드려?”조한철은 완전히 눈이 뒤집혔다.그는 용인서의 정체를 살필 사이도 없이 분노가 치밀어 올라 미칠 것 같았다.지금 인도 황실과 서북 조 씨 가문을 등에 업고 치밀한 전략을 짜서 해외 4대 무맹을 이용해 대하 무맹을 압박하고 있는데 어찌 이런 늙은이한테 뺨을 맞을 수 있단 말인가?이 늙은이는 조한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것인가?조한철이 이 상황을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무성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는가?어떻게 큰소리 뻥뻥 치고 다니겠는가 말이다!조한철의 명령을 듣고 헐레벌떡 달려온 십여 명의 사람들은 쏜살같이 앞으로 나가 용인서에게 죽일 듯이 덤벼들었다.“어서 해치워!”십여 명은 모두 서북 조 씨 가문 출신으로 문중에서 고수로 이름난 사람들이었다.그들의 주먹은 매섭기도 했지만 한꺼번에 덤벼드니 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그들은 어떤 악랄한 짓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용천두가 이 광경을 보고 한 발짝 발을 떼려는 순간이었다.하현이 냉담한 표정으로 재빨리 걸어 나와 땅바닥을 힘껏 굴렸다.“우지직!”둔탁한 소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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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사위면 될까?   4470장

    허탈해하는 하현의 표정을 살피며 설은아가 입을 열었다.“하현, 뭘 선물하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우리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하현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하현, 오늘 내가 당신한테 전화를 한 것은 더 이상 우리의 과거 일을 언급하지 말라고 말해 주고 싶어서였어.”“김탁우와의 사이는 이미 멀어졌어.”“엄마 기분이 좀 나아지면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당신이랑 재혼할 거라고.”“그러니 더 이상 우리 엄마랑 싸우지 마, 알았지?”설은아는 하현을 무척이나 아끼고 있는 게 분명했다.게다가 그녀는 간민효를 마주했을 때 하현을 빼앗길까 봐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다.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다른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다만 최희정은 아마 두 사람의 재혼을 승낙하지 않을 것이다.하현이 그리 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최희정이라는 여자는 혼자서 모래폭풍도 무찌를 사람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박하는 어느새 설 씨 집안에 도착했다.하현이 머뭇거리며 말했다.“먼저 들어가. 난 요즘...”“내려! 여긴 당신 집이야!”설은아는 억지로 하현을 차에서 끌어내렸다.“오늘 밤 여기서 자.”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설은아의 손에 이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집안에 들어가니 식탁에는 이미 음식이 그득하게 차려져 있었다.최희정과 설재석 외에 그들의 양아들 이영산과 며느리 장리나도 함께 모여 있었다.네 사람이 82년산 라피트를 마시며 얼굴이 볼그레한 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십여 개의 선물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중 몇 개의 상자에는 김 씨 가문 로고가 박혀 있었다.김탁우가 방문한 것이 틀림없었다.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하현이 나타나자 최희정의 낯빛이 일그러지며 순식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자네, 여긴 어쩐 일이야?”“와서 밥 먹어.”로열 회관의 일로 설재석은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9장

    ”하 대사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아마 지금쯤 감옥에서 죽었을 거야!”“당신한테 하루의 시간을 주겠어! 우리 왕 씨 가문의 돈 일억을 갚지 않으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할 거야!”“감옥에 들어갈 준비나 하라고!”“그럼 그만 꺼져!”왕부인이 다시 손을 휘둘러 우소희의 얼굴을 날려 버렸다.망했다!완전히 망했다!우소희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얼굴을 가리며 끊임없이 통곡했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설은아는 하현의 차에 앉아 의문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우소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떻게 하다가 왕 씨 가문에 일억을 빚진 거냐고?”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왕 씨 가문 딸 왕자혜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는데 마침 내가 그녀를 구해 주게 되었어...”설은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 당신이 어떻게 사람을 구해? 당신이 의술을 알아?”하현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모르지. 난 단지 차에서 그녀를 빼내서 폭발하기 직전의 차에서 구해 준 것뿐이야...”“그때 마침 우소희가 구급차 간호사로 왔는데 내가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으로 둔갑시켜 공을 가로챘지.”“그래서 왕 씨 가문에선 고마움의 뜻으로 그녀에게 일억을 준 거야.”“나중에 왕문빈의 부인이 진실을 알게 되었고 우소희의 잘못이 드러났지.”“하지만 부인은 우선은 딸의 부상이 더 염려되어서 잠시 우소희 일은 따지지 않았던 거야. 그런데 뜻밖에도 우소희가 그 돈을 먹고 튈 줄은 몰랐지.”“게다가 그 돈으로 사기를 쳐 돈 많은 거물을 낚은 거야...”하현은 기가 차다는 듯한 얼굴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그렇게 된 거구나.”설은아는 그제야 모든 걸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우다금 모녀가 휘룡만 집을 산다며 뛰어다니더라니.”“우소희가 아주 눈먼 거물을 잘 속인 거였군!”하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다만 안타깝게도 운이 조금 모자랐던 거야. 여기서 부인을 만났으니.”“집도 날아가고

  • 재벌 사위면 될까?   4468장

    ”저는 왕 사장님이 주신 휘룡만 1호를 보러 왔습니다.”하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휘룡만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은 몰랐습니다. 매니저가 다짜고짜 절 도둑놈으로 몰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왕 사장님이 저한테 뭐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하현의 말을 듣고 왕문빈의 부인은 눈꺼풀이 펄쩍 뛰었다.그녀는 순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휘둘러 남자 매니저의 얼굴을 때렸다.“퍽!”“개자식! 눈이 멀었군!”“하 대사님은 우리 왕 씨 가문 귀빈이야!”“그런데 도둑이라니?!”“네가 뭔데 함부로 그딴 소리를 해?!”“경찰에 신고를 한다고?”“감옥에 가둔다고?”“죽고 싶은 거야?”“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옳고 그름도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사람을 얕보는 당신 같은 직원은 필요없어!”왕문빈의 부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하현이 누구인가?왕자혜의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이다.주 씨 가문 귀빈이자 풍수의 대가, 무도의 고수였고 심지어 자신도 그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다.그런데 감히 매니저 따위가 하현을 건드려?살기가 싫은 건가?왕문빈의 부인은 가까스로 하현의 용서를 얻은 상태였다.하현이 자칫 기분이 언짢기라도 한다면 왕문빈이 자신을 내칠 수도 있었다.남자 매니저는 일그러진 얼굴을 가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모님, 어떻게 저한테...”“촥!”왕문빈의 부인은 또 한 번 세차게 그의 얼굴을 때렸다.“꺼지라고!”“못 들었어?”“내가 다시 한 번 말해야 알겠어?”“내가 직접 널 끌어내야 속이 시원하겠어?!”남자 매니저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반박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었다.혹시라도 반박했다간 어떤 지경이 될지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왕문빈의 부인이 어떤 스타일인지 익히 잘 알고 있었다.순간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다.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하물며 하현이 정

  • 재벌 사위면 될까?   4467장

    ”그가 훔쳤든 아니든, 내가 여기 있는 한 그는 훔친 겁니다!”“왕 사장님 머리가 어떻게 되셨더라도 절대 휘룡만 1호를 파실 분이 아닙니다!”“두 분이 솔직히 인정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제가 용서할 기회를 드리죠!”“그렇지 않으면 정말 경호원을 불러 경찰서로 데리고 가라고 할 거예요!”남자 매니저는 색기가 가득 흐르는 눈빛으로 설은아를 바라보았고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음흉한 속내를 슬쩍 비쳤다.설은아는 기겁하며 그의 손길을 피했다.그러자 남자 매니저는 더욱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여사님, 제가 여사님 얼굴을 봐서 특별히 두 분께는 기회를 드리겠습니다!”“안 그러면 두 분도 같이 경찰서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릅니다. 쓸데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요.”“공범으로 몰려 죄를 피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남자 매니저가 이렇게 말하자 우소희는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설은아, 우리 모두 피차 내막을 잘 아는 사람들이잖아?”“체면 때문에 일부러 하현한테 이런 뻔뻔한 일을 시킬 필요는 없는 거 아니야?”설은아는 그녀의 말에 기절할 뻔했다.“뭐라고?”이때 하현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휘룡만 1호는 내가 산 게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주운 것도 아니에요.”“훔친 건 더더욱 아니고요.”“왜냐하면 왕 사장님이 저한테 주신 거니까요.”이 말을 들은 설은아는 약간 어리둥절해하며 믿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소리예요?”“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냐고요?!”“왕 사장님이 당신을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어떻게 천억짜리 집을 당신한테 주냐고요?!”남자 매니저는 하현의 말을 듣고 ‘피식’하고 냉소를 흘리며 얼굴 가득 혐오의 빛을 띠었다.“당신은 정말 날 바보로 아는군요!”예쁘장한 여자 영업사원들도 모두 경멸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나이도 많지 않은데 허풍이나 떨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못마땅했던 것이다.우소희도 입을 삐죽거리며 시큰둥한

  • 재벌 사위면 될까?   4466장

    하현은 이 말을 듣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이 집은 내가 산 것이 아닙니다...”“뭐라고요?”하현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남자 매니저가 눈에 한기를 가득 머금은 채 하현을 노려보았다.“이 카드키, 훔친 거죠?”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았다.훔친 거라고?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훔친 카드키를 들이밀며 자신이 이 집을 산 거라고? 돌았나?!방금까지 하현을 우러러보던 사람들의 눈빛은 갑자기 돌변했다.그들은 방금 하현을 그런 눈으로 본 자신들을 탓하며 3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설은아는 이 말을 듣고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약간 걱정스러운 듯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 매니저를 바라보았다.“방금 당신이 한 말, 꼭 책임져야 합니다.”“책임이라고요? 그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제대로 알려드리죠!”남자 매니저는 손가락을 튕겨서 경호원 몇 명을 불렀다.“휘룡만 1호는 우리 휘룡만에서 가장 귀한 물건입니다!”“이 집은 외부에 판매된 적이 없었고 저당 잡힌 것도 없습니다!”“이곳은 왕문빈 사장님의 개인 별장입니다!”“카드키도 분명 왕 사장님 손에 있을 겁니다!”“그런데 그게 어떻게 외부인인 당신 손에 있단 말이죠?!”“설마 오다가 주웠다고는 말하지 마세요!”“오다 주운 게 휘룡만 1호 카드키라니요?!”“어서 말해 봐요! 이 카드키, 왕 사장님한테서 훔친 겁니까?”“솔직히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해 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장 관청에 신고해서 당신을 감옥에 처넣어 버리고 말 겁니다!”남자 매니저는 위엄 있는 얼굴로 속사포처럼 하현을 향해 퍼부었다.이로써 그는 자신이 꽤 성공한 사람처럼 느껴져 우쭐해졌다.데릴사위를 호통쳤을 뿐만 아니라 설은아 같은 미녀 앞에 꽤나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왕문빈이 잃어버린 카드키를 되찾았다는 것이다.엄청난 공로임에 틀림없다!어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5장

    휘룡만 1호?!그 가치가 천억이라고?하현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다.방금까지도 싸움에서 이긴 수탉처럼 의기양양했던 우다금은 설은아가 손에 든 카드키를 보며 온몸이 굳어 버렸다.우소희는 자신의 뺨을 때리며 이것이 꿈이 아님을 확인한 뒤 설은아를 쳐다보았다.우소희의 눈빛에는 부러움과 질투로 이글이글 타올랐다.스스로 상류층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오건우조차도 이 순간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천억짜리 선물이라고?그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농담을!자신의 몸값을 다 쳐도 살 수 없는 액수였다!설은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이게 휘룡만 1호라고?”하현이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휘룡만 1호.”“당신 주려고 준비했어. 결혼 3주년 기념 선물이야.”하현의 말을 듣고 주변에 있던 많은 분양사 직원과 손님들이 몰려들었다.모두들 귓속말로 서로 속삭이며 하현을 한껏 우러러보았다.다들 돈이 있는 사람들이었지만 저렇게 쉽게 천억을 들여 집을 산 사람은 처음 보았다.이것이 진정한 토호의 모습이 아닌가!하현을 얕잡아 보던 우소희는 순간 억지로 웃음을 쥐어짰다.“설은아, 하현이 어떤 사람인지 우린 모르지만 혹시 당신도 잘 모르는 거야?”“저 사람 혼자 힘으로 천억을 덥석 내놓는다고? 허! 그렇담 암퇘지도 나무에 올라갈 수 있겠군!”우다금도 옆에서 이를 갈며 거들었다.“맞아. 하현은 데릴사위야. 한 달 동안 네가 준 용돈으로 빌붙어 사는 사람이잖아?!”“그런데 어떻게 휘룡만 1호를 살 수 있단 말이야? 농담 좀 그만해! 정말 지겨워!”“분명히 인터넷에서 카드키 하나 사 가지고 너한테 준 걸 거야!”“우리 앞에 보여 주려고 말이야!”“설은아, 내가 사람 된 도리로 하나 가르쳐 줄게.”“사람이 아무리 허풍을 떨고 싶어도 체면까지 내팽개치면 안 되지.”우다금은 세상 물정에 해박한 어른인 양 하현을 꾸짖었다.“하현, 내가 꼭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사람이 이렇게

  • 재벌 사위면 될까?   4464장

    하현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오건우를 쳐다보았다.오건우는 왠지 얼굴이 화끈화끈거리며 통증마저 느껴지는 것 같았다.잠시 후 그는 이를 악물고 은행 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살게요! 내가 사요!”“전액 현금으로!”“이걸로 하겠습니다!”오건우는 49호를 가리켰다.더 비싼 집은 도저히 그의 능력 밖이었다.특가 주택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다.그러자 분양 직원은 함박미소를 띠며 말했다.“네, 그럼 수속 도와드리겠습니다.”일사천리로 구매 계약서가 준비되었고 서명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오건우, 당신 정말 대단해! 날 이렇게 사랑하다니!”우소희는 터져 나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계약서를 들고 오건우의 얼굴을 감싸안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정말 사람 하나는 잘 골랐어!이렇게 비싼 집을 사 주다니!이게 웬 떡이야!오건우의 마음속에 그녀를 향한 사랑이 이렇게 크게 자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하지만 오건우는 이 계약으로 거의 이백억을 탕진하게 되어 유동자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그는 화류계에서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그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하지만 우소희가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가졌으니 앞으로 인맥은 비길 데 없어 넓어질 것이다.우소희가 왕문빈의 딸을 구해 주었다니 인정상 왕문빈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 틀림없다.그것만으로도 우소희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우소희와 결혼하기만 한다면 우소희의 인맥이 곧 자신의 인맥이 된다.그렇게 되면 자신도 당당하게 왕문빈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게 되고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일만 남게 된다.그 순간을 상상하니 지금 아무리 불쾌하고 떨떠름해도 오건우는 충분히 참을 수 있었다.잠시 생각에 빠져 있던 그의 얼굴 위에 이내 환한 미소가 번졌다.우다금 모녀는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원래 그녀는 이십억짜리 집이라도 사면 설 씨 집안에 충분히 체면이 서게 된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

  • 재벌 사위면 될까?   4463장

    ”어머! 오건우, 200억이잖아?”우소희는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은 채 오건우에게 온몸을 기대어 애교를 부렸다.“당신 같은 부자한테 200억은 껌이잖아. 나 이 집 갖고 싶어!”우소희는 영리한 여자였다.오건우라는 황금거위를 이용해 거액의 집 한 채를 꿀꺽 삼키고 싶었던 것이다.어쨌든 그녀는 지금 신기에 가까운 의술을 겸비한 돈 많은 여자이지 않은가!그녀가 왕문빈 부부에게 체면이 깎인 일은 현재 병원 내부에서만 알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여전히 여신격의 의사로 알고 있다.겉모습이 꽤나 예쁘장한 우소희는 왕문빈의 일억을 가지고 고급 장소에 출입하며 재벌 2세들의 관심을 끌었다.수많은 추파 속에 오건우를 선택한 우소희는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 그를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그래야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게 된다.오건우는 지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가 새파랗게 변했다.그러나 그도 체면을 의식하며 깊은 숨을 들이마신 뒤 가식적인 모습으로 사진을 몇 번 찍어 누군가에게 보냈다.오건우의 입에서 ‘어우,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우소희, 방금 우리 집 풍수지리사에게 특별히 물어봤어.”“그런데 이 집은 보기에는 위치도 좋아 보이고 멀끔해 보이지만 결함이 굉장히 많다고 해.”“바람길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교살과 노살을 막고 있대.”“그러니까 말이야. 이 집은 다른 사람들의 재난을 막아주고 있는 형상이어서 들어가서 살게 되면 병들고 아플지도 모른대.”“우리 대사님 말씀에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아. 이 집 말고 다른 집이 있는지 둘러보자.”“가격대가 다 이렇게 비슷비슷한가요?”오건우는 분양 직원에게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그 의미는 분명했다.더 저렴한 물건이 없냐는 뜻이었다.직원은 오건우의 눈짓에 웃으며 말했다.“손님, 이미 이 가격도 싼 거예요.”“이 집은 도로 입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특가를 진행하는 거예요.”“48호 가격은 250억이에요. 그리고 다른 건...”

  • 재벌 사위면 될까?   4462장

    ”됐어! 소희야,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리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좋지 않은 행동이야!”이때 공작새처럼 차려입은 우다금이 나서서 원만하게 수습하려는 척 단아한 표정을 지었다.“하현이 단지 체면이 깎일까 봐 한번 해 본 소리일 뿐이야.”“우리야 이런 일이 많으니 스스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지만 저런 사람들이야 남하고 비교될까 봐 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게다가 우린 지금 상류층 사람이야. 저런 데릴사위랑 실랑이를 할 필요가 뭐 있어?”“격 떨어져!”“그러니까 얼른 집이나 보자고. 빨리 수속 밟아야 하잖아?”“저런 사람과 실랑이를 하다가 좋은 집을 놓치면 우리만 손해지!”우다금은 빈정거리면서 분양 단지를 설명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흡족한 눈빛으로 대형 분양 단지들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절대 이런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예비 사위 오건우도 이런 큰집에 헛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칠팔십 평짜리 방 세 개 정도 되는 집이라도 살 수 있다면 감지덕지일 것이다.“자, 설은아. 하현. 당신들은 먼저 돌아가.”“우리는 집을 산 후에 개인 모임이 있어서 식사도 해야 해.”“그곳은 너무 고급스러운 자리라 여러 명을 데리고 가긴 좀 안 맞거든. 함부로 데려갔다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 엄한 말이라도 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하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가 설은아가 끌고 나오는 바람에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설은아는 돼먹지도 않은 우다금 모녀와 더는 화를 내며 상대할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아무런 의미없는 실랑이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만약 최희정이 가라고 그녀를 등 떠밀지 않았더라면 아마 설은아는 죽어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오건우는 설은아가 이렇게 떠나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다.자신의 부를 과시할 기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오건우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우소희, 당신이 골라 봐. 마음에 드는 거 있는지 보자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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