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나흘이 지났다.장소는 변함이 없었고 경기 규칙도 변하지 않았으며 사회자도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유일하게 바뀐 점은 양측의 사기가 하늘과 땅 차이가 된 것이다.몇 명 되지 않았던 인도 측 쉼터 뒤편에는 어느새 수천 명이 더 들어서 있었다.모두 인도 쪽에서 응원하러 달려온 사람들이었다.인도인이 나흘 동안 연승을 거둔 덕분에 인도인들의 패기는 하늘을 찔렀고 모두 대하를 발밑에 짓밟아 버리겠다고 아우성이었다.대하 쪽에서는 용문 일부 고위층, 무성의 일부 거물들이 와 있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기자와 군중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손엄명, 조가흔, 구양연, 천정국, 영지루, 만진해, 만천우와 만천구 등도 와 있었다.하현의 눈길을 가장 강하게 모은 사람은 장내에 앉아 있는 세 남자였다.서북 조 씨 가문 조한철.용 씨 가문 용천두.김 씨 가문 김준걸.이 세 사람은 무성, 더 나아가서는 서남 지역에서 가장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고 불렸다.세 사람이 함께 나타나는 장면은 보기 드물어서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이는 용천두의 표정과는 달리 김준걸의 눈빛은 차갑기만 했다.서북 조 씨 가문 조한철은 더욱 오만한 표정으로 일관했다.하현이 쉼터로 들어오는 것을 본 조한철은 바로 달려와 직접 하현과 악수를 나누며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하현, 용문의 영광, 대하의 영광은 당신한테 달렸어.”“나라를 빛내주길 바라.”“당신도 널리 이름을 알리고 말이야!”여기까지 말한 조한철은 천천히 하현에게 다가와 단둘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매섭게 내뱉었다.“어젯밤 내 사촌 누나 조가흔의 얼굴을 때렸다고? 우리 조 씨 가문이 화가 단단히 났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꼭 이겨. 이겨야 해.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절대 국술당으로 올 수 없어. 명심해.”하현은 웃음 속에 칼을 품고 있는 조한철을 담담하게 쳐다보며 말했다.“조한철, 당신이 날 죽이고 싶어 하는 마음은
Read more